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 흑 1권 읽기 끝. 나름 벽돌책이었다. 중간에 이야기가 끈겨서 2권을 바로 안읽을 수 없다.






"내 곁을 떠나세요, 제발 이 집에서 나가주세요. 당신이 여기 있기 때문에 내 아들이 죽는 거예요." 어느 날 그녀는 쥘리엥에게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그러고는 나지막한 소리로 덧붙이는 것이었다. "하느님은 제게 벌을 내리시는 거예요. 당연한 일이죠. 하느님의 공정하심을 찬양해야죠. 나는 끔찍한 죄를 지었어요" - P186

"이제껏 당신을 이렇게 사랑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내 사랑하는 천사, 차라리 지금 이 순간에 이르러서야 나는 당신의 참된 가치를 알고 당신을 진정으로 사모하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편이 옳겠습니다. 나 때문에 불행에 빠진 것을 알고서 당신곁을 떠난다면 나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러나 내 괴로움쯤은 문제도 안 됩니다. 그래요. 사랑하는 분이여, 나는 떠나겠습니다." - P189

그 후로 그들의 행복은 훨씬 숭고한 성격을 띠었고 그들의 가슴을 태우는 불길도 더 강렬해졌다. 그들은 미친 듯한 환희를 맛보았다. 세상 사람들의 눈에 띄었다면 그들의 행복은 더욱 커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쥘리엥이 자기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 드 레날 부인의 유일한 걱정거리였던 그들 사랑의 초기와는 달리, 그들은 그 달콤한 평화로움, 그늘 없는 환희, 용이한 행복을 더 이상 되찾을 수 없었다. 이제 그들의 행복에는 때때로 죄의 그림자가 얽혀 드는 것이었다. - P194

불장난을 너무 구속하지 말지라.
더없이 엄숙한 맹세도 혈관에 타오르는 불길에는 한 오라기 지푸라기와도 같으니

여자의 마음은 자주 변하나니
그걸 믿는 자는 어리석을지라. - P248

19세기의 결혼이 그렇듯이 결혼의 결과란 참으로 묘한 것이다! 결혼에 앞서 사랑이 싹텄을 경우 결혼 생활의 권태가 그 사랑을 송두리째 뽑아버린다. 일하지 않아도 될만큼 부유한 사람들에게는 결혼이 온갖 조용한 기쁨에 대한 깊은 권태를 불러오게 마련이라고 철학자는 얘기할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새로운 사랑에 대한 갈구로 기울어지지않는 여자는 메마른 넋의 소유자뿐이라고. - P258

"저리 가세요, 비키세요!" 데르빌르 부인은 격노한 어조로 말했다. "특히 이 사람이 다시는 당신을 보지 못하게 하세요. 당신을 보면 정말로 몸서리가 쳐질 거예요. 당신을 만나기 전에는 그렇게도 행복했던 사람이! 당신 행동은 끔찍해요. 저리 가세요. 염치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멀리 피하세요." - P323

십사 개월 전과 이렇게도 달라졌단 말인가! 쥘리엥은 이렇게 생각했다. 그러자 눈물이 더욱 비 오듯 쏟아졌다. 이렇듯 눈앞에 보지 않으면 사람의 감정이란 모두 파괴되어 버리는구나! - P361

그는 여기서 무얼 하는 것일까?
그는 이곳이 마음에 드는 것일까?
그는 여기서 남의 환심을 사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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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 흑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5
스탕달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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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당파와 자유주의자간의 정치적 대립이 심한 프랑스의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하층계급인 목수의 아들로 태어난 "쥘리앵"의 인생이야기.  무모한 사랑에 빠지면서도 성공에 대한 야망을 가진 그의 성장기가 1권에 담겨져 있다. 아직 1권에서는 왜 책의 제목이 <적과 흑>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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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10-16 16: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은 민음사,저는 열린책들이네요ㅎㅎ 시대상황과 개인의 삶이 버무려지는 대작의 향기가 솔솔 납니다(๑>ᴗ<๑)👍
주말도 📚 과 함께 지적으로!!

