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도선생님은 최고고, 백야도 최고다.




<백야>

당신은 아십니까,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당신이 나를 나 자신과 화해시켜 주실지? 그리고 나는 이제 예전처럼 그렇게 스스로를 비하하지 않으리란 걸 아십니까? 어쩌면 나는 이제부터 이런 삶은 범죄이자 죄악이다. 그러니 내 인생에서 범죄와 죄악을 저질렀다 등등의 생각을 하면서 괴로워하지는 않을 거라는 걸 아십니까? - P54

<백야>

세월은 얼마나 빨리 흘러가는가! 그리고 또다시 묻습니다. 그래, 너는 이 세월 동안 무엇을 했는가? 너의 황금같은 세월을 어디다 묻어 버렸는가? 살아 있었던 거냐 아니냐? 그런 다음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조심하라고, 세상은 점점 냉혹해지고 있어. 몇 년 더 지나면 또 우울한 고독이 뒤따를 거야, 목발을 짚고 부들부들 경련을 일으키는 노년이 찾아오겠지, 그리고 그 뒤에는 우수와 권태가 뒤따를 거야. 너의 환상 세계도 빛을 잃겠지, 그리고 꿈은 시들어 낙엽처럼 떨어지고 마침내 사라져 버리겠지. - P57

<백야>

저는 불평하지 않습니다. 당신을 비난하지도 않고요. 제가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걸 가지고 당신을 비난하진 않겠습니다. 그게 제 운명인걸요. - P75

<백야>

사실 우리는 어떤 사람들에게 그들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히 생각합니다. 나도 당신이 나를 만나 준 것에 대해, 그리고 내가 평생 당신을 기억할 거라는 데 대해 당신께 감사합니다. - P76

<백야>

그런데 기쁨과 행복은 인간을 얼마나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지! 행복한 인간의 심장은 사랑으로 끓어오른다! 자신의 마음을 모조리 다른 이의 마음속에 흘려 넣고 모든 것을 즐겁고 재미있게 만들고 싶어한다. 이 기쁨이란 것은 어찌나 전염성이 강한지. - P80

<백야>

이미 모든 것이 다른 사람의 것이고 모든 것이 내 것이 아닌데, 나는 정말 그토록 눈이 멀었단 말인가. 나는 몰랐단 말인가, 정작 그녀의 다정함도, 그녀의 배려도, 그녀의 사랑, 그래, 나에 대한 사랑까지도 실은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앞에 두고 느끼는 기쁨에 지나지 않았던 것을, 자기의 행복을 나에게도 옮겨 주고 싶다는 바람에 지나지 않았던 것을. - P80

<백야>

불행할 때 우리는 타인의 불행을 더욱 강렬히 느끼는 법이니까. 감정은 분산되지 않고 오히려 한곳에 집중된다. - P81

<백야>

어째서 우리는 누구나 형제처럼 그렇게 살지 못하는 거죠? 어째서 가장 훌륭한 사람까지도 상대방
한테 뭔가 숨기고 뭔가 접어 두는 것이죠? 쓸데없는 말이 아니란걸 아는 바에야 어째서 마음속에 있는 말을 솔직히 털어놓지 않는 거죠? 마치 저마다 실제 그런 것보다 더 엄격하게 보이고 싶어서 애쓰는 것 같아요. 자기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면 그것을 능욕당하게 될까 봐서 겁내는 것 같아요. - P89

<백야>

하지만 당신도 아시죠. 사랑한다면 오랫동안 모욕을 곱씹지 않는다는걸요 - P112

<백야>

너의 하늘이 청명하기를, 너의 사랑스러운 미소가 밝고 평화롭기를, 행복과 기쁨의 순간에 축복이 너와 함께하기를! 너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득 찬 어느 외로운 가슴에 행복과 기쁨을 주었으니까. - P115

<백야>

오, 하느님! 한순간 동안이나마 지속되었던 지극한 행복이여! 인간의 일생이 그것이면 족하지 않겠는가.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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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은 백야는 여전히 좋다. 역시 도선생님은 짱짱








