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지 않기 위하여 - 어느 포로수용소에서의 프루스트 강의
유제프 차프스키 지음, 류재화 옮김 / 밤의책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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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정말로 좋아하는 무엇인가가 있다면, 그 무언가는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한 큰 힘이 될꺼라고 생각한다.

<무너지지 않기 위하여>는 ‘유제프 차프스키‘가 쓴 책으로, 그가 정말 좋아하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관한 헌사라고 할 수 있다.

1939년에서 40년 까지 포로수용소에 수용되어 있던 폴란드 장교들은 ‘무너지지 않기‘위해 스스로 지적 노동을 하여야 했다.  그 이유는 그들을 잠식하는 쇠약과 불안을 극복하고 뇌에 녹이 쓰는 것을 막기 위해서 였다.

당시 폴란드 장교 중 한명이었던 ‘유제브 차프스키‘는 프랑스와 폴란드의 회화 및 프랑스 문학을 강의하기로 했었고, 그가  선택한 주제가 바로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였고, 이 책을 그 강의안을 옮겨놓은 책이다.

포로수용소에 수용되어 있으면서, 아무런 책도 없이 본인의 기억으로만 이러한 강의내용을 쓸 수 있었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다. ‘차프스키‘의 <잃.시.찾>에 대한 존경과 애정이 없었다면 이정도의 글쓰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자신의 기억에 의존해서만 책과 거의 유사한 문장을 썼다는데, 도대체 얼마나 많이 읽었으면, 얼마나 좋아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무너지지 않기 위하여‘ 폴란드 장교들이 취한 행동이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지 않다. 단지 ‘프루스트‘와 <잃시찾>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그가 정말로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애를 썼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좋아하는 것에 집중함으로써 나를 지키려고 하는 ‘차프스키‘의 강의는 이 책을 읽는 사람의 ‘공감‘을 자아낸다.

참고로 이 책은 ‘치프킨‘의 <바덴바덴에서의 여름>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바덴바덴‘이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한 헌시 라면 ‘무너지지 않기 위하여‘는 프루스트에 대한 헌시라고 할까?

책을 읽다보면 ‘차프스키‘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와 <잃시찾>을 비교하는 내용이 몇번 나온다. 프루스트가 톨스토이보다 묘사력이 더 뛰어나다는 뉘앙스로 글이 쓰여져 있는데,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도 묘사가 장난이 아닌데 더 뛰어나다니!  뭔가 읽어본 작품과 비교하니까 이해가 확 왔다.

이 책을 읽고나면, 당장 <잃시찾>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것이다.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어 목숨을 잃을 수 있었던 한 사람을 무너지지 않게 해준 책인데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나도 곧 1권을 읽어야 겠다.
(왠지 많이 어려울 거 같긴 하지만 등대로도 읽었는데 가능하지 않을까?  ㅎㅎ)

나에게도 ‘유제프 차프스키‘ 처럼 내가 힘들고 지쳤을때, 무너지지 않기 위하여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근데 전부 얕은 지식과 미약한 애정만 있고, 정말 좋아하고 잘 알고 있는건 없다는 걸 느꼈다. 이제부터라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걸 찾고 내것으로 만들어야 겠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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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1-05-23 18:0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그 일을 할 수 있는 시간. 그것이야말로 소중하고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것들이자 시간이에요. 주말이 딱 나만을 위한 소중한 시간인데, 벌써 일요일이 저물어가네요. ^^;;

새파랑 2021-05-23 18:18   좋아요 5 | URL
아 그래도 아직 5시간이 남아있습니다 ^^ 남이있는 시간도 사이러스님을 위한 좋은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레이스 2021-05-23 18:1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교부들이나 유대인들은 성경을 암송하고 글자수까지 알고 있었다고 해요.
박해때의 기독교인들이 성경을 암송하고 있던 것도 그들이 그 시기를 견디는데 큰 힘을 주었다고 알고 있어요.
문자로 이루어진 내용을 암송하고 소화시키고 되새기고 묵상하는 행위와 진정한 독서행위를 연결시킨 글을 읽어본 기억이 나네요.
여기에 알러지의 의미까지 나가는 강의도 들었어요.
이 책 리뷰를 볼때마다 자꾸 그 내용이 연상되네요
책은 사놓고 아직 못읽고 있어요
받아보고
이 얇은 책에 그 깊은 의미가 있을까 했습니다^^

