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달에 프란츠 카프카도 읽었으니 이번달에는 해변의 카프카를 다시 읽어야지






"넌 지금부터 이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열다섯 살 소년이 되어야 해. 무슨 일이 있어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네가 이 세상에서 살아나갈 수 없으니까.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로 터프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네 스스로 이해해야만 하는 거다, 알겠지?" - P18

그리고 그 모래폭풍이 그쳤을 때, 어떻게 자기가 무사히 빠져나와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너는 잘 이해할 수 없게 되어 있어. 아니, 정말로 모래폭풍이 사라져버렸는지 아닌지도 확실하지 않게 되어 있어, 그러나 이것 한가지만은 확실해. 그 폭풍을 빠져나온 너는 폭풍 속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의 네가 아니라는 사실이야. 그래, 그것이 바로 모래폭풍의 의미인 거야.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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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cutta 2022-11-04 0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1월의 고전 일력(쓰기)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새파랑 2022-11-04 09:01   좋아요 2 | URL
넵 감사합니다~! 두달만 하면 처음으로 일년목표를 달성하네요~!!

바람돌이 2022-11-04 16: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새파랑님 화이팅입니다. 대단하세요. 저라면 두달만에 실패했을 듯한데 말입니다.

새파랑 2022-11-04 16:34   좋아요 2 | URL
제가 작년에 실패했어어 올해는 다 쓰는게 목표입니다~!!
 
고도를 기다리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
사무엘 베케트 지음, 오증자 옮김 / 민음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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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128 무언가를 기다린다는건 대단하 설레는 일이지만, 올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면 설레임은 절망이 된다. 그래서 올 수 없다는걸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마음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절망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미쳐버린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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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gene 2022-11-03 2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 읽으셨군요 ㅎㅎ
어렸을 때 의미도 잘 몰랐던 ‘부조리극‘의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들은 것 같습니다.어려운 작품 차례차례 격파하시는 새파랑님 대단하세요♡

새파랑 2022-11-03 23:08   좋아요 1 | URL
격파한건 아니고 그냥 읽기만 한겁니다 ㅋ 까만건 글씨요, 하얀건 여백? 😆 갑자기 이 책이 읽고싶었습니다. 지금까지 읽은 부조리극 중에는 가장 좋았습니다 ~!!

북프리쿠키 2022-11-03 2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 독서모임할때
제주 ˝고˝씨라고 우스개 소리가 나오더군요 ㅎ
수잔손택의 <타인의고통>
과 함께 읽은 기억이 있네요 ^^

새파랑 2022-11-03 23:10   좋아요 0 | URL
<타인의 ‘고‘통>도 제주 ‘고‘씨 인건가요? ^^

전 처음에 고도(elavation) 인줄 알았습니다 ㅋ

scott 2022-11-04 2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중딩 때 읽고 제목 그대로 믿었던 제 눈을 의심하기도 ㅎㅎ

새파랑님 시간 되시면 연극 <고도> 보세요 ^^

새파랑 2022-11-07 14:58   좋아요 0 | URL
중딩때 이런 책을 읽으셨다니 역시! 전 중딩때 띵가띵가 놀았던거 같아요 😆
 
책만 읽어도 된다 - 50에 꿈을 찾고 이루는 습관 좋은 습관 시리즈 23
조혜경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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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127

북플의 인플루언서 모나리자님의 첫번째 작품인 <책만 읽어도 된다>를 모나리자님께서 선물로 주셨습니다. 일단 표지가 모나리자님 평소 모습인걸로 생각되는데, 저렇게 책을 눈 가까이에 두고 읽으시면 눈 나빠지는거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ㅋ


역시 애서가이자 리뷰 천재여서 그런지 글에서 책에 대한 애정이 가득 느껴졌고 가독성도 너무 좋았다.



