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시아의 여정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5
윌리엄 트레버 지음, 박찬원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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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언제나 흥분이 된다. 특히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라면 그 흥분은 배가 된다. 하지만 사전에 만나기 위한 약속이 없는 여행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상대방이 나를 만났는데 반가워 하지 않으면 어쩌지?하는 걱정이 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상대방을 못 만나게 되는 상황일 것이다.

<펠리시아의 여정>은 바로 이러한 약속 없는 여행을 하면서 ˝펠리시아˝의 다양한 경험과 느끼는 감정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이다.

아일랜드에 사는 어린 소녀 ˝펠리시아˝는 한번의 만남을 통해 첫눈에 사랑에 빠진 ˝조니˝를 만나기 위해 아무 약속도 없이 그의 주소도 모른채 무작적 그가 살고 있다는 지역인 영국의 ‘버밍엄‘으로 떠난다. 목적은 단 하나다. 그를 만나는 것.

그에 대한 정보는 없다. 단지 버밍엄에 있는 잔디깍기 기계 공장에서 일한다는 것 뿐. 그녀와 그의 만남은 서로를 알기에는 너무 짧았다. 아일랜드에서 ˝조니˝가 영국으로 복귀하기 위해 해어지기 전 그녀는 그의 주소를 물었으나, 그가 얼머부려서 적극적으로 물어보지 못하고 , 나중에 그가 연락한다는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둘은 해어지게 된다.

시간이 갈수록 불안해진 ˝펠리시아˝는 ˝조니˝의 연락처를 알아내기 위해 그의 어머니를 찾아가지만 그의 어머니는 그녀를 냉대하면서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펠리시아˝는 그를 꼭 만나야만 하기 때문에 가족들 몰래 할머니의 돈을 가지고 집을 떠나 무작정 배를 타고 영국으로 향한다.

˝펠리시아˝ 본인만 몰랐지만, 책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알았을 것이다. 그녀가 영국에서 ˝조시˝를 만나는 건 거의 불가능 하다가는 것을, ˝조시˝는 아마 그녀를 잊었다는 것을. 하지만 만남이 너무 간절했던 그녀는 무장적 ˝조시˝라는 이름과 ˝잔디깍기 공장˝을 근거로 그를 찾아다닌다.

그러한 과정에서  버밍엄에 거주하는 ˝힐디치˝라는 중년의 독거 남성을 만나게 되고, 이 남성은 그녀가 타지 사람이라는 것을, ˝펠리시아˝가 누군가를 찾아다니는 이방인인 것을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과도한 도움을 준다.

하지만 어쩐지 이상한 ˝힐디치˝, 그녀를 도와준다면서 오히려 그녀를 혼란에 빠뜨리고, 마치 ˝힐디치˝에게 부인이 있는데 현재 몸이 안좋아 입원해 있다는 거짓말을 하며, 주위 동네사람들에게 ˝펠리시아˝와 만나는 장면을 숨기려 하는 등 수상한 모습을 보여준다. ˝펠리시아˝에게 접근하는 ˝힐디치˝는 정말 친절한 사람일까? 그의 목적은 무엇일까?

˝힐디치˝의 과도한 친절에 부담을 느낀 ˝펠리리아˝는 그를 곧 떠나고, ˝힐디치˝가 그녀의 돈을 몰래 훔쳐가서 돈이 없어진 그녀는 광신도 단체, 노숙자 들과 함께 지내게 되는 등 힘든 여정을 계속하면서 ˝조시˝를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점점 받아들인다. 그래서 고향인 아일랜드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힐디치˝를 찾아가서 돈을 빌리려 한다.

하지만 ˝힐디치˝는 그녀에게, ˝조시˝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 여기에 머물것을 설득하고 그녀에게 게속 친절을 배푼다.

