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도 재미있다. <벨 아미>가 떠올랐다. 역시 프랑스~!! 과연 뒤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궁금하다.






"이 게으름뱅이 놈아! 톱은 지켜보지 않고 밤낮없이 못된 책이나 읽고 자빠졌느냐? 책은 저녁에 신부 집에 가서얼쩡거릴 때나 읽어라, 제기랄."

(예전에는 책 읽는 걸 싫어했나보다.) - P32

레날 부인은 어리둥절했다. 그들은 바싹 붙어 서서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다. 쥘리엥은 그처럼 옷을 잘 차려입은 사람을 본 적이 없었고, 특히 그토록 눈부신 살결을 지닌 여인이 다정한 태도로 자기에게 말을 걸어준 적이 없었다. 드 레날 부인은 처음에는 그렇게 창백하다가 이제는 빨갛게 달아오른 그 젊은 농부의 뺨에 맺힌 커다란 눈물 방울을 쳐다보았다. 다음 순간 그녀는 앳된 처녀와도 같은 터무니없는 쾌활함을 보이며 웃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기 자신을 비웃는 것이었다. 그녀의 행복감은 이루 형용할 수가 없었다. 뭐라고, 아이들을 꾸짖고 매질하러 올 더럽고 형편없는 매무새의 사제로 상상했던 가정교사가 바로 이 사람이라니!

(쥘리앵과 레날부인의 첫만남)

- P42

"아무 데나 되는대로 책을 펼쳐보세요." 쥘리엥이 계속해서 말했다. "그리고 어디든 별행(別行)의 첫 마디만 말해주세요. 그러면 나는 우리 모두의 행동 지침인 이 성스러운 책을 그만두라고 할 때까지 외워 보이겠어요."

(쥘리애의 특별한 능력이 그를 특별하게 만들었다.) - P57

쥘리엥이 너무나 잘 처신했기 때문에, 그가 도착한 지 한 달도 채 안 되어 드 레날 씨까지 그를 존경하게 되었다. 사제는 드 레날 씨나 발르노 씨와는 사이가 벌어져서, 이제 나폴레옹에 대한 쥘리엥의 옛 열정을 누설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어쩌다 나폴레옹의 얘기를 할 때면 혐오감을 나타내 보일 뿐이었다. - P59

남자란 모두 자기 남편이나 발르노 씨나 샤르코 드 모지롱 군수와 같다고 막연히 상상했다. 상스러움, 금전이나 지위나 훈장의 이해관계와 상관없는 모든 것에 대한 짐승 같은 무감각, 자기들에게 반대하는 일체의 논의에 대한 맹목적인 증오심 같은 것이, 그녀에게는 장화를 신거나 펠트 모자를 쓰는 것처럼 남성에게는 자연스러운 일로 보였던 것이다.
- P65

"그런데 부인, 무슨 좋지 않은 일이라도 있나요?" 아녜요. 그런 게 아니라." 부인이 대답했다. "몬 아미,아이들을 불러주세요, 함께 산책이나 하러 가죠." 그녀는 쥘리엥의 팔을 잡더니 그에게 이상하게 여겨지는 태도로 기대어 왔다. 그녀가 ‘몬 아미‘ 라고 그를 불러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몬아미 ㅋㅋ 벨아미가 떠올랐다.) - P67

10시를 알리는 마지막 종소리가 아직 울려 퍼지고 있을때 마침내 그는 손을 내밀어 드 레날 부인의 손을 잡았다. 부인은 즉시 손을 뺐다. 쥘리엥은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른 채 다시 그 손을 잡았다. 그 자신이 몹시 흥분해 있었는데도 그는 부인의 손이 얼음같이 차가운 것에 놀랐다. 그는 발작적인 힘을 기울여 그 손을 꼭 쥐었다. 부인은 손을 빼내려고 마지막 안간힘을 썼으나 마침내 그 손은 쥘리엥의 손에 머물러 있게 되었다.

(육체적 접촉의 시작) - P91

그녀는 모순되고도 괴로운 상념에 되는대로 이끌려 들어갔다. 때로는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기도 했고, 또 때로는 내일 당장이라도 군중에게 자기의 간통을 설명하는 게시판을 메고 베리에르 광장의 공시대에 서야 할 형편이기라도 하듯 끔찍한 죄책감에 몸서리치기도 했다. - P113

아아! 행복하다는 것, 사랑받는다는 것이 결국 이런 것에 불과한가? 자기 방에 들어서면서 쥘리엥의 머리에 떠오른 첫 생각은 이런 것이었다. 오래 갈망하던 것을 막 획득하고 난 다음에 으레 그렇듯이, 그의 마음은 놀라움과 불안한 동요의 상태에 빠져 들었다. 그 마음의 상태란, 무엇을 갈망하는 데 습관이 들었다가 더 이상 갈망할 것을 찾지 못하게 되었으나 아직 추억에 잠기기는 이른 그런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이런 기복이 심한 마음이 인간의 본성인걸까?)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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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6 00: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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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6 07: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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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말했다.
"넌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 때문에 미친 거야.
나는 대답했다.
"미친 사람들만이 생의 맛을 알 수 있어."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 살 수 없다. 누군가에게 버려졌더라도 사랑하는 사람 단 한명만 있다면 생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자기앞의 생> 주인공인 "모모"는 어려서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랍인 출신 아이로,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는 유태인 출신 "로자" 아줌마의 집에서 자라게 된다. 그곳에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열네살이 되었다. 하지만 그가 나이를 먹은 만큼 "로자" 역시 나이를 먹게 되어 이젠 병든 몸이 되었고, 그녀가 돌보았던 "모모"가 이제는 그녀를 돌보게 된다.


