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자체는 좀 무거웠지만 공감이 가는 작품이었다.


포펠 씨는 참 묘하다고 생각했다. 죽은 사람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죽은 사람의 손을 만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필체에서도 뭔가 죽은 것이 느껴졌다. 이 책을 집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을까. 이걸 읽겠다고 할 필요도 없었는데. - P10

그래, 두려워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것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일과 다를 바 없다. 나는 내 주변을 정리하려 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며, 또한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나를 돌아본다는 건 꼭 마지막에 가서만 가능한 걸까) - P19

나의 삶에서는 비일상적이고 극적인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내게 기억나는 것이라곤 조용하고 당연해 보이는, 거의 기계적인 세월의 흐름이며, 내게 다가올 마지막 순간까지도 다른 시간들과 마찬가지로 별로 극적이지 못할 것이다. - P19

그러나 학교는 아이의 삶에서 또 다른 새롭고 커다란 경험을 의미했다. 그곳에서 아이는 처음으로 인생의 위계질서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 P33

"겁낼 것 없다, 아빠가 곁에 있잖니." 아버지의 믿음직스러운 말에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새삼 그가 얼마나 강하고 든든한 존재인지를 느꼈다. 아버지만 곁에 있으면 어떠한 일도 일어날 리 없었다.
- P38

사랑이라는 말은 아직 알지 못했겠지만 그 느낌으로 가득했고, 아름답고 동시에 고통스러운 느낌이었다.

사랑은 너무 무겁고 고통스러워 때때로 그 느낌을 단순한 우정으로 끌어 내려야 했다. - P39

아버지, 그러면 그 돈은 어디에 쓰기위한 거죠? 라고 묻는다면 아버지의 대답은 이럴 것이다. 노후를 위해서 그러는 건 아니다. 그건 그저 사람들이 해보는 소리지. 돈이란 근면과 절제를 미덕으로 하는 노동의 결과를 보기 위해 존재하는 거란다. 이 통장에는 삶의 내용이 들어 있고, 그건 평생의 결실이야. 여기에 내가 열심히, 그리고 검소하게 살았다는 기록이 들어 있는 것이지. - P48

내 속에는 노력하는 인간 외에 꿈꾸는 인간이 살고 있었다. - P51

사람의 어느 부위에서 나오는 것일까만, 쉬지 않고 우울과 슬픔 같은 것이 함께 사라져 갔고, 또다시 다음번을 위해 충분한 양으로 생겨났다. 고독도 그렇게 많이 흘러갔건만 결코 끝이 없었다. - P81

위대하고 힘든 것이 사랑이다. 또한 가장 행복한 사랑일지라도 도가 지나치면 끔찍하고 부담스러워진다. 고통 없는 사랑이란 없다. 사랑으로 죽을 수 있고, 고뇌를 통해 사랑의 원대함을 측정할 수 있다면.

(측정이 불가능한 사랑은 언제나 위험힌다) - P103

사랑은 그런 식으로 전개되었다. 처음에는 서로를 소유하는 것으로 족했고, 그것만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일이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자, 우리는 공동의 세계를 위해 물건들을 소유하기 시작했다. 어떤 새로운 것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 때마다 말할 수 없이 기뻤고, 우리의 소유가 더 많아지도록 앞으로 실천에 옮길 계획들을 짰다. - P109

우리 사이에는 틈 같은 게 생겼고, 아무것도 그걸 원상으로 돌려놓을 수가 없었소. 당신이 내게 더욱 가까이 다가온다 해도 그 틈은 사라지지 않았소. 당신은 누워 있어도 잠이 들지 않았고, 나도 잠을 자지 않고 있었지만, 우리는 대화를 나누지 않았소. 아마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말하지 않으려 했던 것처럼 말이오. - P116

모든 것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변한다. 결국 인생에서 가장 강력한 것은 시간이다. - P117

모든 것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 자신을 대단하고 중요한 인물이라고 느꼈다. - P118

놀랍게도 우리가 사랑을 시작할 때와 신혼 시절에 대해서도 거의 회상하지 않는다. 제일 많이 떠오르는 생각은 우리의 역에서 보낸 조용하고 변화 없는 시절이다. - P120

우리는 그처럼 서로 잘 지내 왔는데, 이제 이렇게 아득히 멀어져 있소. 사람들은 어찌 이처럼 서로 소외되는 것인가!