1부는 <현재를 충실히 살게 해주는 독서 습관>이라는 제목으로 총 13개의 챕터로 되어있고,

전작주의자가 되는 법
완독의 강박에서 벗어나는 법
독서 후기를 잘 쓰는 법
독서 후기를 꾸준히 쓰는 법
고전을 읽는 법
시를 읽는 법
시간을 쪼개 책을 읽는 법
독서 모임을 하는 법
꼬리에꼬리를 무는 독서법
여러 권을 동시에 읽는 법
독서에 도움이 되는 운동법
집중력을 발휘하며 책을 읽는 법
좋은 책을 발견하는 법

인데,


북플을 하면서 리뷰를 허접하게 쓰는 나의 입장에서는 ‘독서후기를 잘 쓰는 법‘과 ‘독서후기를 꾸준히 쓰는 법‘이 도움이 되었다. 후기를 잘 쓰는 방법으로 ‘메모하기‘, ‘밑줄긋기‘, ‘질문지 만들기‘ 등을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독서(80%) > 리뷰(20%) 를 추구해서, 리뷰 쓰기보다는 읽기에 집중하는 편이다. 그런데 리뷰를 안쓰면 왠지 책을 다 안읽었다는 느낌이 들어서 어떻게든 리뷰는 써야 하는데(안되면 100자평이라도 ㅋ), 막상 리뷰를 쓰려고 하면 힘들었던 적이 많았다. 다음번 독서부터는 모나리자님의 방법론을 활용해 봐야 겠다.



또 인상적이었던 챕터는 ‘전작주의자가 되는 법‘이었다. 나쓰메 소세키 작품을 예로 들면서 글을 쓰셨는데,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좋아하는 소세키 작품을 언급하셔서 너무 좋았다.(저도 소세키 전작했습니다 ^^)


전작주의자가 되는 법으로 언급하신 것 중에 ˝이왕이면 연대순으로 읽어라˝ 이 방법도 공감이 되었다. 내가 전작 비슷하게 성공한게 도스토예프스키와 소세키의 작품인데, 이때 읽을때는 먼저 유명한 작품 한두편을 먼저 읽고 나서 연대순으로 전작을 하니 그나마 다 읽을수 있었다. 중간에 비교적 별로인 작품을 읽더라도 다음 작품을 기대할 수도 있고, 뭔가 흐름이 느껴져서 좋았었다.


반면 전작을 하려다 실패한게(아직 진행형이지만...) 필립 로스와 로맹 가리 작품들이다. 전작 시작 초반에 유명한 작품 위주로 몰빵해서 읽다보니 점점 다른 작품에 손이 안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혹시 전작을 하려한다면 연대순으로 읽는걸 저도 추천합니다.



‘시간을 쪼개 책을 읽는법‘과 ‘여러권을 동시에 읽는법‘은 한권의 책을 읽어야만 다른 책으로 넘어가는 나같은 경우에는 불가능했지만 그러면서도 해보고 싶은 과제이기도 하다.





2부는 <꿈을 찾아주는 독서 습관>이라는 제목으로 총 6개의 챕터로 되어있고,

버킷리스트 작성해 보기
우리에게도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하고 싶은 것을 책으로 대신하기
지금 힘들다면, 독서에 집중하라
공부의 목적은 확고하고 구체적으로
꿈과 목표를 향해 멈추지 않고 나아가려면

인데,



‘버킷리스트 작성해 보기‘는 이를 통해 등단하신 모나리자님의 성공수기여서 더 흥미로웠다. 나같은 경우는 버킷리스트가 없고 그저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자는 주의여서 반성하게 되었다.



‘공부의 목적은 확고하고 구체적으로‘는 음...내가 뭔가의 목적의식이 없다보니 약간은 부끄러웠고 반성하게 되었다. 뭐 내가 반성한다고 바뀌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뭔가 목적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서 좋았다.





