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도 이제 얼마 안남았으니 10월 2차로 구매한 책 목록을 정리해본다.

10월 2차에는 총 13권을 구매했다. 이번 구매의 중점은 완독을 목표로 하는 작가의 책을 중점적으로 구매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작가의 작품을 검색해 보니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았다. 아마 완독을 하려면 내년 후반기는 되어야 할 것 같다.

구매한 책에 대해 간단히 멘트를 달아보자면


1. 동네서점베스트 컬렉션 : 헤르만 헤세

동네에 있는 독립서점에 가서 구매를 했다. 사고 싶은 책은 많았는데, 아직 읽어야 할 책이 많아서 딱 한권 샀다. 가방에 넣어두었다가 잠깐 어디 갈때 읽어봐야 겠다. 헤르만 헤세 책도 부지런히 읽어야 하는데 아직 사놓고 못읽은 책이 몇 권 있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황야의 이리)


2. 포트노이의 불평 : 필립 로스

완독을 목표로 하는 작가 중 1명인 필립로스의 3대 명작 중 하나라고 하던데,  검색해 보니까 품절이었다. 그러나 역시 알라딘 우주점 어느 곳엔가에는 있어서  재빨리 구매했다. 보통 배송비를 맞추기 위해 2만원을 채우지만, 누가 먼저 구매할까봐 걱정이 되어 눈물을 머금고 배송비 2천원을 지불하고 이 책만 구매했다.


3. 새버스의 극장 : 필립 로스

필립 로스의 매운맛 중의 매운 맛이라고 하는 스콧님의 추천을 듣고 냉큼 구매했다. 필립 로스는 역시 매운맛이 어울리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4. 미국의 목가 2 : 필립 로스

한번 책 구매에 10만원을 안쓴다는게 나의 나름 마지노선이다 보니 10월 1차 책 구매를 할 때 미국의 목가 1권만 구매했었는데, 완전 바보같은 짓이었다. 2권이 없으니 1권을 읽고싶은 생각이 안들었다. 1권을 읽고 나서 2권이 읽고 싶은데 집에 2권이 없으면 어떻하지? 라는 걱정이 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구매했다. 앞으로 여러권으로 분리된 책의 구매는 무조건 한번에 해야겠다.


5. 버버빌가의 테스 : 토머스 하디

이 책은 알라딘 우주점에 직접 방문해서 구매했다. 오래전부터 보관함에 있던 책인데, 매장에 가보니 이 책이 양장본으로 있었다. 양장본은 당장 구매해야 한다는 어떤 분의 명언이 떠올라서 바로 구매했다.


6. 나나 : 에밀 졸라

완독을 목표로 하는 또다른 작가인 에밀 졸라의 작품. <나나>가 평이 그렇게 좋지는 않던데, 난 좋아하는 작가의 책은 평이 안좋더라도 읽는걸 좋아하기 때문에 구매했다. 약간 두께가 있더라


7. 인간 짐승 : 에밀 졸라

에밀졸라의 또다른 작품. 이건 제목이 다 했다. 인간 짐승이라니, 도대체 어떤 이야기길래? 하는 궁금증이 생겨서 구매 했다. <제르미날>을 먼저 사려고도 고민했으나 그건 두권 짜리여서 11월 달에 구매해야 겠다.


8.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2 : 에밀 졸라

이 책도 <미국의 목가 2권>과 마찬가지 이유로 구매했다. 읽어보고 싶은데 2권이 없어서 못읽는다는 건 괴로운 일이다. 다음 에밀 졸라 작품은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을 읽을 예정이다.


9. 나의 눈부신 친구 : 엘레나 페란테

엘레나 페란테의 작품은 <어른들의 거짓된 삶> 한편만 읽어봤었다. 개인적으로 좀 별로여서, 이 작가의 작품에는 한동안 관심이 없었는데, 북플에서 ‘나폴리 4부작‘을 극찬하시길래, 우연히 들른 알라딘 우주점 매장에 이 책이 있길래 구매했다. 거의 새 책 같다.


10.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줄리언 반스

줄리언 반스 책을 그렇게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두권?) 언제나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알라딘 우주점 매장에 이 책이 있길래 구매할까 말까 고민을 했다. 북플의 평을 보니 좀 극과 극이었는데, 열반인님이 엄청나게 좋다고 리뷰를 쓰셨길래 구매했다. 표지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11. 이 경계를 지나면 당신의 승차권은 유효하지 않다 : 로맹 가리

이미 읽고 리뷰를 쓴 책이다. 역시 책 제목이 좋으면 책 내용도 좋은 것 같다.


12. 밤은 고요하리라 : 로맹 가리

이 책도 알라딘 우주점에 방문하여 구매했다. 개인적으로 알라딘 우주점 여러 곳을 가보는 걸 좋아한다. 나의 알라딘 우주점 오프라인 방문 동선은 다음과 같다. 일단 세계문학전집 코너에 가서 상태가 좋은 책이 있는지 먼저 보고, 그 다음에 고객이 방금 팔고 간 책을 살펴본다. 그 다음에 검색대에 가서 검색을 한다.

검색어는 ‘로맹 가리‘, ‘필립 로스‘, ‘에밀 졸라‘, ‘소세키‘, ‘도스토예프스키‘......

