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 - 마음이 외로운 당신을 위한 따뜻한 위로
A.G 로엠메르스 지음, 김경집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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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청소년기를 지나기 전에 누구나 '어린왕자'는 읽고서 지나간다. 어린왕자를 읽은 사람들의 대부분의 평이 감동적이라고 한다. 난 오래전에 읽은 책이라 내용은 대충 파악하고 있어도 그때 감정이 어떠 했는지 잘 떠오르지가 않지만 나도 어린왕자의 마음에 매료되었던 것을 기억한다. 누구의 가슴에나 어린왕자와 같은 순수한 마음을 간직한 시절이 있다. 세상을 순수하게만 보고 모든 것에 의문을 가졌던 시기.. 나이가 들어 성인으로 성장하며 서서히 내 마음속에 있던 순수했던 마음이 어느새 사회에 적응해 가면서 점차 퇴색되어 간다. 저자를 통해서 다시한번 예전에 읽었던 '어린왕자'의 감동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아르헨티나의 남부지방 파타고니아의 한적한 고속도로를 달리던 나는 앞쪽 길가에 보이는 물체를 발견하고 속도를 줄이던 중에 파란 담요가 보이고 그 사이로 금발머리가 보여 너무나 놀라게 된다.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발견한 잠자는 소년의 모습이 너무나 평화롭게 느껴지고 소년을 거기에 두고 갈 수가 없는 남자는 소년을 자신의 차 조수석에 태운다.

 

남자는 소년의 존재가 궁금하다. 파란 망토의 보라색 줄무늬가 있는 흰바지에 검은 부츠를 신은 소년이 왜 고속도로 길가에 누워 있었는지... 원래 남자는 호기심 많고 다른 사람의 걱정을 잘하고 또 남을 돕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이 의문의 소년이 자신에게 보였을때 남자가 가지고 있던 이런 모든 성향이 충동적으로 나타난 것은 아닌지.. 이런 남자의 모습이 우리가 순수했던 마음을 가지고 있던 시절의 모습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잠시 눈을 뜬 소년은 태연하게 목이 마르다며 물을 청한다. 남자는 사나흘 걸리는 여행을 떠날때 항시 준비해 가는 물과 샌드위치를 소년에게 주며 맛있게 먹은 소년은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다시 잠속으로 빠져든다. 잠에서 깨어난 소년의 첫 물음은 의외다. 지금 자신과 남자가 타고 가는 기계가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부터 시작해서 소년이 남자에게 던지는 질문들은 하나같이 이 세상에 나와 처음 본 것처럼 질문을 던진다.

 

소년과 남자의 대화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고민하게 되고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에 대한 것들이다. 소년은 자신이 슬픔에 빠진 사연을 이야기한다. 자신이 뽑으려던 잡초에게 들었던 이야기로 인해서 그동안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던 양이란 존재와 양이 있을거란 상자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소년에게 슬픔을 안겨준 잡초로 인해 소년이 자신의 별을 떠나게 된 사연을 들으며 소년에게 가졌던 의문점이 풀리게 된 남자...

 

어린왕자의 질문을 통해 남자는 자신이 변화하리란 것을 느끼게 된다. 남자는 너무나 아름다웠던 석양을 어린왕자에게 보여주려고 하던 중 그만 낯선 물체와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한다. 남자는 이 자리를 빨리 모면하고 싶지만 어린왕자는 부딪친 물체를 보러 가고 멀리 하얀 개가 죽음의 순간이 다가오는 것을 보게 된다. 어린왕자는 하얀 개를 품에 안아 쓰다듬으며 개에게 안정을 준다. 남자의 섵부른 행동이 가져올 수도 있었던 개의 주인과의 다툼을 어린왕자로 인해 해결되고 하얀 개의 주인은 어린왕자에게 어린 개를 선물한다.

 

남자와 어린왕자가 식사를 해결하려고 들어간 식당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가족을 보게 되고 어린왕자의 차림이 아이들에게 놀림감이란걸 느끼게 된다. 평범한 옷을 사 입은 어린왕자는 자신을 바라보던 아이들을 보며 그 가족이 풍기는 험악한 분위기를 느끼며 개를 통해 행복감을 얻기 바라는 마음에 개를 주는데...

