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소녀 아키아나 - 그녀의 삶, 그림, 에세이
아키아나 크라마리크 지음, 유정희 옮김 / 크리스천석세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대화하고 그것을 시와 그림으로 표현해내는 천국소녀 아키아나... 아키아나의 이야기보다 소녀가 그린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예수님 얼굴에 대한 이야기들은 말이 많다. 아키아나가 그린 예수님의 모습... 실제 모델이였던 사람도 선한 눈매와 인상의 목수였다니.. 누구에게 그림 공부를 배운 적도 없고 공부도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홈스쿨링으로 한 소녀의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네명의 자녀를 모두 집에서 수중분만으로 낳은 아키아나의 부모님... 그들은 자녀들에게 사랑으로 먹이고 입히고 키우지만 아빠의 건강문제와 경제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하고 아빠 대신 엄마가 직접 일을 하며 성공도 거두기도 한다. 아키아나의 재능이 나타나기 전까지 아키아나의 부모님은 종교를 갖지 않았다. 

 

아키아나는 4살 무렵에 하나님에 대한 모습이 보이면서 하나님에 대해 표현하기 시작한다. 시와 더불어 간단히 스케치를 시작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며 시간이 지나 어느순간 물감을 덧입혀도 좋다는 것을 느끼고 그림에 색을 입히기 시작한다. 4살에 아키아나가 스케치한 그림들은 대단하다. 천재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그림 실력을 보여주는 아키아나.. 그녀는 자신의 모든 재능이 하나님으로부터 왔다고 말하고 아키아나의 이야기를 통해서 사람들은 하나님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난 특별히 종교를 갖고 있지 않다. 친정쪽은 기독교를 믿지만 시어머님은 불교를 믿는다. 허나 나머지 시댁 식구들은 모두 신앙심 깊은 천주교 신자들이다. 나에게 종교는 힘들고 어려울때 시련이 닥칠때만 찾게 되는 일종의 안식처 같은 곳이였는데 아키아나의 이야기를 읽으며 소녀의 그림을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과 능력을 느낄 수 있었다.

 

아키아나가 그린 '평화의 왕자' 속 예수님의 모습이 '3분'의 저자 콘튼 부포가 3분동안 천국에 다녀올때 보았던 모습이라니 한편으론 믿기 힘든 진실이지만 천국소녀 아키아나가 하나님에게 선택 받은 아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느꼈으며 저자 콘튼 부포의 '3분'을 아직까지 읽지 못했다. 기회가 된다면 이 책도 읽을 생각이다.

 

너무나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그림들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따뜻하게 하는 힘을 느낄 수 있다. 천국소녀  아키아나가 바라는 것은 유명해지는 것도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닐거라 생각한다. 자신의 그림을 통해서, 이야기를 통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천국소녀 아키아나를 통해서 하나님에 대해 생각해보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으며 아키아나가 앞으로 보여주는 모든 그림과 시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평화, 따뜻함을 느끼게 해줄거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버지의 길 2 - 노르망디의 코리안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역사소설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얼마나 스토리 속에 몰입하게 만드는 작가의 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자 이재익님의 소설 '아버지의 길'은 흡입력 있는 스토리 전개와 감각적인 내용으로 인해 읽는내내 김길수.. 이 책의 주인공의 마음을 충분히 느끼고 공감하며 아프게 다가온 책이다. 

 

길수는 스기타에 의해서 잡힌 붉은 여우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독립운동 하는 사람들을 이끌던 대장인 아내 월화를 구출해내어 위안부들이 있던 방에 숨겨둔다. 곧 다른 곳으로 떠나야하는 길수는 몇년 만에 다시 만난 아내지만 미움보다는 그리움이 더 앞서는 감정을 느끼게 되고 짧은 만남을 통해 아들 건우의 소식을 전해주며 꼭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

 

남편의 도움으로 한시름 놓았던 월화는 다시 일본군의 포로로 잡히려던 찰나 소련군의 폭격으로 간신히 살아 남는다. 폭격이 맞은 기지 내에서 만나게 된 이상한 여인 명선과 함께 도망을 치는데... 명선이 보이는 정신적 고통과 육체적으로 유린된 몸에 나타난 상처와 병균을 보는 월화의 마음은 안타깝고 아프다.

