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아 거울아
그레고리 머과이어 지음, 한은경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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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팩션 소설은 한마디로 독특하고 몽환적이어서 우리가 익숙하고 평이하게 접해온 일반 소설들과 다르기에 완독하는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래서 인스턴트식 책읽기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중간에 접을 수도 있는 책이다. 문체의 독틈함은 이 책은 바로크 문체라 말하는데.. 그것은 아마도 감각적이면서도 그로테스크한 필치와 문학적 은유가 많이 사용되면서 마치 환상의 세계로 안내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독틈함이 때로는 읽히는 맛이 있기에 완독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나처럼..ㅎ

각설하고, 이 소설의 장르는 팩션이다. 즉, 역사적 사실과 배경이 있고 그 역사는 바로 중세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를 장식했던 독살과 음모로 악명 높은 보르자 가문의 두 남매 체사레와 루크레치아 보르자다. 그러면서 작가 머과이어는 만인의 영원한 고전동화인 '백설공주'를 투영시켜 패러디 문학의 진수를 보여주며 색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하지만 그 느낌은 우리가 알던 '백설공주'의 기본 플롯과 비슷하지만.. 마치 성인용? '백설공주'를 보는듯 하다. 이야기의 서막은 이렇다.

1502년 토스카나의 평화로운 장원 몬테피오레에서 아내를 잃고 어린 딸 비안카, 두 집사(프리마베라 요리사, 루도비코 수사)와 함께 조용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던 비첸테에게 어느날 냉혈한 체사레와 매혹적인 루크레치아가 찾아온다. 그러면서 미신을 잘 믿는 체사레는 조용히 지내던 영주 비첸테에게 이슬람의 켐왕자가 전해준 이야기.. 에덴동산의 지혜의 나무 열매를 가져오라고 지시한다. 이에 마지못해 비첸테는 그리스로 여정을 떠나고 급기야 어린 딸 가녀린 소녀 비안카는 홀로 남는다.

그러면서 매혹적인 루크레치아가 비안카의 후견인을 자처하는데.. 세월이 흘러 아름다운 소녀로 성장한 비안카가 체사레의 마음을 사로잡자 오빠의 연인이었던 루크레치아는 질투에 휩싸이고 비안카는 위험에 빠진다. 체사레가 전사한후 급기야 루크레치아는 한 사람을 끌어들여 비안카를 죽이려고 사주하는데.. 하지만 비안카는 쉽게 죽지 않는다. 그러면서 집은 이미 멀어졌고 다시 살아나면서 만나게 되는 난쟁이들.. 이 난쟁이들은 동화속의 그런 난쟁이가 아니라 태곳적부터 인간사를 지켜봐온 거울이자 매개체로 독특한 그들이다.

결국, 독살과 음모로 악명 높은 보르자 가문답게 순수함을 간직한 비안카를 죽이려는 루크레치아가 마수를 펼치는 순간 그녀는 '백설공주'의 마녀처럼 분신한다. 아주 매칭이 잘 되는 플롯이다. 과연 비안카는 루크레치아의 마수를 벗어날 수 있을까.. 아니면 동화처럼 진행될까.. 그 해답은 책속에 있다. 이렇게 동화속에 나오는 선악과의 이야기를 여러 사람의 입과 시야로 보면서 속삭이고 흥미를 배가시킨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그래서, 독특하고 몽환적인 느낌이 나는 것인데 그 중심에는 거울이 존재하고 이 거울은 주인공들을 연결시켜주며.. 자신이 존재하는 세계가 아닌  또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창이자 매개체인 것이다. 그러면서 매혹적인 마녀 루크레치아가 거울속에 비친 비안카를 비추듯 비안카도 루크레치아를 인식하게 되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다. 환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거울 앞에서 루크레치아는 이렇게 말한다. 음미해 보시길..

