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유일한 잘못이라면, 마음이 여려서 모든 사람들을 좋아하고, 후에 자신에게 온갖 고통을 안겨준 사람들에게 애정을 쏟아부었다는 사실이었다.‘


가난은 개인의 잘못일까? 사회의 잘못일까? 왜 그녀는 그렇게 열심히 살았고 친절을 배풀었음에도 결국 사람들에게 버림받아야 했던 걸까? 하층민이었던 그녀에게 행복은 사치였던 걸까?


태어났을때부터 모든게 잘못되어 있었다. ˝제르비즈˝는 아버지에게 시도때도 없이 구타를 당하고, 그녀는 지옥같은 그곳에서 탈출하기 위해 세탁소롤 차려주겠다는 ˝랑티에˝의 사탕발림을 믿고 가출을 했다. 이때 그녀의 나이는 열살이었다.


둘은 파리의 하층민들이 거주하는 ‘구트도르‘로 도주하게 되고, 그녀는 그와 동거하면서 두 아들을 낳는다. 하지만 바람기가 다분한  ˝랑티에˝는 바람이 나서 가족을 내팽게치고 도망을 가고, 화가난 그녀는 ˝랑티에˝와 도망간 여인의 언니인 ˝바르지니˝가 시비를 걸자 빨래터에서 그녀와 주먹다짐까지 한다.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장면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남겨진 그녀에게 다가오는 한 남자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쿠포˝로 함석공이었다. 그는 그녀에게 자신은 절대로 여자를 때리지 않는다, 술을 먹지 않는다, 당신을 영원히 사랑할거다 라는 달콤한 말로 그녀를 유혹하고, 그의 끊임없는 구애에 결국 ˝제르비즈˝는 ˝쿠포˝와 결혼을 한다. 하지만 이때 그녀는 몰랐었다. 그가 알콜중독자가 되리라는 것을, 그의 말과는 정반대로 변할거라는 것을.


결혼 후 그들은 잠시나마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부부는 부지런하게 일을 했고, 둘 사이에 딸 ˝나나˝가 태어났으며, 세탁일을 하면서 생활력이 강하고 친철한 ˝제르비즈˝는 자신을 비난했던 이웃들로부터 호의를 받는다.


그리고 그의 이웃에 사는 ˝구제˝라는 남성은 이런 ˝제르비즈˝에게 반하게 되어 남모를 연정을 품게 되어 그녀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그녀 역시 그의 이런 마음을 눈치채고 그에게서 많은 위안을 얻는다. 결국 ˝구제˝는 그녀의 꿈이었던 ˝세탁소˝를 차리는데 필요한 돈 500프랑을 빌려주게 되고, 그녀는 ˝세탁소˝를 차리고 사장님이 되어 인생의 정점에 오르게 된다.

[제르베즈는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에게서 마치 성처녀처럼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에 무한한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어떤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그녀는 즉시 구제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에게 커다란 위안을 안겨주었다.]  1권 P246



그러나 너무 행복했던 그녀의 정점은 너무 짧았다. 이제 그녀는 인생의 내리막길로 접어든다. 그런데 내려가는 속도가 생각보다 너무 빠른게 문제였다. ˝세탁소˝ 사장이 된 그녀는 돈을 모으기 보다는 많은 돈을 소비하였고, 작업장에서 추락사고로 인해 부상을 당한 남편은 점점 술에 빠지게 되었으며, 게다가 그녀의 첫 동거인인 ˝랑티에˝ 까지 나타나더니 그녀의 남편과 친구가 되어 그들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바람기 많은 ˝랑티애˝는 ˝제르비즈˝의 정부가 되어 그녀의 살림살이를 야금야금 빼앗아 갔다는 것이었다. 한 집에서 두 남자와 동침하게 되는 황당한 상황은 프랑스식 문화로 봐야 하는건가? 아니면 남편인 ˝쿠포˝의 무심함으로 봐야 하는건가?


점점 망가져가는 그녀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구제˝는 그녀에게 함께 도망을 가자고 제안을 하지만 그녀는 이를 거부하고 그의 마음만을 간직한채 다시 혼돈의 삶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곳에  희망은 없었다.

[˝할 말이 있어요. 오래전부터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당신은 지금 행복하지 않아요. 어머님도 그러셨어요, 당신이 사는 게 위태로워 보인다고.˝]  2권 P.41



결국 그녀의 세탁소는 망하게 되어 가게를 그녀의 원수인 ˝바르지니˝에게 넘기게 되고, 그녀 역시 남편과 함께 알콜중독에 빠지게 되어 점점 나락으로 빠지고,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가난에서, 빈민층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결국 딸 ˝나나˝까지 집을 나가게 되고, 더이상 아무 희망도 없이 무력해진 그녀는 아무에게도 의지할 수 없게 된다.

[그랬다, 빈곤한 노동자 들끼리 아래위로 겹겹이 살아가는 초라한 공동주택에서의 삶은 불행하게 끝날 수밖에 없다. 이곳에서는 모두가 콜레라와 같은 가난에 전염되고 마는 것이다.]  2권 P.309



도대체 무엇이 그녀를 불행하게 만든 걸까? 그녀가 문제였을까? 그녀의 주변 남자들이 문제였을까? 아님 하급계층의 어쩔수 없는 빈곤의 순환 때문이었을까?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그녀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했고 그렇게 비참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다. 오히려 죽음만이 그녀에게는 유일한 안식처였다.

