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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을 막는 제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7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윤진 옮김 / 민음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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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111

"이 땅에서 무언가를 자라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어요…"


꿈은 컸다. 하지만 뒤늦게 불가능한 꿈인 걸 알았다. 하지만 중간에서 포기할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내가 살아온 모든 걸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주 조그마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해봐야 한다. 혹시 가능할지도 모르니까, 이대로 포기하기에는 지난 세월이 너무 안타까우니까.


뒤라스의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이라고 믿는 어머니와, 이런 어머니의 믿음 때문에 갈팡질팡하는 쉬잔과 조제프의 젊은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식민지라는 달콤한 꿈을 이루기 위해 프랑스에서 캄보디아로 넘어온 아버지와 어머니는 캄보디아로 넘어오게 되고 이곳에서 오빠 조제프와 주인공인 쉬잔을 낳는다. 이주 초반에는 안정적이고 풍족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죽게 되고, 가족의 삶은 점점 힘들어진다. 어떻게든 가족을 먹여살려야 하는 어머니는 이일 저일을 다해서 돈을 모으고 식민지 은행 토지국으로부터 엄청난 규모의 땅을 산다. 어머니는 이 땅을 경작하여 많은 돈을 벌수 있을거라는 꿈을 꾼다.


하지만 토지국에서 판 땅은 매번 태평양 바닷물이 유입되어 경작이 불가능한 땅이라는게 밝혀진다. 어머니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방을 쌓으려는 계획을 세운다. 제방을 쌓아 바닷물을 막는다면 불모의 땅은 더이상 불모의 땅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태평양을 막는게 이성적으로 가능할까? 처음부터 막는게 가능했다면 토지국에서 어머니에게 땅을 그렇게 팔았을까?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니었다. 그녀는 진심으로 막을 수있을거라고 믿었다. 그리고 제방을 쌓는다. 하지만 모든 돈을 들여 쌓은 제방은 태평양에 쓸려 내려간다. 그리고 그 땅은 그렇게 불모지로 남는다.

[갑작스러운 광적인 희망으로 마침내 오랜 마비 상태에서 깨어난 평야의 농부 수백 명이 온힘을 쏟아부어 제방을 쌓았는데, 그 제방이 태평양 파도의 단순하고 가차 없는 공격으로 단 하룻밤 사이에, 마치 카드로쌓은 성처럼 그대로 무너져 버린 광경을 어느 누가 비탄과 분노 없이 떠올릴 수 있겠는가? 또 어느 누가 도대체 그런 어처구니없는 희망이 왜 생겨났는지 밝히기보다는 그냥 모든 것을, 그 평야를 지배해 온 비참한 가난부터 어머니의 발작까지 모든 것을 운명적인 그날 밤의 사건 하나로 설명하고 싶은, 천재지변이라는 간략한, 하지만 매력적인 설명으로 만족하고 싶은 유혹을 이겨낼 수 있겠는가?] P.28



이제 어머니에게 남은 돈은 없고, 은행으로부터 대출 역시 거부된다. 이러한 가난은 자식은 쉬잔과 조제프 에게도 영향을 준다. 매일매일을 힘겹게 살아간다. 식민지에서 살아가는 프랑스인이라는 우월감만 남아있을 뿐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남아있는 건 없다.

[어머니는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었다. 어머니는 늙었고, 너무 많은 불행을 겪었고, 웃을 일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지금처럼 웃음이 터지면 그 웃음은 어머니를 휘어잡아 위험할 정도로 흔들어 댔다. 어머니가 웃어도 그 웃음의 힘이 어머니에게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보고 있기 거북하고 어머니가 제정신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P.52



그러던 어느날 조씨라는 엄청나게 돈이 많은 부르주아가 등장한다. 그는 쉬잔에게 한눈에 반한다. 그리고 그녀에게 물질적으로 엄청난 구애를 한다. 어머니는 조씨가 딸과 결혼한다면 엄청난 돈이 생길 것이고, 그래서 다시 제방을 쌓을 수 있을거라는 새로운 꿈을 꾼다. 어떻게든 딸에게 조씨가 청혼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든다.

