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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열린책들 35주년 세트. 소장용으로 최고다. 유명한 고전작가의 대표 단편들을 착한 가격에 만날 수 있는 구성이다. Midnight과 Noon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Midnight이 좋았다. 36주년 세트도 출판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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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4-04 13: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립니다. 전 언제 하죠? ㅎㅎㅎ

새파랑 2022-04-04 14:57   좋아요 3 | URL
요건 100자평 이벤트 하려고 남긴거에요 ㅋ 찾아보니 전 열린책들 세트 21년 12월 30일에 완독했더라구요 ^^

독서괭님은 금방 완독하실거 같아요~!! 저 세트는 한권 입니다.~!!

독서괭 2022-04-04 19:51   좋아요 3 | URL
어쩐지.. ㅎㅎ

청아 2022-04-04 14: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저는 7권정도 남았어요!ㅎㅎ저도 빨리 35주년 완독평을 올리고 싶네요. 낱권으로도 팔고 각각 완독을 체크할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듯. 그래도 이렇게 구성도 알차고 휴대하기 좋고 디자인도 예쁜 시리즈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새파랑 2022-04-04 15:29   좋아요 2 | URL
미미님 맘만 먹으시면 삼일이면 다 읽으실거 같아요 ^^ 전 완독평을 써보려고 했는데 능력부족으로 😅 이 세트 벌써 품절이더라구요 이젠 희귀템~!!

독서괭 2022-04-05 11:25   좋아요 2 | URL
희귀템 됐군요 역시 사길 잘했다 크킄😝

새파랑 2022-04-05 23:11   좋아요 2 | URL
독서괭님 이제 읽기만 하시면 되겠네요 ^^ 생각해보니 이 세트 사고 사은품으로 담요? 같은거 받았는데 아직 열어보지도 않았네요 ㅎㅎ

mini74 2022-04-04 18: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36주년 세트 ㅎㅎ 저도 얼릉 읽어야하는데 싶다가도 다른 책들 끌어안고 있네요. 그 와중에도 36주년은 찬성이고 구입하고 싶습니다 ㅎㅎ

새파랑 2022-04-04 23:19   좋아요 3 | URL
독서 슬럼프 올때 이 책 읽으면 좋더라구요. 일단 부담도 없고 읽기도 좋아서 ㅋ 미니님이야 워낙 독서왕 이시니 ^^

페넬로페 2022-04-04 21:3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직 1세트도 완독하지 못한 저 입니다 ㅎㅎ
책이 밀려있고 바빠서 요즘 참 맘만 바빠요^^

새파랑 2022-04-04 23:21   좋아요 4 | URL
완독보다는 가지고 있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세트인거 같아요~!! 저도 요새 맘하고 몸이 바쁘네요 ㅜㅜ

거리의화가 2022-04-05 09: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부담없는 가격대에 소장용 세트라니 장점이 확실한 책이군요^^ 문학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라면 좋아할 세트일 것 같습니다!ㅎㅎ

새파랑 2022-04-05 11:59   좋아요 3 | URL
나중에 희귀템 되면 비싸지니 혹시 오프라인에서 보시면 꼭 구매하세요 ^^

서니데이 2022-04-05 18: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이벤트로 구성된 상품이라서 그런지, 벌써 품절이네요.^^;
새파랑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새파랑 2022-04-05 23:12   좋아요 3 | URL
이벤트 상품은 역시 빨리 구매하는게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맨날 하루가 끝날때 북플 들어와서 좋은 하루가 이미 사라져 있네요 😅

희선 2022-04-07 01: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36주년엔 어떤 게 나올지... 해마다 기념으로 뭔가 만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희선

새파랑 2022-04-07 11:16   좋아요 2 | URL
아마 40주년까지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요? ㅋ
 

체호프에서 감성 +15, 분량 +15, 간결성 -30 하면 트레버다.