일반적으로 ‘로맹 가리‘를 검색하면 <자기앞의 생>,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만 나오고, ‘에밀 졸라‘랑 ‘필립 로스‘는 나오는게 없고, ‘  ‘소세키‘는 청소년 책처럼 보이는 <나는 고양이로서이다>, <도련님>만 나온다. ‘도스토예프스키‘는 그냥 존경심에서 한번 검색을 해본다.

그리고 나서 북플 보관함에 담긴 책들을 하나씩 검색해 본다. 대부분은 나오지 않는다.

그 다음에는 그냥 이곳저곳 기웃거리면서 책 구경을 하다가, 맘에 드는 다른 책을 구매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신기하게도 로맹 가리의 이 책이 있길래 기쁜 마음으로 냉큼 골랐다.상태도 좋았다.


13.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떄 : 윌리엄 포크너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한동안 방치했었다. 그런데 최근에 미니님의 윌리엄 포크너 작품 리뷰를 보고 구매했다. 우선순위에서 좀 밀리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읽을 것이다.



이번에 구매한 13권을 보니 새책 7권에 중고책 6권이었다. 10월 2차 구매도 나름 경제적으로 구매했다는 뿌듯함이 든다. 10월 1차에 15권을 구매했었는데, 이번에 13권을 추가로 구매해서 10월에만 총 28권을 구매했다. 이번달도 읽은 책 보다 구매한 책이 더 많게 되었다. 앞으로 부지런히 읽어서 완독한 책을 책장에 넣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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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0-27 19:2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책 샀다는 페이퍼 너무 좋아요!!

새파랑 2021-10-27 19:48   좋아요 5 | URL
저도 제가 책 살때가 제일 좋고 다른 분 책 구매 페이퍼 보는게 너무 좋더라구요 ^^

프레이야 2021-10-27 19: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우 책탐식가 새파랑 님 페이퍼만 봐도 배불러요. 동네 서점 좋아라.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표지가 바뀌었나요

새파랑 2021-10-27 19:49   좋아요 4 | URL
책에만 광적인 욕심이 발생하는거 같아요 😅 독립서점 가는것도 정말 좋더라구요 ㅋ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무슨 상? 받고 새로 나온 표지 같더라고요

mini74 2021-10-27 19: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알차게 사셨네요 새파랑님 가지런한 책사진은 언제봐도 마음에 펑온을 가져오는 거 같습니다 ㅎㅎ 거의 새책같은 ~ 이런 중고 사면 기분이 넘 좋죠 ㅎㅎ 행복한 저녁보내세요 ~~

새파랑 2021-10-27 19:50   좋아요 4 | URL
언제나 구매는 신중히 알차게~!!
마음의 평온을 드려서 기쁘네요 ^^

오거서 2021-10-27 20: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책 상자가 점점 커지고 있네요. ㅎㅎㅎ

새파랑 2021-10-27 20:57   좋아요 4 | URL
이번 책 상자는 좀 컸어요 ^^ 다행히 다 들어가서 다행이었습니다 ㅋ

반유행열반인 2021-10-27 20: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으아니 제가 엄청 좋다고 썼나요? ㅋㅋㅋ 안 그런 거 같은데… 연애의 기억이 더 좋았는데… ㅋㅋㅋㅋ 새파랑님 읽으시기 전에(?)새버스의 극장 시작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러니 그 책만은 천천히(?)읽어주세요…(이상한 부탁 ㅋㅋㅋ)

새파랑 2021-10-27 20:58   좋아요 5 | URL
저 열반인님 극찬 읽고 산건데😅 필립 로스의 책은 그럼 미국의 목가를 먼저 읽어보겠습니다 ^^

scott 2021-10-27 21:22   좋아요 5 | URL
저도 연애의 기억에 💥추가! ㅎㅎ
새버스 극장! !
열반인님 부터! 완독을 응원 합니다 ㅋㅋ

전 40페이지 남겨 놓고 멈춘지 두어달 째 ^.~

반유행열반인 2021-10-27 21:26   좋아요 3 | URL
scott님은 원서 보신 거 아녜요?!?! 번역서 나오기 전 부터 꿀잼꿀잼 하신 거 보면 ㅋㅋㅋ 언어를 잘 하면 앞서 가시는 거군요…리스풱!

새파랑 2021-10-27 21:28   좋아요 3 | URL
연애의 기억 왠지 산거 같은데 한번 찾아봐야 겠습니다. 표지가 너무 익숙해요 ^^

잠자냥 2021-10-27 20: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에밀 졸라에 왕창 투자한 10월이군요!