새파랑 2021-10-16 17:00   좋아요 4 | URL
일단 1권 읽고 100자평이에요^^
1권 읽으면 바로 2권 읽어야 되요. 1권에서 이야기가 끝나지 않고 이어지더라구요. 그런데
1, 2권 합치면 900페이지 😅

scott 2021-10-16 16: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 권 읽게 되면
적과 흑의 의미를 알게 됩니다

읽는 속도 ✌로 빨라 쥠 ^ㅅ^

새파랑 2021-10-16 17:01   좋아요 4 | URL
2권에는 나오나요? ㅋ 저 책 읽으면서 왜 제목이 적과 흑이지? 생각하면서 읽는데 모르겠더라구요 😅
3권짜리 였다면 3배로 빨라졌을텐데 아쉽군요 ^^

mini74 2021-10-16 17: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희집 책장에서 찾아서 꺼내놨어요. 다시 읽으려고 ㅎㅎ 저도 민음사. 목로주점은 저도 민음산줄 알았는데 열린책들 ~ 나란히 쌓아놓고 있습니다. 남 맛있게 먹는 건 그냥 넘어가는데 북플님들 신나서 읽은 책들은 그냥 못 넘어가겠어요 ㅎㅎㅎ

새파랑 2021-10-16 17:05   좋아요 4 | URL
역시 민음사세계문학세트를 보유하신 미니님에게는 다 있군요 ^^ 책은 당연하고, 먹는것도 그냥 넘어가면 안됩니다~!!

페넬로페 2021-10-16 20: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랑을 매개로 신분상승을 꿈꾸는 이야기인가요!
사랑에 뭔가 불순물이 섞이면 비극이 되던데 이 소설의 결말이 궁금한데요^^
여지껏 이 유명한 소설도 아직 읽지 않았네요 ㅠㅠ

새파랑 2021-10-16 20:22   좋아요 3 | URL
저도 스탕달 책은 이번에 처음 읽는거에요 ^^ 이제 2권 막 읽기 시작해서 제가 다 읽고 결말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붕붕툐툐 2021-10-16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1권 완독!! 2권으로 고고씽! 서점은 잘 다녀오셨나용?^^

새파랑 2021-10-16 22:04   좋아요 0 | URL
서점 두곳을 가서 세권을 사왔습니다 ^^ 나름 인내심을 발휘해서 적게 샀어요~!!
툐툐님의 등산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추워서 안가셨으려나 ㅋ)

희선 2021-10-18 0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수 아들은 별로 안 좋을까요 다른 걸 바라면 안 좋을지도 모르겠군요


희선

새파랑 2021-10-18 07:28   좋아요 1 | URL
당시 프랑스혁명 후여서 상급층으로 올라가고자 하는 욕망이 컸던것 같아요. ˝쥘리앵˝의 아버지가 책 읽는 아들을 때리기도 합니다. 일하라고 ㅎㅎ
 

이 책도 재미있다. <벨 아미>가 떠올랐다. 역시 프랑스~!! 과연 뒤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궁금하다.






"이 게으름뱅이 놈아! 톱은 지켜보지 않고 밤낮없이 못된 책이나 읽고 자빠졌느냐? 책은 저녁에 신부 집에 가서얼쩡거릴 때나 읽어라, 제기랄."

(예전에는 책 읽는 걸 싫어했나보다.) - P32

레날 부인은 어리둥절했다. 그들은 바싹 붙어 서서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다. 쥘리엥은 그처럼 옷을 잘 차려입은 사람을 본 적이 없었고, 특히 그토록 눈부신 살결을 지닌 여인이 다정한 태도로 자기에게 말을 걸어준 적이 없었다. 드 레날 부인은 처음에는 그렇게 창백하다가 이제는 빨갛게 달아오른 그 젊은 농부의 뺨에 맺힌 커다란 눈물 방울을 쳐다보았다. 다음 순간 그녀는 앳된 처녀와도 같은 터무니없는 쾌활함을 보이며 웃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기 자신을 비웃는 것이었다. 그녀의 행복감은 이루 형용할 수가 없었다. 뭐라고, 아이들을 꾸짖고 매질하러 올 더럽고 형편없는 매무새의 사제로 상상했던 가정교사가 바로 이 사람이라니!

(쥘리앵과 레날부인의 첫만남)

- P42

"아무 데나 되는대로 책을 펼쳐보세요." 쥘리엥이 계속해서 말했다. "그리고 어디든 별행(別行)의 첫 마디만 말해주세요. 그러면 나는 우리 모두의 행동 지침인 이 성스러운 책을 그만두라고 할 때까지 외워 보이겠어요."

