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책.


불현듯 떠오르는 추억의 순간들을 아들과 나누고 싶었을 뿐이다. 친구들이 꽁꽁 얼어붙은 찰스 강을 달려서 건너는 동안 눈 쌓인 다리를 건너면서 쟤네는 왜 저렇게 무모할까 생각했던 일, 좋아하던 휴턴 도서관에 처음 간 날 몽테뉴의 수양딸 마리 드 구르네가 쓴 희귀본을 대출 신청하고 사서가 찾아주기를 기다리던 일.적은 말로도 나에게 너무나 많은 걸 가르쳐주셨던, 오래전에 돌아가신 로버트 피츠제럴드 노 교수의 얼굴. 하비스트에서 마지막으로 마신 술. - P16

"눈앞에 파티가 펼쳐지고 심지어 그 소리가 들리는데도 초대받지 못한 느낌이랄까." 정말 힘들었던 건 내가 이미 초대받았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 P17

브래틀 거리에 다가가니 많이 변한 것 같으면서도 변한 게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P21

반면에 내 삶은 초월적인 노숙자의 삶이었다. 그들이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동안 나는 집에 계속 머물며 점점 더 그을리고 점점 더 지루해졌다. 종일 책 읽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강의는 없었고, 가끔 과외만 했다. 글을 쓰지 않았고, 집에 TV도 없었다. - P31

카페 알제에선 온종일 죽치고 있을 수 있었다. 카페 알제는 하버드 광장 옆에 있는 작고 어수선한 반지하 카페로, 작고 흔들거리는 테이블 십여 개가 놓여 있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한 미니어처 카스바를 연상시켰다. 적정 면적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공간에 어떻게 그 많은 테이블과 의자, 커다랗고 고풍스런 에스프레소 기계를 다 배치하고 부엌까지 만들었는지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카페 주인은 요리와 계산, 접대와 청소를 부업으로 하는 공학자가 틀림없었다. - P36

나는 그와 정반대였다. 타인에 대한 관심이야 당연히 있었지만, 너무도 많은 굽잇길과 장애물, 의심과 망설임을 극복하며 먼 길을 돌아오기 때문에, 우정을 향해 절반쯤 나아가다 보면 반드시 좌절과 실망감이 찾아왔고, 그러면 그냥 포기해 버리고 말았다. - P51

나는 모두를 포용했지만 단 한 사람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는 사랑을 솔직하게 표현했지만 내 사랑은 마음속 깊은 곳에 묻혀 있었다. 그는 미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케임브리지에 사는 거의 모든 주민과 말을 튼 반면, 나는 하버드 대학원에서 사 년째 공부했지만 그해 여름에는 거의 모든 날을 아무하고도 말하지 않은 채 보냈다. 그는 기분이 상하거나 지루할 땐 발끈해서 안절부절못하다가 폭발했지만 나는 그야말로 평정심의 화신이었다. 그는 모든 일에 대해 확고한 자기 의견을 갖고 있었지만 나는 타협이란 이름과 평정심이란 별명을 갖고 있었다. 그가 무슨 일을 시작하면 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었지만 나는 누가 조금만 얼굴을 붉혀도 아무것도 못 했다. 그는 누군가를 버리고 깨끗이 잊을 수 있었지만 나는 누군가를 버리기로 결정하고 나서도 영원히 그에게 앙심을 품곤 했다. - P72

그는 날마다 벼랑 끝에 서 있었지만 나는 벼랑 밑을 내려다봐야 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내게는 그 심연을 가릴 담장이나 생울타리가 항상 있었던 반면 그에게는 그런 것이 주어지지 않았다. 한편 또 다른 차이도 있었다. 그는 그 벼랑에서 물러서서 살아나올 방법을 알고 있었지만 나는 벼랑과 나 사이에 그를 세워놓았다. 그는 내 가림막, 내 스승, 내 목소리였다. 어쩌면 내가 그토록 필사적으로 추구했던 삶이 그의 삶이 었는지도 모르겠다. - P96

당신이 누군가를 진심으로 원하면 상대방도 당신을 진심으로 원하게 된다. 당신이 무엇을 입고, 어떤 사람 이고, 어떻게 생겼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 P120

이런 여자들은 항상 우울해하고, 남자들을 우울하게 만든다. 남자들을 충분히 우울하게 만들고는 남자를 비난하고, 흥미를 잃고, 우울하게 만들 새로운 남자를 찾아 나선다. - P148

그는 어디를 공략하면 상처를 줄 수 있는지 알고 있었다. 나의 어디를 공략하면 내가 상처를 받을지도 정확히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곳을 절대로 건드리지 않았다. - P168