˝펠리시아˝의 여정의 끝은 어떻게 될까?  이건 책을 읽으면서 확인하시면 된다~!
(스릴러 소설이어서 줄거리는 여기까지)

너무나 순수했던, 그리고 사랑했던 ˝펠리시아˝는 자신을 힘들게만 하는 집을 떠나 사랑이라는 단 하나의 희망을 만나기 위해 바다를 건넜다. 하지만 아직 너무 어렸던 그녀는 사랑을 너무 믿었고, 사람을 너무 믿었다. 아무것도 없이 무작적 낯선 도시의 거리에서 ˝조니˝를 찾아다니던 그녀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희망? 초조? 불안? 당연히 세가지 모두 였다.

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통해 그녀는 그녀의 순수함이 어리석음이었음을 깨닫고 좀 더 성숙해진 자기 자신을 알게 된다.

[그녀는 이제 예전의 자신이 아님을 안다. 가을날 결혼식 신부 들러리도 아니고 자동차 뒷좌석에서 담요를 뒤집어썼던 아이도 아니다. 한때 그녀의 것이던 순수함은 시간이 흐르며 이제 어리석음이 되었지만 여전히 그녀에게 남아 있고, 상실을 경험한 예전의 그녀는 지금의 자신으로 이끈 사람이기에 소중하다.] 312페이지


처음 ˝조니˝를 만나기 위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여정‘이, 결말 부분에 가서는 그녀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여정‘으로 바뀌는데, 작가인 ‘윌리엄 트레버˝가 의도한 ˝펠리시아의 여정˝은 이 마지막을 말하고 싶어하는게 아니었나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인생 또한 긴 여정이기 때문에.

이 책에는 영국-아일랜드의 역사 문제, 아일랜드의 경제 문제, 노숙인의 증가, 낙태문제 등 당시 아일랜드와 영국이 가지고 있던 많은 사회적 문제들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이러한 배경을 알고 읽으면 더 좋겠지만, 모르더라고 책의 내용에 빠지는데는 문제가 없다.

또한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문장들, 꿈의 내용에 대한 섬세한 묘사, 정신병이 발현된 사람들의 정신불안과 행동특성의 묘사 등이 정말 인상적이다.

어렸을 적에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약속 없이 무작정 길을 나선 적이 있다. 그 장소를 거닐면서 우연히 마주치길 바라며 , 혹시나 하는 기대감과 역시나 하는 실망감을 느끼면서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기억과 느낌을  떠올릴 수 있었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위의 내용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긴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를 찾아 떠난다는 사실은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https://youtu.be/b1rkF2iJYCU
<전람회, 마중가던 길>
널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섰지 아무도 모르게
낯익은 가로수 아름드리 나무는 푸른데
날 스쳐가는데 가을 바람은 예전 그 모습으로
늘 따뜻한 웃음 날 지켜주던
네 모습은 이제는 허물어져
아른거리는 기억 속을 더듬어도
난 생각이 나질 않아
그저 차가운 웃음만이 쌓여갈 뿐
난 이제 잊혀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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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07-08 07:5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이 책 읽으셨군요. 저도 읽을 책이라 리뷰 줄거리부분은 건너뛰고 일단 감상 만 읽었습니다. 별5개~기대되는 작품!

새파랑 2021-07-08 08:47   좋아요 6 | URL
완전 강추에요~! 리뷰에 있는 줄거리는 완전 일부의 일부 입니다~!!