(쥘리애의 특별한 능력이 그를 특별하게 만들었다.) - P57

쥘리엥이 너무나 잘 처신했기 때문에, 그가 도착한 지 한 달도 채 안 되어 드 레날 씨까지 그를 존경하게 되었다. 사제는 드 레날 씨나 발르노 씨와는 사이가 벌어져서, 이제 나폴레옹에 대한 쥘리엥의 옛 열정을 누설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어쩌다 나폴레옹의 얘기를 할 때면 혐오감을 나타내 보일 뿐이었다. - P59

남자란 모두 자기 남편이나 발르노 씨나 샤르코 드 모지롱 군수와 같다고 막연히 상상했다. 상스러움, 금전이나 지위나 훈장의 이해관계와 상관없는 모든 것에 대한 짐승 같은 무감각, 자기들에게 반대하는 일체의 논의에 대한 맹목적인 증오심 같은 것이, 그녀에게는 장화를 신거나 펠트 모자를 쓰는 것처럼 남성에게는 자연스러운 일로 보였던 것이다.
- P65

"그런데 부인, 무슨 좋지 않은 일이라도 있나요?" 아녜요. 그런 게 아니라." 부인이 대답했다. "몬 아미,아이들을 불러주세요, 함께 산책이나 하러 가죠." 그녀는 쥘리엥의 팔을 잡더니 그에게 이상하게 여겨지는 태도로 기대어 왔다. 그녀가 ‘몬 아미‘ 라고 그를 불러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몬아미 ㅋㅋ 벨아미가 떠올랐다.) - P67

10시를 알리는 마지막 종소리가 아직 울려 퍼지고 있을때 마침내 그는 손을 내밀어 드 레날 부인의 손을 잡았다. 부인은 즉시 손을 뺐다. 쥘리엥은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른 채 다시 그 손을 잡았다. 그 자신이 몹시 흥분해 있었는데도 그는 부인의 손이 얼음같이 차가운 것에 놀랐다. 그는 발작적인 힘을 기울여 그 손을 꼭 쥐었다. 부인은 손을 빼내려고 마지막 안간힘을 썼으나 마침내 그 손은 쥘리엥의 손에 머물러 있게 되었다.

(육체적 접촉의 시작) - P91

그녀는 모순되고도 괴로운 상념에 되는대로 이끌려 들어갔다. 때로는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기도 했고, 또 때로는 내일 당장이라도 군중에게 자기의 간통을 설명하는 게시판을 메고 베리에르 광장의 공시대에 서야 할 형편이기라도 하듯 끔찍한 죄책감에 몸서리치기도 했다. - P113

아아! 행복하다는 것, 사랑받는다는 것이 결국 이런 것에 불과한가? 자기 방에 들어서면서 쥘리엥의 머리에 떠오른 첫 생각은 이런 것이었다. 오래 갈망하던 것을 막 획득하고 난 다음에 으레 그렇듯이, 그의 마음은 놀라움과 불안한 동요의 상태에 빠져 들었다. 그 마음의 상태란, 무엇을 갈망하는 데 습관이 들었다가 더 이상 갈망할 것을 찾지 못하게 되었으나 아직 추억에 잠기기는 이른 그런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이런 기복이 심한 마음이 인간의 본성인걸까?)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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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6 0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16 07: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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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말했다.
"넌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 때문에 미친 거야.
나는 대답했다.
"미친 사람들만이 생의 맛을 알 수 있어."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 살 수 없다. 누군가에게 버려졌더라도 사랑하는 사람 단 한명만 있다면 생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자기앞의 생> 주인공인 "모모"는 어려서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랍인 출신 아이로,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는 유태인 출신 "로자" 아줌마의 집에서 자라게 된다. 그곳에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열네살이 되었다. 하지만 그가 나이를 먹은 만큼 "로자" 역시 나이를 먹게 되어 이젠 병든 몸이 되었고, 그녀가 돌보았던 "모모"가 이제는 그녀를 돌보게 된다.


어느 정도 큰 "모모"는 한때 그곳을 벗어나고 싶어했고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지만, 그는 그녀를 결코 저버리지는 않는다. 자신의 부모가 그를 버렸던 것과는 반대로 말이다. 그에게는 "로자"밖에 없었고, 그녀 역시 "모모"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의 출생비밀을 모르던 "모모"앞에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십여년만에 등장하게 된다. 아버지는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었고, "로자"는 항상 "모모"의 정신질환이 유전된건 아닌지 걱정하고 있었지만, 그의 아버지가 나타나자 그녀는 그가 "모모"의 아버지가 아니라고 말한다. 마치 "모모"에게 더이상 과거에 얽매여 살지 말라는 듯이 말이다.

