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여기서 무얼 하는 것일까?
그는 이곳이 마음에 드는 것일까?
그는 여기서 남의 환심을 사려는 것일까?‘


하층민으로 태어난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가지가 있다. 현재에 안주하거나, 아니면 현재를 극복하거나.


<적과 흑>의 주인공 ˝쥘리앵˝은 ‘프랑스의 시골마을인 ‘베리에르‘에서 가난한  하층민인 목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하고 나폴레옹을 숭배하던 그는 매력적인 외모와 뛰어난 암기력을 바탕으로 귀족 ˝드 레날˝가의 가정교사로 들어가게 된다.


당시 시대상황은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 출현 이후 시민이 중심이 되는 계몽사상이 유행하였고 자유주의자들이 출현하였으나, 나폴레옹 몰락 후 부르봉 왕가의 왕정복고가 이루어져서 귀족과 종교의 결탁에 의한 기존 상류층의 기득권이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시기였다. 부르주아들은 나름로 부를 기반으로 어느정도 지위를 획득하나, 하급계층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성공하기 힘든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쥘리앵˝은 자신의 능력을 바탕으로 출세를 꿈꾸었고, 또한 상류층에 대한 반항심과 자존심을 지키면서 결코 비굴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사랑에 있어서만은 약간 예외였다. 그는 자신이 가정교사로 들어가게 된 ˝드 레날˝가의 부인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첫 만남부터 서로에게 호감을 가진 ˝쥘리앵˝과 ˝드 레날 부인˝은 처음에는 자신들의 마음을 숨기기 위해 애쓴다. 가정교사라는 하인의 신분과 세 자녀의 어머니라는 그녀의 신분은 어떻게 봐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인, 무슨 좋지 않은 일이라도 있나요?˝ 아녜요. 그런 게 아니라.˝ 부인이 대답했다. ˝몬 아미, 아이들을 불러주세요, 함께 산책이나 하러 가죠.˝ 그녀는 쥘리엥의 팔을 잡더니 그에게 이상하게 여겨지는 태도로 기대어 왔다. 그녀가 ‘몬 아미‘ 라고 그를 불러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1부 P.67



그러나 둘은 끌어오르는 애정을 숨기지 못했고 결국 대담한 밀애를 시작하게 된다. 출세에 대한 강한 욕망을 가진 ˝쥘리앵˝이었지만, 처음 경험한 사랑의 감정 앞에서는 누구보다 무모했고 열정을 다해 그의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드 레날 부인˝ 역시 세 자녀의 어머니이자 유부녀라는 위치로 죄책감을 느끼면서 한때는 ˝쥘리앵˝을 거부하지만, 그럼에도 그를 향한 마음은 더욱 커져만 간다.

[˝이제껏 당신을 이렇게 사랑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내 사랑하는 천사, 차라리 지금 이 순간에 이르러서야 나는 당신의 참된 가치를 알고 당신을 진정으로 사모하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편이 옳겠습니다. 나 때문에 불행에 빠진 것을 알고서 당신곁을 떠난다면 나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러나 내 괴로움쯤은 문제도 안 됩니다. 그래요. 사랑하는 분이여, 나는 떠나겠습니다.˝]  1부 P.189



하지만 둘의 사이를 알아차리고 질투했던 사람들에 의해 둘의 관계는 주변에 안좋게 소문이 나게 된다. 결국 ˝쥘리앵˝은 그녀를 위햐서, 그리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드 레날˝ 집에서 도망쳐야 했고, 잠시 수도원으로 들어가 사제의 길을  모색하기도 하지만 결국 파리에 위치한 ‘급진 왕당파‘의 핵심 권력인 ˝드 라 몰 후작˝의  저택에 비서로 들어가게 된다. 다시 한번 그에게 출세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이번에는 프랑스 정치의 한복판에서 말이다.


이번에도 ˝쥘리앵˝은 자신이 가진 재능을 십분 발휘하여 ˝드 라 몰˝ 후작의 신임을 얻게 되고, 그는 후작과 함께 많은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도 사랑이 끼어들게 된다. 자신은 다른 귀족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며 자존심이 강하고 원대한 꿈을 가진 후작의 딸 ˝마틸드˝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녀는 생각했다. 평범한 처녀라면 살롱에서 만인의 주시를 받는 이 청년들 가운데서 한 남자를 선택할 수도 있겠지. 그러나 천재적인 성격을 지닌 사람은 평범한 인간이 걸어간 발자취를 따라 자기 생각을 이끌어가지 않는 법, 내가 가진 재산이 없을 뿐인 쥘리엥 같은 남자의 반려가 된다면, 나는 계속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 터. 나는 결코 일생을 무명의 존재로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2부 P.156