새파랑 2021-05-23 18:21   좋아요 4 | URL
종교적으로도 그런 비슷한 전통이 있었군요. 정말 어려움을 극복하는데는 믿음? 같은게 큰 힘이 될거 같아요. 책이 얇은데 각주에 있는 내용이 정말 좋더라구요. 프루스트 책 요약본 읽는 기분도 들고^^ 좋습니다~!!

그레이스 2021-05-23 18:37   좋아요 4 | URL
책먹기라고 해석하더라구요!
그래서 새로운것이 들어가서 소화되면서 알러지를 겪는 현상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더라구요
라깡의 강의 였던것 같아요
이 책과는 상관없는 내용인것 같긴한데, 삶을 바꾸고 지탱하게 하는 지식이 되려면 그렇게 해야한다는 의미에서...^^

청아 2021-05-23 18: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울프를 읽어 내셨으니 프루스트 문제 없다고 믿어요👍👍^^* 새파랑님 인생책중 한 권 되지 않을까 점쳐봅니다ㅋㅋㅋ(10권 한권 읽고 감동받은 사람)

새파랑 2021-05-23 18:42   좋아요 5 | URL
인생책으로 추천해주신다면 당연히 읽어야죠 ^^ <새하얀마음> 읽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권 읽겠습니다. 전 미미님과 반대로 1권부터 시작~! ㅎㅎ

페넬로페 2021-05-23 21: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대한 느낌은 읽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확실히 나뉘어질것 같아요.
새파랑님께서 저와 같이 이 책에 대해 좋은 느낌을 받으셔서 기분 좋습니다^^
좋아하는것에 집중한다는 것에 절대 공감합니다**
잃 사 찾~~
곧 읽으신다고요?
역시~~

새파랑 2021-05-23 22:04   좋아요 5 | URL
이 책 페넬로페님이랑 스콧님 리뷰보고 읽었어요 ㅎㅎ 프루스트를 읽고싶은 생각이 저절로 들더라구요 ^^ 일단 예전에 사놓은 1권 찾았습니다 ~!!

scott 2021-05-24 00:58   좋아요 4 | URL
동감 합니다! 페넬로페님!
이책은 잃시찾 페이지 찾아가며 해석본처럼 읽는 사람도 요기!ㅎㅎ

새파랑님
올해 완독 작가 리스트에
마르셀옹도! ^ㅎ^

새파랑 2021-05-24 06:25   좋아요 2 | URL
^^ 그건 힘들거 같은데 ㅋ 요즘 읽고 싶은 책이 넘쳐 나네요 ~!!

붕붕툐툐 2021-05-24 00: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독서 진도가 쭉쭉 나가시는 거 정말 부럽습니다~ 5월은 단연 새파랑님의 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

scott 2021-05-24 00:59   좋아요 4 | URL
아닙니다 툐툐님
내년에 달인! 서재 달인으로 !

새파랑 2021-05-24 06:28   좋아요 3 | URL
저 이번달은 저번달보다 적게 읽고 있어요 ㅜㅜ 아직 5월이 남았으니 부지런히 읽으려고 합니다 ~!

희선 2021-05-24 01:5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유제프 차프스키는 정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좋아했군요 책도 없이 강의를 하다니... 여러 번 읽고 깊이 읽어서 그러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렇게 많이 좋아하는 책이든 뭐든 있다면 좋을 텐데, 그런 게 하나는 아니고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모르겠네요 예전 사람은 잘 외웠던 것 같아요 책을 좋아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구절을 거의 외우는 사람도 있군요 그런 사람도 책속에서 봤네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서... 이제 새파랑 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만나시겠네요


희선

새파랑 2021-05-24 06:31   좋아요 5 | URL
무언가를 좋아한다는건 정말 엄청난 것 같아요. 일단 가방안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권을 넣었습니다^^ 곧 읽을수 있을거 같아요~!

