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위의 딸‘은 푸쉬킨이 남긴 유일한 장편소설이자 그가 죽기 1년 전에 발표된 책으로, ‘눈보라(벨킨이야기)‘ 이후 내가 읽은 푸쉬킨의 두번째 책이다.

이 책은 ‘뿌가쵸프의 반란‘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책의 곳곳에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비판을 간접적으로 묘사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은 주인공인 청년 장교 ˝그리노프˝ 가 그의 하인 ˝사벨리치˝와 함께 부임지인 ‘벨로고르스끄‘ 요새로 가는 도중 눈보라를 만나 길을 잃게 되는데, 이때 어느 농부를 만나서 길을 찾게 된다. (그 농부는 훗날 ‘뿌가쵸프‘로 밝혀진다.)  ˝그리노프˝는 그 농부에게  감사의 뜻으로 토끼털 외투를 선물하고 해어진다. (이게 훗날 주인공의 생명을 지키게 되는 계기가 된다.)

부임지에 도착한 ˝그리노프˝는 요새의 사령관인 대위 ˝이반˝과 그의 부인 ˝바실리사˝ 그리고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게 되는 대위의 딸 ˝마샤˝와 함께 지내게 된다.

또한 그곳에서 동료이자 ˝마샤˝를 흠모하고 있는 ˝쉬바브린˝과도 지내게 되는데, 그 둘은 ˝마샤˝를 두고 결투를 하게 된다. (푸쉬킨의 미래 죽음을 예견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주인공인 ˝그리노프˝는 부상을 당하게 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둘의 사랑은 깊어진다.

이후 ‘벨로고로스끄‘는 ˝뿌가쵸프˝의 반란군에 의해 점령당하고, 대위와 대위의 부인은 처형당한다. 하지만 ˝그리노프˝는 과거에 눈보라를 만났을때 ˝뿌가쵸프˝에게  배푼 자비 때문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의 연적인 ˝쉬바브린˝은 반란군과 내통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후 벨로고르스끄의 사령관이 되고 ˝그리노프˝는 사랑하는 ˝마샤˝를 남겨두고 떠나야 했다. 그리고 이후 그의 명예 회복을 위한,  그녀를 찾기 위한 그의 모험이 펼쳐진다~!!

(이러다가 줄거리를 다 쓸거 같아서 여기까지만..궁금증이 생기신다면 직접 읽어보는걸 추천합니다. 재미있어요^^)

이 책을 읽고나서 ˝알고보면 나쁜 사람은 없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절대적인 악인이 아닌 이상에야, 그들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고, 어떠한 배경이 있기 때문에 어떤 사건을 표면적으로만 보고 판단하는건 성급한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구성은 왠지 전형적인 동화 형식을 닮았다. 주인공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랑하는 여자를 구출하여 행복하게 살게 되는 이야기. 하지만 다른 측면은 ‘권선징악‘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도 그랬었고, 다 읽고 난 후 해설을 보고 더 확신이 드는게 과연 반란군을 ‘악‘으로만 볼 수 있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작품을 단순히 재미있는 소설로만 볼 수 없다.

‘대위의 딸‘은 해피엔딩으로 끝나며, 이야기의 흐름은 반란과 처형이라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가볍고 유머러스하며 유쾌하다. 그래서인지 이야기는 더욱 풍자적으로 느껴진다.

어제 다 읽었지만 줄거리 요약이 힘들어서 이제야 리뷰를 쓰게 되었다. 이번 주말은 러시아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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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emy 2021-04-17 15: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글 읽고나니 저 역시 ˝이제라도˝ Pushkin 한 번 읽어보려고
이 책 찾아보니까 역시1836년 작품이라 Public Domain 에 있네요.

제가 만들고 있는, 읽으면 좋을 ˝Free Full Text Available Book Lists˝ 에
이 책도 포함시켜 봅니다.
˝The Daughter of the Commandant˝ (also known as ˝The Captain‘s Daughter˝)
https://www.gutenberg.org/files/13511/13511-h/13511-h.htm

‘책 읽고 있어요‘, 하자마자 금방 다 읽고 바로 글 올리시는 새파랑님도
책 읽고 글 쓰는데 최적화된 알라딘 비밀병기 중의 하나?


새파랑 2021-04-17 15:32   좋아요 3 | URL
미국? 에는 저런게 있나보군요? 한번 들어가봐야겠네요ㅎㅎ 동시에 여러권의 책읽기가 잘안되가지구요 ^^ 책은 금방 읽는데 글은 잘 못씁니다 ㅜㅜ 이 책 재미있어요~!