<조율사의 아내들>

조율사는 여러 사람의 익숙한 손을 잡고 흔들며 마음의 눈으로 첫 번째 아내가 묘사해준 얼굴을 보았다. - P9

<조율사의 아내들>

"절대 그 일은 그만두지마." 그녀가 마지막 몇 마디를 남기기 얼마 전에 그렇게 소곤거렸기 때문에 그는 혼자 교회에 갔다. 벨과 로맨스가 시작된 것은 어느 일요일, 아내가 죽은 지 거의 2년이 지났을 때였다. - P15

<조율사의 아내들 >

아주 오랫동안 남편의 팔을 잡아주었던 여자, 피아노를 살살 달래 되살아나게 하는 남편을 여러 집으로 방으로 안내한 여자가 여전히 자기 존재를 주장하고 있었다. 성가신 유령, 불확실하게 존재하는 어떤 용서 없는 망령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일부가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 안에 남겨진 것 같았다. - P23

<조율사의 아내들 >

바이얼릿은 이 맹인의 눈이었다. 바이얼릿은 그녀에 게 숨 쉴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 P23

<조율사의 아내들 >

결국 피아노가 있는 집마다 그 나름의 모순이 생겨났다. 벨이 자기주장을 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었고, 그런 주장에 따라 피해를 입거나 파괴당하는 뭔가가 생기는 것 또한 어쩔 수 없었다. 살아 있는 사람이 늘 이기는 법이니 결국에는 벨이 이길 터였다. 그 또한 공정해 보였으니, 바이얼릿은 처음에 이겨 더 나은 시절을 누렸기 때문이다. - P27

<우정>

그들은 거의 매일 전화를 하여 하잘것없는 이야기를 하거나 소식을 전했지만 화제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의 공통 기반은 우정 자체였다. 취향을 약간, 의견을 약간 공유했지만 어디까지나 약간일 뿐이었다. - P33

<우정 >

그녀가 거짓말을, 심지어 말을 하지 않는 식으로라도 거짓말을 했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 P46

<우정>

일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그녀는 이따금씩 이것이 현실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외로운 마지막 몇 주 동안은 광기에 사로잡힌 것처럼 느껴졌고, 실제로 그랬다. 사랑은 그냥 그런 광기다.
- P47

<우정>

설명할 수 없는 탈선과 복귀는 마치 자신이라는 사람으로부터 휴가를 냈다가 제자리로 돌아온 것처럼 느껴졌지만, 도무지 이해는 할 수 없었다. 한바탕 광기의 분출은 결코 이해될 수 없는 것이니까. - P47

<우정 >

아내를 용서하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모욕을 당한 남편, 그렇게 상처 입고 괴로움에 시달리는 남편이 어떻게 배신한 친구까지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 P53

<우정>

"곧 다시 뵙겠습니다. 시칠리아 출신 여종업원이 소리쳤고 결국 그들은 나가려고 일어섰다. "그래요." 마지는 여종업원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친구까지 대신해서 거짓말을 한 것이다. 라트로타 바깥의 보도에서 11월의 차가운 바람 속에 잠시 서 있다가 그들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멀어져갔다. - P53

<티머시의 생일>

그들 둘 가운데 하나가 먼저 죽을 것이다. 오두는 요즘 자주 그러듯이 간밤에 다시 그런 생각을 했다. 그는 먼저 떠나는 사람이 그녀이기를 바랐다. 자신이 외로움과 괴로움을 겪는 사람이기를 바랐다. 어차피 둘 다 똑같은 마음일 터이니 고통스러운 짐을 져야 하는 사람은 자신이기를 바랐다. - P68

<티머시의 생일>

그들은 서로에 대한 사랑 때문에 아들에게서 자라난 질투, 교활함과 잔인함으로 피어나고 만 질투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날의 아픔은 쉽게 가시지 않을 테고, 둘 다 그 사실을 잘알고 있었다. 그것도 있을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 또한 있는 것의 일부였기에. - P81

<아이의 놀이>

실제로 아이들은 자리를 잡았다. 평화조약의 무력한 관계자들로서 자기 의사와 관계없이 함께 있게 되자 둘은 동무가 되었다. 그들은 과거를 그리워했고, 원한과 박탈감 때문에 가까워졌다. 일요일에 찾아가 만나는 두 사람 이야기를 했고, 한때 중심에 있던 그 두 사람이 패배하고 쫓겨난 과정을 이야기했다. - P83

