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누가 짐승일까?

(몸이 안좋아서 독서와 글쓰기 자제중)


"우리 같은 사람들은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이지는 않아요. 그러려면 다른 동기가 있었어야만 할 거예요. 그런데 우리에게는 그런 동기가 아예 없어요." - P200

그는 거절할 수 없었다. 게다가 그녀 때문에 은근히 불안하긴 했지만 그녀가 발산하는 매력이 보면 볼수록 커지다가 급기야 너무도 강렬해져서, 일부러라도 퉁명스럽게 대하겠다는 굳은 다짐에도 아랑곳없이 그녀의 온화한 눈길 앞에서 그의 무뚝뚝한 표정은 어느새 사라져버렸다. 온순하면서 겁먹은 표정의 그녀는 차마 때릴 엄두조차 나지 않는 충직한 개가 그렇듯 사랑을 표현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여자였다 - P212

"내가 범인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보이지 않게 몸을 움찔했다. 그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들여다 보았다.

"그래요."

그가 그녀와 마찬가지로 나직하고 진지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그녀는 잡고 있던 그의 손을 힘주어 더 꼭 움켜쥐었다. 그녀는 곧바로 말을 받지 않았다. 그녀는 둘의 체온이 서로 섞이는 것을 음미했다.

"잘못 생각하셨어요, 나는 범인이 아니에요." -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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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11-04 02: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몸이 안 좋다니, 잘 쉬고 푹 주무세요 그러면 좀 낫겠지요 새파랑 님 몸이 나아져서 책도 보고 글도 쓰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희선

새파랑 2021-11-04 07:51   좋아요 3 | URL
하필 오른손이 다쳐서 글쓰고 책읽는게 힘드네요 ㅜㅜ 곧 회복하겠습니다~!!

2021-11-04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04 1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04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1-11-04 22: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른손 다치셔서 어쩌나요. 많이 불편하시겠어요.
빨리 나으시면 좋겠어요.
새파랑님, 좋은밤 되세요.^^

새파랑 2021-11-04 23:36   좋아요 2 | URL
아 너무 아프고 불편하네요 ㅜㅜ
주말까지는 회복을 목표로 해야겠어요 ㅜㅜ

2021-11-09 15: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09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09 16: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09 1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추리소설 느낌도 나고 인물들의 생동감이 느껴지는 초반이다.


이 여자는 아까 그 즉시 죽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으니 이젠 죽이지 못할 것 같았다. 그녀를 살려둔 자신의 비겁함에 생각이 미치자 그의 분노는 더욱 격화되었다. 그것은 비겁한 짓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그녀의 목을 조르지 못했던 것은 그가 아직 그녀의 음탕한 육신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그녀를 이대로 데리고 살 수는 없었다. 그럼 쫓아내야 하나, 길거리에 버려야 하나, 그렇게 두 번 다시 보지 말아야 하나? 그러나 정작 자신이 그럴 엄두조차 내지 못할 거라는 것을 직감하자 또다른 고통의 물결에 휩쓸리면서 고약한 구역질이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 P43

터널은 날 흥분시켜. 기차에 몸이 박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암흑 속 2.5킬로미터를 내달리는 거지, 눈은 뜨지 않는 게 좋아. 기차 소리를 들어야 해, 저 밑에서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 P79

그는 여자를 죽이고 싶은 생각에 미쳐버리는 것이다. 그는 그런 자신을 억제하지 못하고, 그 살을 본 순간, 따뜻하고 하얀 그 목을 본 순간, 가위를 집어들고 그녀의 살 속 깊숙이 가위를 찔러넣으려 했던 것이다. 그것은 그녀가 반항했기 때문이 결코 아니었다. 천만에, 그것은 쾌락을 위해서였다. 그렇게 하고 싶은 욕망 때문이었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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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11-03 00: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과 새파랑님이 같은 책을 비슷한 시간에 보고 계시는군요.
요즘 알라딘 서재의 트렌드인가요.
잘읽었습니다. 새파랑님, 좋은 밤 되세요.^^

새파랑 2021-11-03 11:27   좋아요 2 | URL
제가 따라 읽는 중입니다 ㅋ 유행인거 같긴 해요^^
 
어둠 속에서 헤엄치기
토마시 예드로프스키 지음, 백지민 옮김 / 푸른숲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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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겁도 없이 자유롭게, 찬란한 어둠에 파묻힌 채 헤엄쳤다."