새파랑 2021-10-27 20:58   좋아요 5 | URL
두께로도 에밀졸라가 탑이죠 ㅋ 근데 저 아직까지 에밀졸라는 한편밖에 안읽었네요 😅

막시무스 2021-10-27 20: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3로스, 3졸라!ㅎ 이제 리뷰 페이퍼만 기다리면 되겠군요!ㅎ 즐독하시구요!ㅎ

새파랑 2021-10-27 21:05   좋아요 5 | URL
ㅋ 제가 균형감이 좀 있습니다 ^^ 일단 읽고 있는 <로드 짐>을 읽고 에밀 졸라로 가보겠습니다 😆

청아 2021-10-27 21: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필립로스와 에밀졸라,로맹가리에 집중하시는 것 같아 긴장됩니다ㅋㅋㅋㅋ겹치는 책이 많아 역시 기쁘고요👍11월도 파이팅입니다ㅋㅋㅋ😆

새파랑 2021-10-27 21:25   좋아요 5 | URL
제가 미미님 책을 많이 따라 읽는거 같아요 ^^ 겹치는 책이 많으면 기분 좋더라구요 😆 11월이 오기전에 더 많이 읽어야 할거 같아요 ~!

scott 2021-10-27 21: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광활한 우주점은 새파랑님에게 우주점 지점관 경계가 없는
할인쿠폰 발급 해줘야 함٩( ᐛ )و

반유행열반인 2021-10-27 21:27   좋아요 5 | URL
그거 저도 하나 좀…(굽신굽신)

새파랑 2021-10-27 21:29   좋아요 5 | URL
럭키백 잔액이 이제 얼마 안남았어요 ^^

페넬로페 2021-10-27 22: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께서는 어떤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 거의 전작 읽기 모드로 가시는군요^^
지치지 않는 열정!
화이팅입니다^^
저도 11월에는 더 분발하겠습니다**

새파랑 2021-10-27 23:29   좋아요 5 | URL
한번 시작하면 몰빵 인거 같아요 ㅋ 페넬로페님 11월에는 같이 많이 읽어요 ^^

붕붕툐툐 2021-10-27 23: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이번엔 제가 찜한 책이랑 많이 겹치지 않네요~ 새파랑님의 필립 로스 사랑과 에밀 졸라 사랑에 뭔지 모를 감동을 느낍니다~ 저도 필립 로스 첫 책으로 생각하는게 미국의 목가거든요~ 리뷰 기대할게요~🙆

새파랑 2021-10-27 23:41   좋아요 4 | URL
이번에는 별로 안겹친다니 안타깝네요 ㅜㅜ 제가 한번 빠지면 그것만 파다보니 이렇게 편식이 됩니다 😅
툐툐님이 먼저 미국의 목가 읽어주세요 ^^

희선 2021-10-28 01: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시월 두번째로 산 책도 많네요 읽을 책이 많아서 좋을 듯합니다 새파랑 님은 책을 빨리 보시니 이번에 산 책도 곧 보겠지요 이 안에는 벌써 본 책도 있군요 얼마 남지 않은 시월이지만 책 즐겁게 만나세요


희선

새파랑 2021-10-28 08:50   좋아요 4 | URL
이번에는 한번에 산건 아니고 우주점 다른 두곳 방문해서 산거랑 온라인 주문 한번 합해서 산거에요 ㅋ 이렇게 쌓일 줄은 몰랐습니다 ^^

독서괭 2021-10-28 05:4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전작읽기가 잘 안 되던데, 새파랑님은 집중력이 좋으시네요! 👍
<나의 눈부신 친구>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만 읽은 책이네요. 전 둘다 좋았습니다. <연애의 기억>은 안 읽었는데 위에서 좋다 하시니 저도 찜~^^

새파랑 2021-10-28 08:51   좋아요 4 | URL
전 아는 작가 범위가 좁다보니 한곳에 집중한다는 ^^ 그중에서 두권이나 읽으셨다니 많이 읽으셨네요~!!

그레이스 2021-10-28 06: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로맹가리 두 권 담아갑니다

새파랑 2021-10-28 08:52   좋아요 4 | URL
로맹 가리 너무 매력적인거 같아요 ^^

coolcat329 2021-10-28 12: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테스가 꽤 두껍네요. 하도 옛날에 읽어서 기억은 거의 안 나는데 저리 두껍다니...
저랑 5권 겹치시네요. 물론 그 중 4권은 안 읽었지먀유...

새파랑 2021-10-28 12:55   좋아요 2 | URL
와 그래도 네권이나 겹치다니 역시 군요 👍👍 테스 엄청 재미있다던데 ㅋ

그레이스 2021-10-28 13:37   좋아요 3 | URL
중학교때 읽었어요^^
이해 안가는 부분이 많았죠^^

새파랑 2021-10-29 07:54   좋아요 2 | URL
그럼 저는 이제 읽으면 이해가 되겠죠? 😆

그레이스 2021-10-29 08:43   좋아요 1 | URL
그럼요^^
저는 주인공들이 답답하다고 생각했던것 같아요
그럴 나이죠
ㅎㅎ

오늘도 맑음 2021-10-28 14: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이번엔 두권겹쳤어요~!!
저는 책이 겹칠때 기분이 완전 좋아요^^
그나저나 새파랑님 너무 귀여우세요~!!
책을 정말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 제가 더 기분이 좋네요~! 뭔가에 빠졌을때 그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과거의 저를 소환시키는 기분이랄까~ 저는 만화, 영화, 책을 좋아라합니다. 새파랑님 아자아자 파이팅~!!! 오늘도 파랑입니당~!!!!!!

새파랑 2021-10-28 14:40   좋아요 2 | URL
어떤 두권인지 궁금하네요 ㅋ 저는 아마 책을 읽는것 보다는 책을 사는걸 더 좋아하는거 같아요 ^^ 좋은 기분을 느끼셨다니 뿌듯합니다~!! 오늘도 맑은님도 오늘도 화이팅 하세요 😆

레삭매냐 2021-10-29 07: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 방에 대량구매!
아주 바람직하십니다.