(그렇게 좋았던 감정은 왜 그렇게 변하는 걸까) - P125

여전히 두 개의 세계가 있음을 알고 있었어. 하나는 더 높은 세계이며, 그곳에는 신사들이 있지. 다른 하나는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저급한 세계야. 마침내 우리는 신사와 다름없는 존재가 되었으나, 그 순간 또다시 더 고상한 식탁에 앉는 더 높은 신사들이 우리 위에 있음을 알게 되었지. 우리는 다시 작고 평범한 인간이자 뛰어날 수 없는 팔자가 되는 거야. 부질없는 공명심, 그것은 패배, 즉 돌이킬 수 없는 궁극적인 패배인 거야. - P133

더 이상 과대망상은 없었고, 단지 씁쓸하고 냉소적인 좌절감을 내비치려 했지. 가끔 분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도 사라졌고, 그 후론 시를 쳐다보지도 않았고, 시라는 것을 경멸하고 미워하기까지 했지. 성숙하고,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남자들에게 시란 뭔가 고상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 P141

세상이란 보다 강하고 용감한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나는 패배자였다. 그것이 평범한 인생의 완성인 셈이었어. 나의 패배를 바라보는 것말이야. 그 패배를 경험하기 위해선 조금은 위로 올라가야 했지. - P147

그러니까 우리에게 세 번째 인물이 있는 거군. 첫 번째는 평범하고 행복한 사람이고, 두 번째는 출세를 위해 몸부림치는 억척이이고, 이 우울증 환자가 세 번째 인물이지.

(내 속에 있는 다양한 자아들) - P159

철도가 지니고 있는 독특하고 약간은 이국적인 정취와 먼 곳에 대한 동경, 매일같이 도착하고 출발하는 모험을 수용하는 낭만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 철도에는 뭔가 내게 걸맞은 것이 있었고, 철도는 나의 끊임없는 몽상에 어울리는 테두리였다. - P178

전체적으로 보아, 이 세 개의 삶은 서로 동맹 관계를 맺은 것은 아니었으나 조화를 이룬 셈이었다. 평범한 자아는 다른 어떤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자신의 일을 했고, 억척스러운 자아는 그 일을 상품화하면서 한눈팔지 않고 이 일은 하고 저 일은 하지 말라는 지침을 정해 주었으며, 우울증 환자인 자아는 가장 괴로워하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지만 자신을 파멸시키지 않았고 모든 일을 적당히 처리했다. - P202

우리 안에 들어 있는 수많은 운명들이 이 가능한, 태어나지 않은 형제들의 집합이 아닐까? 그건 내가 아니라 우리였다. 대체 어떤 삶을 살았고, 얼마나 총체적인 삶을 살았던 것인가! - P223

이들이 전부이고 모두 죽었는가? 아니, 아직 거지가 남아있다. 그자는 아직도 죽지 않았단 말인가? 아니, 그는 죽지 않았고, 아마 불멸의 존재일 거다. 그는 늘 모든 것이 끝나는 곳에 있었다. 또한 모든 것이 끝날 때마다 나타나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 P236

그래, 하지만 운명들이 그렇게 많으면, 그처럼 많은 가능성들이 있으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어떻게 모두의 손을 잡고 이끌 수 있는가? 영원히 나 자신을 들여다보며 내 삶의 방향을 바꿔 가야 하는가? - P237

그들은 수많은 사람들의 집합이다. 네가 누구든 나는 너를 알아본다. 우리 각자가 어떤 다른 가능성을 살기 때문에 우리는 똑같은 사람들이다. 네가 누구든 너는 나의 무수히 많은 자아이다.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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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 문장 하나로 이 책은 끝이다. 아마 북플하는 분들 중 이 책을 안읽은 사람이 있을까? 어린시절 소설의 재미와 감동을 알게 해준 책 <어린왕자>, 이제는 더이상 동심이 없게 된 나이임에도 다시 읽은 어린왕자는 여전히 감동이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숫자와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에 민감해 지는 걸 느낀다. 안그럴려고 노력해보지만 쉽지많은 않다. 이제는 더이상 어리지 않기 때문인걸까? 순수하지 않아서 인걸까? 그래도 이러한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것 만으로도 위안을 삼아야 겠다. 


