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은 변신은 읽을 때마다 놀랍고, 디시 읽은 시골의사는 더 놀랍다.




<변신>

어느 날 아침 뒤숭숭한 꿈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침대에서 흉측한 모습의 한 마리 갑충으로 변한 것을 알아차렸다.

(아침부터 충격...) - P9

그레고르한테 가게 해줘요.개는 불쌍한 내 아들이란 말이에요! 내가 걔한테 가겠다는 걸 왜 이해하지 못하는 거에요?
- P58

그때 바로 그의 곁을 휙 하고 가볍게 던진 무슨 물체가 떨어지더니 그의 앞으로 떼구루루 굴러왔다. 그건 사과였다. 곧이어 두 번째 사과가 그를 향해 날아왔다. 그레고르는 깜짝 놀라 그 자리에 우뚝 멈추어 섰다. 계속 달아나 봐야 아무 소용없는 짓이었다. 아버지는 사과로 그에게 폭탄 세례를 퍼붓기로 작심한 모양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찬장 위의 과일 접시에서 사과를 몇 개 꺼내 주무니에 가득 채운 다음, 제대로 겨냥하지도 않고 사과들을 하나씩 던져 댔다. 조그만 빨간 사과들은 마치 전기 충격이라도 받은 듯 이리저리 나둥굴며 서로 맞부딪쳤다. 약하게 날아온 사과 하나가 그레고르의 등을 살짝 스치고 지나갔지만, 상처를 입히지 않고 미끄러지며 굴러떨어졌다. 반면에 뒤로 날아온 사과는 그레고르의 등에 정통으로 박히고 말았다. - P72

그래서 그는 거실에서는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어두운 자기 방에 누워, 환하게 불이 켜진 식탁에 둘러앉은 온 가족의 모습을 시켜볼 수 있었고, 그들이 오순도순 나누는 이야기를, 어느 정도는 모두의 허락을 받고, 그러니까 전과는 아주 딴판으로 들울 수 있게 되었다. - P74

아버지, 어머니! 이런  식으로는 더 이상 안되겠어요. 두 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전 깨달았어요. 저런 괴물을 오빠의 이름으로 부를 순 없어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저것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뿐이에요. 우리는 그동안 저것을 돌보고 참아 내기 위해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 봤어요. 우리를 조금이라도 비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 P91

하지만 저게 어떻게 오빠일 수 있겠어요? 저게 오빠라면 인간이 자기 같은 짐승과 같이 살 수 없다는 걸 알아차리고 진작 제 발로 나갔을 거예요. 그랬다면 우리 곁에 오빠는 없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계속 오빠에 대한 추억을 소중히 간직할 수 있을 텐데요.
- P93

이리 좀 와 보세요! 그것이 뒈졌어요. 저기 누워서 완전히 뒈졌어요!
- P97

<시골의사>

나지막한 칸막이 속에 웅크리고 앉아 있던 사내 한 명이 푸른 눈을 반짝이며 얼굴을 드러냈다. "마차를 대령할까요?" 네 발로 기어 나오며 그가 물었다.
(네발???) - P108

이런 경우엔 신들이 도와주시는구나. 말이 없으니까 말을 보내 주시고, 그것도 급하다고 한 마리 더 끼워 주셨어. 거기에다가 덤으로 마부까지 보내 주시다니!
(과연 신들이 도와주신 걸까? 환상인 걸까?) - P111

전 선생님을 별로 믿지 않아요.. 선생님은 두 발로 걸어서 온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내동댕이쳐진 것일 뿐입니다. 선생님은 사람을 도울 생각은 하지 않고 죽음을 맞이하는 저의 자리를 비좁게 만들고 있어요, 전 선생님의 두 눈을 후벼 파고 싶은 심정입니다.
- P117

속은 거야, 속은 거야! 잘못 울린 야간 비상벨 소리에 덜컥 응했다가..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지고 만 것이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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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극장, 마크로풀로스의 비밀, 하얀 역병 등 세편의 희곡으로 구성된 작품. 일단 곤충극장 읽기 끝. 재미있지만 가볍지만은 않다.




아아! 모르겠소? 자연의 법칙이 그래요. 사랑의 영원한 포옹이지. 영원한 투쟁. 영원하고 또 영원한 교미. - P11

아, 남자들이란 어찌나 냉소적인지! 자기네 쾌락만을 위해서 산다니까 단물을 다 빨아먹고 나서는 <이제 질렸어> 라고 말하지. 여자로 태어나다니 참으로 끔찍한 일이지 뭐야! - P16

시인에게 꿈은 현실이야. 나는 모든 여자들을 알지만 단 한 여자도 알지 못해. - P21

펠릭스 : 아냐 이리스, 펠릭스가 된다는 건 위험한 일이야. 기다리고 갈망하고 욕망한다는 뜻이니까.

이리스 : 아냐 펠릭스, 만물을 욕망한다는 뜻이지!

펠릭스 : 그렇지만 만물을 욕망하는 것보다 더 큰 일이 있어

이리스 : 그게 뭔데??

펠릭스 : 불가능을 욕망하는 거지.