 

사흘간의 여행 종착지에 다다를때 술 취한 주정뱅이의 모습을 보게 된다. 남자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사람에 대한 편견을 버리지 못하고 어린왕자는 남자에게 들은 이야기를 하며 주정뱅이를 따라 가는데...

 

남자는 자신이 알고 있고 경험에서 얻은 이야기를 어린왕자에게 들려준다. 삶의 지혜가 묻어나는 이야기들은 바로 우리가 평소에 의문을 가졌던 것들이다. 남자와 헤어지는 어린왕자는 그를 안아준다. 남자는 어린왕자와의 포옹으로 말할  수 없는 행복감과 따스함을 느끼게 된다. 사람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사랑을 느끼는 남자는 자기 안에 있던 최고의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일 수 밖에 없는 쓸쓸한 존재이다. 이 쓸쓸한 존재를 잊기 위해서 부지런히 사람들과 어울리고 결혼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작 쓸쓸함을 없애줄 사랑을 실천하는 일에는 소극적이다.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편안하고 담백하게 지혜를 담아 이야기해 주고 있는 만나 즐거운 시간이였다. 책을 통해 나의 마음 속에도 잠들어 있던 순수한 마음을 들여다 보는 기회가 되었으며 지금도 나와 스치는 사람중에 어린왕자가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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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개, 크리스마스 미네르바의 올빼미 36
그렉 킨케이드 지음, 유동환 옮김, 화자 그림 / 푸른나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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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개를 통해서 얻는 기쁨에 대해서 행복에 찬 얼굴로 이야기할 때가 많다. 자식과 다른 의미의 행복을 애완견이 가져다 준다고 이야기할 때마다 나도 개 한마리 키워볼까?하는 생각이 들곤 했었다. 허나 우리집에는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둘이나 되어서 아예 생각지도 않았는데 이제는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니 은근슬쩍 애완동물을 기르고 싶기도하다.

 

한동안 경기가 갑자기 더 어려워지고 생활하기도 힘들다는 이유로 자신이 그동안 키우던 애완동물들을 사람들의 인적이 드문 곳에 은근슬쩍 버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뉴스를 통해서 들었다. 연예인들도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자신이 직접 반려동물을 데려다 키우기도하고 TV프로그램을 통해서 애완동물과 맺어지는 것을 보기도 하는데 이때마다 마음이 안좋으며 안타깝게 느껴졌다.

 

'떠돌이 개, 크리스마스'는 우연히 다리를 저는 남자를 보게 된다. 낯선 그의 모습이 왠지 개에게도 친숙하게 다가오데... 그와 이어지려는 것을 크리스마스는 그때 느꼈던게 아닌가 싶다.

 

나.. 조지는 살아오는 동안 자신에게 기쁨을 안겨준 장성한 아들, 딸들이 직장을 찾아 떠나고 이제 막내 아들 토드만이 아내 매리 앤과 함께 자신을 기쁘게 해주는 사람들이다. 토드를 통해서 부부는 여러가지를 새로 배웠다. 남들 눈에는 자폐증을 가지고 있는 토드가 좋게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부부는 토드의 능력을 발견하고 사람, 동물, 사물을 다시 보는 법을 배운 것이다.

 

어느날 토드는 라디오를 통해서 듣게된 크리스마스 동안 개를 데리고 있을수 있는 프로그램 이야기를 듣고 기쁨에 겨워 아빠인 나에게 알리러 온다. 나는 개를 새로 맞아 들이는 것에 아픔과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어릴적에 키우던 개가 죽었을때와 베트남에 군인으로 참전하였을때 자신을 유달리 따르고 사랑했던 개가 그만 자신을 대신해서 지뢰를 밟고 죽었다는 생각에 집으로 돌아온 이후로 자식들이 아무리 원해도 개만은 키우지 않으려고 했다.

