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1
압둘라자크 구르나 지음, 왕은철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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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150 압둘라자크 구르나 작품 중 가장 먼저 읽어야 하는 작품. 이 책을 읽고 나니 <바닷가에서>가 다르게 느껴진다. 아프리카에는 흑인과 백인만 있었던게 아니었다. 타의로 고향을 떠난 사람은 모두 난민이 아닐까? <암흑의 핵심>의 동아프리카 버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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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3-01-01 10: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도 구르나의 세계에 빠지신건가요 ㅎㅎ 새파랑님 새해 복 마니마니 받으세요*^^* 계묘년 더 좋은 일들 가득하길~~

새파랑 2023-01-01 10:57   좋아요 3 | URL
리뷰 쓰고 싶었는데 일단 2023년이 시작해서 급하게 썼습니다. 어거지로 150권 리뷰&100자평 썼네요 ^^

2023-01-01 1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01 1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thkang1001 2023-01-01 10: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미니74님! 두 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이 모두 잘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3-01-01 10:59   좋아요 2 | URL
thkang님 항상 감사합니다 ^^ 즐거운 2023년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mini74 2023-01-01 12:47   좋아요 2 | URL
thkang님도 새해 복 마니마니 빋으세요 고맙습니다 *^^*

잠자냥 2023-01-01 10: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오, 전 이제 바닷가에서 읽으면 되는 거군요! ㅎㅎ새파랑님 올해도 열심히 읽고 쓰세요~!

새파랑 2023-01-01 11:00   좋아요 2 | URL
2022년에는 부진했는데 2023년에는 잠자냥님처럼 많이 읽고 잘 쓰고 싶습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페넬로페 2023-01-01 10: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낙원‘ 문장이 참 좋았던 것 같아요. 저는 이 책 읽고 동아프리카에 아랍인과 인도인이 저렇게 많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암흑의 핵심을 저는 읽어야겠네요^^

새파랑 2023-01-01 11:02   좋아요 5 | URL
구르나 진성 마니아 페넬로페님~!! <암흑의 핵심>이 유럽인이 본 아프리카라면, <낙원>은 아프리카에서 사는 이방인이 본 아프리카 인거 같아요 ㅋ

<암흑의 핵심> 엄청 재미있습니다 ^^

청아 2023-01-01 15: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암흑의 핵심>동아프리카 버젼이라니 더 이상의 설명은 불필요한것 같습니다.^^*

새파랑 2023-01-01 18:32   좋아요 2 | URL
미미님 혹시 구르나 (안구르나? ㅋ) 아직 안읽으셨다면 요책을 먼저 읽으시길 추천합니다~!! 빠져듭니다 ㅋ

라파엘 2023-01-01 16: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문학분야로 성실하게 한우물을 파시는 멋진 새파랑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새파랑 2023-01-01 18:33   좋아요 2 | URL
제가 읽는게 문학밖에 없어서 좀 부끄럽습니다만 ㅋ 열심히 읽겠습니다~!! 라파엘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Yeagene 2023-01-01 16: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이 어려울 것 같아 읽기가 망설여지네요 ㅎㅎ 새파랑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파랑 2023-01-01 18:34   좋아요 2 | URL
번역이 약간 부자연스러운 부분도 있는데 읽기에는 문제 없더라구요 ^^^ 예진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thkang1001 2023-01-02 1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페넬로페님! 라파엘님! 예진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미니74님! 새파랑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Yeagene 2023-01-02 11:02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thkang1001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더 건강하세요!

thkang1001 2023-01-02 11: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진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읽으면서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이 떠올랐는데, 나만 그런게 아니었다.

소년 먼저 그의 이름은 유수프였다. 그는 열두 살 때 갑자기 집을 떠났다. 그는 그때를 하루하루가 전날과 똑같은 가뭄철이었다고 기억했다. 예상치 않은 꽃들이 피었다가 죽었다. 이상한 벌레들이 돌 밑에서 종종걸음으로 나와 뜨거운 햇빛 속에서 몸부림치다가 죽었다. 태양은 멀리 있는 나무들이 대기 속에서 떨게 만들었고 집들이 부르르하며 숨을 헐떡이게 만들었다. 저벅저벅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먼지구름이 피어올랐고 낮시에는 날카로운 정적이 감돌았다. 계절의 막바지에는 그런 순간들이 어김없이 돌아왔다. - P9