책의 전반에 걸쳐서 모나리자님이 얼마나 책을 좋아하는지, 얼마나 열심히 살고있는지가 느껴져서 좋았다. 역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름답다는걸 다시한번 깨달았다. 저도 이제부터 책만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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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11-03 21: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을 좋아하는 사람끼리는 공감할 수 있을것 같아요. 저는 아직까지 전작한 작가가 없는데 그만큼 전작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소세키의 남은 작품 읽어야하는데 맘만 급하네요^^

새파랑 2022-11-03 23:06   좋아요 3 | URL
곧 페넬로페님은 프루스트를 전작하게 되실겁니다 ^^

독서괭 2022-11-04 0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저는 독서에 도움이 되는 운동법이 궁금하네요!
읽으며 반성을 많이 하셨군요 ㅎㅎ 새파랑님 현재도 훌륭하십니다~!^^

새파랑 2022-11-04 08:24   좋아요 2 | URL
전 반성은 잘합니다 ㅋ 현재도 훌륭하다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완전 과찬입니다 😅

라로 2022-11-04 12: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플의 인플루언서 새파랑님께 모나리자님이 선물로 보내주셨나봐요!!^^ 훈훈합니다. 열심히 읽으시는데 또 반성까지!! ^^

새파랑 2022-11-04 08:58   좋아요 1 | URL
전 북플의 인플루언서 보다는 초보자입니다만...😅 독서에 관해서는 항상 반성중입니다^^

모나리자 2022-11-04 10: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새파랑님!!
사실 블로그 활동하면서 시력이 많이 떨어졌어요.
그래서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고 읽습니다.ㅎ

반성까지는 요.ㅎ 새파랑님은 항상 열정적인 독서를 하고 계신데요.
새파랑님이야말로 모든 작가의 전작을 추구하시리라 믿습니다. 그 부지런함도 부럽습니다.ㅎ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새파랑님.^^!

새파랑 2022-11-04 12:46   좋아요 2 | URL
책을 오래읽기 위해서는 좋은 시력이 필수입니다~!! 전 양쪽다 1.5 입니다 ㅋ

요새 책읽기의 힘이 떨어졌는데 다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2022-11-04 1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04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04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2-11-06 0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뭔가 한 사람은 긍정스러운 생각을 하고 잘 하죠 모나리자 님도 그러시죠 좋아하는 걸 즐겁게 해서 이렇게 책이 나오기도 했겠습니다 책만 읽어도 된다, 좋은 말입니다


희선

새파랑 2022-11-06 16:20   좋아요 2 | URL
저도 제목 그대로 책만 읽고 싶습니다 ^^
 

N22126

˝삶이 그렇게 동요할 때마다 끝에 무언가를 얻었다는 것을 나는 부인할 수 없다. 그것은 자유, 정신, 깊이 같은 것이었고, 또한 고독, 이해받지 못한다는 느낌, 냉정함 같은 것이었다.˝


작가의 이름만 봐도 믿음이 가는 작가가 있다. 헤르만 헤세는 나에게 있어서 그런 작가다. 내가 그의 작품을 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냥 그렇다.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는 너무 유명해서 제외하더라도, <싯다르타>, <크눌프>, <클링조어> 이 세 작품은 내가 지금까지 읽은 책들중에서 가장 좋았던 작품들 중 하나였다.


이번에 읽은 <황야의 이리>도 정말 좋았다. 아주아주 좋았다. 하지만 만약 이 책에 감동이 있냐고 물어보면 아니라고 답할 것이고, 추천해주고 싶냐고 물어보면 아리라고 답할 것이다. 일단 작품 자체가 정말 어려웠다...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아주 사랑하게 됐다고 답할 것이다.



이 작품을 간략히 설명해보자면, <황야의 이리>는 <편집자 서문>, <하리 할러의 수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편집자 서문>은 이 책의 서문격으로, 하러 할러의 이웃에 사는 남자(이하 이웃남자)가 그를 관찰한 내용과 그의 수기를 입수해서 펴낸 과정을 담고있다. 이웃남자가 보기에 하리 할러는 인상부터 평범하지 않은 남자였다. 이웃남자는 처음에는 그를 멀리하였으나, 점점 그에게 끌리게 된다. 무엇때문에 끌렸던걸까?