mini74 2021-05-24 12: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 숨그네의 주인공은 깨끗하고 순수한 손수건 한 장을 가슴에 품고 죽음의 수용소에선 면도를 하던게 생각나요.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가지고 무너지지 않기 ~ 이 책 맘에 드는데요 ㅎㅎ

새파랑 2021-05-24 13:40   좋아요 3 | URL
이책 미니님 하고 잘 맞을거 같아요~!! 얇아서 금방금방 읽을수 있어요^^
 

포로수용소에서 무너지지 않기 쓴 프루스트에 대한 강연. 프루스트에 대한 유제프 차프시키의 애정이 느껴진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될 때면 아무도 사랑하지않게 돼" - P53

대하의 흐름이란 이런 것이 아니라 멈추지 않고 지속되는 흐름 자체를 가르킨다. 프루스트의 독자가 되어 일견 모노톤의 흐름 같은 글 속으로 들어가면, 소설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놀라는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인물들에, 다시 말해 그들의 삶이 한 번도 멈추지 않고 흐르는 것에 놀라게 된다.

(이런글을 보니 정말 프루스트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 ) - P68

당시에는 짧고 압축적인 스타일의 문장이 주류였는데, 그의 문장은 혁명적이라 할 만큼 길고 심지어 어떤 것은 한 페이지 반 동안 이어진다.

(하지만 이런 글을 보면 읽기가 두려워 지기도 한다 ㅎㅎ) - P70

스완은 이 두 감정을 연결한다. 지금 자신은 서로에게 무심한 채로 앉아 있는 사교계 물에 섞여 바이올라 연주를 듣고 있근데, 너무나 행복했던 과거가 너무나 구체적으로 떠올라 가슴이 찢어지는 것같이 고통스럽다. 당장 도망치고 싶을 정도다. 그러나 동시에, 이제는 잃어버린 행복을 영원히 되살리는 순간이기도 하다.

(책에 이런 문장이 있다니 완전 멋있는 문장이다) - P90

"이자는 대저택의 하인이면서 귀족가문의 대표자나 다름없어.  이런 주소지에 사는 자가 갖게 마련인 반사 행동을 보이니까"

(귀족도 왕 앞에선 하인일 뿐이지) - P101

그래서 마지막 권인 <되찾은 시간>은 기쁨의 눈물들로 뒤범벅되어 있으며, 이는 단 한 알의 소중한 진주를 사기 위해 전 재산을 팔아치운 사람이 부르는 승전가다. - P112

"평생 아첨과 찬미를 받던 이 여인은 이제는 누더기처럼 나약한 사람이 되어 연미복과 화장과 장식으로 넘쳐나는 이 맹렬한 세계를 겁에 질러 바라본다. 그리고 나는 처음으로 이 여인에게 호감을 느꼈다" - P115

"베르고트리는 육신은 묻혔다. 그러나 장례식 날 밤이 깊도록 책방의 환한 진열창에, 그 저서가 세 권씩 늘여 놓여 날개를 펼친 천사처럼 밤샘하고 있는 게, 이제 이승에 없는 이를 위한 부활의 상징인 듯 싶었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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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로 열린책들 세계문학 212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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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머릿속에는 무수히 많은 생각이 존재한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그런 생각 중 아주 아주 일부만이 말로 나오게 되는데, 그 말 역시 생각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한다. 오히려 생각과 다른 말을 할때도 대단히 많다.

예를 들어 상급자한테 혼날때도 머리속으로는 온갖 핑계와 욕을 하면서도,  혹은 아무 상관없는 점심 메뉴를 고민하면서도, 혹은 아무생각도 없으면서, 말로는 ‘제가 잘못했습니다‘ 라고 하는 경우를 들수 있겠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을 말이 아닌 글로 쓴다면 오히려 더 많이, 더 깊이, 더 정확히 표현할 수 있다. 상대방을 신경쓰지 않고 오롯이 나만을 위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 글에 진실한 마음이 담긴다면 상대방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서론이 너무 길었는데,  ‘버지니아 울프‘ 의 <등대로>는 그녀의 머리속에 들어있는 아주 많은 생각들을 진심을 담아 써내려간 작품이다. 특히 그녀의 가족과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을 소재로 한 자전적 소설.