새파랑 2021-10-29 07:52   좋아요 1 | URL
11월은 구매를 자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너무 많이 샀어요 ㅋ
 
이 경계를 지나면 당신의 승차권은 유효하지 않다
로맹 가리 지음, 이선희 옮김 / 마음산책 / 2014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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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 가면 말이다. 출구 옆에 이런 표지판이 걸려 있지. 이 경계를 지나면 당신의 승차권은 유효하지 않다."


내 삶의 경계는 어디쯤일까?


나는 후회가 많은 편이 아니다. 왠만하면 현재에 만족하며 욕심이 별로 없다. 그럼에도 가끔 과거를 돌이켜보면 후회가 남는 몇몇 순간이 떠오른다.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왜 그때 그런 말을 했었을까? 누구에게나 후회가 남는 상황과 사람이 있을 것이다.


59살의 늙은 "자크", 그는 자존심이 강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매력적인 인물이었고, 그에게는 22살의 "로라" 라는 젊은 애인이 있다. 그러나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와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자신의 성적 능력 저하와 경제적 능력 악화에 대해 큰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로라, 당신이 없다면, 내가 거기 없었다는 것 조차 알지 못했을 것이오. 출생에 대해서는 참 바보 같은 말들도 많지! 태어나 세상에 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아. 산다는 것, 그것은 숨 쉬는 것도, 고통받는 것도, 심지어 행복한 것도 아니야. 산다는 것은 둘이서만 발견할 수 있는 비밀 같은 것이지. 행복은 팀을 이뤄 하는 작업이야. 나는 매 순간을 떠나보내고, 이 느린 행보의 카라반은 행복의 소금을 져나르지. 당신이 내게로 오기 때문이야.]  P.61



언제 닥칠지 모르는 이별의 위험을 예감하면서 그는 그녀에게 자신의 걱정을 털어놓지 못한다. 그녀가 그에게 느끼는 감정이 사랑이 아닌 동정심이 될까봐 불안해한다. 자존심이 너무나 강했었던 그는 추한 모습을 보이느니 차라리 자살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자살 시도를 눈치챈 "로라"는 그의 앞에 나타나 그의 자살을 막고 그를 경계에서 구해낸다. 그녀는 "자크"의 육체적인 매력과 경제력에 반한게 아니었다.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위의 두가지는 "자크"가 걱정하는 만큼 중요한게 아니었다. "자크"는 경계의 끝에서 그녀의 진심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자크"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사랑과 동정의 경계에서 유효한 승차권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사랑할 때는 말이죠. 모든 걸 다 넘어서 당신과 함께 계속 행복해지고 싶어요. 그런데 누가 당신에게 행복을 운운하나요? 난 당신에게 오로지 사랑에 대해서 얘기하는 거예요. 자크, 당신 이미지 때문에, 당신이 스스로에게 품는 생각 때문에 나를 떠나지는 말아줘요. 그건 너무 추잡해요. 나에게 이 편지 이야긴 하지 말아주세요. 그런 모든 것들, 나에게 얘기하지 마세요. 그저 우리 둘 사이의 모든 것은 저 너머에 있기만을 희망합니다."]  P.180



나의 승차권이 유효하지 않게 되는 경계를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인생에 대한 후회가 절반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주인공 "자크"는 다행히 그 경계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쓴 "로맹 가리"는 그 경계를 못찾았다. 그래서 그런지 이 작품은 대단히 슬프게 읽혔다. 현실도 그가 그린 소설과 같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이전에 읽은 "로맹 가리"의 작품인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와 <자기앞의 생>에 비하면  덜 감정적이고 덜 감동적이지만,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어서인지 오히려 더 공감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로맹 가리" 특유의 유머감각은 생동감 있는 문장으로 묘사되어 있다. "로맹 가리"는 정말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Ps. 이 작품은 "필립 로스"의 죽어가는 짐승의 순한맛 버전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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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10-26 13: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도입부 문장이 정말 멋진데요! 삶의 경계를 찾다가 맞이하는 절망의 감정이 궁금해지는 흥미로운 소설 같은데 맞는지 모르겠네요!ㅎ

새파랑 2021-10-26 13:09   좋아요 5 | URL
중년남성이 느끼는 절망감이 너무 잘 표현되어 있더라구요~! 막시무스님의 이야기가 맞습니다 ㅋ 약간 프랑스식 문화가 깔려있긴 합니다^^

막시무스 2021-10-26 13:20   좋아요 5 | URL
오! 장바구니 담았어요!ㅎ 항상 좋은 책 소개 감사드려요! 즐건 오후시간 되십시요!ㅎ

새파랑 2021-10-26 13:49   좋아요 4 | URL
저도 좋다는 책이랑 작가를 소개받고 읽는 입장이지만 ^^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2021-10-26 13: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로맹 가리의 이 작품은 처음 봐요.
소개 고맙습니다 ^^

새파랑 2021-10-26 13:10   좋아요 5 | URL
로맹가리 작품 저도 이제 세번째 읽는건데 이 책도 좋더라구요. 제가 다른 작품도 소개해보겠습니다 ^^

청아 2021-10-26 13:3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초반에 읽다가 저도 필립 로스가 떠올랐는데ㅋㅋㅋㅋ마지막 글 읽고 빵터졌습니다. 리뷰도 느낌이 좋은걸요?! (⑅´•⌔•`)👍