 

아내 매리 앤과 아들 토드의 협공에 두손 들고 크리스마스가 끝나는 26일에 개를 돌려준다는 것을 토드에게 재차 다짐을 받으며 개를 보러 간다. 토드는 많은 수의 개중에서 자신의 시선을 잡아 끄는 개를 찾아내고 개에게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크리스마스가 온 날부터 온 가족에게 사랑을 받는다. 눈치 빠르고 영리한 크리스마스로 인해서 조지 역시도 수시로 개를 그냥 기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크리스마스에 모인 가족들과 동네 사람들에게 한 말이 계기가 되어 아들 토드는 방송을 타게 되고 이로 인해 임시보호소에 있던 개들의 분양이 금새 이루어지는데... 한마리 남은 새끼를 밴 개를 집으로 데리고 오며 이 날 밤에 그들 앞에 나타난 살쾡이를 감지한 크리스마스의 활약으로 인해 개와 새끼 모두 무사하다. 26일 크리스마스가 끝나는 날 떼쓰고 기르자고 할 것 같던 크리스마스를 순순히 보호소에 데려다 주는 토도...

 

개를 보내고 나서 조지는 마음이 좋지 않다. 오히려 자꾸 크리스마스가 생각이 나며 크리스마스가 자신들이 키우던 개 제이크라며 분양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나타나서 그는 잠시의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기로 한다. 조지의 마음이 결정된 날 크리스마스는 보호소를 탈출한다. 개를 기르기로 선택하려던 나의 계획은 무산된 것이다.

 

개가 꼬리를 흔들었다. 빌 코너(제이크를 기르던 사람)라는 사람 말마따나 우리가 개를 선택한 게 아니라, 개가 우리를 선택한 것이다.          -p164-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지금도 길거리로 나오는 유기견들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얼마 전에는 사람들이 동물을 학대하는 동영상이 매체를 타서 한동안 시끄러웠던 것도 기억한다. 인간처럼 말을 못하는 동물이라지만 고통은 느끼는 것은 똑같은데 그런 무서운 행동을 서슴치 않으니 갈수록 정이 없어지고 각박해지는 마음이 문제 같다.

 

사람과 동물이 사랑과 정을 나누는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하여 미소짓게 한다. '떠돌이 개, 크리스마스'의 20살의 자폐증 청년 토드보다 우리의 마음이 더 심한 병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동물과 사람 모두에게 따뜻한 크리스마스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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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어 시간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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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한강씨의 작품은 '희랍어 시간'이 처음이다. 그녀의 다른 작품인 '몽고반점'은 난亂한 스토리 전개를 보여주는 작품이지만 한차원 높은 문체들로 인해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나에게는 희랍어 시간이 그러하다. 쉬운듯 하면서도 난亂하다는 느낌을 주는...처음 한동안은 사실 이야기에 몰입하기가 힘들었다. 도대체 누가 누구인지 분간이 안가며 어느순간 이 책이 주는 남다른 느낌에 저자의 역량을 느끼면서도 감미롭고 차가운듯 따뜻한 느낌을 받게 되었다. 

 

말을 잃어가는 여자와 눈을 잃어가는 남자.. 얼핏 들으면 영화 소재같은 느낌을 준다. 여자는 자신의 분신처럼 사랑한 아들을 뺏기는 상황에 놓인다. 타국으로 떠나야 하는 어린 아들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없을까봐 불안하며 아들 역시도 낯선 환경과 엄마에게 떨어진다는 것에 불안하기만하다. 아들을 잃음과 동시에 다시 찾아온 말을 못하게 되는 실어증에 걸리게 되고 그녀의 이런 증상은 심리적인 불안 상태가 만들어낸 결과다.

 

여자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로 인해서 직장도 잃게 되고 직장을 잃음으로 아들을 찾아올 방법도 사라진다. 무엇보다 여자가 가진 정신적 문제점으로 인해서 아들을 데려가는 사람들에게 받은 이야기는 그녀를 더욱 그늘로 숨게 한다. 여자는 이제 유일한 즐거움은 희랍어 강의를 듣는 것이며 나머지 모든 시간은 그녀는 타인들과 떨어져서 어둠속에 숨는 것이다.

