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호프는 역시 대단하다 <6호 병동> 역시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만큼 좋다.




<6호 병동>

그는 매일, 자신의 자유와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킬 수 있는 수천 가지 다양한 원인들을 생각해 냈다. 그 대신 외부 세계에 대한 관심이 현저하게 사라졌고, 기억력도 크게 나빠지기 시작했다.

1년 후, 도시에서 이반 드미뜨리치의 존재는 완전히 잊혔다. 집주인이 헛간 안 썰매 마차 속에 쌓아 놓은 그의 책들은 아이들이 가져가 버렸다. - P25

<6호 병동>

육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더러움은 어느 한 곳에서 몰아낸다 하더라도 다른 곳으로 옮아갈 뿐이다. 차라리 저절로 사라지기를 기다려야 한다. - P33

<6호 병동>

사실, 죽음이 누구에게나 정상적이고 당연한 결말이라면 무엇 때문에 사람들이 죽는 것을 막으려 한단 말인가? - P35

<6호 병동>

감옥과 정신병원이 있는 한, 누군가 거기에 갇혀 있어야 합니다. 당신이 아니라면 나라도, 내가 아니면 다른 누구라도. 기다려 봅시다. 먼 미래에 감옥과 정신병원이 존재하지 않게 되면, 창문의 쇠창살과 환자복도 사라지겠죠. 물론, 그날은 빠르든 늦든 올 겁니다.

(당신이 아라면 나일 수도 있다.) - P57

<6호 병동>

당신은 믿지 않지만, 나는 믿소.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인지 볼테르의 작품인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작품속의 누군가가, 신이 없다면 사람이 신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지. 만일 불멸이 없다면 사람의 위대한 지성이 언젠가 불멸을 발명해 낼 거라고 나는 굳게 믿고 있소 - P58

<6호 병동>

평범한 사람들은 좋거나 나쁘거나 한 원인을 자기 밖에서 구합니다. 마차가 어떻고 서재가 어떻고 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사유할 줄 아는 사람은 모든 원인을 자기 내부에서 구한답니다. - P66

<6호 병동>

고통에 대해 나는 비명과 눈물로 대답합니다. 비열함에 대해서는 분노로, 혐오스러운 것에 대해서는 구역질로 대답합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것이 바로 삶이라 불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삶이다.) - P67

<6호 병동>

그 사람들을 믿지 마십시요. 다 속임수입니다. 나의 병은 20년 만에 우리 도시 전체에서 유일하게 지적인 사람을 발견했는데, 그 사람이 정신병자라는데 있을 뿐입니다.  내가 병든게 아닙니다, 나는 어떤 일에도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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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9-17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오늘부터 추석연휴 시작입니다.
즐거운 명절과 좋은 주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1-09-17 21:18   좋아요 1 | URL
오늘은 명절 전날이어서 그런지 차가 더 많이 막히네요 ㅜㅜ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

scott 2021-09-18 0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추석 연휴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 ∧_∧
 ⊂⌒( ・ω・)
  \_ っ🌖c

새파랑 2021-09-18 09:18   좋아요 1 | URL
아직 보름달이 아니네요. 이 엄청난 스콧님 센스~!! 스콧님 즐거운 한가위 보내시고 맛있는거 많이 드세요 😊 독서는 조금만~!

희선 2021-09-18 0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건 아침에 올린 거니, 지금쯤은 책 다 끝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드는군요 새파랑 님 주말 명절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1-09-18 09:19   좋아요 0 | URL
읽은건 그제 다 읽었는데 글은 이제야 쓰네요 😅 희선님 즐거울 연휴 보내시고 송편도 많이 드세요~!!
 

열린책들 35주년 세트 체호프 6호 병동 읽기~!!