새파랑 2021-10-26 13:48   좋아요 4 | URL
미미님도 벌써 읽으셨군요. 역시 독서 기계~!! 그래도 필립로스 읽었다고 그 책 생각이 나다니 ㅋ 미미님과 독서 중복이에요 ^^

청아 2021-10-26 14:07   좋아요 4 | URL
아 그게 아니라 새파랑님 리뷰 초반 말한 거예요ㅋㅋㅋㅋ아직 안읽었어요!but 곧 따라잡겠습니다. 부릉부릉 흐흐😆

새파랑 2021-10-26 14:13   좋아요 4 | URL
미미님 저번에 구매하셔서 읽으신줄 알았어요 ^^ 미미님 보관함에 읽는거 따라서 보관함에 집어넣으면 되니 좋네요 😁

오늘도 맑음 2021-10-26 21: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필립 로스˝의 죽어가는 짐승의 순한맛 버전이라는 말에 빵터졌네요ㅎㅎㅎ 어느새 우리 친근한 사이가 되어버린ㅋㅋㅋ 새파랑님(미미님,오거서님,붕붕툐툐님도요.ㅎㅎㅎ)왜그런지 로맹가리랑 잘 어우러져 보이는 느낌은 무엇일까요? 언제나 밝고 씩씩해 보이셔서 미미님과 함께 제가 두분을 참 좋아라 합니다. 멋진 글 감사해요~!!!

새파랑 2021-10-26 16:12   좋아요 5 | URL
아 순한맛에 빵 터지셨다니 보람이 있네요 ^^ 미미님이 로맹 가리 찐팬이고 전 이제 따라가고 있는중입니다~!! 줄거리 요약 보다는 느낀점이 많아서 느낀점 위주로 썼어요 ㅋ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scott 2021-10-26 16: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로스옹 ❣로맹 가리 ❣에밀 졸라 새파랑님 2021년 하반기 완독 도전 탑👌 옹 ^^

*새파랑님 도전 탑! 📚 옹 수정~◌⑅⃝*॰ॱ✍


2021년 10월 🖐째주~ 2022년 상반기 1-2월??ㅎㅎㅎ


┊┊┊╭━━━━━━━━━╮
┊┊┊┃로스옹 ❣로맹 가리옹 ❣에밀 졸라옹❣소세키 옹
하루키 옹 💖
┊┊┊╰◯━━━━━━━━╯
┊┊┊◯┊┊┊┊┊┊┊┊┊┊
┊╭ⓄⓄ╮┊┊┊┊┊┊┊┊┊

새파랑 2021-10-26 16:12   좋아요 5 | URL
스콧님 22년 전반기로 바꿔주세요 😅 소세키 까지 읽을겁니다~!!

새파랑 2021-10-26 16:40   좋아요 4 | URL
오늘부터 시작입니다 그럼 ^^

독서괭 2021-10-26 16: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 순한맛과 매운맛 ㅋㅋㅋㅋㅋ 둘을 같이 비교해서 읽어보면 재밌겠어요. 로맹가리 이 작품은 처음 들어봅니다. 재밌겠어요^^

새파랑 2021-10-26 16:41   좋아요 4 | URL
이 작품은 일단 제목이 너무 멋진거 같아요. 유효하지 않은 승차권이라니😆 독서괭님과 잘 맞으셨으면 좋겠네요~!!

라로 2021-10-26 17: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한때 로맹가리작품 전작주의자였는데,,, 이렇게 처음 보는 책을 접하면 마이 부끄럽습니다요,,, 그래서 사람은 말을 많이 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저^^;; 그나저나 새파랑님 정말 무서운 분이세요!! 어찌 이리 책을 많이 읽으십미꽈??@@

새파랑 2021-10-26 17:19   좋아요 4 | URL
로맹가리 작품 검색하면서 라로님 글 많이 봤어요 ^^ 저는 그동안 읽은 책이 별로 없어서요 😅

페넬로페 2021-10-26 17: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로맹 가리작가는 제목을 정말 잘 짓는것 같아요.
넘 멋져요.
경계라는 말이 어쩌면 참 무서운 단어 같아요~~
영미작가들의 문장 속에 항상 유머가 있는것 같아 그것이 좋더라고요^^

새파랑 2021-10-26 17:44   좋아요 5 | URL
저는 이책 제목보고 중고매장에서 골랐어요.로맹가리는 글을 정말 잘쓰는거 같아요^^

mini74 2021-10-26 21: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진라면도 순한 맛 좋아합니다 ㅎㅎ 라면취향을 고백하며 ㅎㅎ 승차권의 유효기간이라 ㅠㅠ 멋진 말인데 뭔가 서글프기도 합니다 ㅎㅎ

새파랑 2021-10-26 22:05   좋아요 3 | URL
라면은 일단 다 맛있는거죠 ^^
승차권이랑 선택이랑 왠지 호환이 되는 느낌이었어요. 이 작품은 노년의 남성이 가지는 고민이 너무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어서 좀 서글프긴 합니다ㅜㅜ

붕붕툐툐 2021-10-26 23: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순한맛 매운맛~ㅎㅎㅎㅎ 순한맛부터 맛봐야할텐데요~ 로맹 가리가 이런 제목의 책도 썼나요? 제목이 옛날 갬성~ㅎㅎㅎㅎ

새파랑 2021-10-27 07:33   좋아요 2 | URL
툐툐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옛날감성 같이 느껴지네요 😆 매운맛 먼저 보고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더라구요~!

