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시아 여정 읽기 끝나고 밑줄그은 문장 정리중. 여정이라는 게 꼭 누군가를 만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어떻게 보면 인생도 하나의 여정이다.














그는 주소를 보내주겠다고, 도착하면 제일 먼저 그리하겠다고 말했다. 잠시 후 그는 자리를 떴고 홀로 남겨진 그녀는 마치 위장의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간 긋 허한,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바보같은 펠리시아...왜 그걸 모르는 걸까? 원하지 않는 다는 걸.) - P65

"여기 잔디 깎는 기계 만드는 곳은 없나요?"

"요즘 잔디깍이 만드는 데가 있나?"

(왠지 쎄하다......) - P65

기억의 뒤안길은 늘 그곳에, 늘 그늘진 채로 완전히 어둠에 파묻혀 있고, 그러다 무언가가 그곳에 불을 밝힌다.

(기억이란 늘 그렇게 갑자기 떠오른다.) - P69

"잘못된 건 하나도 없어" 그가 속삭였고,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할 때 거기에 잘못된 건 하나도 없다고 또 덧붙였다. 하지만 그 편지를 쓰던 날 밤 그녀는 어쩌며, 결국은, 잘못된 게 있었던 것 같다고 느꼈다. 고해성사에서 털어놓아야 하는 전통적인 죄, 탐욕의죄, 참을성의 부족의 죄. 게다가 그의 사랑이 그녀에게 가져다준 행복이 어째서 받아 마땅한 것이라고, 아무 대가 없이 받아도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걸까?

(더 많이 사랑한 사람은 이렇게 약해지게 된다.) - P73

"바쁜 세상이니 죽고 난 뒤의 미래를 생각할 기회가 늘 있는 건 아니랍니다." - P124

"해야 할 일이라는 게 뭐죠, 아가씨? 하느님 아버지의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는 게 도대체 뭐에요?"

"사람을 찾고 있어요"

(사람을 찾는게 가장 중요하다.) - P134

힐디치 쓰는 또한 자신이 오랜 여정을 거쳐 지금의 목적지에 도달한 것이며, 이전의 모든 행동은 자신을 이곳까지 이끈 행동에 담긴 당당함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생각한다.

(무서운 힐디치. 공포영화 같다.) - P192

"실수는 지우는 게 맞아. 이 일은 말하자면 그런 거야, 펠라시아." - P204

종국에는 그들 모두의 눈에 담겨 있었다. 그들은 친구였고 그는 그들에게 잘해주었다.그런데 눈 속에는 다른 사람이 있었다.

(힐디치의 잔인한 행동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었다.) - P229

그녀는 이제 예전의 자신이 아님을 안다. 가을날 결혼식 신부 들러리도 아니고 자동차 뒷좌석에서 담요를 뒤집어썼던 아이도 아니다. 한때 그녀의 것이던 순수함은 시간이 흐르며 이제 어리석음이 되었지만 여전히 그녀에게 남아 있고, 상실을 경험한 예전의 그녀는 지금의 자신으로 이끈 사람이기에 소중하다.

(그래도 결국 나에게는 나밖에 없다. 그래서 소중히 해야 한다.)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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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07-08 0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다 보신 거지요 사는 것도 여정이다, 맞는 말씀입니다 천상병 시인은 이 세상에 소풍 왔다고 하기도 했지요 그것도 괜찮은 말인 것 같습니다 소풍은 즐거운 거기도 하잖아요 즐겁게 살면 좋을 텐데... 펠리시아는 힘든 일을 많이 겪었을지...


희선

새파랑 2021-07-08 08:11   좋아요 2 | URL
어제 다읽고 리뷰를 쓸까하고 잠시 누워 생각하다가 자버렸어요 ㅎㅎ그래도 주인공이 마지막에는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다행이었어요 ^^
 

그동안 아끼고 아껴온 펠리시아의 여정 읽기 시작. 어떠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

출발시간이 한참 남았는데 기차가 들어온다. 펠리시아는 그 기차가 맞는지 확인하고, 여정이 시작되자 다시 잠든다.

(펠리시아의 여정 시작. 독서의 시작.) - P14

퉁퉁한 풍채에서는 그가 오래사는 일에 무관심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고, 미소 짓는 모습에서는 외향적인 인생관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홀로 있을 때면 힐디치씨는 종종 그의 내면 깊이 존재하는 다른, 더 어두운 면에 가닿곤 한다. 더는 미소가 필요치 않을 때 그는 우울한 사람이 된다.