[조 씨와의 결혼은 그들이 평야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이 결혼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방조제방의 실패와 다름없는 또 한 번의 실패였다. 어머니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던 조제프가 결론을 맺었다. "절대 안 될거예요. 안 되는 편이 쉬잔한테도 낫고요." ] P.126



하지만 쉬잔은 조씨에 대해 어떠한 애정도 느끼지 않는다. 그녀 역시 조씨의 돈에 대해서는 욕심이 있으나, 어느정도 수준의 벽을 친다. 더이상 가까워지지 않도록 그를 밀어낸다. 오히려 조씨와 가까워 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오빠인 조제프의 눈치를 본다. 아무리 가난하더라도 돈에 굴복하기 보다는 자존심을 선택하는 쉬잔과 조제프였고, 두 사람은 자신들의 불행을 야기하는 어머니의 욕심, 어머니의 죽음을 기다릴 뿐이었다.

["어머니의 불행은, 결국, 뿌리칠 수 없는 마법 같은 거야." 카르멘이 다시 말했다. "마법을 잊어버리듯이 어머니의 불행을 잊어야 해. 그러려면 어머니가 죽든지 아니면 네가 남자를 만나야 해."] P.205



과연 태평양을 막는 제방을 다시 쌓을 수 있을까???




워낙 <태평양을 막는 제방>에 대한 극찬도 많고, 리뷰도 많아서 그런지 책을 구매해 놓고도 쉽게 손이 안갔다. 그래서 뒤늦게 읽었는데,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일단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고, 인물과 상황에 대한 묘사가 구체적이어서 이해하기 쉬웠다. 몇달전에 읽은 뒤라스의 <죽음의 병>은 함축적이고 다 생략되어 있고 상당히 모호했는데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죽음의 병>과는 완전히 대조적이었다.


프랑스의 식민지 정책에 대한 비판이 기본 소재로 깔려 있지만, 그것보다는 불가능한 꿈을 버릴 수 없는 어머니와, 가난하더라도 비굴해지지 않고 자신들만의 신념을 지키려는 쉬잔과 조제프의 모습이 더 인상적이었다. 가난이 인간을 절망케 하더라도 소중한 것을 버리게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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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9-13 11: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목 그대로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무너지더라도, 쉬잔과 조제프가 신념을 지키며 산다 평해주시니 호감 급 상승입니다. 새파랑님의 멋진 리뷰를 시작으로, 화요일 독서 웜업 시작합니다^^

새파랑 2022-09-13 13:21   좋아요 1 | URL
리뷰를 쓰려다보니 갑자기 출근할 시간이 되어서 중간에 끈었습니다 ㅋ 화요일 독서 화이팅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청아 2022-09-13 1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연인과 비슷한 구도도 조금 보이는것 같아요.*^^* 저도 읽어보고 어떤 면에서 새파랑님이 별 하나를 빼신건지 알아보고 싶네요ㅋㅋㅋ

새파랑 2022-09-13 13:22   좋아요 1 | URL
연인을 읽은지 좀되서 그런지 가물가물하지만 비슷한 느낌이면서도 다른느낌? 전 이책 보다는 연인이 더 좋더라구요~!!

mini74 2022-09-13 1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매몰비용의 법칙이 생각납니다 ~ 지난 비용과 세월을 자식들에게 전가할 순 없다는 생각도 들고 ~ 저도 새파랑님 글 읽고나니 궁금해집니다 ~

새파랑 2022-09-13 13:25   좋아요 2 | URL
매몰비용! 역시 해박하신 미니님~!! 어머니의 행위는 마지막 오기(?)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어떻게든 끝을 봐야 된다는? 그만큼 절박했겠죠? 자전적 내용이다보니 더 공감이 되었습니다~!!