[˝제발 날 좀 데려가주세요. 더는 못 하겠어요. 이대로 가버리고 싶다고요. 날 원망하면 안 돼요. 그땐 잘 몰라서 그랬어요! 아직 준비가 안 됐을 때는 잘 모르잖아요. 그래요! 영감님 말이 맞아요, 언젠가는 죽는 걸 다행으로 여길 때가 있을 거라는 말요! 그러니까 날 좀 데려가주세요, 데려가달라고요. 그럼 그 은혜 죽어서도 잊지 않을게요!˝]  2권 P.310



책을 읽고 나서 가장 아쉬웠던 건 그녀는 왜 그녀를 한결같이 사랑해주는 ˝구제˝와 함께 도망치지 않았나 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자신을 파멸 시킬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냥 머무르는 것을 선택했다. 아니 머무를 수 밖에 없었다. 그녀가 좀 더 현명했더라면, 좀 더 자신을 먼저 생각했더라면 다른 인생이 펼쳐졌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든다. 그리고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망가져 가는 모습을 바라만봐야 했던 ˝구제˝의 마음은 더욱 안타까웠다.


이 책이 당시 프랑스 하층민의 실상을 여과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자연주의 소설‘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시대적 배경 보다는 이렇게 안타까운 사랑이야기에 더 관심이 갔다. 그녀도 분명 행복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는데, 행복할 수도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이 책이 전해주는 교훈을 정리해 보자면

1. 술은 적당히 마셔야 한다. 알콜중독은 병이다.
2. 한번 배신한 사람은 두번 배신한다.
3. 한번 품은 원한은 잊혀지지 않는다.
4. 좋아하는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5. 거위 고기는 정말 맛있는 고급 음식이다.
6. 물 들어올때 노 저어야 한다.




˝에밀 졸라˝의 ‘루공마카르 총서‘의 일곱번재 작품인 <목로주점>은 19세기 최초의 베스트셀러로 등극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였고,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민중‘과 ‘육체‘를 소재로 삼아 적나라한 민중의 삶을 그려내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루공마카르‘는 ‘루공가‘와 ‘마카르가‘ 가문을 일컫는데, 1870년에서 1893년 사이에 그가 쓴 스무권의 소설을 아우르는 명칭이 ‘루공마카르 총서‘ 라고 한다. 그럼 이 총서를 완독하기 위해서는 총 스무편의 작품을 읽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잠깐 찾아보니 모든 작품이 번역이 된건 아닌 것 같다.


재미와 역사와 교훈을 모두 담고 있는 완벽한 작품인 <목로주점>은 최고였다. ˝에밀졸라˝의 작품도 계속 찾아서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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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21-10-13 23:33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이 최고라고 하시니까 눈여겨 봐 두어야 겠어요. 감사합니다! ^^

새파랑 2021-10-13 23:44   좋아요 7 | URL
일단 책이 재미있고 가독성이 좋아서 손을 놓을 수 없더라고요 ^^ 꼭 읽어보세요~!!

mini74 2021-10-13 23:4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읽으면서 오노레 도미에 그림들이 떠올랐어요. 하층민의 비참함 속에서 따스함을 찾아 그린 세탁부나 삼등열차란 그의 그림 ( 위선을 풍자한 그림은 이 분도 적나라하지만요 ㅎ) 하층민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에밀졸라, 인간을 보는 시선이 다른 듯 하지만 그 밑바닥의 무언가는 닮아있다는 느낌 *^^* 새파랑님 글 정말 재미있게 몰입해서 읽었어요. 다시 읽고싶어집니디 *^^*

새파랑 2021-10-14 00:08   좋아요 5 | URL
오노레 도미 그림 찾아봐야 겠어요~! 이렇게 하층민의 시각에서 하층민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은 처음 읽는 것 같아요. 영주나 왕, 귀족도 안나오는 작품이라니 ㅎㅎ 그래서 현실감있게 느껴졌어요. 마지막 부부에서 ˝쿠포˝가 알콜 중독 마지막 증상으로 춤추는 (?) 장면은 섬뜩했어요 😅

잠자냥 2021-10-14 00:0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졸라 붐에 부응해 이 작품 다시 읽어보고 있습니다. 저는 펭귄클래식(윤진 번역)판으로 읽고 있어요. 참 재미난 작품입니다.

새파랑 2021-10-14 00:15   좋아요 6 | URL
정말 재미난 작품인거 같아요~! 역시 유명한 작품은 이유가 있는것 같아요 ㅎㅎ 전 에밀졸라의 작품은 ‘문학동네‘로 모아봐야 겠습니다~ 근데 루공마카르 총서가 다 출판이 안된거 같아서 아쉽네요 ㅜㅜ

청아 2021-10-14 00:2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도 반하셨군요!!ㅋㅋㅋ 저도 이작품 읽고나서 루공마카르총서가 전부 궁금해지기도하고 모두 번역되지 않은점이 무척 아쉽기도하더라구요😭

새파랑 2021-10-14 00:34   좋아요 6 | URL
너무 재미있어서 다 읽는데 이틀 걸렸어요 ㅋ 진작 읽을걸 후회중입니다~ 다른 루공마카르 총서도 같이 읽어나기시죠 😆

바람돌이 2021-10-14 00:4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패주의 중격에서 벗어나려면 목로주점과 나나를 읽어야겠군요. 역시 대표작으로일컬어지는데는 다 이유가 있겠죠?

새파랑 2021-10-14 07:42   좋아요 5 | URL
패주가 좀 충격이었나 보네요 😅 저도 많이 읽어본건 아니지만 그럴거 같아요~ 저도 나나 읽어보고 싶어요. 표지도 마음에 들던데ㅎㅎ

Falstaff 2021-10-14 09:02   좋아요 6 | URL
나나.... 다시 생각해보시지 않겠습니까?
대신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제르미날, 인간짐승, 돈, 작품은 어떠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새파랑 2021-10-14 09:33   좋아요 5 | URL
아 나나 좀 별로인가요? ㄷㄷ 목로주점에서 뭔가 드라마틱하게 가출을 해서 기대했는데 ㅋ 전부다 읽으면 되겠죠? 😅

페넬로페 2021-10-14 01:0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목로주점 너무 읽고 싶어요~~
읽지 않아도 내용은 대충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하물며 자연주의의 거장인 에밀 졸라가 썼으니 그 얼마나 송곳같은 표현이었을까요.
그러나 이 글의 화룡점정은 새파랑님의 교훈 6가지 입니다.
가슴에 새기렵니다^^

새파랑 2021-10-14 07:43   좋아요 5 | URL
교훈 여섯개는 너무 믿으시면 안됩니다. 제가 그냥 막 쓴거에요. 스포하면 안되는데 줄거리가 재미있어서 많이 써봤어요 😆

희선 2021-10-14 03:1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에밀 졸라 소설 《목로주점》 재미있겠네요 제르비즈를 보면 답답할 것 같지만... 자기를 힘들게 하는 남자를 떠나지 못하다니... 제르비즈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기도 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기에서 구제가 가장 낫네요


희선

새파랑 2021-10-14 07:44   좋아요 6 | URL
답답하기도 하면서 다른 생각을 못하는 그녀가 안타깝기도 하더라구요 ㅜㅜ 그런데 해피앤딩이 아니어서 더 기억에 남는거 같아요~~!