(불가능을 욕망한다는 거란...) - P22

두 발을 단단히 땅에 딛고 선 평범한 사람들 말이야. 분수에 맞는 야망을 갖고 오래갈 행복을 건설한다고. 비록 그 토대가 똥이라 해도 말이지. 쾌락은 한순간 이지만 똥 냄새는 영원해. 사랑은 자기만을 위한 거지만 건설은 뭔가 더 큰 명분을 위한 거잖아. 그러니 탐욕스러우면 좀 어때. - P47

너는 뭐냐? 우주의 정복자? 네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해? 네놈의 명성이 딛고선 저 시체 더미가 너무 작은거 아니냐?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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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05 0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주말 독서는 차펙의 희곡!

새파랑님 희곡 매니아 👍등!

새파랑 2021-09-05 08:51   좋아요 2 | URL
이제 가지고 있는 희곡 책이 얼마남지 않아서 곧 구매해야 할거 같아요 😆

레삭매냐 2021-09-05 08: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희곡 킬러 인정합니다.

새파랑 2021-09-05 08:52   좋아요 2 | URL
독서 킬러 레삭매냐님이 인정해주시니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 2021-09-05 1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발이 많고 날아다니는 것들은 무서운데....
곤충이라는 제목에서 심리적인 어려움을 느낍니다.
(농담입니다.^^)
희곡을 많이 읽지 않아서인지, 잘 모르는 작가와 작품이예요.
새파랑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새파랑 2021-09-05 21:44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곤충을 싫어하시는군요? 저 오늘은 카프카의 <변신> 재독했는데 거기에도 곤충 나와요 😅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셔요~!!

서니데이 2021-09-05 21:45   좋아요 2 | URL
싫어하는 게 아니고 무서워합니다. 카프카 변신하면 커다란 바 선생 되는... 너무하십니다.^^

scott 2021-09-06 00:28   좋아요 2 | URL
카프카 변신에서 벌레로 변한 모습 묘사 서니데이님에 비추 합니다
전 중딩때 읽고 충격을 ㅎㅎㅎ

새파랑 2021-09-06 07:54   좋아요 1 | URL
😅 무서워하시면 저도 비추 입니다. 그런데 <곤충극장>은 재미있게 그려져서 전혀 거부감이 없으실거예요^^

초딩 2021-09-05 2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인에게 꿈은 현실이요.
너무 멋지네요.
그래서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 시인은 몽환적이지만, 그에게는 그게 현실이겠군요.
그렇다면 시인이 보기에 일반 사람들은 한 차원 더 아래로 환원될 것 같습니다. ㅎㅎ

새파랑 2021-09-05 22:59   좋아요 1 | URL
시인이든 작가든 예술가들은 뭔가 한차원 위라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ㅋ 제가 읽은 <곤충극장>의 경우 <동물농장>과 비슷한 느낌이에요 😅

초딩 2021-09-05 23:32   좋아요 1 | URL
앗 동물농장과 비슷하다 하시니 담습니다 ㅎㅎㅎ 좋은 밤 되세요~
 

[가장 많이 사랑하는 자는 패배자이므로 고통을 겪지 않을 수 없다.]


일반인과 예술가의 경계라는게 있을까? 예술가는 일반인과 다른 무언가가 있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토마스 만˝의 <토니오 크뢰거>를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일반인과 예술가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그리고 그 차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의 저자 ˝토마스 만˝은 독일 작가로, 나는 그의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그의 작품을 읽어보기는 처음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에서 주인공인 ˝와타나베˝가 계속 들고다니던 <마의 산>의 작가인 ˝토마스 만˝,  나는 하루키를 좋아해서 그의 책에서 언급되는 작품들을 찾아 읽거나 음악을 찾아 듣는데, <마의 산>은 그렇게 하질 못했다. 그 이유는 일단 제목이 ‘마의 산‘ 이라고 하니 어렵게(?)  느껴졌기 때문이고, 실제로도 어렵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이라니, 딱 느껴지기에도 어렵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읽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에 <열린책들 35주년 세트>에 이 작품이 포함되어 있고, 페넬로페님의 리뷰가 인상적이어서 읽게 되었다. 과연 마의 읽기가 될 것인가? 재미있는 읽기가 될 것인가?

결론은 이 작품은 그렇게 어렵지 않고, 상당히 재미있었다.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다. 내가 예술가는 아니지만 마치 내 이야기인 것처럼 느껴졌고, 그가 가졌을 경계인의로서의 고민에 공감했다.

이성적 기질이 강한 북방계 출신 아버지와 감성적 기질이 강한 남방계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토니오 크뢰거˝는 어머니 쪽의 특성이 강해 예술가적 기질이 다분하지만 현실적인 것에 대해서도 동경을 하는, 예술과 현실의 경계에 서있는 남자다.

그의 삶에서 만난 중요한 인물은 세명이었다. 일반인인 ˝한스 한젠(남)˝과 ˝잉에 흘름(여)˝, 그리고 예술가인 ˝리자베타(여)˝다.