 

아들에게 돌아가려는 길수는 소련군과의 접전이 벌어지는 전투에서 아들 대신 영수를 챙기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싸운다. 한동안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영수는 삶에 대한 희망도 잃고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며 죽고 싶다는 심경을 토로하지만 길수는 이런 영수를 어떻게든 살려 같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

 

소련군과 몽골군에 의해 구타를 당하는 길수는 잡힌 23사단 사람들과 시베리아 강제수용소로 이송된다. 그곳에서 23사단의 대좌를 보좌했던 조선인 스파이였던 사람을 만나게 되고 영수와 길수를 고향으로 보내준다는 희망의 말을 듣게 한다. 

 

소련군과 일본군의 포로교환이 예상 밖의 문제에 봉착하면서 이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며 한가닥 가졌던 흐망이 무너지면서 길수와 영수는 더욱 실의에 빠지게 된다. 또 다시 소련의 붉은 군대에 편입되어 독일군과의 전투에 참가하는데...

 

길수의 아내 월화 역시도 전쟁 속에서 살아 아들 건우를 만나기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낸다. 자신도 지키기 힘든 상황에서 명선을 위해 노력하는 월화의 모습은 같은 여자로서 명선이 받은 고통을 마음속으로 이해하고 감싸안아준다. 죽어가며 명선아씨에 대해 알려준 짜보에 의해 부대에서 탈출을 감행해 월화와 명선을 만나게 된 정대... 정대에게 자신의 몸이 더럽다는 생각에 떳떳하지 못한 명선아씨는 결국...

 

인간의 두 얼굴이 정말 무섭다. 일본이 강하다는 생각에 무조건적인 충성을 바치며 조선인에게 악랄한 행동을 서슴치 않았던 스키타는 자신이 소련군의 포로가 되는 일이 발생하자 이제는 조선인이라며 살기위해 한 행동이니 이해하라는 식으로 행동한다. 사람을 죽이는 것을 극도로 무서워하던 영수가 자신앞에 나타난 스기타를 보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폭발하고만다.

 

아들 대신 영수를 돌봐주던 길수는 영수의 죽음으로 힘들다. 돌아가려던 고향은 자꾸만 멀어지고 길수에게는 점차 아들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전쟁으로 인해 길수의 몸은 점점 더 병들어 간다. 자유를 찾아가는 그의 노력은 끊없이 이어지며 독일군으로 참가했던 전투에서 잡혀 포로가 된 길수는 벨기에의 작은 임시 수용소 안에서 선교사가 되려는 조선에 호감을 가진 남자를 만나 그에게 마지막 부탁을 한다.

 

전쟁은 누구에게나 무섭고 두렵고 끔찍하다. 특히 남자보다 어린 아이들이나 여성에게 행해지는 일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을 수반한다. 아들과의 평범한 삶을 꿈꾸었던 남자는 8살의 아들의 얼굴을 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극한 상황에서도 오직 아들에게 돌아가려는 부정으로 인해 책을 읽는내내 마음이 아팠으며 지금도 아들과의 상상의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느낌이 들 정도다.

 

우리의 가장 아픈 역사에 일어난 일을 저자 이재익님에 의해서 생생하게 재현된 이야기.. 김길수라는 인물을 통해 아픈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 보고 아버지로서 무조건 살아남아 아들에게 돌아가고자 했던 뜨거운 부정을 만났으며 전쟁이 사람들의 마음을 얼마나 피폐하게 파괴시키는지 생생히 느낄수 있었다.