(사람을 겉으로만 봐서는 알 수 없다.) - P19

바로 그때였다. 조니 라이서트가 인도 위로 지나간 것은. 바로 그때, 그는 걸음을 멈추고 구경하다 신부 들러리 드레스를 입은 그녀를 보았다. 살아있는 한, 이 순간은 결코 힘을 잃지 않으리라.

나중에 펠리시아는 생각했다. 바로 그 때 알았다고. 그것이 사랑의 시작임을.

(첫인상, 사랑의 시작)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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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06 17: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펠리시아 여정 독후감 대회 도전!ᖰʕ•ᴥ•ʔᖳ

새파랑 2021-07-06 17:20   좋아요 2 | URL
저의 리뷰는 감상문 수준이어서 ㅜㅜ 참가상 같은 건 없나요? ^^ 오늘 완독하고 싶은데 비가와서 가능하려나 모르겠습니다 😐

scott 2021-07-06 21:29   좋아요 2 | URL
리뷰를 쓰시면 자동 응모!

7월 31일까지만 쓰시면 완료!(๑→ܫ←)



2021-07-07 05: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08 0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08 0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1-07-07 1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344쪽이라 독후감 포기...
244쪽이면 할 수 있는데 말이죠.
응모하는 분들을 위해 파이팅!!!

새파랑 2021-07-07 13:15   좋아요 2 | URL
이책 재미있는데 페크님도 한번 응모해보세요 ^^ 전 이제 절반 읽었네요 ㅎㅎ
 
맨 끝줄 소년
후안 마요르가 지음, 김재선 옮김 / 지만지드라마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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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희곡읽기는 <맨 끝줄 소년>이다. 이 책은 북플에서 최근에 리뷰가 많이 올라왔고, 평들도 좋아서 빨리 읽어보고 싶었다. 핑크색 표지와 사악한 가격이 좀 그렇긴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읽을 가치는 충분했다.

맨 끝줄 소녀(?)인 미미님이 이 책의 리뷰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문장은 다음과 같다.

"당신도 맨 끝줄에 앉아봤어"

"가장 좋은 자리야. 아무도 거기는 못보는데 거기서는 모두를 보지"


맨 뒷줄에 앉아있는 "클라우디오"는 다른 학생들과 달리 뛰어난 통찰력과 날카로운 시각으로 작문을 하여 그의 문학 선생님인 "헤르만"을 놀라게 하는데, 자신이 경험한 것을 글로 쓴다고 말하는 "클라우디오는"는 작문 내용을 확장하기 위해 점점 더 과감한 행동을 하게 되고, 나중에는 오히려 문학 선생님인 "헤르만"을 농락(?) 하기까지 한다.

책을 다 읽고나서 보니 어쩌면 처음부터 "클라우디오"의 글쓰기 목적은 "헤르만" 선생님을 골탕먹이기 위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클라우디오"가 쓴 작문의 주요 내용인 "라파"의 집에서 경험한 것들은 어쩌면 "헤르만"이 지어낸 허구일지도?? 이 부분은 읽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맨 끝줄 소년>의 전반적인 구성은 구체적인 설명, 대화의 구분, 장면의 구분이 없기 때문에 다소 모호해 보이는 부분이 많다. 또한 이게 작문속의 상황인지, 실제 상황인지도 다소 햇갈린다. 그런데 이러한 설정은 작가가 의도한 것으로, 독자가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둔 것이라 여겨진다.

[독자를 믿어, 독자가 채울 거야. 등장인물의 기분상태를 네가 묘사하려고 하지 마, 등장인물의 행동들을 가지고 우리, 독자들이 파악해야 해.] 59페이지


아무도 나를 보지는 못하지만, 나는 모두를 보는 자리인 맨 끝줄은 어떻해 보면 집단과 거리를 두고싶어하는 사람이 앉는 자리이고, 몰래 다른 행동을 하기 위한 자리이기도 하다.