레삭매냐 2021-10-14 08: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졸라도 읽어야 하는데 -

여적 제대로 읽은 책이 1도
없네요.

일단 책은 쟁여 두고 있으니
그것으로 위안 삼고 있습니다.

새파랑 2021-10-14 08:59   좋아요 4 | URL
레삭매냐님 <패주> 읽으신거 아니었나요? ㅎㅎ
일단 쟁여 두면 언젠가는 읽겠죠^^ 저도 조금씩 쟁여놔야 겠습니다~!!

초딩 2021-10-14 09:0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2. 한번 배신한 사람은 두번 배신한다.
3. 한번 품은 원한은 잊혀지지 않는다.
4. 좋아하는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아주 와닿고 또한 인상 적이네요 ^^
좋아하는 마음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또 듭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새파랑 2021-10-14 09:37   좋아요 5 | URL
제가 3개나 초딩님에게 인상을 주었다니 뿌듯 하네요 ㅋ 좋아하는 마음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건 어떻게 보면 항상 좋은건 아니더라구요. 괴로움이 끝나지 않다보니~ 이 책에서도 ˝구제˝는 영원히 고통받는다는 ㅜㅜ

붕붕툐툐 2021-10-14 11:5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 목로주점 역시 최고최고군요! 저 이거 독서모임에 추천도서로 신청했어욤~😄
거위고기 먹어보고 싶네용~ㅎㅎ

새파랑 2021-10-14 12:02   좋아요 6 | URL
독서모임 끝나고 거위고기 드시러 가세요 ^^ 이 책은 툐툐님이 좋아하실거라 확신합니다 😆

막시무스 2021-10-14 12:1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5번 빼고 전부 공감합니다!ㅎ 리뷰만으로 어디가서 다 읽었다고 해도 될 듯 하네요!ㅎ 저는 잠 자고 있는 제르미날은 언제 깨워서 읽게될지 걱정이 앞서네요! 맛점하세요!ㅎ

새파랑 2021-10-14 13:02   좋아요 5 | URL
5번은 저도 먹어보지 않아서 😅 막시무스님 제르미날 영화는 보셨던거 같은데 ㅎ 저도 빨리 책 읽어보고 싶어요~!! 즐거운 오후 시간 보내세요 ^^

그레이스 2021-10-14 19: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에밀 졸라 전작읽기 하시는거죠?
저도 빠른시일내에 ^^

새파랑 2021-10-14 21:18   좋아요 4 | URL
넵 ㅋ 마음은 전작하고 싶은데 될지 모르겠어요 😅

서니데이 2021-10-14 22:3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고전이 된 책들은 그 책이 나온 시대에는 베스트셀러였다는 말이 생각나는 책이네요.
잘읽었습니다. 새파랑님, 좋은 밤 되세요.^^

새파랑 2021-10-14 23:49   좋아요 5 | URL
좋은책은 시대를 뛰어 넘는 것 같아요~!! 오늘은 책을 좀 늦게 읽기 시작했어요 ㅜㅜ 서니데이님 내일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coolcat329 2021-10-15 16: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읽으셨군요! 아휴 저도 읽어야하는데 참 마음만 급하네요.
이 책은 무조건 재밌을거에요~~😝

새파랑 2021-10-15 16:45   좋아요 4 | URL
이책은 무조건 재미있습니다. 초반에 빨래터 싸움은 정말 압권이에요 ^^

coolcat329 2021-10-15 16:58   좋아요 4 | URL
아ㅋ 역시 넘 재밌겠어요 ㅋㅋ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 읽기 끝. 그들의 행동이 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이기에 더 비극적인 것 같다. 그들의 비극은 자신들의 탓일까? 사회의 탓일까?




그녀를 응시하던 구제는 떨리는 입술로 불쑥 말했다. "어제 당신은 날 아프게 했어요. 오! 그래요. 많이 아프게요." 그러자 얼굴이 새하얗게 변한 제르베즈는 두 손을 한데 모았다. 대장장이는 말을 이었다. "그래요, 나도 언젠가는 그렇게 될 줄 알았어요. 하지만 당신은 내게 미리 얘기해줬어야 해요. 내가 허황된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두사람의 관계를 솔직하게." - P39

두 사람은 서로 꼭 잡은 손을 놓지 않은 채, 애정이 가득한 눈으로 멀리 높게 솟은 공장 굴뚝숲 사이로 보이는 희끄무레한 몽마르트르 언덕을 응시했다. 새하얀 석고처럼 보이는 황량한 교외의 음침한 선술집들 주위로 우거진 수풀이 그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차라리 둘이 이루어졌더라면, 둘이 도망쳤더라면 다른 미래가 펼쳐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 P40

"할 말이 있어요. 오래전부터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당신은 지금 행복하지 않아요. 어머님도 그러셨어요, 당신이 사는 게 위태로워 보인다고." - P41

당신은 그동안 내게 여러 차례 힘이 되어주었고요. 우리가 각자 분수를 지키면서 정직하게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충분히 보상받을 거라고 믿어요. - P42

제르베즈는 몸을 떨면서 점차 통제력을 잃어갔다. 랑티에가 그녀를 자기 방으로 밀어 넣는 동안, 작은방에 난 사각의 유리창 뒤로 나나의 얼굴이 보였다. 막 잠에서 깨어난 아이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슈미즈 바람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그리고 잠이 가득한 해말간 얼굴로 토사물 속에서 잠든 아비를 바라보았다. 아이는 얼굴을 유리창에 바짝 붙인 채 꼼짝하지 않고, 속옷 바람인 어미가 맞은편 다른 남자의 방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서 있었다. 아이의 표정은 매우 진지했고, 사악한 기가 가득한 커다란 눈은 관능적인 호기심으로 반짝거렸다.