그는 끝내 알지 못했다. 그가 다양한 삶의 방법을 내게 보여주기 위해 다른 세상의 문을 더 열어젖히고 케임브리지에서 나를 끌어내려 하면 할수록, 나는 하버드가 내미는 작은 특전과 잠정적인 약속을 더 절박하게 붙들고 늘어졌다는 사실을. - P173

나는 그가 왜 그렇게 화를 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쩌면 나의 세계에서 그도 비상용이라는 잠정적인 지위를 획득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비상용 삶이 넘쳐나는 비상용 도시에서 피어나는 비상용 우정. - P184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어디서도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없는 우리의 극단적인 무능력이었다. 우리는 평범하게 사랑하고 평범한 집에서 살며 평범한 일을 하고 평범한 텔레비전을 보고 평범한 식사를 하는 삶을 살지 못했다. 심지어 우린 평범한 친구를 갖거나 유지할 수도 없었다. - P199

증오는 망각을 돕고 우리가 받은 상처를 빠르게 치유해주며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남긴 상처를 덮어준다. - P202

그는 나보다 딱 세 걸음 앞서가는 내 운명이었다. 나는 종합시험에 떨어지고 짐 싸서 뉴욕으로 돌려보내질 수 있었고, 지금으로부터 일 년 후엔 이 파티는 물론이고, 아무도 나를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 P272

나는 그를 부끄러워했고, 그를 부끄러워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내가 속물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우리의 공통점이 열악한 경제 형편 말고도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남들에게 들키는 것이 부끄러웠다. 내가 그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 게, 우리를 하나로 묶는 것은 저급한 카페에서 어울리기 좋아하는 극빈자 정체성뿐이라고 생각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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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괜찮아
니나 라쿠르 지음, 이진 옮김 / 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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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046

"넌 슬픔을 쫓는 사람이야? 아니면 그냥 그 책이 좋은 거야?"


인생을 살다보면 '차라리 몰랐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순간이 있다. 몰랐으면 했던 사실이 다소 충격적인 것이라면 우리는 그 충격을 극복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그 충격은 완전히 사라지지도 않는다.


<우린 괜찮아>의 주인공인 "마린" 역시 차리리 몰랐으면 했던 사실을 마주하고 나서 큰  충격을 받은 20대 소녀다. 어린시절에 바닷가에서 어머니의 실종사고를 경험한 그녀는 이후 외할아버지와 함께 산다. 그녀에게 있어서 어머니의 상실은 큰 충격이었겠지만, 자식을 잃은 외할아버지 역시 큰 충격일 수 밖에 없었다.

[파도를 타는 데 일생을 바친 사람이라면, 바다가 냉혹할 뿐 아니라 자신보다 수백만 배 강하다는 걸 알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자신이 거기서 살아남을 정도로 노련하고 용감한 불사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거기서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에게 마음의 빚을 지게 되는가 보다. 항상 누군가는 죽는다. 단지 누가, 언제 죽느냐의 문제일 뿐.]  P.43



외할아버지 밑에서 "마린"은 나름 행복하게 살아간다. 외할아버지와는 서로의 침실을 들여다 보지는 않지만, 그래도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며 잘살아간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엄마에  대한 이야기는 서로 하지 않는다. 그리고 엄마에 대한 물건 역시 남아있는게 없었다. 엄마라는 대상이 서로에게 아픈 기억을 서로에게 떠올리기 때문에 없었던 일처럼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마린"은 외로움을 느끼고, 이러한 아픔을 극복하기에는 아직 너무 어리다.

["하루를 마치면 그걸로 잊어라. 너는 네 할 일을 했다. 약간의 실수와 어리석음은 피할 수 없었다. 최대한 빨리 그것들을 잊어라."]  P.50



그래도 그녀에게는 "메이블"이라는 친한 친구가 있다. "마린"은 "메이블"과 자매처럼 다정하게지내고, 그러한 친밀감은 더 깊어져 서로는 친구 이상의 관계와 감정을 갖게 된다. "마린"은 "메이블"이 있기에 그렇게 외롭지 않았다.