아지즈 아저씨는 객실에서 시에스타‘를 즐기며 오후를 보냈다. 유수프에게는 분통 터지게 시간이 자꾸 뒤로 미뤄지는 것만 같았다. 그의 아버지도 식사 후에 매일 그러듯, 자기 방으로 물러갔다. 왜 사람들이 마치 순종해야 하는 법이라도 되는 듯 오후만 되면 낮잠을 자려고 하는지, 유수프는 이해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휴식이라고 불렀다. 이따금 어머니마저 그들의 방으로 들어가 커튼을 여몄다. 그도 한두 번 시도해보았지만, 너무 지루한 나머지 다시는 일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까지 들었다. 두번째 시도에서는, 깨어서 침대에 누워 있지만 형벌처럼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죽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 P23

"아지즈 아저씨와 같이 가는 거야." 아버지가 이렇게 말하고는 그를 향해 작고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유수프가 바보 같은 소리를 한다 싶을 때 짓던 미소였다. 유수프는 기다렸다. 그러나 아버지는 더이상 말하지 않았다. 잠시 후 아버지가 웃으면서 그에게 달려들었다. 유수프는 몸을 피하면서도 함께 웃었다. "기차를 타고 가게 될 거야." 아버지가 말했다. "저멀리 해안까지 말이다. 너, 기차 좋아하잖니? 바다까지 가는 길이 재미있을 거다." 유수프는 아버지가 좀더 말해주기를 기다렸지만, 왜 그는 이 여행이 좋아지지 않는지 알 수 없었다. 결국 아버지가 그의 허벅지를 살짝 치더니 가서 어머니가 짐 꾸리는 것을 좀 보라고 말했다. - P29

"그러면 형은 집에 가려면 얼마나 오래 일을 해야 해요? 나는 얼마나 오래 여기 있어야 하죠?" "네 아버지가 더이상 빛이 없어지거나 죽을 때까지." 칼릴이 쾌활하게 말했다. "뭐가 문제야? 여기 있는 게 싫으냐? 그는 좋은 분이야, 사이드 말이다. 너를 때리거나 그 비슷한 걸 하지도 않잖아. 네가 존경심을 보이면 그가 너를 돌봐주고 네가 잘못되게 하지 않을 거다. 하지만 네가 밤에 울고 그렇게 무서운 꿈을 계속 꾼다면…… 너는 아랍어를 배워야 해. 그러면 그가 너를 더 좋아할 거다." - P40

손님들은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거나 도시에 왔다 돌아가는 시골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가난과 물가에 대해 불평하고,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러듯 자신들의 거짓말이나 잔인함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 P46

칼릴은 거기서 말을 멈추고 더이상 계속하지 않았다. 유수프는 칼릴이 말하는 동안 그의 조롱이 비참함으로 바뀌는 것을 느끼고, 그의 기분을 풀어줄 말을 생각하려고 애썼다. 그 집안에 미친 늙은 여자가 있다는 이야기에도 그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그것은 어머니가 그에게 해주던 이야기들과 정확히 같을 것이었다. 그러한 이야기들 속의 광기란 잘못된 사랑이나 유산을 훔치기 위한 주문 완수되지 못한 복수 때문에 존재할 것이다.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고 저주가 풀릴 때까지 광기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 P57

유수프에게 그것은 몇 년에 걸쳐 사로잡혀 살면서 얻게 된 평정심을 깨뜨리는 달갑지 않은 것이었다.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그가 아지즈 아저씨의 가게에서 불행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볼모로 그곳에 와 있다는 사실을, 즉 아버지가 진 빚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그가 아지즈 아저씨에게 저당잡혀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이해하게 되었다. 그의 아버지가 수년에 걸쳐 너무 많은 돈을 빌렸고, 그것이 호텔을 팔아서 갚을 수 있는 수준 이상이라는 것을 추측하기란 어렵지 않았다. 혹은 그의 아버지가 운이 없었거나, 자기 것이 아닌 돈을 어리석게 써버렸는지도 몰랐다. 칼릴은 그에게 그것이 사이드가 일하는 방식 이라고 말해주었다. 그 결과 그에게는 뭐든 필요해질 때, 그 필요한 일을 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사이드에게 돈이 급해지면, 몇 명의 채권자를 희생시켜 그 돈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 P70

