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끝나면 꿈을 꿔. 꿈을 꿔, 그러면 그것이 현실이 될지도 몰라. 세상이란 절대 보이는 것만큼 나쁘지 않아, 그러니까 꿈을 꿔, 꿈을, 꿈을...˝


너무 완벽하고 행복하게만 보이는 사람에게도 말못할 아픔이 있을 것이다. 언제나 최고로 추앙받고,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언제나 행복하기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보여지는게 전부는 아니다. 중요하고 위험한건 결코 밝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산다는 것은 사람들을 오해하는 것이고, 오해하고 오해하고 또 오해하다가,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본 뒤에 또 오해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안다. 우리가 틀렸다는 것을 알면서. 어쩌면 사람들에 관해서 맞느냐 틀리느냐 하는 것은 잊어버리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이 최선인지도 모른다.]  1권 P.62



˝필립 로스˝의 미국 3부작의 첫번째 작품인 <미국의 목가>에는 모든걸 다 가진, 완벽한 사람처럼 보였던 ˝시모어 레보브˝의 인생과 가정이 어떻게 나락으로 떨어졌는지를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시모어 레보브˝는 유대인 출신의 미국인으로 그의 별명이자 애칭은 ˝스위드˝였다. ˝스위드˝의 뜻은 ‘스웨덴 사람‘으로, 일반적인 유대인들과는 다르게 눈이 파랗고 머리카락은 황금빛이며 바이킹 같이 생겼기에 붙혀진 별명이다. 한마디로 잘생기고 운동도 잘하고 집에는 돈도 많은 엄친아였다. 갑자기 잘 생겼다고 하니 ‘벨 아미(잘생긴 친구)‘가 떠오른다.

[스위드 레보브의 삶은, 내가 아는 한, 매우 단순하고 매우 평범했으며, 따라서 딱 미국인의 기질에 맞게 훌륭했다.]  1권 P.53



이 책의 화자는 ˝주커먼˝으로, 직업은 작가다. ˝주커먼˝은 어린시절에 이웃에 살던 ˝스위드˝를 너무나 동경했었는데, 50여년이 흐른 후 어느날 우연히 둘은 마주치게 되어 과거를 회상하게 되고, 이후 ˝스위드˝는 ˝주커먼˝에게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글을 써달라는 부탁이 담긴 편지를 보낸다.


이후 약속을 잡고 어느 식당에서 다시 만난 두사람, 하지만 ˝스위드˝는 ˝주커먼˝에게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고, 자신이 살아왔던 행복했던 이야기를 그에게 들려준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주커먼˝은 ˝스위드˝가 무언가 큰 아픔을 가지고 있지만 그에게 밝히지 않고 있음을 눈치챈다. 그리고 어쩌면 ˝스위드˝는 자신의 아픔을 말하고 싶었기에 그에게 편지를 쓴거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졸업 45주년 동창회에 참가한 ˝주커먼˝은 그곳에서 ˝스위드˝의 동생인 ˝제리˝를 만나게 되고 ˝주커먼˝은 ˝제리˝에게 충격적인 두가지 이야기를 듣는다. 첫번째는 이틀전에 ˝스위드˝가 죽었다는 것, 두번째는 ˝스위드˝의 딸인 ˝메리˝가 폭탄 테러범이었고, 딸 때문에 그의 인생과 가정이 박살났다는 것이었다.

[만일 자신에 대한 의문이 인생에서 너무 일찍 찾아오는 것보다 나쁜 게 있다면 그건 그게 너무 늦게 찾아오는 거야. 형의 인생은 폭탄에 의해 박살나버렸어. 그 폭발의 진짜 피해자는 시모어야.]  1권 P.111



너무 완벽해 보였던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아픔은 바로 딸이었던 것이다. 딸인 ˝메리˝는 어떻게 해서 테러리스트가 된 것일까? 그렇게 완벽한 가정에서 어떻게 그녀와 같은 인물이 나왔던 걸까? 이 행복해 보이던 가정은 어떻게 박살난 것일까?


작가인 ˝주커먼˝은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스위드˝의 인생을 소설로 재구성한다.


