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만 있었다면 하루만에 읽었을 책이다. 너무 흥미진진하다. 그시대의 사랑이란~~






그녀는 그것이 돌아올 수 없는 여행임을 확신하고 있었다. 옷을 입기 전에 그녀는 화장실에 들어가 두루마리 화장지를 뜯어 플로렌티노 아리사에게 보내는 간단한 작별의 편지를 썼다. 그런 다음 화장용 가위로 목 부분 아래의 땋은 머리를 싹둑 잘라 금실로 수놓인 벨벳 상자 안에 말아서 넣고는 편지와 함께 보냈다. - P147

어느 날 밤 사람은 사랑 없이도 행복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랑과 싸우면서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비밀을 깨닫고 그녀는 경악하며 산책길에서 되돌아왔다. 이렇게 몰랐던 것을 알게 되자 그녀는 몹시 불안했다. - P155

"제발 부탁인데, 이제 그만 잊어버려요." - P181

가슴의 기억은 나쁜 기억을 지우고 좋은 기억만 과장하는 법이며, 이런 책략 덕택에 우리가 과거의 짐을 견디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는 아직 어렸다 - P186

그는 바이올린을 케이스에 넣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죽어버린 거리를 떠나면서 절대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굳게 마음먹었고, 그래서 다음 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에 그곳을 떠난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 P242

플로렌티노 아리사는 질투나 분노를 느끼지 않았다. 대신 자신에 대한 경멸감만을 느낄 뿐이었다. 그는 자신이 불쌍하고 추악하며 열등하다고 생각했고, 그녀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그 어떤 여자에게도 부족한 남자라고 느꼈다 - P268

그녀는 비가 그치지 않고 영원히 내릴 때에도 자신의 추억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는 너무 많은 경험에 압도되었고, 여행에 지쳐버렸으며, 임신 때문에 꾸벅꾸벅 졸았다. 사람들이 항구에서 유럽의 놀라운 구경거리들이 어떠했냐고 첫 질문을 던졌을 때, 그녀는 십육 개월간의 행복을 카리브 해 특유의 은어 두 마디로 요약했다. "별것 없더라고요." - P286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선 2022-01-27 00: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간만 있었다면 하루만에 다 읽을 책이었군요 재미있게 보신 듯하네요 앞으로 한권 남았군요 남은 한권도 즐겁게 만나세요 며칠만 지나면 설 연휴예요


희선

새파랑 2022-01-27 06:08   좋아요 1 | URL
네 ㅋ 오늘부터는 다시 열독 모드로 들어가겠습니다~!! 오늘만 잘 버티면 될거 같아요 ^^
 

이제 초반이지만 완전 좋다.








"내가 죽으면 쉴 시간이 남아돌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돌발적인 사태는 아직 내 계획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 P12

"여기서는 사랑 때문에 미쳐서 죽는 사람이 계속 있으니 자네는 며칠 내로 그런 기회를 갖게 될 걸세." - P13

"모든 사람은 자기 죽음의 주인이며, 죽을 시간이 왔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아무런 걱정이나 고통 없이 죽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 P21

그들은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소설 『서부전선 이상 없다』에 바탕을 둔 영화를 보았다. 우르비노 박사는 전쟁의 야만성에 가슴 아파하면서 그 소설을 읽었었다. - P29

그들이 결혼의 대재앙을 피하는 것이 사소한 일상의 불행을 피하는 것보다 쉽다는 것을 제때에 배웠더라면, 아마도 두 사람의 삶은 사뭇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함께 배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지혜란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때 온다는 것이었다. - P51

"페르미나, 반세기가 넘게 이런 기회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소. 나는 영원히 당신에게 충실할 것이며 당신은 영원한 나의 사랑이라는 맹세를 다시 한 번 말하기 위해서 말이오." - P92

그녀는 ‘누군가에게 사랑받던 사람은 죽으면 자신의 물건을 모두 가져가야 한다.‘라는 생각을 막연히 하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 P93