어느 정도 큰 "모모"는 한때 그곳을 벗어나고 싶어했고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지만, 그는 그녀를 결코 저버리지는 않는다. 자신의 부모가 그를 버렸던 것과는 반대로 말이다. 그에게는 "로자"밖에 없었고, 그녀 역시 "모모"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의 출생비밀을 모르던 "모모"앞에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십여년만에 등장하게 된다. 아버지는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었고, "로자"는 항상 "모모"의 정신질환이 유전된건 아닌지 걱정하고 있었지만, 그의 아버지가 나타나자 그녀는 그가 "모모"의 아버지가 아니라고 말한다. 마치 "모모"에게 더이상 과거에 얽매여 살지 말라는 듯이 말이다.

["네가 내 곁을 떠날까봐 겁이 났단다. 모모야. 그래서 네 나이를 좀 줄였어. 너는 언제나 내 귀여운 아이였단다. 다른 애는 그렇게 사랑해본 적이 없었어. 그런데 네 나이를 세어보니 겁이 났어, 네가 너무 빨리 큰 애가 되는 게 싫었던 거야. 미안하구나."]  P.281



"로자"는 점점 몸이 아픔에도 결코 병원에 입원하려 하지 않는다. 그렇게 갇혀서 생을 연명하기 보다는 다가오는 완전한 죽음을 맞길 원했다. "모모"는 그런 그녀의 뜻을 이뤄주기 위해 주위에서 권하는 입원을 거부하고, 그녀만의 안식처인 지하실에서 그녀가 마지막 생을 마칠수 있도록 해준다.


그렇게 "모모"에게 남아있었던 유일한 사랑인 그녀는 떠나고, 이제 "모모"는 사랑없이 남게 되었다. 하지만 "모모"는 결코 슬프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편하게 그의 옆에서 생을 끝냈고, 반면 그의 앞에는 새로운 생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다른 사랑할 사람을 찾게 될 것이다, 분명히.



프랑스 작가 "로맹 가리"는  <하늘의 뿌리>라는 작품을 통해 '공쿠르 상'을 수상했지만,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으로 발표한 이 책  <자기앞의 생>으로 또한번 '공쿠르 상'을 수상하게 되며, 이는 동일인이 최초로 '공쿠르 상'을 두번 수상한 첫 사례라고 한다.
(공쿠르상은 한 작가가 한번만 수상할수 있는 상이다.)


왜 "로맹 가리"는 이렇게 자기 자신을 숨기고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으로 책을 발표했던 걸까? 이러한 비밀은 그가 쓴 <에밀 아자르의 삶과 죽음> 이라는 글에 쓰여 있는데,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같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사람들이 만들어준 얼굴'이 한 작가를 얼마나 구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저항의 목적으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가명을 썼다고 한다.


"에밀 아자르"는 <자기앞의 생>에서 [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직 있다는 것, 그리고 그에게 그런 이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것' ]이라고 표현했었는데, 이런 그가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가명을 사용했다는 것은 그만큼 당시에는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학계에 대해서도, 사랑에 대해서도 말이다.


영화같은 그의 인생은 자신의 소설 <자기앞의 생>과 닮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가 책에서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 살수없다' 고 말한 것처럼 그의 아내였던 "진 세버그"가 자살하자 1년후에 그녀를 따라서 자살을 한다. <자기앞의 생>의 마지막 장면에서 어느정도 희망찬 미래를 그렸던 그였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었기에 그렇게 자기앞의 생을 빨리 끝냈던 걸까?


인생의 고통은 '생' 때문이지만, 반대로 인생의 기쁨도 '생' 때문이다. 살아있기 때문에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살아있는 순간에만 우리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자기앞에 놓여 있는 생을 살아가는 동안 '사랑'해야 한다.


<자기앞의 생>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남여간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꼬마 "모모"와 아줌마 "로자"가 그리는 인간적인 가족 이야기 이다. 그럼에도 책을 읽고 나면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사랑의 모습은 결코 어느 한가지로 단정지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인 작품이었다. 나의 인생책으로 간직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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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10-15 17:3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호~♡ 새파랑님의 인생책이 또 한권 추가되었군요!😉 진 세버그의 이야기 너무 슬프고 무섭죠. 배우로,유명인으로 그녀의 비극이 로맹가리와 맞닿아 있어서 같은 길을 택한듯 합니다.(ㅠㅇㅠ)

새파랑 2021-10-15 17:29   좋아요 6 | URL
진 세버그 이야기는 저번에 스콧님 페이퍼 통해서 알았는데 왠지 이 책 읽으면서 생각이 나더라구요. 너무 재미있어서 하루만에 후딱 읽었어요 ^^ 인생책이 너무 많아서 탈이지만 😅

mini74 2021-10-15 17:32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저도 정말 좋아하는 책 !!!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이 노래 아시는 세대려나요 ㅎㅎ

새파랑 2021-10-15 17:38   좋아요 6 | URL
모모는 트와이스 아닌가요? ^^ 여기서 세대차이가? ...
이 책 너무 좋았어요. 이제 읽었다는게 안타까울 정도로 😄

mini74 2021-10-15 17:41   좋아요 7 | URL
에밀아자르의 모모를 읽고 쓴 노래, 아마 대학가요제 노래로 알고 있어요 ㅎㅎ 큰언니옹의 18번 노래. ㅎㅎ 트와이스 모모라니 우리 아이 세대십니까 ㅎㅎ 찾아보니 예쁘군요 ㅎㅎㅎ

새파랑 2021-10-15 17:45   좋아요 7 | URL
저도 트와이스 그런 세대는 이미 한참전에 지났어요 ㅜㅜ 근데 미니님이 말씀하신 노래는 전혀 들어본적이 없네요 😅 이 책이 그렇게 오래전부터 유명한 책이었군요~~!!