너무 완벽해서 유대인을 벗어난 유대인 이라 불렸던 ˝스위드˝는 미스 뉴저지 출신의 카톨릭교도 ˝드와이어˝와 결혼을 해서 딸 ˝메리˝를 얻는다. 부부는 딸을 애지중지 키우는데 특히 아빠인 ˝스위드˝의 딸에 대한 애정은 엄청났다. 그런데 고등학생이 된 그녀는 부모님이 걷고 있던 전형적인 미국인의 삶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게 되고, 전형적으로 사는 부모님을 증오하며, 반전주의에 눈을 뜨게 되는데, 결국 베트남 전쟁을 중단시키겠다는 뜻을 보이기 위해 우체국을 폭파시키고, 이 사고로 주변에 있던 의사 한명이 사망하게 된다.

[다음 세대의 성공적인 레보브가 되는 데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정떨어지게 분노에 찬 말이나 뱉어내는 딸, 도망자처럼 숨어 있던 곳에서 스위드를 몰아내 또다른 미국으로 완전히 보내버린 딸, 스위드 특유의 유토피아적 사고 형태를 완전히 박살내버린 딸과 그 십 년의 세월, 스위드의 성으로 침투해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을 감염시킨 미국이라는 전염병, 그토록 갈망하던 미국의 목가로부터 스위드를 끌어내 그 대립물이자 적인 모든 것 속으로, 분노, 폭력, 반목가의 절망 속으로, 미국 고유의 광포함 속으로 집어넣은 딸.]  1권 P.139



폭파사건 이후 ˝메리˝는 종적을 감추게 되고, ˝스위드˝는 애타게 딸을 찾아다니며, 어머니인 ˝드와이어˝는 큰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다. 하지만 ˝스위드˝는 딸을 미워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하고 간절히 찾기를 원하며, 자신의 딸이 결코 폭파사건을 일으킨게 아니고 다른 배후세력에 의해 이용당한 거라 믿는다. 너무나 전형적이고 이상적인 아버지의 태도를 보여주는 ˝스위드˝를 어느 누가 욕할 수 있을까? 이러한 아버지를 위선적이라고 비난하는 딸 ˝메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우리 똑똑한 유대인 애들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하느님 맙소사, 부모들이 이제 잠시 억압을 안 당하나 했더니, 아이들이 억압이 있는 곳을 찾아 달려가다니, 억압 없이는 살 수가 없는가보구나. 한때는 유대인들이 억압을 피해 달아났는데, 이제는 억압이 없는 걸 피해 달아나잖아. 한때는 가난을 피해 달아났는데, 이제는 부를 피해 달아나잖아. 미친 짓이야. 부모는 너무 잘해줘서 도저히 미워할 수 없으니까 대신 미국을 미워하는 거야.]  2권 P.44



이후 딸을 찾으려는 ˝스위드˝의 노력은 계속되나  딸에 대한 감정과 연민은 의심과 원망으로 점점 변해간다. 부인은 가정 외적인 것에 과도하게 집착하다가 결국 외도를 한다. ˝메리˝가 폭파시킨 건 미국이 아니라 ˝스위드˝의 가정과 안생이었다.

[그래, 그들의 요새는 금이 갔다. 여기 멀리 떨어진, 안전한 올드림록에서도, 이렇게 한번 벌어진 이상, 다시는 아물지 않을 것이다. 절대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이 그들에게 맞서고 있었다. 그들의 삶을 좋아하지 않는 모든 사람, 모든 것이 맞서고 있었다. 외부에서 들려오는 모든 목소리가 그들의 삶을 비난하고 거부하고 있었다.]  2권 P.288



단지 목가적인 삶을 원했던 ˝스위드˝, 자신의 사업체를 잘 운영하고 시골에서 가족과 함께 한가로이 살려고 했던게 그렇게 큰 잘못이었던 걸까? 아니면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사회문제에 무관심 한게 그렇게 큰 잘못이었던 걸까? 시대의 흐름과 비극에 휘말려서 자신의 모든걸 잃어버리게 된 한 사람의 처절한 인생 이야기인 <미국의 목가>는 결코 이웃나라인 미국에만 한정된게 아닌, 우리에게도, 나에게도 닥쳐올수 있는 잠재된 비극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목가>는 액자식 소설에다가 다양한 인물, 다양한 이야기들이 등장하여 다소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마지막에는 이 모든 것이 하나로 합쳐져서 비극성을 극대화 하는 마무리를 보여준다. 그래서 다 읽고 나서는 작가의 구성과 필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필립 로스˝식의 인상적인 문장과 유머는 이 작품이 그의 최전성기 시절에 쓰여진 작품이라는 걸 느끼게 해준다.