(전 남편과 현 남편이 같이 산다는게 정상적인 일인가?) - P69

오직 그 누구도 골치 아픈 일을 겪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모두에게 좋은 게 좋은 게 아니겠는가? 남편과 연인이 다 같이 만족하고, 집안이 평소처럼 돌아간다면 그걸로 된 게 아닌가. 모두가 기름이 도는 얼굴로 삶에 만족하며 물 흐르듯 살아가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웃고 떠들 수 있다면 그 이상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점점 현실에 안주해 가는 제르비즈의 모습이 많이 안타깝다.) - P75

사방이 똥물로 가득 차 주위의 집들에까지 독소를 뿜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그랬다, 그랬던 것이다. 지독한 가난 때문에 서로가 한데 뒤엉켜 살아가는 이 파리 한구석에서는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서 지독한 악취가 풍겨 나왔다! 그러한 남녀를 맷돌에 간다면 아마도 생드니 들판에 있는 체리나무들에 비료로 주고도 남을 터였다. - P77

제르베즈는 우물가에 서 있는 꿈을 꾸었다. 쿠포는 그녀를 주먹으로 쳐서 우물 안으로 밀어 떨어뜨린 반면, 랑티에는 그녀가 빨리 뛰어내리도록 허리를 간질였다. 그랬다! 그 꿈은 그녀의 삶과 똑 닮아 있었다. 아! 그녀는 아주 된통 걸린 셈이었다. 앞으로 쪽박을 차게 된다고 해도 놀랄 게 없었다. 그러니까 동네 사람들이 그녀를 두고 손가락질 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었다. 제르베즈의 불행은 그녀 탓이 아니었다.

(불행하면서도 웃긴건 왜일까? 남자들의 성격이 딱 맞았다.) - P95

그렇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일단 죽
으면 짐스럽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심지어 더 많이 사랑할수록 더 빨리 치워버리고 싶어지는 법이다.

(결국 문제는 가난이었다. 가난.) - P119

"우린 아직 좋은 친구죠, 그렇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그럼요, 물론이죠, 우린 언제나 좋은 친구죠... 다만, 분명히 말하지만, 이젠 모든 게 끝났습니다."

(이때라도 다시 해봤더라면...참 아쉽다...마음은 그렇게 쉽게 바뀌는게 아닌데) - P128

제르베즈를 무엇보다 우울하게 만든 것은, 자신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바로 그 시각에 온 동네가 아름다워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진창 속에 빠져 있을 때는 머리 위를 환하게 비추는 햇살이 달갑지 않은 법이다.

(불행한 사람만 점점 더 불행해지는 사회) - P240

그랬다, 빈곤한 노동자 들끼리 아래위로 겹겹이 살아가는 초라한 공동주택에서의 삶은 불행하게 끝날 수밖에 없다. 이곳에서는 모두가 콜레라와 같은 가난에 전염되고 마는 것이다. - P309

"제발 날 좀 데려가주세요. 더는 못 하겠어요. 이대로 가버리고 싶다고요. 날 원망하면 안 돼요. 그땐 잘 몰라서 그랬어요! 아직 준비가 안 됐을 때는 잘 모르잖아요. 그래요! 영감님 말이 맞아요, 언젠가는 죽는 걸 다행으로 여길 때가 있을 거라는 말요! 그러니까 날 좀 데려가주세요, 데려가달라고요. 그럼 그 은혜 죽어서도 잊지 않을게요!" - P310

"누구나 언젠가는 그곳으로 가게 마련이야. 서두를 필요가 없단 말이지. 그곳엔 언제든지 갈 수 있으니까. 그러니 좀 늦게 간다고 조급해할 필욘 없다고. 나야 모두를 기쁘게 해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지. 나를 원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지만, 어디보자, 그러니까 이 고객은… 오, 처음엔 싫다고 진저리를 치다가 나중엔 빨리 데려가달라고 사정했던 바로 그 아낙이구먼, 그래서 내가 좀 더 기다리라고 했지... 어쨌거나 결국 이렇게 됐군, 자기가 바라던 대로 됐어! 그러니까 기분 좋게 가자고!" - P339

"이보게 내 말 들리지..… 날세, 비비라게테, 여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선사하는 남자…… 잘 가게, 거기선 여기서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 거야. 이제 편히 잠들라고, 어여쁜 부인!"

(그곳에서는 좀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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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차 구매한 책 페이퍼를 쓴지 얼마나 됐다고 또 10월 1차 구매한 책이 생겼다. 이렇게 책을 사다 보니 안 읽은 책은 쌓여만 가고...그래서 해결방법은 그만큼 책을 많이 읽는 수 밖에 없다. 북플에서  재미있다고 말하는 책은 왜 사고싶은 걸까?

이번에는 총 15권을 구매했다. 이중 새책은 7권, 중고책은 8권이다. 뭔가 알뜰한 책 구매를 한 기분이 든다.

구매한 책을 간단히 소개해 본다면,

1.2. 적과 흑 : 스탕달
스콧님이 추천해주신 책. 유명한 책인데 아직 읽어보지 않았었다. <벨아미> 느낌이라고 하던데 기대가 된다.

3.4. 로드짐 : 조셉 콘래드
조셉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이 자꾸 생각나서 구매했다. <비밀요원>을 먼저 읽은 후에 읽어야 겠다.