<백야>

.…아니면 그는 네 가슴에
단 한순간이라도 가까이 있고자
이 세상에 태어났던가...…?" - P2

<백야>

아름다운 밤이었다. 우리가 젊을 때에만 만날 수 있는 그런 밤이었다. 친애하는 독자여! 그토록 별빛이 영롱하고 찬란한 밤하늘을 쳐다보면 저도 모르게 이렇게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하늘 아래 정녕 각양각색의 변덕쟁이와 심술꾸러기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일까? - P11

<백야>

불현듯, 모든 사람들이 외로운 나를 저버리고 나에게서 떠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 P11

<백야>

그러나 아무도, 정말이지 누구 하나 한 사람도 나를 초대해 주지 않았다. 그들은 나를 잊어 버린것 같았다. 그들에게 나는 이방인인 것 같았고 실제로 나는 이방인이었다. - P17

<백야>

한순간의 아름다움이 그렇게나 빨리 그렇게나 돌이킬 수 없이 시들어 버림에, 그녀가 당신 앞에서 그렇게나 기만적으로, 덧없이 명멸함에 당신은 서러워한다. 그녀를 사랑할 시간조차 없었던 것에 당신은 애달파한다. - P19

<백야>

나는 걸어가면서 노래를 불렀다. 왜냐하면 나는 친구도 없고 선량한 친지도 없으며 즐거운 순간에 그 즐거움을 함께 나눌 이 아무도 없는 모든 행복한 인간이 그러하듯, 기분이 좋을 때면 반드시 혼자소리로 무언가를 흥얼거리기 때문이다. - P20

<백야>

그렇지만 만나는 데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첫째, 제발 제가 부탁드리는 걸 꼭 좀 들어주세요. 보시다시피 저는 솔직히 말씀드리는 거예요. 저를 사랑해서는 안 됩니다. 절대로 그건 안 됩니다. 우정은 얼마든지 좋아요, 자 여기 제 손을 잡으세요. 그러나 사랑은 안돼요. 부탁이에요. - P30

<백야>

우리는 그렇게 헤어졌다. 나는 밤새도록 걸어다녔다. 숙소로 갈 마음이 도무지 안 생겼다. 나는 그렇게도 행복했던 것이다. 그래, 내일까지 기다리자.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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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27 0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2021년 12월 마지막 주!
열책 미니미 세트 완독 ^ㅅ^

새파랑 2021-12-27 08:58   좋아요 1 | URL
올해가 가기전에 열린책들을 끝내겠습니다 ^^
 


˝우린 여기선 아무것도 겁낼 게 없어요. 저자들은 모두 장님이에요. 그들은 사랑을 몰라요.˝


그렇게 많이 ˝에밀 졸라˝의 작품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다른 작품과는 다른 가장 큰 특징을 들자면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귀족도 없다, 재벌도 없다, 그냥 일반 시민이다. 그들의 욕구는 생존이나 사랑 같은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그들은 미래 보다는 현재를 위한 행동을 우선으로 한다. 일반적인 우리처럼.


이러한 작품의 경향을 문학적으로 ‘자연주의‘라고 한다는데, ˝에밀 졸라˝는 ‘자연주의‘ 문학의 대표작가라 할 수 있다. <테레즈 라캥>은 ˝에밀 졸라˝의 첫 주요작품이고, 그가 ‘루공‘가와 ‘마르크‘ 가문의 일대기를 그린 ‘루공마르크 총서‘ 20권을 집필하기 전에 쓴 작품이다


이 작품의 스토리는 간단하다. 주요 등장인물은 네명인데,

1. 라캥 부인 : 카미유의 엄마, 어느정도 재산이 있고 잡화상을 한다. 아들인 ˝카미유˝를 애지중지 키운다.

2. 카미유 : 라캥 부인의 아들, 어려서부터 몸이  허약하여 어머니의 치맛속에서 살아간다. 어머니 품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주인공인 ˝테레즈 라캥˝의 첫번째 남편이다.

3. 테레즈 :  라캥 부인의 조카딸, 부모를 모두 잃고 부인 밑에서 자라며, 카미유를 돌보는 역할을 하며 성장하다가 성인이 되서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카미유와 결혼 한다.