작품들을 읽으면 읽을수록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되어지는 ˝필립 로스˝, 지금까지 내가 읽은 그의 다섯 작품(전락, 죽어가는 짐승, 에브리맨, 울분, 미국의 목가) 중 안좋았던 작품은 없었다. 그런데 더 중요한건 아직 내가 읽지 못한 그의 작품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왠지 행복하다. 다음 작품은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를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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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1-11-14 09: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바마가 회고록에서유대인이랑 팔레스타인 문제 얘기하다가 자기도 고딩 때 필립로스 읽고 자랐다 그래서 뭔가 반가웠어요. 저는 드디어 새버스 앞에 한 두 쪽 읽긴 했는데 ㅋ 공산주의자도 가지고는 있는데 역시나 새파랑님 먼저 가십시오…천천히 갑니다…

새파랑 2021-11-14 10:47   좋아요 5 | URL
저는 <새버스의 극장> 열반인님 완독 후 읽으려고 책장 한구석에 치워 놨습니다 😅
오바마도 읽는 필립 로스라니 왠지 뿌듯하네요 ^^

반유행열반인 2021-11-14 11:27   좋아요 5 | URL
그렇다면 다음 중간벽돌(?)은 얼른 새버스로 가야 하는데…강제로 아껴 보게 만들어 송구한 마음입니다 ㅋㅋㅋㅋ

새파랑 2021-11-14 12:19   좋아요 5 | URL
그런데 새버스 보기만 해도 억 소리가 나더라구요, 너무 두꺼워서 ㅋ 쳔천히 보세요. 책이 쌓여있어서 😅

scott 2021-11-14 21:46   좋아요 3 | URL
새버스 전 가열차게 달리다가 멈춘지
여러 달째!

마무리는 새파랑님과 열반인님이 ^^

새파랑 2021-11-14 21:51   좋아요 2 | URL
이 책 두꺼워서 베개로 써도 되겠더라고요. 안읽은 필립로스 책이 많아서 든든합니다 ^^

페넬로페 2021-11-14 11: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지 않았지만 그 의미는 새파랑닝 리뷰로 알 수 있을것 같아요. 우리는 사실 다른 사람을 겉모습으로만 보게 되고 언제라도 나락에 떨어질 수 있고~~
필립 로스의 작품이 많은가봐요.
아직 많이 남았다고 하시니요^^

새파랑 2021-11-14 12:23   좋아요 5 | URL
국내 출판된 책이 15편 이더라구요. 딱 1/3 읽었습니다 ^^
이 책 리뷰를 쓰려고 줄거리를 쓰다보니까 너무 길어져서 중간에서 끈었어요 😅 너무 좋은 작품은 리뷰쓰기가 어려워요 ㅜㅜ
저도 겉으로만 보면 완전 천하태평으로 보이는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ㅋ

청아 2021-11-14 12: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딸이 폭탄 테러범이었다는 대목에서 깜짝 놀랐어요.
저는 정체기에 빠져서 새파랑님 응원하고 도망갑니다 헤헤😄

새파랑 2021-11-14 12:25   좋아요 5 | URL
제가 본의 아니게 스포를 했네요 ㅜㅜ 미미님 빨리 슬럼프 탈출하시길 간절히 바랍니딘~!! 오늘 점심으로 연어덮밥 3그릇 드세요 ^^

scott 2021-11-14 21:47   좋아요 3 | URL
엄청난 스포 ㅎㅎㅎㅎ


새파랑 2021-11-14 21:51   좋아요 3 | URL
앗 스포 ㅋ 그런데 알고 읽어도 크게 문제가 없을거 같아요 ^^

그레이스 2021-11-15 15:48   좋아요 2 | URL
그럼 하나 더!
제가 몸서리 친 장면은 구토 장면

mini74 2021-11-14 17: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산다는 건 오해하고 또 오해하는거. 왠지 고개가 끄덕여져요 ㅎㅎ 테러리스트가 된 딸. 아 너무 재미있겠어요 새파랑님 ~~ 찜 !!

새파랑 2021-11-14 18:57   좋아요 4 | URL
이 글도 미니님에게 오해가 안되길 바랍니다 ㅋ 책 읽다보면 뒷목 잡으실 수 있어요 ^^

scott 2021-11-14 21: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로스옹이 예지적인 능력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앞 선 작품과 함께 <네메시스> 읽으면 요즘 세상과 넘 ㅎ 똑같아서 깜놀!ㅎㅎ

새파랑 2021-11-14 21:53   좋아요 4 | URL
네메시스 평이 좋더라구요.저는 맨 마지막에 읽어보겠습니다~!! 미국 3부작 읽고 그다음부터는 출판 순서로 읽어보려고요 ㅋ
역시 예지력 갑 천재 로스옹~!!