책을 읽고 나서 길들여진다는 것에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길들인것, 그리고 내가 길들여진 것에 대해서. 무언가에 대해 소중함을 느낀다는 건 내가 그렇게 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손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에 대해 책임을 갖고 대해야 겠다. 누군가에게 ‘단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된다는 것은 정말 신비로운 일이다.



PS. <열린책들 35주년 세트> 20권 중 이제 <벨킨이야기>, <자기만의 방>, <백야>,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 네 작품이 남았다. 열린 책들 40주년 세트도 꼭 나왔으면 좋겠다.






"어느날 난 마흔네 번이나 해넘이를 보았어. 아저씨도 알 거야. 그렇게도 슬플 때는 누구나 해
가 저무는 게 보고 싶지."

"마흔네 번 해넘이를 본 날, 그렇다면 너는 그만큼 슬펐단 말이냐?"

그러나 어린 왕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 P34

너는 아직 내게 세상에 흔한 여러 아이들과 전혀 다를 게 없는 한 아이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나는 네가 필요 없어. 너도 역시 내가 필요 없지. 나도 세상에 흔한 여러 여우들과 전혀 다를 게 없는 한 여우에 지나지 않는 거야. 그러나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하게 되지. 너는 나한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 거야. 나는 너한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 거고. - P93

가령 오후4시에 네가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갈수록 난 더 행복해질 거야. 4시가 되면, 벌써, 나는 안달이 나서 안절부절못하게 될 거야. 난 행복의 대가가 무엇인지 알게 될 거야. - P95

너희들은 내 장미를 전혀 닮지 않았어, 너희들은 아직 아무것도 아니야, 누구도 너희들을 길들이지 않았고, 너희들은 누구도 길들이지 않았어. 너희들은 옛날 내 여우와 같아, 수많은 다른 여우들과 다를 게 없는 여우 한 마리에 지나지 않았지. 그러나 내가 친구로 삼았고, 그래서 이제는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여우가 됐어. - P96

네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네가 너의 장미에게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 - P98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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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20 22:15   좋아요 9 | 댓글달기 | URL
👆일 👌 리뷰! 짠돌이 알라딘 새파랑님에게 롱!롱! 패딩 다오 ^ㅅ^

새파랑 2021-12-20 22:28   좋아요 8 | URL
오늘 병원간다고 휴가여서 좀 여유있게 책을 읽었어요 ^^ 손이 아파서 얇은 책들로만 ㅎㅎ

청아 2021-12-20 22:52   좋아요 9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핀 뽑으셨는데 이정도면 완치후 내년활약 어떠실지 정말 두렵습니다 😳😆

새파랑 2021-12-20 23:12   좋아요 7 | URL
미미님이 더 대단하신데요 ㅋ 열린책들은 올해에는 끝내고 싶습니다 ^^

mini74 2021-12-20 22:53   좋아요 9 | 댓글달기 | URL
꾸준함의 최고봉 새파랑님 *^^* 새파랑님에겐 책들이 여우가 아닐까요 ㅎㅎ 👍

새파랑 2021-12-20 23:14   좋아요 8 | URL
꾸준함은 위에 세분이시죠 ㅋ 내년에도 열독 글쓰기가 될지 걱정입니다 😅 저에게 책들은 장미로 해주세요 ^^

mini74 2021-12-20 23:15   좋아요 8 | URL
ㅎㅎㅎ 넵 장미. 가끔 까탈스럽기도 하죠.~~손도 많이 가고 ㅎㅎ

페넬로페 2021-12-20 23:21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은 우리들에게 패딩을 주고 새파랑님꼐는 패딩과 귀마개까지 주시면 좋겠는데요^^