4. 로랑 :  카미유의 친구, 철도국에서 카미유와 같이 일하며, 우연히 방문한 라캥 부인의 집에서 테레즈를 만나서 그녀의 욕망에 불을 지른다.



욕망을 숨기고 살아가던 ˝테레즈˝가 ˝로랑˝을 만나고 난 후 그와 불륜을 저지르게 되고, 둘의 사랑이 커져갈수록 자신의 사랑을 가로막는 ˝카미유˝를 증오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는 나머지 두사람, ˝라캥 부인˝은 ˝로랑˝을 아들처럼 대하고, ˝카미유˝는 ˝로랑˝을 절대적으로 믿는다. 오히려 함께 있을때는 ˝로랑˝에게 유독 차갑게 대하는 ˝테레즈˝에게 좀 더 잘해주라고 핀잔을 준다.

[그녀가 한 남자를 맞아들인 것은 바로 지척에 있는 옆방이었다. 간통을 저지르며 뜨겁게 뒤엉켜 뒹굴던 곳도 바로 그 방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시간이 오면 그의 정부는 그녀에게 낯선 사람이 되고, 남편의 친구가 되고, 관심을 가져서는 안 되는 방문객이 되는 것이다. 이 가혹한 희극, 인생의 기만, 대낮의 뜨거운 포옹과 저녁의 고의적인 무관심을 비교하면서 젊은 여인의 피는 새로운 정열을 느끼고 있었다.]  P.58



결국 ˝로랑˝과 ˝테레즈˝는 ˝카미유˝와 함께 여햇을 떠나고, 배를 타고 호수 한가운데로 가서 ˝로랑˝은 ˝카미유˝를 물에 빠뜨려 죽인다. 그러면서 목 밑에 상처를 입는다. 이후 연기를 통해 ˝카미유˝의 죽음을 사고로 위장하고, 오히려 친한 친구의 목숨을 마지막까지 구하려 했던 영웅으로 대우받는다.

[˝난 그를 원망친 않아.˝ 그는 마침내 이름을 대지 않고 말했다. ˝하지만 정말 우리에겐 너무 귀찮거든. 그를 떼어놓을 수 없을까? 어디 멀리 여행을 보낼 수는 없을까?˝ ˝아, 그이가 여행을 하다니!˝ 하고 젊은 여인은 머리를 흔들면서 말을 받았다. ˝그런 남자가 여행을 할 것 같아요? 다시 돌아오지 않는 여행만이 있어요. 그렇게 되면 도리어 우리가 매장될 거예요. 겨우 목숨만 붙어 있는 사람들은 절대로 죽지 않아요.˝]  P.91



히지만 천성적으로 악하지 않았던 그 둘은 심한 죄책감을 느끼고, ˝카미유˝의 악령을 계속해서 보게 되는 정신 착란을 겪는다. 그리고 두 사람의 사랑 사이에는 전과 같은 열정은 없었으며, 마치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햐 압박을 받는다. 사랑이고 나발이고 도망치고 싶었지만 살인자의 죄가 들어날까봐 그렇게 하지도 못한다. ˝로랑˝은 ˝테레즈˝가 범죄사실을 고백할까봐 두려워하고, ˝테레즈˝는 그의 살인이 잘못된 것이라는 원망을 계속한다.

[그러나 사랑은 그들을 잡아두지 않았다. 욕정이 사라진것이다. 그들은 조용히 얘기하며, 얼굴을 붉히지도 않고 떨지도 않고 서로 바라보기만 할 뿐, 살을 아프게 하고 뼈를 삐걱거리게 했던 미친 듯한 포옹을 잊은 것 같았다. 그들은 단 둘이 만나기를 피하기까지 했다.]  P.152



˝라캥 부인˝을 보살피기 위한 표면적인 목적으로 ˝테레즈˝와 ˝로랑˝은 그들이 원래 이루고자 했던 재혼을 하게 되지만 ˝카미유˝의 유령을 떨치지는 못한다. 오히려 예전에 ˝카미유˝와 ˝테레즈˝가 살던 신혼방에서 같이 살게 된 두 사람은 전보다 더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 아무도 그들을 의심하지 않고, 증거도 없지만 두사람은 ˝카미유˝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유령을 보고 매일매일  잠을 못이룬다.