붕붕툐툐 2021-11-14 22: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악! 저 스포 안당하려고 본문 실눈 떴는데, 이젠 댓글도 실눈 신공 들어가야겠네요!ㅎㅎ
완독 축하드려용!! 필립로스 전작 응원합니다!!😊

새파랑 2021-11-14 22:09   좋아요 2 | URL
이 책은 두꺼워서 스포를 알고 읽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툐툐님 다음 독서 모임은 이 책으로~!!

독서괭 2021-11-14 23: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런 길고 훌륭한 리뷰를 쓰신 걸 보니 새파랑님 손가락은 다 나으신 거겠죠?^^ 내용이 굉장히 흥미롭네요. 공산주의자 리뷰도 기대합니다~!

새파랑 2021-11-14 23:58   좋아요 2 | URL
열심히 재활에 매진 중입니다 ^^ 좀 오래 걸려서 썼어요 ㅋ 훌륭하진 않지만 나름 열심히 썼습니다 😅 공산주의자 ㅋ 잘 읽어보겠습니다~!!

희선 2021-11-16 0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까지 필립 로스 책 많이 보셨군요 그게 다 좋았다니... 지금까지 본 것 말고도 아직 볼 게 많아서 좋으시겠습니다 한 집안이 무너지는 이야기, 그런 일은 누구나 겪을 수 있겠네요 어쩌다 그렇게 됐을지...


희선

새파랑 2021-11-16 07:57   좋아요 0 | URL
너무 이상적인 삶을 살아오다보니 가정이 무너지는걸 사회가 무너지는걸 간과해서 그런게 아니었나 싶어요. 이제 2/3 남았네요 ^^
 

놀라운 작품이었다. 겉으로 봐서는 아무도 모른다.


사람들은 도대체 모두 어떤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일까? 나는 이 사람들이 내 편인 줄 알았는데, 하지만 내 편이었던 것은 그 가면뿐이야 그런 거야! 하지만 네 달 동안 나 자신도 가면을 썼어, 이 사람에게, 집사람에게. 나는 그걸 견딜 수가 없었어. 나는 이 사람한테 이 이야기를 하러 거기에 갔어. 내가 그를 배신했다고 말하러 갔어. 배신을 더 악화시킬까봐 말하지 못했을 뿐이야. 하지만 이 사람은 한 번도 자기가 얼마나 잔인하게 나를 배신했는지 드러내지 않았어. - P184

모든 사람의 뇌가 나의 뇌처럼 믿을 만하지 못할까? 사람들이 뭘 하려는 것인지 보지 못하는 사람은 나뿐일까? 모두 나처럼 오나가나, 오나가나 헛짚고 다닐까? 하루에도 골백번씩 똑똑했다가 어중간하게 똑똑한 상태로, 거기서 여느 사람들과 다름없이 멍청한 상태로 미끄러졌다가, 또 그다음에는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놈이 되어버릴까? 어리석음이 나를, 바보 아버지의 바보 아들을 불구로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인생이란 것은 하나의 커다란 기만일 뿐이고, 나만 빼고 모두들 거기에 가담하고 있는 것일까? - P188

스위드는 자신이 아는 유일한 방법으로 무너지고 있었다. 그것은 사실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가라앉는 것이었다. 저녁 내내 오랫동안 꾸준히 자기 무게 때문에 밑으로 가라앉으면서 해체되고 있었다. 절대 완전히 무너져 폭발하지 않고, 다만 가라앉을 뿐인 사람. 하지만 이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했다. 거기서 아이를 끌어내자. 새벽이 오기 전에. - P231

그래, 그들의 요새는 금이 갔다. 여기 멀리 떨어진, 안전한 올드림록에서도, 이렇게 한번 벌어진 이상, 다시는 아물지 않을 것이다. 절대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이 그들에게 맞서고 있었다. 그들의 삶을 좋아하지 않는 모든 사람, 모든 것이 맞서고 있었다. 외부에서 들려오는 모든 목소리가 그들의 삶을 비난하고 거부하고 있었다! - P288

그런데 그들의 삶이 뭐가 문제인가? 도대체 레보브 가족의 삶만큼 욕먹을 것 없는 삶이 어디 있단 말인가? -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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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3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13 1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1-11-13 1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작가 아는 사람인데... 몇 초 지나서 생각나긴 하네요.
새파랑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1-11-13 21:34   좋아요 1 | URL
오늘은 책을 안읽고 그냥 놀고 있는데 이것도 좋네요~!! 서니데이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분노, 울분, 나락.