[메이블이 말한다. "아무 걱정 마."
메이블이 말한다. "약속할게."
메이블이 말한다. 나도 사랑해."]  P.50



할아버지도 나름의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버디 할머니"라는 여자친구가 있었고, 할머니와 계속적으로 편지를 주고 받는다. 할머니는 귀엽게도 자신이 젊은 시절 입었던 예쁜 드레스도 할아버지에게 보낸다. 그런데 특이하게 단 한번도 만난 적은 없단다. "마린"은 만약 자신이 없었다면 할아버지는 "버디 할머니"를 만나러 갖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로맨틱한 감정으로 보였을 수도 있겠지. 버디가 보낸 드레스도 그렇고, 하지만 두 사람이 서로에게 아주 깊은 유대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어. 그렇게 되면 로맨스는 하찮아질 뿐이야. 그건 결코 육체적인 감정이 아니란다. 영혼의 감정이지. 그건 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심오한 감정이야.]  P.149



그런데 또한번의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 입학이 얼마 안남은 시기였던 그때, 집에 와보니 할아버지가 없었다. 전날에 왠지 이상함을 느꼈던 "마린"은 할아버지에게 어떤 사고가 일어났음을 예감을 한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 전화를 하고, 할아버지의 지인들이 대신 경찰에 신고를 해준다. 그리고 "마린"은 그동안 한번도 들어가보지 않은 할아버지의 방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마린"은 왜 그동안 할아버지의 방에 들어가려고 안했었는지 후회한다.

[과거의 우리가 현재의 우리를 흘긋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P.226



바닷가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바닷가로 들어가는걸 봤다는 목격담이 나오지만 할아버지가 발견된 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할아버지 방에서 본 것들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은 "마린"은 살고 있던 집을 무작정 떠난다. 그리고 아직 입학이 몇일 남아 있지만, 자신이 입학할 학교가 있는 뉴욕으로 무작정 떠나 버린다. 가장 친한 친구였던 "메이블"을 포함한 누구와의 연락도 끊고 살아간다. 도대체 어떤 충격적인 사실이 있었기에 그녀는 과거를 모두 지우려 했던 걸까?

[할아버지가 나를 단 한 순간도 사랑하지 않았을까 봐 두려웠다.]  P.253



하지만 "마린"을 진정으로 아꼈던 "메이블"은 그녀의 연락 두절에도 불구하고 "마린"을 포기할 수 없었다. 결국 "메이블"은 겨울방학이 시작하는 날, 아무 곳에도 갈 곳이 없었던 "마린"을 만나기 위해, 그리고 방학동안 그녀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마린"이 다니는 학교 기숙사를 찾아간다.

[나는 왜 그렇게 하겠다고 하지 않을까? 나는 왜 그들에게로 날아가서 그때 사라져 버려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그들의 용서를 받고, 문에 내 이름을 써놓은 방의 침대에서 자지 않을까?]  P.129



그동안 아무 연락도 하지 않았고, 오랜만에 만나는 "메이블"이 다소 부담스러웠던 "마린", 하지만 그녀는 "메이블"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조금씩  닫혀있던 마음을 열고 과거의 충격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경험한 충격적인 사실을 "메이블"에게 털어놓게 된다. 과연 그녀는 과거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당신에 대해 나는 아주 묘한 감정을 갖고 있어요. 마치 내 왼쪽갈비뼈 아래 어딘가에 끈이 묶여 있어서 당신 몸속에 있는 그와 비슷한 끈과 단단히 묶인 것 같아요. 당신이 떠난다면 그 끈은 끊어지겠죠. 그러면 내 안에서 피가 흐를 것만 같아요."]  P.272





2018 프린츠상 수상작이자 미국 청소년 권장도서인 <우린 괜찮아>는 사춘기를 지나 이제 성인이 되려는 순간 가족을 모두 잃고 방황하는 "마린"의 마음 치유기를 다룬 소설이다.


어린시절 부모님을 잃고, 그런 부모님을 마음속으로는 애타게 그리워하지만 결코 밖으로 표현할 수 없었던 안타까운 소녀의 마음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누구나 가까운 사람을 상실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꼭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 아니더라도, 친했거나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 역시 우리에게 큰 상실감을 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그 상실감에 빠져 있을수는 없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는 상실감을 극복해야 한다. 언제까지 우울한 과거에 매달려서는 제대로 살 수 없으니까.


"마린" 과 "메이블"의 관계처럼 내가 힘들때 나를 위로해 줄 단 한사람이라도 있다는 건 구원받는 일이다. 반대로 타인이 힘들 때 내가 위로가 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주변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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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2-03-24 16: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머니도 할아버지도 잃게 된 마린 곁에 메이블이라도 있어서 다행이에요. 마음 치유기라고 하니 결말은 해피엔딩 같다는 생각에 조금쯤 안심되네요....