˝쥘리앵˝은 ˝드 레날 부인˝과의 첫 만남과는 다르게 ˝마틸드˝에게 결코 애정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그녀에게 반감을 느낀다. 귀족 특유의 오만함과 그녀의 콧대높은 자존심을 경계하였고, 다른 주변의 모든 남자들이 그녀에게 잘보이려고 할 때 ˝쥘리앵˝은 그녀를 멀리한다. 자존심이 강한 ˝마틸드˝는 이런 ˝쥘리앵˝에게 오히려 호감을 가지고 접근을 하게 되고, 결국 ˝쥘리앵˝ 역시 그녀의 마음을 눈치채고 그녀에게 애정을 표현한다.


하지만 자존심이 강한 ˝마틸드˝는 그가 자신에게 애정을 보이자 금새 그에게 실증을 느끼고 그와 거리를 둔다. 이후 두 사람 간의 기다긴 줄다리기 끝에 결국 그녀는 ˝쥘리앵˝에게 무릎을 꿇게 되고, 그의 아이를 임신한 ˝마틸드˝는 아버지인 ˝드 라 몰˝ 후작에게 그와 결혼하겠다고 말한다.

[아! 용서해 주세요. 절 멸시해도 좋아요. 하지만 절 사랑해 주세요. 저는 이제 당신의 사랑 없이는 살아갈 수 없어요.˝ 그리고 그녀는 완전히 정신을 잃었다. 이 오만한 여자가 드디어 내 발밑에 무릎을 꿇었구나! 쥘리엥은 생각했다.]  2부 P.265



믿었던 딸과 ˝쥘리앵˝에게 크나큰 배신감을 느낀 후작은, 처음에는 자신의 딸이 ‘공작 부인‘이 아닌, 목수의 아내가 된 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나, 이후 둘의 결혼을 허락하게 되고 ˝쥘리앵˝은 귀족 칭호와 큰 재산을 양도받게 된다. 이제 ˝쥘리앵˝이 오랫동안 그렸던 소설은 여기서 정점에 올라 끝나게 된다.

[그는 생각했다. 결국 내 소설은 끝났다. 그리고 그 공적은 오직 나 혼자에 의한 것이다. 그는 마틸드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생각을 이어갔다. 나는 이 자존심덩어리로부터 사랑을 얻어낼 수 있었다. 이 여자의 아버지는 이 여자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그리고 이 여자는 나 없이는 살 수 없는 것이다.]  2부 P.311



하지만 이제 ˝쥘리앵˝은 권력과 사랑을 쟁취하여 그가 바라던 상급계층이 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후작의 앞으로 날아 든 한통의 편지에 의해 그의 꿈은 곧바로 물거품이 되고 만다. 그 편지는 그의 첫사랑이자 불륜관계였던 ˝드 레날 부인˝이 쓴 편지로, 편지에는 그와의 관계, 그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약간은 과장되게 적혀 있었다.


˝쥘리앵˝이 이때 느꼈던, ˝드 레날 부인˝이 편지를 썼을때의 감정은 분노였을까? 사랑이었을까? 그렇게 해서라도 만나게 되기를 원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쥘리앵˝은 곧바로 고향인 ‘베리에르‘로 이동하여 교회에서 미사중이던 ˝드 레날 부인˝을 총으로 두방 쏘게 된다. 그리고 그는 현장에서 체포되어 감옥에 갇히게 된다. 전망 좋은 탑의 꼭대기 감옥에서 지하감옥으로 옮겨가는 그의 모습은 그의 인생을 비유하고 있다. 너무나 급작스랍고 충동적이었던 ˝쥘리앵˝의 행동, 도대체 왜 그랬던 걸까?  과연 ˝쥘리앵˝과 ˝드 레날 부인˝, 그리고 ˝마틸드˝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지게 될까? 

[그때 미사를 주재하던 젊은 사제가 거양 성체를 알리는 종을 울렸다. 드 레날 부인이 고개를 숙였다. 잠시 부인의 머리가 숄 주름에 가려 거의 보이지 않았다. 쥘리엥은 부인의 모습을 잘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는 부인을 향해 피스톨을 쏘았다. 탄환이 빗나갔다. 그는 두번째로 방아쇠를 당겼다. 부인이 쓰러졌다.]  2부 P.320



작가인˝스탕달˝은 하층민이었지만 자존심이 강해서 모욕을 당하는 것을 너무나 싫어했던 ˝쥘리앵˝의 모습을 통해 서민계층의 도전과 열정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에 반해 상류층의 특권과 무능력, 적폐를 은근히 비판하고 있다. 그래서 <적과 흑>이 단지 연애소설 및 심리소설이 아닌 사실주의 소설의 명작으로 추앙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런 사회적인 문제를 제외하고 연애심리소설로 생각하고 읽어도 상당히 재미있다. 특히 ˝쥘리앵˝이 너무나 대조적인 두 여성 ˝드 레날 부인˝과 ˝마틸드˝와 펼치는 밀당은 상당히 집요하고, 과연 저렇게 까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며, 인물들의 심리묘사는 탁월하기 까지 하다. 이건 작가의 경험의 산물이라는 확신이 든다.