삼대. 그들 모두가 성장했다. 일을 하고, 저축을 하고, 성공, 미국에 환호하던 삼대. 국민과 하나가 되었던 삼대. 그런데 이제 사대째에 와서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가버렸다. 그들 세계의 완전한 파괴. - P14

어쩌면 그의 실수는 결코 심각하지 않은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려고 너무 열심히 노력한 것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렇게 열심히, 그렇게 예의바르게 아이의 무지한 헛소리를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식탁 너머로 팔을 뻗어 아이의 따귀를 갈겨야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 P19

환상과 마법. 늘 다른 사람인 척하는 것. 오드리 헵번 놀이를 하던 때에 온화하게 시작했던 것이 불과 십 년 뒤에 이런 터무니없는 이타주의의 신화로 진화해버렸다. 처음에는 ‘민중‘이라는 이타적인 헛소리더니, 이제는 ‘완전한 영혼‘ 이라는 이타적인 헛소리였다. 다음에는 뭘까? 드와이어 할머니의 십자가일까? ‘영원한 촛불‘과 ‘거룩한 마음‘이라는 이타적인 헛소리로 돌아갈까? - P21

우리 똑똑한 유대인 애들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하느님 맙소사, 부모들이 이제 잠시 억압을 안 당하나 했더니, 아이들이 억압이 있는 곳을 찾아 달려가다니, 억압 없이는 살 수가 없는가보구나. 한때는 유대인들이 억압을 피해 달아났는데, 이제는 억압이 없는 걸 피해 달아나잖아. 한때는 가난을 피해 달아났는데, 이제는 부를 피해 달아나잖아. 미친 짓이야. 부모는 너무 잘해줘서 도저히 미워할 수 없으니까 대신 미국을 미워하는 거야. - P44

그리고 그가 할 수 있는 일도 아무것도 없었다. 사람은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남지 않았을 때 뭔가를 해보려고 점점 더 미쳐간다. - P62

"그래. 나는 결국 별로 좋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지. 절대 그렇지 않지. 우리 아버지한테 내가 그렇게 보이냐고 물어봐. 결국 늘 좋게 보이는 사람은 형이야. 그래서 형이 어떻게 됐는지 좀 봐. 남을 불쾌하게 하지 않으려고 해. 자신을 탓해. 관용을 갖고 모든 입장을 존중해, 그래, 그게 ‘자유주의적‘인 거야. 나도 알아, 자유주의적인 아버지. 하지만 그게 무슨 뜻이야? 그 중심에 뭐가 있어? 늘 상황을 지탱하려는 거. 그런데 그러다 씨발 지금 어떻게 됐나 보란 말이야!"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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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11-12 00: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의 열독 리듬은 느려지지도 않습니다! ^^ ‘오드리 햅번 놀이‘는 비유적인 것인지, 무슨 의미인지 궁금한데 직접 읽어봐야 새파랑님 귀찮게 해드리지 않겠죠?

새파랑 2021-11-12 07:19   좋아요 2 | URL
저도 아직 읽는중인데, 이 책의 주인공 딸 메리가 안티 미국적인 아이로 성장하는데, 어린시절 좋아했던 미국적인 상징을 나타내는거 같아요 ^^ 제 추축일뿐~!! 어제는 좀 쉬었습니다 ㅋ
 

˝필립 로스˝의 ‘미국‘ 삼부작인 <미국의 목가>,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휴먼 스테인>의 첫번째 작품인 <미국의 목가> 1권을 읽었다. 소설 속의 소설이 등장하는 액자식 소설이었다.


너무 완벽했었고, 너무 완벽한 것으로 보였던 전형적인 미국인 ˝스위드˝의 인생은 주변에서 보던것과는 다르게 슬픔과 아픔이 숨겨져 있었다.


세계대전 후 가파른 성장과 베트남전의 실패를 거친 미국이라는 사회에 내제한 갈등을 적나라하게 파해치면서, 이를 통해 한 가정이 어떻게 파괴되어 가는지를 그리고 있다.