 

15살에 독일로 이민을 간 소년이 눈에 띄는 외모의 동양인이란 핸디캡을 가지고 기가 죽어 있다가 유일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희랍어 공부에 빠져들게 된다. 언제나 그리워한 고국을 보고 싶었던 남자는 가족들의 반대를 무릎쓰고 편도행 비행기를 끊어 한국으로 돌아온다. 남자는 갈수록 희미해지는 눈이지만 희랍어 강의를 하며 지내며 남자는 때때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어둠을 보며 지나간 사랑을 떠올리기도 하고 부칠 수 없는 편지도 쓴다.

 

여자는 빛을 통해 희랍어 강의실로 오던 남자가 계단에서 넘어지는 것을 보게 된다. 남자를 부축해서 그의 집으로 가게 된 여자는 남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어느새 두사람은 서로를 의식하고 서로가 가지고 있는 고통을 어루만져주게 된다.

 

우리는 살면서 말을 해야 알 수 있다며 수시로 표현하라고 배운다. '희랍어 시간'의 두 주인공은 말을 주고 받지 않아도 침묵으로 일관된 언어를 통해서도 충분히 대화가 가능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스토리가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 한동안 몰입하기가 힘들었지만 어느순간부터는 두 주인공들이 주고 받는 언어에 살며시 녹아든다.

 

'희랍어 시간'은 한번 읽고나서 처박아두는 책이 아니라 다시 읽으며 이해할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가장 오래된 언어지만 이제는 소멸되다시피한 희랍어가 주는 의미를 생각하게 했으며 감각적인 언어가 아름답게 느껴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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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세의 크리스마스
카마타 토시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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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처녀로 사람들이 불리우는 나이는 몇 살일까? 요즘은 주위에서 30살이 훌쩍 넘어서는 아가씨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여성들은 일을 사랑하고 일로 성공하고 싶어하며 스스로 즐기면서 생활하는 모습이 부럽다는 생각을 갖게 할 때가 종종 있다.

 

20대에는 무엇을 해도 이쁘다는 생각이 든다. 실수를 해도 만회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고 자신이 원하는 진로를 틀어도 충분히 가능하다. 여기에 20대가 가지고 있는 생기발랄하고 아름다운 젊음에서 뿜어져 나오는 정열이 멋지다고 느낄때가 있지만 그만큼 실수와 어리석은 행동을 하기도 쉽다.

 

어느 책에서 본 적이 있다. 20대의 자신보다 30대의 자신이 더 좋고 30대보다 40대의 현재의 모습이 더 좋다는... 그만큼 젊었을때는 열정은 넘치지만 삶에 대한 연륜에서 나오는 지혜가 부족하여 사람들간에 서로 상처를 주고 받기 쉽기 때문에 모든것을 어느정도 지난 시기가 더 좋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공감하게 되었는데 '29세의 크리스마스'는 29살을 넘어서 이제는 노처녀로 불리우는 30살에 돌입한다는 것에 예민한 두 여자의 당당한 이야기다.

 

3년을 사귄 익숙한 연인 관계의 남자친구와 자신의 생일을 위해 맘 먹고 구입한 원피스와 명품 구두를 신고 근사한 저녁 시간을 보내려는 노리코는 자신이 시기상조라고 부르짖던 브랜드가 회사에 커다란 손실을 끼치며 판매중지되자 이 모든 것을 강력하게 밀어 붙였던 과장은 쏙 빠지고 대신에 자신이 실패를 뒤집어 쓴 것에 화가 난다. 아침부터 동전만한 원형 탈모를 발견한 것도 화가 나는데 회사에서 질책과 더불어 이쁘고 젊은 후배 직원에게 자신이 가려던 파리 콜렉션의 자리까지 뺏기게 되며 자회사 레스토랑의 점장으로 발령을 받게 된다.