[그는 니체가 말한 의미에서 무한하고 무서운 천재적인 고통의 능력을 내면에서 길러왔던 것이다. 또한 나는 그의 이러한 염세주의의 토대는 세상에 대한 경멸이 아니라 자기 경멸이라는 것도 알았다. 그가 어떤 제도나 인물에 대해 가차없이 비판할 때에도 항상 자기 자신을 제외시키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겨누는 화살의 첫번째 대상은 항상 그 자신이었고, 그가 미워하고 부정하는 첫번째 인물도 그 자신이었던 것이다.]  P.20



점점 그와 가까워지는 듯 했으나, 어느날 갑자기 하러 할리는 작별인사도 없이 사라진다. 그리고 이웃남자에게 한권의 수기를 남긴다. 그리고 이어서 <하리 할러의 수기> 내용이 펼쳐진다.

[곧 내 머릿속에서도 이 사내를 황야의 이리로만 부르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그를 표현하는 데 이보다 더 적절한 말을 찾지 못했다. 우리들 사이에서, 도시 한가운데에서, 군중들 속에서 길을 잃은 한 마리 이리 - 다른 어떤 이미지도 그를, 그의 내향성과 고독, 야생성, 불안, 향수, 고향 상실을 더 잘 표현해 낼 수는 없으리라.]  P.29




<하리 할러의 수기>의 첫 문장은 ‘미친 사람만 볼 것‘으로 시작한다. 그랬었다. 이 수기는 병적이면서도 아름답고 깊은 성찰이 담긴 환성적인 글이었고, 한 인간의 괴팍한 성격뿐만 아니라 한 세대의 고뇌를 담고 있는 수기였다.

[이제 그 시절은 지나갔다. 술잔은 비었고 더 이상 채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아쉽단 말인가? 그래서 아쉬운 건 아니다. 지나가 버린 건 하나도 아쉽지 않다. 아쉬운 건 지금과 오늘이고, 그저 고통만을 주었을 뿐 아무런 기쁨도 감동도 주지 않은 이 잃어버린 무수한 시간과 나날들이다.]  P.43



50살의 지식인 하리 할러는 겉으로는 지적인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보이지만 속으로는 거친 본능의 이리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남자였다. 하지만 그를 단지 두가지 모습으로만 판단할 수는 없다. 이 두가지 모습은 단지 대표적인 모습일 뿐, 하리 할러는 두가지 이상의 다양한 존재를 가지고 있다. 결코 화해할수도 타협할수도 없는 복잡한 인간.

[뒤로 돌아갈 길은 없다. 이리로 돌아갈 수도, 어린아이로 돌아갈 수도 없다. 창조된 모든 것은 가장 단순해 보이는 것마저도 순수하지 못하고 뿔뿔이 분열되어 있으며, 생성이라는 더러운 물결에 던져져 결코 그 물결을 거슬러 헤엄쳐갈 수 없다. 창조되기 이전의 순수 상태로, 신에게로 이르는 길은 뒤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리나 어린아이 쪽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죄 속으로 깊이 빠져드는 것, 즉 점점 더 인간이 되어가는 것이었다.]  P.90



정신분열적인 그의 모습은 대단히 위태로워 보인다. 그는 왜 이런 상황에 몰리게 된 걸까? 이유는 당시 독일 사회의 비합리적인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1차 세계 대전에서 패한 독일은 군국주의와 증오가 가득했었고, 하리 할러는 이러한 독일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글을 신문에 기고한다. 하지만 그의 글 때문에 그는 조국을 배반했다는 비난을 받는다. 지식인으로서의 분노와 무력함때문에 그는 황야의 이리가 되어 시대의 자살자가 된다.