과연 2권에서는 갈등이 어떻게 봉합되어질지, 아님 더 파국으로 흐를지 무척 궁금해진다. 글에서 ˝필립 로스˝의 울분이 고스란히 느껴지고, 그만의 유머는 여전했다.




산다는 것은 사람들을 오해하는 것이고, 오해하고 오해하고 또 오해하다가,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본 뒤에 또 오해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안다. 우리가 틀렸다는 것을 알면서. 어쩌면 사람들에 관해서 맞느냐 틀리느냐 하는 것은 잊어버리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이 최선인지도 모른다. - P62

다음 세대의 성공적인 레보브가 되는 데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정떨어지게 분노에 찬 말이나 뱉어내는 딸, 도망자처럼 숨어 있던 곳에서 스위드를 몰아내 또다른 미국으로 완전히 보내버린 딸, 스위드 특유의 유토피아적 사고 형태를 완전히 박살내버린 딸과 그 십 년의 세월, 스위드의 성으로 침투해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을 감염시킨 미국이라는 전염병, 그토록 갈망하던 미국의 목가로부터 스위드를 끌어내 그 대립물이자 적인 모든 것 속으로, 분노, 폭력, 반목가의 절망 속으로, 미국 고유의 광포함 속으로 집어넣은 딸. - P139

아버지가 왜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나라에 애정을 갖고 있는지 설명하는 즉시 곧바로 무시무시한 전격전을 벌일 아이를 자신의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말을 더듬는, 말이나 더듬는 조그만 년! 씨발 도대체 자기가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 P311

모든 미국적인 감정이 없다면 그가 한 인간으로서 느끼게 될 외로움, 다른 나라에서 살아야 한다면 느끼게 될 갈망, 그래, 그의 성취에 의미를 부여한 모든것이 미국적이었다. 그가 사랑한 모든 것이 여기에 있었다.
-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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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11 10:38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산다는 것은 사람들을 오해하는 것이고, 오해하고 오해하고 또 오해하다가,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본 뒤에 또 오해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안다. 우리가 틀렸다는 것을 알면서. 어쩌면 사람들에 관해서 맞느냐 틀리느냐 하는 것은 잊어버리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이 최선인지도 모른다.]
오늘의 명구!
오른 🖐으로 댓글 씀 ^.,^

새파랑 2021-11-11 10:42   좋아요 7 | URL
ㅋ이 책 너무 재미있어요 ㅋ 필립 로스 글 너무 잘쓰는거 같아요~!! 스콧님 다음 댓글은 왼손으로~!!!✋

청아 2021-11-11 11:1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저도 필립로스를 읽고 있어요^^
새파랑님 왼손 자주쓰면 뇌에 좋다던데 안그래도 완벽했는데 더 활성화된 뇌의 독서 기대합니다ㅎㅎ( ˃ᴗ˂ )👍

새파랑 2021-11-11 11:57   좋아요 7 | URL
미미님 무슨 책 읽으세요? 어제 휴먼스테인은 중고 양장으로 샀습니다 ^^ 왼손 자주 쓰니 손이 저리네요 ㅜㅜ

페넬로페 2021-11-11 12:13   좋아요 6 | URL
저희집에 있는 필립 로스의 책이 아버지의 유산 딱 한 권 있는데 에세이부터 시작해도 될지 모르겠어요^^

scott 2021-11-11 12:20   좋아요 7 | URL
페넬로페님 아버지 유산 보다 로스옹은 소설 부터 읽어봐야 합니다
새파랑님이 언급 하신 말씀대로
<미국의 목가>,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휴먼 스테인> 이렇게 미국 삼부작으로 로스옹 전성기 시절의 명작 이고 이후 울분을 비롯해 곁가지 친 작품들에 앞선 3편의 작품속 구성과 인물들이 많이 겹칩니다
로스옹 후기작 중 명작으로 평가 받는 작품은
<네미시스> <죽어가는 짐승>


scott 2021-11-11 12:21   좋아요 7 | URL
미미님 말씀에 고개를 끄덕 끄덕! ㅎㅎ

새파랑님 이제 독서계 왼 🖐 AI로 !^^

페넬로페 2021-11-11 12:47   좋아요 7 | URL
scott님 말씀처럼 소설을 먼저 만나는게 맞는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적어주신 순서대로 읽어야겠어요~~

