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헤로도토스 역사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2
권오경 지음, 진선규 그림, 손영운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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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 사마천의 <사기(史記)>있다면 서양에는 헤로도토스의 <역사(Historiae)>가 있다. 사기도 그렇지만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역사 전문가나 덕후분들이 아니라면 제대로 읽은이는 많지 않을 거라 본다. 물론, 나도 그렇지만서도.. 그리고, 그가 '역사(Historiae)'라는 말을 처음 쓴 사람이라는 것도 많이 모를 것이다. 그가 쓴 <역사>는 총 9권에 달할 정도로 방대하다. 물론, 내용도 풍부해 수많은 인물들과 지명, 민족들이 등장해 읽는이는 하여금 인내심과 함께 버거움이 있다. 

하지만,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 50선'의 두번째 작품인 만화로 보는 헤로도토스의 <역사>는 그렇지 않다. 우선, 내용이 쉽게 쏙쏙 들어온다. 물론, <역사>의 모든 부분을 다루지는 않았지만 페르시아 전쟁사등 큰 줄기를 알기엔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헤로도토스는 <역사>를 어떻게 쓴것일까.. 그는 고대 그리스 기원전 480년대경부터 420년대경까지 살았는데 자란곳은 소아시아(현재의 터키 아나톨리아 지방으로 동양과 서양을 연결하는 통로이자 여러 문명이 싹튼 곳) 남서부에 있던 도시 '할리카르나소스' 로 그는 밝히고 있다.

당시 고대 그리스는 패권국가로 번영을 누리고 있었다. 그러면서, 각국들 아테네, 흑해 북쪽 해안, 이집트, 바빌론등을  직접 돌며 현지 답사하고 탐구해서 알아낸 사실과 못가본 곳은 신화나 전설을 통한 지식들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 이런 그의 작업은 "탐구에 의해 배운 사실을 서술하고 과거의 기억이 잊쳐지지 않게 하기 위한 작업'으로 귀결되며 오늘날 역사라는 명제가 생겨나게 한 것이다.물론, <역사>에서는 기존의 신의 뜻인 신탁도 중요하게 서술하며 강조도 했지만.. 신이 아닌 인간이 했던 일 즉, '하늘의 역사'에서 '인간의 역사'로 바꾸며 과거의 사실을 밝힐때 증거를 통한 객관적 방법을 써서 사건의 원인과 결과 그리고 본질을 밝히려는 노력을 계속 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런 그의 <역사>책이 늘 찬사를 받은것도 아니었다. 헤로도토스보다 후에 태어난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다루었는데.. 그는 헤로도토스가 진실을 말하기 보다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허황된 이야기를 썼다고 폄하했고.. 헤로도토스에게 '역사의 아버지'라 애칭을 달아준 키케로도 헤로도토스의 글에는 거짓된 이야기가 수없이 많다고 빈정거렸다고 한다. 하지만, 헤로도토스의 <역사>가 제대로 평가받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이후 고고학과 고전학등이 발전하면서부터 특히 이집트와 오리엔트 지역의 발굴과 각종 문헌 자료의 해독을 통해서 <역사>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정확한 사실을 담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며 지금까지 온것이다.

그럼, <역사>에 담긴 내용은 무엇일까? 주로 '페르시아 전쟁사'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 전쟁을 바탕으로 씌어진 것으로 그리스 산문 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는다. 총 9권중에 1권부터 3권까지는 페르시아 제국의 역사를 다루었다. 즉, 페르시아 제국을 이룩해 가는 과정을 그리며 페르시아의 생활방식이나 문화는 물론 이집트를 비롯한 페르시아에게 속국당한 민족들과 그들의 생할 방식, 문화등도 함께 기록되어 있다. 그러면서 페르시아 주요인물 제국을 만든 키루스, 그의 아들 잔혹한 캄비네스, 다리우스, 크세르크세스는 물론 심지어 이집트의 미이라 만드는 법까지 수록되어 있다.ㅎ