[로랑은 두 주일 넘게 어떻게 하면 카미유를 다시 죽일 수 있을지 생각했다. 물에 던졌는데도 아주 죽어버리지 않고 매일 밤 그들의 침대로 와서 눕곤 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살인을 끝내고 그들의 사랑에 마음 편히 취하려는 순간, 희생자는 다시 살아나서 그들의 잠자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테레즈는 과부가 아니었다. 테레즈가 죽은 자를 남편으로 갖고 있는 한, 로랑은 그녀의 두번째 남편일 뿐이었다.]  P.234



˝라캥부인˝은 나이가 들어 더이상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산 송장이 되지만, 아직 의식은 살아있고 눈으로 볼수는 있다. 이렇게 몸이 불편하지만 ˝라캥 부인˝은 자신의 노년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주누
는 ˝테레즈˝와 ˝로랑˝에 큰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테레즈˝와 ˝로랑˝은 부인앞에서 싸우게 되면서 진실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카미유˝의 살인은 서로 때문이라고 책임을 전가한다. 전혀 몰랐던 사랑하는 아들 ˝카미유˝의 죽음의 진실을 60년만에 알게 된 ˝라캥 부인˝은 크게 분노하며, 이들에게 복수를 꿈꾼다. 하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부인이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건 없었고, 단지 그 둘을 증요하며 저주할 수 밖에는 없었다.

[만약 그녀가 일어서서 목에 치미는 공포의 고함을 지르고 아들의 살인자들을 저주할 수 있었더라면 고통은 줄어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것을 듣고 모든 것을 이해한 후에도 그녀는 터질 것 같은 괴로움을 간직한 채 말없이 움직이지 못하고 있어야만 했다.]  P 274



매일 매일 ˝카미유˝의 악령에 시달리던 ˝테레즈˝와 ˝로랑˝은 비슷한 시기에 같은 생각을 한다. 서로롤 없애야만 자신이 이 고통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예전에 합심하여 ˝카미유˝를 살해했던 그 둘은 이제 서로에 대한 살해를 계획한다. 과연 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그리고 ˝라캥 부인˝의 복수는 성공할 수 있을까?

[그래서 테레즈와 로랑은 제각기 새로운 범죄를 통해 첫번째 범죄의 속박에서 빠져나갈 생각을 하게 되었다. 조그마한 평정이나마 맛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방이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그들은 동시에 하게 되었던 것이다. 헤어져야 한다는 긴박한 필요성은 그 둘 모두 느꼈다. 서로가 영원히 헤어지고 싶었다.]  P.340



이 책을 읽으면서 두가지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는데,

1. 어린시절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라캥 부인˝의 집으로 와서 그동안의 욕망을 억누르고 있다가 ˝로랑˝을 만나고나서 부터 억눌린 것들을 폭발하여 드러내는 ˝테레즈˝의 감정 변화와,

2. ˝카미유˝를 살해하고 난 후 ˝로랑˝과 ˝테레즈˝가 보여주는 불안과 정신변화의 극대화가 그것이었다.


이건 실제로 경험해 보지 않고는 쓸 수 없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리얼하게 느껴졌다. 나도 경험(?)해 본게 아니어서 리얼이다 리얼이 아니다 라고 말하는게 웃기기는 하지만...



결말 부분이 다소 아쉬웠지만, 어떻게 보면 납득이 가는 결말이기도 하다. 이렇게 자극적인 내용을 공감이 가게 현실적으로 표현한 ˝에밀 졸라˝는 젊은 시절부터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의 모티프가 되었고, 뮤지컬로도 많이 상영되었다고 한다. 나만 몰랐던 유명한 작품이었다. ‘루공마카르 총서‘에 포함되어 있지는 않지만, ˝에밀 졸라˝의 마니아라면 필히 읽어봐야 할 작품이다. 일단 읽는 재미가 상당하다.