붕붕툐툐 2021-10-16 11:45   좋아요 2 | URL
와~ 저도 첨 안 사실이네요~ 저는 미니님 세대~ ㅎㅎ

새파랑 2021-10-16 12:35   좋아요 1 | URL
ㅋ 모모 노래를 아느냐 모르느냐가 세대를 나누는 핵심 이군요 ^^

페넬로페 2021-10-15 18: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자기앞의 생, 읽으며 감동을 받는것은 이런 것이구나를 생각했어요.
생을 사랑할 수 있는 기운도 받았고요.
새파랑님의 글도 넘 좋아요~~
저도 모모는 철부지~~
로 알고 있는 세대이군요^^

새파랑 2021-10-15 18:40   좋아요 5 | URL
˝로자˝와 할아버지의 대화 속에 담겨져 있는 문장들이 너무 좋았어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던 것 같아요. 오늘부터 이웃들에게 잘하기로 ^^

Yeagene 2021-10-15 18: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책 너무 좋죠..저의 인생책이기도 해요.저는 이 책 읽고 로맹가리는 천재인가봐..막 그랬어요 ㅎㅎㅎ

새파랑 2021-10-15 18:43   좋아요 5 | URL
Yeagene님의 인생책이군요~!! 여러 사람들의 인생책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읽으면서 왠지 벅찬 느낌을 받았어요. 제목도 너무 마음에 들고. 로맹가리 천재 맞는거 같아요 ^^

막시무스 2021-10-15 19: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 인생책중 한권임을 신고합니다!ㅎ 커다란 우산을 어깨에 맨 모모가 아른아른!ㅎ 즐건 저녁시간되십시요!

새파랑 2021-10-15 19:25   좋아요 5 | URL
우산 ㅋ 줄거리를 자세히 쓰고 싶었는데 모모와 로자 이야기 위주로만 썼어요. 막시무스님에게도 인생책이군요~ 반값네요 ^^

프레이야 2021-10-15 20: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 자기앞의 생. 영화 보셨나요. 나이든 소피아 로렌을 볼 수 있어요. 모모와 로자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 책은 오래전 읽었는데 영화는 올해 보았어요. 우연히 발견했지요. 진세버그는 정말 아까운 인물이에요. 컷트 머리가 넘 이쁜 발랄한 이미지. 죽음에 의혹이 있으니 안타깝구요.

새파랑 2021-10-15 20:34   좋아요 2 | URL
역시 좋은 작품은 영화도 있군요~! 아직 안봤지만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진세버그 사진을 봤었는데 정말 매력적이더라구요. 로맹가리와 왠지 잘 어울려 보였어요. 그런데 그렇게 안좋은 결말을 맞다니 아쉬워요 ㅜㅜ

서니데이 2021-10-15 21: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 처음 읽었을 때는 그렇게 좋진 않았어요.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 다시 읽었을 때는 느낌이 조금 달랐어요.
잘 읽었습니다. 새파랑님 즐거운 주말과 기분좋은 금요일 밤 되세요.^^

새파랑 2021-10-15 21:27   좋아요 5 | URL
두번이나 읽으셨군요~!! 좋은 책은 두번 이상 읽어야 합니다 ^^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scott 2021-10-15 22: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영화!! 새파랑님 영화도 보삼 333

<자기 앞의 생>은 새파랑님의 인생 책!! ㅎㅎ

이 세상 로자 아주머니 같은 분이 존재 하고 계시겠죠.
코로나로 거리 두기 시대이지만
따스한 온정 만큼은 ^^

새파랑 2021-10-15 22:51   좋아요 3 | URL
이번주말에는 영화를 좀 봐야 할까요? ㅎㅎ 잘 찾아보면 좋은 사람은 많은것 같아요~!! 거리두기도 중요하지만 마음은 따뜻하게 ^^

희선 2021-10-16 02: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글을 쓰는 동안은 괜찮았겠지만, 그 뒤에는 별로 안 좋았을지도 모르겠네요 로맹 가리... 사촌한테 에밀 아자르를 시켰다고 한 것 같은데, 사촌이 자신이 에밀 아자르가 된 것처럼 행동해서 사이가 안 좋아졌답니다

삶을 사랑하고 살면 좋을 텐데, 살아 있어서 슬프고 살아 있어서 기쁜데...

새파랑 님 주말 잘 보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1-10-16 07:23   좋아요 4 | URL
어떤 면에서 보면 로맹가리는 참 대단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작품도 그렇고 인생도 그렇고. 삶에 만족하진 못하더라도 사랑하고 사는게 답인거 같아요~ 희선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그레이스 2021-10-16 09: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을 예정이라 기대되는 사람!
이미 읽어버린 새파랑님과 읽을 예정인 저와 누가 더 행복할까요?^^

새파랑 2021-10-16 10:25   좋아요 5 | URL
이제 읽어볼 그레이스님을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 합니다 ^^

그레이스 2021-10-16 10:26   좋아요 4 | URL
^^

붕붕툐툐 2021-10-16 11:4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넘 좋아하는 작품!! 새파랑님 인생책 만나신 거 축하드려요~ 이번 주말에 또 달리시나요? 독서 열정에 존경을!!!

