효옥 - 노비가 된 성삼문의 딸
전군표 지음 / 난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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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옥, 노비가 된 성삼문의 딸 4

 

 

 

 

 

 

효옥은 겉으로는 수양의 편이었으나 속으로는 성삼문의 절개를 높이 사고 있던 박종우의 노비로 들어간다. 덕분에 효옥의 노비 생활은 무척 고되지는 않았음이다. 성삼문 네 노비로 지내다 면피된 순심과 바우는 효옥을 위해 박종우의 집에 제 발로 노비가 되어 찾아든다. 어느 날 박종우의 집을 찾은 신숙주가 효옥에게 네 아비의 쓸데없는 짓이 너를 노비로 만들었다 말하니, 효옥은 숙주나물을 올리며 "이것은 녹두나물이온데 하도 쉽게 변해서 사람들이 숙주나물이라 부른다"며 그의 능욕을 떨친다. 이같은 강단을 보인 효옥은 여식이나 칼과 활을 다룰 줄 알고 바둑으로 수를 겨룰 줄 아는 효옥은 손이 애무져 은장이의 예쁨을 받고 명민함으로 장사와 사교에도 능하였다.

 

타고난 복이요 타고난 화라. 그러나 결국 자신의 복을 화로 굴리고 그 화를 복으로 극한다 하였으니... 과연 효옥의 인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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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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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베크만, 불안한 사람들

 

 

 


우리의 심장은 비누와 같아서 손에 잘 쥐어지지 않는다.

긴장의 끈을 놓는 순간 금세 표류하고 사랑에 빠지고 상처를 받는다.

인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건 은행 강도, 아파트 오픈하우스, 인직극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보다는 바보들에 대한 이야기에 더 가깝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닐 수도 있다. 불안한 사람들, 그들 모두가 불안해하고 있었다. 하나가 여럿이 되고 그 여럿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 모든 사태가 이렇게 시작됐다.
그랬다. 딱 하나의 지독하게 한심한 발상, 그것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어느 날 아침 어느 도시에 사는 어느 39세의 주민이 권총을 손에 쥐고 집을 나섰다. 은행 강도를 하려 했으나 은행 강도라 할 수 없는 사건을 저지르다가, 경찰이 출동하자 겁에 질려서 도망쳤다. 하필 문을 열고 들어간 곳이 매물로 나온 어느 아파트였고 사람들이 있었고 얼떨결에 권총을 허공으로 들어 올렸고 그렇게 해서 결국 인질극이 되어버렸다. 경찰이 건물을 에워쌌고 기자들이 출동했고 사건이 TV에 보도됐다. 결국 은행 강도는 항복했고 인질 여덟 명, 그러니까 부동산 중개업자와 잠재 고객 전원이 풀려났다. 그런데... 은행 강도는 어디 있는 거지?


 

 

 

 


 

인생을 실수로 끝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직접 뛰어내리려면 선택을 해야 한다.

어디 높은 꼭대기로 올라가 한 발을 앞으로 내디뎌야 한다.

너무 간단했다. 처음에는 이쪽 발을, 다음에는 저쪽 발을 떼기만 하면 끝이었다.



자전거 도둑도 없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도시지만 현금 없는 은행에 권총을 든 강도가 나타났고 무려 여덟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인질로 잡히는 인질극이 벌어졌다. 게다가 끝내 권총이 발사되는 소리가 들렸고 인질들이 풀려난 아파트 바닥에는 피가 흥건했다. 그렇다면 은행 강도는 자살한 걸까?

 

풀려난 인질들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다만, 이 조사 정말 조사인 건 맞는 건지. 하나같이 경찰에게 개긴다. 농담 따먹기라도 하듯, 아니 시비라도 걸듯 인질들은 모두 경찰을 향해 비아냥거리고 성실하지 못한 자세를 보이며 경찰을 당혹하게 한다. 출산을 앞둔 스톡홀름 커플도, 은퇴한 DIY 리모델링 부부도, 어느 순간 존재감 희미해진 부동산 중개업자도, 책을 매개로 불륜을 저질렀다고 고백한 아흔 살 노파에 토끼 꼬리 복장을 한 남자, 그리고 도도하기 그지없는 은행 간부까지. 그랬다. 그들은 하나같이 불안한 사람들이었고 하나같이 어설프기도 했으며 하나같이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줘야 했으며 겁나지 않은 척해야 했다. 대안이 계속 등장하면 절대 결정을 내릴 수가 없지.

그중 10년 전 어느 사건에 연관된 은행 간부는 비단 경찰에게만 삐딱하게 구는 게 아니다. 심리 상담을 받고자 찾아간 곳에서 의사 선생에게도 속마음을 터놓지 않은 채 빙빙 돌린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가 그 어느 날, 10년 전 그 어느 날 하나의 사건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모른 채 빙빙 겉돈다. 그 모든 사태가 그렇게 시작되었던 것이다.