이 책의 구성과 내용은 언뜻 보면 간단하다.
스코틀랜드 스카이섬을 배경으로, <창문>, <세월이 가다>, <등대>  등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인 ‘창문‘은 이 책의 핵심인물인 ˝램지 부인˝의 의식의 흐름을 중심으로 그녀의 남편 ˝램지˝와 8명의 자녀, 그리고 초대 손님들의 해변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그린 이야기다. 특별한 사건은 없다. 단지 ‘등대‘를 가보고 싶어하는 그녀와 그녀의 아들 ˝제임스˝, 반면 내일 날씨가 좋지 않을거라고 초를 치는 ˝램지˝의 이야기가 그냐마 의식의 흐름의 중심에 있다.

2부인 ‘세월이 가다‘는 1부와 3부를 잇는 징검다리의 장으로, 10년의 세월동안 행복했던 순간들이 사라지고, 소중한 사람들 중 일부는 소멸하며, 스카이섬의 램지 가족의 별장은 황폐하게 방치된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후 남아있는 가족들과 지인들은 과거를 추억하기 위해  다시 스카이섬으로 모이게 된다.

3부인 ‘등대‘는 ˝램지 부인˝의 죽음 이후를 다룬 이야기로, ˝램지˝와 ˝릴리˝의 의식의 흐름을 중심으르 이야기가 그려진다. ˝램지˝는 자녀인 ˝제임스˝와 ˝캠˝과 함께 배를 타고 등대를 방문하고, 이를 통해 ˝램지 부인˝을 추억하면서, 잘못된 과거를 극복하려고 한다. ˝릴리˝는 1부에서 완성하지 못한 ˝램지 부인˝의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하면서 그녀를 추억하고 그녀의 인생을 이해하게 되고, 결국 그녀의 그림을 완성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해설을 보니 1부의 주인공인 ˝램지 부인˝은 그녀의 어머니를, 3부의 주인공인 ˝램지˝는 그녀의 아버지를, ˝릴리˝는 그녀 자신의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그녀는 과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의 의식의 흐름 기법이 잘 표현되어 있는데, 1부의 주인공 ˝램지 부인˝ 의식의 흐름을 표현한 문장을 보면, 도대체 사람이 저렇게 많은 생각을 하는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한가지 대상이 아닌, 다양한 대상에 대한 쉴새없는 생각은 ‘감정이 풍부하고 예민한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근데 그렇게 많고 복잡한 생각을 했음에도 ˝램지 부인˝의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아주 간단한 말 또는 생각과는 다른 말이 대부분이었다. 그녀가 표현하는 현실의 말 역시 실제 우리가 표현하는 말과 결코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경우는 이 책을 의식의 흐름에 따라 읽다 보니 갑자기 막히는 부분이 있었다. 이는 ˝램지부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물의 생각들도 의식의 흐름에 따라 묘사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앞부분으로 다시 돌아가고, 이건 누구생각인지 햇갈리기도 하고, 이 그림은 도대체 무엇을 그리는 건지 이해가 안되기도 했다. 다 나의 독해력이 부족해서 그런거지만.

근데 읽다보면 ‘버지니아 울프‘가 만들어 놓은 이야기에 빠져들어서 책을 놓을수 없었다. 한번 읽고 이해하긴 힘들었지만, 다시 읽고 싶은 생각을 들게 하는 작품이다.  이래서 명작이라고 하는건가. 쉽게 읽은 책은 쉽게 잊혀지지만, 어렵게 읽은 책은 오래 기억에 남지 않은가.

<등대로>는 꼭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읽어서, 그녀의 의식 흐름을 완벽하게 이해해보고 싶다.