페크pek0501 2022-09-13 13: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뒤라스의 <연인>을 읽기고 했고 내용이 산만하여 영화도 봤지요. 그 시대에 충격적인 소설이었을 것 같아요.
연인의 표지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새파랑 2022-09-13 13:54   좋아요 2 | URL
동일인물 표지인걸까요? ^^ 전 연인 표지가 더 좋더라구요~! 제가 영화는 안봤지만 책만 읽어도 좋더라구요 ㅋ

햇살과함께 2022-09-13 15:01   좋아요 3 | URL
연인 표지는 영화 주인공 제인 마치 포스터이고, 태평양은 뒤라스 젊은 시절 사진 이래요^^ 두 소설이 자전적 소설로 비슷한 내용이고 다만 연인은 어머니 사후에 쓴 소설이고, 태평양은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쓴 소설이라고 합니다~ 저도 태평양은 아직 못읽었네요~

새파랑 2022-09-14 09:56   좋아요 2 | URL
역시 배우의 포스(?)가 다르긴 다르군요~! 비슷하면서도 좀 다릅니다 많이 ㅋ

페넬로페 2022-09-14 14: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랑스인이 식민지 땅에 이주해도 거기에서 또 차별받는 모습을 보니 참 아이러니 했어요. 태평양에 나무로 제방을 쌓는다는 생각들과 그 무모함에 뒤라스 작가의 글 맛이 있더라고요^^

새파랑 2022-09-14 17:26   좋아요 1 | URL
뭔가 경험을 바탕으로해서 인지 엄청 리얼했습니다 ㅋ 인물들도 다 특이하고 읽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마틴 에덴 1 - 추앙으로 시작된 사랑의 붕괴
잭 런던 지음, 오수연 옮김 / 녹색광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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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110

"내 삶의 불꽃이 마르고 부패되어 숨 막혀 죽기보다는 차라리 찬란한 불길 속에서 타오르리라."


녹색광선 출판사에서 프랑수아즈 사강의 <패배의 신호> 이후 약 여덟달만에 책이 나왔다. 이번에 나온 작품은 잭 런던의 <마틴 에덴> 이다. 잭 런던의 작품은 <야성의 부름> 한편만 읽어봤었는데 그렇게 내 취향(?)은 아니었어서 내 기억속에서 한동안 잊혀진 작가였다. 그런데 이번에 녹색광선에서 그의 작품을 출판했다고 하니 잭 런던에 대해 급관심이 생겼다.


일단 잭 런던을 검색해보니...패밀리네임이 런던이여서 영국작가인가? 이런 바보같은 생각을 했었는데 미국작가라고 한다...뭐 다 그런거겠지...<마틴 에덴>은 두권짜리 책인데, 일단 한권만 읽어서 전체적인 리뷰는 못쓰고 1권에 대해서만 간단히 써보자면,




1. 마틴 에덴 : 닿을 수 없어 보이는 걸 꿈꾸다.


죽을 고비를 넘기는 걸 제외하고 사람을 바꾸는 가장 큰 계기는 아마 사랑이 아닐까? 우연히 만난 루스에게 한눈에 반해버린 마틴 에덴은 그녀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기 위해 그동안의 자신을 버린다. 가난한 하층민으로 태어난 마틴은 선원 생활을 통해 겨우겨우 살아갔으나, 이제는 성공한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미친듯이 글을 쓴다.

[그는 이해했다. 여기 지적인 삶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가 꿈도 꾸지 못했던 온화하고 경이로운 아름다움이 여기에 있었다. 그는 자신을 잊고 굶주린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여기에 그것을 위해 살 만한, 자신을 내던질만한, 싸울만한, 아, 죽음도 무릅쓸 만한 어떤 것이 있었다.] P.25



돈이 없다보니 중간중간에 다시 배도 타고 세탁방에서 일을 하지만, 긍극적으로 그에게는 작가로서의 성공이 필요했다. 그녀 앞에 당당히 서기 위해, 그녀와 결혼하기 위해 말이다. 당시만해도 성공한 작가가 된다면 부자가 되는건 순식간이였다. (스콧 피츠제럴드랑 비트코인 생각이 나는건 왜일까..)

[너는 누구야, 마틴 에덴? 그런데도 너는 건방지게 책을 펴고, 고전 음악을 듣고, 근사한 그림을 감상하는 법을 배우고, 고상한 영어를 구사하고, 네가 속한 계급의 사람들은 아무도 하지 않는 생각을 하고, 노역자들과 리지코놀리로부터 자신을 억지로 떼어 내어 한 창백한 여인을, 너로부터 백만 마일은 떨어져 별들 속에 사는 여인을 사랑하지! 너는 누구지?] P.147



하지만 초등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정식적으로 작가수업도 받아보지 못한 마틴에게 있어서 작가로서의 성공은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 계속해서 작품을 써서 신문사에 보내보지만 돌아오는 답장은 없다. 계속되는 좌절에 좌절, 그럼에도 마틴은 작가로서의 성공을 포기할 수 없었다. 게다가 자신이 쓴 글을 보여주기 위해 루스를 만날 수 있었으니 글을 쓰는 행위는 마틴에게 있어서 전부였다.