"
나는 아무 잘못도 저지른 적 없는 소녀다. 나는 교황인 아버지와 잔 여자다.
나는 손에 식욕이 있는 바위다. 나는 죽이지 못하는 사냥꾼이다.
나는 성병에 걸린 용병이다. 나는 돌들과 살았던 소녀다.
나는 적들을 독살시킨 여자다. 나는 바위고 내 형제들도 바위다.
나는 말 대신 욕을 해 댔던 사제다. 나는 거위 소년이다 아니면 내가 거위인가?
나는 거의 잘못한 적이 없는 소녀다. 나는 거위 소년이다 아니면 내가 소년인가?
나는 신성한 것을 훔친 농부다. 나는 아이를 보내 준 괴물이다.
나는 특별한 과거를 가진 개다. 나는 관을 따라갔던 사냥꾼이다.
나는 잘못을 저지른 소녀다. 나는 눈(雪)의 맞은편이다.

나는 거울이고 거울은 나다.

벽에 걸린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지?  "

"거울 만드는 난쟁이들로부터 성서의 '지혜의 나무'와 르네상스의 실존인물까지 모든 것을 문학적 은유로 결합한 걸작 " - <빌리지 보이스>

나 또한..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에 박수를 보낸다.

이것은 사실이 아니더라도 잘 만들어진 욕망과 파멸을 담은 매혹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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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금서
김진명 지음 / 새움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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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 제목을 보고서 얼마나 오래되고 위험한 책이길래 '천년의 금서(禁書)'였을까.. 이런 의문과 화두를 던지며 써내려간 김진명 작가의 이번 작품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한국인이 살고 있는 한국, 즉 우리나라 국호인 한이 어디서 왔을까.. 의문으로 시작된 그 韓의 기원이자 근원을 찾아가는 길라잡이 같은 책이다.

물론, 그의 필력은 오래전 밀리언 셀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후 10여편의 작품들을 통해서도 알다싶이.. 의문에 쌓인 사건들의 추리기법등을 통한 빠른 전개와 그속에서 펼쳐지는 국가간의 정보와 외교전쟁을 통해서 한민족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이른바 민족주의 성향의 작품이 다수 많은 것이 사실이다. 본 작품도 그런 얼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도리어 그 얼개가 만개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본 책의 스토리를 간략하게 요약해 보면 이렇다.

어느 한 전도 유망한 물리학자 젊은 여교수가 의문의 죽음에 쌓이고, 자살로 종결되던 사건이 그녀의 오랜 지기였던 천재 물리학 연구원 이정서라는 남자로 인해 타살로 좁혀진다. 이렇게 그녀의 죽음을 둘러싼 사건을 밝혀가는 과정속에 여교수의 또 다른 친구 젊은 역사학자 한은원 교수가 등장하며.. 韓의 근원을 찾는 여정이 시작된다. 바로 이 한교수가 한의 근원을 찾기 위해서 중국으로 갔고 그 중국에서 홀연단신 오지를 돌며 사료를 찾는 여정속에 중국 정부의 동북공정 프로젝트라는 큰 파도에 부딪히며 위험에 빠지는데.. 이미 이정서는 한교수를 찾아내기 위해서 그도 韓의 근원을 찾아간 한교수처럼 전철을 밟는 여정속에 동참하게 된다.

그러면서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속에서 발견된 후한시대 대표학자 왕부(王符)가 <지명원류고>에 지적했다는 "나는 오성(五星)의 집결을 관측한 기록을 보고 동국(東國)이 이미 큰 나라를 이루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로부터 천 년 후 이들의 자손이 주(周)를 찾았으니 그 내력이 중화(中華)에 못지 않으리라. 놀라운 일이로다. 놀라운 일이로다." 이 문구로 사건의 단초는 제공되었으니.. 바로 저 문구에서 동국(東國)이 바로 우리나라 고대사에 고조선만 있는게 아니라 그전에 이미 한 나라가 있어 중국의 주나라를 방문했다는 것이다.