[이 모든 고통, 이 모든 터무니없는 고난, 자아의 천박함과 무가치에 대한 이 모든 자각, 패배에 대한 이 모든불안과 죽음에 대한 이 모든 공포―이 많은 괴로움을 반복하느니 자취를 감추고 사라지는 편이 더 현명하고 간단하지 않을까?]  P.97



자살을 계획하던 그는 어느 주점에서 자신의 분신처럼 느껴지는 여성 헤르미네를 만나게 되고, 이때부터 그는 현실과 몽상을 오가는 기이한 체험을 하게 된다. 꿈에서는 괴테와 모짜르트를 만나 이야기를 하기도 하며, 미친 사람만 입장이 가능한 가장무도회에 가서 환각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점점 정신분열이 심해진 하리 할러는 자신의 분신인 헤르미네를 칼로 찌른다. 그런데 뭔가 현실적이라는기분이 들지않는다.이건 환상인걸까?

[당신은 이제 이 다른 세계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당신이 찾는 것은 당신 자신의 정신 세계라는 것도 아십니다. 당신이 동경하는 저 다른 현실은 오직 당신 자신의 내면에만 있습니다. 나는 당신 속에 이미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당신에게 줄 수 없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열어드릴 수 있는 건 오로지 당신 자신의 영혼의 화랑뿐입니다. 내가 당신에게 드릴 수 있는 건 기회와 자극과 열쇠일 뿐, 그 밖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당신 자신의 세계를 볼 수 있도록 도와드릴 뿐입니다.]  P.248



어쩌면 헤르미네 역시 내 속에 있는 또 하나의 다른 이리였던 걸지도 모르겠다. 구분할 수 없는 현실과 망상. 현실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다보니 현실과 망상의 경계가 없어진 건지도 모르겠다.





일단 <황야의 이리> 리뷰를 어거지로 쓰긴 했는데, 내가 쓴건데도 뭔말인지 모르겠다  ㅋ 대단히 몽환적이면서도 난해한 작품이었다. 10퍼센트도 이해를 못한것 같다. 그럼에도 대단히 매력적인 작품인것만은 확실하다. <황야의 이리>가 ‘히피의 성경‘이었다고 해설에 쓰여있는데 완전 공감된다.

아직 못읽은 헤세 작품들도 빨리 만나보고 싶다.



Ps.  <황야의 이리>는 <싯다르타>의 매운맛 버젼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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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1-01 23:5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감동은 없고 추천할순 없지만 아주 사랑하게 된 책이라니요. 이건 완전 무조건적인 찐 사랑아닌가요 새파랑님 ㅎㅎ 저는 앞페이지 몇 장 읽다가 어려워서 덮었던 기억납니다 ~~ 다시 도전해봐야겠어요 ~

새파랑 2022-11-02 07:18   좋아요 4 | URL
어려워도 왠지 좋은 느낌? ㅋ 정말 난해했습니다만 뒤로 갈수록 흥미롭더라구요~ 밑줄도 못그었습니다 ㅋ

scott 2022-11-02 00:0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초딩때 수레바퀴 아래서 읽고
중딩때 싯다르타를 읽고
헤세를 머얼리 했습니다

헤세 작품중 데미안을 가장 마지막(고딩 시절)에 읽었는데

헤세 작품이 항상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올라가 있다는 건

아주 많은 한쿡인들이 좋아 하고 즐겨 읽고 있는 다는 거겠죠 !ㅎㅎ


새파랑 2022-11-02 07:20   좋아요 4 | URL
역시 학창시절부터 스콧님은 대단! ㅋ 저도 찐 한국인인거 같습니다. 헤세 작품은 그냥 애정이 갑니다 ^^

서곡 2022-11-02 12:21   좋아요 2 | URL
저는 어쩌다 우연히 싯다르타를 가장 먼저 어릴 때 읽었고요 그담이 수레바퀴 그담이 데미안이었네요

새파랑 2022-11-02 12:54   좋아요 2 | URL
전 대학교때 데미안 읽고, 아 아니다 하고 헤세는 접었었는데, 성인이 되고 다시 읽으니 좋더라구요~!!