 

노리코의 베프 친구인 카메라맨 아야는 첼리스트인 아사바와 사랑에 빠졌지만 아사바는 자신에게 세계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부잣집 여자를 아내로 맞아 그녀의 곁을 떠난다. 남자가 떠난 후 심한 좌절감을 맛보았던 아야는 쇼핑을 하면서 허전한 마음을 채우며 결국에는 빚에 허덕이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노리코는 명퇴한 아버지가 불편해서 자꾸만 겉도는 엄마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외동딸이라 2년 전에 겨우 독립할 수 있었지만 집에 있을 때에도 회사에서 인정 받으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능력 있는 결혼한 남자친구를 만나러 해외로 수시로 나갈 정도로 그녀는 열정을 불사르기도 했다. 현재의 남자친구는 자신의 생일도 잊고 출장을 떠난다고 한다. 헌데 남자친구의 차를 보게 되고 젊고 싱싱한 여자를 차에 태워 떠나는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 남자 친구가 보낸 청첩장을 보며 오기가 발동해 아야와 자신, 그리고 남자지만 여자친구같은 신타니와 함께 결혼식에 참석한다. 결혼식 도중 자신의 시선을 잡는 멋쟁이 남자를 보게 되고 그는 자신이 하려던 옛 남자친구에게 한방 먹여주는 모습에 마음이 흔들린다.

 

점장으로서의 능력을 인정 받아가는 노리코지만 자신이 하려던 일이 아니라 크게 기쁘지가 않다. 결혼식에서 보았던 멋쟁이 남자를 다시 만나게 되고 그를 자극한 것이 계기가 되어 둘 사이에 미묘한 분위기가 흐르게 된다. 아야 역시도 결혼식에서 신타니가 마음에 들었던 여자에게  받은 상처를 위로해주다 서로 그만 친구의 선을 넘게 되고 이는 결국...

 

우리나라나 일본을 비롯 대부분의 나라에서 부유한 사람들은 전략적으로 필요에 의해서 결혼을 하는가보다. 노리코에게 마음을 뺏긴 남자의 집안이 보여주는 모습은 흔히 연속극에서 보는 졸부의 모습이고 이런 사람들에게 전혀 기죽지 않는 노리코가 멋지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일본은 성적으로 개방되어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된다. 전통적인 유교사상을 고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남자들과는 다르게 노리코가 사귄 남자는 결혼한 기혼자와 육체관계를 맺은 사실을 현재의 부잣집 남자에게도 전혀 굴리지 않고 당당하게 밝힌다. 노리코와 아야의 친구인 신타니가 반한 여자도 자신이 다닌 회사 상사와 갖은 긴밀한 관계를 의식한 상사가 결혼할 조건 맞는 남자를 소개해주고 그녀 역시도 이 남자와 결혼전에 신타니와 추억을 만들려고 하는 모습이나 신타니 역시도 이 여자가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에게 돌아오자 결혼하기 위해 자신의 부모님에게 보여주러 가는 모습은 아직은 우리 모습과 너무나 달라 조금 놀라게 된다.

 

노리코의 현재의 사랑이 이루어질지 깨질지는 현재진행형으로 끝나며 아야 역시도 한번의 실수로 인해 가진 아이를 자신의 아이라며 낳으려고 한다. 아이를 빌미로 남자를 잡지 않으려는 아야를 응원하는 노리코.. 두사람은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했던 20대를 지나 30대에는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우리나라 영화 '싱글즈'의 원작 소설이라고 한다. 예전에 고 장진영씨가 출연한 이 영화를 본 기억이 있기도하며 재밌다고 느꼈었던거 같다. 오래전에 쓰여진 원작 소설을 다시 만나니 색다른 느낌이 든다. 톡톡 튀면서도 경쾌한 느낌의 스토리로 인해서 줄곧 재밌게 읽었으며 어찌보면 무거운 이야기일수도 있는 내용을 작가만의 감각적이고 섬세한 문체로 인해 시종일관 밝은 느낌이다.