왜 제목이 <적과 흑> 인지에 대한 의문은 책을 다 읽고 해설을 읽으니 이해가 되었다. 일반적인 견해로 적색은 ‘군인‘을, 흑색은 ‘성직‘을 상징한다고 한다. 당시 하층민이 성공할 수 있었던 두 가지의 길이 군인 또는 사제였기 때문에 이렇게 제목을 정한 것 같기도 하다. 주인공인 ˝쥘리앵˝이 사제가 되려 했기도 했고(예비 사제였다), 극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잠시 군인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해설을 보기전에 나는 <적과 흑>을 ˝쥘리앵˝의 사랑과 연결하여 생각했다.

이루어질 수 없지만 그에게 처음 사랑에 눈을 뜨게 해준 ˝드 레날 부인˝과의 열정적이고 숭고한 사랑을 <적(열정)>으로,

서로의 자존심을 세우면서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벌인 ˝마틸드˝와의 예측불허하고 애증 섞인 사랑을 <흑(혼돈)>으로,

표현한게 아닐까 라고 혼자서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해설에는 내가 생각한 의미는 언급되어 있지 않았고, 해설을 읽다보니 내 생각이 좀 말이 안된다는 걸 느꼈다. 이래서 고전을 어느정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지식이 바탕이 되어야 하나 보다.


책이 상당히 두꺼워서 줄거리를 요약하는 것도 상당히 오래 걸렸고, 생각보다 리뷰 분량도 길어졌다. 게다가 핵심 사건과 핵심 등장인물을 다 포함하지도 못했다. 19세기 초 프랑스의 사회문제와 프랑스식 연애심리가 궁금하신 분들에게 이 작품 <적과 흑>을 적극 추천한다. 고전이 괜히 고전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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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18 07: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등.🖐 @^^@

새파랑 2021-10-18 08:01   좋아요 4 | URL
😊 리뷰가 길어져서 엔딩곡은 뺐어요 ㅎㅎ

청아 2021-10-18 11: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을 책인데 재밌어서 끝까지 다 봐버렸습니다ㅎㅎㅎ여러모로 벨 아미가 생각났는데 몬 아미라 불렀다니😆 여기 들어갈뻔한 엔딩곡은 뭐였을까요?

새파랑 2021-10-18 11:09   좋아요 5 | URL
모나미 펜이 그 모나미? 였구나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구요 ㅎㅎ 엔딩곡은 아껴서 나중에 공개하겠습니다 ^^
책이 벽돌책이어서 줄거리 쓰다가 밤샐거 같아서 아주 일부만 옮겨놓은 거에요. 제 글 보셔도 책을 읽으시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특히 가장 중요한 마지막 부분은 리뷰에 안남겼어요 😆

Yeagene 2021-10-18 10: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목과는 달리 상당히 쉽게 재밌게 읽었던 작품입니다.진짜 재미난 연애소설 읽는 느낌이었어요 ㅎㅎ

새파랑 2021-10-18 11:17   좋아요 5 | URL
저도 제목만 보고 철학책(?)으로 생각해서 쉽게 접근하지 못했었는데 이번기회에 읽으니 좋더라구요. 대학생때 읽었더라면 좋았을거란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

프레이야 2021-10-18 11: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의 적과 흑이 더 와 닿네요 ^^

새파랑 2021-10-18 11:18   좋아요 4 | URL
저는 책을 읽으면 이상하게 사랑이야기에 먼저 관심이 가더라구요 ^^ 와닿으셨다니 다행입니다 😄

페넬로페 2021-10-18 11: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적과 흑의 의미가 그런것이었네요^^
새파랑님의 깔끔하고 섬세한 리뷰로 이 작품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했어요.
그래서 더 매력적이라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찜합니다^^
저의 찜솥은 점점 그 크기가 비대해지고 있어요^^

새파랑 2021-10-18 11:56   좋아요 4 | URL
저도 보관함은 엄청 넓어요 ^^ 쓰고싶은 말이 많았는데 너무 길어져서 못썼어요 ㅋ 프랑스 이름은 그래도 러시아보다는 쉬워서 안햇갈리고 잘 읽혀요. 나중에 페넬로페님의 리뷰가 기대됩니다 😄

막시무스 2021-10-18 12:2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잘 봤습니다.ㅎ 둘 다 리뷰로 밖에 내용 파악을 못하고 있지만, <적과 흑> VS <벨아미> 요렇게 엮어보면 재밌을 것 같기도 하네요! ㅎ 완전 다른 세상인가요?ㅎ 즐거운 하루되십시요!