청아 2021-04-17 16: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소나기가 와요! 새파랑님 리뷰보니 푸쉬킨의 소설 읽고 싶은데 그러기엔 제가 읽는 중인 책들이 너무 많네요.😳(생각하면 호흡이 가빠짐요ㅠ) 주말도 즐거운 독서시간 갖으세요.ㅎㅎ

새파랑 2021-04-17 16:53   좋아요 1 | URL
황사라는데 소나기가 오는곳도 있나보네요~! 미미님은 읽으시는 책이 많아도 너무 많으신것 같더라는^^ 책탑 보면 기쁘다가도, 저걸 언제 읽어 하는 압박도 생기더라는 ㅎㅎ

청아 2021-04-17 16:59   좋아요 2 | URL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에도 나오는데 제게는 책이 일종의 도피처라서 그런것 같아요. 건강한 도피처ㅋㅋㅋㅋ

새파랑 2021-04-17 17:27   좋아요 1 | URL
저도 책이 도피처 인거 같아요 ㅎㅎ 건강한 도피처에 완전 공감합니다^^

페넬로페 2021-04-17 16: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워낙 알려진 작품인데 전 아직!
세상에 왜이리 읽어야 할 작품이 많은지요^^
푸시킨도 읽어야하는데 ㅎㅎ
새파랑님, 정말 책 빨리 읽으시네요~~
대단하신것 같아요^^

새파랑 2021-04-17 16:59   좋아요 2 | URL
저도 이책을 북플에서 보고 알았어요^^ 그 전에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이 시만 들어봤었더라는 ㅎㅎ 푸시킨은 저의 경우에는 유명해서 유명하신 분이었습니다 ㅋ

scott 2021-04-17 16: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고보면 나쁜 사람은 없다.]
이문장 한줄에 대위의 딸에 모든게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새파랑님 웬지 주말은 오네긴으로 마무리 하실듯 ^ㅎ^


새파랑 2021-04-17 17:06   좋아요 2 | URL
아 문장 한줄 잘 고른건가요? ^^ 오네긴은 장바구니에만 담고 아직 못샀어요 ㅜㅜ 도스토예프스키 읽으려고 꺼냈습니다 ㅎㅎ

바람돌이 2021-04-18 0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오래전에 읽은 책이라 기억도 안나네요. 재미없었다는 기억만..... 아 저는 이걸 고등학교 때 읽었어요. ㅎㅎ 다시 보면 다른 느낌이 들겠죠?

새파랑 2021-04-18 08:10   좋아요 1 | URL
아마 다시 읽으시면 괜찮을수도 있습니다~! 다른 러시아 책에 비해 순한맛이긴 합니다 ^^

희선 2021-04-18 01: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놓인 처지에 따라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절대 악 절대 선은 없다는 말도 있잖아요 사람한테는 나쁜 부분도 있고 좋은 부분도 있겠지요 어디에 있든 잘 생각하면 좋을 텐데 그렇게 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1-04-18 08:14   좋아요 1 | URL
사람을 대할때 편견없이 하려고 노력하는데 언제나 쉬운건 아닌더라구요ㅜㅜ 그리고 절대적인건 없다는데 언제나 공감 합니다^^

coolcat329 2021-04-18 08: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인 사벨리치 너무 좋지않나요? 하인 중에서 단연 최고에요 👍 😍 귀엽고 웃기고~~따지고 보면 그리뇨프 목숨까지 구해줬어요~~

새파랑 2021-04-18 09:29   좋아요 1 | URL
완전 생명의 은인인 하인이죠 ㅎㅎ 책 보다가 ˝사벨리치˝와 대위 부인 ˝바실리사˝ 때문에 너무 웃겼어요 ^^
 

푸쉬킨의 글은 잘 읽히고 마음을 끄는게 있는것 같다.


남자분들은 참 이상해요. 일주일만 지나도 필경 잊어버리게 될 말 한마디 때문에 칼부림을 하고 목숨뿐 아니라 양심도 희생시키고, 게다가... 사람들의 행복까지도 기꺼이 희생시키려 들다니요.

