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고독> 이 책 엄청나다는 생각이 든다. 말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그때 자네가 총살을 당하도록 그냥 내버려두는게 자네에게는 더 이로웠을 거라는 사실을 내 너무 늦게 깨달았구먼 - P26

그의 눈은 노여움과 극심한 무력감으로 축축해졌고, 자기에게 보수파 정권의 마지막 자취까지도 지워버릴 수 있는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개시할 만한 젊음의 대담성이 없다는 사실을 전쟁에 패배하고 나서 처음으로 가슴 아파했다 - P26

문의 빗장을 벗겨낸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문에서 각양각색의 생김새와 피부 색깔을 지닌 다양한 모습의 사내 열일곱명이 밖에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들은 이 세상 어디에 있어도 누구인지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고독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의 아들들이었다. - P27

언제나, 자나 깨나, 가장 황홀한 순간이나 가장 비참한 순간에도 항상 레베까를 생각했는데, 그것은 고독이 그녀에게 추억을 걸러주고, 살아가면서 그녀의 가슴에 쌓였던 추억의 쓰레기들 가운데 둔감해진 부분을 불살라주고, 나머지 추억, 즉 가장 고통스러운 추억을 순화시켜 주고, 확대시켜 주고, 영원하게 만들어주었기 때문이었다 - P32

미녀 레메디오스는 자신이 움직일 때마다 남자들 사이에 초조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스쳐 지나갈 때마다 남자들의 마음을 괴롭혀 견딜 수 없는 상태가 되도록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 채 그 남자들을 아무런 악의도 없이 대하고, 결국에는 그냥 재미로 그들을 미혹시키곤 했다. - P49

미녀 레메디오스가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 오묘한 바람이 어떻게 불어가는지 알아내려고 침착하게 행동했던 사람은 우르술라뿐이었는데, 그녀가 공중으로 올라가고 있던 침대 시트들의 눈부신 날갯짓 사이로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하는 미녀 레메디오스를 보면서 빛이 이끄는 대로 날아가도록 내버려두고 있는 사이, 미녀 레메디오스를 실은 침대 시트들은 풍뎅이와 달리아 냄새가 배인 공기를 버리고 떠나서는 오후 네시가 되어가는 공중을 날아올라,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높이 나는 새들도 쫓아가지 못할 만큼 높은 창공으로 영원히 사라져버렸다. - P57

그녀의 삶은 자신의 수의를 짓는 데서 다 지나가고 있었다. 실제로, 낮에는 짓다가 밤에는 다시 풀어버린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인데, 그것은 그런 식으로 고독을 이겨내겠다는 희망에서가 아니라, 그와는 반대로, 오히려 고독을 누리기 위해서인 듯싶었다. - P87

때로는 삶의 궤적에 그런 비참한 흔적을 남겼던 것이 가슴 아팠고, 때로는 너무나 화가 나서 바늘로 손가락을 찔러대기도 했지만, 그녀를 죽음으로 질질 끌어가고 있던 향기롭고도 고통스러운 사랑에의 도취가 그녀를 가장 아프게 만들고, 가장 화나게 하고, 가장 쓰라리게 만들곤 했었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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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22 0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의 최애 작품중 하나!👆

마지막 장이 압권 입니다!!

새파랑 2021-10-22 07:58   좋아요 1 | URL
이제 100쪽 남았어요 ^^ 너무 재미있어요~!!

페크pek0501 2021-10-22 1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완독한 작품을 만났네요. 열공하던 시절에 손에 잡은 책은 꼭 완독하는 버릇이 있어서 읽었지
요즘 같으면 읽다가 말았을 듯. 지루해서요.
얼마나 복잡하던지 이름들의 도표를 종이에 그려서 읽었다는...
아직 문학에 대한 안목 부족인가 봐요. 재독하고 싶지 않은 작품입니다, 저에게는.
노벨상을 받은 작품인데 말이죠. ^^

새파랑 2021-10-22 13:50   좋아요 1 | URL
작품마다 맞고 안맞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이름은 정말 복집한거 같아요 ㅎㅎ 전 재미있게 읽어보겠습니다~!!
 