즉, 사건전개의 열쇠는 저 왕부라는 후한시대의 학자가 쓴 사료들인데.. 그중 <씨성본결>은 수많은 성씨들의 근원을 적은 책으로 이것을 찾는 과정은 결국 밝혀지지 않고 중국 정부에 의해서 소실돼 없어진 것으로 그렸으니 그들의 역사공정에 대한 이면을 숨기려는 작업으로 간주된다. 그리고, 왕부의 후손이 썼다는 <유한집>에 왕부의 죽음과 관련된 내용과 형부 감찰관 사건의 전모를 또한 밝히며 읽은이로 하여금 흥미를 배가시킨다. 이런 사료 추적의 과정들은 왕부의 고향인 임경에서 이루어지며 남자 주인공 이정서를 통해서 마치 첩보물을 보듯 전개된다.

이런 韓의 근원의 단초를 제공한 왕부의 사료를 찾는 과정은 이미 중국 정부에서는 탐탁치 않았으니 이정서는 위험에 빠지고.. 한교수 또한 그런 위험을 이미 알고서 위장 출국의 수법으로 중국에서 숨어 지내며 사료 찾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과연 둘은 극적으로 만나며 그들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만났다면 이후 일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그것은 책을 통해서 만나보시기 바란다. 본 책은 이렇게 한권에 담다보니 스피드한 전개로 읽는 속도감과 흡인력은 좋은데 전개 과정에 일들이 다소 작위적인 곳이 더러 보인다. 단서인 단초의 급출현과 갑자기 어느 장소에서 누굴 만나는등.. 하지만 그것을 장치로 본다면 큰 이견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이 애기하고 저자도 의문스럽게 생각했던 韓의 근원은 어디서 온것일까.. 조선말 고종실록에서 그 옛날 삼한(마한, 진한, 변한)에서 한을 잇고자 대한제국이라 짓고 이후 대한민국으로 바꾼것을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좀 작지 않느냐는 것인데.. 한반도 남부에 그친 삼한을 모토로 삼았다?..  또한 삼한전 역사에서 위서 논란의 중점에 있는 기원전 18세기경 <단군세기>에는 오성취루(五星聚婁 또는 오성집결, 수금화목토)의 기록이 있고, 그 기록이 진실임을 본 책은 천문학자 박창범 교수님의 주장을 실어 인용하며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또 '남해조수퇴삼척(南海潮水退三倜)'이라 해서 남해안의 조수가 먼바다까지 밀려난 것을 이야기하며 확고한 문명국임을 기술하고 있다. 이것은 '단군세기'의 기록을 통해서 위서 논쟁에 쌓인 역사 인식의 재전환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이후 한의 근원이 정확히 기재되어 있는 두곳을 예시로 들고 있다. 사서삼경중 주나라부터 춘추중기의 일들을 기록한 시경(詩經) 한혁(韓奕)편에 한후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한후(韓侯)는 맥족을 복속키시고 그 땅의 제후가 되었다.""한후가 수도에 들자 선왕(宣王)은 경계를 논하였으며 조카 딸을 시켜 밤시중을 들게 하였다." 그래서 나도 이 구절에서 열국지를 몇번 읽어본 경험에서 느낀 것중에 춘추시대 수많은 제후국들이 있었고, 그중 한후(韓侯)가 있었음은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럼, 그 한후가 그 한이었을까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더군다나 여기서 선왕은 열국지를 읽어보면 아는 분은 알겠지만.. 바로 그 첫머리에 나오는 주선왕으로 화살 전면 압수와 갓 태어난 포사를 버리라고 명을 내린 인물이다.

그리고, 이 책의 韓의 근원을 제시한 왕부가 썼다던 <잠부론(潛夫論)> '씨성'편에 한씨의 유래가 나와 있는데.."시경 속 한후는 기자조선의 동쪽에 있는 나라의 임금이다.""한후는 연나라 부근에 있었다. 차츰 한(韓)의 서쪽에서도 한씨 성을 갖게 되었는데 그 후예는 위만에게 망하여 바다를 건너갔다." 이것이 삼한의 유래가 되니 위만에게 망해 바다를 건너간 사람은 고조선의 준왕이고 한후의 후손이자 성이 한씨라는 것이다. 즉, 여기서 한후가 연나라 부근에 있었다면 중국에서도 최북방 동쪽이기에 동국에 위치한 한나라가 한이라는 성씨의 유래이자 삼한의 유래이기도 한 것이다.