희선 2021-10-27 00: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필립 로스 순한맛이군요 필립 로스도 로맹 가리도 잘 모르는군요 그나마 로맹 가리는 조금 안다고 해야 할지... 이 소설 속 사람은 괜찮아지기는 했지만, 로맹 가리는 그러지 못했군요 본래 그렇기는 해요 자신이 쓴 글로 자신도 구원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기도 하고 그러지 못하기도 하는 듯합니다


희선

새파랑 2021-10-27 07:38   좋아요 3 | URL
로맹가리의 비극을 생각하면서 읽으니까 왠지 더 슬퍼지더라구요. 이 책의 주인공도 자살을 고민하는데 왠지 로맹가리 자신이 투영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ㅜㅜ

모나리자 2021-10-27 16: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맨 위의 인용 문장 따끔한 일침같이 들리네요. 오늘 하루도 지나가면 다시는 유효한 날이 아니지요.ㅎ
필립로스도 현대문학의 거장이라고 하는데.. 정작 만나지 못했네요.ㅜㅜ
왜 그렇게 세상엔 작가가 많은 건지.ㅋㅋ
작가별 전작 읽기 응원할게요~새파랑님~^^!

새파랑 2021-10-27 17:03   좋아요 3 | URL
로맹가리는 언어의 마술사인듯 해요 ㅋ 필립로스도 좋아요 ^^ 응원에 힘입어 해보겠습니다~!!

서니데이 2021-10-27 19: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로맹가리 이 책은 처음보는 것 같네요.
새파랑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새파랑 2021-10-27 19:35   좋아요 2 | URL
저도 처음 봤어요 ^^ 재미있었어요 ㅋ 서너데이님도 좋은 시간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1-10-29 07: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맹 가리의 이 책은 읽었는지
어쨌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새파랑 2021-10-29 07:53   좋아요 0 | URL
아마 읽으시지 않으셨을까요? 레삭매냐님 독서량이라면 읽으셨을듯요 ^^
 

내 삶의 경계는 어디쯤일까?


온 세상을 소유한 듯이 미소 짓는 모습을 보고 나는 열등감, 패배감 같은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나를 이겨서가 아니라 내가 이 미국인보다 못하다‘는 것, 그가 ‘너무 대단해 보인다는 것, 그에 다다를 수 없다는 것‘ 때문이었다. - P8

"사랑해요."
온갖 문제에 대한 답이 하나 있다는 것, 그것도 유일한 답이 있다는 것을 환기해주는 말이었다. 로라에게는 ‘행복한 섬‘ 같은 면이 있었다. - P30

나는 그녀의 얼굴 쪽으로 몸을 굽히고 이마에 내 입술을 스친다. 나는 이 문장을 현재형으로 쓴다. 기억이 되살아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 P40

로라, 당신이 없다면, 내가 거기 없었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을 것이오. 출생에 대해서는 참 바보 같은 말들도 많지! 태어나 세상에 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아. 산다는 것, 그것은 숨 쉬는 것도, 고통받는 것도, 심지어 행복한 것도 아니야. 산다는 것은 둘이서만 발견할 수 있는 비밀 같은 것이지. 행복은 팀을 이뤄 하는 작업이야. 나는 매 순간을 떠나보내고, 이 느린 행보의 카라반은 행복의 소금을 져나르지. 당신이 내게로 오기 때문이야. - P61

"너한테 훈계할 거리가 없다. 너는 나보다 더 똑똑하잖니. 그리고 교양도 훨씬 많고. 넌 모든 책을 섭렵했지. 좋다. 그러니까 네가 어떤 상태인지, 네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잘 알겠지. 그런데 아주 똑똑하고 아주 교양 있는 사람들 가운데 자살을 하는 이들도 있단다." - P92

"사랑할 때는 말이죠. 모든 걸 다 넘어서 당신과 함께 계속 행복해지고 싶어요. 그런데 누가 당신에게 행복을 운운하나요? 난 당신에게 오로지 사랑에 대해서 얘기하는 거예요. 자크, 당신 이미지 때문에, 당신이 스스로에게 품는 생각 때문에 나를 떠나지는 말아줘요. 그건 너무 추잡해요. 나에게 이 편지 이야긴 하지 말아주세요. 그런 모든 것들, 나에게 얘기하지 마세요. 그저 우리 둘 사이의 모든 것은 저 너머에 있기만을 희망합니다." - P180

그리티에서 내게 한 고백 따위는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 모양이다. 이런 걸 보고 "숨 쉬듯이 거짓말을 한다"라고 하지. 하지만 둘리는 숨 쉬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다. 살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 그의 눈만이 공포에 찬 진실을 소리쳐 부르짖을 뿐이다. - P185

"지하철역에 가면 말이다. 출구 옆에 이런 표지판이 걸려 있지. 이 경계를 지나면 당신의 승차권은 유효하지 않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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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26 1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책 로맹 가리에 숨겨져 있는 책 중에 한권!!