백년의 고독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민음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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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오가면서 펼쳐지는 4대에 걸친 '부엔디아 가문'의 전쟁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 가문의 인물들이 간직한 백년의 고독이 환상적인 장면과 함께 멋진 문장으로 그려져 있으며, 읽다보면 미지의 세계 '마꼰도'로 빠져드는 기분이 든다. 등장인물 이름만 주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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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10-21 14:1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도전했다가 마콘도에서
길을 잃은 1인입니다...

새파랑 2021-10-21 14:35   좋아요 3 | URL
저도 길을 잃기 일보직전인데 꾸역꾸역 1권 읽었어요 ㅎㅎ 가계도를 보니까 6대에 걸친 이야기네요 😅

scott 2021-10-22 00:32   좋아요 1 | URL
매냐님이
서얼마 ㅎㅎㅎㅎ

Yeagene 2021-10-21 14: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뭔가 정신은 없는데,그 와중에도 무척 재밌게 읽은 작품이에요.또 읽으라고 한다면...모르겠네요;;;;

새파랑 2021-10-21 14:44   좋아요 4 | URL
저도 정신없이 읽다가 다시 첫페이지로 가서 가계도 보고 오고 그랬어요 ㅎㅎ 어떤 기분이셨는지 공감이 됩니다 ^^ 대하소설 읽는 기분도 들었어요 ㅋ

그레이스 2021-10-21 15:3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벌써 다 읽으셨군요^^
환상적 분위기때문에 역사적 사건을 놓치기 쉬운데, 이것 보고 수탈된 대지를 참고했던것 같아요
이 환상적분위기 때문에 살만 루시디의 <한밤의 아이들>을 함께 떠올리기도 합니다.
암튼 새파랑님 짱!

새파랑 2021-10-21 15:35   좋아요 3 | URL
책을 다 읽어보고 이 책의 시대배경에 대해 찾아봐야 할거 같아요~ 각주를 보면 성경도 비유하는거 같고 쉽지 않은 책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2권도 잘 읽어보겠습니다 ^^

페넬로페 2021-10-21 16:1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백년의 고독, 읽기 쉽지 않은데 역시 새파랑님 이십니다.
이 책은 제가 재독하고 싶은 책 1순위 입니다~~

새파랑 2021-10-21 16:18   좋아요 4 | URL
저 아직 2권이 남아있는데 😅 페넬로페님의 재독을 강력 희망합니다 ^^

청아 2021-10-21 17:1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인물이 많이 나오는 군요! 가계도 준비 필수네요ㅎㅎ🤭 그나마 러시아 이름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해야하나요? 저도 언젠가 꼭 읽어볼래요!ヾ(*´∀`*)ノ

새파랑 2021-10-21 19:21   좋아요 3 | URL
러시아에 비하면 완전 순한맛인데 아버지랑 똑같은 이름을 쓰는 애들이 많이 나와요. 성만 다름 ㅋ 초반에는 햇갈렸어요 ^^ 꼭 읽어보세요~!!

서니데이 2021-10-21 18: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중남미문학은 처음 읽었을때, 상당히 낯설었어요.
스페인어표기도 낯설고요.
새파랑님, 오늘은 조금 따뜻한 날이었어요.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새파랑 2021-10-21 19:22   좋아요 2 | URL
중남미 문학은 쉽지 않은거 같아요 ㅋ 이제 2권 읽기 시작해야 겠습니다^^

coolcat329 2021-10-21 21: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참 재미나지요?😚
이름이 겹치고 길어서 그렇지 이야기가 시간 순으로 흐르기때문에 정신만 차리면! 헷갈릴것도 없더라구요~

새파랑 2021-10-21 22:08   좋아요 3 | URL
2권이 더 이야기가 재미있네요 ㅋ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는중입니다. 운명이 이름으로 대물림되는거 같아요 ㅋ

희선 2021-10-22 01: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민음사에서 나온 건 책이 두권으로 나뉘었군요 다른 데서 나온 건 한권 같던데... 벌써 1권 다 보고 2권 보시는군요 몇 대에 걸친 이야기더군요 백년이어서...