새파랑 2021-10-18 13:48   좋아요 4 | URL
저도 <적과 흑> 이랑 <벨아미> 비교 페이퍼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ㅋ 재미있을거 같아요. 막시무시님이 다음에 해주시는걸루 ^^

행복한책읽기 2021-10-18 14: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ㅎㅎ 새파랑님 리뷰는 언제 봐도 엑기스를 넘 잘 담아줘서 참 요긴해요. 저 이 소설 고3 대입 보고 문고판으로 읽었어요. 그때 새파랑님이 쓰신 것처럼 쥘리엥 왜저러지?? 하며 읽었어요. 시대적 배경. 적과 흑의 의미 같은건 전혀 몰랐고, 알고픈 생각조차 못했고 이야기에만 집중했지만 재밌었어요. 난 쥘리엥처럼 살지 않을거야, 라고 생각했던것 같아요.ㅋ 적과 흑의 의미는 새파랑님 생각에도 공감이 가요. 저는요, 적이 enemy 라 여겼다는 ^^;;;

새파랑 2021-10-18 16:16   좋아요 3 | URL
역시 책읽기님은 고띵때부터 다르셨군요~~!! 저는 쥘리앵도 그렇고 마틸드도 왜 저러지? 그랬어요 ㅋ ‘레날 부인‘은 공감이 가더라구요 ㅎㅎ
적을 Enemy라고 생각하시는 책읽기님의 창의력은 👍

mini74 2021-10-18 17: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어느새 다 읽으셨군요 와 👍전 새파랑님 해석이 가슴에 속속 들어오는데요 머리보단 내 마음이 느끼는 감상이 맞는거 아닐까요. 가끔 머리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ㅎㅎ

새파랑 2021-10-18 18:43   좋아요 2 | URL
역시 먼저 읽으신 미니님은 저의 미숙한 리뷰가 잘 이해되셨군요 ^^ 저는 머리보다 마음으로 책을 읽는거 같아요. 극히 주관적인 😅

레삭매냐 2021-10-19 09: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만난 <적과 흑>이네요.

법족 귀족과 대검 귀족 시절의
이야기로만 어렴풋이 기억하네요...

스탕달의 새 책이 나왔다던데,
고 책도 궁금하네요.

새파랑 2021-10-19 09:29   좋아요 1 | URL
다시 한번 읽어 보시면 기억이 다시 나실 거에요 ^^ 스탕달이 글을 잘 쓰는거 같아요~ 저는 파르마의 수도원 그 책을 먼저 읽어보고 싶고 그 다음에 새책으로 ^^

희선 2021-10-20 0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애는 스탕달 경험이 많이 들어갔을 것 같네요 스탕달 잘 모르지만... 그때 프랑스에서는 하층민이 성공하려면 군인과 사제가 되어야 했군요 성공 안 하고 그냥 평범하게 살아도 좋을 텐데... 이러면 소설이 재미가 없겠습니다 하층민이 성공하려고 발버둥치는 걸 보는 게 재미있을지도... 그 시대 사람 모습도 알 수 있겠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1-10-20 07:23   좋아요 1 | URL
평범하게 살았으면 소설이 안되겠죠? ㅋ 당시 분위기가 변화를 꿈구던 시기여서 이 책이 그러한 열망을 담고 있는것 같아요 ^^
 

오랜만에 희곡 읽기~! 이 희곡도 재미있다. 그 전차가 내가 생각한 전차가 아니었다 ㅎㅎ


사람들이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가다가 묘지라는 전차로 갈아타서 여섯 블록이 지난 다음, 극락이라는 곳에서 내리라고 하더군요. - P12

알았어. 처형이 뜨거운 욕조에 푹 잠겼다 나올 때까지 기다려 주지. 그러고 나서 나폴레옹 법전이란 걸 들어봤는지 물어볼 거야. 우리 여보야께서 사기당한 것처럼 보여요. 나폴레옹 법전에 의하면 당신이 사기당하면, 나도 사기당한 거거든. 그리고 나는 사기당하기 싫다고. - P33