["네가 내 곁을 떠날까봐 겁이 났단다. 모모야. 그래서 네 나이를 좀 줄였어. 너는 언제나 내 귀여운 아이였단다. 다른 애는 그렇게 사랑해본 적이 없었어. 그런데 네 나이를 세어보니 겁이 났어, 네가 너무 빨리 큰 애가 되는 게 싫었던 거야. 미안하구나."]  P.281



"로자"는 점점 몸이 아픔에도 결코 병원에 입원하려 하지 않는다. 그렇게 갇혀서 생을 연명하기 보다는 다가오는 완전한 죽음을 맞길 원했다. "모모"는 그런 그녀의 뜻을 이뤄주기 위해 주위에서 권하는 입원을 거부하고, 그녀만의 안식처인 지하실에서 그녀가 마지막 생을 마칠수 있도록 해준다.


그렇게 "모모"에게 남아있었던 유일한 사랑인 그녀는 떠나고, 이제 "모모"는 사랑없이 남게 되었다. 하지만 "모모"는 결코 슬프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편하게 그의 옆에서 생을 끝냈고, 반면 그의 앞에는 새로운 생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다른 사랑할 사람을 찾게 될 것이다, 분명히.



프랑스 작가 "로맹 가리"는  <하늘의 뿌리>라는 작품을 통해 '공쿠르 상'을 수상했지만,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으로 발표한 이 책  <자기앞의 생>으로 또한번 '공쿠르 상'을 수상하게 되며, 이는 동일인이 최초로 '공쿠르 상'을 두번 수상한 첫 사례라고 한다.
(공쿠르상은 한 작가가 한번만 수상할수 있는 상이다.)


왜 "로맹 가리"는 이렇게 자기 자신을 숨기고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으로 책을 발표했던 걸까? 이러한 비밀은 그가 쓴 <에밀 아자르의 삶과 죽음> 이라는 글에 쓰여 있는데,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같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사람들이 만들어준 얼굴'이 한 작가를 얼마나 구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저항의 목적으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가명을 썼다고 한다.


"에밀 아자르"는 <자기앞의 생>에서 [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직 있다는 것, 그리고 그에게 그런 이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것' ]이라고 표현했었는데, 이런 그가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가명을 사용했다는 것은 그만큼 당시에는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학계에 대해서도, 사랑에 대해서도 말이다.


영화같은 그의 인생은 자신의 소설 <자기앞의 생>과 닮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가 책에서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 살수없다' 고 말한 것처럼 그의 아내였던 "진 세버그"가 자살하자 1년후에 그녀를 따라서 자살을 한다. <자기앞의 생>의 마지막 장면에서 어느정도 희망찬 미래를 그렸던 그였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었기에 그렇게 자기앞의 생을 빨리 끝냈던 걸까?


인생의 고통은 '생' 때문이지만, 반대로 인생의 기쁨도 '생' 때문이다. 살아있기 때문에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살아있는 순간에만 우리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자기앞에 놓여 있는 생을 살아가는 동안 '사랑'해야 한다.


<자기앞의 생>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남여간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꼬마 "모모"와 아줌마 "로자"가 그리는 인간적인 가족 이야기 이다. 그럼에도 책을 읽고 나면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사랑의 모습은 결코 어느 한가지로 단정지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인 작품이었다. 나의 인생책으로 간직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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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10-15 17:3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호~♡ 새파랑님의 인생책이 또 한권 추가되었군요!😉 진 세버그의 이야기 너무 슬프고 무섭죠. 배우로,유명인으로 그녀의 비극이 로맹가리와 맞닿아 있어서 같은 길을 택한듯 합니다.(ㅠㅇㅠ)

새파랑 2021-10-15 17:29   좋아요 6 | URL
진 세버그 이야기는 저번에 스콧님 페이퍼 통해서 알았는데 왠지 이 책 읽으면서 생각이 나더라구요. 너무 재미있어서 하루만에 후딱 읽었어요 ^^ 인생책이 너무 많아서 탈이지만 😅

mini74 2021-10-15 17:32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저도 정말 좋아하는 책 !!!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이 노래 아시는 세대려나요 ㅎㅎ