희선

새파랑 2021-10-22 07:40   좋아요 2 | URL
백년인데 세대가 좀 많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 고조할머니까디 나옵니다 ㅋ

mini74 2021-10-22 09: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정말 좋아해요. 할머니가 옛날옛날에 하며 누구집 할아버지 바람 핀 이야기며 첩실 이야기 해주셨는데 꼭 그런 느낌 ㅎㅎ 같은 이름들이 나와서 저는 색연필로 그으면서 본. 그러면서 슬픈 역사들도 알게 된 ~~ 새파랑님 👍

새파랑 2021-10-22 10:39   좋아요 1 | URL
이책 완전 재미있어요. 감탄하면서 읽는중이에요 ^^ 이야기 종합선물세트같아요~!!
 

현실과 환상이 뒤섞여 있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


"물건들이란 제각각 생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요. 영혼을 깨우기만 하면 다 되는 겁니다" - P12

호세 아르까디오가 침실문을 닫자마자 권총 소리가 집 안을 진동했다. 한 줄기 피가 문 밑으로 새어나와, 거실을 가로질러 거리로 나가, 울퉁불퉁한 보도를 통해 계속해서 똑바로 가서, 계단을 내려가고, 난간으로 올라가, 터키인들의 거리를 통해 뻗어나가다, 어느 길모퉁이에서 오른쪽으로 돌았다가, 다른 길모퉁이에서 왼쪽으로 돌아, 부엔디아 가문의 집 앞에서 직각으로 방향을 틀어 닫힌 문 밑으로 들어가서는 양탄자를 적시지 않으려고 벽을 타고 응접실을 건너, 계속해서 다른 거실을 건너고, 식당에 있던 식탁을 피하기 위해 넓게 우회해서 베고니아가 있는 복도를 통과해 나아가다, 아우렐리아노 호세에게 산수를 가르치고 있던 아마란따의 의자 밑을 들키지 않고 지나, 곡식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가 우르술라가 빵을 만들려고 달걀 서른여섯 개를 깨뜨릴 준비를 하고 있던부엌에 나타났다. - P200

"친구, 한 가지만 얘기해 주게, 자넨 왜 전쟁을 하고 있는가?"

"왜라니, 친구, 위대한 자유당을 위해서지"

"그걸 알다니 자넨 행복한 사람이군. 난 말이야, 자존심 때문에 싸우고 있다는 걸 이제야 겨우 깨닫게 되었네"

"그것 참 안됐군"

"그래. 하지만 어찌 됐든, 왜 싸우는지도 모르는 것보다야 더 낫지. 또 말이야, 자네처럼 그 누구에게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그무엇을 위해 싸우는 것보단 더 낫지" - P205

그는 그녀로부터 멀리 떠남으로서뿐만 아니라, 전우들이 무모하다고 규정했을 정도로 터무니없이 잔인하게 행동하며 아마란따에 대한 기억을 지워버리려 애를 쓰면서 그녀로부터 도망쳤지만, 그녀의 이미지를 전쟁의 추악함 속에 떨궈버릴수록 전쟁 자체가 더욱더 아마란따를 닮아가고 있었다. - P223

근 사십 년 세월을 보내고 난 다음에야 소박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는데,그렇게 하기 위해 그는 서른두 차례의 전쟁을 벌여야 했고, 전쟁을 통해 맺어진 모든 조약들을 죽음을 걸고 위반해야 했으며, 승리의 영광이라는 수렁에 빠져 돼지처럼 허우적거려야 했다.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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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10-22 1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자로서 말씀 드리면 이 작가가 두뇌가 꽤 좋은 건 확실해요. ^^

새파랑 2021-10-22 14:01   좋아요 0 | URL
글쓰신 분들은 다 두뇌가 뛰어난거 같아요 ^^
 
은밀한 결정
오가와 요코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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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은 뿌리째 뽑혀나가지 않아. 자취를 감춘 것처럼 보여도 어딘가에 여운이 있지. 설령 기억이 없어지더라도 마음이 무언가를 간직하고 있기도 해, 떨림, 고통, 기쁨, 눈물 같은 것을.˝


내 주위에 있던 일상적인 것들과 소중한 것들이 조금씩 사라저 간다면, 그리고 기억마져 희미해진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은밀한 결정>의 이야기는 어느 외딴 곳에 떨어진 섬이 배경이다. 그 섬에서는 몇일 간격으로 어떠한 것들이 하나씩, 하나씩 소멸되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사라진 것들에 대한 기억도 함께 잃어간다. 주인공이자 소설을 쓰는 직업을 쓰는 ‘나‘ 역시 그렇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소멸된 것에 대한 기억을 잃지 않는다.


