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마음에는 서로 모순되는 두가지 감정이 있다. 물론 타인의 불행에 동정하지 않는 자는 아무도 없다. 그런데 그 사람이 그 불행을 어찌어찌 빠져나오게 되면 이번에는 이쪽에서 뭔가 부족한 듯한 심정이 된다. 조금 과장해 보자면, 다시 한 번 그 사람을 같은 불행에 빠뜨려 보고 싶다는 생각조차 든다. 그리하여 어느 틈엔가 소극적이기는 해도, 그 사람에 대해 일종의 적의를 품게 되는 것이다. - P16

인간은 간혹 충족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욕망을 위해 일생을 바쳐 버리기도 한다. 그것을 어리석다고 비웃는 자는 필경, 인생에 대한 방관자에 불과할 것이다. - P26

아무래도 이렇게 쉽사리 마죽을 실컷 먹는 꿈이 현실로 이루어져서야 지금까지 몇 년씩이나 참아 온 것이 너무나 부질없는 고생이 되어 버린다. - P41

"죽는 것이 기뻐요. 안됐다고 생각은 하면서도.....그래도 나는 기쁘다고요. 기뻐해서는 안되는 걸까요?"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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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전부터 읽어야지 생각했다가 읽었다. 짧은 분량이지만 인상깊은 문장은 여운을 길게 남긴다. 한번읽고 바로 다시 읽었다.
‘잊혀짐으로써 잊음으로써 망각하면서 나를 찾는 긴 여정‘

이리하여 방데의 춥고 증오에 찬 어느 날 밤, 교회 당국은 베트남에 복음을 전하러 떠난 프랑스 성직자들을 영원히 잊어버리게 되었다. - P90

버림 받았다는 느낌을 가눌 수 없었다. - P112

도미니크와 카트린은 자신들이 모든 이에게서 잊혔음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내면의 공허가 점점 더 넓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들은 외롭고 지쳐 있었다. - P119

생각이 새어나가고 머릿속이 텅 비어 있었다. 그들은 망각을 택했었고 그 속에서 무한히 존재하는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 P138

하나밖에 없는 십자가를 보자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곳에 그들이 와서 살았다는 사실 자체가 잘 믿어지지 않았다. 군종신부는 경계심을 느낀 나머지 그 십자가를 부러뜨렸다. 잊어버릴 필요가 있었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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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흔한 것이지만 고독은 그렇게 흔한 것이 아니었다.
- P19

아침이면 녹색 벼포기들이 새로운 하늘빛을 받아 불그레했다. 그리고 다시 햇빛이 비치면 그 펀펀한 풍경이 이상할 정도로 순정해지는 것이다. 마침내 해가 넘어가고 어두운 녹색의 불안한 물이 무기개빛을 발했다...
세계는 속이 빈 조가비였다. - P50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못 견딜 일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잊힌 존재가 되고 말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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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말과 행동, 거짓과 진실이 언제나 함께 하고 있어요. 행동과 진실은 내가 진정으로 뉘우치는 순간에 나타나고 있어요. 말과 거짓은 지옥 같은 생각이 들 때 나타나곤 해요. 말하자면 어떤 사람을 붙들고 참회의 눈물을 흘려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자 할 때 써먹는 것이지요! - P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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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같은 은둔주의자라면 1백년이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예요. 사형 집행이든, 손가락 하나를 보든, 그 어디서든 훌륭한 사상을 끌어내어 그것으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분이니까요. 그런 식으로 살아가면 되겠지요. 1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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