 

지금도 지구 어디선가는 계속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전쟁이 주는 폭력성과 야만성이 없어지는 날은 과연 올런지...읽는내내 혼자 남겨져 돌아올 아버지를 그리며 찐 옥수수만 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었던 아들이 불쌍하고 안타깝게 느껴졌다. 역사소설이지만 강한 여운과 먹먹한 가슴에 깊은 감동을 남겨준다. 이 땅의 많은 아버지들이 아들을 지키기 위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전쟁에 참여했을거라 생각한다. 전쟁으로 인해 잠들어 있는 모든분들에게 편히 잠드시길 바라며 아버지의 진한 부정을 만날 수 있는 감동적인 소설이라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버지의 길 1 - 노몬한의 조선인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의 아픈 역사인 일제강점기때 수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일본군으로 강제징집되어 전쟁터로 끌려갔다. 그들 중에 사연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모두다 가슴 속에 남모를 아픔을 가지고 전쟁터에서 오직 살기 위해 적을 죽여야하는 상황에 놓인다.

 

실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저자 이재익님은 자신만의 개성 있는 문체로 감동적인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 책의 소재는 저자가 PD로 근무하던 시절에 탈북자와 관련된 특집 프로그램을 기획, 취재했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호스피스 병동에 있는 폐암 말기 선고를 받은 노인 한분이 일가족을 전부 데리고 탈북하다 다른 가족들은 모두 사망하고 혼자 남게 된 사연이 저자의 촉을 자극하고 성공할거란 감을 잡고 노인분의 이야기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마침내 노인분의 사연을 들으려던 계획과는 다르게 노인분은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8살을 앞둔 김건우는 아버지와 살고 있다. 아버지 김길수는 아내와 헤어진 후 살던 곳을 떠나 낯선 타향에 정착하며 대장쟁이로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8살 아들의 생일날 선물할 나무피리를 가지고 집에 가던 도중에 일본군 스키타 대위에 의해서 군대에 끌려 만주로 떠나게 된다. 조선인이면서 가난한 조국을 버리고 성공을 잡고자 일본에 충성하는 스기타.. 그는 김길수와 끈질긴 악연이 이어지는 인물이다.

 

김길수와 같은 부대에 있는 사람들의 모인 사연도 다양하다. 길수의 마음을 끄는 제일 어린 열네살 영수는 모든 것이 두렵기만하다. 스기타의 증오 어린 눈길을 받으며 여러번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길수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일본군에 자원 입대한 박정대, 음악을 하고 싶은데 돈이 필요해서 들어온 짜보 등등...

 

길수는 정신을 가다듬고 아들에게 돌아가기 위해서 끊임없이 체력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김길수는 아내 월화가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을 두고 독립운동을 하는 양아버지처럼 따르던 남자의 소식을 듣고 떠난 것을 용서 할 수가 없다. 동북인민항일연군 산하 조선인 부대의 작전 본부를 이끌고 있는 대장 월화는 순간순간 남편과 아들을 떠올리지만 그럴수록 더욱더 일본군과의 전투에 승리를 거두려고 한다.

 

오빠 대신에 남자로 위장하고 일본군에 들어온 여인이 발칵되며 이 여인을 상사에게 넘겨주며 신임을 얻으려던 스기타는 상관이 가진 남다른 취향으로 인해 자신이 대신 처녀인 여자를 유린, 폭행, 강간하며 결국 모든 부대원들이 보는 앞에서 잔인하게 살해하는 일까지 서슴치 않는다. 이런 행동 뒤에 부대원들의 마음을 얻고자 위안부 여인들을 통해 성욕을 채우게하는데...

 

전쟁터에서 아들을 떠올리며 영수를 더욱 감싸안는 길수.. 그가 꿈속에서 아들과 나누는 대화는 부정이 절절히 느껴지며 그럴수록 더욱 영수를 지켜내고 싶어한다. 영수는 끊임없이 죽음을 생각하지만 길수로 인해 가느다란 희망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일본 강점기때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 책을 읽다보면 원통하고 분하며 화가 난다. 분명 이제는 그때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고령의 노인분들이라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가슴 깊이 다가와 아픔으로 느껴지는 것도 잠깐 금새 잊어 먹는다. 지금도 가끔 일본군에 의해 위안부로 끌려가신 할머니들에 대한 이야기가 방송을 탈때가 있다. 할머니들이 받았을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어떠했을지 짐작조차 하기 힘들며 할머니들에게 보이는 일본의 태도는 영 마음에 들지 않으며 화가난다.