새파랑 2021-12-20 23:38   좋아요 5 | URL
귀마개는 좀 😅 패딩말고 뭔가 색다른걸 주면 좋을거 같아요 ㅎㅎ

유부만두 2021-12-21 06:5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어린왕자는 읽을 때마다 다른 부분이 보이고 새로운 느낌이 들어요. 마지막 장면은 아무리 생각해도 충격적이고요. 새파랑님의 꾸준한 독서에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새파랑 2021-12-21 07:24   좋아요 5 | URL
🐍은 언제나 나쁜거 같아요 ㅜㅜ 리뷰쓰면 읽은책도 다시 돌아볼 수 있어서 좋은거 같아요 ^^

오늘도 맑음 2021-12-21 13: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직 손이 완치 되지 않으셨다니ㅠㅠ
그런데도 이렇게 많은 리뷰를 작성하시다니~!!
새파랑님은 정말 배울점이 많으신 분이셔요~!!
어린왕자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들을 다 적어주셔서 방금 재독한 것 마냥 넘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생텍쥐페리는 정말 대단하신 분 같아요^^
읽어도 읽어도 샘물 같은 이런 작품은 정말 드물어요^^
역시나 어린왕자는 사랑입니다.

새파랑 2021-12-21 13:20   좋아요 3 | URL
어린왕자는 사랑 💕 맞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읽어서 너무 좋았어요 ^^ 아름다운 문장이 한가득~!!

희선 2021-12-22 02: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린 왕자는 봤어요 두번쯤 봤던가 이 책을 해마다 보는 사람도 있는 듯하더군요 그런 사람 대단합니다 자신이 길들이고 소중하게 여기는 걸 언제나 그렇게 여기면 좋겠네요

새파랑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1-12-22 03:09   좋아요 2 | URL
오늘 하루를 빨리 시작했습니다 ㅋ 어린왕자는 정말 좋죠~!! 소중한건 언제나 소중하게 ^^

독서괭 2021-12-22 1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네 작품 금세 읽고 완독하시겠네요^^ 어린왕자는 성인이 된 후 다시 읽고 ˝이런 이야기였어?˝하고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오랫동안 읽히는 명작은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용으로 나온 어린왕자 그림책으로 요즘도 종종 읽고 있습니다 ㅎㅎ

새파랑 2021-12-22 10:57   좋아요 1 | URL
제가 금방 읽어보겠습니다 ^^ 독서괭님의 최근 트랜드군요~!
 

역시 소설은 어린왕자~!!

<어린왕자>

"어느날 난 마흔네 번이나 해넘이를 보았어. 아저씨도 알 거야. 그렇게도 슬플 때는 누구나 해
가 저무는 게 보고 싶지."

"마흔네 번 해넘이를 본 날, 그렇다면 너는 그만큼 슬펐단 말이냐?"

그러나 어린 왕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 P34

<어린왕자>

이 사람은 다른 사람들, 왕이나 허영쟁이나 술꾼이나 사업가한테 업신여김을 받을 거야. 그렇지만 내가 보기엔 우스꽝스럽지 않은 사람은 이 사람뿐이야. 그건 아마 이 사람이 제자신이 아닌 다른 것에 정성을 들이고 있기 때문일 거야. - P71

<어린왕자>

사람들이 어느 날 저마다 자기별을 다시 찾을 수 있게 하려고 저렇게 별들이 반짝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내 별을 봐. 바로 우리 머리위에 있어. 하지만 얼마나 먼 곳인데! - P81

<어린왕자>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

"그건 모두들 너무나 잊고 있는 것이지. 그건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관계를 맺는다고?" - P92

<어린왕자>

너는 아직 내게 세상에 흔한 여러 아이들과 전혀 다를 게 없는 한 아이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나는 네가 필요 없어. 너도 역시 내가 필요 없지. 나도 세상에 흔한 여러 여우들과 전혀 다를 게 없는 한 여우에 지나지 않는 거야. 그러나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하게 되지. 너는 나한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 거야. 나는 너한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 거고. - P93