새파랑 2021-10-15 17:38   좋아요 6 | URL
모모는 트와이스 아닌가요? ^^ 여기서 세대차이가? ...
이 책 너무 좋았어요. 이제 읽었다는게 안타까울 정도로 😄

mini74 2021-10-15 17:41   좋아요 7 | URL
에밀아자르의 모모를 읽고 쓴 노래, 아마 대학가요제 노래로 알고 있어요 ㅎㅎ 큰언니옹의 18번 노래. ㅎㅎ 트와이스 모모라니 우리 아이 세대십니까 ㅎㅎ 찾아보니 예쁘군요 ㅎㅎㅎ

새파랑 2021-10-15 17:45   좋아요 7 | URL
저도 트와이스 그런 세대는 이미 한참전에 지났어요 ㅜㅜ 근데 미니님이 말씀하신 노래는 전혀 들어본적이 없네요 😅 이 책이 그렇게 오래전부터 유명한 책이었군요~~!!

붕붕툐툐 2021-10-16 11:45   좋아요 2 | URL
와~ 저도 첨 안 사실이네요~ 저는 미니님 세대~ ㅎㅎ

새파랑 2021-10-16 12:35   좋아요 1 | URL
ㅋ 모모 노래를 아느냐 모르느냐가 세대를 나누는 핵심 이군요 ^^

페넬로페 2021-10-15 18: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자기앞의 생, 읽으며 감동을 받는것은 이런 것이구나를 생각했어요.
생을 사랑할 수 있는 기운도 받았고요.
새파랑님의 글도 넘 좋아요~~
저도 모모는 철부지~~
로 알고 있는 세대이군요^^

새파랑 2021-10-15 18:40   좋아요 5 | URL
˝로자˝와 할아버지의 대화 속에 담겨져 있는 문장들이 너무 좋았어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던 것 같아요. 오늘부터 이웃들에게 잘하기로 ^^

Yeagene 2021-10-15 18: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책 너무 좋죠..저의 인생책이기도 해요.저는 이 책 읽고 로맹가리는 천재인가봐..막 그랬어요 ㅎㅎㅎ

새파랑 2021-10-15 18:43   좋아요 5 | URL
Yeagene님의 인생책이군요~!! 여러 사람들의 인생책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읽으면서 왠지 벅찬 느낌을 받았어요. 제목도 너무 마음에 들고. 로맹가리 천재 맞는거 같아요 ^^

막시무스 2021-10-15 19: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 인생책중 한권임을 신고합니다!ㅎ 커다란 우산을 어깨에 맨 모모가 아른아른!ㅎ 즐건 저녁시간되십시요!

새파랑 2021-10-15 19:25   좋아요 5 | URL
우산 ㅋ 줄거리를 자세히 쓰고 싶었는데 모모와 로자 이야기 위주로만 썼어요. 막시무스님에게도 인생책이군요~ 반값네요 ^^

프레이야 2021-10-15 20: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 자기앞의 생. 영화 보셨나요. 나이든 소피아 로렌을 볼 수 있어요. 모모와 로자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 책은 오래전 읽었는데 영화는 올해 보았어요. 우연히 발견했지요. 진세버그는 정말 아까운 인물이에요. 컷트 머리가 넘 이쁜 발랄한 이미지. 죽음에 의혹이 있으니 안타깝구요.

새파랑 2021-10-15 20:34   좋아요 2 | URL
역시 좋은 작품은 영화도 있군요~! 아직 안봤지만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진세버그 사진을 봤었는데 정말 매력적이더라구요. 로맹가리와 왠지 잘 어울려 보였어요. 그런데 그렇게 안좋은 결말을 맞다니 아쉬워요 ㅜㅜ

서니데이 2021-10-15 21: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 처음 읽었을 때는 그렇게 좋진 않았어요.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 다시 읽었을 때는 느낌이 조금 달랐어요.
잘 읽었습니다. 새파랑님 즐거운 주말과 기분좋은 금요일 밤 되세요.^^

새파랑 2021-10-15 21:27   좋아요 5 | URL
두번이나 읽으셨군요~!! 좋은 책은 두번 이상 읽어야 합니다 ^^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scott 2021-10-15 22: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영화!! 새파랑님 영화도 보삼 333