새파랑 2021-10-16 12:36   좋아요 4 | URL
툐툐님도 좋아하신다니 좋은 책이 맞군요~! 전 주말에는 서점 탐방 ^^ 이번 주말에는 적과 흑만 읽는걸로~~

Conan 2021-10-16 11:5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로맹가리 ‘새들은 페루에가서 죽다‘ 와 에밀아자르로 쓴 ‘자기 앞의 생‘ 2권 읽었는데요. 아주 매력있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새파랑 2021-10-16 12:39   좋아요 4 | URL
Conan님도 저 두권을 읽으셨군요~! 저도 똑같이 저 두권을 읽었는데 두 작품다 너무 좋더라구요~ 앞으로 더 찾아 읽을거 같아요. 글도 매력있고 작가의 인생도 소설같아서 좋은것 같아요 😆

초딩 2021-10-16 13: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의 인생책 맞는 것 같아요.
슬픔과 기쁨과 천진함을 볼 수 있는 책 :-)
좋은 하루 되세요~

새파랑 2021-10-16 14:06   좋아요 2 | URL
초딩님에게도 인생책 이군요~!! 슬픔과 기쁨 정확한거 같아요. 읽으면서 재미있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조금 지나면 슬퍼지는 ㅎㅎ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고양이라디오 2023-05-15 16: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인생 책 신고하고 갑니다^^ 진 세버그 이야기 궁금하네요. 스콧님 페이퍼 찾아봐야겠어요

새파랑 2023-05-15 17:00   좋아요 1 | URL
오~!! 고양이라디오 님에게도 인생책이군요~! 로맹가리 좋은책이 엄청 많은거 같아요 ^^ 요즘 안읽은 로맹가리 책 구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ㅋ

고양이라디오 2023-05-15 19:03   좋아요 1 | URL
전 <자기앞의 생>,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만 읽었는데 다른 책들도 더 읽어보고 싶네요ㅎ 집에 <새벽의 약속>있는 거 같은데

새파랑님 로맹 가리 책 추천부탁드려요ㅎ

새파랑 2023-05-15 22:46   좋아요 1 | URL
앗 ㅋ 제가 로맹가리를 좀 좋아라고 하지만 그중에서 추천해본다고 하면 <새벽의 약속>하고 <솔로몬왕의 고뇌>하고 <마지막 숨결>하고 <여자의 빛>이 좋았습니다~!

<하늘의 뿌리>랑 <죽은자의 포도주>랑 <가면의 생> 은 개인적으로 비추입니다 ㅋ

고양이라디오님은 저보다 책을 잘 읽으시니까 멋진 리뷰가 나올거 같아요~!!

고양이라디오 2023-05-16 11:31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 전 쓸데없는 리뷰만 써서ㅎ

추천 감사합니다. 추천 책들 위주로 읽어보겠습니다^^b
 

로맹가리(에밀 아자르)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하는데
너무 좋았다 ㅜㅜ




그들은 말했다.

"넌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 때문에 미친 거야.

나는 대답했다.

"미친 사람들만이 생의 맛을 알 수 있어."

육십 년 전쯤, 내가 젊었던 시절에 말이야, 한 처녀를 만났단다. 우리는 서로 사랑했지. 그런데 그녀가 갑자기 이사를 가버리는 바람에 여덟 달 만에 끝장이 났어. 그런데 육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일이 생생하게 기억나거든. 그때 나는 그 처녀에게 평생 잊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어, 그래서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단다. 사실, 가끔씩 걱정이 됐지. 살아가야 할 날이 너무 많았고, 더구나 기억을 지워버리는 지우개는 하느님이 가지고 계시니, 보잘것없는 인간인 내가 어떻게 장담할 수 있었겠니? 그런데 이제 안심이구나. 나는 죽을 때까지 자밀라를 잊지 않을 수 있을 거야.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 P12

"하밀 할아버지, 나는 영웅 같은 것보다 그냥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빠가 훌륭한 뚜쟁이여서 엄마를 잘 돌봐주면 좋을텐데 말예요." - P49

"무서워하는 데에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란다." - P72

"완전히 희거나 검은 것은 없단다. 흰색은 흔히 그 안에 검은색을 숨기고 있고, 검은색은 흰색을 포함하고 있는 거지." - P96

"오래 산 경험에서 나온 말이란다." 하밀 할아버지는 위대한 분이었다. 다만, 주변 상황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을 뿐." - P97

주변에 사랑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사
람들은 뚱보가 된다. - P99

나는 어떤 희망을 가지고 그 여자를 바라보았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희망이란 것에는 항상 대단
한 힘이 있다. 로자 아줌마나 하밀 할아버지 같은 노인들에게 조차도 그것은 큰 힘이 된다. 미칠 노릇이다. - P113

"그때 결혼했으면 오십 년 동안 서로 미워하게 됐을 거예요. 그렇지만 지금 결혼하면 서로 잘 볼 수도 없고, 미워할 시간도 없잖아요."
- P158

날이 얼마 남지 않게 되면 그 사람에게 존경을 보낸다. 그것은 알라신께 공덕을 쌓는 일이니까. 돌아올 축복이 적지 않다. 어쨌든 하밀 할아버지가 오줌을 누러 가는데 부축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었다. 나는 그 자리를 떠났다. 슬픔을 찾아다닐 필요는 없을 테니까, - P180

나는 조금 울기까지 했다. 그러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내게도 누군가가 있었다는 것이, 그리고 이제 그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나를 기쁘게 했다. 잠시 후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귀찮은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서 얼른 집으로 올라와버렸다. - P230

"네가 내 곁을 떠날까봐 겁이 났단다. 모모야. 그래서 네 나이를 좀 줄였어. 너는 언제나 내 귀여운 아이였단다. 다른 애는 그렇게 사랑해본 적이 없었어. 그런데 네 나이를 세어보니 겁이 났어, 네가 너무 빨리 큰 애가 되는 게 싫었던 거야. 미안하구나."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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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15 0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

새파랑님 감동의 글썽 글썽~~

(ʘ̥ᨉʘ̥)

새파랑 2021-10-15 00:13   좋아요 1 | URL
눈물이 앞을 가려서 새벽독서로 해야 할 거 같아요 😅

희선 2021-10-15 0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벌써 다른 책 한권을 또 보셨군요 이 책은 어쩐지 슬프기도 합니다 책속에서 누가 죽으면 슬퍼요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모모 슬퍼도 잘 살아가겠지요


희선

새파랑 2021-10-15 07:20   좋아요 1 | URL
최근에 읽은 목로주점하고 왠지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이 책은 이웃끼리 서로 돕고 지내는게 좀 달랐지만~~ 사람은 사랑없이 살수 없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