["넌 삶의 본질적인 특성을 전혀 모르면서 삶에 대해 쓰고 싶어했어. 세상이 네게는 난해한 수수께끼나 다름없고, 네가 쓸 수 있는거라고 해봤자 존재의 체계에 관해 네가 모르는 것뿐일 텐데도, 세상과 존재의 체계에 대해 쓰고 싶어 했어. 하지만 힘내, 마틴, 넌 이제 쓸 거야. 약간, 아주 약간은 알게 됐고,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바른길로 들어섰으니까. 언젠가는 운이 좋다면, 너는 알아야 할 모든걸 거의 다 알게 될 거야. 그러면 넌 글을 쓰는 거야."] P.153




2. 루스 : 나와는 너무 다른 사람에게 끌리다.


루스는 우연히 자신의 집에 초대된 마틴 에덴을 만난다. 그리고 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을 느낀다. 자신이 살아온 배경과는 너무나 다른게 자라온 마틴. 그녀가 보기에 그는 거칠기만 하고 제대로 배우지 못한 티가 나는 하급계층의 젊은이일 뿐이었다.

[그녀는 남자들의 세계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으나, 여자이기 때문에 그의 불타는 눈을 예민하게 의식했다. 이제까지 그렇게 쳐다보는 남자는 없었으므로 당혹스러웠다. 그녀는 말을 더듬다 멈추거나 주장의 맥락을 놓치기도 했다. 그가 부담스러우면서도 그의 그런 시선을 받는다는 것에 야릇한 쾌감이 느껴졌다. 위험하다고, 나쁘다고, 미묘하고 기이한 유혹이라고 그녀가 받은 교육이 경고했다. 그러나 그녀의 본능은 그녀의 존재 전체에 걸쳐 높고 맑게 울렸다.] P.25



하지만 루스는 왠지 모르게 마틴에게 눈길이 간다, 관심이 간다. 그녀는 마틴을 단지 자기가 성장하게 만들고 싶다는 부모님 같은 감정을 가질 뿐, 사랑이라는 감정은 절대 없다고 확신한다. 그와 사랑에 빠지기에는 두 사람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고 인식한다. 마틴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마틴이 고백하도록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이 관계가 그저 지금처럼만 유지되길 바랄 뿐이다.

[그녀에게 사랑이란 꽃향기와 엷은 빛이 가득한 천상의 고요 속에서 사랑하는 이를 온화하게 섬기는, 차분한 애정에 가까웠다. 화산이 폭발하는 것처럼 격렬한 사랑, 그 혹독한 열기와 황량한 잿더미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자신의 잠재력도, 세상의 잠재력도 몰랐다. 그녀에게 삶의 심연은 환상의 바다에 있을 뿐이었다.] P.101



하지만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알 수 없었던 감정은 더욱 깊어져만 가고, 루스는 자신의 이 알 수 없는 감정이 사랑이었음을 알게 된다. 이성적으로 봤을때는 이 관계가 더 이상 나아가면 안된다고 알겠지만, 감정적으로 끌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언제부터 나를 사랑했나요?" 그녀는 속삭였다.

"처음부터, 당신을 처음으로 본 바로 그 순간부터, 그때 나는 당신에 대한 사랑으로 미쳐 버렸고, 그 후로 점점 더 미쳐갔어요. 지금 나는 최고로 미쳐서, 거의 정신이상이에요. 너무 좋아서 머리가 돌아버렸어요."

"내가 여자라서 기뻐요, 마틴, 내 사랑.. 길게 한숨을 쉬고 나서 그녀는 말했다.] P.240



3. 두사람은 미래를 함께하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은 비밀리에 약혼을 한다.(루스의 부모님은 안다. 거짓말 못하는 착한 자녀 루스) 하지만 루스의 부모님은 머지많아 두 사람이 헤어질거라고 확신한다. 루스가 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본다면, 마틴의 무능함에 눈을 뜨게 된다면 루스가 더이상 마틴을 고집하진 않을거라 생각한다.