밑줄 긋다가 끝까지 그어 버리게 만드능 ^ㅅ^

새파랑 2021-10-26 12:33   좋아요 1 | URL
프랑스 작가의 매력에서 빠져 나올 수 없네요 😄 로맹 가리도 완독을 목표로~!!
 
템페스트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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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희곡읽기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인 <템페스트> 다. 표지에서부터 느껴지는 흐린 분위기와는 다르게 작품 자체는 희망찬 결말로 마무리 되었다. 그의 다른 비극과는 다르게 말이다. 마치 문학계를 떠나는 "셰익스피어" 자신의 앞날을 스스로 기원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푸로스퍼로"는 밀라노의 대공이었다. 그러나 그는 마술 연구에 빠져 자신의 직책을 소홀히 하였고, 동생 "엔토니오"의 꾀임에 빠져서 딸 "미랜더"와 함께 바다에 버려져 외딴 섬에 도착하게 된다. 자기만의 왕국을 건국하여 살아가는 "푸로스퍼로"는 자신을 버린 나폴리의 왕 "알론조와 그의 동생 "안토니오"에게 복수를 꿈꾼다.


"푸로스퍼로"는 마술을 통해 무인도에 갇혀 있던 공기의 정령 "에어리얼"을 자신의 부하로 만들고, "에어리얼"을 통해 튀니스에서 열린 딸의 결혼식에 참가한 후 복귀하는 나폴리의 왕 "알론조"와 그의 동생 "엔토니오"  일행이 탄 배를 침몰시킨다. 그리고 그들을 자신이 있는 곳과 다른 무인도에 보내게 된다. 단 한명, "알론조"의 아들 "퍼디넌드"를 제외하고 말이다.


"푸로스퍼로"는 자신의 딸 "미랜더"와 나폴리 왕자 "퍼디넌드"를 결혼시키기 위해 나름 계략을 세우게 되고, 둘의 사이를 가까워지게 한다. 그렇게 그의 복수가 이루어지고 그녀는 왕비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으나, 마지막 순간에 그는 자신을 비극에 빠뜨린 나폴리의 왕과 자신의 동생 모두를 용서하게 된다. 그리고 그가 마음대로 부리던 정령도 자유롭게 풀어주게 된다.


복수의 마지막 순간에, 그것도 자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모두 없애버릴 수 있었는데도 모든 걸 내려놓고 용서하는 "푸로스퍼로"의 모습은 마치 작가로서 마지막 작품을 쓰고 모든걸 내려놓는 "셰익스피어" 본인의 모습을 그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이전 작품들에서 주로 그렸던 복수는 결국 마지막 작품에서는 용서로 바뀐 것이다.


작가 "셰익스피어"의 피날레를 장식하기에는 더없이 적절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는 <템페스트>, 이 작품을 통해 그는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고 희망을 그렸다는 점에서 의마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비극적 요소가 약하다 보니 '4대 비극'에 비해 재미 측면에서는 다소 떨어지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대사들을 읽다보니 그 의미가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전하, 저는 전하와 일행을 저의 누추한 오두막으로 초대하겠습니다. 거기에서 오늘 밤을 편히 쉬시게 될 것입니다. 저는 오늘 밤의 일부를 틀림없이 시간을 급히 흐르게 만들 그러한 이야기를 해드리는 데 쓰겠습니다. 즉 제 인생 이야기하며, 이 섬에 온 이래 제가 겪은 사건들을 상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내일 아침에는 여러분을 배로, 그리고 나폴리로 모시겠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이 사랑스러운 아들딸의 결혼식이 엄숙히 거행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그다음에 저는 밀라노로 물러가서 내 무덤 생각이나 종종 하겠습니다.]  P.124



혹시 이 작품을 읽게 된다면 <템페스트>가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 Swan Song 이라는 점을 염두해 두고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가가 마지막으로 그린 인생의 참모습은 '용서'와 '화해'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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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10-25 16: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
저도 그 지점에 ...!

새파랑 2021-10-25 17:52   좋아요 5 | URL
용서와 화해의 지점에 있다는 건가요? ^^

그레이스 2021-10-25 19:23   좋아요 4 | URL

바빠서 빨리 쓰느라^^
용서하는 방법에 있어 현명하단 생각을 했습니다.
무작정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도록 분명히 한 후에 용서하는 것 인상적이었습니다.^^

scott 2021-10-25 17: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인생의 참모습은 ‘용서‘와 ‘화해‘
멋집니다!!

새파랑님 이제 셰익스피어 희곡 전 작품 도전을!!

새파랑 2021-10-25 17:52   좋아요 4 | URL
셰익스피어 지금까지 다섯작품 읽었는데 안읽은 작품을 찾아봐야 겠습니다 ^^

청아 2021-10-25 17: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새파랑님 <템페스트> 읽으셨군요!! 저도 셰익스피어 전작읽기 할거예요ㅎㅎ(저는 천천히. 여성주의,식민지배 관점에서)🤭

새파랑 2021-10-25 17:59   좋아요 4 | URL
저도 그럼 미미님을 따라해야 겠군요~!! 방금 미미님 따라서 에밀졸라의 작품을 왕창 주문했어요 😅

청아 2021-10-25 18:00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영광입니다~😆

페넬로페 2021-10-25 18: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똑같이 느꼈어요.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는 것의 아름다움을요~~
요즘 대통령 후보들에게 이 책 권하고 싶어요^^

새파랑 2021-10-25 18:46   좋아요 5 | URL
정상에 있으면서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았을거 같은데 셰익스피어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페넬로페님 리뷰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

Falstaff 2021-10-25 19: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근데요, 솔직히 얘기해서 용서와 화해보다는 한 방에 깔끔하게 정리하는 복수가 훨씬 개운하지 않으셔요?