(자존심? 사랑? 때문일까? ㅎㅎㅈ단순한 열정이란.) - P57

"저보다 나은 사람 만나거든 절 잊어주시고
저보다 못한 사람 만나거든 절 기억해 주세요"

(사랑이라는 러시아 민요.) - P61

그대의 만남은 달콤했었네
오, 아름다운 이여,
하나 헤어짐은 가슴 아파라
내 영혼 찢기듯이 가슴 아파라

(이별...) - P114

"여보게 까마귀, 자네는 이 세상에 태어나 3백년이나 사는데 나는 어째서 30년 밖에 못사는가"

"그건요, 당신은 산 짐승의 피를 마시고 저는 죽은 짐승의 고기를 먹기 때문이랍니다"

"여보게 까마귀, 안되겠어, 3백년 동안 썪은 고기를 먹느니 한번이라도 산짐승의 피를 쭉 들이키는 게 낫겠어. 나중일은 내가 알 바 아니지"

(짧게 끝나더라도 의미있는 행동을 선택해야 한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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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4-16 2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기분좋은 금요일과 즐거운 주말 되세요.^^

새파랑 2021-04-16 23:59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행복한책읽기 2021-04-16 2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푸쉬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 이런 시로만 아는 저자.^^;;;

새파랑 2021-04-16 23:59   좋아요 0 | URL
저도 그걸로만 알았었다는 ^^
 

도리스 레싱의 ‘다섯째 아이‘를 읽었다. 이 책은 얼마전 알라딘 우주점에 방문해서 구매한 책인데, 책을 급하게 고를때에는 역시 고전, 그중에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 손이 가더라는.

도리스 레싱의 책은 처음 접해봤는데, 읽고나서 머리가 정말 쭈삣해지더라는 느낌이 들었다. 레싱이 ‘다섯째 아이‘를 쓴 배경으로, 첫째는 빙하시대의 유전자가 우리에게도 내려온다는 한 인류학자의 글이었고, 둘째는 한 어머니가 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정상적인 세 아이를 낳은 뒤 태어난 네번째 딸 때문에 다른 아이들을 망쳤다고 하소연하는 것을 읽은 일이라고 하던데, 이러한 배경이 책에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이야기는 많은 아이를 낳고, 대저택에 살며, 항상 많은 친구들로 북적거리는 ‘전통적 의미에서 행복한 가정‘을 꿈꾸는 ˝해리엇˝과 ˝데이비드˝가 결혼을 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첫째 부터 넷째자녀 까지는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다섯째 아이 ˝벤˝이 태어나면서 정상적인 가정이 붕괴되게 된다. (비정상적으로 힘이 쎄고, 아이같지 않으며, 다소 동물적인 유전자를 가진 이아라고 할까?)

특이하고 위협적인 ˝벤˝을 가족들과 친척들은 모두 싫어하며 그를 멀리한다. 심지어 엄마인 ˝해리엇˝ 역시 내심 사고로 그 아이가 죽기를 바라기도 한다. (이게 이상한게 아니고, 책에서는 그만큼 위협적인 아이로 그려진다.)

결국 ˝벤˝을 버려진 아이들이 모여있는 특수시설에 보내게 되지만, 몇일 후 ˝해리엇˝은 ˝데이비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죄책감 또는 모성애로 인해 ˝벤˝을 다시 데려오게 되고, 이후 그들 가족은 ˝벤˝이 주는 공포로 인해 서로 멀어지고, 자녀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더 이상 친척들은 방문하지 않게 되며, 결국 그들이 꿈꿨던 가정은 파괴되며 이야기는 끝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어떠한 상황에서도, 다수의 행복을 위해 소수가 희생하는것이 부적당한 것이라 할수 있을까? 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과연 나라면 어떻게 했을 것인가?

그리고 ˝벤˝과 같은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불가능 한 것인가? ˝벤˝과 유사한 다운증후군 친척인 ˝에이미˝의 대조적인 사랑받는 삶과, 동물적인 ˝벤˝과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동네 형인 ˝존˝과 ˝데릭˝을 보면, 어쩌면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벤˝을 버리지 못한 ˝해리엇˝의 선택도, 가정의 행복을 택한 ˝데이비드˝의 선택도 모두 일리가 있었고 납득이 갔다. 그래서 읽으면서 더 혼란이 왔다. 누구를 비난할 수 있겠는가.