4권부터 6권까지는 유목 민족인 스키타이 인에 대한 설명과 그들의 역사, 흑해에 대한 설명, 이오니아의 그리스 도시들이 페르시아에 맞서서 반란을 일으킨 이야기와 페르시아 군대의 마라톤에서의 패배등이 담겨있다. 6권부터 9권까지는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인 페르시아 전쟁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특, 영화 300의 배경이 된 테르모필레 전투, 세게 4대 해전중 하나인 살라미스 해전, 플라타이아와 미칼레 전투등을 통해 그리스 군이 승리하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물론, 여기서 만화로 보는 인문고전에서는 모든것을 자세히 다루지는 않았지만.. 특히 페르시아 제국의 태생부터 발전과 그리스와 페르시아 전쟁사는 알기 쉽게 다루며 <역사>의 입문서로 전혀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책 중간중간에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선지식들이 말글로 된 설명도 있어 구성이 좋다. 학생부터 어른들까지 학창시절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막연했던 논제가.. 이 책을 통해서 가볍게 만나 본다면 한꺼풀 벗겨진 느낌의 '역사'를 만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탐구에 대한 것이 바로 역사가 되기 때문이다. 만화라 부끄러워지 하지 말고 당당하게 읽길 권한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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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눈물 - 한니발보다 잔인하고, 식스센스보다 극적인 반전
라파엘 카르데티 지음, 박명숙 옮김 / 예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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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보다 잔인하고, 식스센스보다 극적인 반전"의 문구로 유혹한 <마키아벨리의 눈물>.. 이런류의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잔인과 반전이라는 문구에 안 끌릴수 없을 것이다. 물론 한니발, 식스센스를 안다면은 더욱더.. 책은 처음부터 어느 음침한 지하실에서 벌어지는 살육의 고문 현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이것이 마치 영화 '쏘우'를 능가할 정도로 긴장감과 함께 잔혹하고 임팩트가 강하다. 이렇게 의문의 가난한 어느 화가가 한 조각의 시체로 변해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런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은 역사 소설답게 1498년 '유럽의 꽃밭'이라 불리며 문화와 예술의 요람이자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수도인 피렌체가 로렌초 메디치가가 실권하여 추방당하고 교황과 주변국 프랑스등의 세력 다툼속에 공화정이 수립되던 풍전등화와 같은 시대였다. 물론, 주인공 마키아벨리와 그외 주변 인사들도 실존 인물들이다. 몇몇 인물을 보면은..

마키아벨이의 절친인 프란체스코 베토리와 또 다른 친구이자 음유시인 치치오 귀차르드니는 르네상스 시대의 사상가였고,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사보나롤라가 등장하는데.. 그는 도미니크회의 수도사이자 종교개혁가로 피렌체의 시뇨리아 광장에서 화형을 당했던 '광신적 수도사'였지만.. 여기서는 다른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런 피렌체의 아스트랄한 상황속에서 의문의 참혹한 살육은 계속되는 가운데.. 공화정의 장관 소데리니와 그의 용병 말라테스타가 전사적으로 수사에 착수하고.. 당시 20대의 젊고 혈기왕성한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상서국 서기관으로 일을 하며 사건을 알게되고 그의 막역한 친구들 베토리, 치치오등과 함께 나름 탐정 수사를 한다. 그러면서 마키아벨리의 약혼녀 아날리자와 그의 삼촌인 老 철학자 피치노.. 특히, 피치노는 마키아벨리의 스승이자 아버지같은 존재로 이 내용에서 중요한 열쇠를 쥔 인물이다.

이렇게 공화정 자체의 수사와 마키아벨리를 중심으로 탐정 수사가 벌어지며.. 피렌체에서 6명이나 참혹하게 눈이 파헤치며 죽어나간 사건은 미궁에서 점점 윤곽이 들어나고.. 피렌체의 군중들은 사건의 주모로 수도사 사보나롤라를 몰고가는데 그 수도사는 운명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사건의 열쇠는 다른 곳에 있었다.