청아 2021-07-08 09:0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빠져드는 줄거리네요. 저도 읽으려던 작품이라 집중해 보다가 겨우 정신차리고 띄엄띄엄 읽음요ㅋㅋ게다가 주인공이 아일랜드 출신이군요!(괜히 좋은 아일랜드,출신 배우들)‘마중가던 길‘도 넘 잘 어울려요!!🤭

새파랑 2021-07-08 09:24   좋아요 6 | URL
이일랜드가 배우 강국이군요~!! 전 아일랜드 하면 U2가 떠오르는데~!! 스포는 완전 안썼어요 ㅋ 오늘은 전람회 음악으로 들어야겠어요 😄

바람돌이 2021-07-08 09:32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아일랜드 하면 떠오르는 것들, 작년까지는 제일 먼저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이었는데 지금은 애나 번스의 소설 <밀크맨>이네요. 이 책을 읽고 나면 아일랜드 할 때 저도 펠리시아를 떠올릴 수 있겠죠?
아! 하지만 어떤 땅을 떠올릴 때 저는 이런 영화나 책이 아니라 그 곳의 풍광과 역사와 사람들을 떠올리는게 더 좋은데 언제쯤 여행을 갈 수 있을까요? ㅠ.ㅠ

새파랑 2021-07-08 10:29   좋아요 5 | URL
저도 해외여행 가고싶어요 ㅜㅜ 아 밀크맨 읽어보고 싶었는데 읽어봐야겠어요~ 저는 책보면서 제 마음대로 풍경 상상해요. 완전 주관적 ^^

청아 2021-07-08 11:22   좋아요 5 | URL
헉 둘 다 솔깃! 찜~♡

새파랑 2021-07-08 11:24   좋아요 5 | URL
미미님 장바구니 터집니다 😄

페넬로페 2021-07-08 09:41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저는 생각보다 이 책이 어려워 계속 띄엄띄엄 읽고 있는 중인데 왜그런지 생각해보니 새파랑님께서 언급하신대로 여기에 너무 많은 것들이 들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아일랜드라는 나라의 불행도 참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뭐를 해도 영국과 연관되어 있으니 참 힘들것 같아요~~

그레이스 2021-07-08 09:51   좋아요 7 | URL
저도 비슷합니다
한번 읽고서는 후기를 쓸수가 없네요

새파랑 2021-07-08 10:48   좋아요 7 | URL
페넬로페님께 어려운 책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 문장이 과거랑 현재를 오가서 좀 햇갈리더라구요 😑

독서괭 2021-07-08 11:1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앗 저 결말 부분 남겨두고 있어서 리뷰 나중에 정독해야겠네요 ㅋ

새파랑 2021-07-08 11:22   좋아요 6 | URL
ㅋ 다른 분들의 좋은 리뷰가 워낙 많아서 제 글이 비교될거 같아요 ㅎㅎ 거의 다 읽으셨군요~!! 어제 빨래돌리면서 봤는데 읽다가 꺼내는 시간을 한참 지날 정도로 빠져 읽었네요 😄

행복한책읽기 2021-07-08 12:0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벌써 읽으셨네. 빠르당. 지는 앞부분 조금 봤는데. 내쳐 읽어야할 듯해 제쳐두고 있어요.^^

새파랑 2021-07-08 12:07   좋아요 5 | URL
이런 두께는 이틀이면 읽기 가능~!! ㅎㅎ 재미있어요👍

mini74 2021-07-08 20:5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결말이 좋았어요. 조니를 만나기위한 여정이 그녀의 인생을 살아가는 여정으로 바뀐다는 부분 무지 공감됩니다 *^^*

새파랑 2021-07-08 21:27   좋아요 5 | URL
역시 결말이 좋으셨군요.^^ 전 거의 결말 부분에 다가서 정말 펠리시아의 생사 때문에 정말 초조하더라구요. 뭐야? 뭐야? 이러면서 읽은 ㅎㅎ

scott 2021-07-09 00:40   좋아요 3 | URL
오!
미니님 말씀에
공감 10000!
밑 줄 쫘악 ◌⑅⃝*॰ॱ✍

희선 2021-07-09 00: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집을 나가는 펠리시아 대단하기는 하지만, 사랑이 믿을 만한 게 아니었네요 책을 보는 사람은 펠리시아가 영국에 가도 조니를 만날 수 없으리라는 걸 알겠습니다 그래도 펠리시아가 집을 떠나고 힘들기도 했겠지만, 자신으로 살려고 그런 거겠지요