블랑시 : 슬픔이 진실을 가져오나 봐요..
미치 : 슬픔은 분명 사람에게서 진실을 끄집어내요.
블랑시 : 얼마 안 되는 진실이나마 슬픔을 경험한 사람만이 갖고 있죠.
미치 : 당신 말이 맞아요. - P55

포커는 여자들이 있는 집에서 치면 안 돼. - P60

하지만 남자 여자 사이에는 어두운 데서 벌어지는 일들이 있다고, 다른 모든 것은 중요하지 않게 만드는 그런 것 말이야. - P73

뉴올리언스의 비 오는 오후를 좋아하지 않나요? 한 시간이 그냥 한 시간이 아니라 마치 영원의 작은 조각이 손에 쥐어진 것 같고, 그리고 그걸로 뭘 해야 할지 모르잖아요.  비에 젖지 않았나요? - P88

나는 낯선 사람들과 많은 관계를 가졌어요. 앨런이 죽고 난 뒤... 낯선 사람과 관계를 갖는 것만이 내 텅빈 가슴을 채울 수 있는 전부인 것 같았어요... 여기 저기 옮겨 다니면서 보호받으려 했던 것은 공포, 공포 때문이었죠. 여기저기, 생각해서도 안 될 곳까지, 마침내는 열일곱 살짜리 소년에게까지도, 하지만 누군가가 교장에게 편지를 썼죠. "저 여자는 도덕적으로 교사직에 적합하지 않다!" 라고.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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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18 0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영화에서도 전차는 단 한 번도 안나와여 ㅎㅎㅎ
영화도 추천 합니다
바람과 함께~의 비비안 리의
명품 연기!! 블랑쉬 그 자체로 ^^

새파랑 2021-10-18 01:01   좋아요 1 | URL
전 육군의 전차를 생각했어요 😅 그런데 Streetcar 더라구요 ㅎㅎ

2021-10-18 0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결말부가 나름 충격과 반전이었다. 자존심을 내세우는 건 진정한 사랑이 아니겠지? 공감은 안되더라도 이해가 가는 행동들이 있다.










그녀는 생각했다. 평범한 처녀라면 살롱에서 만인의 주시를 받는 이 청년들 가운데서 한 남자를 선택할 수도 있겠지. 그러나 천재적인 성격을 지닌 사람은 평범한 인간이 걸어간 발자취를 따라 자기 생각을 이끌어가지 않는 법, 내가 가진 재산이 없을 뿐인 쥘리엥 같은 남자의 반려가 된다면, 나는 계속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 터. 나는 결코 일생을 무명의 존재로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사랑이 목적인지, 이목이 목적인지) - P156

처음에 그는 자기 불행의 극심한 정도를
깨닫지 못했다. 그는 감동했다기보다
혼란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이성을
되찾으면서 그는 자기 불운의 깊이를 느꼈다.
그에게는 인생의 모든 즐거움이 소멸해 버렸다.
가슴을 찢어놓는 절망의 통증만을
느낄 수 있을 뿐이었다. 육체적 고통을 말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인가?
어떤 육체적 고통이 이 고통과 비교될 수 있단 말인가?

허물어진 정조와 자존심에 대한 회한으로 그날 아침 마틸드는 쥘리엥과 마찬가지로 불행을 느끼고 있었다. 목수의 아들인 일개 예비 사제에게 자기를 지배할 권리를 주었다는 끔찍한 생각에 아연했던 것이다. 자신의 불행을 과도하게 생각할 때면 그녀는 이렇게 뇌까리기까지 했다. 이건 마치 하인에게 몸을 내맡기고 나서 후회하는 꼴이지 뭐야. - P177

마틸드는 확실히 올바른 정신이 아냐.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덜 사랑스러운 것일까? 그 이상으로 예쁠 수가 있을까? 가장 우아한 문명이 줄 수 있는 생생한 기쁨 모두를 드 라 몰 양은 한 몸에 다 지니고 있지 않은가? 지나간 행복의 추억이 쥘리엥을 사로잡아 이성의 작용을 빠른 속도로 파괴해 버렸다. - P181

"아니, 그렇지 않습니다. 당신이 제 상상 이상으로 사랑에 빠져 있을 뿐이지요. 탁월한 귀족 신분이나 많은 재산을 타고난 모든 여자들이 그렇듯이, 드 뒤부아 부인도 자기 자신에게만 정신이 팔려 있을 것입니다. 그 부인은 당신을 바라보는 대신 자기 자신을 보기 때문에 당신을 잘 모릅니다. 두세 번 당신을 열렬히 사랑하는 동안 그 여자는 상상력의 힘을 발휘하여 당신을 자신이 꿈꾸던 영웅으로 생각했을 것입니다. 현실의 당신을 본 것이 아니고요. - P224