<자기 앞의 생>은 새파랑님의 인생 책!! ㅎㅎ

이 세상 로자 아주머니 같은 분이 존재 하고 계시겠죠.
코로나로 거리 두기 시대이지만
따스한 온정 만큼은 ^^

새파랑 2021-10-15 22:51   좋아요 3 | URL
이번주말에는 영화를 좀 봐야 할까요? ㅎㅎ 잘 찾아보면 좋은 사람은 많은것 같아요~!! 거리두기도 중요하지만 마음은 따뜻하게 ^^

희선 2021-10-16 02: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글을 쓰는 동안은 괜찮았겠지만, 그 뒤에는 별로 안 좋았을지도 모르겠네요 로맹 가리... 사촌한테 에밀 아자르를 시켰다고 한 것 같은데, 사촌이 자신이 에밀 아자르가 된 것처럼 행동해서 사이가 안 좋아졌답니다

삶을 사랑하고 살면 좋을 텐데, 살아 있어서 슬프고 살아 있어서 기쁜데...

새파랑 님 주말 잘 보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1-10-16 07:23   좋아요 4 | URL
어떤 면에서 보면 로맹가리는 참 대단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작품도 그렇고 인생도 그렇고. 삶에 만족하진 못하더라도 사랑하고 사는게 답인거 같아요~ 희선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그레이스 2021-10-16 09: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을 예정이라 기대되는 사람!
이미 읽어버린 새파랑님과 읽을 예정인 저와 누가 더 행복할까요?^^

새파랑 2021-10-16 10:25   좋아요 5 | URL
이제 읽어볼 그레이스님을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 합니다 ^^

그레이스 2021-10-16 10:26   좋아요 4 | URL
^^

붕붕툐툐 2021-10-16 11:4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넘 좋아하는 작품!! 새파랑님 인생책 만나신 거 축하드려요~ 이번 주말에 또 달리시나요? 독서 열정에 존경을!!!

새파랑 2021-10-16 12:36   좋아요 4 | URL
툐툐님도 좋아하신다니 좋은 책이 맞군요~! 전 주말에는 서점 탐방 ^^ 이번 주말에는 적과 흑만 읽는걸로~~

Conan 2021-10-16 11:5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로맹가리 ‘새들은 페루에가서 죽다‘ 와 에밀아자르로 쓴 ‘자기 앞의 생‘ 2권 읽었는데요. 아주 매력있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새파랑 2021-10-16 12:39   좋아요 4 | URL
Conan님도 저 두권을 읽으셨군요~! 저도 똑같이 저 두권을 읽었는데 두 작품다 너무 좋더라구요~ 앞으로 더 찾아 읽을거 같아요. 글도 매력있고 작가의 인생도 소설같아서 좋은것 같아요 😆

초딩 2021-10-16 13: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의 인생책 맞는 것 같아요.
슬픔과 기쁨과 천진함을 볼 수 있는 책 :-)
좋은 하루 되세요~

새파랑 2021-10-16 14:06   좋아요 2 | URL
초딩님에게도 인생책 이군요~!! 슬픔과 기쁨 정확한거 같아요. 읽으면서 재미있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조금 지나면 슬퍼지는 ㅎㅎ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고양이라디오 2023-05-15 16: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인생 책 신고하고 갑니다^^ 진 세버그 이야기 궁금하네요. 스콧님 페이퍼 찾아봐야겠어요

새파랑 2023-05-15 17:00   좋아요 1 | URL
오~!! 고양이라디오 님에게도 인생책이군요~! 로맹가리 좋은책이 엄청 많은거 같아요 ^^ 요즘 안읽은 로맹가리 책 구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ㅋ

고양이라디오 2023-05-15 19:03   좋아요 1 | URL
전 <자기앞의 생>,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만 읽었는데 다른 책들도 더 읽어보고 싶네요ㅎ 집에 <새벽의 약속>있는 거 같은데

새파랑님 로맹 가리 책 추천부탁드려요ㅎ

새파랑 2023-05-15 22:46   좋아요 1 | URL
앗 ㅋ 제가 로맹가리를 좀 좋아라고 하지만 그중에서 추천해본다고 하면 <새벽의 약속>하고 <솔로몬왕의 고뇌>하고 <마지막 숨결>하고 <여자의 빛>이 좋았습니다~!

<하늘의 뿌리>랑 <죽은자의 포도주>랑 <가면의 생> 은 개인적으로 비추입니다 ㅋ

고양이라디오님은 저보다 책을 잘 읽으시니까 멋진 리뷰가 나올거 같아요~!!