이렇듯 우리의 고대국가는 고조선 전에 한낱 웅녀니 단군 할아버지니 하는 아이들 수준의 그친 신화에서 오랜 예전부터 중국의 주나라를 왕래한 한후의 한(韓)나라 이었다고 말하고 있는데.. 하지만, 이런 <시경>이나 <잠부론>이 단지 역사책이 아니기에 사료로 인정하지 않고 치부되어 왔다는 것이다. 이렇게 일본의 식민사관에 의해서 그들이 우리 역사의 철근을 세우고 콘크리트를 쳐온 우리 역사계에 일침을 가하며.. 일본인들의 억지와 중국의 동북공정속에 우리의 무지로 완전히 묻어버린 우리 고대사에 이처럼 자랑스럽고 찬란한 문명이 있었다고 '천년의 금서'는 말하고 있다.

비록 그것이 김진명 작가 스스로 위험한 책이라고 화두를 벼락같이 던져 말했지만.. 그러기에 우리 스스로가 위험에 빠진 것이 아닐까..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을 말하기 전에 우리 대한민국의 잃어버린 역사 추적의 작업은 계속 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이 책이 말하는 바고 그래서 이 책을 감히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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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인간을 탐구한 서사시 오뒷세이아 나의 고전 읽기 15
호메로스 원저, 강대진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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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의 유명한 두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이 작품은 기원전 8세기 희랍땅에서 만들어진 서사시로 유럽 최초의 문학 작품이다. 이런 고전중에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이책은 아이세움版 ’나의 고전 읽기’시리즈중 15번째로 젊은 고전작가 강대진氏의 작품이다.  잘 알다싶이 <일리아스>는 트로이아 전쟁에서 아킬레우스가 매우 잘 싸웠다는 것, 파트로클로스가 그와 아주 친한 사이였다는 점등 전쟁의 영웅담이라는 점에서 저자는 <오디세이아>가 이런 <일리아스>와는 내용상 상관도 없거니와 전혀 다른 분위기라고 지적하며.. 꼭 <일리아스>를 먼저 읽고 접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버려도 좋다고 한다.

그래서, 어찌보면 <일리아스>와는 독립된 이야기 <오뒷세이아>(저자는 원래 희랍어로 된 두 이름을 로마자로 적으면 Odysseia, Odysseus 이것을 기원전 5세기 발음으로 읽으면 오뒷세이아, 오뒷세우스가 되며, 오디세이아, 오뒤세우스는 원래 발음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야 말로 인간을 모티브로 한 각종 사건들을 다루며 재미와 함께 우리의 삶을 투영한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오뒷세이아>는 대부분 사람들이 내용을 잘 알다싶이.. '오뒷세이아가 트로이아에서 돌아오면서 여러 모험을 하고, 집에 와서 악당들을 물리치는 애기인 모험과 복수'를 다룬 작품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작품을 펼치면 초반부터 주인공 대신 그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나온다.

전체 24권으로 된 본 작품의 구조는 1~4권은 텔레마코스의 이야기로 그가 아버지의 행방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 아버지의 모험을 축소해서 겪고, 그것을 통해 어른이 되는 성장담이 다뤄진다. 5~12권까지는 오뒷세우스의 모험담이 다루어지는데 칼륍소의 섬에서 시작되어 스케리아로 이어지며 인간과 영웅으로 가는 과정과 13권~24권은 귀향자인 오뒷세우스 그가 고향 이타케로 돌아와 구혼자들을 물치친 복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즉, 현실계(고향)-환상계(먼바다)-현실계(고향)의 구조를 갖으며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하지만, 곳곳에 여러 장치들이 놓여있어 중첩되거나 예언적인 내용들이 나오는 설명이 있는 점도 간과 할 수 없다.