나도 항상 뒷자리 창가쪽에 앉으려고 했던 것 같다. 세미나 같은 걸 할때도 그렇고,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도 마찬가지로 뒷자리 창가에 앉는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무언가를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걸 좋아해서 그랬던 것 같다. 학교 다닐때는 몰래 책도 보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관망할 수 있는 자리는 매력적인 자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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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05 21:0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댓글은 맨앞줄! 👆

새파랑 2021-07-05 21:14   좋아요 5 | URL
😄 생각보다 책을 금방 읽었어요~!

초딩 2021-07-05 23:30   좋아요 4 | URL
와우 ㅎㅎㅎ 좋네요 ~

초딩 2021-07-05 23:31   좋아요 4 | URL
댓글의 댓글은 다시 맨 끝줄!!!

청아 2021-07-05 21:27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오 2등 ✌ 엄청 빨리 읽으셨네요?! 새파랑님 말씀처럼 읽는 사람에 따라, 읽을 때마다. 다른게 보이고 감상도 달라질것 같은 작품이었어요. 작가처럼 전지전능을 꿈꾸는 맨끝자리ㅋㅋㅋㅋ

새파랑 2021-07-05 21:49   좋아요 5 | URL
아 희곡을 하나 더 읽어야하나 이 책을 한번 더 읽어봐야 하나 다른 책을 읽어야하나 고민중입니다 ㅎㅎ 맨 끝줄 미미님의 추천 작품은 언제나 좋네요 👍

붕붕툐툐 2021-07-05 21:26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3등!!ㅋㅋ 읽으셨군요~ 저야 말로 이 책의 맨 끝줄 독자 될 듯!ㅋㅋ

새파랑 2021-07-05 21:50   좋아요 5 | URL
희곡 마니아인 툐툐님이 좋아하실 만한 작품인거 같아요~!! 맨 끝줄은 좋은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

행복한책읽기 2021-07-05 21:5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ㅎㅎ 지두 맨끝줄 소녀였어요. 고딩때까지만 해도 눈 밝은 소녀라 친구들에게 자리 양보한다고 끝에 앉았는데. 히야~~~진짜 저 문장처럼 아무도 못봐 도시락 엄청 까먹었답니다. 요 희곡도 찜!!^^ 새파랑님 바지런 넘 닮고 싶음요.

새파랑 2021-07-05 22:14   좋아요 4 | URL
도시락 까먹는건 좀 어려워보이는데요? ㅎㅎ 저도 시력이 좋아서 뒤에 앉아도 잘보이더라구요~!! 시간날 때 몰아서 책읽어서 그렇지 바지런 하지는 않습니다~!!

mini74 2021-07-05 22: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과거 단체로 사냥다닐 때, 살아남을 확률이 높은 자리를 산호하는 습관이 남아서 대부분이 구석이나 눈에 안 띄는 곳을 좋아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요. 커피숍 가면 자리가 넘쳐나도 어디 구석탱이에 앉는 이들이 많은 것처럼요. 이 클라우디오도 살아남기 위해서 ? ㅎㅎㅎ 저는 중간에 클라우디오가 혹시 헤르만의 어린시절이 아닐까란 생각도 잠시했어요 ㅎㅎ

새파랑 2021-07-05 22:23   좋아요 5 | URL
아하 살아님기 위한 습관이군요. DNA처럼 남아있는~! 어쩐지 저도 카페가면 무조건 외진곳에 앉는데 ㅋ
아 어린시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저는 해보지 않았는데 깜놀할만한 시각인거 같아요~!!

초딩 2021-07-05 23: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맨 끝줄에 앉았는데
모두의 고개가 좌우로 움직이는 걸 봤어요
동조해서
교수님은 몰랐어요
우리가 카트라이더를 다 함께 하는 걸
모두다
전 맨 끝줄에서 알았죠. 전체를 보니 ㅎㅎㅎ

새파랑 2021-07-05 23:42   좋아요 5 | URL
카트라이더 ㅎㅎ 맨 끝에서 관찰하는 재미를 잘 느끼셨군요~!! 이 작품에도 언급되는데 책 제목은 중요한거 같아요😄

희선 2021-07-07 0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맨 뒤에 앉은 아이가 자기는 거기에 앉아서 다른 사람이 다 보인다고 말한 게 생각나기도 합니다 어딘가에 나온 말... 앞에 있으면 앞밖에 안 보이겠습니다 뒤에 있어야 이것저것 보고 가끔 다른 짓도 할 텐데... ‘독자를 믿어 독자가 채울 거야’는 실제 이 책을 보는 사람한테 하는 말 같기도 하네요 채워 보라는 듯... 저는 그런 거 잘 못하는데...