(어제 다 읽었으나 이제야 쓰는 리뷰 ㅜ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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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5-22 22: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울프도 프루스트의 글도 곱씹는 맛이 나는 것 같아요. <등대로>는 아직 사두기만 한 상태지만 믿고보는 울프~^^♡

새파랑 2021-05-22 23:12   좋아요 3 | URL
와~! 꼽씹는 맛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아요. 제가 저런 느낌을 표현하고 싶은데 적절한 문장이 생각나지 않더라구요 ㅜㅜ 이해안된 문장이랑 장면을 다시 읽고 감탄했던 순간이 여러번 입니다. 전 <올랜도> 보다는 이 책이 더 좋더라구요^^

페넬로페 2021-05-22 23: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께서는 책에 대한 리뷰를 너무 잘쓰시는것 같아요^^
어쩜 이렇게 잘 정리해 놓으셨는지~
저는 아직 정리가 안되어 리뷰 못쓰고 있어요 두번이나 읽었는데요^^
한 번더 읽으려고 해요**

새파랑 2021-05-22 23:24   좋아요 3 | URL
이 책이 어떤 이야기인 줄은 알겠는데, 글로 쓰려니 못쓰겠더라구요. 역시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건 정말 함든거 같아요 ㅜㅜ 그래서 버지니아 울프가 대단한 거 같아요. 어떻게 그런 의식을 문장으로 잘 표현할 수가 있는지 ㅎㅎ (저는 리뷰 쓰다가 포기하고 그냥 올린거에요 ㅜㅜ) 그래도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페넬로페 님의 리뷰가 기대됩니다~!!

희선 2021-05-22 23: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의식의 흐름 어려울 것 같아서 버지니아 울프 책은 거의 안 보기도 했는데, 요새 여기에서 여러 분이 보는 거 보니 괜찮은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버지니아 울프가 만든 이야기에 빠져들다니 부럽기도 하네요


희선

새파랑 2021-05-22 23:51   좋아요 3 | URL
저도 북플에서 보고 읽은 거에요 ㅎㅎ 희선님은 책 많이 읽으셔서 저보다는 쉽게 읽으시고, 재미있게 빠져드실거 같아요 ^^

scott 2021-05-23 00: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등대로를 첫번에 읽고 빠져 들었다는건 새파랑님 대단 합니다.
전 올랜도부터 시작했지만 등대로는 돌고 돌아 맨 마지막에 읽었는데 그래도 여전히 읽을때 마다 새로움으로 ㅎㅎㅎ
이미 독서계에 AI라는 걸 인증 하신 것임! ^ㅅ^




새파랑 2021-05-23 01:10   좋아요 2 | URL
빠져들긴 했는데,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는 의문 입니다ㅡㅡ 그래도 AI께서 칭찬해 주시니 너무 기쁘네요 ^^
 

어제 산책만 하고 책을 못읽었다. 오늘 다 읽어야지 꼭~!! 등대로 너무 좋다. 의식을 따라 읽는 중♥♥


대체 무슨 공상을 하는 걸까, 렘지 부인은 아이가 뭔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서 있는 것을 보며 의아해했다.

(렘지 부인의 공상이 가장 심한데? ㅎㅎ) - P76

말들이 우물속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비록 물은 맑지만 너무 심한 굴절을 일으켜서, 말들이 떨어지는 와중에도 일그러지는 것이 보이는 듯 했으니, 아이의 마음 바닥에 어떤 무늬를 만들어 낼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런 멋진 문장을 읽으면 기분이 좋다) - P76

그는 그녀가 그렇게 서글퍼 보이는 것이 싫다는 것이었다. 그저 부질없는 공상에 잠겨 있었노라고, 그녀는 조금 얼굴을 붉히며 부인했다. - P93

램지 부인은 숄을 두르며 뭔가 빠져 있다고 느꼈다. 그들 모두가 몸을 기울여 경청하면서도 ‘제발 내 마음속이 드러나지 않았으면‘하고 있었다.

(나도 저런 생각을 한적이 있었다.) - P127

영국 요리란 그저 양배추를 물에 삶고 고기를 가죽처럼 뻣뻣해질 때까지 굽는 것뿐이었다. 게다가 채소의 맛난 겉껍데기는 다 벗겨버리고....