오래간만에 읽은 어려운 책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책이다. 근데 이야기가 재미있고 잘 읽힌다는...도리스 레싱 책 다른것도 도전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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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04-16 09: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리뷰 읽어보니 이 책에서 많은걸 생각하게 할 것 같아요. 도리스 레싱이 노벨 문학상 받은 작가 맞죠?
아직 한번도 이 분의 책을 읽지 않았는데 흥미로워요^^

새파랑 2021-04-16 10:37   좋아요 4 | URL
노벨상을 탔다고 써있더라는~! 전 이 책 읽고 좀 섬뜩했습니다. 책에서 안좋은 일이 일어날것만 같은 기분ㅜㅜ

청아 2021-04-16 10: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리뷰읽고 찜하려니 찜이 되어 있네요.ㅋㅋ 불행을 마주 할 때 사람들은 본캐를 내보이는 것 같아요. 어쩐지 <인간실격>느낌도 나네요.🤔

새파랑 2021-04-16 10:42   좋아요 3 | URL
역시 미미님은 책에 대한 자비가 없으시다는 ㅎㅎ (다 장바구니로 ㅋ) 우울한 분위기만 좀 비슷합니다. 정말 안좋은 상황에서의 인간의 심리를 생각하게 합니다^^

coolcat329 2021-04-16 10: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은 읽고난 후 한 일주일 동안은 계속 생각이 나더라구요. 후속작 Ben, in the wotld 인가? 있다는데 국내번역은 안된거같아요. 근데 읽고 싶지는 않아서 찾아보진 않았네요.

청아 2021-04-16 11:09   좋아요 3 | URL
말씀하신 후속작 출판사 제공 책소개를 번역기 돌려보니 극적인 마지막 장면이 소름끼친다고 나와요!(더 궁금ㅠ) 영어는 벗어날래야 벗어날 수가 없네요.

새파랑 2021-04-16 11:18   좋아요 2 | URL
저는 해설보니까 후속작이 있다고 해서 읽어볼까 했는데 영문이라니 ㅜㅜ 전 포기 ㅎㅎ(영문소설은 살면서 5권정도만 읽어본거 같다는...)

청아 2021-04-16 11:22   좋아요 3 | URL
저도요ㅋㅋ그나마 다행인건 178페이지라는 거네요.ㅠㅠ미국에 재고 3권 떠서 주문함요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4-16 11:23   좋아요 3 | URL
와 미국까지~! 대단하네요^^ 미미님의 리뷰를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scott 2021-04-16 11:40   좋아요 3 | URL
쿨켓님 말씀처럼
이책은 호불호가 갈리는것 같아요
전 친구에게 선물로 줬다가 ㅎㅎ
황금 노트북은 좋았는데

scott 2021-04-16 11:46   좋아요 2 | URL
Ben, in the world
킨들에 있는데 미미님 구매 리뷰 읽고 난후
클릭 해볼꺼임 ^ㅎ^

새파랑 2021-04-16 11:58   좋아요 3 | URL
스콧님 선물 줬다가 혼나신건가요? ㅎㅎ 횡금노트북 검색해봐야겠습니다 ^^

얄라알라 2023-01-13 00:35   좋아요 0 | URL
아...쿨캣님도 그러셨군요.
저는 지금 ~ing입니다. 지금도 <투명한 힘> 몇 페이지 읽다가, 다시 서가에서 <다섯째 아이> 뽑아왔어요...

뭔가 불편하고 기분이 안 좋아져요^^:;;;
Ben, in the world?인가 그 책은 Ben이 이용당하고 고생하는 내용이라는 데 더 우울해지려나요..

Falstaff 2021-04-16 12: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면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마음 속으로 내내, 그러나 헛되이 바랐던 건,
제발 해피 엔드로 끝났으면 좋겠다는 거였습니다.
정말 우라질 책이예요. ㅜㅜ

새파랑 2021-04-16 13:02   좋아요 3 | URL
아 ㅋ 우라질 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책 맞는거 같아요 ㅎㅎ 읽고나서 이건 리뷰를 어떻게 써야 하는 고민도 들더라는^^

coolcat329 2021-04-16 13:08   좋아요 5 | URL
ㅋㅋ 우라질! 진짜 딱이에요 🤣🤣

얄라알라 2021-04-16 14: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우! 줄거리 어디서 들어본거 같다 싶었는데, 엊그제 읽은 [환장할 우리 가족]에서 소개받고, 다시 새파랑 님께 소개받는 셈이네요^^

새파랑 2021-04-16 15:29   좋아요 1 | URL
아 그 책에 나오나보네요. 이런 우연이^^ 이 책도 ‘환장할 가족‘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책입니다 ㅋ

Jeremy 2021-04-16 16: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Doris Lessing 책은 3권, ˝The Grass is Singing˝. ˝The Fifth Child‘,
그리고 630 페이지를 가뿐히 넘는 ˝The Golden Notebook˝ 을 읽었는데
Doris Lessing 책은 읽고나서 글 쓰기가 정말 너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복잡하고 미묘하면서 쟁점이 되는 문제들을
계속 머리 속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는 괴로운 이야기들을
찾아서 읽게 하는 걸까?˝ 고민하면서요.