마틴은 그녀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기위해, 그녀의 부모님께 인정받기 위해 창작에 더욱 매진한다. 하지만 성공의 희망은 점점 사라지고, 조바심만 더 커지면서 결국 쓰러진다. 과연 마틴은 성공한 작가가 되서 루스와의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루스" 그는 단순한 소리가 그토록 아름다울 수 있음을 이제껏 알지 못했다. 그 소리가 귀를 열광케 했다. 그는 도취되어 반복했다. "루스"] P.56







아쉽게도 1권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이났다. <마틴 에덴>을 어차피 읽을거여서 이 책의 다른 리뷰는 실눈뜨고 읽다보니 결론은 모르지만, 왠지 언해피엔딩일 거라는 확신이 든다. 2권의 다음 이야기가 무척 기대된다. 역시 책 구매는 세트로 해야된다는걸 또한번 깨달았다. 2권까지 읽고 리뷰를 다시 써야겠다.



Ps. 녹색광선의 양장본은 역시나 고급스럽다. 2권 까지 읽고 그동안 모은 녹색광선 시리즈의 책탑 사진을 찍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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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2-09-12 12: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쵸? 저도 다른 분 리뷰 읽고 대략적인 스토리는 아는데 해피엔딩은 아닐거같아요.
하층민 남자와 상류층 여자의 사랑이 늘 그렇듯이요.

새파랑 2022-09-12 12:54   좋아요 2 | URL
원래 명작이 되려면 해피엔딩이 되면 안됩니다~!!

blanca 2022-09-12 13: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별 다섯 개예요? 책장도 잘 넘어가나요? 새파랑님 글 읽으니 사고 싶어지네요. 1권이라도 사서 읽어볼까요.

새파랑 2022-09-12 13:39   좋아요 2 | URL
책장은 금방 넘어갑니다. 블랑카님이시라면 세시간이면 다 읽으실거 같아요~!! 일단 1권 먼저 읽으시면 2권은 궁금해서 읽게되실거라 생각합니다 ^^

페넬로페 2022-09-12 14: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께서 쓰신 사랑에 대한 리뷰는 언제나 좋습니다. 나이 탓인지 어느 순간 사랑 이야기에 시큰둥해졌는데 가을감성을 지닌 내용같아 읽고 싶어 지네요^^

새파랑 2022-09-12 14:52   좋아요 3 | URL
저는 사랑이야기가 안나오는 소설은 별로 재미가 없더라구요 ^^ 제가 2권까지 읽어보고 추천해보겠습니다~!!

프레이야 2022-09-12 14: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2권이 본격적이고 압도적이네요 결말부분.
영화도 꼭 권해드립니다. 원작의 의미를 잘 연출하였어요. ^^ 저도 녹색광선 책탑 한번 쌓아봐야겠네요 얼마 되진 않지만요. 새파랑 님 책탑도 궁금합니다.

새파랑 2022-09-12 14:55   좋아요 2 | URL
2권이 더 흥미롭군요~!! 완전 기대가 됩니다 ㅋ
전 녹색광선 책은 다 모았습니다~!! 2권 읽고 영화도 봐야겠군요~!!

프레이야 2022-09-12 15:09   좋아요 2 | URL
녹색광선 모두요! 꺄오 전 그냥 구경할게요 ㅎㅎ 색색깔 이쁠 것 같아 기대됩니다.

청아 2022-09-12 14: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녹색광선 책탑사진 기대됩니다.*^^*
조상 중에 런던 출신이 분명 있지 않을까요?😆 하루키와 움베르토 에코도 추천사를 썼다니 저도 찜!