새파랑 2022-03-24 18:45   좋아요 3 | URL
청소년 권장도서여서 그런지 결말은 해피엔딩 이었습니다 ㅋ 결말 빼고는 표지처럼 좀 우울한 내용이었요 ㅎㅎ

페넬로페 2022-03-24 17:1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할아버지 방에 뭐가 있었는지 궁금하네요~~우리는 지레짐작으로 미리 회피하고 직접 부딪히지 않으려는 행동도 많이 하는것 같아요. 아마 상처받기 싫어서 그런것 같아요^^
나를 이해해주는 단 한사람만 있어도 인생이 외롭지 않을것 같습니다^^

새파랑 2022-03-24 18:48   좋아요 5 | URL
뭐가 있는지 알려드리면 스포가 될까봐 거기는 생략했어요 ㅋ 서로의 공간을 보장하기 위해 일정 거리를 두는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끔은 가까이 다가가는게 필요한거 같아요 ~!!

mini74 2022-03-24 17: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넘 궁금해지네요 할아버지의 비밀. 어쩌면 뭔가 눈치채고 방어기제로 그 방에 들어가지 않은건 아닐까요. 아 넘 궁금해서 이 책 읽어보고 싶어요. ㅎㅎ 새파랑님 너무 잘 낚으심 ㅋㅋ

새파랑 2022-03-24 18:50   좋아요 3 | URL
궁금하시면 이제 곧 미니님도 읽으시면 됩니다~!! 그런 방어기제는 아니고 나름 반전이었어요 ㅋ 이게 청소년 권장 도서라고?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

청아 2022-03-24 18: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할아버지 방이 너무 궁금해요!!ㅎㅎ 대체 뭐길래? 힘들때 딱 한명만 있어도 사람은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위로하다보면 위로받는것도 관계의 힘이라고 생각하고요.^^*

새파랑 2022-03-24 18:51   좋아요 3 | URL
그렇죠~! 중요한건 딱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말이 떠올랐어요ㅋ 그 한명이 있다는게 그렇게 쉽지많은 않겠지만요 ^^

그레이스 2022-03-24 19: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상실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죠? 우리는 모두 상실하고 상실될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새파랑 2022-03-24 19:22   좋아요 3 | URL
어쩔수 없다는걸 알아도 언제나 받아들이기는 힘든거 같아요. 언제나 마음먹은데로 잘 안되고 ㅎㅎ 근데 그래서 더 인생이라는게 흥미로운거 같아요 ^^

서니데이 2022-03-25 21: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고 나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상관없이, 이전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해요. 성장소설을 읽다보면 여러가지 어려움을 지나 성장하는 이야기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새파랑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2-03-25 22:44   좋아요 3 | URL
좀 늦은 나이(?)에 성장소설을 읽어도 좋긴 하더라구요 ㅋ 20대 소년의 복잡한 감정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희선 2022-03-27 01: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 알고 싶게 만드는군요 할아버지가 가진 비밀... 비밀은 아니었을지 마린이 더 일찍 할아버지 방에 들어가 봤다면 좋았을지... 그게 충격을 주는 일인가 싶기도 하네요 같은 슬픔을 가졌다면 함께 이야기 하면 좀 나아진다고도 하는데, 그걸 피하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그러다 뭔가 말할까 봐서였을지...


희선

새파랑 2022-03-27 08:36   좋아요 2 | URL
어린 소녀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진실이었을거라 생각됩니다. 그동안 유일하게 믿고 의지했던 할아버지에 대한 의문과 배신? 고통을 함께 나눴더라면 그래도 괜찮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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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잃은 소녀의 성장이야기.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둘러보면 누군가 나를 위로해줄 사람이 한명은 있을 것이다.

"난해한 내용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야. 섹스를 두고 하는 말도 아니고, 그 책엔 너무 많은 좌절이 담겨있잖아. 희망이 별로 없어, 모든 게 절망이지, 모든 게 고통이고, 내가 하려는 말은, 슬픔을 쫓는 사람이 되지 말란 거야. 슬픔이라면 이미 우리 삶에 충분하니까." - P111

"넌 슬픔을 쫓는 사람이야? 아니면 그냥 그 책이 좋은 거야?" - P111

나는 왜 그렇게 하겠다고 하지 않을까? 나는 왜 그들에게로 날아가서 그때 사라져 버려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그들의 용서를 받고, 문에 내 이름을 써놓은 방의 침대에서 자지 않을까? - P129

로맨틱한 감정으로 보였을 수도 있겠지. 버디가 보낸 드레스도 그렇고, 하지만 두 사람이 서로에게 아주 깊은 유대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어. 그렇게 되면 로맨스는 하찮아질 뿐이야. 그건 결코 육체적인 감정이 아니란다. 영혼의 감정이지. 그건 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심오한 감정이야. - P149