모나리자 2021-10-15 14: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도 유명한 작품인데 아직이네요..ㅎ 제목도 멋지고 절실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새파랑 2021-10-15 15:25   좋아요 1 | URL
저도 이 유명한 작품을 이제서야 읽었어요. 너무 좋더라구요. 전 이런 책 취향인것 같아요 ^^
 

‘그녀의 유일한 잘못이라면, 마음이 여려서 모든 사람들을 좋아하고, 후에 자신에게 온갖 고통을 안겨준 사람들에게 애정을 쏟아부었다는 사실이었다.‘


가난은 개인의 잘못일까? 사회의 잘못일까? 왜 그녀는 그렇게 열심히 살았고 친절을 배풀었음에도 결국 사람들에게 버림받아야 했던 걸까? 하층민이었던 그녀에게 행복은 사치였던 걸까?


태어났을때부터 모든게 잘못되어 있었다. ˝제르비즈˝는 아버지에게 시도때도 없이 구타를 당하고, 그녀는 지옥같은 그곳에서 탈출하기 위해 세탁소롤 차려주겠다는 ˝랑티에˝의 사탕발림을 믿고 가출을 했다. 이때 그녀의 나이는 열살이었다.


둘은 파리의 하층민들이 거주하는 ‘구트도르‘로 도주하게 되고, 그녀는 그와 동거하면서 두 아들을 낳는다. 하지만 바람기가 다분한  ˝랑티에˝는 바람이 나서 가족을 내팽게치고 도망을 가고, 화가난 그녀는 ˝랑티에˝와 도망간 여인의 언니인 ˝바르지니˝가 시비를 걸자 빨래터에서 그녀와 주먹다짐까지 한다.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장면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남겨진 그녀에게 다가오는 한 남자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쿠포˝로 함석공이었다. 그는 그녀에게 자신은 절대로 여자를 때리지 않는다, 술을 먹지 않는다, 당신을 영원히 사랑할거다 라는 달콤한 말로 그녀를 유혹하고, 그의 끊임없는 구애에 결국 ˝제르비즈˝는 ˝쿠포˝와 결혼을 한다. 하지만 이때 그녀는 몰랐었다. 그가 알콜중독자가 되리라는 것을, 그의 말과는 정반대로 변할거라는 것을.


결혼 후 그들은 잠시나마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부부는 부지런하게 일을 했고, 둘 사이에 딸 ˝나나˝가 태어났으며, 세탁일을 하면서 생활력이 강하고 친철한 ˝제르비즈˝는 자신을 비난했던 이웃들로부터 호의를 받는다.


그리고 그의 이웃에 사는 ˝구제˝라는 남성은 이런 ˝제르비즈˝에게 반하게 되어 남모를 연정을 품게 되어 그녀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그녀 역시 그의 이런 마음을 눈치채고 그에게서 많은 위안을 얻는다. 결국 ˝구제˝는 그녀의 꿈이었던 ˝세탁소˝를 차리는데 필요한 돈 500프랑을 빌려주게 되고, 그녀는 ˝세탁소˝를 차리고 사장님이 되어 인생의 정점에 오르게 된다.

[제르베즈는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에게서 마치 성처녀처럼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에 무한한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어떤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그녀는 즉시 구제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에게 커다란 위안을 안겨주었다.]  1권 P246



그러나 너무 행복했던 그녀의 정점은 너무 짧았다. 이제 그녀는 인생의 내리막길로 접어든다. 그런데 내려가는 속도가 생각보다 너무 빠른게 문제였다. ˝세탁소˝ 사장이 된 그녀는 돈을 모으기 보다는 많은 돈을 소비하였고, 작업장에서 추락사고로 인해 부상을 당한 남편은 점점 술에 빠지게 되었으며, 게다가 그녀의 첫 동거인인 ˝랑티에˝ 까지 나타나더니 그녀의 남편과 친구가 되어 그들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바람기 많은 ˝랑티애˝는 ˝제르비즈˝의 정부가 되어 그녀의 살림살이를 야금야금 빼앗아 갔다는 것이었다. 한 집에서 두 남자와 동침하게 되는 황당한 상황은 프랑스식 문화로 봐야 하는건가? 아니면 남편인 ˝쿠포˝의 무심함으로 봐야 하는건가?


점점 망가져가는 그녀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구제˝는 그녀에게 함께 도망을 가자고 제안을 하지만 그녀는 이를 거부하고 그의 마음만을 간직한채 다시 혼돈의 삶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곳에  희망은 없었다.

[˝할 말이 있어요. 오래전부터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당신은 지금 행복하지 않아요. 어머님도 그러셨어요, 당신이 사는 게 위태로워 보인다고.˝]  2권 P.41



결국 그녀의 세탁소는 망하게 되어 가게를 그녀의 원수인 ˝바르지니˝에게 넘기게 되고, 그녀 역시 남편과 함께 알콜중독에 빠지게 되어 점점 나락으로 빠지고,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가난에서, 빈민층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결국 딸 ˝나나˝까지 집을 나가게 되고, 더이상 아무 희망도 없이 무력해진 그녀는 아무에게도 의지할 수 없게 된다.

[그랬다, 빈곤한 노동자 들끼리 아래위로 겹겹이 살아가는 초라한 공동주택에서의 삶은 불행하게 끝날 수밖에 없다. 이곳에서는 모두가 콜레라와 같은 가난에 전염되고 마는 것이다.]  2권 P.309



도대체 무엇이 그녀를 불행하게 만든 걸까? 그녀가 문제였을까? 그녀의 주변 남자들이 문제였을까? 아님 하급계층의 어쩔수 없는 빈곤의 순환 때문이었을까?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그녀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했고 그렇게 비참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다. 오히려 죽음만이 그녀에게는 유일한 안식처였다.