페넬로페 2022-11-02 01: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헤르만 헤세 작품인데 제목이 조금 의아하게 느껴져요~~약간 서부영화 느낌이 나서 ㅎㅎ
작품이 어려워도 새파랑님이 사랑하게 된 책을 꼭 읽어보고 싶어요^^

새파랑 2022-11-02 07:21   좋아요 4 | URL
그죠? 뭔가 서부영화 총잡이가 나올거 같은 제목? 왠지 유치(?)하게 느껴지는 제목이지만 읽어보면 왜 이 제목이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더라구요 ㅋ

거리의화가 2022-11-02 10: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려운데 사랑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뭔가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측면 때문인 것도 같아요ㅎㅎㅎ 헤세 작품이 많이 번역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모든 작품을 읽기에는 난해하고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데미안도 한번으로는 이해가 잘 안됐어요^^; 소개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11-02 12:14   좋아요 3 | URL
어렵긴 한데 가독성이 좋아서 금방 읽어지더라구요 ㅋ 책속에 숨어있는 의미가 많아서 어려웠지만 대신 흥미롭더라구요 ㅋ

전 데미안도 어렵지만 좋았었습니다~!!

서곡 2022-11-02 11: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조아하는 작품입니다 ~~

서곡 2022-11-02 11:25   좋아요 3 | URL
이거 읽고 나서 친구에게 좋다고 했더니 헤세는 어릴 때 읽고 더 이상 안 읽는다 해서 황야의이리는 어른용이라고 설명해야 했죠 ㅎ

새파랑 2022-11-02 12:15   좋아요 4 | URL
어른용이 맞는거 같습니다~!! 책좋아하는 분들은 이 책 좋아하실거 같아요. 최상위 수학문제 푸는 기분? 😆

서곡 2022-11-02 12: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만큼 마니 읽거나 사랑하는 정도는 못되고 황야의이리랑 요양객은 어른 되고 나서 새로운 마음으로 잘 읽은 작품들입니다

새파랑 2022-11-02 12:52   좋아요 3 | URL
저는 헤세 작품읽은게 저 여섯 작품이 다입니다 😅 서곡님이 저보다 훨씬 많이 읽으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역시 책은 읽는 시기가 중요한거 같아요~!!

서곡 2022-11-02 12:57   좋아요 2 | URL
헐 아닙니다 ㄷㄷㄷ 저도 대여섯? 정도 밖에 안 읽었습니다 그리고 권수와 애정이 비례하는 건 아니지 않겠습니꽈아

Yeagene 2022-11-02 14: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때까지만 헤세 작품읽고 오랫동안 읽지 않았네요 ㅎㅎ새파랑님 어렵지만 사랑하는 작품이라니 궁금합니다♡

새파랑 2022-11-03 10:05   좋아요 3 | URL
헤세는 젊었을때 많이 읽고 이후에는 안읽는게 트렌드군요~! 전 거꾸로 ^^ 강추는 못하지만 좋습니다~!!

alummii 2022-11-03 08: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헤세는 이제 황야의 이리 읽을 차례에요~~ ^^ 최상위 수학이라니 수포자로서 도전의지가 더 뿜뿜 생기네요 ^^ㅋㅋ 새파랑님 이게 어거지 리뷰라니요 ~~~그럼 전 아마 거지 리뷰 쓰게될듯요 ㅋㅋㅋㅋ 😆

새파랑 2022-11-03 10:06   좋아요 4 | URL
앗 거지 리뷰 ㅋ 전혀 아니십니다~!! 저는 나르치스를 읽고나서 유리알 유희를 읽으려고 합니다 ^^

그레이스 2022-11-03 08: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데미안 보다 수레바퀴아래서가 더 좋았던것 같아요
넘 오래되서 다시 읽어야할 작가!

새파랑 2022-11-03 10:07   좋아요 5 | URL
전 싯다르타가 가장 좋았었습니다 ^^ 갑자기 싯다르타를 다시 읽어보고 싶네요~!!

coolcat329 2022-11-03 08: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어려운데 애정이 가는 작품이 진짜 멋진 작품 같아요. 저 작년 여름에 헤세의 사상이 집대성 되었다는 <유리알 유희>를 더운 여름에 읽다가 혼자 고생했는데, 이 작품도 만만치 않군요. 그 책도 앞에 서문이 한 50페이지 있는데 그 부분이 참 안 읽히더라구요. 근데 <황야의 이리>에도 서문이 나온다니 ㅎㅎ 늘 읽고 싶던 작품들이었는데 새파랑님 글 읽으니 더 읽고 싶어졌습니다.