청아 2021-11-11 12:50   좋아요 6 | URL
절반이상 읽으면 ‘읽는 중‘으로 공개하겠습니다ㅎㅎ시작만했다가 하루 쉬어서^^; 다시 스따뜨✌

청아 2021-11-11 12:53   좋아요 6 | URL
저도 스콧님 말씀 메모완료^^*♡

새파랑 2021-11-11 13:20   좋아요 6 | URL
왼손 AI라니 ㅋ 전 후기작품 네편 읽고 전성기 작품 이제 읽는데 비슷한 느낌이면서도 왠지 다른 느낌이 들더라구요~ 다 좋음 ^^

미미님 무슨 책 읽지 더 궁금합니다~!!

그레이스 2021-11-11 22:03   좋아요 5 | URL
저는 아버지의 유산도 좋았는데 ^^
소설하고 또다른 매력이 있어요
미국의 목가도 좋았구요
뭘 먼저 읽든 상관없을 듯요^^

새파랑 2021-11-11 22:37   좋아요 5 | URL
다 좋다는 이야기군요~!! 아 오늘 2권 읽어야 하는데 ㅜㅜ

독서괭 2021-11-11 11:5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본 뒤에 또 오해하는 것이다..! 정말 명구네요. 필립로스 전작 응원합니다~^^

새파랑 2021-11-11 11:58   좋아요 6 | URL
인생은 오해의 연속~!! 전작할게 많네요 ^^

페넬로페 2021-11-11 12:1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중의 한 명이 필립 로스라고 하는데 역시 글을 잘 쓰는가 보네요~~미국이라는 나라의 실제와 허상을 같이 볼 수 있을것 같아 흥미로워요^^

새파랑 2021-11-11 13:21   좋아요 6 | URL
현대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맞는거 같아요. 중간중간 미국식 거친 유머 너무 좋아요 ^^

붕붕툐툐 2021-11-11 21: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그렇게 재밌다고!! 미국의 목가 읽는 새파랑님이 너무 부러워요~ 쌓여있는 책 다 읽고 다음 책은 무조건 이 책이욤~ㅎㅎ

새파랑 2021-11-11 22:39   좋아요 4 | URL
툐툐님 쌓여 있는 책 📚 다 좋은 책인거 같은데 부럽습니다~!! 전 책 쌓인게 안 줄어들고 늘어만 가네요 😅

mini74 2021-11-12 1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버지의 유산에서 멈춰있는 저 ㅠㅠ 잠시 접고 이 책 시작할까요 ㅎㅎ

새파랑 2021-11-13 09:38   좋아요 0 | URL
어제 2권을 다읽고 리뷰를 어떻게 쓰지 고민하다가 자버렸어어요 😅 제가 아직 아버지의 유산을 안읽어봐서 ㅎㅎ

희선 2021-11-13 00: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62쪽 말이 인상 깊네요 사람들을 오해하고 오해하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또 오해한다니...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해하려고 해도 안 되니 오해하는 건지...


희선

새파랑 2021-11-13 09:40   좋아요 1 | URL
필립 로스 책을 읽다보면 순간순간 저렇게 나오는 문장들이 유머가 있으면서도 공감이 됩니다 ^^

han22598 2021-11-13 06: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국의 목가..제목이 참..지금의 미국의 모습으로는 잘 상상이 안되네요.....무슨 이야기를 닮고 있을까 궁금해지네요.

그레이스 2021-11-13 08:57   좋아요 1 | URL
역설적이죠...

새파랑 2021-11-13 09:41   좋아요 0 | URL
그 목가가 그 목가가 아니더라구요 ㅋ 완전 혼돈이더라구요 ^^
 

필립 로스의 필력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가 끝나면 꿈을 꿔.
꿈을 꿔, 그러면 그것이 현실이 될지도 몰라.
세상이란 절대 보이는 것만큼 나쁘지 않아,
그러니까 꿈을 꿔, 꿈을, 꿈을.