한참 후에 첫닭이 울고 남편이 없는 아침의 해가 떠올라 그녀의 소망은 아랑곳하지 않고 깨울 때까지, 그녀는 왼쪽 구석에서 자세를 바꾸지도 않은 채 흐느끼면서 잠을 잤다. 그때서야 비로소 죽지도 않은 채 꿈속에서 흐느끼며 오랫동안 잤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울면서 자는 동안 죽은 남편보다도 플로렌티노 아리사 생각을 더 많이 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 P94

반면에 플로렌티노 아리사는 페르미나 다사가 길고 지난했던 사랑이 지나간 후 가차 없이 자신을 버린 51년 9개월하고도 4일 전부터 지금까지 한순간도 그녀를 잊은 적이 없었다. 그는 감옥에 갇힌 사람처럼 매일 벽에 작대기를 그으며 망각의 계산을 할 필요가 없었다. 단 하루도 그녀를 기억하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고 지나가는 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 P95

그녀는 거만하게 걸었다. 머리는 꼿꼿이 세웠고, 눈은 움직이지 않았으며, 걸음은 빨랐고, 코는 뾰족했으며, 두 팔로 책가방을 가슴에 꼭 안고 다녔다. 사슴처럼 걷는 발걸음은 마치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처럼 사뿐했다. - P101

그녀는 단지 그가 편지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싶을 뿐이었다. - P105

그의 상태가 상사병이 아니라 콜레라의 끔찍한 증세와 유사했기 때문이다. - P110

이 기회를 실컷 이용하도록 해, 넌 젊으니 가능한 한 모든 고통을 겪어보는 게 좋아. 이런 일이 평생 지속되는 건 아니거든 - P111

그래서 누군가를 그토록 생각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그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그가 있지도 않는 곳에 있을 것이라고 예감했고, 그가 있을 수 없는 곳에 있기를 원했다. 또한 잠자고 있는 동안 그가 어둠 속에서 자기를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에 잠을 깨기도 했다. - P120

"제기랄, 무슨 첩자라는 겁니까? 난 사랑에 빠진 가련한 남자일 뿐이라고요." - P127

그녀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결혼을 미루자는 말에도 동의했지만, 그 의견이 비현실적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독립한 지 거의 반세기가 넘었지만, 그 나라는 하루도 평화를 누린 날이 없었던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기다리다가 늙어 죽고 말겠어요." - P131


댓글(4)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22-01-26 18: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다리다가 늙어 죽고 말겠어요.˝
-요즘 가끔씩 그런 기분이 들어요. 코로나19도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났네요.
잘읽었습니다. 새파랑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새파랑 2022-01-26 19:23   좋아요 2 | URL
요즘 바빠서 책도 잘 못읽고 있어요 ㅜㅜ 주말만 기다리는중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2-01-28 14: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건 무슨 노트인가요?
좋은 문장이 있는 노트같습니다.^^

새파랑 2022-01-28 15:36   좋아요 1 | URL
이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사은품으로 나온거에요. 매년 말에 다음해 게 나오는거 같습니다~!!
 

오늘은 바빠서 읽기 생략이다 ㅜㅜ


댓글(4)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선 2022-01-25 0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오늘부터 보시겠군요 이 책 괜찮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새파랑 님 책 즐겁게 만나시고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2-01-25 06:32   좋아요 1 | URL
새벽에 조금 읽었는데 너무 좋네요 ^^

바람돌이 2022-01-25 0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많이 바쁘신가봐요. 새파랑님이 읽기 생략하는 날도 있다니.... ^^

새파랑 2022-01-25 06:33   좋아요 1 | URL
어제는 야근에 술로 책을 접었습니다 ~!!
 