1. 한스 한젠
˝토니오˝가 14살 때 만난 ˝한스 한젠˝, ˝토니오˝는 ˝한스˝를 사랑했다. 그가 느낀 감정은 동경에 가까웠다. 평범하게 살고 싶었지만 시를 쓰고 책을 좋아하며 활동적이기 보다는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 ˝토니오˝는 자신의 성향과는 정반대인 ˝한스˝와 같은 삶을 살고 싶어했다. 하지만 자신의 성향상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고있는 ˝토니오˝는 ˝한스˝가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좋아하고,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공감해 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일반인인 ˝한스˝는 ˝토니오˝의 바람대로 응해주지 않는다. ˝토니오˝는 결국 좌절하고, 그와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 하지만 그에 대한 동경의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너처럼 그렇게 푸른 눈을 지니고 온 세상 사람들과 그토록 정상적이고 행복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p.16


2.  잉에 흘름
˝토니오˝가 16살 때 만난 ˝잉에 흘름˝, 그녀는 그가 이성에 대해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녀 역시 ˝한스˝ 처럼 일반인이었다. ˝토니오˝가 가진 예술가적 기질에 대해 무관심 했으며, 오직 세속적이고 즐거운 일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었다. 하지만 한번 마음에 두게 되면 멈출 수 없는 사랑의 감정 때문에, ˝토니오˝는 그녀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를 잊지 않는다. 언제까지나 첫사랑으로 마음에 담아둔다.

[사랑이 그에게 많은 고통과 번민과 굴욕을 안겨다 주고, 그것 말고도 마음의 평화를 깨뜨려 가슴을 온갖 멜로디로 가득 채울 것이라는 사실을 그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어떤 일을 원만하게 처리하고, 차분한 가운데 무언가 완전한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마음의 안정을 얻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사랑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마음을 전적으로 거기에 내맡겼으며, 전심전력을 다해 그것을 가꾸어 나갔다. 그는 사랑이 사람을 풍요롭게 하고 생기가 넘치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차분한 가운데 무언가 완전한 것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는 풍요롭고 생기에 넘치는 것을 동경했기 때문이었다.]   p.27


3. 리자베타 이바노브나

이탈리아(남방계, 그의 어머니의 고향으로 예술가를 상징)에서 작가로 성공한 이후 뮌헨에서 만난 화가 ˝리자베타˝는 앞의 두명과는 다른 ‘예술인‘이었다. 그녀는 ˝토니오˝와 온갖 말을 나누는 여자친구로, 일반인과 예술인 사이에서 갈등하는 ˝토니오˝의 고민을 들어준다. 자신의 예술가적 기질을 저주라고 느끼고, 일반인의 삶을 동경하는 ˝토니오˝에게 ‘길을 잃고 헤매는 시민‘ 이라고 말해준다.

[삶은 정신과 예술에 대한 영원한 반대 개념입니다. 삶은 완전한 위대함과 야만적인 아름다움의 환영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과 같이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렇습니다, 정상적이고 예의 바르며 사랑스러운 것이 우리가 동경하는 영역입니다. 그러한 것들이야말로 유혹하고 싶을 정도로 진부한 삶입니다.]   P.63



이처럼 일반인과 예술인 사이에서 갈등하던 ˝토니오˝는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그가 태어나고 자란 덴마크(북방계, 그의 아버지의 고향으로 일반인을 상징) 인근으로 여행을 떠게 된다. 그는 그가 태어난 곳을 방문하게 되나, 그곳에서 범법자로 오인받아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된다. 그는 일반인으로써 살아갈 수 없는 운명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여행을 하면서 그는 스웨덴의 한 해안에서 머물게 되고, 그곳에서 어린시절 그가 짝사랑했던 ˝한스˝와 ˝잉에˝를 만나게 된다. 운명의 장난처럼 그 둘은 연인사이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옛 추억을 고통스럽게 떠올리며 뒤로 물러나게 된다.

[내가 너희들을 잊은 적이 있었던가? 그는 물어보았다. 아니, 한번도 없었어! 한스, 너도, 금발의잉에, 너도 결코 잊은 적이 없었어! 그래, 내가 작품을 쓴 것은 바로 너희들 때문이었지. 그리고 박수갈채를 받을 때면 몰래 주위를 둘러보면서 너희들이 있는지 살펴보았지.]  P.114


다시한번 어린 시절의 외로운 감정을 떠올린 그는 인생을 다시 한번 시작하고 싶다는, 행복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싶다는, ˝잉에˝를 아내로 삼고 ˝한스˝를 아들로 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예술가인 그는 이것이 불가능 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인식의 저주와 창작의 고통이 주는 저주에서 벗어나 평범한 행복을 누리며 사랑하고 찬미하고 싶구나...다시 한번 시작한다고? 하지만 그래 봤자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어차피 다시 이렇게 되고 말 것이고, 모든 것이 다시 지금까지와 똑같이 되고 말 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잘못된 길을 걷는 까닭은 이들에겐 올바른 길이란 아예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야]  P.116


결국 ˝토니오˝는 자신이 사랑했던 두사람에게 말도 하지 못하고 혼자 숙소로 복귀하게 되며, 회한과 향수에 젖어 흐느껴 운다. 그리고 그는 깨닫게 된다. 자신은 일반인을 동경하는 예술인의 인생을 살아게게 될 것이라는 것을.


