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레사와 함께한 퇴근후 시간들~ 오늘도 늦게 읽기 시작해서 아직 시간이 남았으나 오늘 완독은 힘들거같다. 근데 완독하기 싫은 이유는 뭘까. 다 읽기 아까운 기분. 요새 읽는 책들은 다 너무 좋다. (추천받은 책은 검증받은 책? )


개와 조카들을 데리고 그녀가 비키니 차림으로 해번을 달릴 때면, 쎄라뜨 씨는 햇볕에 그을렸고 물에 젖어 반짜커리는 그녀의 피부에 감탄하곤 했다. 그때마다 그는 그녀의 육체가 지닌 신비로운 힘을 새삼 느꼈고, 동시에 인생에서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다는 생각을 문뜩 하곤 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걸까?) - P213

"내일 마루하를 보러 올 거니?"
"모르겠어...넌 매일 오니?"
"물론"
떼레사는 붕대가 감긴 마놀로의 손을 보며 또 물었다.
"아프니?"
"응, 이제 아프기 시작해"

(아프기 시작한다는건 미래를 암시하는거겠지..) - P235

잘 차려입은 그의 모습을 처음 본 떼레사는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그의 몸에서 느껴지는 경건함과 그의 몸을 덮고 있는 눈부신 정장 사이에는 새로우면서도 묘한 관계가 있었다. 지금까지 서로 몰랐던 두가지 요소가 이제 막 협정을 맺은 것처럼, 그 관계는 심상치 않은 결과가 초래될 것을 의미하면서 어떤 위험을 암시하고 있었다. 사랑의 모험이 임박해 온 것이었다.

(사랑에 빠진 떼레사의 심리) - P240

이게 바로 밝고 유쾌한 떼레사의 진짜모습이야. 그래서 사람들이 너무나 쉽게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거야.

(매력적인 떼레사. 사람들이 사랑에 빠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 P247

그 질문은 알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확신하고자 하는 진심에서 비롯된 것들이었다.

(질문의 목적을 명쾌하게 이분법으로 정의. 멋진 문장이라 감탄) - P248

막역한 친구들과이 한없이 다정했던 우정은 세월이 지나면서 다 깨져버렸고, 그리움과 안타까움만 남아 있다고 했다. 이는 이 세상에서 지금까지 한 모든 일들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어쩌면 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절대 하지 못할 일들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했다.

(정말 공감가는 문장, 너무 좋다. 어떻게 이런 표현을 쓸수 있을까?) - P261

내가 겪은 위험들 때문에 그녀는 날 사랑했다.
ㅡ오셀로ㅡ - P280

그녀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부 진실만 말한 것도 아니었다.

(말해야 하지만 말하지 않은 진실은 거짓말이다.)

-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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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3-23 23: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창비에서 출간된 책인가봐요. 잘 모르지만 표지 디자인 보고 생각했어요.
새파랑님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새파랑 2021-03-23 23: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표지 디자인만 보고 아시네요? ㅋ 대단~!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좋은 밤 되세요^^

서니데이 2021-03-23 23: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창비 세계문학 디자인이 같은 건 아닌데 비슷한 느낌이 있어서 어쩌면^^ ;하고 생각했는데 맞았네요. 잘 모르는 책이지만 다 읽기 아깝다 하시니 좋은 책일 것 같습니다.^^

잠자냥 2021-03-24 0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재밌죠? ㅎㅎㅎㅎ

새파랑 2021-03-24 10:08   좋아요 2 | URL
너무 재미있습니다~감사합니다^^ 잠자냥님의 20년 6월 22일 리뷰에 있는 책 다 보려고 계획중입니다~

잠자냥 2021-03-24 10:32   좋아요 2 | URL
아 그 리뷰가 뭔가 해서 찾아봤습니다. ㅎㅎㅎ 거기 있는 작품들 다 추천합니다~!

새파랑 2021-03-24 12:11   좋아요 2 | URL
네ㅋ 거기 목록에 있는거 중에 가지고 있는게 2개(인생의 베일, 눈먼 암살자) 있더라구요 사놓고 쌓아놓기만한ㅜㅜ 그거 먼저 읽어야겠어요~ 일단 떼레사부터 ㅋ

청아 2021-03-24 2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글이 왜 저에게 안떴을까요? 새파랑님 페이지 들어와서야 봤어요! 아까워서 아껴 읽으실 정도라니요!! 😳

새파랑 2021-03-24 20:27   좋아요 1 | URL
이거 독보적 미션으로 밑줄긋기 하면 피드에 안뜨더라구요^^ 아까운것도 있지만 이번주는 시간이 없어서 ㅜㅜ
 

오늘 읽기를 늦게 시작해서 완독은 힘들고ㅜㅜ 일단 밑줄 그은 것 정리~! 스페인 감성 물씬★

그는 일찍이 목숨을 걸지 않고는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아주 오만하고 유용한 진실을 깨달았다.