새파랑 2021-04-16 17: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다 원서로 읽으시는구요~!! 저도 ‘다섯째 아이‘ 이야기는 정말 독특하고 미묘하더라구요. 싱숭생숭. 그런데 계속 읽고싶은 생각이 드는~!
The grass is singing 찾아서 읽어봐야겠습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4-16 23: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도리스 레싱은 언제고 읽을 작가로 등록돼 있는데. 흠. 저는 이 책부터 보아야겠습니다. 정상/비정상. 원문에도 이렇게 적혀 있는 거겠죠. 사실은 비장애/ 장애 인데 사회적으로 장애를 비정상으로 보는 시각이 많으니까, 저자가 의도를 담아 저렇게 썼겠죠. 책에서 아이가 위협적인 아이로 그려져 있다고 쓰셨는데, 아이 자체가 정말로 위협적인 것인지, 그 아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그 아이를 위협적으로 느껴서 위협적으로 그려져 있는지 궁금하네요. 영화 <케빈에 대하여>가 생각납니다. 언능 검색을 해봐야겠어요.^^

새파랑 2021-04-16 23:55   좋아요 2 | URL
책에서는 다섯째 아이가 정말 위협적이긴 합니다. (주체할 수 없는 힘, 동물적인 태도. .) 저도 약간 무섭더라는 ㅎㅎ 스포가 될 수 있을까봐 더이상 설명은 생략합니다 ^^

얄라알라 2023-01-13 00:37   좋아요 0 | URL
행복한 책읽기님처럼, 영화 <케빈...> 생각하시며 이 책 읽었다는 분들이 계시니 이번엔 그 영화를 다시 한 번 더 봐야겠다 싶어지네요....Jeremy님 말씀이 딱인 것 같아요...
‘계속 머리 속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는....‘
 

어제 알라딘 은행점 갔다가 충동 구매한 책~ 다소 충격적이다~

감정적 까다로움이나 절제가 요즘 인기없는 자질이라는 이유만으로 비판받사서는 안된다고 옹호하곤 했다.

(취향이 안맞는다고 비판은 안됩니다.) - P7

말해진 것보다 말해지지 않은 것에 동의하며 그가 대답했다. 자기 부인이 입 밖으로 내지 않은 말을 따라잡기 어려웠던 것이 그가 기꺼이 그녀를 떠났던 주된 이유였다.

(말하지 않는건 알기 힘들다. 그게 관계의 멀어짐의 시작인듯.) - P20

"체현한다는게 뭐에요"

"그건 없던 것이 갑자기 거기에 생기는 거야"

(체현이라는 단어 멋지다. "현현"이란 비슷한 느낌) - P63

브리짓은 떠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 P83

"모든 일이 너무 멀리 와버렸어. 끝"

(와...) - P87

그녀는 가족 생활을 위해 벤을 재교육시키면서 자신이 벤으로부터 그들을 방어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러나 가족들은 그녀가 자기들 모두에게 등을 돌리고 벤과 함께 낯선 땅으로 가는 것을 선택했다고 느낀다는 것을 그녀도 알았다.
(과연 그녀는 어떻게 했어야 옳은 것이었을까?) - P121

그녀는 식탁의 고요하고 부드러운 광채 옆에 앉아 그들이 돌아올 것을 기다릴 것이지만 그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떠나간 행복은 돌아올 수 없다. 모두 떠난 가족들은 그녀에게 오지 않을 것이다. 누구의 잘못일까?)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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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ianee 2021-04-15 2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레싱의 책 <런던스케치>읽고있어요. 다섯째 아이가 레싱의 가장 잘 알려진 소설이래서 저도 읽어보고 싶어요 👍🏼