<아이의 놀이>

호텔 그랜드 스플렌디드의 숙박계에 서명을 했던 편한 동무 관계는 우연히 그들에게 찾아온 것으로 다른 사람들의 환경이 던져준 선물이었다. 무력함이 두 아이의 자연스러운 상태였다. - P99

<약간의 볼일>

그는 헐리히 가족을 실망시켰다. 구실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작고 간단한 과제를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가족은 돌아와서 실망할 터였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달은 순간, 두번째 젊은이가 나타나는 순간 리빙스턴 씨는 화가 났다. 그는 일어나서 무기로 쓸 만한 것을 찾아 주위를 둘러보고 싶었지만 간발의 차이로 그것이 어리석은 짓임을 깨달았다. - P107

<약간의 볼일>

도둑을 맞은 사람들은 집에 돌아와 교황의 개인적 축복을 받은 대가를 셈했다. 헐리히 가족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리빙스턴 씨는 넥타이로 묶여 있고 텔레비전은 여전히 켜진 채였다. - P109

<약간의 볼일 >

하루가 끝났다. 저지른 실수의 결과를 피할 수 있는 곳은 이제 어디에도 없었다. 그들은 아까와 마찬가지로, 짐승이 공포나 결의를 느끼듯이 노인의 수치, 노인이 자존심에 입은 상처를 느끼고 있었다. 속으로 각자 그 집에 남기고 온 위험이 그들을 따라잡을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계산했다. - P118

<약간의 볼일 >

그날 아침에 온 길을 다시 걸었고,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배짱이 후천적으로 얻어질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해했다. - P118

<비 온 뒤>

위층, 책장들이 있는 방에서, 해리엇은 이런 고독이 평생 사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행복한 과거가줄 수 있는 위안을 구하러 이 어린 시절 기억이 남은 장소로 돌아온 걸까? 그것이 떠나오면서 스스로 되뇌었던 것보다 진실한 이유일까? 연애가 끝나면생각은 늘 혼란스럽고 진실은 안개에 싸여 있다. 진실은 아예 없다. 종종 그렇게 보인다. 사랑이 기대를 저버렸다 - P124

<비 온 뒤>

그러나 돌이켜보면 진실은 다른 곳에 있었던 것만 같다. 그 진실이란 다른 두 사람과의 은밀한 점심 식사, 오후의 방, 기만이었다. 그 진실이란 거짓으로 짜인 그물로 결국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알아냈는데, 어느 쪽이 알아냈느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 진실이란 가족이 제공하는 것보다 좋은 무언가가 있었음이 틀림없는 시간 이었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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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4-04 22: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4월에 읽는 트레버의 <비 온 뒤>

주중에 비가 내릴 것 같습니다 ☔️

새파랑 2022-04-04 23:18   좋아요 2 | URL
비가 좀 쉬원하게 왔으면 좋겠네요 ^^ 오늘은 독서를 포기했습니다 ㅎㅎ
 

N22052

˝소설들에는 이 ‘그런데‘, ‘갑자기‘가 너무 자주 나온다. 하지만 작가들은 이 말을 쓸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만큼 인생에는 갑작스러운 일들이 얼마나 가득한데!˝



지금까지 체호프의 책은 다섯권을 읽었고, 이정도면 많이 읽었다고 생각을 해서 한때는 이젠 체호프 책은 더이상 안사도 되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아직 안읽은 그의 작품들은 많이 남아 있었다. 이번에 읽은 열린책들에서 나온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단편집에는 총 17편의 중/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 중 처음 읽은 그의 작품은 무려 11편이었다. 거의 처음 읽는 책 수준이었다.


물론 여기 수록된 작품 중 <6호 병동>, <검은 수사>,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처럼 완성도가 높고 유명한 작품들은 다른 출판사 책에도 실려 있어서 이미 읽었지만 그 외의 다른 단편들도 역시 좋았다.


타 출판사에서 나온 단편집과 차이점을 찾아보자면 종교, 가난, 농민에 대한 삶을 다룬 작품이 다소 많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대학생>은 복음서의 열두 사도 중 베드로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과거나 현재는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고 이어지 있다는 체호프의 통찰력을 보여준다.