<어린왕자>

가령 오후4시에 네가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갈수록 난 더 행복해질 거야. 4시가 되면, 벌써, 나는 안달이 나서 안절부절못하게 될 거야. 난 행복의 대가가 무엇인지 알게 될 거야. - P95

<어린왕자>

너희들은 내 장미를 전혀 닮지 않았어, 너희들은 아직 아무것도 아니야, 누구도 너희들을 길들이지 않았고, 너희들은 누구도 길들이지 않았어. 너희들은 옛날 내 여우와 같아, 수많은 다른 여우들과 다를 게 없는 여우 한 마리에 지나지 않았지. 그러나 내가 친구로 삼았고, 그래서 이제는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여우가 됐어. - P96

<어린왕자>

내 비밀은 이거야. 아주 간단해,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 P98

<어린왕자>

네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네가 너의 장미에게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 - P98

<어린왕자>

너는 잊으면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너는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어. 너는 네 장미한테 책임이 있어. - P99

<어린왕자>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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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12-20 21: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어린왕자네요. 이 책은 컬러 일러스트가 있네요.^^
오래전에 읽었지만, 생각보다 많이 기억하는 것 같아요.
잘읽었습니다. 새파랑님, 좋은 밤 되세요.^^

새파랑 2021-12-20 22:37   좋아요 2 | URL
어린왕자는 언제 읽어도 좋은거 같아요 ^^ 명작중에 명작~!! 즐거운 밤 되세요~!!
 

˝당신이 내가 상상하는 사람이 아닌 다른 어떤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어. 당신의 정체성에 대해 내가 착각을 했다는 생각.˝


정체성이란 무엇일까? 내 자신이 스스로 인식하는 걸까? 아니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걸까?


밀란 쿤데라의 <정체성>을 읽고 나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아무리 주변에 휘둘리기 싫더라도, 나 자신의 생각이 중요하다 하더라도 우리는 인간이기 떄문에 주변 사람들을 신경쓸 수 밖에 없고, 휘둘릴 수 밖에 없다. 사람을 괜히 人間 이라고 한게 아니었다. 어쩌면 나의 정체성은 주변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의 다른 말이 아닐까?


소설 <정체성>의 주인공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자식이 있었으나, 자식이 죽고나서 전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살아가는 ˝샹탈˝과 그녀의 연하의 연인 ˝장마르크˝ 이며, 두 사람의 관계 속에서 서로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남자친구 보다 하루 일찍 노르망디 해변에 있는 한 호텔을 찾은 ˝샹탈˝, 그녀는 해변을 거닐면서 ‘남자들이 결코 더 이상 나에게는 한눈을 팔지 않느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한 남자친구인 ˝장마르크˝는 다음날 해변으로 내려가 ˝샹탈˝을 찾지만 다른 여자를 보고 그녀로 혼동한다. 도대체 내가 사랑하는 그녀는 누구일까? 그는 이러한 혼동을 얼마나 자주 겪었을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타인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후 ˝샹탈˝은 연인인 ˝장마르크˝에게 남자들이 더이상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다는 말을 하게 된다. 아주 가벼운 말투로. 하지만 그 말을 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쓸쓸하고 우울했다. 이 말을 들은 ˝장마르크˝는 이러한 그녀의 말에 혼란을 느낀다.

[남자들이 더 이상 돌아보지 않아서 슬프다고? 그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난 뭐야? 난 말이야? 당신을 찾아 해변을 수킬로미터씩 헤맸고, 울면서 당신 이름을 부르며 달려갔고, 당신을 따라 지구 끝까지라도 뛰어갈 수 있는 나는 뭐지?]  P.29



어느날 ˝샹탈˝에게 발신이 없는 한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그 편지는 그녀를 남몰래 연모하는 사람이 보낸 것으로, ˝샹탈˝은 처음에는 불쾌하였으나, 이후 자신을 바라보는 남모를 시선을 의식하게 되고, 왠지 모를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마치 이 한통의 편지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은것처럼 그녀는 편지의 발신인을 찾기 위해 주위를 살피게 된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시선을 의식해서 자신을 꾸민다. 그렇다면 그녀의 옆에 있는 연인 ˝장마르크˝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한 남자가 한 여자에게 편지를 쓴다면 그것은 훗날 그녀에게 접근하여 유혹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자가 이 편지를 비밀로 간직한다면 그것은 오늘의 조심성이 내일의 모험을 보호해 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편지를 간직한다면 그것은 그녀가 이 미래의 모험을 사랑으로 이해하려는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P.109