(스페인이나 우리나라나 비슷하네..) - P102

그들은 환영에 지나지 않았다. 그에게는 먼 나라로의 죄절된 여행, 그 여자애의 잠옷에서 빛나던 인공적인 달빛, 미래에 대한 거짓 약속, 감격, 이민이라는 미친 꿈, 비단의 감촉과 날카로운 통증만 남았다.

(깨어져 버린 꿈..) - P108

늘 그렇듯 그녀의 말에는 불안감과 상처받거나 외로움에 사무친 다정함이 있었다. 그것은 그녀의 눈빛, 그녀의 미소 또는 목소리에 떠도는 좌절된 젊음, 맥빠진 분위기가 뒤섞여 빚어낸 결과였다.

(아직까지는 떼레사가 아닌 마루하와 함께한 오후다.) - P124

그녀의 모습은 새콤달콤한 첫 경험의 맛과 함께 그의 기억에 선연히 새겨졌다. 있었던 일 그대로가 아닌, 그가 기억하고자 하는 모습으로 말이다. 그래서 세월은 종종 우리가 어느 대목, 어느 순간에 실수를 했는지 기억하고 분석하기를 요구한다.

(맘에 들어온 문장이다.) - P127

그는 자신의 발밑에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땅을 걷는 듯했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이 이런 결말을 경험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직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어둠의 세계로 어쩔 수 없이 되돌아 갈 운명이라는 걸 깨달았다.

(되돌아갈 운명. 바뀔 수 없는 운명.) - P138

그리고 별장 주변을 배회하는 익명의 노동자인 그 청년과 그의 한가로운 삶이 어떤 의미에서는 사회 발전을 상징하고 있음을 어렴풋이 직감했다.

(떼레사의 이런 생각이 앞으로의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열쇠란 생각이 든다. 추리소설도 아닌데 ㅋ)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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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23 1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점심 파에야!로 결정 새파랑님 독서량 속도 현재 만리장성 3등선정도 올라가고 있음 ^ㅎ^

새파랑 2021-03-23 12:18   좋아요 1 | URL
아직 갈길이 머네요 ㅋ 점심 맛있게 드세요^^

공쟝쟝 2021-03-25 1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밑줄 방식 좋아서, 저도 도입해보기로 하였습니다! 댓글에라도 밝혀두겠사옵니다! ㅋㅋ

새파랑 2021-03-25 13:53   좋아요 1 | URL
좋게 생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공쟝쟝님 밑줄 잘 찾아봐야 겠네요~!
 

주말동안 읽은 책. 우선 많고 많은 책 중에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이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를 러시아적인 느낌으로 그린 작품이라면 흥미로울 것 같았다.

책의 소개 내용을 보니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와 비슷한 수준으로 니콜라이 레스코프를 언급하고 있어서인지 더 재미있을 것 같고.

게다가 동명의 영화는 히치콕의 폭풍의 언덕을 상상하게 한다니(영화는 보지 않았지만...책은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그 음울한 분위기...) 당장 읽을 수밖에 없었다.

읽고 나서 느낀점은 도스토예프스키나 톨스토이 급은 아닌듯 하지만, 상당히 특이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러시아 여성의 실제 모습을 그린 작품이라 하는데, 완전 러시아적인 느낌이 들었다. 완전 자기주관이 강하고, 쎈 이미지? (과연 실제와 얼마나 유사한지는 모르겠지만)

책은 러시아 맥베스 부인, 쌈닭 두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이 내용을 완전히 포괄한다. 저것보다 더 좋은 제목을 붙힐 수 없을듯 하다.

˝러시아 맥베스 부인˝은 주인공인 카테리나 리보브나가 경제적인 이유로 나이많은 부유한 상인의 집에 시집을 와서 무료하고 권태로운 생활을 하다가, 세르게이라는 망나니(?)와 사랑에 빠진 후 이 사랑을 지키기 위한 악행을 풀어내는 작품이다. 읽다보니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이 떠오르긴 했는데, 보바리 부인과는 다르게 약간 개연성이 없이 느껴졌고, 저렇게 까지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르게이라는 인물이 그렇게 매력있게 그려지지 않아서 인지도. 다만 마지막 결말은 좋았다.(스포일거 같아서 설명 생략~)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다. 욕망에 눈을 뜬 그녀의 심리변화가 아주 잘 그려진다. 매우 섬득하게~!

˝쌈닭˝은 주인공인 돔나 플라토노브나의 험난한 일생을 그린 작품으로, 여성 상인으로 살아가면서 경험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와 만담하는 형식으로 그려낸다. 그녀는 인생을 사는동안 쌈닭처럼 주변사람들과 싸우면서 단순히 살아간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생활은 냉담하게, 계산적으로 생각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치부한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그녀도 결국 사랑에 빠진, 단순하지 않은 인생을 경험하게 된다. 다만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간단하게 묘사되어 있어 공감하기에는 다소 부족했다.