5.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  테네시 윌리암스
양철지붕 고양이, 유리동물원 보다 재미있다고 해서 구매했다. 희곡을 요즘 안읽어서 이젠 읽어야 겠다.

6. 템페스트 :  윌리엄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는 4대 비극만 읽어보고 다른건 안읽어봤는데, 유부만두님 추천으로 주문했다. 그런데 두권이 왔다. 잘못주문 했다. 이런. 어쩔수 없이 한권은 반품 신청해야 겠다.

7. 미국의 목가1 :  필립 로스
이제부터는 필립 로스 전작 완독이 목표다. 필립 로스의 핵심이라는 책. 표지부터 강렬함이 느껴진다.

8. 곰스크로 가는 기차 :  프리츠 오르트만
어떤 분의 페이퍼를 읽고 구매를 했는데 기억이 안난다. 왠지 인상깊은 리뷰였던 것 같은데. 기차, 여행을 다루는 책은 대부분 재미있더라.

9. 마리안의 변덕 : 알프레드 드 뮈세
폴스타프님의 재미있는 리뷰와 착한(?) 가격에 의해 구매했다. 희곡읽기는 계속 하고 싶다.

10. 순응주의자 : 알베르토 모라비아
최근 북플에서 많이 읽고 있는 책이어서 구매. 게다가 <경멸>의 모라비아니까 완전 기대가 된다.

11. 은밀한 결정 : 오가와 요코
스콧님 페이퍼를 보고 구매했다. 게다가 저한테 맞겠다고 하시니 기대가 된다. 다른 분들 평도 찾아봤는데 좋았었다. 예전에는 일본작가 책을 많이 읽었는데 요새는 뜸했다. 이번을 계기로 일본문학도 다시 읽어야 겠다.

12. 울분 : 필립 로스
필립 로스 한권씩 사모으는 중이다.

13. 그로칼랭 : 로맹 가리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때문에 로맹 가리에게도 관심이 생겼다. 에밀 졸라, 로맹 가리 읽을게 많다.

14. 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
원래 국내 에세이를 좋아했는데, 스콧님 리뷰보고 너무 문장이 좋아서 구매했다. 제일 기대되는 책이다.

15. 가면의 생 :  로맹 가리
로맹 가리 한권씩 사모으는 중이다.

기타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소개 책 (사은품)
문학동네에서 발행된 세계문학전집을 소개한 책자로 나중에 문학동네 책 살때 참고하면 좋을것 같아서 선택했다.

책탑 찍을 시간이 없어서 박스에 넣어서 찍어 봤다. 당분간 이 상태로 있을 예정이다. 10월에도 열독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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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0-13 17: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앗 가지런하고 넘 멋지잖아요. 새파랑님 완전 깔끔하세요 ~~ 로맹가리 *^^* 도 깨기 하시는 거예요? ㅎㅎ 항상 응원합니다 새파랑님 *^^*

새파랑 2021-10-13 17:41   좋아요 5 | URL
저거 그냥 박스에 넣어둔건데 😅 한권씩 빼서 보려고 저렇게 둔거에요 ㅎㅎ 전혀 깔끔하지 않습니다 ㅋ

scott 2021-10-13 17:3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10월 둘쨰주 책 탑!

딱 👆권 빼고 완독 !ㅎㅎ

10월 정말 정말 좋은 책들만 냐옹이 박스에 담겨 있네요



보부아르의 벽돌책은 어데로 ~^0^

새파랑 2021-10-13 17:42   좋아요 5 | URL
보부아르는 잘못 클릭 ^^ 역시 1권 빼고 다 읽으셨군요. 대단👍 그 한권은 <마리안의 언덕> 일까요? ㅎㅎ

stella.K 2021-10-13 18:50   좋아요 4 | URL
스콧님 그러다 공공의 적이 되시겠습니다.
보통은 한 두권만 읽고 나머지는 못 읽었다고 해야 할 텐데...
참고로 저는 <울분> 하나 읽었슴다.ㅠ

-언덕이 아니라 변덕인데요?^^

새파랑 2021-10-13 19:01   좋아요 4 | URL
앗 변덕 ㅋ 맞습니다 변덕~!!
스텔라님 저는 한권도 안읽었어요 ^^

stella.K 2021-10-13 19:39   좋아요 3 | URL
당연하잖아요!ㅋㅋ 즐독하시길.♡

2021-10-13 1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13 1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21-10-13 17:3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요케 얌전히요. ^^ 전 뒤죽박죽 눕히고 엎어두고 기대어 두고 그럽니다. 반성을 ㅠ

새파랑 2021-10-13 17:45   좋아요 5 | URL
얌전해 보이신다니 감사합니다. 저것도 생각없이 찍은건데 ㅋ 사진도 잘 짝는 분들이 잘 찍더라구요. 저도 막 쌓아놓고 살아요 😆

청아 2021-10-13 17:4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호 겹치는 책이 더러 있어서 반갑네요ㅎㅎ저 오늘 <제2의 성>에서 스탕달에 대해 읽고 <적과흑>비롯 그의 모든 책 바로 구매하려다 꾹 참고 장바구니에 담았어요!ㅋ 아주 훌륭한 작가인듯합니다.신간도 예약ㅋㅋ

새파랑 2021-10-13 20:41   좋아요 6 | URL
대부분 보관함에 있는걸 구매한거여서 미미님과 많이 겹칠거 같아요 ㅎㅎ 게다가 <템페스트>는 두권~!!
<적과 흑>은 우주점에 가서 상태 좋길래 구매했어요 ^^

막시무스 2021-10-13 18:18   좋아요 7 | URL
참지 마세요!ㅎㅎ...저도 <제2의 성>에서 스탕달 부분읽고 <적과 흑>을 보험차원에서 구매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울분이 겹치네요! 새파랑님은 정리도 잘하시고 깔끔하신 것 같아요...책이 줄서있는게 거의 국군의 날 열병식 수준이네요!ㅎ 즐독 하십시요!