발신인 불명의 편지를 둘러싼 두 연인은 이후 갈등을 겪는다. 그리고 그녀는 그에게 감정적인 폭발을 경험하게 되고 무작정 런던으로 떠난다. 도대체 그의 잘못은 무엇이고, 왜 그녀는 그렇게 분노했던 걸까? 무작정 그녀의 뒤를 쫓는 ˝장마르크˝, 두사람은 오해를 풀고 다시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 서로의 ‘정체성‘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이야기 자체가 어렵지는 않지만 작가인 ˝쿤데라˝가 작품속에 다양한 메세지를 숨겨놓고 있다. 특히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꿈인지에 대한 구분이 모호하고,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난잡한 꿈에 대한 해석은 상당히 어려웠다.


그럼에도 이 책이 독자에게 전해주는 메세지 하나는 확실히 느꼈다.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나를 알 수 있다고, 타인의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고.

[˝나는 더 이상 당신으로부터 눈길을 떼지 않을 거야. 쉴 새 없이 당신을 바라보겠어. 내 눈이 깜박거리면 두려워, 내 시선이 꺼진 그 순간 당신 대신 뱀, 쥐, 다른 어떤 남자가 끼어들까하는 두려움. 그냥 당신을 보기만 할 거야. 밤새도록 스탠드를 켜 놓을 거야. 매일 밤마다.˝]  P.183



오랜만에 읽은 ˝쿤데라˝ 옹의 작품으로, 내가 읽은 그의 네번째 작품이었다. 이전에 읽은 <농담>,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불멸>에 비해서는 다소 재미 측면에서는 떨어지지만, 그래도 역시 대가의 작품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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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2-20 20: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사랑도 어려운데 정체성까지. 뭔가 심오합니다.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나를 알 수 있다는 새파랑님 구절보니 궁금증이 생기네요. 약기운에 이렇게 무리하심 안되어요 새파랑님 ㅎㅎ 편한 밤 보내세요 ~

새파랑 2021-12-20 21:03   좋아요 5 | URL
아 이게 손이 안좋아서 그런지 오타도 많고 내용도 개판이네요 ㅜㅜ 자세한건 최근에 ˝쿨캣˝님이 올리신 리뷰를 보시면 될거 같아요 😅

mini74 2021-12-20 21:06   좋아요 5 | URL
리뷰 넘 좋아요 새파랑님 ~~~ 오타는 제가 1등이니 새파랑님 숟가락 얹지 마시고요 ㅎㅎ 오늘도 리뷰 넘 좋아요 *^^*

새파랑 2021-12-20 21:10   좋아요 5 | URL
이게 시간이 지나면 내용을 까먹어서 빨리 썼습니다 ^^

scott 2021-12-20 21:0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핀 뽑고
쿤데라옹 리뷰를!!
이거슨[불멸]의 리뷰로 북플에서 기록 될 것 같습니다 ^^

새파랑 2021-12-20 21:10   좋아요 5 | URL
<불멸>의 리뷰를 써봐야 하는데 ㅋ 저녁이 되니까 상태가 좋아졌습니다 ^^

Falstaff 2021-12-20 21: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장-마르크보다 네 살이 많은 샹탈이 장-마르크의 생각과는 전혀 별개로 이리 말하는 장면.
˝남자들이 더 이상 나를 돌아보지 않아.˝
의사불통의 시작이 되는.... 쿤데라 다운 장면 변환이, 이 책에서 나오지요 아마?