[˝제발 날 좀 데려가주세요. 더는 못 하겠어요. 이대로 가버리고 싶다고요. 날 원망하면 안 돼요. 그땐 잘 몰라서 그랬어요! 아직 준비가 안 됐을 때는 잘 모르잖아요. 그래요! 영감님 말이 맞아요, 언젠가는 죽는 걸 다행으로 여길 때가 있을 거라는 말요! 그러니까 날 좀 데려가주세요, 데려가달라고요. 그럼 그 은혜 죽어서도 잊지 않을게요!˝]  2권 P.310



책을 읽고 나서 가장 아쉬웠던 건 그녀는 왜 그녀를 한결같이 사랑해주는 ˝구제˝와 함께 도망치지 않았나 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자신을 파멸 시킬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냥 머무르는 것을 선택했다. 아니 머무를 수 밖에 없었다. 그녀가 좀 더 현명했더라면, 좀 더 자신을 먼저 생각했더라면 다른 인생이 펼쳐졌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든다. 그리고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망가져 가는 모습을 바라만봐야 했던 ˝구제˝의 마음은 더욱 안타까웠다.


이 책이 당시 프랑스 하층민의 실상을 여과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자연주의 소설‘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시대적 배경 보다는 이렇게 안타까운 사랑이야기에 더 관심이 갔다. 그녀도 분명 행복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는데, 행복할 수도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이 책이 전해주는 교훈을 정리해 보자면

1. 술은 적당히 마셔야 한다. 알콜중독은 병이다.
2. 한번 배신한 사람은 두번 배신한다.
3. 한번 품은 원한은 잊혀지지 않는다.
4. 좋아하는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5. 거위 고기는 정말 맛있는 고급 음식이다.
6. 물 들어올때 노 저어야 한다.




˝에밀 졸라˝의 ‘루공마카르 총서‘의 일곱번재 작품인 <목로주점>은 19세기 최초의 베스트셀러로 등극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였고,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민중‘과 ‘육체‘를 소재로 삼아 적나라한 민중의 삶을 그려내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루공마카르‘는 ‘루공가‘와 ‘마카르가‘ 가문을 일컫는데, 1870년에서 1893년 사이에 그가 쓴 스무권의 소설을 아우르는 명칭이 ‘루공마카르 총서‘ 라고 한다. 그럼 이 총서를 완독하기 위해서는 총 스무편의 작품을 읽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잠깐 찾아보니 모든 작품이 번역이 된건 아닌 것 같다.


재미와 역사와 교훈을 모두 담고 있는 완벽한 작품인 <목로주점>은 최고였다. ˝에밀졸라˝의 작품도 계속 찾아서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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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21-10-13 23:33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이 최고라고 하시니까 눈여겨 봐 두어야 겠어요. 감사합니다! ^^

새파랑 2021-10-13 23:44   좋아요 7 | URL
일단 책이 재미있고 가독성이 좋아서 손을 놓을 수 없더라고요 ^^ 꼭 읽어보세요~!!

mini74 2021-10-13 23:4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읽으면서 오노레 도미에 그림들이 떠올랐어요. 하층민의 비참함 속에서 따스함을 찾아 그린 세탁부나 삼등열차란 그의 그림 ( 위선을 풍자한 그림은 이 분도 적나라하지만요 ㅎ) 하층민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에밀졸라, 인간을 보는 시선이 다른 듯 하지만 그 밑바닥의 무언가는 닮아있다는 느낌 *^^* 새파랑님 글 정말 재미있게 몰입해서 읽었어요. 다시 읽고싶어집니디 *^^*

새파랑 2021-10-14 00:08   좋아요 5 | URL
오노레 도미 그림 찾아봐야 겠어요~! 이렇게 하층민의 시각에서 하층민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은 처음 읽는 것 같아요. 영주나 왕, 귀족도 안나오는 작품이라니 ㅎㅎ 그래서 현실감있게 느껴졌어요. 마지막 부부에서 ˝쿠포˝가 알콜 중독 마지막 증상으로 춤추는 (?) 장면은 섬뜩했어요 😅

잠자냥 2021-10-14 00:0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졸라 붐에 부응해 이 작품 다시 읽어보고 있습니다. 저는 펭귄클래식(윤진 번역)판으로 읽고 있어요. 참 재미난 작품입니다.

새파랑 2021-10-14 00:15   좋아요 6 | URL
정말 재미난 작품인거 같아요~! 역시 유명한 작품은 이유가 있는것 같아요 ㅎㅎ 전 에밀졸라의 작품은 ‘문학동네‘로 모아봐야 겠습니다~ 근데 루공마카르 총서가 다 출판이 안된거 같아서 아쉽네요 ㅜㅜ

청아 2021-10-14 00:2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도 반하셨군요!!ㅋㅋㅋ 저도 이작품 읽고나서 루공마카르총서가 전부 궁금해지기도하고 모두 번역되지 않은점이 무척 아쉽기도하더라구요😭

새파랑 2021-10-14 00:34   좋아요 6 | URL
너무 재미있어서 다 읽는데 이틀 걸렸어요 ㅋ 진작 읽을걸 후회중입니다~ 다른 루공마카르 총서도 같이 읽어나기시죠 😆

바람돌이 2021-10-14 00:4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패주의 중격에서 벗어나려면 목로주점과 나나를 읽어야겠군요. 역시 대표작으로일컬어지는데는 다 이유가 있겠죠?