새파랑 2022-09-12 14:57   좋아요 2 | URL
몰랐는데 하루키랑 에코의 추천사가 있었네요~!! ㅋ 이 책 미미님은 좋아하실거 같아요 ^^

미미님도 녹색광선책 다 소장하고 있으신거 아닌가요? 😆

바람돌이 2022-09-12 17: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런 이야기 진짜 제가 아는 잭 런던 분위기 아닌데..... ㅎㅎ 아 정말 진짜 막 궁금해지고 있어요. ^^

새파랑 2022-09-12 17:45   좋아요 1 | URL
잭 런던 작품들의 분위기가 다 다른가 봅니다. 같은 작가 맞아? 이런 느낌? 😅

mini74 2022-09-13 1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별 다섯개, 스콧님도 그렇고 ㅠㅠ 사아하나요 ㅎㅎ 새파랑님 인물소개 넘 좋습니다 👍

새파랑 2022-09-13 13:28   좋아요 1 | URL
미니님은 당연히 구매하실거라 확신합니다~!! 전 2권 바로 구매했습니다 ^^

그레이스 2022-09-14 08: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가의 자전적 소설인걸로 아는데 아닌가요?

새파랑 2022-09-14 08:26   좋아요 2 | URL
글을 쓴다는 측면에서는 자전적인게 맞는거 같습니다~! 그런데 그 이상은 저도 잘 ㅋ

blanca 2022-09-14 09: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저 1권만 시킨 거 땅을 치고 후회 중입니다. ㅋㅋ 너무 재미있는데 왜 이리 얇아요?

새파랑 2022-09-14 09:57   좋아요 2 | URL
ㅋ 저도 후회해서 바로 주문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녹색광선 시리즈 두께를 맞추기 위해 그런거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

다락방 2022-11-30 11: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새파랑 님 리뷰 보려고 검색해 들어오는 중에 녹색광선 시리즈 보았고 저도 마틴 에덴 외에 한 권 더 가지고 있는바, 모아볼까 싶네요? 껄껄

저 이거 영화도 다운 받아놨어요! >.<

새파랑 2022-11-30 12:40   좋아요 0 | URL
녹색광선 시리즈 책꽂이에 넣어두시면 완전 멋집니다~!! 색깔도 알록달록하고 ㅋ
 

<연인(수정^^)>의 젊은 시절 버젼. 불가능을 꿈꾸고 있다고 누가 말렸더라면.






결국 생각이란 언제나 좋은 생각이다. 무언가를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설령 일이 틀어져서, 예를 들면 비실비실한 말때문에 옆길로 빠져 버린다 해도 아무튼 무언가를 하게 만든다. 결국 그런 류의 생각이란 설령 도중에 비참하게 좌초되고 만다 해도 언제나 좋은 생각이다. 적어도 조급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떤 생각을 곧바로 나쁜 생각이라고 치부해 버렸으면 절대 조급해지지 않았다. - P12

쉬잔과 조제프는 부모가 식민지에 도착한 뒤 첫 두 해 동안에 태어났다. 쉬잔이 태어난 뒤 어머니는 교육공무원일을 그만두고 프랑스어 개인 교습만 했다.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아버지가 원주민 학교의 교장이 된 뒤에는 자식들을 키우면서 넉넉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 몇 년 동안이 어머니의 삶에서 이론의 여지 없이 가장 좋았던 행복한 시절이었다. 적어도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그랬다. 어머니는 마치 꿈에 그리는 어느 먼 땅을, 어느 섬을 회상하듯 말했다. 늙어가면서 횟수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어쩌다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면 변함없이 열정적이었다. 매번 지난 시절의 완벽함에 또 다른 완벽함이 더해졌고, 남편에게는 새로운 장점이, 당시 생활의 편안함에는 또 다른 면, 즉 호사스러움이 더해졌다. 조제프와 쉬잔은 어머니의 말에 의심을 품게 되었다. - P22

남편이 사망했고, 전직 교사이고, 아이 둘을 부양한다는 조건 덕분에 어머니에게는 우선권이 주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땅을 불하받기까지 이 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 P23

첫해에 어머니는 불하지의 절반에 작물을 심었다. 첫 수확을 거두면 방갈로를 짓느라 들인 돈을 거의 메울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7월의 바닷물이 평야로 밀려왔고, 수확을 앞둔 작물들이 그 물에 잠겨버렸다. 어머니는 바닷물이 그해만 특별히 세게 들이닥친 거라 믿었고, 그래서 평야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음 해에 다시 시작했다. 바닷물도 다시 밀려왔다. 어머니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가 불하받은 땅은 경작 불가능한 땅이었다. 매해 바닷물에 침수되는 땅이었다. 물론 바닷물이 매해 같은 높이로 올라오지는 않았지만 직접 덮치는 땅에 스며들어 죽이든 소금기를 머금은 바닷물은 작물을 전부 말려 죽이기에 충분했다. - P23