새파랑 2021-12-20 21:13   좋아요 4 | URL
전 방금 읽었는데 네살 많다는건 몰랐어요 😅 폴스타프님 기억력이 짱이시군요~!! 쿤데라 다운 변환 맞는거 같아요 ㅋ

청아 2021-12-20 21:1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프랑스 영화로 기억하는데요, 한 남자가 앞을 못보는데 한 여자를 사랑하거든요? 그 남자가 눈을 수술해서 드뎌 앞을 보게되자 여자는 자기를 보고 실망해 더이상 사랑받지 못할까 두려워해요. 결말이 충격적인데 제목이 생각안나요😭 결국 남자가 다시 시력을 포기? 새파랑님 리뷰읽고 떠올랐어요^^*

새파랑 2021-12-20 21:36   좋아요 4 | URL
헉 뭔가 내용이 엽기(?)적이면서 좀 슬프네요. 그런데 왠지 공감이 가는 이야기네요. 혹시나 실망할까봐 하는 걱정은 만국 공통의 고민인거 같아요. 미미님 영화 제목 생각나면 알려주세요 😆

페넬로페 2021-12-20 22: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어떤 분이 그러시던데 샹탈이 장마르크를 너무 사랑해 자신의 아이가 죽은 것에 대해 어떤 자유를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그것이 쿤데라다운 발상인지 넘 궁금했어요~~
손이 불편한데도 새파랑님의 열정은 언제나 대단하십니다^^

새파랑 2021-12-20 22:32   좋아요 3 | URL
˝샹탈˝이 죽은 아이에게 감사해 하는 내용이 써있긴 합니다~! 그런데 저는 ˝장마르크˝를 너무 사랑해서라기 보다는 그냥 자기 위안으로 느꼈어요. 소중한 걸 잃고나서 그래도 어떻게든 좋게 생각하려고 하는 마음?? ㅎㅎ

키보드로 하면 그래도 글쓰는게 괜찮더라구요 ^^

coolcat329 2021-12-21 12: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읽으셨군요~~농담, 불멸도 읽으셨네요. 소품같은 귀여운 작품이에요. ㅎㅎ

새파랑 2021-12-21 13:19   좋아요 3 | URL
분량도 딱 적당하더라구요 ㅋ 앉은 자리에서 바로 읽었습니다~ 전 쿨캣님 리뷰보고 도대체 편지의 범인은 누군지 궁금해서 읽었어요 ^^

오늘도 맑음 2021-12-21 13: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에대한 열정~!
한권을 읽더라도 허투로 보내지 않고, 사유하는 모습이 너무 멋지고, 정말 보기 좋습니다.
전 나열하신 네권 중 정체성을 제외한 세권을 읽었습니다만, 새파랑님 처럼 깊게 고민해 보지 않았던 것 같네요ㅠㅠ 역시 새파랑님~!!
책과 함께 늘 지금처럼 빛나시길 바래요~!!

새파랑 2021-12-21 13:34   좋아요 3 | URL
열정만 넘치고 글을 잘 못써서 늘 고민입니다 😅 저도 유명한 세권만 읽었고 이번에 새로 읽었는데 좋았습니다~! 과찬이지만 너무 감사합니다 ^^

희선 2021-12-22 0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이 있어야 자신을 알기도 할지... 다른 사람한테 비친 자신을 보기도 하겠지요 그건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조금 다르기도 한 듯해요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도 있는데, 둘 다 자신이겠지요


희선

새파랑 2021-12-22 03:11   좋아요 2 | URL
타인을 통해서 보는 나와 내가 생각하는 나가 다르기는 하죠. 희선님 말씀처럼 두 모습 다 내 모습이 맞는거 같아요~!!
 

무슨 이야기인줄은 알겠는데 책이 쉽지만은 않다.