지금의 치면 텐프로같은 매혹적인 고급 콜걸 보카도로라는 여자에게 중점이 맞춰진다. 즉, 그녀와 관련된 인물들이 모두 참혹하게 죽은 것이다. 과연 그녀는 어떤 존재였길래 무고한 사람들을 죽게 했을까.. 또, 마키아벨리의 탐정 수사의 목적은 무엇이고 그는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물론, 역사스릴러 답게 살인마들 마각은 단순 범행의 차원이 아닌 역사적 외교관계가 있음을 드러내지만 그 속에는 인간의 구차함이 있다. 마치 무엇의 노예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런 살인마들의 배후가 드러나는 과정에 또다른 이면과 반전이 마지막에 기다리고 있다. 그 반전이 '식스섹스'보다 극적이든 아니든 반전은 반전이다. 그것은 이 책의 제목으로 대변될 수도 있기에.. 여기서 줄인다. 다만, 그 눈물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나면 수긍이 갈지도 모른다. 즉, <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를 잘 알고 있다면 말이다.

암튼, 역사소설의 베이스 위에 추리와 잔혹과 스릴러가 추가되며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팩션 '마키아벨리의 눈물'을 강추하는 바다. 이 정도 스토리라면 영화 시나리오도 충분하다고 본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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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마키아벨리 군주론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1
윤원근 지음, 조진옥 그림, 손영운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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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년전 ’서울대 선정 인문 고전 50선’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면서.. 만화로 만나는 인문고전의 첫번째 작품인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다. 원전이나 번역서들이 난무한 가운데.. 학생들이나 성인들에게 어렵지 않게 풀어쓴 고전으로 추천할만하다. 하루 날 잡아 다 읽어봤는데.. 학창 시절 막연하게 알았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는 느낌이다. 더군다나 각양각색의 군주들 모습이 만화라 더 생생하다. 

마키아벨리(Niccolo Machiavelli, 1469~1527)가 중세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살면서 느꼈던 조국의 아스트랄한 상황을 지켜보며 군주론을 쓰게 된 것이다. 당시 이탈리아는 밀라노, 베네치아, 나폴리, 피렌체 등지에서 군주에 의한 봉건체제하의 패권다툼과 교황령의 통치와 함께 강성했던 프랑스, 스페인, 스위스등 강군에게 짓밟혀 나라가 거덜나기 직전의 상황이었으니.. 그 옛날 고대 로마 제국의 번영을 이루었던 선조에 대한 후손의 몸부림였던 것이다. 

이렇게 중세시대 부패와 몰락으로 치닫던 조국 이탈리아를 보며 자수성가해 군사 외교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 위원회의 제 2서기국 서기장으로 몸담으며 다른 이탈리아 도시들과 프랑스와 독일등으로 자주 파견되며 각국의 군주에게서 보고 느낀점을 정리하면서.. 패권의 정세속에 세번씩이나 관직에서 축출당하는 불운까지 당한 그의 인생도 파란만장 했음이다. 하지만 ’가장 정직한 정치 교과서’라는 칭송?과 함께 강한 국가를 위한 냉혹한 통치론이라는 결정체인 <군주론>을 세상에 남겼으니 그 내용은 이렇다.

이 책 서두에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착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되고 착한 척 잘해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거짓말도 잘 할 줄 알아야 한다."며 포문을 연다. 이렇듯 기존의 인간 질서를 깨는 도덕적 덕목들을 내팽개치며 군주론의 핵심은 위대한 군주가 되는 방법들을 설파한다. 그 소제들도 보면은 이렇다.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법, 동맹을 맺는 법, 힘이나 속임수로 정복하는 법, 백성에 의해 사랑받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법, 군인들을 통솔하고 그들에게 존경을 받는 법, 자기를 해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제거하는 법, 낡은 제도를 새것으로 개혁하는 법, 엄격하면서도 친절하고 관대하면서도 인심을 후하게 쓰는 법, 불충한 군대 용병을 없애고 새로운 자국의 군대를 만드는법, 왕들이나 군주들과 동맹을 맺어 기꺼이 도움을 제공하거나 해를 가하는 것을 조심하게 만드는 방법까지..

이렇게 <군주론>은 군주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로 어떤 경우에는 사자의 힘을 사용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여우의 꾀를 사용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며 백성들에게는 당근과 채찍을 유용하게 사용하며 정권 유지의 기법등 군주들의 지침서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군주론>을 쓰게 된 배경은 당시 그가 살았던 프렌체의 군주이자 메디치 가의 실력자 로렌초에게 신임을 회복하기 위한 충성의 표시로 쓴 것으로.. 이런 <군주론>의 룰모델은 당시 교황 알렉산데르 6세의 아들 ’체사레 보르자(Cesare Borgia, 1475~1507)’였다.