새파랑 2022-11-03 10:08   좋아요 4 | URL
쿨캣님이라면 황야의 이리야 그냥 뚝딱 읽으실거 같습니다 ^^ 유리알 유희도 어렵나 보네요 ㅋ 아직 장바구니에만 담아두고 구매는 못했습니다~!!

레삭매냐 2022-11-03 17: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황야의 이리> 을유문화사 버전
이 저는 개인적으로 땡기네요.

민음사 책들은 표지가 참...

매운 맛 버전 !!!

coolcat329 2022-11-03 18:43   좋아요 3 | URL
저두 을유가 땡깁니다~^^

새파랑 2022-11-03 19:10   좋아요 2 | URL
을유버젼은 늙대 한마리 사진 있는거 맞죠? 저는 민음사 버젼이 더 좋은거 같습니다. 책꽂이 꽂기에도 좋고 ^^

희선 2022-11-06 0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책이군요 새파랑 님 글을 보다보니 하리 할러가 헤르만 헤세와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소설에 작가가 담기는 건 당연한 거겠지만, 예전에는 그런 거 거의 몰랐는데 지금은 조금 보이기도 하네요


희선

새파랑 2022-11-06 16:22   좋아요 1 | URL
하리 할러랑 헤르만 헤세랑 약칭이 똑같습니다 ㅋ 실제로 자전전인 이야기라고 하더라구요. 게다가 여책의 여주인공 이름은 헤르미네 입니다 ㅋ
 

오랜만에 멋진 단편집을 만난것 같다.
너무좋네.










<구멍>

나이가 들수록, 경험하고 하루이틀 지난 일보다 수년 전에 있었던 일을 더 생생하게 기억하게 된다고 한다. 그 말은 사실인것 같다. 나는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정확한 순간을 더이상 기억할 수 없다. 그러나 잔디 쓰레기봉지를 놓치던 순간의 탈의 표정은 여전히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 P11

<코요테>

아버지에게 분명히 있기는 했던 조금의 재능은 단지 좌절의 원천으로만 작용하며, 실현되지 않은 막연한 잠재력을 끊임없이 상기시켜줄 뿐이었다. - P18

<코요테>

"아직은 아니야. 시내에 머무르고 있었어. 처음에는 떠날 수가 없었거든. 하지만 지금은 떠날 수 있어." 아버지는 내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이번에는 깨끗이 청산하려고 한다."

"깨끗이 청산한다고요?"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깨끗이 청산한다는 아버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직감적으로, 아버지가 한동안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P33

<코요테>

"사람 죽여본 적 있어요?" 어느 날 밤, 나는 저녁을 먹으러 온 그에게 물었다. 어머니가 나를 노려봤다. "아니." 그가 말했다. "내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 우리 편이 철수하고 있었거든. 그즈음 전쟁은 끝났으니까." "하지만 그러라고 했으면 그랬을 거예요?" "그래. 그랬을 거다." - P36

<코요테>

"인생 최악의 일이야.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그런 형편이 되어버린 모습을 본다는 것은." - P44

<아술>

"있잖아, 폴." 그녀가 말한다. 가끔씩은 긴장을 푸는 것도 괜찮아. 그건 죄악이 아니잖아."
"뭐가 죄악이 아니야?"
"행복한 거." 그녀가 내 손을 잡으며 말한다. "그건 죄악이 아니야." - P57