요즘 러시아 작품을 자주 읽는데, 작품마다 묘사되는 러시아인의 특성들이 다 다양하고 매력이 넘친다.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러시아는 정말 열정의 나라다.(보드카 때문인가?) 한번쯤 읽어 볼 만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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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3-22 10: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목에 대한 호기심부터 쭉 저랑 감상이 똑같아요ㅋㅋㅋ‘쌈닭‘은 형식이 참 독특한듯! 초반 적응 안되다가 그녀 나름의 막말?에 많이 웃고, 그렇게 독한 사람도 사랑 앞에서는 그리 나약해 지다니 통쾌하기도 안쓰럽기도 했어요.ㅋ😆

새파랑 2021-03-22 11:18   좋아요 2 | URL
이 책 고를때 미미님의 리뷰(음식관련된 표현? ㅋ) 가 결정적이었어요^^ 완전 공감~!

청아 2021-03-22 11:20   좋아요 2 | URL
아 정말 그때 너무 놀랐어요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3-22 23:55   좋아요 2 | URL
북플에서 긍정영행 뿜뿜 주시는 미미님~👍👍

coolcat329 2021-03-22 11: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러시아 귀족 부인들만 보다가 억척 러시아 촌부들 너무 재미나죠?ㅋ
돔나 플라토노브나! 웃겨요~~

새파랑 2021-03-22 15:44   좋아요 3 | URL
아, 생각해보니 러시아 고전에는 항상 나오는 사교계 이야기가 없었네요 ㅋ 그래서 색다른게 느껴졌나봅니다~!(안나도 없고, 나타샤도 없고~!)

페넬로페 2021-03-22 14: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러시아는 어쩜 그리 작가도 많고 음악가, 심지어 발레까지 잘 하는지 엄청 부러워요^^
셰익스피어의 멕베스와 비교하며 읽으면 더 흥미로울것 같아요**

새파랑 2021-03-22 15:49   좋아요 5 | URL
역시 땅이 넓고 좀 추워야 사람이 열정적인 기질로 바뀌나 봅니다(제 생각~) 셰익스피어 맥베스는 4대비극 책으로 읽어봤는데 너무 오래되서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어요.(그러면 읽을 책이 너무 많아지는데....)

붕붕툐툐 2021-03-22 23: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주말에 저 책을 후딱 읽으셨다는 말이죠? 정말 대단하십니다👍

새파랑 2021-03-23 00:09   좋아요 3 | URL
저 완전 느리게 책읽는데 ㅜㅜ (갑자기 앞부분 다시 읽고 ㅋ) 저 책은 생각보다 페이지가 얼마 안됩니다ㅋ 그래도 칭찬해주서 감사합니다 툐토님^^

scott 2021-03-23 1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화 맥베스 부인 추천 사알 짝 ^ㅎ^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과 떼레사와 함께한 마지막 오후들 중 고민하다가 이책을 먼저 읽기로 선택하고 읽기 시작~!


강건하고 용감한 영혼, 정확한 분별력과 단단한 힘을 가진 젊은이라면 세상 어디에선들, 어떤 사람 속에선들 좋은 평판을 얻고 세상을 호령하지 못하겠는가? - P21

모든 것을 소유하려하거든 무에서 뭔가를 취하려 하지 말지어다.
모든 것이 되려거든 무에서 뭔가가 되려 하지 말지어다. - P38

사랑이라는 것이 가끔은 살을 비비는 동물적 행위일 뿐만 아니라 인생의 어떤 꿈이나 약속 따위를 이루기 위한 고통스러운 시도일 수도 있음을 직감했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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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맥베스 부인, 쌈닭 읽는 중. 러시아 여인이 옆에 있는 기분이 든다.




내가 단순하니까, 모두들 나를 좋아하는 거야. 그리고 내 이 단순하고 선량한 성격 때문에 이 세상에서 수많은, 온갖 불행을 다 경험했지. 많은 모욕을 당했어. 온갖 중상모략도 참아야 했고, 또 심지어는 매토 맞았다네. 그렇지만 결국에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됐지.

(이 세상을 알게 되는 방법..) - P113

정작 죄를 범할 때는 남편에게 물어보지도 않더니, 자기가 행한 더러운 짓에 관해서 침묵하는 것은 죄가 된다고 두려워 하다니. 젊으신 마님,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맞는 말이다. 불필요한 말은 할 필요 없겠지... - P148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 P148

슬픔 때문에 빨개져서 예쁜 건 바다에 사는 게밖에 없어요. 어떤것으로도 당신을 도와줄 수가 없어요.

(멋진 문장이다^^) - P157

나는 돔나 플라토노브나가 이 일을 사업삼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까 그녀는 페테르스부르크식으로 여자가 궁핍에서 벗어나려면 스스로 타락하는 것 외에 어쩔 도리가 없다고, 그것이 거스를 수 없는 법이라고 간주했던 것이다.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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