체사레 보르자는 아버지의 힘과 도움으로 나라를 얻었지만 그곳에 뿌리를 깊이 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다 사용할 정도로 냉혹하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특히 아버지의 후원으로 교황군 총사령관이 되어 로마냐 지방을 공격하며 당시 이탈리아에서 교황을 지지하는 오르시니 가문과 황제를 지지하는 콜론나 가문을 획책해 세력을 약화시키며 피의 숙청을 단행하며 로마냐를 정복했다. 그는 정복에 있어서 반란의 기미가 될 기존의 가문세력을 다 제거하고.. 로마의 귀족들을 친구로 만들어 새로운 교황을 견제하며 추기경들을 자기편으로 만드는등.. 이렇게 목적을 위한 수단과 방법을 통해 권력을 잡은 그를 모방해야 강력한 군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여러 갈래로 나뉘며 다른 나라 외세에 무너져가는 이탈리아를 바라보며.. 조국 이탈리아를 구원할 영웅적인 군주를 기다리며 쓴 <군주론>은 지극히 현실주의적이고 때로는 냉소적이라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나라의 부강이 절대 녹녹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과정이기에 허허실실 대다가는 죽도 밥도 안되기에.. 군주는 냉혹할 정도로 영악스럽게 강력한 권력을 집권해 통치해야 한다는 것이 <군주론>의 핵심 내용인 것이다.

그러면서 마키아벨리는 메디치 가의 로렌초 군주에게 이렇게 말한다. "전하! 지금 이탈리에는 깃발을 들 만한 사람이 도무지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이탈리아가 희망을 걸 만한 인물은 빛나는 전하의 가문뿐입니다. 전하의 가문이야말로 행운과 능력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라며.. 강력한 군주론가 되기를 설파한 군주론의 내용들은 당신의 깃발 아래서 이 나라는 고결하게 될 것이며.. 당신의 보호 아래서 페트라르카(이탈리아의 인문학자이자 시인)의 시처럼 실현될 거라며 마친다.

"미덕은 야만의 포학함에 맞서 무기를 들 것이다. 전쟁은 짧게 끝날 것이니 고대의 용맹이 이탈리아 인들의 가슴에서 아직 죽지 않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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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투스 - 베스타 무녀의 샘
장 프랑수아 나미아 지음, 도화진 옮김 / 솔출판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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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을 처음보면 앞에 그림이 판타지 같지만.. 로마 공화정 말기를 배경으로 한 역사 추리소설로 로마 제국이 건설되기 전 이야기다. 물론 여기서 주인공 '티투스 플라미니우스'라는 젊은이는 제정 시대의 티투스 황제와는 다른 허구의 인물이다. 하지만 티투스의 역사적 주변 인물들 안토니우스, 폼페이우스, 클로디우스, 크라수스, 카이사르등은 실존 인물로 그들은 이 책에서는 조연일 뿐이지만.. 권력을 쟁취하려는 비극의 주역들이자 야심가들로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과도기적 중요 인물들이다.

이렇게 로마 공화정 말기라는 역사적 사실에 고대 로마의 생활 양식과 문화를 생생하게 재현하며 사건을 풀어가는 추리기법을 집어넣은 본 책의  줄거리를 간단히 정리해 보면 이렇다.

로마 공화정 말기 B.C.59년.. 명문 귀족의 자제로 변호사인 티투스 플라미니우스의 어머니 플라미니아가 무참하게 살해된다. 수사를 통해 범죄자를 검거하는 검찰제도가 아직 확립되지 않은 시절인지라.. 티투스는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 자기 손으로 직접 살인범을 잡아 법정에 세워야 한다. 단서는 살행 현장에 남은 'LICI'라는 글자가 새겨진 서판 조각과 집정관 카이사르의 침실 겸 집무실에서 불가사의한 방식으로 없어진 진주 목걸이뿐..