아! 용서해 주세요. 절 멸시해도 좋아요. 하지만 절 사랑해 주세요. 저는 이제 당신의 사랑 없이는 살아갈 수 없어요." 그리고 그녀는 완전히 정신을 잃었다. 이 오만한 여자가 드디어 내 발밑에 무릎을 꿇었구나! 쥘리엥은 생각했다.
- P265

그는 생각했다. 결국 내 소설은 끝났다. 그리고 그 공적은 오직 나 혼자에 의한 것이다. 그는 마틸드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생각을 이어갔다. 나는 이 자존심덩어리로부터 사랑을 얻어낼 수 있었다. 이 여자의 아버지는 이 여자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그리고 이 여자는 나 없이는 살 수 없는 것이다. - P311

그때 미사를 주재하던 젊은 사제가 거양 성체를 알리는 종을 울렸다. 드 레날 부인이 고개를 숙였다. 잠시 부인의 머리가 숄 주름에 가려 거의 보이지 않았다. 쥘리엥은 부인의 모습을 잘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는 부인을 향해 피스톨을 쏘았다. 탄환이 빗나갔다. 그는 두번째로 방아쇠를 당겼다. 부인이 쓰러졌다.

(이런 갑작스러운 전개라니...) - P320

그러나 내 죄가 좀 더 가벼운 것이었다 해도 사람들은 내 젊은 나이가 동정을 살 만하다는 사실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나를 통해 나와 같은 부류의 젊은이들을 징벌하고 그들을 영원히 의기소침하게 하려 한다는 것을 본인은 잘 알고 있습니다. 즉 하층 계급에서 태어나 가난에 시달리면서도 다행히 좋은 교육을 받았고 부유한 사람들의 오만이 사교계라고 부르는 것에 대담하게 끼어들려한 젊은이들 말입니다. 여러분, 그 점이 바로 본인의 범죄입니다. 그리고 사실상 나는 나와 같은 계급의 동료들에게 판결받지 못하는 만큼, 내 범죄는 더욱더 준엄한 징벌을 당할 것입니다. 본인
의 눈에는 배심원석에 부유한 농민 하나 보이지 않고 오직 분개한 부르주아들만 있을 뿐입니다.

(마지막까지 지키는 자존심) - P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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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10-17 1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의 책읽는 속도가 진짜 부럽습니다. 요즘엔 점점 속도가 늦어지는 것 같아서요.
잘읽었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1-10-17 17:55   좋아요 1 | URL
이번주말에는 추워서 책읽기에 좀 집중을해서 그런거에요😅
 
적과 흑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6
스탕달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04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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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층의 벽에 막혀 높이 올라갈 수 없었던 19세기 프랑스에서, 재능과 열정으로 이를 극복하려 했던 "쥘리앵"의 파란만장한 인생이야기. 사랑도 성공도 모두 투쟁이었던 그는 인생의 정점을 찍자마자 추락하지만 비굴하게 굴지 않았고, 마지막까지 자존심을 버리지 않았다. 그래서 극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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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17 14: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완독 추카합니다 ^^

새파랑 2021-10-17 14:03   좋아요 5 | URL
리뷰는 저녁에 쓰려고 합니다 ^^ 아참부터 계속 읽었어요 ㅎㅎ

청아 2021-10-17 14:0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에밀졸라, 로맹가리,스탕달까지 🇫🇷 에서 장기체류하고 계시군요!ㅎㅎ다음은 어디가실지 궁금합니다🤭

scott 2021-10-17 14:04   좋아요 5 | URL
일본 🖐 ^^ 단기 체류 하실것 같습니다 ^^

새파랑 2021-10-17 14:06   좋아요 5 | URL
다음은 일단 희곡을 읽어야 하는데 😅 생각해보니 계속 프랑스였네요 ㅋ
완독이 쉽지 않은 작품인거 같아요~!! 마지막에 급 혼란~!!

mini74 2021-10-17 14: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 짧은 글도 강렬하고 멋집니다 👍

새파랑 2021-10-17 15:10   좋아요 4 | URL
너무 과찬이십니다 😅 100자만 맞춰서 쓴거에요 ㅎㅎ

초딩 2021-10-17 17:00   좋아요 5 | URL
저도 동감합니다. 번역도 좋다고 하네요 ㅎㅎ

새파랑 2021-10-17 17:57   좋아요 3 | URL
다른 출판사 버전으로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잘 익히더라구요~! 인물도 별로 안햇갈리고 ㅋ 과찬이십니다~!!