그래서, 본 책 자체는 오딧세이아를 다룬 문학작품처럼 소설처럼 전개하는 방식이 아닌 총 24권에 달하는 내용에 대한 분석, 해설, 평설을 곁들인 이른바 오뒷세이아의 개론서이자 해설서인 책이다. 대신 문학작품에 대한 평을 다룬 책이라 다소 하드한 느낌을 받는데.. 그래도 작품의 기본 얼개를 알고서 읽는다면 도움이 많이 되는 부분이 충분히 있다. 결국, 이 서사시는 어떻게 보면 오뒷세우스의 모험을 통한 일종의 '성장소설'이라는 관점이다. 즉,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인간의 마음을 안 영웅 오뒷세이아..

<일리아스>에서 그는 다른 영웅들처럼 전투에 능한 사람으로 <오뒷세이아>에서는 꾀 많고 인간적인 면들을 표출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고.. 특히, <오뒷세이아> 작품을 읽으면서 느끼는 바는 몽환적이고 그로테스크하다는 점이다. 즉, 민담에서 서사시로 변형되며 여전히 마법대결, 괴물등장, 낯선이와 결혼, 무쇠를 뚫는 화살등 민담의 요소들을 담고 있는데.. 제의나 종교와 관련된 내용도 자주 언급되며 저승여행, 전조와 예언이 많이 나오며 인간의 '삶'에 대한 표출이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일리아스>의 멘토가 언제가는 죽어야 하는 인간의 운명으로 불멸의 명성을 얻고자 전장으로 향한 그들의 영웅담이라면.. <오뒷세이아>의 큰 가치는 생존과 귀환이며, 거기 필요한 덕목은 인내와 절제, 지혜를 담고 있으며.. 그러면서 인간 사회의 여러 단계를 비교하고 어느 것이 바람직한지 따져보는 우리 삶을 투영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비록 소소할지라도 인간에 대한 탐구이자 진실로 우리 삶과 비슷한 세계인 것이다.

그러기에 저자도 <오뒷세이아>야 말로 세계와 인간을 탐구한 서사시이자 발호로 인류를 이끌어온 온 고전의 힘이라 역설하고 있다. 그래서 제목도 '세계와 인간을 탐구한 서사시'.. 이것이야 말로 오뒷세이아를 제대로 평가한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일리아스>가 전장에서 영웅담의 이야기였다면 '전후(戰後)문학'이라 불리는 <오뒷세이아>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으로 원전의 문학 작품을 읽거나 읽기전 아니면 기본 얼개라도 알고 있다면 이책을 추천하는 바이다. 그것은 오뒷세우스를 탐구하며 인간을 말한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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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문 - 전2권 세트
스티븐 프레스필드 지음, 이은희 옮김 / 들녘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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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번에 만프레디의 '알렉산더 대왕' 3부작을 구하면서 책 뒷편에 홍보를 보고서 산 책이다. 책은 내용은 바로 무엇일까.. 제목을 보면은 마치 판타지 소설 같다는 생각이 우선 든다. 앞에 그림도 마치 유럽의 중세 시대를 연상케 하니 말이다. ㅎ 하지만 이 책은 바로 영화 '300'의 내용이다. 즉, 기원전 480년에 벌어졌던 그리스와 페르시아 살라미스 대해전을 앞두고.. 테레모필레 협곡에서 벌어진 스타르타 군대의 사투를 장엄하게 그린 역사 소설이다. 이책이 99년에 나왔으니 영화 '300'의 원작이 될 수 있겠다. 우선, 이 책의 출판서 서평을 살펴보면 이렇다.  

고대 그리스와 페르시아 전쟁 중 B.C. 480년에 있었던 '테르모필레 전투'라는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정예부대와 시민들로 구성된 300명의 스파르타인들이 세계정복의 야망에 불타는 수백만의 페르시아 군대에 저항하여 침략의 예봉을 꺾을 수 있었던 ‘힘과 용기의 근원’이라는 매력적인 주제를 좇고 있다. ‘뜨거운 문’을 뜻하는 지명 테르모필레는 수많은 침략으로 유명해졌으며.. 승산이 없는 이 전투에서 최후까지 ‘맨손과 이빨’만으로 저항하다 장렬히 전사한 스파르타인의 ‘감동적인 용맹과 희생’은.. 현재까지도 역사와 문학에서 엄청난 역경에 맞서 영웅적으로 저항한 본보기로 칭송되어 오고 있다.