이 땅에서 무언가를 자라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어요…………. - P26

방갈로를 내세워 유예 기간을 얻어 낸 데 고무된 어머니는 캄토지국의 관리들에게 새 계획을 알렸다. 하지에 인접한 땅을 일구며 근근이 살아가는 평야의 농부들과 함께 바닷물을 막는 방조 제방을 쌓겠다는 계획이었다. 어머니는 모두에게 유익한 제방이 될 거라고, 태평양 쪽으로, 그리고 냇물 쪽도 7월의 바닷물이 닿는 경계까지 제방을 쌓겠다고 했다 - P27

갑작스러운 광적인 희망으로 마침내 오랜 마비 상태에서 깨어난 평야의 농부 수백 명이 온힘을 쏟아부어 제방을 쌓았는데, 그 제방이 태평양 파도의 단순하고 가차 없는 공격으로 단 하룻밤 사이에, 마치 카드로쌓은 성처럼 그대로 무너져 버린 광경을 어느 누가 비탄과 분노 없이 떠올릴 수 있겠는가? 또 어느 누가 도대체 그런 어처구니없는 희망이 왜 생겨났는지 밝히기보다는 그냥 모든 것을, 그 평야를 지배해 온 비참한 가난부터 어머니의 발작까지 모든 것을 운명적인 그날 밤의 사건 하나로 설명하고 싶은, 천재지변이라는 간략한, 하지만 매력적인 설명으로 만족하고 싶은 유혹을 이겨낼 수 있겠는가? - P28

어머니는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었다. 어머니는 늙었고, 너무 많은 불행을 겪었고, 웃을 일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지금처럼 웃음이 터지면 그 웃음은 어머니를 휘어잡아 위험할 정도로 흔들어 댔다. 어머니가 웃어도 그 웃음의 힘이 어머니에게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보고 있기 거북하고 어머니가 제정신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 P52

"물에 침 한 번 뱉는 것만큼 아무 표가 안 나요. 어떤 것도, 아무리 세심하게 배려한 것도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죠. 당신이 어떤 유형의 남자를 좋아하는지 알겠지만………." - P78

조 씨와의 결혼은 그들이 평야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이 결혼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방조제방의 실패와 다름없는 또 한 번의 실패였다. 어머니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던 조제프가 결론을 맺었다. "절대 안 될거예요. 안 되는 편이 쉬잔한테도 낫고요." - P126

쉬잔 역시 이결혼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았다. 조씨에게도 더는 할 말이 없었다. 그동안 조 씨는 그들이 결혼했을 때 쉬잔이 갖게 될 돈과 자동차에 대해 수없이 이야기했다. 이제 그런 대화는 소용없었다. 나머지도 마찬가지였다. 조 씨가 조르는 짧은 여행과 그의 다이아몬드도 소용없었다. - P127

"어머니의 불행은, 결국, 뿌리칠 수 없는 마법 같은 거야." 카르멘이 다시 말했다. "마법을 잊어버리듯이 어머니의 불행을 잊어야 해. 그러려면 어머니가 죽든지 아니면 네가 남자를 만나야 해."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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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1 1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12 0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2-09-11 18: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추석 잘 보내셨나요.
연휴가 빨리 지나가고 있어요.
즐거운 연휴 보내시고, 좋은 주말 되세요.^^

새파랑 2022-09-12 09:08   좋아요 2 | URL
명절내내 모임이 있어서 정신없이 시간이가네요. 마지막 연휴 잘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scott 2022-09-12 00: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의 독서력은
태평양을 막고
알라딘 광활점 우주지점을 정복 할 수 있는!^^

새파랑 2022-09-12 09:09   좋아요 2 | URL
어제도 잠깐 시간이 나서 우주점에 갔습니다 ㅋ 하지만 독서력은 제로입니다 ^^

희선 2022-09-12 02: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 명절 연휴에 책 보고 싶은 만큼 보셨는지... 남은 날도 책 보시면서 편안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희선

새파랑 2022-09-12 09:45   좋아요 1 | URL
명절에도 그렇게 책은 못읽었네요 ㅜㅜ 명절 마지막날 잘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