사람을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구분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한쪽으로 치우친 경향을 보일 수 밖에 없다. ‘내성적-외형적‘ 이라든지, 이 책에서처럼 ‘일반인-예술가‘ 라든지 말이다. 그런데 자신의 경향과 반대되는 것을 동경하지만 그 경향을 바꿀 수 없을 때에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이룰 수 없는 것에 대해 괴로움을 느껴야 하고, 어느 편에도 속하지 못하고 외롭게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경계인으로 살아가는 걸 잘못된 것이라 할 수 있을까? 사람은 모두 특정 부분에 있어서는 경계인의 감정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슬퍼할 필요는 없다. ˝토니오 크뢰거˝ 처럼 두 세계의 경계 위에서 앞으로 나아가면 되기 때문이다.


PS. 1. <젊은 예술가의 초상>도 그렇고, <토니오 크뢰거>도 그렇고 ˝일반인˝과 달리 ˝예술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상당히 외롭고 쓸쓸한 길인 것 같다.


PS. 2. 열린책들 35주년 세트 20권 중 이제 7권 읽었다. 이제 13권 남았다. 다음 번에는 뭘 읽을지 벌써부터 행복한 고민이 든다.

지금까지 읽은 책들
MIDNIGHT(4권) : 도둑맞은 편지, 죽은 사람들, 비겟덩어리, 이방인
NOON(3권) : 노인과 바다, 행복한 왕자, 토니오 크뢰거


PS. 3 어느 덧 9월이 오고 이제 여름이 끝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에 여름 노래 한곡 소개

김동률 <여름의 끝자락>
https://youtu.be/YVB8vL7rBjY

느릿느릿 읽던 책 한 권 베고서 스르르 잠든다
내가 찾아간 그곳은 꿈에서만 볼 수 있는
아침이면 까마득히 다 잊혀질 아득히 먼 그곳

홀로 걷고 있는 이 길 어제처럼 선명한데
이 길 끝에 나를 기다릴 누군가 마음이 급하다
라라라라 읊조리면 어느샌가 겹쳐진 낯익은 노래
그 순간 눈은 떠지고 바람만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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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04 19: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등.🖐 ^@^

새파랑 2021-09-04 19:31   좋아요 5 | URL
저도 오늘 1등 재도전~!!

scott 2021-09-04 20:34   좋아요 4 | URL
토마스만의 단편이 좀 묵직하죠
전 어릿광대를 가장 좋아 합니다
와타나베는 [마의 산]을 읽고
새파랑님은 동률 킴의 음악을 듣는 ㅎㅎㅎ


담번 열책 미니북 ! 프란츠 카프카 읽으신다에 한표!🖐

새파랑 2021-09-04 20:37   좋아요 4 | URL
다음은 <변신> 확정인가요? 😅 이 책 완전 묵직묵직 하던데 <마의 산>은 도대처 어떻길래 ㅎㅎ

청아 2021-09-04 20: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발췌문이 조금 고차원적이고 쓸쓸한 느낌이 드네요? 저도 요즘 페넬로페님 읽으신 책들에 자꾸 손이갑니당~♡ 김동률 노래 저에겐 생소한 곡인데 가사도 노래도 영상도 너무 좋네요😉

새파랑 2021-09-04 20:35   좋아요 5 | URL
최근에 읽은 책들이 다 쓸쓸하고 고차원(?) 적인거 같아요 ㅡㅡ 좀 밝은 분위기로 바꿔봐야 겠습니다~!! 김동률 이 노래 그나마 최신(?)이에요 😆

페넬로페 2021-09-04 20:39   좋아요 5 | URL
저는 새파랑님과 미미님 읽으신 책들 사놓고 또 도서관에서 빌려왔어요 ㅎㅎ

새파랑 2021-09-04 20:42   좋아요 6 | URL
전 아직 포장 안뜯은 택배가 2상자 있어요 ㅜㅜ 저도 내일은 도서관 가봐야 겠어요~!!

페넬로페 2021-09-04 20:3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여름의 끝자락에 딱 어울리는 새파랑님의 글입니다. 이 책 읽으며 저도 그렇게 느꼈어요. 토니오 크뢰거와 저 사람들은 끝까지 어울릴 수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 역시도 경계인의 기질이 조금 있고요^^
외롭지만 뚜벅뚜벅 걸어가도록 응원하고 싶어요**

새파랑 2021-09-04 20:44   좋아요 6 | URL
페넬로페님의 경계인 기질을 응원하겠습니다~!!
이 책 읽고 ˝토마스 만˝의 다른 책들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이젠 여름은 가고 가을이니 다음번에는 가을 노래로 🎵

초딩 2021-09-04 21: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일단 얼마전에 들었는데 예술인 등록되면 대출이 더 많이 된데요…
세속적인 댓글이었습니다 ㅎㅎ