N22015

‘내가 당신의 삶 전체를 공유해야 한다는 걸 당신은 받아들여야야 해.‘ (남자의 생각)

‘당신이 내 삶 전체는 아니라는 걸 당신은 받아들여야 해.‘ (여자의 생각)



이렇게 생각이 다른 두 남녀가 결혼을 했다. 지금도 사랑을 나누지만 초반의 뜨거운 열정은 벌써 사라졌다. 이젠 권태만이 남았다. 남자는 이제 사랑보다는 집착이 커졌고, 여자는 자유를 꿈꾸며 남자를 떠나고 싶어한다. 두 남녀는 이제 서로에게 고통일 뿐이다. 하지만 서로 떠나지 못한다. 아직 서로에 대한 기대가 남아있기 때문일까?



<신기한 구름>에 등장하는 프랑스인 ˝조제˝와 미국인 ˝앨런˝의 사랑은 정말 예상을 뛰어넘는다. 연인에 대한 집착이 강한 ˝앨런˝에 대해 ˝조제˝는 점점 사랑이 멀어짐을 느낀다. 그리고 그를 떨쳐버리기 위해 ˝조제˝는 다른 남자와 자는것도 서슴치 않고, 그 사실을 ˝앨렌˝에게 먼저 말한다. 어차피 ˝앨런˝이 물어볼테니까, 그리고 거짓말을 하고 싶진 않으니까.

[앨런이 인생에 실패한 남자의 멋진 발걸음으로 멀어져가는 모습을 지켜보았을 뿐이다. 그가 멀어져갈 때마다 그녀는 일종의 슬픔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난 이제 그를 사랑하지 않아.˝ 그녀는 이렇게 중얼거리고는, 태양이 그녀에게 반박이라도 할 것 같아 한쪽 팔을 격하게 얼굴 앞에 갖다 댔다.]  P.15



모든 남자들은 ˝조제˝에게 호감을 갖는다. 그리고 그녀도 그걸 잘 안다.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자유롭게 연애를 한다. 다만 사랑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스스로에 대한 사랑이 없어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구속받기 싫어하는 자유로운 영혼.

[˝상황이 변했어. 이제 난 그때만큼 웃지 않아, 게다가 전에는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술을 마셨는데, 지금은 사람들을 잊으려고 술을 마셔. 웃기지, 안그래?˝]  P.183



하지만 남편인 ˝앨런˝은 이런 자유로운 ˝조제˝를 어떻게든 붙잡고 싶어한다. 그녀가 바람을 피우든, 어디로 도망가든, 자신 앞에서 옛 연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든 그는 받아들이고 참으려 한다. 그냥 떠나는게 현명해 보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오히려 그녀의 마음을 돌리려고 노력한다. 어떻게든 연인을 구속하려는 영혼.

[그는 그녀를 세상으로부터 단절시켰다. 그가 그녀를 지나치게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가 세상을 사랑하지 않고 세상을 자기 뒤로, 개인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현기증 속으로 제쳐놓아서였다. 그가 그녀만을 보기 때문에 그녀도 그를, 오직 그만을 보아야 했다. 그녀는 지쳐서 곧장 잠에 빠져들었다.]  P. 105



˝조제˝와 ˝엘런˝의 관계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과연 행복한 삶이 가능하긴 한걸까? 한명은 계속 의심하고, 한명은 계속 떠나고 싶어 하고...그러면서도 헤어지지 못하는 걸 보면, 뭔가를 기대하는 걸 보면 이런것도 사랑의 다른 형태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신기한 구름>은 내가 좋아하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다섯번째 작품으로, 제목처럼 ‘신기한 구름‘과 같은 남여의 미묘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간에 따라, 날씨에 따라 그 모양이 바뀌는 구름처럼 사랑도 정해진 모양은 없다. 그때그때 달라진다. 그래서 구름도, 사랑도 우리에겐 신기하게만 보이는, 정의할 수 없는 미스테리인가 보다.