‘나‘의 어머니 역시 그런 사람 중 한사람이었다. 어머니는 소멸해 간 것에 대한 기억을 잃지 않는다. 당시 섬에서는 소멸한 것에 대해 개인이 가지고 있을 수 없었으며, 이를 어길경우 섬의 지배계층인 비밀 경찰에게 끌려가게 된다. 하지만 어머니는 소멸해 간 것들을 하나씩 하니씩 몰래 보관해 놓았다.

[˝하지만 모르겠어. 왜 엄마만 아무것도 잃지 않는지. 왜 아무리 시간이 가도 전부 기억하고 있는 건지.˝ 마치 그게 불행한 일인 것처럼 어머니는 눈을 내리뜬다. 나는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한번 더 잘 자라고 입맞춤을 한다.]  P.10



이렇게 기억을 잃지 않은 몇몇의 사람들은 섬의 통제체계에 어긋나기 때문에 비밀 경찰에게 끌려가게 되고, 비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어머니와 같이 기억을 잃지 않는 사람들은 이 사실을 숨기면서 살아가야 했다. 하지만 어느날 어머니 역시 비밀경찰에 의해 끌려가서 죽게 된다.


소설가인 ‘나(그녀)‘에게는 나의 글을 편집해 주는 편집장 ‘R‘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녀는 편집장 역시 자기와 같이 기억을 잃는 보통사람이라 생각하였는데, 어느날 그는 그녀에게  한가지 사실을 털어놓는다. 자신(편집장) 역시 그녀의 어머니 처럼 기억을 잃지 않는다고.


더이상 소중한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자신의 집에 비밀 경찰로부터 숨을 수 있는 폐쇄된 방을 만들고, 편집장 ‘R‘이 그곳에서 숨어지낼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그녀의 집에서 편집장과 함께 소설을 써나가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섬에서 ‘소설‘이 소멸하게 되고, 섬에 있는 모든 책들은 불태워지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폐쇄된 방에 자신이 지금까지 쓴 소설과 집에 남아있던 일부 소설을 숨기게 된다.

[˝옛날에 누가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나요. ‘책을 불태우는 자는 결국 인간을 불태우게 된다.˝]  P.238



그녀는 점점 소설에 대한 기억을 잃어가게 되고 글도 쓸 수 없게 된다. 하지만 편집장 ‘R‘은 이 모든 걸 다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기억을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하지만, 되돌릴 수는 없었다. 점점 많은 것들이 사라져가고 육체의 일부, 그리고 말(언어)까지 소멸하게 되는 이 섬에는 도대체 어떤 것들이 남아있게 될까?

[˝아니,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야. 생각해봐. 달력이 사라졌으니 한 달이 끝날 때 그 장을 쭉 찢어낼 수 없잖아. 즉, 아무리 기다려도 우리에게 새로운 달은 오지 않아. 봄이 오지 않는 거야.˝]  P.182



고요한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는 ˝오가와 요코˝의 <은밀한 결정>은 뭔가 큰 이벤트 없이도 잔잔하면서도 음울하고 비관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오가와 요코˝의 작품은 처음 읽어봤는데 상당히 독특한 느낌을 받았다. 책 소개를 보면 <1984>, <백년 동안의 고독> 등이 언급되어서 이와 비슷할 거라 생각했는데(백년 동일의 고독은 안읽어봤지만 ㅎㅎ) 생각했던 것과는 비슷하지 않았다. 이책은 잔잔한 디스토피아가 딱 맞는 표현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것 같고, 어떤 사람이 읽기에는 다소 심심할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반면 특별한 사건 없이 문장만으로 만들어 낸 우울한 분위기는 대단히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흡입력 있는 문장은 책을 계속 읽게 하고 궁금증을 자아낸다.