하기야 저애는 담배를 피우기에는 너무 아름답네. 어부들이 말했다. 담배는 저애를 망칠 뿐이지. 담배는 악마의 일이고 죄악이니까. 하지만 그게 없으면 가난한 사람이 어떻게 살겠어? - P73

"모든 것에는 치러야 할 값이 있는 거죠. 저애가 머지않아 그걸 깨달았으면 싶네요." - P93

장사꾼 중 하나는 어느 유럽인이 쓰러져 죽었는데 다른 사람이 오더니 숨을 불어넣는 것을 보았다고 단언했다. 그는 뱀들도 그렇게 하는 것을 본 적이 있고, 뱀들한테도 독이 있다고 말했다. 유럽인의 몸이 완전히 망가지거나 손상되지 않고 부패가 시작되지만 않으면 다른 유럽인이 그를 살려낼 수 있대요. 그래서 죽은 유럽인을 보면 손도 대지 말고 뭘 가져갈 생각도 하지 말아야 된대요. 다시 살아나서 죄를 뒤집어 씌울 테니까요. - P101

"가족을 위해 더 좋은 삶을 살겠다는 게 죄가 되니?" 하미드가 물었다. 후세인에 대한 경멸감이 묻은 목소리였다. "가족을 자기 사람들 사이에서 살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게 죄가 되니? 그게 무슨 잘못이니? 너한테 묻는 거다. 내가 원하는 건 내 가족을 위한 작은 집을 짓고 내 자식들에게 좋은 남편과 아내를 찾아주고, 교양 있는 사람들 틈에 섞여 사원에 갈 수 있는 것뿐이야. 내가 원하는 게 너무 과하지만 않다면, 저녁에 친구들과 이웃들과 같이 앉아서 정답게 얘기를 나누며 차도 한잔하고 싶고……… 그게 전부야! 내가 누구를 죽이고 싶다고 했니? 누구를 노예로 만들고 싶다고 했니? 아니면 무고한 사람을 약탈하겠다고 했니? 나는 스스로를 위해 뭔가를 하는 작은 가게 주인일 뿐이야. 스스로를 위해 아주 작은 것을 할 뿐이라고 - P129

"가능할 때 그런 미덕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게." 그가 말했다. "우리 안의 이런 감정들은 그리 오래가지 않으니까 말이야. 곧 세상이 우리를 유혹해 죄악과 불결함으로 이끄니까 말일세. - P138

그의 말에 따르면 페테르부르크라는 도시에서는 해가 한밤중까지 떠 있다고 했다. 추워지면 모든 물이 얼어붙는다고 했다. 무거운 짐을 실은 수레를 끌고 그 위를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강과 호수가 두껍게 언다고 했다. 바람은 항상 불고 때때로 얼음과 돌이 섞인 돌풍이 분다고 했다. 밤에는 악령들과 정령들이 바람 속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여자들이나 아이들이 고통스러울 때 그러듯이 소리를 지른다고 했다. 그들을 도우려고 밖에 나가는 사람은 돌아오지 못한다고 했다. 겨울이 깊어지면 바다도 얼고, 야생 개들과 늑대들이 도시의 거리에서 날뛰면서 살아 있는 것은 사람이든 말이든 모조리 잡아먹는다고 했다. 그의 아저씨가 말하기를, 러시아인은 문명화되지 않아 독일인과 다르다고 했다. 언젠가 그들이 어느 지역을 여행하다가 어느 작은 도시에 들어갔더니 그곳의 모든 사람이 남자, 여자, 아이 할 것 없이 잔뜩 취해 있었다고 했다. - P142

"우리 물건 없이는 그럴 수 없다고 전해라." 상인이 말했다. "그가 원하는 것이 우리의 목숨이라면 가져가라고 해라. 그것은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해라. 그러나 우리를 살려주겠다면 우리 물건도 달라고 해라. 장사를 할 수 없게 된다면 우리가 얼마나 멀리 가겠느냐? 물건 없이는 가지 않겠다고 전해라." - P211