[이런 모든 공포가 예전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1천 년이 지나도 현실은 더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그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P.203



<농부들>에서는 농노제가 없어져서 농부들은 자유롭게 되었지만, 이후 살아갈 방법을 몰랐던 농부들의 가난과 각종 무거운 세금 때문에 오히려 농노제 이전 시대보다 더 힘들게 살아가는 농부들의 고통을 풍자적으로 그리고 있다. 돈이 들기 때문에 가족들의 죽음을 기대하는 모습에서 가난이 주는 아이러니를 느낄 수 있었다.

[죽음은 부농들만 걱정했다. 그들은 부유해질수록 하느님과 영혼의 구원을 잘 믿지 않았고, 지상에서의 마지막이라는 공포심이 들 때에만 초에 불을 켜고 기도를 드렸다. 가난한 농부일수록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노인과 노파의 얼굴에서는 자신들이 너무 오래 살았고 이제 죽을 때가 되었으며 또 그런 것에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마리야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늦지 않게 죽음이 찾아와 주기를 바랐고 또 자신의 아이들이 죽기라도 하면 기뻐했다.]  P.285



<새로운 별장> 역시 부자 와 가난한 농부의 대비를 통해 농부들에 대한 연민과 풍자를 보여준다. 부자는 돈이 많음에도 이웃의 가난한 농부들을 이해하고 도와주려고 다가가지만, 농부들은 그런 부자의 호의를 인식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부자 가족에게 하찮은 피해와 불안만을 계속 안겨준다. 결국 부자 가족은 시골을 떠나 모스크바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농부들은 자신들은 착하고  온순하며, 자신들은 부자의 호의를 요구한 적도 없다며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이해조차 못한다. 그런데 이런 어리석음을 단지 농부들의 무지 탓으로만 돌려야 할까?

[안개에 덮이듯 가장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고, 가축으로 인한 피해, 말 굴레, 펜치와 같이 지금 생각해 보면 아주 하찮은 그런 사소한 것들만 보인 것은 대체 무슨 까닭인가? 별장의 새로운 주인은 평화롭게 살고 있는데, 대체 왜 엔지니어하고는 잘지내지 못했을까?]  P.313



이 책에 수록된 처음 읽은 작품중 가장 좋았던 작품은 <문학 교사> 였다. 교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에 부잣집 딸인 ˝마샤˝의 개인 수업을 해주던 주인공 ˝니끼찐˝은 그녀에게 마음이 있었고, 결국 힘겨운 고백을 통해 그녀와 결혼한다. 많은 지참금을 가지고 온 그녀 덕분에 그는 안정적인 직업과 더불어 풍족하고 아늑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의 마음은 점점 새로운 것을 갈망하게 된다. 점점 자신이 가진 모든 행복을 시시한 것으로 여기게 된다. 왜 어떤 사람들은 현재를 만족하지 못하는 걸까? 사람의 욕망이 어떻게 정점을 거쳐 시들어 지는지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나는 어디에 있는가? 주위는 온통 저속함, 저속함뿐이다. 따분하고 보잘것없는 사람들, 발효 크림이 담긴 단지들, 우유가 담긴 항아리들, 바퀴벌레들, 우둔한 여자들..…. 저속함보다 더 무섭고 모욕적이며 슬픈 것은 없다. 여기를 떠나야겠다. 오늘 당장 떠나야겠다. 그렇지 않으면 난 미쳐 버리고 말 것이다.]  P.242



가장 충격적인 작품은 역시 <자고 싶다> 였다. 어린 ˝바리까˝는 어느 가정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사는 가난한 열세 살 소녀이자 그 집의 유모 였다. 아버지가 죽어도 가볼 수도 없고 아기를 돌보는 일에다가 온갖 집안일에 시달리던 그녀는 자신이 살아있음과 잠을 방해하는 것이 큰 소리로 울어대는 아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끔찍한 짓을 저지르고 그토록 원하던 잠을 잔다. 그런데 이러한 비극을 오직 그녀 탓으로만 돌려야 할까?