 

스파이에 의해서 스기타에게 잡힌 길수의 아내 월화.... 아들을 위해 아내를 구출하려는 길수는 과연 성공을 거둘수 있을지... 길수는 과연 언제쯤 아들에게 돌아갈 수 있을런지... 명선아씨에게 약조한 것을 지키려는 정대의 꿈은 이루어질지.... 형을 대신해 군대에 온 막내 영수의 앞날은 어떻게 풀리지... 모든 것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짐승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 이들은 계속된 전투를 치루어야한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소설이다. 읽는내내 아버지의 부정을 고스란히 느껴져 마음이 아팠으며 자식보다 남편보다 이념을 위해서 가족의 곁을 떠나야했던 아내이자 엄마인 여인의 마음은 어떠했을지 짐작만 해본다. 2권은 노르망디 코리안에서 길수를 비롯 이들의 운명은 얼마나 변할지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전에 핸드폰에 뜬 충격적인 사진을 본 기억이 난다. 7개월된 여자 아이의 얼굴이 30살 먹은 여인의 얼굴이라는.. 조로증.. 실제 나이와 상관없이 빨리 어른으로 성장해 버리는 병... 17살 아름이는 80세의 몸을 가지고 있다. 겉모습뿐만아니라 내부 장기 또한 80대의 노인과 똑같아 그는 갖가지 합병증에 시달리고 있다.

 

아프면 빨리 성숙한다는 말이 있다. 자신을 보면서 부모님과 형제,자매를 보면서 그들이 겪는 정신적, 육체적 어려움과 고통을 느끼기 때문이다. 아름이 역시도 너무나 성숙한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오히려 더 마음이 아프고 짠하게 느껴졌다.

 

17살 고1이면 한창 이런저런 소소한 말썽과 친구들과의 어울림이 좋을 나이다. 헌데 아름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체적 증상으로 인해 친구 한명 제대로 사귀어 보지 못하고 죽음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한창 꿈 많은 사춘기에 자신이 얼마 살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것은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이다.

 

아름이의 나이보다 2배인 엄마, 아빠.. 체고에 다니던 아빠가 태권도 시합도중 심판의 불합리한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다 정학을 맞는 기간에 엄마와 만나 아름이를 만들게 된다. 엄마 역시도 내리 아들 다섯을 낳은 후 얻은 딸이라 아버지와 오빠들의 이쁨을 독차지하며 욕을 입에 달고 살지만 마음만은 순수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소녀로 가수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품은 계획을 시도하려던 중 아빠를 만나 잠시 계획을 미룬다.

 

17살의 부모님이 선택할 수 있는 범위는 많지 않다. 처가집에서 생활하며 장인어른의 권유로 막노동도 하고 경제적 자립하기 위한 도움으로 스포츠용품 대리점도 하나 차려주지만 경기불황으로 얼마 하지 못하고 여러가지 직업을 전전하며 생활한다. 엄마도 식당에서 허드렛 일을 도우며 아름이의 병원비를 보태는 실정이다.

 

아름이는 마음이 아프다. 같은 나이 또래 다른 사람들보다 자신의 부모님이 더 나이가 들어 보인다는 사실에... 한번의 죽음 고비를 넘긴 아름이는 엄마의 동창생 남편이 있는 방송국에 출연하기로 한다. 어른도 생각하지 않는 성숙한 생각을 하는 아름이의 방송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며 아름이에게 격려의 메시지가 쏟아진다. 그중 아름이의 마음을 흔드는 동갑내기 소녀의 메일... 아름이는 몇번의 고민 끝에 소녀에게 답장 메일을 보내는데....