그는 부모에 대한 가책을 느끼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러지 않을 것이었다. 자신들의 자유를 위해 수년 전에 그를 버린 사람들이었다. 이제는 그가 그들을 버릴 차례였다. 그가 붙잡혀 있는 것으로부터 그들이 느꼈던 안도감은 이제 끝났다. 그는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살고자 했다. 자유롭게 평원을 돌아다니면서 언젠가 그들한테 들러 그런 삶을 시작하도록 어려운 교훈을 가르쳐준 것에 고맙다고 할지도 몰랐다.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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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윤정 옮김, 무라카미 요오코 사진 / 문학사상사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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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N22149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 이처럼 고생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나는 잠자코 술잔을 내밀고 당신은 그걸 받아서 조용히 목 안으로 흘려 넣기만 하면 된다. 너무도 심플하고, 너무도 친밀하고, 너무도 정확하다."



역시 하루키가 쓰면 특별해 보이지 않은 위스키 성지 여행도 특별해진다. 별거 아닌 위스키 마시는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걸까?


나는 술 마시는걸 좋아한다. 그렇다고 많이 마시지는 않고 이틀에 한번만 마시자는 원칙이 있다. 그리고 같이 마실때는 왠만하면 네명 이내로 마시려고 한다. 다섯명이 넘으면 이야기 집중이 안되더라는.


그리고 혼술을 좋아한다. 보드카를 마실때는 탄산수와 섞어 마시고, 위스키를 마실때는 언더락으로 마시는데, 돈이 없어서 비싼 술을 마실 수는 없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즐기고 있다. 그리고 책보면서 혼자 마시는 술이 너무 좋다.

["맛 좋은 아일레이 싱글 몰트가 코앞에 있는데, 왜 일부러 블렌디드 위스키 같은 걸 마신단 말이오? 그건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려는 순간에 텔레비전 재방송 프로그램을 트는 거나 마찬가지가 아니겠소?"] P.37



이번에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 여행>을 읽고 나서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의 위스키가 너무 마시고 싶어졌다.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하루키는 이렇게 맛깔나게 글을 쓴걸까? 위스키의 맛이 하루키의 문장속에 잘 녹아 있어서 술 취한 기분으로 책을 읽었다. (응?)

[아일랜드를 여행하노라면, 그처럼 온화한 아일랜드적인 나날들이 조용히 우리 앞에 하나하나 쌓여간다. 이 나라에 있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말투나 걸음걸이가 조금씩 느려진다. 하늘을 바라보거나 바다를 바라보는 시간이 차츰 길어진다. 하지만 그것이 실로 다시는 경험하기 힘든 멋진 나날이었음을 사무치게 느끼게 되는 것은 좀더 나중의 일이다.] P.88



그리고 어디 먼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위스키의 맛과 함께 여행을 부르는 에세이. 내가 에세이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서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내가 읽은 에세이 중 가장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그럴 때면, 여행이라는 건 참 멋진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레 든다. 사람의 마음속에만 남는 것, 그렇기에 더욱 귀중한 것을 여행은 우리에게 안겨 준다. 여행하는 동안에는 느끼지 못해도, 한참이 지나 깨닫게 되는 것을. 만약 그렇지 않다면, 누가 애써 여행 같은 걸 한단 말인가?]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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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2-28 13: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취한 기분으로 책을 읽지 않으셨을까 싶은~ㅎㅎㅎ 요즘은 보드카나 위스키를 제법 많이 마시는 모양이예요! 짧고 굵게 가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예전처럼 부어라 마셔라 하지 않고~^^; 저도 혼술을 하긴 합니다만 예전처럼 자주는 못 마시게 되네요.
어느 도심의 호텔에 가서 위스키 한잔하며 여행 즐기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ㅎㅎㅎ

새파랑 2022-12-28 13:52   좋아요 1 | URL
소맥 마시는 것 보다는 가볍게(?) 요런거 몇잔 마시는게 전 좋더라구요 ㅋ 위스키 여행을 떠나보고 싶네요 ^^

청아 2022-12-28 14: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은근 애주가시네요ㅋ 저는 여행가면 낮술도 하게 되더라구요. 여행지 자체로
안주가 되는 느낌? 아일랜드에 대한 글 마음에 듭니다. 술도 그렇고 뭐든 조금 지난뒤에
제대로 음미하게 되는 것 같아요.^^*

새파랑 2022-12-28 14:57   좋아요 2 | URL
역시 술은 낮술이죠 ㅋ 아일랜드라는 나라 참 마음에 듭니다~!! 언젠간 가보고 싶어요 ^^

그레이스 2022-12-28 23: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도 있네요
여행기 몇권 갖고 있는데 이제는 테마여행까지, 새파랑님은 진정한 하루끼 빠이십니다.^^

새파랑 2022-12-29 17:04   좋아요 2 | URL
전 하루키가 너무너무 좋습니다 ^^ 하루키 싸인 받고 싶습니다~!!