새파랑 2021-09-04 21:27   좋아요 5 | URL
대출은 현실~!! 현실이 더 중요하죠 😅

붕붕툐툐 2021-09-04 22:14   좋아요 5 | URL
악!!! 세속적 댓글!!!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9-04 22: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와~ 새파랑님 쭉쭉 잘 읽고 계시네용~ 토마스 만은 저도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의외로 잘 읽힌다니 저도 곧 <마의 산>과 단편집에 도전해 봐야겠어요~👍

새파랑 2021-09-04 22:23   좋아요 5 | URL
<마의 산>은 마의 책읽기라고 하던데 😅 <토니오 크뢰거>는 좋았어요. 나는 누구인가? 를 고민하게 하는~ 데미안이랑 비슷한 느낌이 들어요 ^^

희선 2021-09-05 01: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토마스 만이 쓴 <토니오 크뢰거> 읽었다는 것만 기억합니다 새파랑 님 글을 보니 여기 나오는 토니오가 토마스 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토마스 만 하나도 모르면서 이런 말을... 새파랑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1-09-05 08:49   좋아요 2 | URL
저도 토마스 만에 대해 잘 모르지만 책을 읽으면 그의 이야기라는 느낌이 확 들었어요. 느낌적인 느낌?😅

레삭매냐 2021-09-05 08: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꾸준하게 열린책들 버전
읽으시는 모습이 참으로
대답하십니다 :> 짱 !!!

새파랑 2021-09-05 08:50   좋아요 2 | URL
이 세트 얇아서 독서 슬럼프 해소에 최고인거 같아요 😆

막시무스 2021-09-05 11: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래전 마의 산 등산하다가 10분의 1지점쯤에서 좌절하고 쳐다도 안보는 1인인데 왠지 토마스 만에 오르고 싶은 무모함을 뽐부해주시네요!ㅎ 즐건 휴일되십시요!

새파랑 2021-09-05 12:32   좋아요 3 | URL
막시무니님이 좌절하셨다니 도대체 어느 정도의 수준이길래 😅 걱정이군요 ㅎㅎ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han22598 2021-09-05 13: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느릿느릿 읽던 책 한 권 베고서 스르르 잠든다‘ 김동률에게 내 모습을 들켰네요.
시도때도 없이..스르르르...
열린 책들 가열차게 읽고 리뷰 써주시니..왠일인지 제가 다 뿌듯합니다. ㅎㅎ

새파랑 2021-09-05 13:58   좋아요 1 | URL
일단 누워서 책을 읽는다는건 숙면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라 생각합니다 😆 문고본 같아서 나갈때마다 가지고 다녀요 ㅋ 부지런히 읽겠습니다~!

모나리자 2021-09-05 20: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35주년 세트 구입하신건가요? 속도가 워낙 빠르셔서 금세 완독하실 듯합니다.
전 30주년 세트 가지고 있는데 벌써 5년이 지났다니요.
새파랑님 따라 저도 한 권씩 읽어야겠어요.^^

새파랑 2021-09-06 07:25   좋아요 2 | URL
와 30주년세트라니 ~!! 구경시켜주세요 ^^ 인증샷을 기대합니다~!!

왠지 35주년 세트랑 중복되는 작품이 많을거 같아요

mini74 2021-09-05 2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경계가 고속도로만큼 넓고 곧았음 좋겠어요 ㅎㅎ 김동률 노래는 언제나 좋아요 *^^*

새파랑 2021-09-06 07:28   좋아요 2 | URL
미니님 글과 댓글도 언제나 좋은것 같아요 😄
 

무언가를 많이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토마스 만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 진다. 우리는 어쩌면 모두 경계인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토니오 크뢰거>

가장 많이 사랑하는 자는 패배자이므로 고통을 겪지 않을 수 없다.
- P11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시를 쓴다는 것이 얼토당토않은 짓이고 사실 온당치 못한 짓임을 그 자신도 느끼고 있었다. 그런 까닭에 이를 생뚱맞은 짓거리로 여기는 모든 사람들의 견해를 어느 정도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러한 사실이 그가 시를 짓는 일을 그만두도록 하지 못했다.
- P13

자기 자신과 자신과 삶의 관계를 바라보는 이러한 방법과 방식이 한스 한젠에 대한 토니오의 사랑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토니오가 한스를 사랑한 것은 무엇보다 그가 잘생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다음에는 그가 모든 면에서 자신과 상반 상반되고 정반대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 P15

너처럼 그렇게 푸른 눈을 지니고 온 세상 사람들과 그토록 정상적이고 행복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P16

그 속에는 그리움이 숨 쉬고 있었고, 우울한 질투심과 극히 미미한 경멸감과 넘칠 듯한 순결한 행복감이 숨쉬고 있었다.
- P25

사랑이 그에게 많은 고통과 번민과 굴욕을 안겨다 주고, 그것 말고도 마음의 평화를 깨뜨려 가슴을 온갖 멜로디로 가득 채울 것이라는 사실을 그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어떤 일을 원만하게 처리하고, 차분한 가운데 무언가 완전한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마음의 안정을 얻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사랑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마음을 전적으로 거기에 내맡겼으며, 전심전력을 다해 그것을 가꾸어 나갔다. 그는 사랑이 사람을 풍요롭게 하고 생기가 넘치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차분한 가운데 무언가 완전한 것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는 풍요롭고 생기에 넘치는 것을 동경했기 때문이었다.
- P27