심기일전한 티투스는 어머니 장례식날 조문객들 앞에서 살인범을 반드시 잡고야 말겠다는 결의를 밝히고, 연극 배우 플로루스의 도움으로 죽음의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다.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함께 살인범의 뒤를 쫓기로 다짐하고, 추적에 나서는데 이게 쉽게 해결되지 않고 의문투성이다.

이렇게 티투스는 마치 셜록 홈즈가 된 탐정처럼 어머니의 살해범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그런 과정에서 신성 불가침인 성스러운 베스타 신전의 무녀들과 접촉하면서 '리키니아'라는 고혹적인 미모의 무녀와 알 수 없는 연정에 쌓이고.. 리키니아는 다가설듯 티투스를 멀리하는데.. 그것은 순결의 맹세를 어기면 생매장을 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속속들이 들어나는 용의자들은 무참히 살해되고 사건은 점점 의문속으로 빠져든다.

특히 내용 중반에 영화에서 많이 봐온 좀비를 능가하는 변형 돌연변이들이 자신의 주인 앞에서 서커스후 죽이는 무참한 살육현장은 공포와 슬래쉬 무비를 방풀케 할 정로로 잔혹하다. 그러면서 사건은 베스타 무녀들에게 집중되고 30년전의 '미누키아'라는 무녀의 처형 사건이 수사의 열쇠가 된다. 과연, 베스타 무녀들은 어떤 존재였길래 고대 로마의 중심에서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티투스는 계속 살해 위기에 처한 리키니아를 구하며 살인범을 잡을 수 있을까.. 그 살인범은 혹시 베스타 무녀와 관련된 인물이었을까.. 만약 관련된 인물이었다면 통상적인 추리소설에서 범인은 잡히게 되어 있다. 하지만 범인의 범행동기를 알고 나면 이해가 가는 수도 있다.  이 책의 내용이 그런 느낌인데.. 하지만 이 책에서는 살인범이 밝혀지고 나서 또 하나의 반전이 마지막에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이 책이 역사라는 그림에 고대 로마의 베스타 무녀들의 삶을 투영한 재발견이자 작가 역량의 표출이다. 그 마지막 그림은 당연 주인공 티투스와 리키니아의 러브 애기로 종결되지만 그 결말은 스포 사절이기에.. 선선한 가을 단 한권의 이책으로 과거속 고대 로마의 성스러운 그녀들을 만나보자. 마치 한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듯 하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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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지음, 한성례 옮김 / 부엔리브로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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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싶이 고대 로마사라면 전문가나 덕후분들 빼고는 일반 대중들에게 베스트셀러가 된 '로마인 이야기'는 유명하다. 하지만 시리즈 15권 전권을 못 읽어보거나 압박?에 시달려온 독자들에게 친절히도 한권으로 압축해서 정리해준 시오노 나나미 할매의 <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 다 읽어본 소감을 한마디로 평가하면 저자가 로마빠라는 것을 폄하하기 전에.. 로마제국 천년역사의 그 이면을 심플하게 설명해준 가이드북 같은 느낌이다.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이렇다.

'역사는 인간이다'로 시작된 논거는 1장부터 3장까지는 로물루스가 로마를 건국하면서 왕정시대를 거치고 브루투스가 열은 공화정 시대에서 집정관-원로원-시민회의 유기적 관계와 켈트족등의 주변 민족에 침략당한 로마의 진통들.. 그러면서 조직의 로마로 거듭나면서 로마연합과 가도건설등을 통한 패권을 이뤄가는 과정을 술술 설명해 주고 있다. 하지만 100여년에 걸쳐 벌어진 역사적 대사건 포에니 전쟁에서 한니발에게 칸나에 전투에서 대패하고 나서 스키피오의 등장으로 자마 전투에서 조직력으로 카르타고를 멸망시킨 로마..