(영국 요리 디스 ㅎㅎ ) - P136

그대가 없으니 내내 겨울인 듯하였어라,
그대 그림자인 양 내 이것들과 노닐었을 뿐. - P164

자연은 인간이 발전시킨 것을 보완했던가? 자연은 인간이 시작한 일을 완성했던가? 변함없이 만족한 눈길로 자연은 인간의 비참함을 지켜보고 그의 비열함을 눈감아 주고 고통을 묵인했다.

(인간의 운명에 대한 답처럼 느껴졌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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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5-22 17: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국 요리란 그저 양배추를 물에 삶고 고기를 가죽처럼 뻣뻣해질 때까지 굽는 것뿐이었다. 게다가 채소의 맛난 겉껍데기는 다 벗겨버리고]
맞습니다. 영국인들 조리법은 거의 통일성이 있어요 ‘삶기‘
계란 삶고-감자 삶고- 생선도 삶고
맛나는 부위는 전부 버리고!
하지만 스콘은 맛나게 만듦 ^ㅅ^

새파랑 2021-05-22 18:08   좋아요 1 | URL
다 삶는 요리네요 ㅎㅎ 스콘 빼고는 영국요리는 멀리 해야겠네요~!
(먹을 일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ㅎㅎ)
 

김동률 좋아하나요? 

오늘 비오는데 산책하면서 김동률의 라이브 앨범을 듣고 간단히 리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음반 모으는게 취미였는데, Rock, Metal, 인디 음악이 내 취향이었다.

그런 내 취항속에서도 꾸준히 그리고 지금까지 듣고 있는 대중가수는 몇명 없는데, 그 중 나에게 있어 최고는 김동률이다.

초등학교 때 전람회 1집 테이프를 처음 샀던걸 시작으로 그의 팬이 되었고, 오랜 세월동안 꾸준히 음반을 내면서 단 한번도 실망을 주지 않고 언제나 최고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 김동률.

자기만의 음악 스타일과 작곡능력, 특히 시처럼 아름다운 그의 가사는 정말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최근 앨범으로 올수록 음악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지고 성숙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같이 나이 들어가는 동률님이 있기에 너무 행복하다.

이 앨범은 그의 가장 최신 앨범이자 라이브 앨범인 <2019 오래된 노래 콘서트> 이다. 이 콘서트는 세종문화회관에서 했는데 8회 모두 매진이었고, 티켓팅은 전쟁이었다고 한다. 나는 다행히 이 콘서트표를 구매해서 다녀왔는데, 내 인생에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로 남아있다. 그때의 감동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모든 곡이 다 좋지만 이 앨범에서 필청 트랙은 다음과 같다.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
김동률이 작사 작곡하고 이소라 누님에게 드린 곡으로, 창작자인 그가 콘서트에서 직접 불렀다. 이소라 누님 버젼도 좋지만 김동률 버젼도 만만치 않다. 창작자의 감성이 그대로 묻어난다. 너무 멋진 가사는 압권이다.

https://youtu.be/QBznZ9eSWWE

[내 사랑이 사랑이 아니라고는 말하지 말아요
보이지 않는 길을 걸으려 한다고 괜한 헛수고라 생각하진 말아요
내 마음이 헛된 희망이라고는 말하지 말아요
정상이 없는 산을 오르려 한다고 나의 무모함을 비웃지는 말아요
그대 두 손을 놓쳐서 난 길을 잃었죠
허나 멈출 수가 없어요 이게 내 사랑인 걸요
내 사랑이 사랑이 아니라고는 말하지 말아요
그대 없이 나 홀로 하려 한다고 나의 이런 사랑이 사랑이 아니라고 나를 설득하려 말아요]

<잔향>
김동률 팬들이 콘서트에서 직접 듣고 싶었던 노래 1순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콘서트에서 부르지 않았는데, 이번 공연에서 처음 불렀다. 도입부의 피아노 반주가 나올때 관객들의 반응은 장난이 아니었다. 이 노래는 정말 말이 필요없는 명곡이다.