페크pek0501 2021-10-17 14: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읽지 못했지만 내용은 아는 소설입니다. 발빠른 완독을 축하합니다.
(아, 나도 새파랑 님처럼 발빠르고 싶당~~~ ㅋㅋ)

새파랑 2021-10-17 15:14   좋아요 5 | URL
전 처음에 제목보고 어려워 보여서 안 읽었는데 다행히 엄청 읽기 어렵지는 않았어요 ㅎㅎ 다만 양이 많을뿐~!! 저도 읽는속도가 그렇게 빠르지는 않아요 😅

초딩 2021-10-17 17: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근데 적과 흑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색… 인지 대저인지 ㅎㅎ

scott 2021-10-17 17:08   좋아요 5 | URL
이 작품에서 [적]은 군복 [흑]은 수도사복을 뜻합니다.
이책의 주인공 쥘리앙의 살던 시절에 하층민이 유일하게 신분 상승 할 수 있는 길은
오로지 군인과 성직자가 되는 길 뿐이였습니다

프랑스가 지배 하고 있던 카리브해 지역 원주민들과 흑인 노예들도 군대에 입대 하면 신분 증이 나왔고 프랑스 국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나폴레옹이 일종의 신분 계급에 다른 계층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들었지만

왕정복고 시대로 회귀 하면서 귀족과 특권층의 벽은 더 높아지고 단단해졌죠.

새파랑님이 낼 긴 리뷰를 쓸 예정이라고 하셨는데
제가 불쑥 끼어 든 것 같습니다.


   ∧_∧
  (_ _ )
   ヽ ノ)
      」」

새파랑 2021-10-17 17:55   좋아요 5 | URL
스콧님이 말씀하신게 맞습니다~!! 저는 근데 책을 읽으면서 그의 마음과 운명이 적에서 흑으로 바뀐걸로 혼자 해석해 봤습니다 😅 아 리뷰써야 하는데 딴책 읽는중이에요 ^^

초딩 2021-10-17 21:31   좋아요 3 | URL
군인과 수도사군요! Scott님 감사합니다! ㅎㅎㅎ :-) 흐 뭔가 써야할 땐 꼭 읽고 싶은게 갑자기 또 타다 하고 나타나는 것 같아요 ㅎㅎ

페넬로페 2021-10-17 18:5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비굴하지 않고 자존심을 버리지 않는 주인공의 모습이 맘에 듭니다.
1주일에 새파랑님은 도대체 몇나라를 여행중이신지!
그저 감탄뿐입니다^^

새파랑 2021-10-17 19:40   좋아요 6 | URL
이번주에는 계속 프랑스판이었어요 ㅎㅎ 찾아보니 에밀졸라 로맹가리 스탕달이네요 ㅋ 잠시 희곡으로 미국 찍고 왔습니다~ 다음은 스콧님 지시(?)로 일본을 가야겠어요 😄

그레이스 2021-10-17 21: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임팩트있는 100자평 적과흑 빨리 읽어야겠어요

새파랑 2021-10-17 23:08   좋아요 1 | URL
앞으로는 100자평도 자주 써야 겠군요 ^^ 감사합니다~!!

붕붕툐툐 2021-10-17 22: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하루에 한 권 읽어내시는 이 능력! 진짜 존경과 박수를!!! 새파랑님 리뷰 덕에 적과 흑은 내 마음 속 더 깊이~~

새파랑 2021-10-17 23:09   좋아요 1 | URL
오늘 두권 읽고 세권째 읽는 중입니다 😆

희선 2021-10-18 0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계층의 벽... 넘기 어렵기도 하겠습니다 지금이라고 그런 게 아주 없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잘 안 됐지만 비굴하게 굴지 않았다니, 그런 모습은 괜찮겠습니다

새파랑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1-10-18 07:29   좋아요 1 | URL
거의 넘었다고 생각하는데 결국 계층간의 벽을 극복하지는 못하더라고요 ㅜㅜ날씨도 추운데 좋은 하루 보내세요 ^^
 

2권 바로 읽기 시작~!.완독은 내일로 ㅎㅎ




쥘리엥은 자기가 한 짓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런 일쯤 아무것도 아니지. 출세하려면 앞으로 더 많은 부정을 저지르지 않을 수 없을 텐데, 그리고 가련한 그로 씨여! 훈장을 탈 사람은 그대인데 내가 그것을 탔으니, 나는 훈장을 준 정부의 의사대로 움직여야만 하겠노라.‘ 하는 식의 감상적인 번지르르한 말로 그런 부정을 감출 줄 알아야만 할 거야. - P31