이 포에니 전쟁의 결과 로마는 동쪽 소아시아에서 서쪽은 이베리아 반도까지 지중해 세계의 패권국가로 받돋음했는데.. 이게 마냥 좋은것만은 아니었다. 저자는 여기서 '승자의 혼미'라는 소제로 로마가 승전뒤의 아픔을 여실히 애기하고 있다. 더욱더 강대해진 원로원 세력과 로마 자작농의 몰락, 공동화되는 공화정에서 기사 계급이 나오면서 부의 축적이 빈부의 심각한 양극화로 나타나며 로마 연합의 균열까지 로마는 승전뒤에 도리어 혼란에 빠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혼란기에 역사가 그러하듯 개혁세력이 나오는것은 당연지사.. 대표적인 티베리우스와 가이우스 그라쿠스 형제의 개혁세력의 등장.. 이 그라쿠스의 외할버지는 바로 한니발을 무찌른 스키피오였다. 그라쿠스 형제가 실업대책, 농지개혁과 국경자유화의 개혁을 단행하지만 로마의 권위를 지키려는 원로원 세력에게 암살당하고 만다. 이후 가이우스 마리우스가 실업대책의 해결로 군제개혁을 통한 지원병제를 도입하지만 병역의무와 피의 세금 징수과정에서 불만히 표출되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로마연합의 동맹국들간 동맹자 전쟁(B.C.91년)까지 치르게 된다.

여기서 또 하나의 인물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의 등장.. 술라는 누구던가.. 공화정주의자를 신봉한 정치적이자 쿠테타를 일의킨 독재자로 그 또한 속속 개혁정책을 펴나가면서 원로원을 증원하고 호민관 제도의 약화등 군사개혁을 단행하는데.. 이같은 그의 '공화정 정화'를 위한 개혁은 그의 사후 바로 붕괴되고.. 그가 키운 폼페이우스가 등장하고 다음에 카이사르가 나타나며 로마 공화정은 끝을 보게 된다.

7장 카이사르 편에서는 그를 로마 역사상 최고의 '창조적인 천재'로 일컫으며 갈리아 지방을 정복하면서 그 이면에 숨어 있는 그의 관용과 종신 독재관으로 나서며 공화정을 폐지하고 새로운 정치체제, 즉 제정으로 로마를 이행시키려는 개혁.. 여기서 진정한 개혁은 기존것을 없애는 것이 아닌 새로운 조합을 통한 재구축을 말한다. 이런 카이사르식의 개혁과 식민도시 속주도 로마라는 평화선언등 기존의 공격의 시대에서 방비의 시대로 제국의 설계도를 만들며 지금의 유럽을 만들었다고 평가하니.. 지금의 서유럽 도시의 상당수가 카이사르 이후의 로마제국 시대에 만들어진 군단 기지나 식민 도시를 기원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카이사르도 관용의 원대함이 원로원에 부딪쳐 그가 왕위를 노린다는 확신에 그가 키운 양자 브루투스와 그의 일당들에게 암살당하고 만다. (B.C.44년 3월15일) 이런 사건으로 이후 카이사르의 양자 옥타비아누스가 나타나 내란은 확대되고 안토니오누스와 클레오파트라를 무찌른 악티온 해전까지.. 결국, 옥타비아누스가 공화정의 원로원들을 구어삶는 위선의 모습으로 아우구스투스라는 칭호를 받고 초대 황제에 오르며 '팍스로마나'(로마에 의한 평화) 슬로건을 내세운다. 이것은 세제와 군제의 개편으로 방위 체제 확립등 카이사르가 그린 제국의 설계도를 완성하며 제국을 만든 남자 아우구스투스 황제를 평가하는 점이자 로마가 지내온 길이다.

이렇게 <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는 고대의 이야기로 치부되는 것이 아니라 '패자도 동화시킨다'는 큰 전제하에.. 오늘날 우리에게 돌아볼 기회를 제공하며 소통과 개방이라는 덕목을 교훈삼아 이야기하고 있다. 그 덕목의 진실이 단순 로마에 심취돼서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폄하가 있기전에.. 고대 로마제국의 천년 역사속에 무수한 국난을 극복하고 거대한 승자의 제국을 건설한 로마인들의 삶의 방식을.. 지금 우리들의 삶과 투영해 보자는 저자의 순수한 의도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다.

여담으로, 본 책 마지막에 부록으로 나나미 할매가 로마 영웅들의 성적을 5가지로 나누어 각각 인물 평들을 했는데.. 그리스의 페리클레스와 로마는 카이사르에게만 만점은 주었으니 역시 시저빠 답다는..ㅎ  암튼, 로마인 이야기 전권 읽기에 부담스런 분들은 이 한권으로 가볍게 읽어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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