<6호 병동>

그와 함께 무슨 이야기를 시작하더라도 늘 한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이 도시에서 사는 것은 답답하고 따분하며, 이 사회에는 고결한 관심이 없고, 흐리멍덩하고 무의미한 생활이 지속될 뿐이며, 폭력과 난잡한 방탕과 위선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 P16

<6호 병동>

어쩌다 뜻하지 않게 범죄에 휘말리지 말라는 법은 없으며, 무고한 중상이나 재판의 오류가 있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오죽하면 옛날부터, 비렁뱅이와 감옥살이는 장담하지 말라는 말이 전해 오겠는가. - P20

<6호 병동>

온갖 폭력이 사회의 합리적이고 정당한 필연으로 받아들여지고, 무죄 판결과 같이 지비로운 모든 행동에 불만과 복수의 감정이 폭발하는 속에서 정의를 생각하는 것은 우습지 않은가?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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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17 0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새파랑님
러쉬아로 귀환!
책 표지가 환자복 같습니다 ㅜ.ㅜ

han22598 2021-09-17 06:16   좋아요 2 | URL
저는 창살 처럼 보입니다. ㅠㅠ 혹시 정신병동에 관한 내용인가요?

scott 2021-09-17 07:55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 ^^

새파랑 2021-09-17 07:59   좋아요 1 | URL
한님 예리하시네요~!! 그림을 보시고 창살과 정신병동을 연관하시다니 대단👍👍

어제 밑줄 긋다가 헨폰이 꺼져서 밑줄을 다 못긋고 잤어요 😅
6호병동 완전 좋네요. 역시 체호프라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언제나 읽을때마다 좋은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까지~!!
 
코.외투.광인일기.감찰관 펭귄클래식 64
니콜라이 고골 지음, 이기주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는 모두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의 창시자인 ˝니콜라이 고골˝, 사실 러시아 문학을 좋아한다면 고골의 작품을 먼저 읽었어야 했는데, 나는 이제서야 ˝고골˝의 작품을 읽었고 좀 늦은감이 든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이렇게 읽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명작 중의 명작이었다. 별 10개짜리 작품. ‘고골‘의 풍자와 스토리텔링은 현시대에 읽어도 세련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에 내가 읽은 그의 단편집은 펭귄클래식에서 출판된 <코>, <외투>, <광인일기>, <감찰관> 네편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 네편 모두 당시 관료주의 사회의 타락과 부패를 풍자고 있는데, 이는 현재 시대에 적용해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야기들이었다.

이야기의 간단 줄거리와 감상평을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코>

어느날 일어나보니 당신의 코가 없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8등관 ˝코발료프˝는 어느날 일어나보니 코가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잃어버린 코를 찾기 위해 거리로 나간 그는 길에서 우연히 자신이 잃어버린 코가 돌아다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그 코는 5등 문관의 장식을 하고 있었고, 그는 자신보다 높은 코의 계급 때문에 코에게 제대로 말도 못하고 코를 놓치게 된다. 코메디가 이니다. 코다 코.

[코는 커다란 깃을 높게 세운, 금실로 재봉된 제복과 영양 가죽으로 만든 바지를 입고, 허리에는 장검을 차고 있었다. 모자의 깃털 장식으로 보아 그가 5등 문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그는 누군가를 방문할 모양이었다. 그는 좌우를 둘러보고는 마부에게 ˝마차를 이리 대˝라고 소리 치더니, 그걸 타고 떠나버렸다.]  P.45


이후 시간이 흐르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코발료프˝의 코가 제자리에 있게 되고, 그는 다시 정상인(?)으로 돌아간다.

<코>에서 고골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이었을까? 비정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비정상적인 사회에 대한 비판을 하는게 목적이었을까? 그리고 왜 하필 읽어버린건 ‘코‘였을까? 귀도 있고 눈도 있고 입도 있는데 말이다. 계급이 높을수록 콧대가 높아진다는 것을 풍자하기 위해 ‘코‘를 소재로 했을까? ‘코‘가 없어지고 나서 비굴해지는 ˝코발료프˝를 보면 왠지 코=계급 을 의미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코발로프˝의 이름에 ‘코‘라는 글자도 들어간다. (이건 농담입니다...)