2022-12-29 1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2-12-29 17:04   좋아요 1 | URL
헛 😅 전 그렇게 많이는 안마십니다 ㅋ

페넬로페 2022-12-29 2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혼술하면서 책 읽는 기분, 좋지요!
위스키 한 두번 마셔봤는데 인용하신 첫문장 넘 맘에 와 닿아요.
율리시스때문에 아일랜드 가고 싶은데 이 나라는 위스키의 성지이기도 하네요^^

새파랑 2022-12-31 08:18   좋아요 2 | URL
아일랜드는 정말 매력적인 나라인거 같아요 ㅋ 혼술 책읽기 정말 좋죠 ^^

서니데이 2022-12-29 2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2000년대 초반에 나온 문학사상사의 책이네요. 예전에 무라카미 하루키 책은 문학사상사에서 출간된 책이 많았어요. 지금은 절판이라는 것은 아쉬운데, 나중에 제목이 달라져서 또 나올 수도 있겠고, 개정판이 그 사이 나왔을 수도 있겠지요. 하루키 선생의 책들은 이 시기에 많이 나왔는데, 요즘에는 기출간된 책이 많아서 그런지 새로 나오는 책은 적고 이전의 책들이 다시 나오는 것 같아요.
새파랑님,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2-12-31 08:20   좋아요 2 | URL
개정판 버젼 표지랑 제목이 더 마음에 들었는데 이 책이 중고로 있길래 그냥 샀습니다 ㅋ

mini74 2022-12-30 20: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전 이 책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어요 새파랑님 ~ 술을 잘 몰라서 ㅎㅎㅎ 아이가 하이볼 만들아 준 적 있는데 그건 맛있더군요.
연말이라 바쁘게 보내신건 아닌지 ㅎㅎ 즐거운 연말 보내세요 새파랑님 *^^*

새파랑 2022-12-31 08:21   좋아요 2 | URL
요새는 일보다는 모임이 많아어 바쁜거 같아요 😅 미니님은 와인이 어울리십니다~!!

서니데이 2022-12-31 17: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날이예요.
따뜻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파랑 2022-12-31 22:26   좋아요 3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즐거운 2023년 맞으시길 바라겠습니다 ^^

희선 2023-01-01 00: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직 먼 곳에 가기에 어렵기도 하네요 다시 그런 날이 올지... 그래도 어딘가에 가고 싶은 사람은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새파랑 님도 언젠가 가고 싶은 곳에 가시기를...

새파랑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23년에도 책 즐겁게 만나세요 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독서괭 2023-01-01 09: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엔 더 좋은 책들 많이 만나시길요^^
 

하루키는 정말 천재다. 여행기가 이렇게 재미있을수가 있을까?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 이처럼 고생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나는 잠자코 술잔을 내밀고 당신은 그걸 받아서 조용히 목 안으로 흘려 넣기만 하면 된다. 너무도 심플하고, 너무도 친밀하고, 너무도 정확하다. - P15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언어는 그저 언어일 뿐이고, 우리는 언어 이상도 언어 이하도 아닌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는 세상의 온갖 일들을 술에 취하지 않은 맨 정신의 다른 무엇인가로 바꾸어 놓고 이야기하고, 그 한정된 틀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 P16

그러나 예의적으로, 아주 드물게 주어지는 행복한 순간에 우리의 언어는 진짜로 위스키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는-적어도 나는 늘 그러한 순간을 꿈꾸며 살아간다.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면, 하고. - P16

아일레이 위스키를 좋아하는
열광적인 팬에게 있어서
‘아일레이의 싱글 몰트‘라는
말은 은혜로운 교조님의 신탁과도 같은 것이다.