그래서 그는 해맑고 순결한 자신의 사랑의 불꽃이 불타오르는 제단 주위를 조심스럽게 맴돌다가 그 앞에 무릎을 꿇고는, 변치 않는 마음을 간직하려고 불을 휘저으며 어떻게 해서든 그 불씨를 되살리려고 애썼다. 그럼에도 어느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소리 소문도 없이 그 불꽃은 사그라지고 말았다.
- P38

삶은 정신과 예술에 대한 영원한 반대 개념입니다. 삶은 완전한 위대함과 야만적인 아름다움의 환영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과 같이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렇습니다, 정상적이고 예의 바르며 사랑스러운 것이 우리가 동경하는 영역입니다. 그러한 것들이야말로 유혹하고 싶을 정도로 진부한 삶입니다.
- P63

당신은 <길을 잘못 든 시민> 입니다, 토니오 그뢰거-<길을 잃고 헤매는 시민> 이지요
- P68

피곤이라는 재 아래서 밝은 불꽃으로 타오르지 않고 어둑어둑하고 고통스럽게 희미한 빛을 내고 있는 이 모든 것은 다 뭐란 말인가?
- P78

내가 너희들을 잊은 적이 있었던가? 그는 물어보았다. 아니, 한번도 없었어! 한스, 너도, 금발의잉에, 너도 결코 잊은 적이 없었어! 그래, 내가 작품을 쓴 것은 바로 너희들 때문이었지. 그리고 박수갈채를 받을 때면 몰래 주위를 둘러보면서 너희들이 있는지 살펴보았지.
- P115

인식의 저주와 창작의 고통이 주는 저주에서 벗어나 평범한 행복을 누리며 사랑하고 찬미하고 싶구나...다시 한번 시작한다고? 하지만 그래 봤자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어차피 다시 이렇게 되고 말 것이고, 모든 것이 다시 지금까지와 똑같이 되고 말 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잘못된 길을 걷는 까닭은 이들에겐 올바른 길이란 아예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야
- P115

난 두 세계 사이에 서 있어서, 어느 세계에도 안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살아가는 게 좀 힘이 듭니다. 당신 같은 예술가는 나를 시민이라고 부르고, 시민들은 나를  체포하고 싶은 유혹을 느낍니다.
- P125

그는 무슨 말을 하면 좋을까 갖은 궁리를 해보았지만 그것을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설령 용기가 있다 하더라도 사정은 매한가지였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마을 알아듣지 못할 것이고, 자신이 하는 말을 듣고 멀뚱멀뚱한 표정을 지을 것이다. 그들의 언어는 자신의 언어와 다르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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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4 1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04 1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하루가 작별의 나날
알랭 레몽 지음,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가끔씩 아무 걱정도 없이 그냥 즐겁기만 했던 어린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다. 하지만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그 시절을 이루고 있던 것들을 조금씩 조금씩 잃어간다. 하지만 결코 추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내가 기억하는 한 추억은 언제나 나와 함께일 것이다. 약간씩 흐릿해지더라도 말이다.

˝알랭 레몽˝의 <하루하루가 작별의 나날>은 추억에 관한 작가의 자전적인 작품이다. 이 책은 일단 제목이 너무 환상적이다. ‘하루하루가 작별의 나날‘이라니, 도대체 어떤 내용이기에 이런 제목을 붙힌 걸까? 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쓰여진 이 책은 프랑스의 ‘트랑‘이라는 지역을 배경으로, 10남매 중 한명인 주인공의 성장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의 시작은 주인공 ˝알랭˝이 친구로부터 주인공이 어린 시절‘에 살던 ‘트랑‘의 집을 지나왔었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제 더 이상 ‘트랑‘에 있는 집은 자신의 집이 아니고, 현재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다른 사람이 살고 있지만, 주인공은 친구와의 대화를 계기로 약 50년전의 어린시절로 돌아가게 된다.


어린이 ˝알랭˝은 ‘트랑‘에서 그의 형제들과 함께 즐거운 놀이를 하고 책을 읽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는 아무 걱정도 없었고, 그냥 행복하기만 했다. 그러나 해가 지나면서 시골 ‘트랑‘은 점점 현대식으로 변해가고, 그런 시간의 흐름과 함께 ˝알랭˝ 역시 어린시절을 벗어나서 기숙학교에 들어가게 되며, 자신의 가족에게는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불행˝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이제 그는 더이상 놀이를 좋아하는 어린이가 아닌 청소년이 된 것이다.