[갑자기 뉴욕에서 돌아올 때가 생각났다. 비행기 안에서 눈부신 아침 해가 아래로 떨어지고, 붉어지고, 사라지는 모습을, 그러는 동안 밤의 그림자들이 비행기를 향해 돌진해오고, 둥근 창문들 밑으로 파란색과 연보라색 그리고 검은색 구름들이 열을 지어 지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단숨에 다시 밤이 되었다. 그때 그녀는 그 구름들의 바다에, 공기·물·바람의 혼합물에 잠기고 싶은 신기한 욕구를 느꼈다.] P.152



이런 말도 안되는 내용을 가지고 이렇게 몰입감 있게, 감각적인 문장으로 쓸 수 있는 작가는 ˝사강˝ 말고는 없을것 같다.




Ps .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을 야금야금 읽다보니 어느덧 여덟작품이나 읽었다. 아직 구매하고 안읽은 작품이 두작품 있는데 빨리 읽어보고 싶다.(한달 후 일년 후, 마음의 푸른 상흔)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4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01-23 20:3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사강책 여덟권 우와!!! 이 책은 저도 읽고싶어서 보관함에 담아놓은 책입니다. 조제가 어떤 인물일지 궁금해서요 ㅎㅎ 사강책탑 예쁩니다~

새파랑 2022-01-23 21:20   좋아요 6 | URL
이제 조금만 더 읽으면 국내 출판된 사강책은 전작 할 수 있을거 같아요 ^^ 제가 다음번에는 다른 책탑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조제˝완전 강합니다 ^^

오거서 2022-01-23 21:1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덕분에 사강 책이 이렇게나 많은지 알게 되네요. 책탑이 아름다워요 ^^

새파랑 2022-01-23 21:22   좋아요 5 | URL
저도 사강 책이 저렇게 많을지 몰랐습니다 ㅋ 한번 꺼내서 찍어봤어요~!! 대부분 좋더라구요 ^^

서니데이 2022-01-23 21: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사강 책을 많이 모으셨군요. 작가별로 책을 읽는 것도 좋은 것 같긴 해요.
새파랑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2-01-23 21:29   좋아요 5 | URL
주말은 즐거웠는데 내일부터는 우울하네요 ㅜㅜ
저는 작가별로 몰아보는게 좋더라구요 ^^ 한주 시작 잘 하세요~!!

그레이스 2022-01-23 21: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소담은 표지가 똑같네요!
나름 괜찮긴 한데 ... 🤔
사강 책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을 알려주시는 새파랑님 감사!

새파랑 2022-01-23 21:30   좋아요 5 | URL
전 이상하게 비슷한 표지의 시리즈 모으는게 좋더라구요 ^^ 사강도 나름 좋습니다~!! 한번 읽어보세요~!!

얄라알라 2022-01-24 21:38   좋아요 2 | URL
와. 그레이스님께서는 책탑 사이로 ‘소담‘ 도 찾으셨네요^^
저는 아직 프랑스와즈 사강은 이름만 친했는데 새파랑님께서 사강과 더 친해져 보라 하시는 듯

책탑 든든해보입니다!

새파랑 2022-01-24 23:04   좋아요 1 | URL
사강의 작품은 한 작품 정도는 읽어도 좋을거 같아요~!! 저는 <슬픔이여 안녕>을 추천 드립니다~!!

청아 2022-01-23 22:1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리뷰를 보니 또 흥미진진할것 같아요! 역시 사랑한다면 새장에 가둬두어선 안됩니다.ㅋㅋ 저는 사강이 계속해서 보여주는 자유분방한 캐릭터가 참 당연하게 느껴져요. 그녀는 아마도 훨훨 날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사진보고 자극받아서 저도 이중에 중고하나 구매했어요ㅠ

새파랑 2022-01-23 22:22   좋아요 5 | URL
구매자극 사진이군요 ㅋ 저도 저 책들중 절반은 중고에요 ㅋ 사강의 캐릭터틀은 다 사강의 자아 처럼 자유분방하더라구요 ^^ <패배의 신호>가 좋으셨으니 이 책도 좋아하실거 같아요~!!

scott 2022-01-23 23: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민음의 브람스가 가장 미운 털로 보입니다 ㅎㅎㅎ

독보적 전 작품 완독!!
행진
2022년 흑 호랑이 해!
새파랑님 완독은 쭈욱!^^

새파랑 2022-01-23 23:45   좋아요 5 | URL
집에 민음사 책이 젤 많은데 사강모음에서만 브람스가 좀 약해 보이는군요 ^^ 전작에 잘 도전하겠습니다~!!