Ps. ˝에밀졸라˝ 작품을 이제 다섯권 읽었는데 아직 갈길이 먼 것 같다. 22년에는 국내 출판된 책은 다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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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12-26 21:2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테레즈라켕은 얼마전부터 항상 책상위에 대기시켜놓고 있어요. 스콧님이 프랑스 학교에서 교재로도 쓰였다고 하신걸로 기억하는데 영화를 먼저 봤지만 소설도 기대되요! 졸라짱😁👍

새파랑 2021-12-26 21:33   좋아요 6 | URL
저는 원래 <돈>을 읽을려고 했는데 전작 하고 싶은 작가의 책은 왠만하면 출판한 순서대로 읽자는 생각이 들어서 우선 <테레즈 라캥>을 읽었어요 ^^
어제 다 읽었는데 논다고 이제 리뷰 썼어요 😅 다음번은 정말 <나나> 입니다 ^^

교재로 쓰이긴 내용이 좀 잔인하던데요 ㅎㅎ

scott 2021-12-27 00:20   좋아요 5 | URL
제르미날과 목로 주점이 수록 되어 있어서 놀랐음요 ㅎㅎㅎ

새파랑 2021-12-27 08:59   좋아요 4 | URL
프랑스 국민작가 ˝에밀 졸라˝ 군요. 역시 프랑스는 문화 강국~!!

반유행열반인 2021-12-26 21: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박쥐 너무 좋아해서 에밀 졸라 작품 중 유일하게 이거 하나 읽었어요 ㅎㅎㅎ 아가씨 보고 핑거스미스 읽으니 그것도 좋았어요ㅎㅎㅎ

새파랑 2021-12-26 22:13   좋아요 5 | URL
아가씨도 원작이 있는 작품이군요~ 핑거스미스 바로 담아야 겠습니다 ~!!

건수하 2021-12-26 21: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테레즈 라캥 어릴때 읽어서 그랬나 잘 공감이 안 되었어요. 그러고보니 에밀 졸라를 제가 읽긴 읽었군요 (…..)

새파랑 2021-12-26 22:15   좋아요 3 | URL
어릴때(?) 보다는 왠지 좀 커서 읽어야 더 재미있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내용이 너무 어두워요. 특히 시체보관소는 충격이더라구요 ㅎㅎ

페넬로페 2021-12-26 22: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루공마르크의 뜻이 무언지 궁금했는데 루공가와 마르크가라는 뜻이군요~~
저도 이 책은 가지고 있는데 아직 읽지 못했어요. 정말이지 나쁜 소시오패스같은 사람 빼고는 사람은 죄를 지으면 그걸로 괴로워하며 더 망가지는 것 같아요^^

새파랑 2021-12-26 22:17   좋아요 5 | URL
저도 ‘루공마르크‘안지는 얼마 안되었습니다 ㅎㅎ 스릴러 영화나 연극보는 느낌으로 읽었어요. 두 주인공이 죄를 저지르긴 했지만 괴로워하는 모습이 좀 안쓰러웠어요 ㅋ 제가 괴로울 정도였어요 ^^

희선 2021-12-27 00: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비슷한 걸 본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 소설도 에밀 졸라가 쓴 거였네요 《인간 짐승》... 거기에서는 세 사람이 다 그랬군요 여기에서는 두 사람... 안 좋은 일에서 벗어나려고 누군가를 죽인다고 좋을지, 두 사람은 죽었지만 여전히 죽지 않은 카미유한테 시달리는군요 그러다 서로를 죽이려 하다니... 끝은 별로 안 좋을 듯하네요


희선

새파랑 2021-12-27 09:17   좋아요 3 | URL
생각해보니 <인간짐승>하고 좀 비슷했던거 같아요. 기억력 갑 희선님입니다~!! 에밀졸라의 작품은 비극적으로 끝나서 더 기억에 남는것 같아요~~

