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광선 4번째 읽은 작품, 슈테판 츠바이크의 1번째 읽은 작품. 츠바이크라는 작가 이름은 많이 들어 봤는데, 이제야 읽었다는게 아쉬울 만큼 정말 좋았다. 책을 읽기 시작하자 마자 몰입되어 단숨에 읽었다. (금요일 퇴근 후 읽기 시작해서 2시간 걸려 읽었다...) 읽고 나서의 충격이란..잠시 정신을 놓게 되었다 ㅋ
이 책은 주인공인 나와 교수, 교수의 부인 세명의 이야기를 1인칭인 시점인 나를 중심으로 그리고 있다. 나는 베를린에서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아버지의 결정에 따라 시골의 한적한 곳으로 대학을 옮기게 되고, 그곳에서 교수의 강의를 듣게 된다.
교수의 강의에 매료된 나는 교수를 존경하게 되고, 교수와 같은 건물에 거처를 잡아 그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게 된다. 그러면서 존경하는 교수의 마음에 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교수가 가끔씩 나에게 따뜻한 말이나 행동을 보일때는 행복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나에게 무똑똑하고 차가운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나는 ‘감정의 혼란‘을 느끼게 된다.
왜 그는 그를 존경하는 나에게 그렇게 냉정하게 대하는 걸까? 내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한걸까? 나는 교수의 알수없는 마음에 크게 슬퍼하고,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욱 밀어내는 그의 태도에 대해 잔인함을 느낀다.
「무의식증에 나를 뜨겁게 만들어 놓고 느닷없이 얼음을 쏟아 붓는 사람, 자신의 격정으로 스스로를 자극하더니 갑자기 반어적인 언어의 채찍을 움켜쥐는 사람, 이렇게 번갯불처럼 번쩍이고, 뜨거움에서 차가움으로 돌변하는 그 사람에게서 나는 얼마나 많은 아픔을 겪었는지 모릅니다.」
(90페이지)
「그의 생활속에 내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의 근원과 마음에 이르는 길을 알지 못한 채 미궁에 갇힌 것처럼 제 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던지..」(91페이지)
하지만 후반으로 가면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가 전개되고, 나에게 감정의 혼란을 준 교수의 태도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된다. (이것 스포 방지를 위해 설명 생략..) 그리고 나는 이때의 경험을 훗날에 이렇게 책으로 펴낸다. 여기까지가 대략 줄거리..
이 책을 읽는동안 주인공의 감정의 혼란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이런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정말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책의 내용을 전혀 모르고 읽어서 인지 후반부의 내용 전개는 다소 충격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교수의 입장에서 느낀 감정의 혼란도 생각해 보게 되었고, 왜 교수가 그렇게 행동했는지 공감이 되었다.
모든 행도에는 다 이유가 있는 거다. 우리는 단지 이유도 모른 채 상대방의 행동에 의해 감정의 혼란을 겪게 되는 거고.
상대방에 대한 사랑과 존경은 같은 마음이라 생각한다. 이성이든, 동성이든 간에 인정받기 위한 행동과 노력은 차이가 없으니까. 그리고 받아들여지지 못했을 때의 감정의 혼란도 다르지 않으니까.
(교수가 행한건 사랑이었고, 내가 행한건 존경이었다. 내 생각...)
이 책을 읽는다면 아마 2번은 읽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감정의 혼란을 고스란히 느낄 것이다. 정말 공감이 가는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