페넬로페 2022-01-23 23:5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의 리뷰 계속 읽으니 확실히 프랑스 사람과 미국 사람은 좀 다른 듯 하네요.
정말 새파랑님의 독서는 독보적이십니다~~
올해는 꼭 사강을 읽어 보겠어요^^

새파랑 2022-01-23 23:58   좋아요 6 | URL
얼마전에 읽은 <오후의 이자벨>도 그렇고 실제로는 아닐수도 있지만 왠지 차이가 느껴집니다 ^^ 꼭 한번 읽어보세요~!!

바람돌이 2022-01-24 01: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한작가의 책으로 쌓은 책탑 아름답습니다. 사강 소설이 저는 부담스러운게 저런 말도 안되는 상황이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아서랄까? 그래서 몰입이 어려워요. 그냥 헤어지면 되지 뭐하러 서로 고통을 견디는걸까 뭐 그런 마음.. ㅎㅎ

새파랑 2022-01-24 06:56   좋아요 6 | URL
저도 이런 말도 안되는? 이런생각을 하는데 그러면서도 책을 읽게 되더라구요 ㅋ 어떤 기분이실지 이해가 됩니다. 그래도 잘 읽혀서 좋더라구요~!!

희선 2022-01-24 01:2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사강 책 많이 보셨군요 아직 만나지 못한 게 두권 있다니... 그것도 곧 다 보시겠습니다 책을 쌓아두니 좋아 보입니다 새파랑 님도 저렇게 하고 사진으로 담아서 좋았겠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2-01-24 06:57   좋아요 6 | URL
앞으로 책을 모아서 사진을 찍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ㅋ 그래도 남는건 사진인거 같아요 ^^

coolcat329 2022-01-25 19: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사강을 많이 좋아하시는군요. 대부분 사랑 이야기죠? 근데 사강 책이 이렇게 많다니 놀랐습니다.

새파랑 2022-01-25 21:05   좋아요 3 | URL
제가 사랑이야기를 많이 좋아해서 사강 책이 재미있더라구요 ^^ 아직도 남은 책이 더 있어서 뿌듯합니다~!!
 

역시 사강은 사강이다. 평펌한건 그녀가 아니다.




그건 포플러 나무였어, 나는 여덟 살이었고 자신이 왜 추억 속에서 더 어려지는지 궁금했다. 아마도 시간상으로 멀어지면 앨런의 질투심이 몇 단계 줄어드는 느낌 때문인 것 같았다. 그렇다. 앨렌도 여덟 살의 그녀에게 ‘넌 누구를 사랑해?‘라고 물을 수는 없을 것이다.

(더 아득한 과거는 추억일 뿐이다.) - P10

"당신은 왜 나랑 결혼했어?" 앨런이 물었다.

"당신을 사랑했으니까."

"지금은?"

"지금도 사랑하지."

"무엇 때문에?"

이것이 시작이었다. 이 세 가지 질문은 극장에서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세 번의 종소리와 같았다. 스스로 고통을 느끼기 전에 암암리에 관찰되는 일종의 관습 말이다. - P11

조제는 앨런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앨런이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는 정말이지 서부의 젊은 영웅처럼 보였다. 맑은 눈, 가무잡잡하게 그을린 피부, 솔직한 표정, 뚜렷이 드러나는 순박함도. 그렇다. 그녀는 그를 사랑했다. 있는 모습 그대로 바라보며 얼마간 더 사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점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사랑의 종말) - P12

앨런이 인생에 실패한 남자의 멋진 발걸음으로 멀어져가는 모습을 지켜보았을 뿐이다. 그가 멀어져갈 때마다 그녀는 일종의 슬픔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난 이제 그를 사랑하지 않아." 그녀는 이렇게 중얼거리고는, 태양이 그녀에게 반박이라도 할 것 같아 한쪽 팔을 격하게 얼굴 앞에 갖다 댔다. - P15