https://youtu.be/QvPeFY6Eg7A

[소리 없는 그대의 노래 귀를 막아도 은은해질 때
남 모르게 삭혀온 눈물 다 게워내고 허기진 맘 채우려 불러보는 그대 이름
향기 없는 그대의 숨결 숨을 막아도 만연해질 때
하루하루 쌓아온 미련 다 덜어내고 휑한 가슴 달래려 헤아리는 그대 얼굴
그 언젠가 해묵은 상처 다 아물어도
검게 그을린 내 맘에 그대의 눈물로 새싹이 푸르게 돋아나 그대의 숨결로 나무를 이루면
그때라도 내 사랑 받아주오 날 안아주오 단 하루라도 살아가게 해주오
사랑하오 얼어붙은 말 이내 메아리로 또 잦아들어 가네]

이 앨범 역시 버릴 곡이 하나도 없다. 그의 팬이 아니면 모르는 곡이 있을 수도 있지만, 사실 대중에게 알려진 곡도 좋지만 안 알려진 좋은 곡이 훨씬 더 많다. 그래서 그런지 콘서트 셋리스트 정하는게 어렵지 않을까란 생각도 든다.

리뷰를 쓰고 검색해 보니 이 앨범은 이미 품절이라는 ㅜㅜ 음원사이트에서 꼭 들어보시면 좋겠다.

(Tip.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김동률 앨범에 있는 노래중 마지막 트랙이 정말 정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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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0 2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20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청아 2021-05-20 22: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콘서트를 다녀오셨었다니 정말X100부럽습니다!!! 아니 왜 오빠는 나한테 말도없이 콘서트를(ㅠㅇㅠ)저는 ‘감사‘랑 ‘아이처럼‘을 무척이나 좋아한답니다🤭ㅋㅋㅋ비도오는데 딱이네요. 추천하신 곡들 들어보러 슝~3

scott 2021-05-20 22:26   좋아요 5 | URL
미미님 나랑 똑 같음 ㅎㅎ

요기에 ‘졸업‘ 추가!! (ᐡ-ܫ•ᐡ)

청아 2021-05-20 22:28   좋아요 5 | URL
앗~♡ 스콧님 저 지금 졸업 듣는중예요! 훗ㅋㅋ😆 언제 만났었는지~

새파랑 2021-05-20 22:38   좋아요 5 | URL
비오는 날 딱 듣기 좋은 노래 같아요 ㅎㅎ 콘서트 한번 더 해주시면 좋겠다는 ^^ 졸업은 정말 추억의 노래죠 ㅋ

붕붕툐툐 2021-05-20 23: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야~ 사진~ 김동률 찐팬 인정! 김동률 완전 좋죵! 보통 여성분들이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편견이군요~ 올려주신 노래 잘 들을게요~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1-05-21 07:16   좋아요 2 | URL
좋은 음악은 남여노소가 없는것 같아요^^ 제가 좀 특이한 것 같기도 합니다 ㅎㅎ

bookholic 2021-05-20 23: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동률의 찐팬은 아니지만, <전람회 2집>과 <졸업>을 닳고 닳도록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새파랑 님 글을 보고 유튜브로 2집을 듣고 있는데, 아.. 감성충만~ 추억소환~

새파랑 2021-05-21 07:17   좋아요 3 | URL
북홀릭님의 추억소환에 도움이 되었다니 기쁘네요^^ 요즘 노래도 좋습니다~!!

페넬로페 2021-05-20 23: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새파랑님,대단, 대박, 짱!!!!
저도 김동룰 노래 좋아해 노래 듣느라 오히려 김동률에 대해서는 잘 몰라요^^
그저 음악과 가사가 좋아서요^^
저는 감사, 오래된 노래, 기억의 습작요**
목소리도 넘 좋아요♡♡♡
새파랑님께서는 어딘가에 빠지면 참 열정적이신것 같아요~~
요즘엔 완전 책에👍👍😍😍

새파랑 2021-05-21 07:20   좋아요 3 | URL
저도 페넬로페님이 좋아하는 노래 너무 좋아합니다~!! 김동률 좋아하신다니 너무 반갑네요 ^^ 요즘은 책인데 어제는 책 거의 못읽어서 슬프네요 ㅜㅜ