희선

새파랑 2021-07-09 00:56   좋아요 1 | URL
처음에는 언급이 안되는데 중반부로 가면 왜 펠리시아가 여정을 떠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유가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점점 그녀의 간절함에 공감했어요 ㅜㅜ

scott 2021-07-09 00: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분명
이작품의 색깔과 상관없이
새파랑님의 리뷰에는 희망,
여정의 끝에 희망의 불꽃이 보입니다


새파랑 2021-07-09 01:04   좋아요 3 | URL
저의 리뷰는 대부분 감정적으로 쓰는거 같아요 ㅎㅎ 이 책에 많은 내용이 있는데 못살린거 같아요 😐 그래도 좋게 봐주시는 스콧님 완전감사~!!
 

펠리시아 여정 읽기 끝나고 밑줄그은 문장 정리중. 여정이라는 게 꼭 누군가를 만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어떻게 보면 인생도 하나의 여정이다.














그는 주소를 보내주겠다고, 도착하면 제일 먼저 그리하겠다고 말했다. 잠시 후 그는 자리를 떴고 홀로 남겨진 그녀는 마치 위장의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간 긋 허한,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바보같은 펠리시아...왜 그걸 모르는 걸까? 원하지 않는 다는 걸.) - P65

"여기 잔디 깎는 기계 만드는 곳은 없나요?"

"요즘 잔디깍이 만드는 데가 있나?"

(왠지 쎄하다......) - P65

기억의 뒤안길은 늘 그곳에, 늘 그늘진 채로 완전히 어둠에 파묻혀 있고, 그러다 무언가가 그곳에 불을 밝힌다.

(기억이란 늘 그렇게 갑자기 떠오른다.) - P69

"잘못된 건 하나도 없어" 그가 속삭였고,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할 때 거기에 잘못된 건 하나도 없다고 또 덧붙였다. 하지만 그 편지를 쓰던 날 밤 그녀는 어쩌며, 결국은, 잘못된 게 있었던 것 같다고 느꼈다. 고해성사에서 털어놓아야 하는 전통적인 죄, 탐욕의죄, 참을성의 부족의 죄. 게다가 그의 사랑이 그녀에게 가져다준 행복이 어째서 받아 마땅한 것이라고, 아무 대가 없이 받아도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걸까?

(더 많이 사랑한 사람은 이렇게 약해지게 된다.) - P73

"바쁜 세상이니 죽고 난 뒤의 미래를 생각할 기회가 늘 있는 건 아니랍니다." - P124

"해야 할 일이라는 게 뭐죠, 아가씨? 하느님 아버지의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는 게 도대체 뭐에요?"

"사람을 찾고 있어요"

(사람을 찾는게 가장 중요하다.) - P134

힐디치 쓰는 또한 자신이 오랜 여정을 거쳐 지금의 목적지에 도달한 것이며, 이전의 모든 행동은 자신을 이곳까지 이끈 행동에 담긴 당당함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생각한다.

(무서운 힐디치. 공포영화 같다.) - P192

"실수는 지우는 게 맞아. 이 일은 말하자면 그런 거야, 펠라시아." - P204

종국에는 그들 모두의 눈에 담겨 있었다. 그들은 친구였고 그는 그들에게 잘해주었다.그런데 눈 속에는 다른 사람이 있었다.

(힐디치의 잔인한 행동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었다.) - P229

그녀는 이제 예전의 자신이 아님을 안다. 가을날 결혼식 신부 들러리도 아니고 자동차 뒷좌석에서 담요를 뒤집어썼던 아이도 아니다. 한때 그녀의 것이던 순수함은 시간이 흐르며 이제 어리석음이 되었지만 여전히 그녀에게 남아 있고, 상실을 경험한 예전의 그녀는 지금의 자신으로 이끈 사람이기에 소중하다.