[그러나 하나, 둘, 이것저것 고려하여 생각해 본다면, 심지어..., 하기야,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곳이 또 어디 있겠는가? 어쨋든 간에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이야기에도 무언가 있는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세상에 이와 비슷한 사건은 일어난다. 드물지만 일어나는 법이다.]  P.71



읽으면서 정말 웃겼지만  왠지 서늘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다. ‘코‘마져도 계급으로 의인화하여 계급사회를 풍자한 멋진 단편이었다.



2. <외투>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작품은 단연 <외투>였다.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단지 자신의 일에만 매달리는 영원한 9등 문관일것만 같은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가난하고 비루한 삶임에도 불구하고 큰 욕심없이 근검절약 하며 살아간다. 그는 추운 겨울에도 오래된 외투를 고치고 고쳐서 입고 다녔는데, 이제 더이상 외투를 고칠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결국 그는 그가 모아놓은 돈을 탈탈 털어서 비싼 새 외투를 장만하게 된다.

그런데 외투하나 바꿨을 뿐인데, 그의 인생이 180도 달라진다. 그가 새 외투를 입고 나타나자 그동안 그를 무시했던 사람들의 태도는 긍정적으로 바뀌게 되고, 파티에게 까지 초대되는 등 그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행복을 느끼게 된다.

[페트로비치가 마침내 외투를 가져온 그날이 딱히...몇월, 며칠이었는지 모르겠으나, 분명한 것은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의 일생 중에 가장 찬란한 날이었다.]  p.92


하지만 그에게 행복은 어울리지 않았던 걸까? 파티에서 집으로 복귀하는 길에 그는 불량배들을 만나게 되고 그의 소중한 외투를 뺏기게 된다. 다음날 그는 경찰서를 찾아가지만 오히려 뺏긴 당사지가 문제라는 말을 듣게 되고, 회사 동료들은 외투를 잃어버린 그를 측은해하면서도 놀린다. ˝아카키˝는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인사‘를 찾아간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그는 무시를 당하게 되고, 결국 외투를 찾지 못해 화병이 나서 죽게 된다.

[비록 그의 생애 마지막일지언정, 외투는 빛나는 손님이 등장하여 짧은 순간 가련한 인생에 활기를 불어넣었지만, 황제나 세계의 정복자들에게 찾아온 그 불행이 그에게도 닥쳐온 것이다.]  p.108


하지만 그는 죽어도 죽을 수 없었다. 외투 때문에 죽은 그의 영혼은 외투를 찾기 위해 이승을 돌아다니게 되고, 결국 자신을 무시하고 책망했던 ‘중요한 인사‘의 외투를 뺏고난 후에야 그는 완전한 죽음을 맞게 된다.



외투 하나 잃어버렸다고 화병이 나서 죽는다는게 이해가 안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카키˝에게는 그 외투가 자신이 쏟아부은 마지막 희망이었고, 전부였으며, 처음 행복을 느끼게 한 것이었기에 그 소중한 것의 상실은 그만큼 그에게 뼈아픈 것이었다. 누구 하나 위로해주거나 괜찮다고하거나 도와주었더라면 그는 살지 않았을까? 외투는 그에게 물질적인 것 이상의 정신적인 것이었다.



3. <광인일기>

<광인일기>는 주인공인 ‘나‘가  쓴 일기 형식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자의식이 강한 나는 러시아의 계급 사회에서 하급관리로 살아가면서 자신이 모시는 국장의 딸을 짝사랑하고 있다. 어느날 그는 개들(Dogs)이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는 기이한 능력을 가지게 되고, 개들(Dogs)이 주고 받는 편지도 읽게 된다. 이건 도대체 무슨 개(Dog) 같은 상황인 걸까?