"Islay and whisky come almost as smoothly off the tongue as Scotch and water" - P27

"블렌디드 위스키-소위 스카치-는 안 마십니까?" 내가 그런 질문을 하자, 상대방은 다소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비유를 하자면, 결혼을 앞둔 자기 누이동생의 용모나 품성에 대해 남이 험담을 늘어놓을 때 지을 법한 표정이었다. "물론 마시지 않아요" 하고 그는 대답했다. - P37

"맛 좋은 아일레이 싱글 몰트가 코앞에 있는데, 왜 일부러 블렌디드 위스키 같은 걸 마신단 말이오? 그건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려는 순간에 텔레비전 재방송 프로그램을 트는 거나 마찬가지가 아니겠소?" - P37

아이가 태어나면 사람들은 위스키로 축배를 든다. 그리고 누군가 죽으면, 사람들은 아무 말 없이 위스키 잔을 비운다. 그것이 아일레이 섬이다. - P64

아일랜드
로스크레아의 퍼브에서,
그 노인은 어떻게 튤러모어 듀를 마셨는가?

어디를 가도 풍경은 아름답지만, 이상하게도 그림엽서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듯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아일랜드의 아름다움이 우리에게 내미는 것은 감동이나 경탄보다는 오히려 위안과 진정(鎭)에 가까운 것이다. 세상에는 입을 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말문이 트이면 온화한 어조로 몹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 있는데(그리 많지는 않지만), 아일랜드는 그런 느낌이 드는 나라이다. - P85

아일랜드를 여행하노라면, 그처럼 온화한 아일랜드적인 나날들이 조용히 우리 앞에 하나하나 쌓여간다. 이 나라에 있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말투나 걸음걸이가 조금씩 느려진다. 하늘을 바라보거나 바다를 바라보는 시간이 차츰 길어진다. 하지만 그것이 실로 다시는 경험하기 힘든 멋진 나날이었음을 사무치게 느끼게 되는 것은 좀더 나중의 일이다. - P88

퍼브란 꽤 심오한 곳이다. 말하자면, ‘율리시즈‘적으로 심오하다. 비유적으로, 우화적으로, 단편적으로, 종합적으로, 역설적으로 호응적으로, 상호 참조적으로, 켈트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심오하다. - P108

그는 그 위스키를 마셨다.한 모금 마시고 뭔가를 생각하고, 또 한 모금 마시고는 뭔가를 골똘히 생각했다. 그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물론 나로서는 알 도리가 없다. 코드를 잡는 버드 파웰의 왼손의 리듬이 만년에 들어 간간이 느려지는 것이 의식적인 건지, 아니면 단순히 기술적인 원인에서 비롯된 건지에 관해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젯밤 마이크 타이슨이 라스베가스의 링 위에서 대전 상대의 귀를 물어뜯은 것은 감량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무슨 관련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고찰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 P119

그럴 때면, 여행이라는 건 참 멋진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레 든다. 사람의 마음속에만 남는 것, 그렇기에 더욱 귀중한 것을 여행은 우리에게 안겨 준다. 여행하는 동안에는 느끼지 못해도, 한참이 지나 깨닫게 되는 것을. 만약 그렇지 않다면, 누가 애써 여행 같은 걸 한단 말인가?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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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12-27 1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죽음보다 두려움이 더 무섭습니다.

새파랑 2022-12-27 18:48   좋아요 1 | URL
앗 ㅋ 저는 누가 기억해줄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을거 같아서 죽는게 더 무섭습니다 😅 요 문장 좋아요~!!

모나리자 2022-12-27 2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시 하루키로 넘어가셨군요.ㅎ
하루키와 위스키 성지 여행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며칠 남은 12월 좋은 마무리 하시고 새해에도 화이팅 하세요. 새파랑님.^^

새파랑 2022-12-28 07:27   좋아요 1 | URL
돌고돌아 하루키 입니다 ㅋ 하루키 에세이 너무 재미있네요~!!
 
알 수 없는 발신자 - 프루스트 미출간 단편선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윤진 옮김, 뤼크 프레스 해제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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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148 현암사에서 나온 프루스트의 단편집인 <밤이 오기 전에>랑 수록된 작품이 동일하다. 대신 이 책의 해설이 더 풍부하고 (재독해서 그런거겠지만) 이해하기 수월했다. 두 작품 중 한 작품만 읽어도 되지만, <잃시찾>을 조금이라도 읽었던 사람에게는 이 책이 더 좋을 듯 하다. 다시 읽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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