<아술>

괜찮을 거야. 나는 다시 말한다. 그냥 찰과상이야. 그러나 나는 뻣뻣하게 굳어버린 그녀의 척추를, 등의 긴장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렇게 몇 분여를 보낸 후에야, 우리는 마침내 뒤로 돌아 우리의 지나간 행동을 직면한다. - P87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이것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느낌과는 아주 다른 감정이다. 나는 내가 그를 사랑하는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잠든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가 남은 생을 그와 함께 보낼 수 있으리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그와 함께 가정을 일구고 그의 곁에서 늙어갈 수 있었다. 그와 함께라면 그런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리란 것을 불행하지 않을 수 있으리란 것을, 나는 알았다. - P99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진실을 말하자면, 로버트를 만난다는 결정을 내리기란 어렵지 않았다. 나는 12월의 그날 저녁 이래 줄곧 그를 생각하고 있었고, 우리가 만난다는 얘기를 콜린에게 할 마음은 없었지만, 내가 무슨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처럼 생각되지도 않았다. 나는 혹여나 콜린이 길에서 로버트와 나를 스쳐지나더라도 그가 그 상황에 대해 두 번 생각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나의 행동이 배신임을 아는 것은 나 자신의 마음, 어쩌면 나 자신의 가슴뿐이었다. - P100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난 당신과 얘기하는 것이 좋아요. 그는 마치 내 말을 듣지 못한 듯이 말을 이어갔다. "그게 다예요 나는 우리의 대화가 즐거워요. 당신 역시 즐거워한다고 생각하고." - P102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우리가 나누는 이런 대화에는 자유가 있었다. 우리가 그곳에서 하는 얘기는 절대 그 밖으로 나가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콜린에게 언급할 수 없었던 일들을 로버트에게 말할 수 있었다. 나는 어떤 일도 아무리 우스꽝스럽고 부끄러운 일이어도, 모두 다 말할 수 있었다. 우리가 그 아파트에서 나누는 모든 말들은 그 바깥의 세상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을 듯이 보였기 때문이다. - P106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당신이 언젠가 이것 때문에 나를미워하게 될까봐 두려워요, 헤더. "무엇 때문에요?" "이런 만남." 그가 말했다. "당신이 언젠가 이런 만남을 되돌아보며 나를 미워하게 될까봐 두려워요." 나는 그를 보았다. "내가 두려운 게 뭔지 알아요, 로버트?" 나는 그의 손을 만지며 말했다. "나는 내가 당신을 미워하지 않게 될까봐 두려워요." - P108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나는 그제야, 우리 사이에 지금껏 말을 넘어선 교감이 존재했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존재하리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 P119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죄의식은 우리가 우리의 연인들에게 이런 비밀들을, 이런 진실들을 말하는 이유다. 이것은 결국 이기적인 행동이며, 그 이면에는 우리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진실을 밝히는 것이 어떻게든 일말의 죄의식을 덜어줄 수 있으리라는 추정이 숨어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죄의식은 자초하여 입는 모든 상처들이 그러하듯 언제까지나 영원하며, 행동 그 자체만큼생생해진다. 그것을 밝히는 행위로 인해, 그것은 다만 모든 이들의 상처가 될뿐이다. 하여 나는 그에게 말하지 않았다.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 그 역시 내게 그러했을 것임을 알기 때문이었다. - P126

<머킨>

그녀는 내가 밖에 나와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기나 했는지, 그녀가 거기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내게 한없는 위안이 되었음을 알기나 했는지, 나는 가끔 그런 것들이 궁금하다. - P185

<머킨>

이 순간 내게 중요한 것은, 그녀가 내게 허락하는 동안 그녀를 곁에 안고, 그곳에 린과 함께 서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우리 둘은 다만 멀리서 지켜본다. 호세의 입술을, 갑작스레 치몰리는 그의 이맛살을 아무도 알지 못하는 언어를 말하여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소통할 수 없는 한 소년을.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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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11-02 08: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랫 동안 절판되어 있다가
다시 나온 모양이네요 :>

네이버 블록 제 리뷰에 어떤
분이 책을 팔라는 댓글을 달
아 주셔서 기억이 나는 책이
네요.

새파랑 2022-11-02 12:12   좋아요 1 | URL
아하 그런가요? 이책 좋네요. 체호프 느낌도 좀들었습니다 ㅋ 중고로 샀는데 득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