희선

새파랑 2021-07-07 05:47   좋아요 2 | URL
정말 뒤에 있어야 다른사람이 보이는거 같아요. 앞만보면 주위를 볼 수가 없죠. 희선님의 독서량을 보면 어떤 책ㅇ든 잔 채울수 있을거 같아요 ^^
 

주 1회 희곡읽기, 이번 주 작품은 <맨 끝줄 소년>.
표지가 핑크여서 좀 부담스럽긴 하다 ㅎㅎ






피부색이 거무스름한 어떤 여자가 문을 열어 주었다. 열다섯일 때나 쉰살일 때나 똑같아 보이는 얼굴이었다.

(그런 얼굴은 어떤 얼굴일까?) - P18

당신도 맨 끝줄에 앉아 봤어?

가장 좋은 자리야. 아무도 거기는 못보는데 거기서는 모두를 보지

(나도 항상 끝자리에 앉으려고 했던 것 같다. 특히 버스~!!) - P21

수학은 중요해. 철학도 마찬가지고. 수학이든 철학이든 비록 위대한 질문에 답은 못하지만 말이야.

위대한 질문요?

톨스토이냐, 아니면 도스토예프스키냐? 그게 위대한 질문이지. 모든 질문들을 요약하는.

(톨스토이냐 도스토예프스키냐 항상 고민되는 질문이다) - P37

독자를 믿어, 독자가 채울 거야. 등장인물의 기분상태를 네가 묘사하려고 하지 마, 등장인물의 행동들을 가지고 우리, 독자들이 파악해야 해.

(그런 작품도 있고, 아닌 작품고 있고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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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의 꿈 열린책들 세계문학 123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박종소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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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정말로 꿈을 꾸었는지도 모르겠군요˝

<아저씨의 꿈>은 도선생님의 중기 작품시기에 쓰여진 첫 작품이다. 시베리아 유형을 가기 전까지 쓰여진 작품인 <가난한 사람들> 부터 <네또츠까 네즈바노바>까지가 그의 전기 작품이고, <지하로부터 수기> 부터 <카라마죠프가의 형제들> 까지가 후기 작품이라 할 수 있는데, 도선생님의 중기 작품들은 전기와 후기작품에 비해 명성이 높지는 않지만 도선생님 후기에 주로 쓰여진 명작들의 탄생에 중간단계의 역할을 했다고 보여지고, 전기의 감성적인 측면과 후기의 심리적인 측면의 중간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나의 경우는 전기와 후기의 작품들을 대부분 읽었고, 이제 중기 작품 위주로 남았는데, 중기의 첫 작품인 <아저씨의 꿈>이 너무 훌륭해서 앞으로 남은 중기 작품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남은작품  : <스쩨빤치꼬보 마을 사람들>, <상처 받은 사람들>, <악어 외>, <영원한 남편>, <미성년>



이 작품은 돈많은 노공작인 K공작의 직위와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어머니인 ˝마리아 알렉산드로브나˝가 자신의 딸인 ˝지나˝를 노공작과 결혼시키려고 하는 해프닝을 그린 풍자 소설이다.

노공작인 K 공작은 우연한 계기로 ˝모조글랴코프˝라는 젊은 청년(노공작의 먼 친척임) 과 함께 ˝마리아 알렉산드로브나˝(이하 어머니) 집에 방문하게 된다. 참고로 ˝모조글랴코프˝는 ˝지나˝에게 끊임없이 구혼을 하고 있으나, ˝지나˝는 이를 단호하게 거절하지는 않는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고, 기억이 오락가락한 노공작은 가발, 콧수염, 코르셋 등 젊어보이기 위한 치장에 엄청나게 공을 들였으며, 여전히 젊고 예쁜 아가씨들에 눈독을 들인다.

[그분은 반은 죽은 사람이란 말입니다. 그분은 인간의 기념물에 지나지 않고, 다만 땅에 묻히는 것을 잊어버렸을 뿐이에요!] 35페이지

(땅에 묻히는 것을 잊어버렸다니...이런 재미있는 표현은 도선생님이 최고인것 같다.)