새파랑 2021-10-14 07:42   좋아요 5 | URL
패주가 좀 충격이었나 보네요 😅 저도 많이 읽어본건 아니지만 그럴거 같아요~ 저도 나나 읽어보고 싶어요. 표지도 마음에 들던데ㅎㅎ

Falstaff 2021-10-14 09:02   좋아요 6 | URL
나나.... 다시 생각해보시지 않겠습니까?
대신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제르미날, 인간짐승, 돈, 작품은 어떠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새파랑 2021-10-14 09:33   좋아요 5 | URL
아 나나 좀 별로인가요? ㄷㄷ 목로주점에서 뭔가 드라마틱하게 가출을 해서 기대했는데 ㅋ 전부다 읽으면 되겠죠? 😅

페넬로페 2021-10-14 01:0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목로주점 너무 읽고 싶어요~~
읽지 않아도 내용은 대충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하물며 자연주의의 거장인 에밀 졸라가 썼으니 그 얼마나 송곳같은 표현이었을까요.
그러나 이 글의 화룡점정은 새파랑님의 교훈 6가지 입니다.
가슴에 새기렵니다^^

새파랑 2021-10-14 07:43   좋아요 5 | URL
교훈 여섯개는 너무 믿으시면 안됩니다. 제가 그냥 막 쓴거에요. 스포하면 안되는데 줄거리가 재미있어서 많이 써봤어요 😆

희선 2021-10-14 03:1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에밀 졸라 소설 《목로주점》 재미있겠네요 제르비즈를 보면 답답할 것 같지만... 자기를 힘들게 하는 남자를 떠나지 못하다니... 제르비즈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기도 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기에서 구제가 가장 낫네요


희선

새파랑 2021-10-14 07:44   좋아요 6 | URL
답답하기도 하면서 다른 생각을 못하는 그녀가 안타깝기도 하더라구요 ㅜㅜ 그런데 해피앤딩이 아니어서 더 기억에 남는거 같아요~~!

레삭매냐 2021-10-14 08: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졸라도 읽어야 하는데 -

여적 제대로 읽은 책이 1도
없네요.

일단 책은 쟁여 두고 있으니
그것으로 위안 삼고 있습니다.

새파랑 2021-10-14 08:59   좋아요 4 | URL
레삭매냐님 <패주> 읽으신거 아니었나요? ㅎㅎ
일단 쟁여 두면 언젠가는 읽겠죠^^ 저도 조금씩 쟁여놔야 겠습니다~!!

초딩 2021-10-14 09:0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2. 한번 배신한 사람은 두번 배신한다.
3. 한번 품은 원한은 잊혀지지 않는다.
4. 좋아하는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아주 와닿고 또한 인상 적이네요 ^^
좋아하는 마음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또 듭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새파랑 2021-10-14 09:37   좋아요 5 | URL
제가 3개나 초딩님에게 인상을 주었다니 뿌듯 하네요 ㅋ 좋아하는 마음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건 어떻게 보면 항상 좋은건 아니더라구요. 괴로움이 끝나지 않다보니~ 이 책에서도 ˝구제˝는 영원히 고통받는다는 ㅜㅜ

붕붕툐툐 2021-10-14 11:5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 목로주점 역시 최고최고군요! 저 이거 독서모임에 추천도서로 신청했어욤~😄
거위고기 먹어보고 싶네용~ㅎㅎ

새파랑 2021-10-14 12:02   좋아요 6 | URL
독서모임 끝나고 거위고기 드시러 가세요 ^^ 이 책은 툐툐님이 좋아하실거라 확신합니다 😆

막시무스 2021-10-14 12:1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5번 빼고 전부 공감합니다!ㅎ 리뷰만으로 어디가서 다 읽었다고 해도 될 듯 하네요!ㅎ 저는 잠 자고 있는 제르미날은 언제 깨워서 읽게될지 걱정이 앞서네요! 맛점하세요!ㅎ

새파랑 2021-10-14 13:02   좋아요 5 | URL
5번은 저도 먹어보지 않아서 😅 막시무스님 제르미날 영화는 보셨던거 같은데 ㅎ 저도 빨리 책 읽어보고 싶어요~!! 즐거운 오후 시간 보내세요 ^^

그레이스 2021-10-14 19: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에밀 졸라 전작읽기 하시는거죠?
저도 빠른시일내에 ^^

새파랑 2021-10-14 21:18   좋아요 4 | URL
넵 ㅋ 마음은 전작하고 싶은데 될지 모르겠어요 😅

서니데이 2021-10-14 22:3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고전이 된 책들은 그 책이 나온 시대에는 베스트셀러였다는 말이 생각나는 책이네요.
잘읽었습니다. 새파랑님, 좋은 밤 되세요.^^

새파랑 2021-10-14 23:49   좋아요 5 | URL
좋은책은 시대를 뛰어 넘는 것 같아요~!! 오늘은 책을 좀 늦게 읽기 시작했어요 ㅜㅜ 서니데이님 내일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coolcat329 2021-10-15 16: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읽으셨군요! 아휴 저도 읽어야하는데 참 마음만 급하네요.
이 책은 무조건 재밌을거에요~~😝

새파랑 2021-10-15 16:45   좋아요 4 | URL
이책은 무조건 재미있습니다. 초반에 빨래터 싸움은 정말 압권이에요 ^^

coolcat329 2021-10-15 16:58   좋아요 4 | URL
아ㅋ 역시 넘 재밌겠어요 ㅋㅋ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 읽기 끝. 그들의 행동이 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이기에 더 비극적인 것 같다. 그들의 비극은 자신들의 탓일까? 사회의 탓일까?