[커버리고 나면 아이들은 더 이상 놀이를 하지 않는다. 아녜스는 어느 날 놀이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자크도. 어느 날 문득 놀이를 할 줄 모르게 되는 것이다. 비밀을 잊어버린다. 그것이 무얼 의미하는지, 그걸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온갖 삶들을 마음속으로 지었고 그것을 굳게 믿는다. 그러다가 어느날, 그게 끝나버린다. 그냥 그렇게 갑자기 딱 멈춰버린 것이다. 놀이의 상실, 놀이의 망각, 나는 그게 바로 일생 중 최악이 날이 아닌가 한다.]  P.34


[모든 것에는 대가가 있게 마련. 트랑에서의 행복, 내가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마셨던 그 행복은 거짓이었다. 그 행복의 내부에는 그보다 더 큰 불행이 도사리고 있었다.]  P.73


나이가 들수록 그는 어린시절 ˝행복˝을 하나씩 잃어가고, ˝불행˝을 하나씩 얻게 된다. 언제나 집에 전쟁을 몰고 온 아버지, 그러나 존재만으로도 왠지 위안이 되었던 그를 떠나보내게 되고, 성인이 된 형제들은 모두 흩어져 각자의 인생을 살게 되었으며, 어머니를 홀로 ‘트랑‘에 남겨 두어야 했다.

결국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10년이 지난 후 어머니도 병을 얻어 돌아가시게 된다. 살아계실 때 그렇게 전쟁을 치르던 부모님은 결국 같은 곳에 묻히게 되며, 부모님과 함께한 ˝알랭˝의 어린 시절도 그곳 ‘트랑‘에 묻히게 된다.

[‘나의 모든 하루하루는 작별의 나날이었다.‘ 어린 시절을 보냇던 이 콩부르의 숲을 떠나야만 했을 때의 가슴을 찢는 듯한 아픔을 표현한 대목이었다. 왜 어린 시절부터 사람은 사랑하는 모든 것과 작별을 해야 하는 것일까? 왜 모든 것들은 허물어지고 마는 것일까? 왜 모든 것이 사라져버리는 것일까?]  P.88


왜 우리는 항상 행복했던 과거와 작별해야 하는 걸까? 그 시절이 영원할 수는 없는 걸까? 하지만 하루하루가 작별의 나날이어도 추억은 내 기억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지금 어찌어찌 살아가는 것도 어쩌면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추억 때문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슬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우리는 하루하루 과거와 작별하더라도 매일매일 추억을 만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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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9-03 12:22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1등~~~^^

새파랑 2021-09-03 12:27   좋아요 6 | URL
ㅋ 영광입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9-03 12:29   좋아요 7 | URL
<놀이의 상실. 놀이의 망각>. 그렇기도 하구요. 한편으론 다른 놀이로 이동한다고 생각돼요. 새파랑님은 알라딘 서재서 만날 놀잖아요^^ 마지막 문장 캬!!! 작별하는 이 순간을 추억하겠습니다. 넘 멋짐^^

새파랑 2021-09-03 12:34   좋아요 7 | URL
저에게 2021년은 북플이라는 새로운 놀이를 만난게 너무 행운인거 같아요 ㅋ 앞으로도 계속 놀기로😆

청아 2021-09-03 12:3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앗! 저도 노래 제목으로 제목 쓰고 싶었는데 늘 연결이 안되서ㅎㅎ 이 제목 잘 어울리고 좋네요~♡
콩부르도 프랑스에 있는 지명이군요. 마르셸의 콩프레 생각납니다. 오늘은 리뷰도 어쩐지 서정적이예요😉

새파랑 2021-09-03 12:38   좋아요 6 | URL
아 저런 노래 제목이 있나보네요? ㅋ 전 김광석의 <서른즈음에> 가사 생각나서 그냥 써봤어요 😅 이 책 어제밤에 읽고 아~ 하면서 그냥 잤어요 ㅋ 한 사람의 인생을 들어다볼 수 있는 작품이었어요 ㅋ

청아 2021-09-03 12:43   좋아요 6 | URL
김광석 가사 얘긴데 반가워서 노래제목이라고 잘못썼네요ㅋㅋ

새파랑 2021-09-03 12:49   좋아요 6 | URL
아 ㅋ 저 검색해보고 왔어요😄 반가웠다니 다행입니다~!!

페넬로페 2021-09-03 12:5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일단 저도 <서른 즈음에> 너무 좋아합니다. 노래방에서 이 곡을 자주 불러 분위기 망치곤 했죠^^
이 소설의 제목이 생소한데 서른 즈음에와 느낌이 비슷할 것 같아요. 나중에 추억을 듬뿍 먹을수 있도록 하루하루 더 열심히 살아야겠어요^^

새파랑 2021-09-03 13:35   좋아요 4 | URL
저는 이 책 북플에서 리뷰보고 중고로 구매했어요. 일단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 서른 즈음에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페넬로페 2021-09-03 14:17   좋아요 3 | URL
앗! 새파랑님,
20대 아니셨나요?