[웃으며 눈을 끔벅이며 초록색 반점을 손가락으로 으르며 바리까는 요람으로 살그머니 다가가 아기 쪽으로 몸을 굽힌다. 아기를 질식시키고 서둘러 바닥에 눕는다. 이제는 잘 수 있다는 기쁨에 웃는다.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이미 바리까는 곤하게 자고 있다. 마치 죽은 사람처럼...]  P.72




그의 작품은 우스꽝스러운 풍자 속에 진지한 의미를 숨겨두고 있고, 가끔 황당하고 갑작스럽게 글이 끝나지만 긴 여운을 준다. 역시 단편은 체호프다.



간결함은 재능의 자매다.… 요점이 있고 간결해야 잘 쓴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잘 쓴 이야기를 읽는 일은 한 잔의 보드까를 마시는 것과 같다.
<안톤 체호프>

체호프는 반드시 읽어야 할 작가이다. 그는 우리를 정신적으로 성숙하게 만들어 주는 예술가이다.
<수전 손택>

당신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을 읽고 나니 다른 사람의 작품은 모두 펜이 아닌 막대기로 쓴 것처럼 여겨집니다.
< 막심 고리끼>


Ps 1. 그래도 역시 가장 좋은 작품은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이었다. 몇번을 읽어도 좋다.

Ps 2. 내가 지금까지 읽은 체호프의 책은 여섯권인데, 또 읽어야 할 책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체호프의 모든 단편이 실린 전집세트가 출판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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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ri 2022-04-03 10: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벚꽃을 집에서 보고 있자니 벚꽃동산이 제일먼저 눈에 띕니다ㅎ 체홉은 단편 몇편만 기억에 있는데 지금 표지를 보니 완전 새책보는것같고 그렇네요. 좋다시니 관심이 갑니다.

새파랑 2022-04-03 10:15   좋아요 2 | URL
벚꽃동산 아주 재미있는 희곡 집이에요 ㅋ 아름다운 벚꽃 좀 다른 이야기이긴 한데 😅
민음사에서 나온 체호프 단편집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

페넬로페 2022-04-03 11: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 시대 러시아 사회를 소재로 쓴 단편집이네요. 이 단편집도 좋을것 같아요.
인용한 문장에서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느껴집니다.
열린책들로 체호프 읽어야겠어요^^

새파랑 2022-04-03 12:03   좋아요 3 | URL
토요일 하루종일 이 책을 읽어서 좋았습니다 ㅋ 단편에 대한 매력을 다시 느끼고 지금 트레버의 단편을 읽는데 트레버는 더 좋네요 ^^

청아 2022-04-03 12: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고싶다>는 비슷한 영화도 있어요. 거기선 엄마가 자기 아이를 그렇게 하는데 내내 다른 사람이 범인인줄 알고 찾다가 막바지에 드러났어요. 누적된 피로로 순간적인 실수를ㅠ 실화가 아니라면 체호프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을수 있겠네요.^^* 끝에 체호프 자화자찬 인가요?ㅎㅎ보드까 새파랑님 좋아하실듯 합니다.ㅎㅎ

새파랑 2022-04-03 13:08   좋아요 3 | URL
자뻑 체호프? 😅 체호프는 충분히 그래도 됩니다~!! 보드카도 좋고 체호프도 좋은데 최근 러시아는 좀 그렇습니다 😅 자고싶다 저 비슷한 영화가 있군요. 역시 영화광 미미님~!!
자고싶다는 그래도 유모 인데 영화는 좀 더 무섭군요 ㄷㄷㄷ

얄라알라 2022-05-08 17:22   좋아요 0 | URL
몇 줄 요약해주신 줄거리만 봐도 충격이면서 비긋이네요
<틸리?> 그 영화와고 교점이 있는 듯 하고요.