[˝나는, 왈!왈! 나는 왈!왈!왈! 몹시 아팠어.˝ 어, 이건 개잖아! 나는 사람처럼 개가 말하는 것을 듣고 정말로 놀랐다는 것을 고백한다. 하지만 요모조모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렇게 놀랄 일도 아니다. 실제로 세상에는 유사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p.120


그는 개들(Dogs)이 주고받는 편지를 훔쳐 읽게 되고, 편지 내용을 통해 자신이 짝사랑하는 국장의 딸이 한 시종무관을 좋아한다는 걸 알아내고 분노하게 되며, 때마침 스페인 왕이 폐위되었다는 신문기사를 보게 된다. 결국 9급 관리라는 자신의 신분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었었던 그는 미쳐버리게 되고, 자신은 하급관리가 아니라 스페인 왕족 ˝페르난도 8세˝라고 믿게 된다.

[오늘은 경축해야 할 날이다! 스페에는 왕이 있다. 그게 발견되었다. 그 왕은 바로 나다. 바로 오늘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사실이 번개처럼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내가 어떻게 스스로를 9등 문관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p.138


이렇게 미친 그는 점점 스페인 왕이라는 생각이 강해져 이를 행동으로 옮기고 결국 심문관에게 끌려가게 되어 모진 고문을 당하고 최후를 맞게 된다.



그는 왜 미쳤을까? 가난한 삶과 계급사회에서 오는 박탈감 때문에,직장에서도 사랑에서도 아무것도 얻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미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당시 러시아 관료 및 계급사회에 대한 풍자가 담겨있는 작품으로, 주인공은 미쳤지만 어쩌면 당시 러시아 사회가 미친게 아닌가란 생각을 해보았다. 



4. <감찰관>

이 작품은 희곡이다. 이 책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데, 완전 재미있게 읽었다.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한 지역이 있었는데, 무엇때문인지는 모르나 페테르부르크에서 감찰관이 온다는 소문이 돌게 된다. 평소 수많은 비리와 부정을 저지른 군수와 상류층은 감찰관의 방문을 극도로 두려워 한다. 그런데 이 지역에 정체를 알 수 없지만 페테르부르크에서 온 젊은이 ˝홀레스타코프˝가 여관에 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고, 군수를 포함한 상류층은 그를 잠행한 감찰관으로 오인한다.

˝홀레스타코프˝는 그냥 망나니 였을 뿐이다. 하지만 지역유지들은 그를 감찰관이라 믿게 되고 그에게 잘보이기 위해 온갖 로비를 하게 된다. ˝홀레스타코프˝는 과연 정체를 들키게 될까? 이후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희곡의 재미를 100%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희곡 작품은 당시 러시아 상류계층의 부정부패와 무책임함에 대해 풍자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모두 어리석고 폭소를 자아낸다. 죄가 있어서 뒤가 구린 사람이 얼마나 비이성적이 되고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지 잘 보여준다.




왜 ˝고골˝의 작품이 그렇게 훌륭하다고 평가받는지를 잘 알게 해주는 책이었다. 이 책에 실린 네 작품 모두 완성도가 높았고, 특히 가독성 측면에서도 대단히 잘 읽히는 작품들이었다. 러시아 특유의 풍자와 유머, 그속에 숨겨진 사회에 대한 비판이 너무나 잘 표현되어 있는 이책은, 러시아 문학을 좋아한다면 꼭 읽어봐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러시아 문학은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게 돠었다. 그렇다. 도선생님이 말한건은 언제나 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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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0-09 08:08   좋아요 1 | URL
장바구니에 담으셨다니 보람이 있네요 ^^ 감사합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1-10-09 01: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고골도 빨리 입문하고 싶은데 마음만 바쁘네요.
러시아라는 나라는 작가들의 천국같아요**

새파랑 2021-10-09 08:09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언제나 저에게 행운을 주는건 러시아 작가의 작품인거 같아요 😆