새파랑 2021-04-15 23:55   좋아요 0 | URL
전 도리스 레싱 책 처음 읽어본건데 충격적이네요 ㄷㄷ 근데 글을 잘 쓰셔서 한번에 끝까지 읽게 된다는 ㅎㅎ 런던스케치 읽으신다니 찾아봐야 겠습니다^^
 

‘창백한 언덕의 풍경‘은 가즈오 이시구로의 데뷔작이다. 그의 작품이 많지 않아서 다 읽어보기로 생각중이며, 순서대로 한번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은 내가 읽은 그의 네번째 작품^^  (남아있는 나날, 나를 보내지마, 클라라와 태양)

우선 이 책은 제목처럼 ‘창백‘하다. 문장에 유머는 없고, 명확하게 설명되는게 없으며, 인물들은 모두 비밀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읽다보면 답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후반부에 무슨 일이 일어날거라 생각하고 집중해서 읽어서 나름 흥미진진 했다. 추리소설 읽듯이 ㅎㅎ 이시구로의 초창기 이러한 분위기가 이후에 나오는 작품에서는 더욱 세련되게 발전하는 것 같다.

이야기는 영국남성과 재혼을 한 ˝예츠코˝의 영국에서의 생활과, 일본에서 경험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이다. 그녀에게는 일본인 남편 사이에서 낳은 ˝게이코˝와 영국인 남편 사이에서 낳은 ˝니키˝라는 두 딸이 있다. 하지만 ˝게이코˝는 목을 매 자살을 하고, 이런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런던에서 ˝니키˝가 온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그녀는 자살한 자신의 딸인 ˝게이코˝를 기억하는게 아니라, 일본에서 잠시 알았던 ˝사치코˝와 그녀의 딸인 ˝마리코˝를 기억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 여인(엄마)를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두 이야기가 정교하게 이어진다.  과거의 ˝사치코˝와 ˝마리코˝가 현재의 ˝에츠코˝와 ˝게이코˝와 삶이 비슷하며, 자신의 삶을 바꾸려는 두 여인의 노력은 결국 딸의 상실을 가져온다.(이건 나의 주관적인 해석이다)

과거의 ˝에츠코˝는 삶을 바꾸려는 ˝사치코˝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수동적인 인물이었다면,
현재의 ˝에츠코˝는 과거 ˝사치코˝가 했던 행동들을 따라하게 된다.(책에는 이게 자세히 그려져 있지 않지만, 현재의 모습으로 내가 유추한 것임 ㅎㅎ)

그럼에도 두 여인의 주변 인물들은 어떻게든 미래를 위한 자주적인 삶을 개척해 나간다. 개인적으로 ˝니키˝가 미래를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했는데, 그녀가 런던으로 돌아가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중간에 많은 이야기들은 스포 때문에 설명을 생략한다.)

「기억이란 믿을 만한 게 못된다. 기억은 종종 그것을 떠올리는 현재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내가 본 이 책의 핵심 문장이다. 이 책에서 주인공인 ˝에츠코˝가 회상하는 과거 일본에서의 창백한 언덕 풍경과 ˝사치코˝, ˝마리코˝의 기억은 뭔가 불분명하고 모호한 부분이 많다. 이는 작가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묘사한 것이라 본다. 그러한 측면 때문에 더욱 궁금증이 유발되지만, 이야기 흐름이 답답한 점이 있어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작품이다.

이건 스포일 수 있지만 뒷부분의 역자 해설을 보면 ˝게이코˝는 자살을 했지만  ˝마리코˝는 도망을 친 것으로 써져 있던데, 나는 둘다 자살을 한걸로 이해했었다.

왜냐하면...

(현재)「엄마 말 속은 그러니까 게이코 언니였다는 거죠?」
「아니란다, 게이코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 그러니까 내 꿈에 나온 소녀는 그네를 타던 아이가 아니었다. 처음에누 그런 것 같았지. 하지만 그 애가 타고 있던 것은 그네가 아니었어.」(126페이지)
(내 생각 : 그네가 아니라  그와 비슷한, 목매단걸 본 기억을 이야기하는거 아닌가?)

(과거)「아무리 살펴봐도 그것은 그렇게 특별할 것이 없었다. 나무에 매달린 채 발견된 비극적인 어린 소녀의 시신은 그해 여름 그런 이미지들로 마음이 심란해진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204페이지)
(과거)「마리코 : 왜 그걸 들고 있어요?」「에츠코 : 말했잖니, 내 발에 (밧줄이) 감겨 있었다고. 도대체 왜 그러니?  왜 그런 눈으로 바라보는 거지? 난 널 해치지 않아」
「마리코 : (아이는 달려서 도망간다)」(227페이지)

아니면 현재의 ˝게이코˝의 자살이 과거의 기억에 영향을 준 것 일수도 있고.....