 

사람들은 참 이기적이다. 어차피 산다는 것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현실이라고 하지만 아름이가 가지고 있는 아픈 현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떻게 받아 들여야할지... 나역시도 다른 사람의 불행을 보며 나의 행복을 느끼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생각도 하고 반성도 해본다.

 

아름이에게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세살때 이유없이 아픈 병의 원인을 찾아 헤매는 시간을 비롯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밖에 다니지 못한 상태로 자신의 병원비로 인해 항상 일을 해야하는 부모님과 떨어져 있는 시간에 아름이는 생각도 하고 손에 잡히는대로 모든 책들을 읽는다.

 

누구나에게 하루는 24시간이다. 아름이에게는 하루가 24시간이 아니고 10배쯤 빠른 240시간은 아니었는지 아님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시간이 흐른 것인지... 매일 나에게도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을 난 허비하면서 보낼때도 있는데 이런 시간을 아름이에게 나누어주고 싶다는 했을 정도로 마음이 아프게 다가온 책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코 끝이 찡해지는 감동을 받기는 했지만 이렇게 목 놓아 펑펑 울어본 기억은 없다. 부모가 되어봐야 부모님의 심정을 안다는 말이 있다. 아름이는 엄마, 아빠의 부모로 태어나고 싶을 정도로 부모님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렇게 가슴으로 다가온 책은 많지 않았다. 도서관에서 빌려와서 읽게 된 책인데 두고두고 몇번이고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저자 김애란씨는 장편소설이 처음이라고 한다. 어쩜 이리도 글을 매끄럽게 쓰는 작가가 첫 작품이라니..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그녀의 다음 작품은 언제 나올지 궁금하고 나온다면 빨리 읽고 싶다. 아무래도 이 책은 소장하고 싶어 사야할거 같다. 

 

누구보다 성숙하고 아름다웠던 아름이를 만나 행복했다. 더불어 아름이와 진실한 우정을 나누는 옆집 치매걸린 60대 할아버지가 보여주는 농담도 듣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일곱, 364일 블랙 로맨스 클럽
제시카 워먼 지음, 신혜연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어느날 나는 살아 있다고 느끼는데 죽어 있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더군다나 죽음을 목격한 날이 나의 생일날이면... 솔직히 그 기분이 어떤할지 머릿 속으로 상상만 되지 감으로 느낄뿐이다. 기존의 청소년 소설에게서 발견되지 않았던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한 느낌의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내용은 자신의 죽음과 맞닥들이며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과거의 나의 모습을 보게 되는 이야기다.

 

일명 로즈라고 불리우는 엘리자베스 벨처는 18살 생일을 앞두고 친구들과 함께 아버지의 모트에서 파티를 한다. 새벽에 모트에 부딪치는 소리에 눈을 뜬 로즈는 바다 속에 둥실 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되며 충격에 휩싸이는데 그녀를 바라보는 낯이 익은 소년이 발견하게 된다.

 

낯 익은 소년은 1년 전에 자전거 사고로 사망한 알렉스로 자신과 같은 고등학교 다니는 학생이다. 알렉스를 통해서 로즈는 과거로의 시간 속으로 여행을 하게 된다. 알렉스가 보여주는 로즈의 과거 속 모습은 하나도 이쁘지 않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공부보다는 멋부리기에 온 신경을 쓰는 로즈.. 9살때 사고로 세상을 떠난 친엄마에 대한 희미한 기억과 아빠의 재혼과 함께 살게 된 새엄마와 그녀의 딸.. 조시와 의형제를 맺으며 제일 친한 친구로 지낸다.