희선 2021-10-09 0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 축하합니다 주말보다 연휴군요 쉬는 날 동안 즐겁게 걷고 책도 만나세요


희선

새파랑 2021-10-09 08:10   좋아요 1 | URL
희선님 감사합니다~!! 연휴에도 멋진 시 부탁 드려요 ^^ 즐거운 휴일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thkang1001 2021-10-09 06: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 이 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을 많이 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1-10-09 08:1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연휴 보내세요 😄

하나의책장 2021-10-19 2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새파랑님도 이달의 당선작에서 빠지면 안 될 분이죠^^
늦었지만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새파랑 2021-10-20 07:31   좋아요 0 | URL
앗 ㅋ 감사합니다~!! 역시라는 말을 듣기에는 조금 부끄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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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골의 단편집 읽기 끝. 이 책을 읽다보면 도선생님 생각이 많이 났다. 도선생님의 초기작은 확실히 고골의 영향을 많이 받은 느낌이 든다.

그것과는 별개로 작품들이 다 한결같이 좋았다. 이런 기발한 풍자라니...최고의 작품인것 같다


<광인일기>

"나는, 왈!왈! 나는 왈!왈!왈! 몹시 아팠어." 어, 이건 개잖아! 나는 사람처럼 개가 말하는 것을 듣고 정말로 놀랐다는 것을 고백한다. 하지만 요모조모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렇게 놀랄 일도 아니다. 실제로 세상에는 유사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개의 말을 듣는 것이 많이 일어났다니 ㅋㅋㅋ) - P120

말도 안 된다. 모두 거짓말이다! 결혼이라니! 시종무관이 뭐 대단하다고. 그저 관직의 하나일 따름이지 그 이상은 아무것도 아니다.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눈에 보이는 물건 같은게 아니란 말이다. 시종무관 이마 한가운데에 눈이 하나 더 달려 있는 것도 아니다.나나 세상 모든 사람이나 마찬가지로 코가 금으로 된 것도 아니고, 그걸로 냄세나 맡을 뿐이지 먹고 재채기하고 기침을 해댈 수도 없다. - P156

오늘은 경축해야 할 날이다! 스페에는 왕이 있다. 그게 발견되었다. 그 왕은 바로 나다. 바로 오늘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사실이 번개처럼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내가 어떻게 스스로를 9등 문관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점점 미쳐가는 광인 ㅋㅋㅋ) - P138

<감찰관>

면상이 비뚤다고 거울을 책망할 수 없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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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9-16 1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모두는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라고 한 도선생의 말이 떠오르네요.
감찰관만 빼고 다 읽은 건데 감찰관도 제가 오디오로 들은 것 같아요.
오랜만에 제가 읽은 작품을 만나는군요.
뿌듯한 독서를 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

새파랑 2021-09-16 11:54   좋아요 1 | URL
<외투>는 정말 명작인것 같아요
감찰관은 희곡인데 재미있더라구요. 완전 웃겼어요 ㅋ 리뷰써야 하는데 고민이네요 ^^

모나리자 2021-09-16 13: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외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러시아 작가들은 고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죠.^^

새파랑 2021-09-16 14:15   좋아요 1 | URL
여기있는 네 작품 모두 좋더라구요 ^^ 정말 영향을 줄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
 

말로만 듣고, 리뷰만 봤던 고골의 단편집 읽는 중. 완전 재미있다. 역시 나는 러시아 작품이 좋다.