이러한 점을 노린 ˝어머니˝는 젊고 아름다운 그녀의 딸 ˝지나˝를 노공작에게 결혼시키려는 계획을 세운다. 왜냐하면 노공작은 곧 죽을 것이기 때문에 ˝지나˝가 노공작과 결혼하면 얼마 후에는 노공작의 직위인 공작부인과 엄청난 재산을 딸이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나˝는 어머니의 생각에 반대하고, 오히려 폐병으로 병석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가난한 가정교사에 대한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

[그럼 간단하게 말하면, 공작님과 결혼해서 그분의 재산을 받아먹은 뒤에 죽기를 기다려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결혼하라는 거로군요. 이제야 어머니의 그 교활한 속셈을 드러냈군요~!]  79페이지


결국 끈질긴 어머니의 설득에 ˝지나˝는 결혼 계획을 승낙하게 되고, 어머니는 정신이 오락가락한 노공작에게 계속 술을 먹여서 정신을 없게 한 다음에, 노공작이 자신의 딸인 ˝지나˝에게 청혼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을 엿듣고 상황을 파악한 ˝모즈글랴꼬프˝는 이러한 사실에 분개하여 노공작을 찾아가 모녀의 음모를 알리고, 이를 빠져나가기 위한 방법으로 노공작의 청혼은 실제 일어난 일이 아닌 꿈속에서 있었던 일이었다고 해명하게 함으로써 이러한 결혼 계획을 우스꽝스러운 일로 만들어 버린다.

[그건 내게 있어서도 큰 영광이니까 말이오. 그러나 아까 그것은 꿈이었던 게 틀림없어. 분명히 꿈이었소. 하지만 뭐 나라고 꿈을 꾸지 말라는 법이 있나? 그런 걸 가지고 걱정할 필요야 있겠어요?] 225페이지

어머니는 어떻게든 노공작의 청혼은 꿈이 아닌 실제 청혼이었다고 노공작을 설득하려 하지만 이는 실패하고, 결국 화가 폭발한 어머니는 노인을 심하게 모욕하며 해프닝은 웃프게 끝난다. 또한 이에 충격을 받은 노공작은 얼마 후 죽게 된다.

이러한 해프닝이 끝난 후 ˝지나˝가 사랑한 가정교사의 죽음이 임박하게 되고, ˝지나˝는 그의 임종을 지켜보면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확인하게 된다.

[모든 것은 결국 죽어야 하는 거야. 지노치까. 모든 것. 심지어 추억까지도 죽지 않을 수 없거든! 그리고 우리의 고상한 감정도 언젠가는 죽게 마련이지. 그리고 그 대신에 분별이라고 하는 것이 들어앉게 되지. 그렇다고 불평할 필요는 없어. 지나, 생활을 즐기고, 오래 살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야 해. 사랑할 수만 있다면 어떤 다른 사랑의 대상을 찾아야지. 죽은 사람을 언제까지나 사랑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겠어! 다만 가끔이라도 좋으니 내 생각을 해줘. 그러나 언짢은 것은 잊어버리고 내가 나쁜 일을 했다면 용서를 빌겠어. 지노치까, 우리의 사랑에도 즐거웠던 기억은 없지 않을 거야.] 242페이지

마지막 이야기가 더 있지만 스포 때문에 줄거리는 여기까지...



꿈이라는 단어는 크게 두가지 의미로 쓰인다.
하나는, 현재는 아니지만 언젠가는 이루고 싶은 목표를 나타내는 긍정적인 꿈이며,
또하나는 현실의 상황을 부정하기 위해 현재를 지우려고 하는 부정적인 꿈이다.

누군가가 현실의 어떤것을 부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꿈은 또다른 누군가 에게는 이루고 싶은 꿈일수도 있다. 당신에게 꿈은 어떤 의미 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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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05 16: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등 댓글 찜!

scott 2021-07-05 16:56   좋아요 4 | URL
남은작품 : <스쩨빤치꼬보 마을 사람들>, <상처 받은 사람들>, <악어 외>, <영원한 남편>, <미성년>까지 완독 하시면
열*책들은 새파랑님에게
완독 추카 도선생 전용 책꽂이를 선물로 줘야 합니다!(200주년 기념으로 ㅎㅎ)


연말에 새파랑님
주요 작가들 작품들의 1등 마니아로 등극!
하실것 같습니다. ୧ʕ•̀ᴥ•́ʔ୨

새파랑 2021-07-05 17:35   좋아요 4 | URL
정말 그랬으면 좋겠네요 😄 200주년 이벤트 안하나요 ㅋ 도선생님 끝나면 이젠 골고루 읽겠습니다 ~!!