(그래도 결국 나에게는 나밖에 없다. 그래서 소중히 해야 한다.)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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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07-08 0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다 보신 거지요 사는 것도 여정이다, 맞는 말씀입니다 천상병 시인은 이 세상에 소풍 왔다고 하기도 했지요 그것도 괜찮은 말인 것 같습니다 소풍은 즐거운 거기도 하잖아요 즐겁게 살면 좋을 텐데... 펠리시아는 힘든 일을 많이 겪었을지...


희선

새파랑 2021-07-08 08:11   좋아요 2 | URL
어제 다읽고 리뷰를 쓸까하고 잠시 누워 생각하다가 자버렸어요 ㅎㅎ그래도 주인공이 마지막에는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다행이었어요 ^^
 

그동안 아끼고 아껴온 펠리시아의 여정 읽기 시작. 어떠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

출발시간이 한참 남았는데 기차가 들어온다. 펠리시아는 그 기차가 맞는지 확인하고, 여정이 시작되자 다시 잠든다.

(펠리시아의 여정 시작. 독서의 시작.) - P14

퉁퉁한 풍채에서는 그가 오래사는 일에 무관심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고, 미소 짓는 모습에서는 외향적인 인생관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홀로 있을 때면 힐디치씨는 종종 그의 내면 깊이 존재하는 다른, 더 어두운 면에 가닿곤 한다. 더는 미소가 필요치 않을 때 그는 우울한 사람이 된다.

(사람을 겉으로만 봐서는 알 수 없다.) - P19

바로 그때였다. 조니 라이서트가 인도 위로 지나간 것은. 바로 그때, 그는 걸음을 멈추고 구경하다 신부 들러리 드레스를 입은 그녀를 보았다. 살아있는 한, 이 순간은 결코 힘을 잃지 않으리라.

나중에 펠리시아는 생각했다. 바로 그 때 알았다고. 그것이 사랑의 시작임을.

(첫인상, 사랑의 시작)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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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06 17: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펠리시아 여정 독후감 대회 도전!ᖰʕ•ᴥ•ʔᖳ

새파랑 2021-07-06 17:20   좋아요 2 | URL
저의 리뷰는 감상문 수준이어서 ㅜㅜ 참가상 같은 건 없나요? ^^ 오늘 완독하고 싶은데 비가와서 가능하려나 모르겠습니다 😐

scott 2021-07-06 21:29   좋아요 2 | URL
리뷰를 쓰시면 자동 응모!

7월 31일까지만 쓰시면 완료!(๑→ܫ←)



2021-07-07 05: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08 0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08 0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1-07-07 1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344쪽이라 독후감 포기...
244쪽이면 할 수 있는데 말이죠.
응모하는 분들을 위해 파이팅!!!

새파랑 2021-07-07 13:15   좋아요 2 | URL
이책 재미있는데 페크님도 한번 응모해보세요 ^^ 전 이제 절반 읽었네요 ㅎㅎ
 
맨 끝줄 소년
후안 마요르가 지음, 김재선 옮김 / 지만지드라마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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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희곡읽기는 <맨 끝줄 소년>이다. 이 책은 북플에서 최근에 리뷰가 많이 올라왔고, 평들도 좋아서 빨리 읽어보고 싶었다. 핑크색 표지와 사악한 가격이 좀 그렇긴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읽을 가치는 충분했다.

맨 끝줄 소녀(?)인 미미님이 이 책의 리뷰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문장은 다음과 같다.

"당신도 맨 끝줄에 앉아봤어"

"가장 좋은 자리야. 아무도 거기는 못보는데 거기서는 모두를 보지"


맨 뒷줄에 앉아있는 "클라우디오"는 다른 학생들과 달리 뛰어난 통찰력과 날카로운 시각으로 작문을 하여 그의 문학 선생님인 "헤르만"을 놀라게 하는데, 자신이 경험한 것을 글로 쓴다고 말하는 "클라우디오는"는 작문 내용을 확장하기 위해 점점 더 과감한 행동을 하게 되고, 나중에는 오히려 문학 선생님인 "헤르만"을 농락(?) 하기까지 한다.

