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인데 잘읽히고 흥미진진. 다만 밑줄긋기가 쉽지가 않다ㅎㅎ

인생이 우리에게 저질러 놓은 일을 우리가 어쩌겠니. 깨닫기도 전에 일은 이미 저질러져 있고, 우리로선 달리 어떻게 해볼 수가 없단다. 마침내 모든 것이 다 끼어들어 우리와 희망 사이를 갈라놓을 때쯤이면, 진정한 자아는 이미 사라져 버리고 없지 .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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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모자 2021-06-13 0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훌륭한 희곡이죠ㅋ 초반에 아들이 아버지한테 너무 막 대해서 식겁했었던 기억이 나네요ㅋ

새파랑 2021-06-13 09:31   좋아요 2 | URL
어제 책볼시간이 없어서 아직 절반밖에 안읽었는데 잘읽히고 몰입되는거 같아요. 뒷부분이야기 완전 궁금하네요 ^^ 황금모자님 이 훌륭하다고 하시니 더궁금 ~!!
 

타인만이 우리를 구윈한다. 고독이 아편처럼 느껴질지라도.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
위안이 있다. 타인의
음악에서만, 타인의 시에서만.
타인들에게만 구원이 있다.

(타인에 의해서만 구원이 있다...) - P26

고요

거대한 대도시에도 이따금 고요가 깃들어
바람결에 실려 온 지난 해 낙엽이
소멸을 향한 끊임없는 방랑을 지속하며
보도에서 뒹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고요와 낙엽...) - P64



너는 단지 죽었을 뿐이니
우리는 반드시 다시 만나리.
너는 항상 아홉 살일 테니
마지막으로 산에서
널 보았던 그 순간처럼.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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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6-12 2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오늘은 시집이네요.
잘 모르는 시인이지만 제목은 좋은 것 같아요.
즐거운 주말과 좋은 밤 되세요.^^

새파랑 2021-06-12 23:02   좋아요 2 | URL
저도 잘 모르는 시인이라는 ㅎㅎ 다른 책하고 같이 읽고 있어요 ~ 서니데이님 좋은 밤 되세요^^

희선 2021-06-13 0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에 나온 건 가장 위에 쓴 시를 나타내는 거였군요 다른 사람이 만든 게 있어서 거기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겠습니다 음악이나 소설은 위로를 주기도 하지요


희선

새파랑 2021-06-13 16:22   좋아요 1 | URL
시는 잘 모르지만 읽어보고 싶은 분야 같아요^^ 위로가 되더라구요 ㅋ
 

작가의 감정이 잘 느껴진다. 무해한 사랑이 느껴진다. 이러한 글을 쓰는 작가는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 걸까? 궁금하다.
(다 읽음) 와 이 책 너무 좋다ㅜㅜ






어린시절은 다른 밀도의 시간 같다고 윤희는 생각했다. 같은 십 년 이라고 해도 열 살이 되기까지의 시간은 그 이후 지나게 되는 시간과는 다른 몸을 가졌다고. 어린 시절에 함께 살고 사랑을 나눈 사람과는 그 이후 아무리 오랜 시간을 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끝끝내 이어져 있기 마련이었다. 현실적으로 서로 아무 관계 없는 사람들로 살아간다고 할지라도.

(어렸을때 만났던 사람들의 의미) - P97

어른이 된 이후의 삶이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것들을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하는 일이었으니까. 윤희야, 온 마음으로 기뻐하며 그것을 기다린 자신을 반갑게 맞아주고 사랑해주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어른이 되어서는 기다려도 기다리는건 오지 않는다.) - P99

그때 나는 공무와 포옹하고 싶었다. 만약 내 옆에 모래가 있었더도 나는 똑같은 충동을 느꼈을 것이다. 그애를 껴안아 책의 귀퉁이를 접듯이 시간의 한 부분을 접고 싶었다. 언젠가 다시 펴볼 수 있도록, 기억할 수 있도록.

(언젠가 다시 펴볼수 있는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 P158

나에게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되었을까. 나를 세상과 연결시켜준다는, 나를 세상에 매달려 있게 해준다는 안심을 준 사람이. 그러나 모래에게도 내가 그런 사람이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 P163

사람이란 신기하지. 서로를 쓰다듬을 수 있는 손과 키스할 수 있는 입술이 있는데도, 그 손으로 상대를 때리고 그 입술로 가슴을 무너뜨리는 말을 주고받아. 난 인간이라면 모든 걸 다 겨낼 수 있다고 말하는 어른이 되지 않을거야. - P179

나는 무정하고 차갑고 방어적인 방법으로 모래를 사랑했고, 운이 좋게도 내 모습 그대로 사랑받았다. 사랑만큼 불공평한 감정은 없는 것 같다고 나는 종종 생각한다. 아무리 둘이 서로를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더 사랑하는 사람과 덜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누군가가 비참해서도, 누군가가 비열해서도 아니라 사랑의 모양이 그래서. - P182

겪어보지 못한 일을 상상할 수 없는 무능력으로, 그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삶에 기대어 삼촌의 불행을 어림짐작했다. - P222

한 방향으로만 진행되는 마술. 그건 무에서 유로, 유에서 무로는 가지만 다시 무에서 유로는 가지 않는 분명한 법칙을 따랐다. 그 룰을 알고 있는 이상 꽃이 필 때 웃고 비둘기가 손등에 앉아 있을 때 감탄할 일이었다. - P223

그러나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았다면. 사실 사라졌다는 것이 너무도 교묘한 트릭이라면 어떨까. - P224

마음이라는게 그렇게 쉽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막으면 막아지고 닫으면 닫히는 것이 마음이라면, 그러면 인간은 얼마나 가벼워질까.