부모로서 제일 끔찍한 게 뭔지 아니? 최악의 순간을 기준으로 평가받는다는 거야. 백만 번 잘해도 한 번 잘못하면 공원에서 아이가 그네에 머리를 맞았을 때 핸드폰을 들여다본 부모로 영원히 낙인히 찍히지. 며칠 동안 아이한테서 눈을 뗀 적이 없어도 문자 메시지 하나 확인한 순간 그동안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은 없던 일이 돼. 부모는 항상 실수에 의해 규정이 되지.




 


소설책에 스티키 이렇게 많이 붙여본 건 처음인 듯. 이것도 그나마 두 번째에 고개 안 끄덕인 부분은 정리해 떼낸 것이다. "오베라는 남자"로 전 세계를 감동시켰던 프레드릭 베크만. 개인적으로 "베어타운", "우리와 당신들"을 읽고 참 좋았다고 느꼈는데 이번 소설 역시 참 좋다! 어떻게? 음... 그냥 좋다^^
어떤 10대가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는 이유가 뭔지, 사건 전에도 후에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몸만 커버린 채 미처 어른이 되지 못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자신의 약점을 내보이지 않기 위해 서로에게 어른스럽게 굴어야 하는 세상살이 이야기. 오해하고 거짓말하고 난폭해지지만 결국 그건 사랑의 방편이었던가. 하지만 인생은 원래 뜻밖의 일들로 가득한 법이다. 프레드릭 베크만식 블랙유머가 돋보이는 성장소설 "불안한 사람들"이다.




출판사 지원도서를 직접 읽고 남기는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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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옥 - 노비가 된 성삼문의 딸
전군표 지음 / 난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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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옥, 노비가 된 성삼문의 딸 3

 

 

 

 

 

 

 

이제 성삼문과 그의 부친 성승은 상왕 복위를 꿈꾸었고 이는 명백히 대역이었음이다. 그러나 한명회의 간교와 김질의 고변으로 이는 무산되고 마니, 성삼문 박팽년 유응부 이개 하위지 유성원 사육신의 살 타는 냄새가 '나으리' 수양의 대전에 진동하였다. 끝까지 성삼문을 회유하려는 수양, 그러나 결국 성삼문은 참수되고 만다.

 

아, 정말 미운놈은 끝까지 밉다. 깜량이 안 되는 사람과 일을 도모하면 성공할 확률이 얼마랴! 그런데 그 깜량을 알아보는 눈은 어떻게 키워야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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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옥 - 노비가 된 성삼문의 딸
전군표 지음 / 난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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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옥, 노비가 된 성삼문의 딸 2

 

 

 

 

 

 

 

계유정난 후 1년 반이 지났을 무렵, 임금보다 더 큰 무제한의 권력을 맛본 수양은 왕의 자리에 오르고 싶어 좀이 쑤셨고 성삼문을 위시한 여러 선비들의 추대와 존경을 받고도 싶었다. 정인지와 신숙주는 선위하라며 조석으로 어린 임금을 겁박하였고 임금 가까이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유배 보내버렸다. 성삼문 같은 충신들은 임금을 알현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고 임금은 누이의 소리 없는 통곡에 옥새를 수양에게 내밀었다. 어린 왕을 잘 보좌해 달라는 세종대왕과 선왕 문종의 고명을 지키지 못한 성삼문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수양은 근정전으로 가 면복을 갖추어 입고 즉시 즉위식을 치른 후 왕이 되었고 정인지는 영의정이 되었다.

 

웹소설로 읽었던 문종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 멋진 냥반이 자기 자식이 이 꼴을 당할 것을 뻔히 예상하고도 눈을 감았어야 했으니 그 심정이 오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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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옥 - 노비가 된 성삼문의 딸
전군표 지음 / 난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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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옥, 노비가 된 성삼문의 딸 1

 

 

 

 

 

 

먼저 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양은 동생인 양평대군에게 역란을 뒤집어씌워 해하고 스스로 영의정이 되어 권력을 잡았다. 계유정난이었다. 그는 "대해불양일수라, 내게 오는 사람은 이제부터 다 내 편이다"라고 호기롭게 외친다. 성삼문을 진심으로 아끼고 있었던 수양은 집현적 학사에 승지인 삼문의 딸 효옥을 자신의 둘째 아들 황의 배필로 거론하였다. 효옥은 눈동자가 맑고 반듯한 이마엔 생동하는 봄기운이 가득하니 빛으로 모든 복을 끌어당기는 얼굴상이었다. 그러나 수양의 술사 기백은 충절의 여식 효옥에게서 참혹한 풍파를 예감했고 그 풍상을 이기고도 남을 만큼 심지가 곧은 아이임에 혼자 진저리를 쳤다.

수양은 참 묘한 인간이다. 남에게는 가혹하나 자기 가족 한정 애틋한 정을 지니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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