 

일본 작가의 책을 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저자 카마타 토시오의 작품은 처음이다. 저자가 발표한 많은 작품들을 아직까지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조만간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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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화가 좋다 -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충무로 영화인들의 진솔한 이야기
이창세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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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는 것을 좋아해서 한달에 3-4편은 꼭 보려고 노력하고 못봐도 2-3편 정도의 영화는 보는 영화매니아다. 영화를 보면서 영화 감독이나 주인공으로 나오는 배우분들에게는 신경을 쓰지만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애쓰는 사람들... 조명을 담당하는 사람, 매니지먼트사 대표, 촬영감독, 편집기사, 음악감독 등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도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다. 헌데 '나는 영화가 좋다'를 보면서 한편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으며 이들이 모두 영화가 좋아 영화에 미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란걸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 대표 감독하면 떠오르는 사람들은 많다. 책속에 나온 인물로는 배창호 감독님, 박찬욱 감독님, 이준익 감독님, 강우석 감독님 등이 계시다. 얼마전에 상업 영화 '평양성'이 관객 250만명이 영화가 보지 않으면 더 이상 상업영화를 찍지 않는다고 선언한 이준익 감독님... 난 그의 대표작품 '왕의 남자'보다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을 인상 깊게 보았다. 사실 그때 기회가 좋아서 이준익 감독님과 주인공 견자역의 백성현씨와는 개인적으로 핸드폰으로나마 사진을 찍는 영광까지 갖게 되어 더 좋아하는 감독님이다. 170만명의 관객이 들었으니 나쁘지 않은 성적임에도 매가폰을 놓는다는 것이 못내 아쉽게 느껴졌다.

 

배창호 감독님은 자신의 부인과 직접 영화에 참여한 영화(러브스토리)는 매니아층을 형성하였으며 우리나라 대표 흥행 감독이며 지금도 여전히 허리우드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박찬욱 감독님은 두번의 실패후 'JSA 공동경비구역'으로 일약 스타 감독이 된다. 실패를 하는 도중에서도 결코 시나리오 집필에서 자신감을 가졌다는 박찬욱 감독님... 영화를 덜 보고 책을 읽으라고 권할 정도로 영화만 보면 영화가 다 비슷해진다며 현대영화보다 고전영화를 보라고 말한다.

 

영화에 무슨 미술 감독이 필요할까 싶은데 이건 내가 영화를 잘 몰라서 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미술감독으로 유명한 김기철 감독님은 영화미술이란 용어 자체가 낯설때 영화판에 뛰어 들었으며 시각적인 화면을 보여주는 미술감독의 고유 영역을 맡으며 화면 속에서 최고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그의 모습을 알게 되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스턴트맨으로 알고 있는 정두홍씨는 영화계에서는 무술감독 겸 영화배우이기도하다. 그를 tv이를 통해서 몇번 본적이 있어 스턴트맨들에 대해서 조금은 알고 있다. 작년에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여주인공이 다닌 서울액션스쿨..의 관장이기도 한 정두홍님.. 액션 영화에 관한 그는 완벽주의자로 영화계에 알려져 있다. 후배 스턴트 배우들에게 혹독한 훈련을 시켜가는 그는 미국처럼 스턴트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안전 장비들이 더 많이 갖추어지길 바라고 있다.

 

영화를 얘기하면서 영화배우를 빼놓을 수 없다. 대표적인 국민배우 안성기씨부터 박중훈, 김윤지, 서영희씨와 이제는 우리의 곁에서 사라져 다시 만날 수 없는 최진실, 이은주씨와 프로듀서 정승혜씨에 대한 이야기는 코끝이 살짝 찡해지기도 했다.

 

한편의 영화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한지는 대충 짐작만 할 뿐이다.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가 좋아서 영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나는 영화가 좋다' 그동안 영화 속에 가려진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 한편의 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영화가 자신들에게 부와 명예, 성공을 가져다 줄때도 있고 그렇지 못할때도 있지만 그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영화를 벗어나지 못한다. 항상 영화를 위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이들의 모습으로 인해 우리는 더 나은 영화를 볼 기회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저자 이세창씨가 기자로 일하며 영화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사람들을 만나고 인터뷰하며 성공에 상관없이 이들이 영화를 떠나지 못하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진솔하고 담백하게 들려주고 있다. 영화를 위해서 참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열심히 일하고 있을거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영화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되었으며 몰랐던 영화의 뒷얘기들이라 앞으로 영화를 보면 엔딩이후 이 사람들의 이름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을거 같다.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으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라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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