그녀는 이렇게 어느 날 장마르크를 잃는다는 상상을 했다. 오직 상상만 할 수 있을 뿐 아무것도 모르는 처지에 빠지는 것. 그녀는 아마 자살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자살은 배신일 것이며 기다림의 거부, 인내의 상실일 것이다. 그녀는 숨이 붙어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끊임없는 공포 속에서 살아야만 할것이다. - P9

과거, 미래, 아니면 이 세상 무엇을 준다 해도 현재와는 맞바꾸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꿈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꿈은 한 인생의 각기 다른 시절에 대한 수용하지 못할 평등성과, 인간이 겪은 모든 것을 평준화하는 동시대성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꿈은 현재의 특권적 지위를 부정하며 현재를 무시한다. 마치 지난밤 그녀의 꿈에서처럼. - P11

남자들이 결코 더 이상 나에게는 한눈을 팔지 않는 그런 세계에서 살고있다. - P19

권태에는 세 가지 범주가 있다. 수동적 권태, 춤을 추고 하품하는 소녀. 적극적 권태, 연 애호가. 반항적 권태, 자동차에 불 지르고 창유리를 깨는 젊은이들. - P22

그는 그녀가 무슨 말을 했는지, 무슨 뜻으로 한 말인지 이해할 수 없어서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남자들이 더 이상 돌아보지 않아서 슬프다고? 그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난 뭐야? 난 말이야? 당신을 찾아 해변을 수킬로미터씩 헤맸고, 울면서 당신 이름을 부르며 달려갔고, 당신을 따라 지구 끝까지라도 뛰어갈 수 있는 나는 뭐지? - P29

"그래, 나는 두 얼굴을 가질 수 있어. 하지만 한꺼번에 두 얼굴을 할 수는 없지. 당신 앞에서는 내 일에 대해 비웃는 얼굴을 하지. 사무실에서는 심각한 얼굴을 하고." - P35

그녀를 사랑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아무리 해주어도 소용없고 사랑에 가득한 시선도 그녀에겐 위로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사랑의 시선은 외톨이로 만드는 시선이기 때문이다. 장마르크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투명하게 변한 두 늙은이의 사랑스러운 고독에 대해 생각했다. 그것은 죽음을 예고하는 슬픈 고독이다. 아니다,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의 시선이 아니라 천박하고 음탕한 익명의 시선, 호감이나 취사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고 사랑도 예의도 없이 필연적으로, 숙명적으로 그녀 육체로 쏟아지는 시선이다. 이런 시선들이 그녀를 인간 사회에 머무르게 하고 사랑의 시선은 그녀를 사회로부터 유리한다. - P45

"오늘 아침 우편함에 있더군. F가 죽었어."

"아무튼 충격 받았겠네."

"아니, 충격 받지 않는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어." - P53

내가 감히 이 세계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네가 이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나의 암울한 생각이 너에게 어떤 저주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네가 나를 떠난 지 몇 년이 지난 지금 나는 깨달았단다. 너의 죽음이 하나의 선물, 내가 결국 받아들이고 만 끔찍한 선물이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 P69

세상에서 외따로 떨어져 사랑하는 두 존재, 그건 아주 아름답지. 하지만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이 세상이 아무리 경멸할 만한 것일지라도 그들에겐 이 세계가 필요해, 서로 대화를 하기 위해서라도 말이야. - P92

"당신이 내가 상상하는 사람이 아닌 다른 어떤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어. 당신의 정체성에 대해 내가 착각을 했다는 생각." - P99

깊은 생각에 잠겨 그는 왜 그녀가 편지를 보여 주지 않았는지 다시 한 번 자문해 보았다. 해답은 간단해 보였다. 한 남자가 한 여자에게 편지를 쓴다면 그것은 훗날 그녀에게 접근하여 유혹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자가 이 편지를 비밀로 간직한다면 그것은 오늘의 조심성이 내일의 모험을 보호해 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편지를 간직한다면 그것은 그녀가 이 미래의 모험을 사랑으로 이해하려는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 P109

그녀는 말했다. "나는 더 이상 당신으로부터 눈길을 떼지 않을 거야. 쉴 새 없이 당신을 바라보겠어." 그리고 말을 멈춘 뒤 "내 눈이 깜박거리면 두려워, 내 시선이 꺼진 그 순간 당신 대신 뱀, 쥐, 다른 어떤 남자가 끼어들까하는 두려움." 하고 이었다. 그는 몸을 조금 일으켜 입술을 그녀에게 대려고 했다. 그녀는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그냥 당신을 보기만 할 거야." 그러더니 다시 말했다. "밤새도록 스탠드를 켜 놓을 거야. 매일 밤마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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