그레이스 2021-12-27 10: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에밀졸라 작품 목로주점 다시 읽기부터 시작하려고 하는데 집에 있는 테레즈라캥을 못찾겠어요
다시 사야할까봐요 ㅎㅎ

새파랑 2021-12-27 11:22   좋아요 4 | URL
그레이스님 책도 많으신데 테레즈라캥은 빌려보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 꼭 재구매하면 어디선가 갑자기 나오더라구요~!!

mini74 2021-12-27 14: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이게 그 유명한 박쥐의 원작인가요. 박쥐도 굉장히 찝찝한데 넘 재미있게 본 영화 ㅎㅎ 저 이 책 찜! 1월은 무슨 ! 그냥 사렵니다 새파랑님 ㅎㅎ

그레이스 2021-12-27 14:11   좋아요 4 | URL
ㅎㅎ

새파랑 2021-12-27 14:24   좋아요 3 | URL
미니님 유튜브에서 만나게 되는건가요? ㅋ 영화보다 책이 더 찝찝합니다~!!!
 

결말이 좀 아쉽긴 하지만 재미있었다.




독서는 그녀에게 여태까지 몰랐던 낭만적인 지평선을 열어주었다. 그녀는 피와 신경으로만 사랑을 느껴왔었다. 그런데 이제 머리로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그 학생은 사라졌다. 하숙집을 옮긴 모양이었다. 테레즈는 금세 그를 잊어버리고 말았다.

(독서의 효능?) - P155

지금 자기를 괴롭히는 여자를 저 혼자 소유하려고 저질렀던 무서운 범죄와 노력을 회상해보니, 만일 그녀와 결혼하지 않는다면 자기가 한 살인은 무의미하고 어리석은 일이 되고 말 거라고 느껴졌던 것이다. 남의 아내를 뺏으려고 한 남자를 물에 던져 죽이고 열다섯 달을 기다리다가, 온갖 아틀리에에 제 몸을 굴리고 다니는 젊은 여인과 살 작정을 한다는 것이 우습게 여겨져,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더욱이 그와 테레즈는 피와 공포로 맺어진 관계가 아닌가? - P160

그는 다시 잠들려 했다. 그러나 욕정에 싸인 옅은 잠과 갑작스럽고 가슴을 찢는 듯한 깨어남이 계속되었다. 그는 미칠 듯이 끈기 있게 테레즈 쪽으로 갔으나 부딪히는 것은 역시 카미유의 시체였다. 열 번 이상을 그는 아주 정확하게 그 길을 되갔다. 육체를 불태우면서 똑같은 행동을 했다. 그리고 번번이 정부를 껴안으려고 팔을 벌리면 물에 빠져 죽은 카미유가 나타나는 것이었다. 그때마다 그를 숨가쁘게 하고 공포에 질려 깨어나게 하는 이 불길한 결말도 그의 정욕을 식히지 못했다. - P171

로랑은 두 주일 넘게 어떻게 하면 카미유를 다시 죽일 수 있을지 생각했다. 물에 던졌는데도 아주 죽어버리지 않고 매일 밤 그들의 침대로 와서 눕곤 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살인을 끝내고 그들의 사랑에 마음 편히 취하려는 순간, 희생자는 다시 살아나서 그들의 잠자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테레즈는 과부가 아니었다. 테레즈가 죽은 자를 남편으로 갖고 있는 한, 로랑은 그녀의 두번째 남편일 뿐이었다. - P234

만약 그녀가 일어서서 목에 치미는 공포의 고함을 지르고 아들의 살인자들을 저주할 수 있었더라면 고통은 줄어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것을 듣고 모든 것을 이해한 후에도 그녀는 터질 것 같은 괴로움을 간직한 채 말없이 움직이지 못하고 있어야만 했다. - P274

"카미유의 피를 뒤집어쓴 지금의 당신을 내가 어찌 사랑할 수 있겠어요? 카미유는 나한테 아주 친절했어요. 만약 카미유를 소생시켜 다시 사랑할 수만 있다면, 난 당신을 죽이겠어요. 알아듣겠어요?" - P311