직접 읽어야 제맛일터인데 저는 새파랑님 미미님 댓글에 묻어서 요약판으로만 알고 지나가니 부끄럽습니다

cyrus 2022-04-03 19: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체호프가 좀 더 오래 살았으면 단편소설 편수가 지금보다 더 많아지겠죠? ㅎㅎㅎ

새파랑 2022-04-03 21:18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ㅋ 장편도 남겼으면 좋았을거라는 아쉬움도 듭니다 ~!! 아직 안 읽은 작품을 더 찾아봐야 겠어요 ^^

희선 2022-04-03 2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체호프 책 여러 권 보셨는데, 여기에 아직 읽지 않은 소설이 있었네요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은 읽을 때마다 좋으셨군요 자고 싶어서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건 그 아이 잘못만은 아니겠습니다 아이가 아이를 돌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겠지요


희선

새파랑 2022-04-04 09:23   좋아요 2 | URL
<자고싶다>는 체호프가 너무 담담하게 그려서 비극이 더 실감났습니다 ㅋ 아직 읽을 작품이 더 있다는건 좋은거 같아요~!

희선 2022-05-06 23: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 축하합니다 체호프 소설에서 읽지 않은 게 열한편 담겨서 좋았던 책이군요 아직 읽을 책이 더 있겠습니다 두껍게 나온 희곡 있는데 그건 어떠세요


희선

새파랑 2022-05-07 08:40   좋아요 1 | URL
요번달은 책을 별로 못읽어서 안될거 같았는데 그래도 되서 기쁘군요. 이젠 책만 사면 될거 같아요 ㅋ

체호프 희곡은 열린책들 <벚꽃동산>에 있는 작품들만 읽었는데 제가 두껍게 나온 희곡을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

청아 2022-05-07 1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축하드려요!!^^*
체호프에 프루스트! 클라스가 다른 새파랑님👍
다시 읽어도 좋은 작품이 진짜 인생책ㅎㅎ
인생책이 많은 새파랑님 앞으로도 리뷰 기대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2-05-07 12:53   좋아요 1 | URL
읽은 작품의 작가님 명성 덕분에 당선되기 입니다 ^^ 미니님도 걱정없는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

독서괭 2022-05-07 12: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축하드려요~^^ 이번달에 별로 못 읽었다는 말씀은 순전히 새파랑님 기준인 것 같고 ㅎㅎㅎ 평균은 훌쩍 넘으십니다.

새파랑 2022-05-07 12:55   좋아요 1 | URL
독서는 자기 만족 아니겠습니까 ㅋ 독서괭님 감사합니다~! 읽고싶은 책이 쌓여서 큰일이에요 ㅜㅜ

호두파이 2022-05-07 14: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체홉, 단편으로 예전에 만났던 기억만 있는데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새파랑님 당선 축하드려요ㅎㅎ

새파랑 2022-05-07 14:5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호두파이님 꼭 다시 읽어보세요 ^^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2-05-07 17: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2-05-07 17:58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즐거운 토요일 저녁시간 보내세요~!!

얄라알라 2022-05-08 17: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5월 첫주 행복하게 보내시는 중이시죠?
축하드립니다요!

새파랑 2022-05-08 18:57   좋아요 0 | URL
얄라알라님 감사합니다 ㅋ 열심히 논다고 책도 별로 못읽었어요 😅

scott 2022-05-09 16: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영광의 2관왕!

새파랑님 소설 읽기
책으로 나오면
👆등 예약 ^ㅅ^

새파랑 2022-05-09 17:10   좋아요 1 | URL
저는 소설을 써보고 싶습니다 😁 감사합니다. 그래도 한권은 팔리겠군요~!!

thkang1001 2022-05-09 1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2관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한 주 되시길 기원합니다!

새파랑 2022-05-09 17:55   좋아요 0 | URL
thkang님 감사합니다 ^^ 즐거운 한주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5-10 0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역시 이달의 2관왕~~
당근, 당연입니다
더 많이 축하드려요**

새파랑 2022-05-10 07:26   좋아요 1 | URL
이번달에는 좀 힘들었는데 운좋게 됐습니다 😅 페넬로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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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4-03 1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토마스만의 말이 좀 어렵네요. 봄을 느끼는 것이 창작에 어려움을 준다는 걸까요? 두 가지가 상충되는것 같지 않은데 말입니다. 일리가 있는것 같기도 하고요ㅋㅋㅋ

새파랑 2022-04-03 14:24   좋아요 1 | URL
왜인지는 모르지만 일반 사람이든 작가든 봄에는 모두 일하기 싫어한다

요런거 아닐까요? 😅 일하기 싫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