새파랑 2021-10-13 19:01   좋아요 5 | URL
국군의 날 열병식 ㅋㅋ <제2의 성>은 못읽더라도 스탕달은 빨리 읽어보겠습니다~!! 막시무스님의 <울분> 리뷰 찾아봐야 겠네요~!

막시무스 2021-10-13 19:03   좋아요 5 | URL
저 울분 사두고만 있어요!ㅎ

새파랑 2021-10-13 19:07   좋아요 4 | URL
아 구매만하고 아직 안읽은 페이퍼에 있네요 ㅋ

다락방 2021-10-13 18: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당분간 박스에서 안꺼낼 예정이시라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10-13 19:01   좋아요 5 | URL
아 ㅋ 저렇게 박스에서 한권씩 꺼내보면 마치 새 택배를 받은 기분이 들지 않을까 해서요 😅
저런게 몇개 더 있어요 ^^

유부만두 2021-10-13 18: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최고에요!!!!

새파랑 2021-10-13 19:06   좋아요 3 | URL
유부만두님 덕분에 템페스트를 두권 구매했어요 ^^ 너무 읽고 싶었나봐요 ㅎㅎ

유부만두 2021-10-13 19:08   좋아요 4 | URL
재밌어요!!! 의외로 재미있어요!!!

새파랑 2021-10-13 19:17   좋아요 4 | URL
아 이따 어떤책을 먼저 읽어야 할지 고민이네요 🤔

유부만두 2021-10-13 20:37   좋아요 2 | URL
적과 흙?!!! 일부러 장난 치신 거죠? ㅋㅋㅋ

새파랑 2021-10-13 20:40   좋아요 2 | URL
앗 ㅋ 와 어떻게 저런 노골적인 오타를 쓰다니 ㅡㅡ 제가 좀 그래요 😅

스파피필름 2021-10-13 19: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딱 2권 읽었습니다~~~흑흑~~이러다 모든 고전문학 다 읽으시는거 아닌가요? ^^ 화이팅입니다~~!!

새파랑 2021-10-13 19:44   좋아요 4 | URL
당연히 저는 한권도 안읽었습니다 ^^ 요새 고전이 재미있더라구요. 감사합니다~!!

Falstaff 2021-10-13 19: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크.... 마리안의 변덕, 낚시 성공! ㅋㅋㅋㅋㅋ 나중에 읽고나서 욕하기 없습니닷!

새파랑 2021-10-13 19:45   좋아요 4 | URL
믿고 읽는 폴스타프님 책인데 설마요 ^^ 잘 읽어보겠습니다~!!

페넬로페 2021-10-13 19: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scott님과 반대로 ‘템페스트‘ 딱 한 권 읽었습니다.
그래도 좋아요~~
앞으로 읽어야 할 책이 무궁무진하니까요
음 하하하✌✌

새파랑님, 최고!

새파랑 2021-10-13 20:08   좋아요 5 | URL
앞으로 읽을 책이 많이 남아서 너무 좋아요 😆 페넬로페님도 동질감을 느낀다니 최고입니다 👍👍

bookholic 2021-10-13 20: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반품 말고 주변분께 선물 ㅋ

새파랑 2021-10-13 20:09   좋아요 5 | URL
저도 생각을 해봤는데 (가격도 저렴합니다 ^^) 도저히 줄만한 사람이 없네요 ㅜㅜ 그래서 좀 슬펐습니다 😅

서니데이 2021-10-13 21: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많이 사셨네요. 근데 그만큼 빨리 읽으시니 새로 사도 될 것 같아요. 저는 요즘 책읽는 속도가 느려져서 전보다 덜 사려고 노력합니다. 근데 잘 안되고 있기해요.^^ 새파랑님 잘 읽었습니다. 좋은밤되세요.^^

새파랑 2021-10-13 21:21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ㅋ 이젠 정말 조금 사려고 합니다 ^^ 좋은 밤 되세요~!!

서니데이 2021-10-13 21:27   좋아요 3 | URL
그래도 책이 많이 있어야 많이 읽어요. 자기 속도에 맞으면 되고요. 바쁜 시간 속에 책읽는 새파랑님의 시간관리가 부럽습니다. 좋은밤되세요.^^

새파랑 2021-10-13 23:37   좋아요 1 | URL
제가 영상을 거의 안보고 시간나면 책만 읽다보니 그런거 같아요 ㅋ 시간관리는 좀 안되는데 😅

붕붕툐툐 2021-10-13 22: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히야~ 새파랑님의 리스트는 언제나 친숙해서 참 좋고 더 멋져보여요~ 비슷한 친구분들의 서재에서 좋은 작품을 줍줍해서 그렇겠죵?? 새파랑님의 폭풍같은 독서를 응원합니다!!😄

새파랑 2021-10-13 23:35   좋아요 0 | URL
저는 그저 좋다고 하는 책만 주어 담고 있습니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독서 ^^

Yeagene 2021-10-13 22: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적과 흑이랑 그로칼랭만 읽어보았네요 ㅎㅎ언제나 느끼지만 독서량이 엄청나세요.응원합니다!♡

새파랑 2021-10-13 23:39   좋아요 0 | URL
세권이나 읽으셨군요~!! 독서량 보다는 구매량이 많은거 같아요 ㅎㅎ 응원 감사합니다. 요즘 책 읽는거에 너무 빠져 있어서 😆

독서괭 2021-10-13 2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 필립로스 전작 완독 가시나요?? 로맹가리도?? <자기앞의생>은 읽으셨죠? 전 로맹가리 이거랑 <마법사들>만 읽고 페루~는 예전에 집에 있었는데 못 읽은채로 어데갔나… ㅠ

새파랑 2021-10-13 23:41   좋아요 2 | URL
<자기앞의 생>은 아직...저쪽 책상에 있는데 😅 지금부터 읽겠습니다 ^^ 이번주는 프랑스 여행으로~!!