테레즈가 죄를 뉘우치고 카미유를 생각하며 큰 소리로 울기 시작하면서부터 로랑의 생활은 더없이 끔찍해져갔다. 그 순간부터 그 가련한 인간은 영원히 자기 희생자와 같이 살게 되었다. 매순간 전남편을 칭찬하고 그리워하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조그만 일도 칭찬의 구실이 되었다. 카미유는 이것을 하고 저것을 했으며, 이런 장점이 있고 저런 방법으로 사랑했었다는 것이다. 테레즈는 언제나 카미유의 이야기를 하고, 카미유의 죽음을 슬퍼하는 말들을 꺼내곤 했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가볍게 하고, 로랑에게 더욱 가혹한 고통을 주려는 복수심에서 갖은 방법을 다 썼다. - P312

서로의 마음을 찢어놓지 않고 서로 고통을 주고받지 않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들은 증오와 잔인함에 대한 욕망을 느끼고 있었다. 반발과 끌림이 그들을 떼어놓는 동시에 붙들어놓고 있었다. 싸운 후 서로 피하고 싶어하면서도, 다시 돌아와 서로에게 마구 욕설을 퍼부었던 것이다. 더구나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해보면 도망갈 수도 없었다. - P317

그래서 테레즈와 로랑은 제각기 새로운 범죄를 통해 첫번째 범죄의 속박에서 빠져나갈 생각을 하게 되었다. 조그마한 평정이나마 맛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방이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그들은 동시에 하게 되었던 것이다. 헤어져야 한다는 긴박한 필요성은 그 둘 모두 느꼈다. 서로가 영원히 헤어지고 싶었다. -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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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12-25 2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나요.
날씨는 오늘 더 추운 것 같아요.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메리크리스마스.^^

새파랑 2021-12-25 21:39   좋아요 2 | URL
나갔다왔는데 완전 춥네요 ㄷㄷㄷ 아직 남은 일요일 잘 보내세요~!!

scott 2021-12-25 2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 번역이 아주 많이 아쉬운 ㅜ.ㅜ
알랭 로브그리예 작품을 완독하지 못할 정도로 번역이 ㅜ.ㅜ

새파랑 2021-12-25 21:41   좋아요 1 | URL
아 번역이 좀 그랬었군요 ㅋ 저는 잘 못느꼈는데 비몽사몽 읽어서 그런거 같아요 😅
 

엄청 흥미롭고 재미있다. 약간 죄와벌을 읽는 느낌도 있다.






몇 해 전에는 이 여자의 맞은편에 상점이 하나 있었다. 그 상점의 초록빛 판자들은 사방 틈바구니에서 습기를 풍겼고, 좁고 기다란 나무 간판에는 잡화상‘ 이라는 검은색 글자가 씌어 있었다. 그리고 출입문 창 유리에는 붉은색으로 ‘테레즈 라캥 이라는 여자 이름이 적혀 있고, 상점 좌우로는 푸른 종이를 씌운 깊숙한 진열장이 박혀 있었다. - P22

병으로 인해 끊임없이 고통을 받아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카미유는 키가 작고 허약했으며, 가느다란 사지는 힘이 없어 움직임이 둔했다. 라캥 부인은 아들을 속박하는 그 나약함 때문에 더욱 아들에게 사랑을 쏟았다. 창백하고 허약한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는, 병을 이겨낸 애정과 자기 때문에 아들이 열배 이상은 오래 살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이 담겨 있었다. - P27

테레즈는 고모의 미적지근한 애정을 받으며 카미유와 같은 침대에서 성장했다. 그녀는 강철 같은 건강 체질이었는데도, 마치 허약한 애처럼 사촌오빠와 약을 나누어 먹고 어린 병자가 차지하고 있는 방의 후텁지근한 공기 속에 갇혀 자랐다. - P30

병약한 카미유는 젊은이의 가혹한 욕망을 알지 못했다. 테레즈에 비하면, 그는 여전히 어린 소년으로 머물러 있었다. - P33

그날 저녁, 테레즈는 계단 왼쪽에 있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오른쪽에 있는 사촌오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에게 변화란 이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다음날 젊은 부부가 아래층에 내려왔을 때, 카미유는 병적인 무기력과 에고이스트의 변함없는 침착성 그대로였으며, 테레즈도 부드러운 무심함과 무섭도록 냉정한 얼굴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다. - P35