새파랑 2021-10-25 19:56   좋아요 3 | URL
저는 좀 기가 약해서요 😅 소설속에서는 통쾌하게 복수하는 걸 좋아하긴 합니다 ^^

청아 2021-10-25 20:01   좋아요 3 | URL
저는 이 작품에 관해 전혀 모르고 읽어서 푸로스퍼로의 확실한 복수와 늦은 약속이행에 반발한 에어리얼의 푸로스퍼로를 향한 뒷통수와 캘리밴?의 한방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ㅋㅋㅋㅋ

Falstaff 2021-10-25 20:08   좋아요 4 | URL
<템페스트>가 셰익스피어 가운데서도 가장 많이 인용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일 겁니다.
이어서 오, 가엾은 요릭! <햄릿>, 좀 드물게 코 밑에 수염 난 마녀 세 자매 나오는 <맥베스> 정도로 순서가. ㅎㅎㅎ 셰익스피어에 전혀 조예가 없는 아마추어의 견해였습니다.
쉬운 얘기로 필독서, 아닌가 싶다, 하는 말씀입지요.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10-25 20:07   좋아요 4 | URL
저도 그럴꺼 같은 싸한 느낌을 받았는데 어느덧 에필로그더라구요😆

그레이스 2021-10-26 08:33   좋아요 2 | URL
저는 이 책에 복수가 없는것이 아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을 죽이고 괴로움에 죽음을 택하거나 정신이상이 되는것은 복수가 아니지요.
과거의 잘못이 양심을 괴롭히고, 뉘우칠 기회를 주고, 바로 잡을 기회를 주고 용서 하는것이 복수라는 생각입니다^^
다른 작품들보다 깔끔!^^

새파랑 2021-10-26 06:57   좋아요 1 | URL
맞는거 같아요~! 복수하고 죄책감에 빠져셔 괴로워하는 것보다는 바로 잡는게 더 좋겠죠 ^^

mini74 2021-10-25 21: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복수와 죽음이 난무하는 작품을 쓰던 노년의 작가가 말년엔 용서와 화해를 말한다니 왠지 더 감동적인데요 *^^*

새파랑 2021-10-25 21:38   좋아요 2 | URL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번으로 출판한 이유가 있는것 같아요 ^^역시 사람은 평화롭게 살아야 하나 봅니다😅

붕붕툐툐 2021-10-25 2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가의 마지막이 화해와 용서였다니 왠지 삶이 아름다워지는 듯한 느낌이네요!! 새파랑님의 희곡읽기는 계속 됩니다!!🐱

새파랑 2021-10-25 22:15   좋아요 2 | URL
이제 희곡 작품이 몇개 안남아서 새로운 책을 발굴해야 할거 같아요. 원조 희곡 마니아 툐툐님의 추천이 필요합니다 ^^

붕붕툐툐 2021-10-25 22:52   좋아요 2 | URL
한국작가 희곡도 함 읽어보시면 어떨지 추천드립니다~ 저는 이강백 작가 좋아하는데 ‘마르고 닳도록‘, ‘파수꾼‘, ‘느낌, 극락같은‘ 좋아해용^^

새파랑 2021-10-26 06:58   좋아요 2 | URL
희곡마니아 툐툐님 따라 읽어보겠습니다 ^^

희선 2021-10-27 00: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이 셰익스피어가 마지막으로 쓴 거군요 화해와 용서라... 마지막이어서 그렇게 쓸 수 있었을까 싶네요 죽을 때는 그럴 수 있다면 좋을지...


희선

새파랑 2021-10-27 07:45   좋아요 2 | URL
너무나 마지막이 느껴지는 마지막 작품이었어요. 약간 내려놓는 기분? 그래도 화해와 용서는 좋은거 같아요. 언제나 쉽지는 않지만 ^^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희곡 작품이라고 하는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읽으니까 뭔가 의미심장함이 느껴진다.


무슨 흉측한 농간 때문에 저희가 이곳으로 떠나왔나요? 아니면 떠나온 것이 축복받은 것이었나요?

내 딸아, 둘 다, 둘 다였다. 거기서 우리가 몰려난 것은 네 말대로 흉측한 농간 때문이었지만 이곳에 올 수 있었던 것은 축복받은 일이었다. - P16

저들은 서로에게 매혹되어 있다. 이 속도가 빠른 일을 느리게 진행되도록 해야겠다. 너무 쉽게 얻어, 얻은 물건의 값어치를 덜 평가하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 P37

쏟아지는 졸음을 뿌리치지 마십시오. 잠은 슬픔을 지닌 자에겐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법입니다.
잠은 위안자이옵니다. - P52

진실하게 보이게. 사랑의 고삐를 너무 풀지 말고, 아무리 강한 맹세라 하더라도 정열의 불길에 비하면 지푸라기에 불과하다네. 보다 더 조심하게. 그러지 않으면 자네의 맹세는 끝장날 거야.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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