하나의 음모는 사회적인 우연으로 획득한 모든 칭호를 소멸시킬 수 있다. 그러니 죽음을 무릅쓰고 대드는 자는 단번에 높은 지위를 차지할 수도 있는 것이다. 패망한 편은 정신적 권위도 상실하고 마는 것이다. - P60

드 레츠 공작의 무도회에서는 그처럼 오연했던 이 처녀가 지금은 애원에 가까운 눈초리를 하고 있었다. 쥘리엥은 그녀를 보며 생각했다. 실상 저 검은 옷이 저 여자의 아름다운 몸매를 더욱 빛나게 하는구나. 저 여자에게는 여왕의 풍모가 있어. 그런데 왜 상복을 입었을까?

(이래서 적과 흑인건가?) - P62

"이 정치적 재난에서 마틸드양에게 깊은 충격을 준 것은, 그레브 광장의 어느 집에 숨어 있던 나바라의 마르그리트 왕비가 대담하게도 사형 집행인으로부터 자기 애인의 잘린 목을 돌려받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러고서 다음 날 한밤중에 왕비는 자기 마차에 그 목을 싣고 몽마르트르 언덕 밑에 있는 예배당에 가서 손수 그 목을 묻었다는 것입니다." - P70

거만하고 거침없는 태도를 지닌 이 아가씨와의 대화는 점차 그의 흥미를 끌었다. 그는 반항하는 하층민의 음울한 역할을 잊었다. 그는 마틸드가 박식한 데다 사리에도 밝은 것을 알게 되었다. 정원에서 듣는 그녀의 의견은 살롱에서 말하던 것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때때로 그녀는 쥘리엥과 함께 열광하기도 하고,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놓는 순간도 있었다. 그럴 때 그녀의 모습은 너무도 오연하고 냉정한 평소의 모습과는 완전히 대조를 이루는 것이었다. - P73

매 순간마다 좀 더 진지한 일에 전념하려고 애써 보았으나, 한 가지 생각에만 정신이 팔려 그는 다른 것은 거들떠 볼 수가 없었다. 그러고는 십오 분쯤이나 지난 후에야 소스라쳐 정신을 차리고서, 가슴을 두근거리며 산란한 머리로 ‘그녀가 나를 사랑하는 것일까?‘ 하는 상념에 다시 빠져 드는 것이었다. - P79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요. 오늘 밤에 꼭 말해야 해요. 자정이 지나 1시가 울리면 정원으로 나오세요. 우물 옆에 있는 정원사의 큰 사다리를 갖다가 제 방 창문에 걸치고 제 방으로 올라오세요. 오늘 밤엔 달이 밝겠군요. 그러나 아무려면 어때요."

(레날 부인과 마틸드의 대조적인 모습) - P120

하지만 이것은 드 레날 부인 곁에서 때때로 맛볼 수 있었던 영혼의 즐거움은 아니었다. 지금 그가 느끼는 감정에는 전혀 다정한 맛이 없었다. 그것은 야심에서 나오는 강렬한 행복이었다. 지금 쥘리엥은 무엇보다도 야심에 차 있었다. 그는 또다시 자기가 의심했던 사람들과 자기가 취한 조심스러운 대책에 대해 얘기했다. 그 얘기를 하면서 그는 자기가 쟁취한 승리를 이용할 수단을 궁리하는 것이었다. - P136

질투의 고통으로 그는 그 이상을 생각할 수 없었다. 연적이 사랑받는다는 의혹 자체가 이미 대단한 괴로움이다. 그런데 자기가 사랑하는 여인에게서 연적에 대한 사랑의 얘기를 상세히 듣다니 그건 말할 수 없는 고통인 것이다.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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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16 16: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완독!! 🖐^^

새파랑 2021-10-16 17:02   좋아요 1 | URL
저도 완독하고 싶어요~!!

서니데이 2021-10-16 17: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는 작가나 작품도 유행이 있는 것 같아요.
이번엔 스탕달의 작품으로 유행할 수도 있겠습니다.
새파랑님, 주말 날씨가 많이 차갑습니다.
따뜻하게 입고 감기 조심하세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1-10-16 18:58   좋아요 2 | URL
이 유행은 스콧님이 만드신겁니다 ^^ 감기조심하세요~!!

scott 2021-10-17 0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적과흑>
리뷰 라스트송 궁금 합니다 !! ^^

새파랑 2021-10-17 08:41   좋아요 1 | URL
아직 읽으려면 한참 남았어요 😅 고민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