최근에 세워진 레오니다스 기념비를 비롯하여.. 페르시아 침략의 예봉을 꺾은 이 전투와 전사들을 기리는 역사적인 기념비가 지금도 테르모필레에 남아 있다. 이 역사적인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스티븐 프레스필드는 한편의 위대한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불의 문은 비단 전쟁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까닭에 남성소설인 것은 아니다. '불의 문'은 문체와 기법에서 그리고 장면 묘사와 등장인물들의 심오한 대화에서 고대의 호메로스가 보여주었던 서사시적 웅변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고대 페르시아의 제왕 크세륵세스의 명을 받아 페르시아 역사가가 기록하고.. 스파르타군의 유일한 생존자, 그것도 정식 군인이 아닌 종자(시종) 크세오네스가 구술하는 형태로 짜여 있는 이 소설은 ‘역사가의 기록문’과 ‘구술자의 객관적인 살피기와 느낌(존대 형식)’이 날줄과 씨줄처럼 잘 조화되어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때로는 역사적 사실을 때로는 가슴 저리는 감동을 진하게 맛볼 수 있게 한다.

이렇듯, 이 책은 고대 페르시아 전쟁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사실감 있게 묘사하며.. 그들이 페르시아 대군앞에서 항거한 원천과 스파르타 하면 떠올리는 호전적이고 강성한 이미지를 재조명한 작품이라는 평이다. 이미 영화 300을 통해서 폼나게 표출이 된 테르모필레 협곡에서 펼친 그들의 사투를 이 책을 통해서 만나보았는데.. 내용은 이렇다.

이야기는 테르모필레 전투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스파르타의 중무장 보병의 종자 크세오네스(크세오)가 페르시아 왕 관대하다 외쳤던 크레스크세스 앞에 불려가게 된다. 여기서 그는 스파르타인들이 어떻게 페르시아 군대를 맞아 장엄하게 맞서 싸운 힘의 원천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위해서.. 종자 크세오가 그의 앞에서 이야기를 하는 구조이다. 그러면서 크세오는 자신의 어린시절 살던 아스타코스가 아르고스인들에게 무참하게 살육되고 폐허가 되면서 부모를 다 잃고 하인과 여자 사촌 디오마케와 무작정 유랑길을 떠나는데.. 이 과정이 마치 태공망의 '망'의 어린시절의 고행길을 보는듯 하다. 

그러면서 결국, 스파르타의 군대의 종자로 들어가게 되면서 그곳의 삶과 군사 훈련등을 지켜보며 스파르타를 사랑하게 된다. 그런데, 이것이 1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구술하는데 기존의 읽히는감과 틀려서 눈에 거슬리며 지루함 감이 있다. 결국, 다 읽지는 못하고 접고 말았는데.. 그래도, 나중에 시간되면 꼭 완독할 책으로 고대 스파르타인을 이렇게 장엄하게 표현한 책은 없기 때문이다.

"길손들이여, 스파르타에 가서 전해주오. 조국의 명을 받들어 여기, 우리가 이렇게 누워 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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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
아우구스테 레히너 지음, 김은애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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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고전중에 고전 호메로스(호머)의 <일리아스>는 10년에 걸친 그리스 군의 트로이 공격중 가장 극적인 50일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그렇게 시작된다. 이런 내용에는 여러 신들과 트로이 전쟁의 용맹한 영웅들이 등장하는데.. 고전의 영원한 주제인 신들의 존재와 한 여자로 인한 사랑과 전쟁, 그 속에서 시기와 우정과 용장의 결투 그리고 마지막 허를 찌른 전술로 멸망까지 가는 이야기는 고전떡밥 중에 단골메뉴라 할 수 있다. 결국, 후세의 동시대에 많은 영향을 끼치며 수많은 작품들의 플롯이 되었으니.. 그런면에서 일리아스가 고전중에 고전으로 손꼽는 이유일 것이다. 이런 신들과 영웅들이 함께 벌이는 트로이 전쟁의 줄거리를 보면 의외로 간단한데 이렇다.