희선 2021-10-14 03: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이 1차라니, 다음에 또 사실 거군요 바로 못 봐도 앞으로 볼 책이 있어서 좋으시겠습니다 책을 많이 보려면 봐야 하는데... 저는 요새 잘 못 보는군요 지난달에도 별로 못 봤네요


희선

새파랑 2021-10-14 08:27   좋아요 2 | URL
2차는 조금만 살겁니다 ^^
희선님 그래도 9월에 책 많이 읽으셨던 기억이 나는데 그게 별로 못본거군요 ^^

페크pek0501 2021-10-16 12: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박스에 있는 게 꼭 책꽂이에 꽂혀 있는 것 같아요. 공간만 넓다면 그렇게 쭉 놔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예전엔 배달된 책은 그날에 하나하나 다 훓어 봐서 내용을 알았놨는데 요즘은 아끼는 마음으로 훓어보는 건 조금만 하고 새 책인 대로 놔 둡니다. 새 책이다, 하고 싶은 거죠. ㅋㅋ

새파랑 2021-10-16 12:44   좋아요 0 | URL
하나씩 빼보는 재미가 있는것 같아요 ^^ 근데 저는 절반은 중고책인듯 합니다 😅
 

오늘 다 읽고 잘 수 있을까?








"어제 당신은 날 아프게 했어요.. 오! 그래요.. 많이 아프게요." 그러자 얼굴이 새하얗게 변한 제르베즈는 두 손을 한데 모았다. 대장장이는 말을 이었다. "그래요, 나도 언젠가는 그렇게 될 줄 알았어요. 하지만 당신은
내게 미리 얘기해줬어야 해요. 내가 허황된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두사람의 관계를 솔직하게" - P39

"이제 날 충분히 잘 알지 않나요, 구제 씨, 내가 거짓말을 할 사람이 그럴 일은 결코 없을 거고요. 아시겠어요? 절대로!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난 인간말짜 중의 말짜가 되는 거예요. 더 이상 당신처럼 훌륭한 남자와 우정을 나눌 자격도 없을 테고요." - P40

"할 말이 있어요. 오래전부터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당신은 지금 행복하지 않아요. 어머님도 그러셨어요, 당신이 사는 게 위태로워 보인다고." - P41

"나도 당신을 좋아해요.. 당신을 아주 많이 좋아해서 당신이 어리석은 짓을 하는 걸 그냥 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요. 그건 어리석은 짓이 분명하니까요. 그러니까 그냥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우린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의 감정을 잘 알잖아요. 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요. 당신은 그동안 내게 여러 차례 힘이 되어주었고요. 우리가 각자 분수를 지키면서 정직하게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충분히 보상받을 거라고 믿어요."

(꼭 보상이 있었으면 좋겠다.) - P42

제르베즈는 몸을 떨면서 점차 통제력을 잃어갔다. 랑티에가 그녀를 자기 방으로 밀어 넣는 동안, 작은방에 난 사각의 유리창 뒤로 나나의 얼굴이 보였다. 막 잠에서 깨어난 아이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슈미즈 바람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그리고 잠이 가득한 해말간 얼굴로 토사물 속에서 잠든 아비를 바라보았다. 아이는 얼굴을 유리창에 바짝 붙인 채 꼼짝하지 않고, 속옷 바람인 어미가 맞은편 다른 남자의 방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서있었다. 아이의 표정은 매우 진지했고, 사악한 기가 가득한 커다란 눈은 관능적인 호기심으로 반짝거렸다.

(이해가 안되는 제르베즈의 행동) - P69

게으른 천성이 점차 그녀를 잠식하면서, 행복해지고 싶다는 욕망이 그녀로 하여금 혼란 속에서도 가능한 모든 행복을 이끌어내도록 했다. 제르베즈는 자신과 모두에게 너그러운 모습을 보였다. 오직 그 누구도 골치 아픈 일을 겪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모두에게 좋은 게 좋은 게 아니겠는가? 남편과 연인이 다 같이 만족하고, 집안이 평소처럼 돌아간다면 그걸로 된 게 아닌가. - P75

사방이 똥물로 가득 차 주위의 집들에까지 독소를 뿜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그랬다, 그랬던 것이다. 지독한 가난 때문에 서로가 한데 뒤엉켜 살아가는 이 파리 한구석에서는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서 지독한 악취가 풍겨 나왔다! 그러한 남녀를 맷돌에 간다면 아마도 생드니 들판에 있는 체리나무들에 비료로 주고도 남을 터였다.

(그곳은 원래부터 도덕도 없었다. 원래부터 벗어날 수 없었던 곳) - P77

제르베즈는 이제 자신의 처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인생을 살다보면 부닥치는 수많은 상황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그 속에서 소박한 행복을 찾고자 애썼다. 그녀가 더 이상 쿠포나 랑티에를 미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렇게 사는 게 지극히 자연스럽고 마음 편하다는 것을 입증해주었다.

(프랑스식 사랑?) - P95

"그럼 그 돈은 다 누가 댈 건데?" 로리외 부인이 날 선 어조로 쏘아 붙였다. "우리는 절대 못 해, 지난주에 손실을 봐서. 그쪽도 물론 안될 거고, 빈털터리 신센 거 다 아는데… 오! 그렇게 사람들 앞에서 있는 척하고 싶어서 안달이더니 참 꼴좋게 됐지 뭐야!" - P110

"그러시겠죠. 하지만 누구나 자신만의 괴로움이 있는 거니까요." 집주인은 노동자로 살았던 과거의 흔적이 남아 있는 커다란 손가락들을 넓게 펴 보이며 말했다. "유감스럽지만 더는 기다릴 수 없소. 모레 아침까지 밀린 집세를 내지 않으면 당신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소." - P114

그렇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일단 죽으면 짐스럽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심지어 더 많이 사랑할수록 더 빨리 치워버리고 싶어지는 법이다. - P119

"우린 아직 좋은 친구죠, 그렇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그럼요, 물론이죠, 우린 언제나 좋은 친구죠. 다만, 분명히 말하지만, 이젠 모든 게 끝났습니다."