<코>

그는 손가락을 집어넣어 그 물체를 끄집어냈다. 코잖아! 이반 야코블레비치의 팔이 축 늘어졌다. 그는 눈을 비비고 다시 만져보았다. 코야, 정말 코야! 게다가 누군가 아는 사람의 코 같았다. 이반 야코블레비치의 얼굴에 공포가 어렸다. 하지만 이 공포도 그의 아내의 격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 코 ㅋㅋ) - P38

코발료프는 기지개를 켜고 책상에 세워놓을 수 있는 작은 거울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어제 저녁에 콧잔등에 솟아난 뾰루지가 어떻게 됐는지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있어야 할 코는 온데간데 없고 얼굴은 그저 편평하기만 한 게 아닌가! 놀란 코발료프는 물을 가져오게 해서 수건으로 눈을 닦아보았지만, 코는 정말 보이지 않았다. 자신이 자고 있는게 아닌지 손으로 더듬더듬 만져보았는데 꿈은 아닌 것 같았다. 8등관 코발료프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몸을 흔들어보았지만 코는 없었다. 그는 바로 옷을 가져오게 하여 입고는 경찰부장에게 직행했다. - P42

코는 커다란 깃을 높게 세운, 금실로 재봉된 제복과 영양 가죽으로 만든 바지를 입고, 허리에는 장검을 차고 있었다. 모자의 깃털 장식으로 보아 그가 5등 문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그는 누군가를 방문할 모양이었다. 그는 좌우를 둘러보고는 마부에게 "마차를 이리 대"라고 소리 치더니, 그걸 타고 떠나버렸다.

(코에게도 계급이 매겨지는 이 아이러니란...) - P45

"당신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제가 보기에 모든 문제는 명백히 보입니다만....정 당신이 그러시다면......, 그러니까 당신은 제 코란 말입니다!" - P46

"세상에서 돈보다 더 훌륭한 건 없어. 먹을 것을 달라고 하지도 않고 공간도 조금밖에 차지하지 않으며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도 있고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잖아."

(물질 만능주의에 계급사회에 대한 풍자...) - P56

"맙소사! 어떻게 이럴 수가! 왜 이런 불행을 겪어야 하는 거지? 팔이나 다리가 없다 해도 코가 없는 것보다 나을 거고, 귀가 없어도 보기는 흉하겠지만 그럭저럭 참을 만할 거야. 그런데 사람이 코가 없어서야 말이 되냐고. 새가 새가 아니고, 사람이 사람이 아닌 거지. 차라리 창문에서 뛰어내리는 게 낫지! 전쟁통에 잘렸거나 결투로 떨어져 나갔다면 할 말이라도 있을 텐데, 이건 뭐 땡전 한 푼 받은 것도 아니고, 아무 이유 없이 코가 없어졌으니...이럴 순 없는 거야, 이럴 수는"

(아 왜이리 웃기지...) - P57

그러나 세상에 오래가는 것은 없어서, 기쁨조차도 그 순간이 지나면 시들해지고,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더 별 볼일 없어져서 평소와 전혀 다를 바 없게 된다. 마치 돌이 물에 떨어져 생긴 파문이 결국 잔잔해지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코발료프는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고, 곧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코를 찾았지만 이걸 제자리에 붙여 놓아야 했다. - P61

그러나 하나, 둘, 이것저것 고려하여 생각해 본다면, 심지어..., 하기야,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곳이 또 어디 있겠는가? 어쨋든 간에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이야기에도 무언가 있는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세상에 이와 비슷한 사건은 일어난다. 드물지만 일어나는 법이다.

(하도 이상한 사건이 많아서 코가 없어진 이야기가 그렇게 놀랍지도 않다.) - P71

<외투>

여기서 아카키 아카키예비치가 대체로 전치사와 부사, 그리고 의미라곤 전혀 없는 조사 따위를 동원하여 사정 설명을 했다는 점을 알아둬야겠다. 설명하기 매우 곤란한 문제일 경우 그는 심지어 말을 끊지 못하는 버릇을 지닌 터라, 툭하면 "그러니까, 실은, 정말이지..."라는 말로 시작해 그 후로는 도통 무슨 애긴지 알아들을 수 없이 오리무중이었으며, 이미 모든 것을 말했다고 생각하여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조차 잊고 마는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 - P85

페트로비치가 마침내 외투를 가져온 그날이 딱히...몇월, 며칠이었는지 모르겠으나, 분명한 것은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의 일생 중에 가장 찬란한 날이었다.