(너무너무너무 멋지고 와닿는 문장이다ㅜㅜ) - P225

(사람과의 만남이) 이 정도로 간편하게 정리할 수 있는 일이었다면 대체 왜 우리는 그렇게 수없이 만나고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한 거지.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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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1-06-12 03: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ㅠㅠㅠ 떠낸 문장만 읽어도 또 좋으네요ㅠㅠ 최은영 돌아와…

새파랑 2021-06-12 07:49   좋아요 2 | URL
공쟝쟝님의 1픽 작가님의 이책 너무 정말 좋네요^^ 왜 이제 읽었는지 안타까웠어요 ㅜㅜ

페크pek0501 2021-06-12 15: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25쪽의 글. 저도 너무 와닿습니다.
제 식으로 문장을 바꿔 쓰면 - 사랑하기로 마음먹으면 사랑하게 되고, 잊기로 마음먹으면 잊게 되는 게 마음이라면 인간은 지금보다 합리적인 인간이 되리라.

새파랑 2021-06-12 16:46   좋아요 2 | URL
비슷한 부분에 공감이 되니 반갑네요. 마음이라는게 항상 생각대로 되는게 아니어서 가끔은 슬프지만 그래서 감정을 풍부하게 해주는거 같아요^^

scott 2021-06-12 1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은영 작가님은 자신의 작품과 크게 다르지 않는 모습이라서 더더욱 호감!!


새파랑 2021-06-12 16:56   좋아요 1 | URL
스콧님이 호감이라니 전 극호~!! 오늘부터 팬시작 해야겠어요^^ 리뷰 써야되는데 ㅎㅎ

희선 2021-06-13 0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해 소설집이 나온다는 말을 본 것 같기도 한데, 아직 소식은 없네요 몇해 전에 《쇼코의 미소》 보고 좋게 생각했습니다 이 책도 만났습니다 다른 한국 소설은 좀 어렵기도 한데, 최은영 소설은 어쩐지 슬픕니다 슬픈데 보는... 그러고 보니 한동안 소설을 못 썼다는 말 본 것 같네요 어디에서 그 말 봤는지...


희선

새파랑 2021-06-13 16:24   좋아요 1 | URL
저도 <쇼코의 미소> 보고 이 책 읽었는데, 이책이 저는 40퍼센트 만큼 더 좋네요. 신작나오면 바로 달려가야겠어요 ^^
 

장편인 줄 알았는데, <쇼코의 미소> 처럼 단편 모음이었다. 그래도 좋은 거 같다. 책 띠지에 있는 문장 너무 좋다.

브로콜리 너마저의 음악을 들으면서 읽는 책읽기~!

그렇게 말하며 웃는 수이의 얼굴에 두려움이 비친 것 같다고 이경은 생각했다. 수이는 무엇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자신의 장래일까, 돈일까, 나와의 관계일까, 그 모든 것일가.

수이는 늘 미래에 관해서만 이야기해왔다. 마치 자기는 과거나 현재와 무관한 사람이라는 듯이.

(그 모든 것일까??) - P25

말도 안되는 용서를 비는 수이를 보며 이경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너에겐 아무 잘못이 없어. 넌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 아니야, 라는 말조차 수이에게 상처를 입힐 것 같아서였다.

(넌 날 아프게 하는 사람이 아니야. 라는 말이 떠올랐다.) - P49

왜 우리는 그렇게 오래 강물을 바라보고 있어야 했을까, 서로 가까이 서지도 못한 채로.

(너무 완벽한 마무리다. 아련해진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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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은 상대적으로 잘 읽히고 재미있었다. 점점 성장해가는 마르셀의 이야기와 그가 경험한 세상은 흥미롭다.

그러므로 내가 바랄 수 있는 최선의 일은 - 파리를 떠나기 전에는 그녀를 다시 보지 못할 테니까 - 그녀의 선한 마음씨 덕분에 불안과 슬픔이 섞인 추억 대신 전적으로 감미로운 인상을 가지고 무한히 그렇게 그대로 지속되는 인상을 가지고 발베크로 떠나는 것이었다. - P460

착한 남자와 나쁜 여자의 말다툼에서 한쪽이 전적으로 옳은 경우에도, 지극히 사소한 점이 악녀에게 적어도 한가지 점에서는 표면상 잘못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마련이다. 또 악녀는 착한 남자가 그녀와의 이별에 의기소침해서는 조금라도 그녀를 필요로 하면 다른 모든 것은 무시하는 법이므로, 남자는 자신의 나약함으로 스스로를 자책하고 그녀가 퍼부었던 그 터무니없는 비난을 떠올리면서 그것이 어느 정도는 근거가 있는 게 아닌지 묻게 된다.

(일방적인 사랑에 있어서,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결국 상처를 입게 된다.) - P463

우리는 병에 걸려서야 비로소, 우리가 혼자 사는게 아니라 다른 세계의 존재에 묶여 있으며, 어떤 심연이 우리를 그 존재로부터 갈라놓아 그 존재는 우리를 알지 못하고, 우리도 그 존재에게 자신을 이해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이 존재가 바로 우리 몸이다.

(아파봐야 나에 대해서 알 수 있다.) - P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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