야구에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지 않는 속도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한 선수가 떠올랐다가 추락하는 속도다. - P21

하나의 거죽이 사라지면 또다른 거죽이 올라올 뿐이었다. 이 사람은 존재 대신 무개성을 갖고 있구나,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 P43

이반 일리치는 궁정의 고위 관리로 "사회가 인정하는 예의바른 삶"을 살아가다가, 임종을 앞두고 그 끊임없는 괴로움과 두려움의 깊은 구덩이에서 생각한다. "어쩌면 나는 제대로 살지못한 것인지도 몰라." - P55

이반 일리치의 삶이 매우 단순하고 매우 평범했으며, 따라서 매우 끔찍했다고 쓰고 있다. 그랬을지도 모른다. - P55

스위드 레보브의 삶은, 내가 아는 한, 매우 단순하고 매우 평범했으며, 따라서 딱 미국인의 기질에 맞게 훌륭했다. - P56

우리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전에, 만나기를 고대하는 동안 오해를 해버린다. 함께 있는 동안에도 오해를 한다. 그러고 나서 집에 가 다른 누군가에게 그 만남에 관해 이야기를 하면서 또 완전히 오해를 해버린다 - P61

산다는 것은 사람들을 오해하는 것이고, 오해하고 오해하고 또 오해하다가,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본 뒤에 또 오해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안다. 우리가 틀렸다는 것을 알면서. 어쩌면 사람들에 관해서 맞느냐 틀리느냐 하는 것은 잊어버리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이 최선인지도 모른다. - P62

"오랫동안 기껏 우리 자신을 불투명하게 칠해왔는데, 여기 오니 곧장 우리가 투명하다고 믿었던 때로 돌아가게 되네." - P85

우리가 뭔가를 잊는 것은 단지 그것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 중요해서일 수도 있다. - P91

만일 자신에 대한 의문이 인생에서 너무 일찍 찾아오는 것보다 나쁜 게 있다면 그건 그게 너무 늦게 찾아오는 거야. 형의 인생은 폭탄에 의해 박살나버렸어. 그 폭발의 진짜 피해자는 시모어야. - P111

제리의 이론에 따르면 스위드는 착하고, 다시 말해 수동적이고, 다시 말해 늘 옳은 일을 하려 하고, 사회적으로 통제된 인격체라서 폭발하지 않고, 절대 분노에 굴복하지 않는다. 분노라는 특질을 자신의 채무로 떠안으려 하지 않으며, 따라서 그것을 자산으로 가질 수도 없다. 이 이론에 따르면, 결국 스위드가 죽은 것은 분노를 폭발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공격성은 사람을 닦아주고 치유해준다는 것이다. - P117

다음 세대의 성공적인 레보브가 되는 데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정떨어지게 분노에 찬 말이나 뱉어내는 딸, 도망자처럼 숨어 있던 곳에서 스위드를 몰아내 또다른 미국으로 완전히 보내버린 딸, 스위드 특유의 유토피아적 사고 형태를 완전히 박살내버린 딸과 그 십 년의 세월, 스위드의 성으로 침투해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을 감염시킨 미국이라는 전염병, 그토록 갈망하던 미국의 목가로부터 스위드를 끌어내 그 대립물이자 적인 모든 것 속으로, 분노, 폭력, 반목가의 절망 속으로, 미국 고유의 광포함 속으로 집어넣은 딸. - P139

형은 그전에는 한 번도 "왜 모든 게 요 모양 요 꼴일까?" 하고 물어본 적이 없어, 모든 게 요 모양 요 꼴로 늘 완벽한데 뭐하러 그런 걸 묻겠어? 왜 모든게 요 모양 요 꼴일까? 답이 없는 질문이지. 하지만 형은 너무 복을 많이 받은 사람이라 그때까지는 그런 질문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거야. - P140

"사랑을 받고 승리를 거둔 모범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범죄자. 위대한 스위드 레보브, 미국 국가대표 자본가 범죄자." - P216

아버지가 왜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나라에 애정을 갖고 있는지 설명하는 즉시 곧바로 무시무시한 전격전을 벌일 아이를 자신의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말을 더듬는, 말이나 더듬는 조그만 년! 씨발 도대체 자기가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 P311

모든 미국적인 감정이 없다면 그가 한 인간으로서 느끼게 될 외로움, 다른 나라에서 살아야 한다면 느끼게 될 갈망, 그래, 그의 성취에 의미를 부여한 모든것이 미국적이었다. 그가 사랑한 모든 것이 여기에 있었다. - P320

그들은, 아버지와 딸은, 자신의 중심이 모든 질서의 원천이며 조그만 혼돈의 표시도 간과하거나 용납할 수 없는 믿음직한 아버지와 혼돈 그 자체인 딸은 목놓아 울었다. - P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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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10 2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왼🖐 밑줄!

새파랑 2021-11-10 23:46   좋아요 1 | URL
이젠 왼손잡이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