고양이라디오 2023-05-16 11:31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 전 쓸데없는 리뷰만 써서ㅎ

추천 감사합니다. 추천 책들 위주로 읽어보겠습니다^^b
 

로맹가리(에밀 아자르)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하는데
너무 좋았다 ㅜㅜ




그들은 말했다.

"넌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 때문에 미친 거야.

나는 대답했다.

"미친 사람들만이 생의 맛을 알 수 있어."

육십 년 전쯤, 내가 젊었던 시절에 말이야, 한 처녀를 만났단다. 우리는 서로 사랑했지. 그런데 그녀가 갑자기 이사를 가버리는 바람에 여덟 달 만에 끝장이 났어. 그런데 육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일이 생생하게 기억나거든. 그때 나는 그 처녀에게 평생 잊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어, 그래서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단다. 사실, 가끔씩 걱정이 됐지. 살아가야 할 날이 너무 많았고, 더구나 기억을 지워버리는 지우개는 하느님이 가지고 계시니, 보잘것없는 인간인 내가 어떻게 장담할 수 있었겠니? 그런데 이제 안심이구나. 나는 죽을 때까지 자밀라를 잊지 않을 수 있을 거야.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 P12

"하밀 할아버지, 나는 영웅 같은 것보다 그냥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빠가 훌륭한 뚜쟁이여서 엄마를 잘 돌봐주면 좋을텐데 말예요." - P49

"무서워하는 데에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란다." - P72

"완전히 희거나 검은 것은 없단다. 흰색은 흔히 그 안에 검은색을 숨기고 있고, 검은색은 흰색을 포함하고 있는 거지." - P96

"오래 산 경험에서 나온 말이란다." 하밀 할아버지는 위대한 분이었다. 다만, 주변 상황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을 뿐." - P97

주변에 사랑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사
람들은 뚱보가 된다. - P99

나는 어떤 희망을 가지고 그 여자를 바라보았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희망이란 것에는 항상 대단
한 힘이 있다. 로자 아줌마나 하밀 할아버지 같은 노인들에게 조차도 그것은 큰 힘이 된다. 미칠 노릇이다. - P113

"그때 결혼했으면 오십 년 동안 서로 미워하게 됐을 거예요. 그렇지만 지금 결혼하면 서로 잘 볼 수도 없고, 미워할 시간도 없잖아요."
- P158

날이 얼마 남지 않게 되면 그 사람에게 존경을 보낸다. 그것은 알라신께 공덕을 쌓는 일이니까. 돌아올 축복이 적지 않다. 어쨌든 하밀 할아버지가 오줌을 누러 가는데 부축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었다. 나는 그 자리를 떠났다. 슬픔을 찾아다닐 필요는 없을 테니까, - P180

나는 조금 울기까지 했다. 그러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내게도 누군가가 있었다는 것이, 그리고 이제 그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나를 기쁘게 했다. 잠시 후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귀찮은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서 얼른 집으로 올라와버렸다. - P230

"네가 내 곁을 떠날까봐 겁이 났단다. 모모야. 그래서 네 나이를 좀 줄였어. 너는 언제나 내 귀여운 아이였단다. 다른 애는 그렇게 사랑해본 적이 없었어. 그런데 네 나이를 세어보니 겁이 났어, 네가 너무 빨리 큰 애가 되는 게 싫었던 거야. 미안하구나."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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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15 0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

새파랑님 감동의 글썽 글썽~~

(ʘ̥ᨉʘ̥)

새파랑 2021-10-15 00:13   좋아요 1 | URL
눈물이 앞을 가려서 새벽독서로 해야 할 거 같아요 😅

희선 2021-10-15 0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벌써 다른 책 한권을 또 보셨군요 이 책은 어쩐지 슬프기도 합니다 책속에서 누가 죽으면 슬퍼요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모모 슬퍼도 잘 살아가겠지요


희선

새파랑 2021-10-15 07:20   좋아요 1 | URL
최근에 읽은 목로주점하고 왠지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이 책은 이웃끼리 서로 돕고 지내는게 좀 달랐지만~~ 사람은 사랑없이 살수 없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

모나리자 2021-10-15 14: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도 유명한 작품인데 아직이네요..ㅎ 제목도 멋지고 절실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새파랑 2021-10-15 15:25   좋아요 1 | URL
저도 이 유명한 작품을 이제서야 읽었어요. 너무 좋더라구요. 전 이런 책 취향인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