앨런은 브랜든 이야기만 했다. 그의 눈엔 키넬 부부만 보이는 것 같았다. 그것은 앨런이 시작한 새로운 게임이었다. 그는 커다란 열정을 마주한 무능한 관객 역할을 했고, 이브를 나의 불운하고 가여운 동료‘라고 불렀다. - P28

그녀는 자기 자신에 대해 지나친 애착을 갖고 있었다. 실수해도 무조건 견디고 보는 태도에 지나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 달콤한 악몽은 끝났다. - P62

"조제, 난 널 알아. 넌 혼자 있고 싶었을 거고 시골이 좋았을 거야. 그래서 시골에 집을 빌리고 싶었을 테고, 너는 매사에 단순하게 행동하니까 업종별 전화번호부를 펼쳐 부동산 중개사무소 전화번호를 찾았겠지. 검은색 테두리로 강조된 첫 번째 중개사무소를 골랐을 거고, 그런 다음 한 달 동안 머물 시골집을 구해달라고 부탁했겠지. 너를 찾으려고 나도 똑같이 했어. 그런데 첫 번째가 아니라 두 번째 중개사무소였어. 이유가 뭐야?"

(이유가 뭘까?) - P85

사람들은 그녀를 사랑했다. 그런데 그녀는 그 사랑을 가지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의 손안에 든 먹이를 조금씩 갉아먹었을 뿐이다. 그녀는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다) - P103

"우리 사이에 진실한 뭔가가 있어, 안 그래?" - P103

그는 그녀를 세상으로부터 단절시켰다. 그가 그녀를 지나치게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가 세상을 사랑하지 않고 세상을 자기 뒤로, 개인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현기증 속으로 제쳐놓아서였다. 그가 그녀만을 보기 때문에 그녀도 그를, 오직 그만을 보아야 했다. 그녀는 지쳐서 곧장 잠에 빠져들었다.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랑) - P105

사실 앨런의 입장은 이랬다. ‘내가 당신의 삶 전체를 공유해야 한다는 걸 당신은 받아들여야야 해.‘ 그리고 조제의 입장은 이랬다. ‘당신이 내 삶 전체는 아니라는 걸 당신은 받아들여야 해.‘하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이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이런 식으로 행동했을 뿐이다. ‘우린 자유로워. 우린 세상에 섞여 있어. 우린 둘이서 세상에 섞이려고 애쓰고 있어.‘ - P112

"간단히 말해서, 난 우리가 괴짜라고 생각하지 않아. 뭐 활기 넘치고 감수성 풍부한 짐승들이긴 하겠지." - P117

갑자기 뉴욕에서 돌아올 때가 생각났다. 정오에 출발해 여섯 시간 뒤 파리에 도착하니 자정이었다. 30분 동안 비행기 안에서 눈부신 아침 해가 아래로 떨어지고, 붉어지고, 사라지는 모습을, 그러는 동안 밤의 그림자들이 비행기를 향해 돌진해오고, 둥근 창문들 밑으로 파란색과 연보라색 그리고 검은색 구름들이 열을 지어 지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단숨에 다시 밤이 되었다. 그때 그녀는 그 구름들의 바다에, 공기·물·바람의 혼합물에 잠기고 싶은 신기한 욕구를 느꼈다.

(신기한 구름) - P152

"그럴 만도 하지. 넌 어떤 사건이나 악행 때문에 피곤해질 때 인적 없는 해변을 꿈꾸잖아. 그거 기억나니?" - P158

"상황이 변했어. 이제 난 그때만큼 웃지 않아, 게다가 전에는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술을 마셨는데, 지금은 사람들을 잊으려고 술을 마셔. 웃기지, 안그래?" - P183

"넌 모든 걸, 나의 흥미를 끄는 모든 걸 말한 것 같아.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걸." - P18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