간만에 다 읽고 난 후, 해설을 보고 이해를 못해서 다시 펼치게 한 책이다. 그래서 늦잠잤다는... 내 이해력이 부족함을 느꼈다는 ㅎㅎ

명확하지 않은 이야기를 싫어한다면 이 작품은 패쓰하는게 좋을것 같다.(개인적으로는 좋았다^^)

다음 읽을 작품은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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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4-15 13: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시구로는 이곳 저곳에 미스터리한 부분들을 심어놓는 것 같아요. 각자가 자기 관점대로 덧칠을 하게끔 한걸까요? 그리고 보면 외모도 예술가처럼 보이고ㅋ어떤 사진은 피아니스트나 지휘자 같은 느낌이 나니까 끄덕끄덕 하게됨요. 그런 분이 소설을 썼으니!!

새파랑 2021-04-15 13:34   좋아요 2 | URL
미스테리한 부분이 있어서 나름 재미가 있었어요. 역시 작가에게도 외모란 중요한 것이었군요 ㅎㅎ

행복한책읽기 2021-04-15 14: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으니, ˝기억은 믿을 만한 게 못 된다˝는 말이 더 와 닿는군요. 제목이 왜 ‘창백한‘인지 알게 됐음요. 새파랑님은 아는 척하기 딱 좋게 리뷰 넘 잘 써 주심.^^

새파랑 2021-04-15 15:17   좋아요 2 | URL
정말 기억은 현재의 보정이 들어가는거 같아요 ^^ 제 리뷰는 너무 주관적이고 줄거리가 별로 없어서 걱정이에요 ㅎㅎ

페넬로페 2021-04-15 15: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기억은 믿을 만한 게 못된다‘
이 말에 공감합니다^^
소설 읽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 새파랑님께서는 정말 줄기차게 읽으시네요~~

새파랑 2021-04-15 16:07   좋아요 3 | URL
페넬로페님은 다양하게 읽으시지만 저는 소설만 읽다보니 ㅜㅜ 다음번에는 다변화된 책을 읽으려고 다짐중입니다^^

scott 2021-04-15 17: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새파랑님 이책 읽고 난후 ‘부유하는 화가‘로 바로 넘어 가신다는것 가즈오옹이 팬들에게만 알려주는 독서법, 순서 인데요 !! 가즈오 이시구로 매니아 상위권으로 진입 추카~~

새파랑 2021-04-15 17:29   좋아요 3 | URL
아 그런가요? ㅋ 전 출판연도 순으로 읽으려는 건데 ㅎㅎ 생각해보니 출판연도를 정확히 확인 안했네요 ^^ 저 지금 11위던데 . 곧 올려보겠습니다~!

mini74 2021-04-15 18: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은 이시구로에 대해서 다 계획이 있으시군요 ㅎㅎ

새파랑 2021-04-15 19:10   좋아요 4 | URL
허술하지만 나름 계획성 있는 남자입니다 ^^

붕붕툐툐 2021-04-15 21:47   좋아요 3 | URL
헐 파랑님 남자분이셨어용?😳

붕붕툐툐 2021-04-15 21: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이 뽑아주시는 가즈오 이시구로 베스트가 궁금합니다.(베스트만 읽겠다는 심뽀~ㅋㅋ)

새파랑 2021-04-15 22:03   좋아요 1 | URL
놀라실건 아닌거 같은데요 ㅎㅎ 이시구로 작품은 이제 4권밖에 안읽어봤지만 하나만 고르라면... 전 클라라와 태양이 가장 좋았습니다 ^^

coolcat329 2021-04-16 1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참 새파랑님 일년에 200권 돌파하시겠어요. 멋지십니다!

새파랑 2021-04-16 11:26   좋아요 2 | URL
200권 목표로 해볼까요? ㅎㅎ 확인해보니까 올해 오늘까지 65권 읽었네요^^

scott 2021-04-16 11: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이 새파랑님 올 연말에 서재의 달인으로 뽑아줘야함 ^ㅎ^

새파랑 2021-04-16 12:05   좋아요 1 | URL
ㅋ 리뷰 수준을 올려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