트로이 왕자 파리스가 그리스(호머는 아카이아로 말함) 최고의 미녀 헬레네를 유혹해 트로이로 데려가고 마침내 아름다운 한 여인 때문에 벌어진 트로이 전쟁은 9년 동안이나 계속된다. 그러던중 아가멤논과 전리품의 여자 브리세이스를 두고 사이가 틀어진 아킬레우스는 전쟁에서 빠져 버린다. 그러면서 위기에 처한 그리스군은 아킬레우스가 빠진 상태로 계속 되면서 트로이 전쟁에서 그리스는 헥토르의 트로이 군에 몰려 연일 패배한다. 이때 아킬레우스의 친구 파트로클로스는 그리스를 구하기 위해 아킬레우스의 갑옷과 병사를 빌려 전쟁에 나선다.

이를 눈치 챈 헥토르가 파트로클로스를 전장에서 죽이자 그 소식을 들은 아킬레우스는 전쟁에 나가기로 결심한다. 그러면서 그리스는 아킬레우스의 참전으로 큰 힘을 얻고 복수심에 불타는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궁전까지 치고 들어가 헥토르와 마지막 결전을 벌인다. 결국, 헥토르는 아킬레우스의 손에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아킬레우스도 파리스가 쏜 독화살에 그의 약점인 발뒤꿈치를 맞아 죽게 되며.. 오늘날 아킬레스건의 유래가 된다. 물론, 이후 그리스군은 오디세우스의 지략인 목마작전으로 성으로 들어가 트로이를 멸망시키며 그리스가 승리했다는 이야기다.

이런 <일리아스>는 레히너의 작품으로 읽고 있는 중인데.. 트로이 전쟁을 상세히 다룬 작품이면서도 정작 전쟁의 시작과 결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첫장은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가 전리품 여자 브리세이스를 사이에 두고 불화를 겪으며 그리스군이 위기에 처하고.. 마지막 이야기의 결말도 헥토르와 아킬레우스의 대결끝에 헥토르가 죽고 그의 아비 프리모가 찾아와 아들의 시신을 거두게 해달려며 간청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렇게 아킬레우스의 지극히 인간적인 분노로 시작하여 적군의 왕과 눈물겨운 화해로 끝이 나고 있다.

즉, 호머는 진정한 영웅이자 너무도 인간적인 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아킬레우스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이다. 물론, 그 속에 다른 영웅들과 신들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일리아스>에서 다루지 못한 이른바 오디세우스가 목마 작전으로 트로이를 멸망시킨 결말은 어디에서 나온것일까? 그 이후에 일어난 사건들은 훗날 로마의 위대한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호메로스의 영향을 받아 저술한 <아에네이스>에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즉, <일리아스>는 트로이 전쟁이 한창 진행될때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고, 트로이 전쟁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는 영웅 오디세우스의 모험을 소재로 한 것은 <오디세이아>다.

특히, 오스트리아 작가 아우그스테 레히네의 <일리아스>을 읽으면서 느낀점은.. 이런 고전의 이야기의 실낱들을 놀랍도록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서사시의 문체가 가지고 있는 엄숙하고 정형화된 표현들을 간결하고 생동감있게 되살리며 폭넓은 독자층을 사로잡은 작가다. 그런 작가의 역량은 특히나 전설과 역사 속의 소재들을 흥미진진하고 극적으로 표현하면서 작품속의 인물들과 자기 동일화가 일 정도로 트로이 전쟁 한복판에 선 느낌을 부여한다.

페이퍼북보다 조금 큰 책으로 안의 글씨가 좀 빡빡하지만 읽으면 손놓기 힘든 고전임에 틀림없다. 수많은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가 난무한 가운데 굳이 한책을 선택해 읽는다면 이책을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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