(새 외투를 받은 그날은 가장 찬란한 날이었다...) - P92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에게 새 외투가 생겼으며, 이제 ‘덮개‘는 없다는 사실이 어떻게 갑자기 청사 내에 알려졌는지는 알 길이 없다. 바로 그때 모두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의 새 외투를 보기 위해 경비실로 달려갔다. 그러고는 축하와 환영의 인사를 전하기 시작했다. - P94

아무런 방안도 없던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중요한 인사에게 가보기로 결심했다. 이 중요한 인사의 직위가 무엇인지 아직 알려진 바는 없다. 알아둘 필요가 있는 것은 이 중요한 인사가 중요한 인사가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이며, 그전까지는 중요하지 않은 인사였다는 점이다.

(아 이런 재미있고 멋진 문장은 어떻게 쓰는 건가...) - P102

이 중요한 인사는 아카키 아카키예비치가 벌써 쉰 살이 넘은걸 알아채지 못한 듯했다. 그가 만약 ‘젊은이‘라 불릴 수 있다 치더라도 그건 상대적인 경우인지라, 이를테면 이미 일흔 살이나 된 사람이 그런다면 있을 수 있는 일일 것이다.

(돈과 권력으로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시대) - P105

비록 그의 생애 마지막일지언정, 외투는 빛나는 손님이 등장하여 짧은 순간 가련한 인생에 활기를 불어넣었지만, 황제나 세계의 정복자들에게 찾아온 그 불행이 그에게도 닥쳐온 것이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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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1-09-14 22: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제 러시아로 다시 돌아가셨군요!˃ᴗ˂

새파랑 2021-09-14 23:16   좋아요 2 | URL
고향에 온 기분이 듭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1-09-14 23: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 저도 이 책 읽는 중!!! 작년에 코 보고 쉬다 어제 외투 봤어요!!!! 똑같은 펭귄판ㅎㅎ외투 너무 슬펐어요…

새파랑 2021-09-14 23:32   좋아요 2 | URL
찌찌뽕이군요~!!
코는 웃기면서 기발하고, 외투는 슬프면서 안쓰럽더라구~ 광인일기 읽는중인데 자야하는데 큰일이예요 😅

수이 2021-09-15 1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골은 천재로구나 하고 느낀 작품입니다 러시아 작품 좋아하시는군요 새파랑님 :)

새파랑 2021-09-15 12:13   좋아요 1 | URL
전 러시아가 왠지 친숙하더라구요 ㅋ 고골 작품 너무 좋아요 😆

scott 2021-09-15 1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골은 현대 문학 장르의 스승이쉽니다
우리 모두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

새파랑 2021-09-15 13:06   좋아요 1 | URL
저도 도선생님이 말한 저 말이 너무 인상적이더라구요. 고골 작품 읽어보니 공감 ~!!

scott 2021-09-15 17:24   좋아요 1 | URL
낼 새벽!
리뷰 올리신다에 한표 !🖐ㅎㅎ

새파랑 2021-09-15 17:35   좋아요 1 | URL
오늘 저녁 약속이 있어서 가능할지 😅 감찰관 열독중입니다 ^^

서니데이 2021-09-15 2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펭귄북스네요. 전집은 서로 다른 표지지만 같은 전집류라는 디자인이 있는 것 같아요.
새파랑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새파랑 2021-09-15 21:44   좋아요 1 | URL
여러버젼이 있던데 전 팽귄으로 ㅋ 이제 집에 왔네요 ㅜㅜ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

페크pek0501 2021-09-16 1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외투>을 읽고 슬펐어요.

새파랑 2021-09-16 11:55   좋아요 0 | URL
저도 좀 웃기면서 찡했어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