독서괭 2021-07-05 13: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도스토예프스키라고는 <죄와 벌>밖에 못 읽어봤는데..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새파랑 2021-07-05 13:38   좋아요 5 | URL
도선생님의 최고의 작품은 <죄와벌>하고 <카라마죠프> 일텐데, 다른 작품들 중에도 좋은 작품이 많더라구요 👍 이 작품은 유명하지는 않은거 같은데 읽다보면 완전 빠져듭니다. 문장들이 너무 유쾌해요 😄

청아 2021-07-05 14:0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오~풍자니까 바로 찜!! 이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도선생님 작품 재조명까지 해내신 새파랑님ㅋㅋ
남은 책들도 응원합니당😊

새파랑 2021-07-05 14:12   좋아요 6 | URL
이 작품 완전 재미있어요. 읽으시다가 갑자기 웃음 터질수도 있어요 😄 다음달까지 전 작품 완독을 목표로~!!

mini74 2021-07-05 14:5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다음달까지 전 작품 완독이라니! 새파랑님은 다 계획이 있으시구나 ㅎㅎ 진짜 대가의 유명작품만 읽는게 아니라 숨겨진 작품도 소개하는게 찐사랑! 아닐까요. 새파랑, 도선생님과 예쁜 사랑하세요 응원합니다 ㅎㅎㅎ *^^*

새파랑 2021-07-05 15:14   좋아요 6 | URL
도선생님 사랑...이 아니고 존경합니다^^ 특정 작가의 작품을 완독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요 😄😄

붕붕툐툐 2021-07-05 21:34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아~ 미니님, 새파랑님과 도선생님을 연결해주는.. 좋은 사람~ㅋㅋㅋㅋㅋㅋ

레삭매냐 2021-07-05 15: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도끼 샘 책 중에 이런 책이 다
있었나요?

도끼 샘 탄생 200주기로 기념
으루다가 뭔가 하나라도 닐거야
하는데 잘 안되네요...

새파랑 2021-07-05 15:16   좋아요 4 | URL
이 책은 정말 안유명한 책인거 같아요 ㅎㅎ 레삭매냐님은 대부분 읽으셨겠지만 안유명한 것중 <죽음의 집의 기록> 이나 <노름꾼> 추천드려요 👍

페넬로페 2021-07-05 19: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도선생님이 풍자는 어떤 식으로 했는지 궁금한데요~~
매번 진지한 글을 쓰시니 좀 색다를 것 같아요. 역시나 찜 합니다^^
이제 <도스토옙스키>라는 산의 정상에 오르기 직전이시네요
도선생님이야말로 책세계의 에베레스트 아니겠습니까? 그곳에 깃발 꽂고 크게 웃음 지을 새파랑님이 보입니다
유야호👍👍👍

새파랑 2021-07-05 19:51   좋아요 6 | URL
ㅋ 원래 희극 희곡으로 쓰려다가 소설로 바꿨다고 본거 같아요. 도선생님 작품중 가독성은 이책이 제일인거 같아요 ^^ 정말 얼마안남은거 같아요ㅋ 항상 응원 감사드립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7-05 21:2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지는 순간 원빈의 꿈인 줄 알았어요^^;;; 새파랑님 도선생 작품 완독하는 날 다 축하파뤼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ㅋ

새파랑 2021-07-05 21:41   좋아요 4 | URL
이 책에 나오는 아저씨는 원빈을 상상하고 읽으면 안됩니다 ㅎㅎ땅에 묻히는 것을 잊어버린 아저씨 입니다 😐
축하파뤼가 기대하겠습니다 ^^

붕붕툐툐 2021-07-05 21:3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꾸준히 읽으시는 새파랑님 진짜 대단, 존경~👏👏👏👏
초, 중, 후기를 나누시는 이 디데일함~ 멋지십니다!!^^

새파랑 2021-07-05 21:42   좋아요 5 | URL
제가 나눈건 아니고 어디선가 본거 비슷하게 옮긴거에요 ^^ 소처럼 읽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