 

학교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으며 부자집 딸에 잘생기고 다정한 남자 친구 리치까지 가지고 있던 아름다운 로즈와 가난한 살림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신앙심 깊은 부모님 밑에서 생활하던 알렉스와 둘이 보여주는 모습은 가치관부터 다르다. 학교 내에서 중심 인물이던 로즈 일행은 다른 학생들의 마음에 상처되는 행동을 아무 생각없이 서슴치 않는다. 알렉스를 통해서 자신의 이런 모습을 보게 되는 로즈는 불편하고 미안하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다 수군거리는 아빠와 새엄마와의 관계 역시 두귀 막고 듣지 않았던 로즈... 의형제 조시가 자신의 남자친구 리치에게 보여주는 행동은 불편하고 화가나지만 어쩔 수 없어 속상하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힘들때마다 무작정 뛰었던 로즈.. 과거로의 여행을 통해서 서서히 진실의 문에 다가서게 된다.

 

로즈가 힘들때 유일하게 관심을 가지고 상담하고 싶었던 선생님은 사람들의 시선으로 인해 로즈의 고민을 외면하게 되고 남자친구 리치는 자신의 선한 행동으로 로즈가 더 큰 어려움에 처하게 만들며 그로인해 질이 나쁜 사람의 요구를 들어주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에 미안해 한다.

 

로즈는 진실의 문을 통해 알렉스를 알아본다.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알렉스는 로즈가 서서히 모든 것을 깨닫도록 유도하며 나중에는 로즈를....  로즈를 곤경 속에 놓이게 한 조시는 모든 것을 외면하고 오히려 로즈를 충동질 하는 행동까지 보여준다.

 

우리나라와 미국 청소년들의 생활은 다르다. 한동안 미드로 방영되었던 '가십걸'을 몇번 본 적이 있다. 성인보다 더 성인 같은 행동과 마약이나 술, 섹스에 대해서 대담한 행동들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배우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가졌던 적도 있었다. '열일곱, 364일'에서도 상류층 자녀인 로즈의 남자친구 리치가 보여주는 마약판매와 마약 흡입,친구들에게도 팔며 술과 담배도 자연스럽게 한다.

 

아빠와 새엄마에 대한 소문도 로즈는 불편하지만 남보다 훨씬 큰 키에 깡마른 몸매를 자랑하는 로즈가 친엄마의 영향으로 음식을 먹을때마다 칼로리에 집착하는 모습도 보기 좋지 않다. 심한 다이어트로 인해 거식증에 걸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데 로즈의 엄마도 180cm의 키에 54kg밖에 나가지 않으면서도 음식에 대한 거부감은 결국 거식증으로 이어지고 허약해진 몸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로 죽음에 이르게 된 모습은 거식증에 대한 무서움을 다시한번 더 느끼게 해준다.

 

저자 제시카 워먼는 '열일곱, 364일'는 블랙 로맨스다. 블랙 로맨스가 정확히 무엇인지 잘 몰랐는데 책의 맨 뒷장에 쓰여진 글을 보고 알게 되었다. 나역시 중.고등학교때 하이틴 로맨스를 꽤 읽었던 적이 있다. 로맨스 소설의 공식처럼 되어 있는 아름다운 여자와 잘생기고 부를 가진 남자... 우리나라 트렌드 드라마 속의 인물들이 하나같이 하이틴 로맨스의 책속 주인공의 모습을 닮은 것도 사실이다. 설령 여자의 미모가 조금 떨어져서 잘생기고 멋진 남자는 여자만을 일편단심 좋아한다. 읽으면서도 황당하고 어이없지만 왠지 꿈꾸게 만드는 면이 있어 좋았었다.

 

가족안에서 상처 받는 가족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바쁜 남편의 무관심과 오해는 엄마의 거식증을 가져오게 했고 내면 깊숙이 상처를 간직한 로즈는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모습에서 가족간의 관심과 사랑,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한번 더 느끼게 해준 소설이다. 내가 죽은 나를 바라본다는 소재가 주는 매력 또한 크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오래간만에 로맨스 소설을 읽게 되어 좋았다. 블랙 로맨스 클럽이 매달 한권씩 기존의 로맨스 소설과 다른 소재의 책을 낸다니 기대가 되는데 다음달에는 어떤 책이 나올지 궁금하고 기다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