(이젠 구제와의 애틋한 관계도 끝났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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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10-13 0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 읽으셧나요? ^^

새파랑 2021-10-13 06:39   좋아요 1 | URL
아 그냥 잤어요 ㅜㅜ 100쪽이 남았네요 ㅎㅎ

scott 2021-10-13 0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벽독서? 모닝 리뷰? ^^

새파랑 2021-10-13 06:40   좋아요 2 | URL
오늘 저녁에 다 읽을거 같아요 ^^ 저녁 리뷰? ㅋ

페크pek0501 2021-10-13 16: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다 못 읽어도 우리에겐 내일이 있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저는 조금만 읽고 내일로 미루길 잘해요. ^^

새파랑 2021-10-13 17:35   좋아요 0 | URL
아 내일 읽을 책이 쌓여있어서 빨리 읽고 싶어서요 ㅎㅎ 그래도 집중해서 읽어야 겠조? ^^
 
목로주점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3
에밀 졸라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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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프랑스 하층민의 삶에 대한 이야기로, 너무 재미있어서 금방 읽은 책. 빨래터에서 싸움, 세탁방에서의 대화, 쿠포의 구애, 구제의 짝사랑, 제르베즈의 생일파티 까지 쉬어갈 틈이 없었다. 도대체 거위고기는 얼마나 맛있길래? 라는 생각이 들었다. 2권의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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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10-12 13:2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ㅋㅋㅋㅋ어마어마하게 먹는 분위기죠? 생일파티는 읽으면서 덩달아 포만감이 들었어요😆

새파랑 2021-10-12 13:41   좋아요 7 | URL
어제 이책 읽다가 밤샐뻔 했어요 ㅎㅎ 완전 재미있어요 ^^ 읽다가 배고파짐

mini74 2021-10-12 13: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가장 낮은 곳에서 하층민과 함께 했던 로트렉그림이 표지랑 어울리는 거 같아요. 그림 제목도 세탁부고, 실제 인물은 가수였던 카르망 고댕 일명 로자 이지만요. ㅎㅎ제르베즈 삶도 기구하고 억울한데 나나도 ㅠㅠ새파랑님 대단 ! 금방 다 읽으실듯*^^*

새파랑 2021-10-12 14:17   좋아요 4 | URL
미니님은 안억울하게 보이시는데요? ^^ 오늘 다 읽을겁니다 😆 완전 재미있어요~!!

mini74 2021-10-12 14:21   좋아요 4 | URL
아 ㅎㅎ 제르베즈 딸 나나도 기구해서요 제가 글을 애매하게 써서 죄송해요 ㅠㅠㅠ 저는 안 억울합니다 행복합니다 새파랑님 ㅎㅎ

새파랑 2021-10-12 14:37   좋아요 4 | URL
아 나나 ㅋ 저 나의 오타인줄 알았어요 😅 역시 행복한 미니님~!!

독서괭 2021-10-12 14: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마구 달려가시는 새파랑님~~ 아휴 그렇게 재밌어요??😖

새파랑 2021-10-12 14:38   좋아요 6 | URL
완전 재미있는것 같아요. 에밀 졸라 책 계속 검색 하고 있습니다 😆 제가 2권을 읽고 알려드리겠습니다~!!

다락방 2021-10-12 15:0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완전 재밌죠 진짜?! 목로주점 진짜 너무 재미있어서 저도 다 읽고 남동생 읽으라고 줬었는데 남동생도 재미나게 읽고 자기 친구들에게 니네가 졸라를 아냐? 하고 다녔답니다.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10-12 15:28   좋아요 5 | URL
읽다가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ㅎㅎ 저도 앞으로 친구들한테 너 졸라 아냐고 물어봐야 겠습니다 😆

파이버 2021-10-12 15:5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얼마나 재밌길래 다들 좋아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에밀 졸라는 이름값을 하시는군요ㅎㅎ

새파랑 2021-10-12 17:58   좋아요 6 | URL
1권까지는 완전 재미있었어요 ㅋ 프랑스 서민층 삶의 체험이에요. 2권에서는 전 남편과 현재 남편과 같이 사는 막장(?) 이야기도 펼쳐지는거 같아요 😅

scott 2021-10-13 01:10   좋아요 3 | URL
인물 묘사에 생동감이 넘칩니다 번역도 훌륭^^

페넬로페 2021-10-12 16: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소세키 작가책 마감하고 읽고 싶어요.
그 전에는 에밀 졸라 근처에 가지도 않으렵니다^^

새파랑 2021-10-12 17:59   좋아요 4 | URL
페넬로페님 소세키 완독을 먼저 응원합니다~!!

서니데이 2021-10-12 18: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문학동네도 그렇고 민음사도 세계문학 전집 표지 그림이 좋은 것 같아요.
새파랑님, 저녁 맛있게 드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새파랑 2021-10-12 19:38   좋아요 4 | URL
오늘은 갑자기 약속이 생겨서 독서에 제한(?)이 생기겠네요 ㅜㅜ 즐거운 저녁 보내세요 ^^

붕붕툐툐 2021-10-12 23:2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2권 리뷰도 기대기대!!😊

새파랑 2021-10-12 23:35   좋아요 4 | URL
툐툐님이 기대하신다면 집중해서 리뷰를 써야겠군요 😆

scott 2021-10-13 01: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졸라 목로 주점 묘사가 압권이죠 ^^

새파랑 2021-10-13 06:42   좋아요 3 | URL
나나의 가출? 까지 읽고 잤어요 ㅋ 불행이 계속되는 하층민의 삶이 안타까워요 ㅜㅜ

희선 2021-10-13 03: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에밀 졸라 이름만 알고 책은 한권도 못 봤네요 1권 빠르게 보셨군요 이런저런 사람을 볼 수 있겠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1-10-13 06:43   좋아요 3 | URL
1권만 빠르게 읽었어요 😅 그러면서 어제 또 책이 왔다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