그녀를 응시하던 구제는 떨리는 입술로 불쑥 말했다. "어제 당신은 날 아프게 했어요. 오! 그래요. 많이 아프게요." 그러자 얼굴이 새하얗게 변한 제르베즈는 두 손을 한데 모았다. 대장장이는 말을 이었다. "그래요, 나도 언젠가는 그렇게 될 줄 알았어요. 하지만 당신은 내게 미리 얘기해줬어야 해요. 내가 허황된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두사람의 관계를 솔직하게." - P39

두 사람은 서로 꼭 잡은 손을 놓지 않은 채, 애정이 가득한 눈으로 멀리 높게 솟은 공장 굴뚝숲 사이로 보이는 희끄무레한 몽마르트르 언덕을 응시했다. 새하얀 석고처럼 보이는 황량한 교외의 음침한 선술집들 주위로 우거진 수풀이 그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차라리 둘이 이루어졌더라면, 둘이 도망쳤더라면 다른 미래가 펼쳐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 P40

"할 말이 있어요. 오래전부터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당신은 지금 행복하지 않아요. 어머님도 그러셨어요, 당신이 사는 게 위태로워 보인다고." - P41

당신은 그동안 내게 여러 차례 힘이 되어주었고요. 우리가 각자 분수를 지키면서 정직하게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충분히 보상받을 거라고 믿어요. - P42

제르베즈는 몸을 떨면서 점차 통제력을 잃어갔다. 랑티에가 그녀를 자기 방으로 밀어 넣는 동안, 작은방에 난 사각의 유리창 뒤로 나나의 얼굴이 보였다. 막 잠에서 깨어난 아이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슈미즈 바람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그리고 잠이 가득한 해말간 얼굴로 토사물 속에서 잠든 아비를 바라보았다. 아이는 얼굴을 유리창에 바짝 붙인 채 꼼짝하지 않고, 속옷 바람인 어미가 맞은편 다른 남자의 방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서 있었다. 아이의 표정은 매우 진지했고, 사악한 기가 가득한 커다란 눈은 관능적인 호기심으로 반짝거렸다.

(전 남편과 현 남편이 같이 산다는게 정상적인 일인가?) - P69

오직 그 누구도 골치 아픈 일을 겪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모두에게 좋은 게 좋은 게 아니겠는가? 남편과 연인이 다 같이 만족하고, 집안이 평소처럼 돌아간다면 그걸로 된 게 아닌가. 모두가 기름이 도는 얼굴로 삶에 만족하며 물 흐르듯 살아가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웃고 떠들 수 있다면 그 이상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점점 현실에 안주해 가는 제르비즈의 모습이 많이 안타깝다.) - P75

사방이 똥물로 가득 차 주위의 집들에까지 독소를 뿜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그랬다, 그랬던 것이다. 지독한 가난 때문에 서로가 한데 뒤엉켜 살아가는 이 파리 한구석에서는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서 지독한 악취가 풍겨 나왔다! 그러한 남녀를 맷돌에 간다면 아마도 생드니 들판에 있는 체리나무들에 비료로 주고도 남을 터였다. - P77

제르베즈는 우물가에 서 있는 꿈을 꾸었다. 쿠포는 그녀를 주먹으로 쳐서 우물 안으로 밀어 떨어뜨린 반면, 랑티에는 그녀가 빨리 뛰어내리도록 허리를 간질였다. 그랬다! 그 꿈은 그녀의 삶과 똑 닮아 있었다. 아! 그녀는 아주 된통 걸린 셈이었다. 앞으로 쪽박을 차게 된다고 해도 놀랄 게 없었다. 그러니까 동네 사람들이 그녀를 두고 손가락질 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었다. 제르베즈의 불행은 그녀 탓이 아니었다.

(불행하면서도 웃긴건 왜일까? 남자들의 성격이 딱 맞았다.) - P95

그렇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일단 죽
으면 짐스럽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심지어 더 많이 사랑할수록 더 빨리 치워버리고 싶어지는 법이다.

(결국 문제는 가난이었다. 가난.) - P119

"우린 아직 좋은 친구죠, 그렇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그럼요, 물론이죠, 우린 언제나 좋은 친구죠... 다만, 분명히 말하지만, 이젠 모든 게 끝났습니다."

(이때라도 다시 해봤더라면...참 아쉽다...마음은 그렇게 쉽게 바뀌는게 아닌데) - P128

제르베즈를 무엇보다 우울하게 만든 것은, 자신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바로 그 시각에 온 동네가 아름다워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진창 속에 빠져 있을 때는 머리 위를 환하게 비추는 햇살이 달갑지 않은 법이다.

(불행한 사람만 점점 더 불행해지는 사회) - P240

그랬다, 빈곤한 노동자 들끼리 아래위로 겹겹이 살아가는 초라한 공동주택에서의 삶은 불행하게 끝날 수밖에 없다. 이곳에서는 모두가 콜레라와 같은 가난에 전염되고 마는 것이다. - P309

"제발 날 좀 데려가주세요. 더는 못 하겠어요. 이대로 가버리고 싶다고요. 날 원망하면 안 돼요. 그땐 잘 몰라서 그랬어요! 아직 준비가 안 됐을 때는 잘 모르잖아요. 그래요! 영감님 말이 맞아요, 언젠가는 죽는 걸 다행으로 여길 때가 있을 거라는 말요! 그러니까 날 좀 데려가주세요, 데려가달라고요. 그럼 그 은혜 죽어서도 잊지 않을게요!" - P310

"누구나 언젠가는 그곳으로 가게 마련이야. 서두를 필요가 없단 말이지. 그곳엔 언제든지 갈 수 있으니까. 그러니 좀 늦게 간다고 조급해할 필욘 없다고. 나야 모두를 기쁘게 해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지. 나를 원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지만, 어디보자, 그러니까 이 고객은… 오, 처음엔 싫다고 진저리를 치다가 나중엔 빨리 데려가달라고 사정했던 바로 그 아낙이구먼, 그래서 내가 좀 더 기다리라고 했지... 어쨌거나 결국 이렇게 됐군, 자기가 바라던 대로 됐어! 그러니까 기분 좋게 가자고!" - P339

"이보게 내 말 들리지..… 날세, 비비라게테, 여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선사하는 남자…… 잘 가게, 거기선 여기서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 거야. 이제 편히 잠들라고, 어여쁜 부인!"

(그곳에서는 좀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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