책을 다 읽고나서 보니 어쩌면 처음부터 "클라우디오"의 글쓰기 목적은 "헤르만" 선생님을 골탕먹이기 위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클라우디오"가 쓴 작문의 주요 내용인 "라파"의 집에서 경험한 것들은 어쩌면 "헤르만"이 지어낸 허구일지도?? 이 부분은 읽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맨 끝줄 소년>의 전반적인 구성은 구체적인 설명, 대화의 구분, 장면의 구분이 없기 때문에 다소 모호해 보이는 부분이 많다. 또한 이게 작문속의 상황인지, 실제 상황인지도 다소 햇갈린다. 그런데 이러한 설정은 작가가 의도한 것으로, 독자가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둔 것이라 여겨진다.

[독자를 믿어, 독자가 채울 거야. 등장인물의 기분상태를 네가 묘사하려고 하지 마, 등장인물의 행동들을 가지고 우리, 독자들이 파악해야 해.] 59페이지


아무도 나를 보지는 못하지만, 나는 모두를 보는 자리인 맨 끝줄은 어떻해 보면 집단과 거리를 두고싶어하는 사람이 앉는 자리이고, 몰래 다른 행동을 하기 위한 자리이기도 하다.

나도 항상 뒷자리 창가쪽에 앉으려고 했던 것 같다. 세미나 같은 걸 할때도 그렇고,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도 마찬가지로 뒷자리 창가에 앉는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무언가를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걸 좋아해서 그랬던 것 같다. 학교 다닐때는 몰래 책도 보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관망할 수 있는 자리는 매력적인 자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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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05 21:0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댓글은 맨앞줄! 👆

새파랑 2021-07-05 21:14   좋아요 5 | URL
😄 생각보다 책을 금방 읽었어요~!

초딩 2021-07-05 23:30   좋아요 4 | URL
와우 ㅎㅎㅎ 좋네요 ~

초딩 2021-07-05 23:31   좋아요 4 | URL
댓글의 댓글은 다시 맨 끝줄!!!

청아 2021-07-05 21:27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오 2등 ✌ 엄청 빨리 읽으셨네요?! 새파랑님 말씀처럼 읽는 사람에 따라, 읽을 때마다. 다른게 보이고 감상도 달라질것 같은 작품이었어요. 작가처럼 전지전능을 꿈꾸는 맨끝자리ㅋㅋㅋㅋ

새파랑 2021-07-05 21:49   좋아요 5 | URL
아 희곡을 하나 더 읽어야하나 이 책을 한번 더 읽어봐야 하나 다른 책을 읽어야하나 고민중입니다 ㅎㅎ 맨 끝줄 미미님의 추천 작품은 언제나 좋네요 👍

붕붕툐툐 2021-07-05 21:26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3등!!ㅋㅋ 읽으셨군요~ 저야 말로 이 책의 맨 끝줄 독자 될 듯!ㅋㅋ

새파랑 2021-07-05 21:50   좋아요 5 | URL
희곡 마니아인 툐툐님이 좋아하실 만한 작품인거 같아요~!! 맨 끝줄은 좋은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

행복한책읽기 2021-07-05 21:5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ㅎㅎ 지두 맨끝줄 소녀였어요. 고딩때까지만 해도 눈 밝은 소녀라 친구들에게 자리 양보한다고 끝에 앉았는데. 히야~~~진짜 저 문장처럼 아무도 못봐 도시락 엄청 까먹었답니다. 요 희곡도 찜!!^^ 새파랑님 바지런 넘 닮고 싶음요.