바람돌이 2021-05-20 23: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지난 번에 김동률 앨범을 레코드판으로 들으면서 술마신 기억이..... 그 친구네 집에 스피커가 정말 끝내주는데 와우 진짜 좋더라구요. 나는 그런 스피커도 없고 턴테이블도 레코드판도 없으니 내일 비는 시간에 이어폰 끼고 음원으로 들으면서 일해야겠네요. 내일 날씨도 꾸무럭 비올 예정이라 더없이 어울릴듯요. 새파랑님 덕분에 내일은 분기이있는 음악으로 행복할 듯요. ^^

새파랑 2021-05-21 07:22   좋아요 3 | URL
저도 LP가 사고 싶긴 한데 턴테이블은 없어서 ㅎㅎ저도 씨디는 차에서 듣고 음원으로 주로 들어요. 좋은 음악 잘 들으시면 좋겠습니다~!

모나리자 2021-05-21 11: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정말 찐팬이시네요!ㅎ
이 가수 얼굴은 해맑아 보이는데 <잔향>은 고뇌가 느껴지고..목소리도 호소력이! 오늘 아주 잘 어울리는 노래입니다. 아주 좋아요.^^

새파랑 2021-05-21 11:53   좋아요 3 | URL
찐팬 인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으셨다니 다행이네요. 다른 곡들도 좋은게 많습니다^^

그레이스 2021-05-21 12: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래된 노래의 2절 가사 마지막부분은 ...!
저도 좋아해요~
콘서트 영상 보면 여성팬이 대부분이던데...^^
오늘 마냥 들을것 같습니다.
유튜브에서 오래된노래 검색하면 스탠딩에그가 뜨네요
제가 요새 스탠딩에그 노래를 많이 들었더니 ㅎㅎ

새파랑 2021-05-21 13:12   좋아요 3 | URL
저도 5집에 있는 ‘오래된 노래‘ 좋아해요^^ 근데 그 앨범에서는 ‘Melody‘라는 노래를 제일 좋아합니다~! 생각해 보니까 콘서트 이름은 ‘오래된 노래‘인데, ‘오래된 노래‘는 안불렀었네요 ㅋ 영상 찾아 봐야겠어요.~!!

그레이스 2021-05-21 16:20   좋아요 2 | URL
아! 저 동행 좋아해요.
잊고 있었네요
새파랑님 덕분에 김동률 듣고 있었는데 제 플레이 리스트에 동행이 여러 버전으로 있네요
커버곡까지...
노래 선물 감사합니다.
소중한 기억까지...

새파랑 2021-05-21 17:17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의 잊고 있던 기억을 생각나게 해서 기쁘네요~! 동행도 완전 좋죠. 어떻게 그런 작사를 하는지 감탄했다는^^

서니데이 2021-05-21 23: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김동률 음반 많이 모으셨네요. 전람회도 있고, 라이브음반도 있어요.
전에는 음반을 CD로 샀었는데, 요즘엔 스트리밍으로 듣다보니, 잘 모으지 않는데, 사진 보니까 좋네요.
사진 잘 봤습니다.
새파랑님, 기분좋은 금요일과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1-05-22 00: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람회 나왔을 때 노래 들었는데... 나중에 김동률 앨범도 하나 샀는데 뭐였지 했습니다 <토로>였는지 <동행>이었는지 둘 다였는지... 처음에는 듣다가 안 들은 느낌이네요 표 구하기 어려운 콘서트에 가셔서 기뻤겠습니다 그런 건 오래 기억할 것 같습니다 코로나19가 없어져야 또 공연할 텐데...

새파랑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책과 함께 보내시겠네요


희선

새파랑 2021-05-22 08:40   좋아요 1 | URL
그때가 코로나 19 유행 이전이었을 꺼에요. 이젠 기약이 없는. ...언제 풀릴지 모르겠네요 ㅜㅜ 토로랑 동행 다 좋은데 ㅋ 희선님도 책과 함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