무언가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언제나 안타깝다. 그것이 물건이든, 기억이든 말이다. 그래도 누군가가 기억한다면 결코 사라졌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기억한다는 것은 결코 불행이 아니다.



Ps 1. 오늘은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을 읽어야 겠다.


Ps 2.  이 책의 내용과 정확히 연관되는 노래는 아니지만, 왠지 이 노래가 생각이 나서 들었다.

Alan Parsons Project <Time>
https://youtu.be/jhSTEJ89V4M

Time, flowing like a river
Time, beckoning me
Who knows when we shall meet again
If ever. . But time
Keeps flowing like a river to the 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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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10-20 16: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여기 제목이 페넬로페님 글 제목하고 뭔가 느낌이 비슷해요!ㅋㅋㅋㅋ새파랑님 말씀처럼 고요한 디스토피아네요.
분위기는 이시구로의 <클라라>도 좀 생각나게 하구요.😉 소설이 없는 세계라니..🤦‍♀️

새파랑 2021-10-20 17:03   좋아요 4 | URL
저는 소설이 없는 세계에서는 절대 살 수 없습니다~!! 쎈(?)걸 좋아하시는 미미님과는 약간 안맞을거 같아요 😆

그레이스 2021-10-20 18: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신비주의적인 것때문일까요?
백년동안의 고독이 거론되는 것은?
스토리는 다른데...^^

새파랑 2021-10-20 18:08   좋아요 4 | URL
제가 곧 백년동안의 고독을 읽고 유사점을 찾아보겠습니다~!!

그레이스 2021-10-20 19:15   좋아요 3 | URL
차라리 기억전달자?

새파랑 2021-10-20 19:22   좋아요 3 | URL
와우 기억전달자 찾아보니까 왠지 비슷한 느낌인거 같아요 ^^ 근데 전 첨보는 책이었어요 😅

새파랑 2021-10-20 22:17   좋아요 1 | URL
이제 백년동안의 고독 1권 절반 읽었는데 이 책하고 비슷한 분위기가 있네요 ^^

그레이스 2021-10-20 22:18   좋아요 2 | URL
우와 그렇게나 빨리요?@@

mini74 2021-10-20 18: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코코 생각나요. 기억돠지 않으면 사라지는 ㅠㅠ 소재가 독특하네요 . 아 왜 이리 재미있는 책들이 많은걸까요 ㅎㅎ

새파랑 2021-10-20 18:10   좋아요 4 | URL
코코가 뭔지 모르지만 이 책도 특이한거 같아요. 전 읽다보면서 하루키의 <세계의 끝>이 떠올랐어요. 약간 분위기도 비슷합니다 ^^

mini74 2021-10-20 18:23   좋아요 4 | URL
만화영화 코코~ 넘 재미있어요. 시간되시면 추천 ! 거기 나오는 단테란 개가 짱 멋집니다 ㅎㅎ 그러다 폭풍오열ㅠㅠ

서니데이 2021-10-20 18: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호불호가 사람마다 있을 수 있다고 하시니 조금 더 소개를 읽어보고 사야겠네요.
잘읽었습니다. 새파랑님, 저녁 맛있게드시고 좋은 시간 되세요.^^

새파랑 2021-10-20 19:15   좋아요 4 | URL
서니데이님은 왠지 이책 괜찮으실거 같아요~!! 저녁 많이 드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

페넬로페 2021-10-20 19:1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조용하지만 섬뜩한 디스토피아인데요^^
연로한 엄마를 보면 어쩌면 기억만이 삶을 지탱하는 힘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봤거든요^^
오늘 선곡 끝내줍니다.
제가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 이 책과도 잘 어울려요^^

새파랑 2021-10-20 19:24   좋아요 4 | URL
이 노래는 그렇게 유명하지는 않은거 같은데 역시 페넬로페님은 👍 쓸쓸함이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막시무스 2021-10-20 19: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흥미로운 내용인듯합니다!ㅎ 저는 리뷰 읽으면서 너무 시끄러운 고독이 생각났어요! 백년고독이랑 비교글 기대하겠습니다! 즐건 저녁시간되십시요!