과거의 우리가 현재의 우리를 흘긋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 P226

할아버지가 나를 단 한 순간도 사랑하지 않았을까 봐 두려웠다. - P253

겨울 하늘은 밝은 잿빛이고 날카롭다. 창밖으로 새 한마리가 날아다니는 게 보이고, 얇은 나뭇가지 하나가 똑 부러져 떨어진다. 함께 갔어야 했다. - P254

"당신에 대해 나는 아주 묘한 감정을 갖고 있어요. 마치 내 왼쪽갈비뼈 아래 어딘가에 끈이 묶여 있어서 당신 몸속에 있는 그와 비슷한 끈과 단단히 묶인 것 같아요. 당신이 떠난다면 그 끈은 끊어지겠죠. 그러면 내 안에서 피가 흐를 것만 같아요."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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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3-23 2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성장기가 배경이 되는 책들은 조금씩 불안정하지만 성장하는 주인공이 등장해서 읽으면서 결말이 좋았던 책이 많았어요. 이 책도 결말이 좋았으면 좋겠네요.
새파랑님,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새파랑 2022-03-24 06:19   좋아요 1 | URL
청소년 권장 도서인데 좀 어두워서 놀랬습니다 ㅋ 결말은 해피앤딩이더라구요 ^^ 서니데이님도 좋은하루 보내세요~!!
 

나도 괜찮았으면 좋겠다 ㅎㅎ

이제 더는 시간을 끌 구실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난 괜찮다니까." 라고 말했을 때 한나는 내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 P9

"인간의 무리 속에서 고군분투하느라 우리는 지쳐있고 휴식이 없다." - P13

나는 그 풍경의 고요함을, 그 날카로운 진실을 음미한다. 눈이 따갑고 목이 멘다. 이 외로움을 무디게 할 무언가가 있었으면, 외롭다는 말이 좀 더 정확한 단어였으면, 외롭다는 말은 훨씬 덜 아름답게 들려야 한다. 그러나 지금 외로움을 감당해 두는 편이 나을 것이다. 나중에 나를 옴짝달싹 못 하게 불시에 덮치지 않도록, 온몸이 마비되어 다시 나 자신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 P16

가을이면 우리 모두 서로를 떠나 각기 다른 곳으로 흩어질 것이다. 어느덧 계절이 바뀌고 졸업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이 긴 작별 인사 혹은 이른 재회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아직 끝나지도 않은 시간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 P34

나는 눈을 감고 얼굴에 닿는 햇살을 느꼈다. 나는 그 모든 일의 시작을 일련의 상승과 하강, 정박과 엇박의 조그만 시소로 기억하고 있다. - P36

파도를 타는 데 일생을 바친 사람이라면, 바다가 냉혹할 뿐 아니라 자신보다 수백만 배 강하다는 걸 알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자신이 거기서 살아남을 정도로 노련하고 용감한 불사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거기서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에게 마음의 빚을 지게 되는가 보다. 항상 누군가는 죽는다. 단지 누가, 언제 죽느냐의 문제일 뿐. - P43

"하루를 마치면 그걸로 잊어라. 너는 네 할 일을 했다. 약간의 실수와 어리석음은 피할 수 없었다. 최대한 빨리 그것들을 잊어라." - P50

메이블이 말한다. "아무 걱정 마."
메이블이 말한다. "약속할게."
메이블이 말한다. 나도 사랑해." - P69

유령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들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게 문제였다.

유령이 가정교사에게 영원히 사랑을 하지 못할 거라고 말했다.
유령이 제인 에어에게 당신은 혼자라고 말했다.
유령이 부엔디아 가족에게 그들의 가장 끔찍한 두려움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게 될 거라고.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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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3-22 1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새파랑님 글씨체야 자주 보아왔지만,
3월 21일의 문장과 특히 더 글씨체가 잘 어울리는 것 같은 건 제 기분 탓인가요?^^ 그래 보입니다. 저한테는.

새파랑 2022-03-22 13:18   좋아요 0 | URL
초딩 글씨체 입니다 ㅋ 안나 카레니나는 명작인거 같아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scott 2022-03-22 2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눈에 인쇄체와
새파랑님 글씨체가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21이라는 숫자

새파랑님 2022년 구매한 책 권수 ㅎㅎㅎㅎ

새파랑 2022-03-23 08:56   좋아요 1 | URL
컴퓨터 글쓰기 입니다 ㅋ 제가 올해 21권밖에 구매를 안했나 보네요 😅 분발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