삼년 동안 비슷한 날이 계속되었다. 카미유는 단 하루도 결근하지 않았다. 그의 어머니와 아내는 상점에서 거의 나가지 않았다. 습기찬 그늘 속에서 맥없고 답답한 침묵에 싸여 살고 있는 테레즈는, 매일같이 저녁이면 차가운 잠자리와 아침이면 공허한 하루를 가져다주는 아주 무미건조한 생활이 자기 앞에 전개되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 P43

그날 저녁 테레즈는 상점으로 내려가려고 애쓰지 않았다. 그녀는 손님들과 함께 열한시까지 의자에 앉아 있었다. 로랑과 시선이 부딪히는 걸 피하면서 같이 도미노 놀이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기야 로랑도 그녀에게 마음을 쓰진 않았다. 그러나 이 남자의 다혈질적인 천성과 큰 음성, 기름진 웃음, 그리고 몸에서 풍겨나오는 거칠고도 달콤한 냄새에 마음이 쏠려서 그녀는 초조하고 괴로운 기분에 빠져 있었다.

(비극의 시작~~!) - P58

"우린 여기선 아무것도 겁낼 게 없어요…… 저자들은 모두 장님이에요. 그들은 사랑을 몰라요." - P77

그녀가 한 남자를 맞아들인 것은 바로 지척에 있는 옆방이었다. 간통을 저지르며 뜨겁게 뒤엉켜 뒹굴던 곳도 바로 그 방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시간이 오면 그의 정부는 그녀에게 낯선 사람이 되고, 남편의 친구가 되고, 관심을 가져서는 안 되는 방문객이 되는 것이다. 이 가혹한 희극, 인생의 기만, 대낮의 뜨거운 포옹과 저녁의 고의적인 무관심을 비교하면서 젊은 여인의 피는 새로운 정열을 느끼고 있었다.

(늦게 배운 욕망이 더 무서운거다) - P84

"난 그를 원망친 않아." 그는 마침내 이름을 대지 않고 말했다. "하지만 정말 우리에겐 너무 귀찮거든. 그를 떼어놓을 수 없을까? 어디 멀리 여행을 보낼 수는 없을까?" "아, 그이가 여행을 하다니!" 하고 젊은 여인은 머리를 흔들면서 말을 받았다. "그런 남자가 여행을 할 것 같아요? 다시 돌아오지 않는 여행만이 있어요. 그렇게 되면 도리어 우리가 매장될 거예요. 겨우 목숨만 붙어 있는 사람들은 절대로 죽지 않아요."

(다시 돌아오지 않는 여행이란...) - P91

다음날 시체공시장에 들어갔을 때 그는 가슴에 심한 충격을 느꼈다. 바로 눈앞의 포석 위에 카미유가 벌렁 누워서 머리를 들고 눈을 살짝 뜬 채 그를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 P140

그러나 사랑은 그들을 잡아두지 않았다. 욕정이 사라진것이다. 그들은 조용히 얘기하며, 얼굴을 붉히지도 않고 떨지도 않고 서로 바라보기만 할 뿐, 살을 아프게 하고 뼈를 삐걱거리게 했던 미친 듯한 포옹을 잊은 것 같았다. 그들은 단 둘이 만나기를 피하기까지 했다.

(정점에서 내려오는 감정)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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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12-24 23: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저도 전에 샀던 것 같아요. 이게 박찬욱 감독 영화 <박쥐>원작이었어요.
프랑스 소설이라서 생각을 못했는데, 원작이라도 들었던 것 같아요.
새파랑님,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추운 날씨지만, 행복하고 따뜻한 밤 되세요.
메리크리스마스.^^

새파랑 2021-12-24 23:40   좋아요 2 | URL
박쥐를 본지가 오래되서 가물가물한데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거 같은 느낌도 들더라구요~!! 즐거운 크리스마스 🎄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