새파랑 2021-10-20 19:26   좋아요 3 | URL
너무 시끄러운 고독 왠지 재미있어 보입니다. 바로 보관함으로 직행 ^^

coolcat329 2021-10-20 19: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섬에서 하나씩 소멸해가는건 크리스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생각이 나고 책 태우는건 화씨451 이 생각나네요. 기억전달자도 떠오르고요 ㅋ

새파랑 2021-10-20 20:07   좋아요 3 | URL
와우 비슷한 느낌의 디스토피아적인 책이 많네요. <은밀한 결정> 이 책도 처음 출판된게 20년 전이라고 합니다 ^^

붕붕툐툐 2021-10-20 22: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잔잔한 디스토피아~ 전 안 봐도 불호쪽일 듯하여 일단 패쓰합니다! 그래도 페이퍼는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새파랑 2021-10-20 23:07   좋아요 2 | URL
툐툐님에게 불호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극호만 어울리심 ^^

희선 2021-10-21 01: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즈오 이시구로 소설 《파묻힌 거인》에서도 사람들이 기억을 잊어요 그래도 잊지 않은 사람이 나타나요 가즈오 이시구로 소설과 오가와 요코가 말하는 건 조금 다를지 몰라도 무언가를 잊는 건 비슷해서... 괴로워도 잊지 않는 게 좋을 텐데, 그게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괴롭겠습니다 잊을 수밖에 없다니, 잊지 않는 사람은 왜일지...


희선

새파랑 2021-10-21 06:48   좋아요 2 | URL
이시구로 작품도 안읽은 작품들 읽어야 하는데 파묻힌 거인은 못읽었네요 ㅜㅜ 괴로운 것들도 있을테니 다 기억한다는게 항상 좋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다 잊는다는건 더 안좋은것 같아요~~
 

주변에 있던 일상적인것과 소중한 것이 하나씩 소멸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섬 사람들은 그렇게 멋진 것들을 영원히 마음속에 간직할 수 없어. 섬에 사는 한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순서대로 하나씩 잃어버릴 수밖에 없지. 조금 있으면 너도 처음으로 뭔가를 잃을 때가 올 거야."
- P5

"하지만 모르겠어. 왜 엄마만 아무것도 잃지 않는지. 왜 아무리 시간이 가도 전부 기억하고 있는 건지." 마치 그게 불행한 일인 것처럼 어머니는 눈을 내리뜬다. 나는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한번 더 잘 자라고 입맞춤을 한다. - P10

내일 찾아올지 모를 무언가의 소멸에 대비해 섬 전체가 마음의 준비를 하는 듯한 정적이 주위를 가득 채운다. 이렇게 섬은 밤을 맞는다. - P25

그때 우리는 서로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눈을 마주보며, 훨씬 전부터 서로의 마음 한구석에 도사리고 있는 불안을 느꼈다. 분수의 물보라에 반사된 빛이 R씨의 옆얼굴을 비추었다.
입 밖에 내면 실현될 것만 같아서 나는 그가 모르도록 가슴속 깊이 가만히 중얼거렸다. 만약 말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 P34

"나는 알아, 에메랄드가 얼마나 아름답고, 향수가 얼마나 향기로운지. 내 마음에서는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거든." - P84

"내 기억은 뿌리째 뽑혀나가지 않아. 자취를 감춘 것처럼 보여도 어딘가에 여운이 있지. 작은 씨앗 같은 거야. 어쩌다 비가 내리면 다시 떡잎이 돋지. 그리고 설령 기억이 없어지더라도 마음이 무언가를 간직하고 있기도 해, 떨림, 고통, 기쁨, 눈물 같은 것을." - P107

"아니,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야. 생각해봐. 달력이 사라졌으니 한 달이 끝날 때 그 장을 쭉 찢어낼 수 없잖아. 즉, 아무리 기다려도 우리에게 새로운 달은 오지 않아. 봄이 오지 않는 거야." - P182

"옛날에 누가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나요. ‘책을 불태우는 자는 결국 인간을 불태우게 된다."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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