새파랑 2021-09-03 14:23   좋아요 3 | URL
20대는 한참 전에 지나서 이제 기억도 안나는데요? 😅 전 82년생~! 아직 만으로는 30대라고 우기고 싶습니다 😆

mini74 2021-09-03 13:1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점점 더 멀어져간다. 음친데 ㅠㅠ 이 리뷰 읽고 계속 흥얼거리고 있어요 ~ 매일이 작별의 나날 ㅠㅠ 이라니 괜시리 쓸쓸해지네요. ㅎㅎ 이럴땐 달달한 커피를 한 전 마셔줘야 합니다. ~~

새파랑 2021-09-03 13:35   좋아요 5 | URL
미니님 알라디너 티비 보면 음치 아니실거 같은데 ㅋ 쓸쓸할때는 달달한 커피가 최고죠 👍

mini74 2021-09-03 14:04   좋아요 5 | URL
어느 책이더라. 그리움엔 시차가 필요하대요 ㅎㅎ 저 사실 음치에 박치입니다. 모두에게 큰 즐거움을 주지요 ㅎㅎ

새파랑 2021-09-03 14:24   좋아요 3 | URL
역시 언제 어디서나 즐거움을 주시는 미니님이시군요~!!!

막시무스 2021-09-03 14:0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리뷰가 시처럼 읽히네요!ㅎ 행복한 과거와의 작별은!ㅠ

새파랑 2021-09-03 14:25   좋아요 3 | URL
책에 있는 문장이 시같아서 리뷰도 시처럼 읽히나 봐요 😅 이런 잔잔한 이야기는 리뷰 쓰기가 어렵더라구요~!!

그레이스 2021-09-03 14:0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김화영 옮김에 시선이 가는 책
가끔은 번역자들때문에 보게 돼요
어떠셨는지?

새파랑 2021-09-03 14:26   좋아요 4 | URL
김화영님으로 검색해보니 까뮈의 전문가시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다다를 수 없는 나라>도 번역하셨던데, 전 번역이 잘된건지 잘 읽히고 좋았어요~!!

독서괭 2021-09-03 14:55   좋아요 4 | URL
김화영님의 <행복의 충격>과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 좋아하는 책이라 소장 중입니다!!
이책 제목이 프레드릭 배크만의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과 비슷하네요. 이별의날은 쏘쏘였는데 작별의나날은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새파랑 2021-09-03 15:17   좋아요 4 | URL
직접 글도 쓰셨군요. 소장하는 좋은 책이라니 저도 읽어봐야 겠습니다. 제가 배크만의 책을 안읽어봐서 비교는 못하겠으나, 이 책은 드라마틱하지는 않고 잔잔해요 ^^

scott 2021-09-03 15: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lucky 7등!ฅ🐾

새파랑 2021-09-03 16:39   좋아요 4 | URL
1등 아니면 5등 아니면 7등~!!

scott 2021-09-03 21:34   좋아요 3 | URL
[ 우리는 하루하루 과거와 작별하더라도 매일매일 추억을 만날 수 있으니까.]
마지막 문장 밑줄 쫘악!!

새파랑님 ! 혹쉬 작사 해보실 생각 없으세요?

이번 포스팅은 곡만 쓰면 완성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을 갬성이 뭍어 나는 포스팅!!

이번 주 북플 편지에 뽑힌다에 한표!🖐

새파랑 2021-09-03 21:47   좋아요 3 | URL
제가 감성적(?) 이기는 하지만 작사는 🙄 제 글은 여기저기서 본(?) 것들의 혼합이어서 표절의 위험이 😅
스콧님 칭찬해주셔서 완전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1-09-03 22: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매일 매일 이전의 것들과 멀어지는 것 같아요. 그 때가 좋았던 것들을 생각하면 아쉽고, 다시 생각하면 힘들었던 시간도 있으니까요. 기억하고 살아온 만큼의 시간을 생각하면 앞으로의 시간도 그만큼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싶어요. 잘 읽었습니다. 새파랑님, 즐거운 주말과 기분 좋은 금요일 되세요.^^

새파랑 2021-09-04 06:47   좋아요 1 | URL
앞으로의 시간도 정말 중요한거 같아요~!! 서니데이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1-09-04 17: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하루하루와 작별하는 게 아쉽습니다. 붙잡아 둘 수도 없고...
지나간 시간은 잠깐 돌아가고 싶을 만큼 매혹적인 게 되어요. 그땐 몰랐는데 말이죠.
저의 젊은 날처럼 지금 이 시간도 소중한 거겠지요?

새파랑 2021-09-04 19:44   좋아요 0 | URL
지금에 최선을 다하고 즐긴다면 작별이 조금 덜 아쉬울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이 가장 소중한거 같아요 😆

희선 2021-09-05 0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지는 않았지만 제목은 알았어요 책이 달라서 왜 그럴까 하니 제가 본 건 다른 출판사에서 다시 나온 거였더군요 출판사가 바뀌면 옮긴 사람이 바뀌기도 하는데, 이 책은 그대로예요 어린 시절 좋은 기억이 있는 사람은 그때가 가는 걸 아쉬워할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그냥 가는구나 한 듯합니다 어쩌면 사람은 지난 시간을 좋게 여길지도...


희선

새파랑 2021-09-06 07:44   좋아요 1 | URL
저는 중고로 샀는데 구버젼을 샀어요 ㅎㅎ 그런데 책 번역은 그대로인가 보내요. 그때는 정말 힘들어도 지나고보면 좋게 추억되는게 많더라구요. 시간보정의 힘도 큰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