새파랑 2021-07-05 22:14   좋아요 4 | URL
도시락 까먹는건 좀 어려워보이는데요? ㅎㅎ 저도 시력이 좋아서 뒤에 앉아도 잘보이더라구요~!! 시간날 때 몰아서 책읽어서 그렇지 바지런 하지는 않습니다~!!

mini74 2021-07-05 22: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과거 단체로 사냥다닐 때, 살아남을 확률이 높은 자리를 산호하는 습관이 남아서 대부분이 구석이나 눈에 안 띄는 곳을 좋아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요. 커피숍 가면 자리가 넘쳐나도 어디 구석탱이에 앉는 이들이 많은 것처럼요. 이 클라우디오도 살아남기 위해서 ? ㅎㅎㅎ 저는 중간에 클라우디오가 혹시 헤르만의 어린시절이 아닐까란 생각도 잠시했어요 ㅎㅎ

새파랑 2021-07-05 22:23   좋아요 5 | URL
아하 살아님기 위한 습관이군요. DNA처럼 남아있는~! 어쩐지 저도 카페가면 무조건 외진곳에 앉는데 ㅋ
아 어린시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저는 해보지 않았는데 깜놀할만한 시각인거 같아요~!!

초딩 2021-07-05 23: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맨 끝줄에 앉았는데
모두의 고개가 좌우로 움직이는 걸 봤어요
동조해서
교수님은 몰랐어요
우리가 카트라이더를 다 함께 하는 걸
모두다
전 맨 끝줄에서 알았죠. 전체를 보니 ㅎㅎㅎ

새파랑 2021-07-05 23:42   좋아요 5 | URL
카트라이더 ㅎㅎ 맨 끝에서 관찰하는 재미를 잘 느끼셨군요~!! 이 작품에도 언급되는데 책 제목은 중요한거 같아요😄

희선 2021-07-07 0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맨 뒤에 앉은 아이가 자기는 거기에 앉아서 다른 사람이 다 보인다고 말한 게 생각나기도 합니다 어딘가에 나온 말... 앞에 있으면 앞밖에 안 보이겠습니다 뒤에 있어야 이것저것 보고 가끔 다른 짓도 할 텐데... ‘독자를 믿어 독자가 채울 거야’는 실제 이 책을 보는 사람한테 하는 말 같기도 하네요 채워 보라는 듯... 저는 그런 거 잘 못하는데...


희선

새파랑 2021-07-07 05:47   좋아요 2 | URL
정말 뒤에 있어야 다른사람이 보이는거 같아요. 앞만보면 주위를 볼 수가 없죠. 희선님의 독서량을 보면 어떤 책ㅇ든 잔 채울수 있을거 같아요 ^^
 

주 1회 희곡읽기, 이번 주 작품은 <맨 끝줄 소년>.
표지가 핑크여서 좀 부담스럽긴 하다 ㅎㅎ






피부색이 거무스름한 어떤 여자가 문을 열어 주었다. 열다섯일 때나 쉰살일 때나 똑같아 보이는 얼굴이었다.

(그런 얼굴은 어떤 얼굴일까?) - P18

당신도 맨 끝줄에 앉아 봤어?

가장 좋은 자리야. 아무도 거기는 못보는데 거기서는 모두를 보지

(나도 항상 끝자리에 앉으려고 했던 것 같다. 특히 버스~!!) - P21

수학은 중요해. 철학도 마찬가지고. 수학이든 철학이든 비록 위대한 질문에 답은 못하지만 말이야.

위대한 질문요?

톨스토이냐, 아니면 도스토예프스키냐? 그게 위대한 질문이지. 모든 질문들을 요약하는.

(톨스토이냐 도스토예프스키냐 항상 고민되는 질문이다) - P37

독자를 믿어, 독자가 채울 거야. 등장인물의 기분상태를 네가 묘사하려고 하지 마, 등장인물의 행동들을 가지고 우리, 독자들이 파악해야 해.

(그런 작품도 있고, 아닌 작품고 있고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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