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바다는 언제나 좋다. 옳다. 독서의 즐거움을 너무 잘 표현한 문장에 바로 마음이 간다.






저도 바다를 좋아합니다. 그 무한한 세계 위에서라면 정신이 보다 자유롭게 유영할 것 같지 않아요? 그것을 바라보면 영혼은 한껏 고양되고 생각은 자연히 무한이나 이상을 향할 것 같지 않아요? - P119

정말이지 바람에 창문이 덜컹거리고 등불 속에서 불이 환하게 타는 밤중에 책을 들고 따뜻한 불가에 앉아 책을 읽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을까요? - P121

(책을 읽으면)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사이 시간이 흘러갑니다. 자리에 꼼짝 않고 앉은 채로 여러 나라를 여행하지요. 생각은 허구의 이야기 속에 빨려 들어가 자잘한 여러 가지 내용을 즐기기도 하고 사건의 윤곽을 뒤쫓기도 하지요. 또 등장인물에 몰입되어 그들이 입은 옷 속에어 자기 자신의 심장이 고동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요. - P121

미래의 행복은 열대의 해안처럼 그 앞에 가로놓인 광대한 공간에 특유의 부드러움과 항기로운 바람을 보내준다. 그리고 사람들은 거기에 취한 나머지 아직 보이지 않는 지평선 따위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 P137

그러나 이 체념으로 인해 그는 그녀에게 특별한 지위를 부여하게 되었다. 그는 이제 육체적인 면에서는 그녀로부터 아무것도 얻어낼 것이 없었다. 그의 마음속에서 그녀는 승천하는 신처럼 육체에서 벗어나 드높이 올라가는 존재가 되었다. 그것은 일상적인 삶을 영위하는데 전혀 방해되지 않는 순수한 감정으로, 희귀한 까닭에 소중하며 소유의 기쁨보다는 상실의 아픔이 더 큰 그런 감정이었다. - P153

응답없는 사랑에 지쳐버렸다. 게다가 날마다 똑같은 생활이 반복되는 것은 견딜 수 없었다. 그 반복에 특별한 희망이나 의미가 없다면 아마도 누구나 그럴 것이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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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이 의무적으로 만날 필요는 없어. 만나고 싶어지면 만나면 되는거야. 우리는 서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것을 털어 놓아서 비밀을 공유하고 있어.

무엇인가를 혼자서 떠맡는다는 건 괴로운 일이야.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는 대등해. 우리는 서로 도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 - P7

인간에게는 각기 절정기라는 게 있다. 거기에 올라가 버리면, 다음에는 내려가는 수밖에 없다. 이는 어쩔수가 없는 것이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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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순종했다. 그러나 행동이 고분고분하다고 해서 욕망까지 그런것은 아니었다. 그의 순진한 계산에 의하면 그녀를 보지 못하게 금지당함으로써 그는 그녀를 사랑할 권리를 얻은 것이었다. - P34

그녀가 바다를 사랑하는 것은 오직 폭풍 때문이었고 초목이라면 폐허 속에서 드문드문 움터 있을 때만 좋았다. 감정적 만족을 주지 않는 것은 무엇이건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했다. 워낙에 예술적이기보다는 감상적인 기질이어서 고요한 풍경 감상보다는 뭉클한 감동을 원했기 때문이다. - P59

아마도 그녀는 이런 모든 것들을 누구에겐가 털어놓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뜬구름처럼 변화무쌍하고 바람처럼 회오리치는 이 모호한 불안을 어떻게 표현한단 말인가! - P65

그러나 현재의 찬란함 속에서 그녀의 과거는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방금까지 그렇게 또렸했는데, 이제는 그런 삶을 살았다는 사실조차 의심이 갈 지경이었다. 그녀는 여기 있다. - P79

대체 그 무엇이 그저께 아침과 오늘 저녁을 이렇게 멀리 갈라놓는단 말인가?

부유한 생활을 접하는 바람에 그 위에 무엇인가가 덧씌워졌고 그것은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이었다.

여러가지 자잘한 부분들이 기억속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아쉬움만은 여전했다. - P84

그녀는 모든 소리에 귀를 쫑긋 세웠으며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다가는 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까 하고 의아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석양이 질 때면 더욱 슬퍼져서 빨리 내일이 오기를 갈망했다.
이 실망 이후, 그녀 가슴에 남은 것은 공허뿐이었다. 그리고 똑같은 나날의 연속이었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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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을때 밑줄그은 좋은 문장들. 다시봐도 똑같다.

"이봐요, 대체 무슨 일이에요?"

"이봐요, 대체 무슨 일이에요?" - P194

정말 좋은 건 별로 없다는 걸 알게 되니까 그렇겠지. 정말 좋은 건 아주 적거든. 무엇이든 그래. 책이나 영화나 콘서트나 정말로 좋은 건 적어. 예전에는 그런 거 깊이 생각하지 않았지. 무엇을 듣건 제법 재미있었어. 젊었고, 시간은 얼마든지 있었고, 게다가 사랑을 하고 있었어. 시시한 것에도, 사소한 일에도 마음의 떨림 같은 걸 느낄 수 있었어. - P212

뜬금없는 소리 같지만 여기 이 가게의 양상추가 제일 오래 신선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왜그런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 폐점 후에 양상추를 모아놓고 특수한 훈련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P238

인간이란 이상해. 한순간에 나이를 먹는단 말일세. 정말이지, 나는 예전엔 인간이란 건 1년, 1년 순서대로 나이를 먹어가는 거라고 생각했었지. 하지만 그렇지 않아. 인간은 한순간에 나이를 먹는다고.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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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음악이 퍼시 페이스 오케스트라의 A Summer Place로 바뀌었다. - P131

당신이 여기에 온 건 당신이 여기로 와야 할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 P159

그리고 굳어버린 것을 조금씩이라도 좋으니 풀어나가는 거야. 아직 늦지 않은 것도 있을 테니까.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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