여기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기 힘든 사랑이 있다. 그런 사랑을 하는 사람들 앞에는 두가지 선택지가 있다. 힘겹더라도 이 사랑을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이 사랑을 마음속에만 담아두고 헤어지면서 다른 사랑을 찾아갈 것인지.


만약 두사람의 마음이 첫번째와 같다면 힘들겠지만 계속 함께 행복할 수도 있다. 만약 두사람의 마음이 두번째와 같다면 떨어져 있더라도 서로를 그리워만 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도 있다. 그런데 만약 두 사람의 선택이 서로 다르다면 어떻게 될까? 그걸로 끝인 걸까?


사회주의 국가인 폴란드에서 태어난 주인공 "루드비크"는 어린시절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알게 된다. 현재에도 동성애자로 살아가긴 쉽지 않은데, 당시 사회주의 체제에서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히고 살아가는건 더욱 힘들었다. 자신을 숨기고 살 수밖에는 방법이 없었던 "루드비크"


대학생이 된 "루드비크"는 농활에 가서 "야누시"라는 청년을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망설이다가 어렵게 어렵게 자신의 마음과 같은 책 <조반니의 방>을 그에게 빌려주게 되고, 결국 "야누시" 역시 그에게 마음이 있음을, 그 역시 동성애자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둘은 둘만의 여행을 떠나면서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하지만 둘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랐음을 서서히 깨닫게 된다. 사회주의 체제를 잘 이용하면서 이곳에 적응하며 살면 된다고 믿는 "야누시", 하지만 자신을 억압하는 체제를 벗어나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자유를 꿈꾸며 살고 싶어하는 "루드비크".

["가끔 어디 다른 곳에 있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 해본 적 없어?"]  P.83



"루드비크"는 "야누시"에게 함께 떠나자고 한다. 하지만 "야누시"는 이를 거부한다. 그리고 "야누시"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숨기고 출세를 위해 권력자의 딸인 "하니아"와 결혼을 한다. "루드비크"는 "야누시"의 "루드비크"에 대한 마음이 진심이었는지 아니었는지 확인하지 못한 채  큰 좌절을 앉고 미국으로 떠난다.

[그렇긴 해도 이제는 우리도 각자의 거짓말들로 무한정 속여 나갈 수만은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늦든 빠르든 그 거짓말들의 시꺼먼 속을 직면해야만 할 때는 찾아오니까. 우리는 그 직면의 시기를 고를 수는 있으나, 직면의 여부를 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직면의 시기를 늦추면 늦출수록 고통스럽고 불안해지기만 할 뿐이다.]  P.283



"야누시"는 진심으로 "루드비크"를 사랑했었을까? 자신의 정체성을 바꾸면서까지, 사랑을 포기하면서까지 그가 갖고 싶어했던 것은 무잇이었을까? 그런데 그의 선택을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

[그동안 쭉 나는 그녀를 사랑했냐고 네게 물어봐야지 하는 마음이 있었다. 딱 그 질문 하나만큼은 물어보지 못해서 후회가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야 질문의 답이 어느 쪽이었든 아무런 상관이 없었음을 나는 깨닫는다.]  P.284


[남들이 언제나 우리가 받고 싶어 하는 것을 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던 네 말은, 본인이 바라는 방식으로 사랑해달라고 남한테 요구할 수는 없는 것이라던 네 말은 옳았으므로, 그 누구도 그렇게 해주지 않았다고 해서 비난받을 수는 없는 것이다.]  P.284



자신이 태어난 곳을 포기하고, 사랑했던 사람에게 버림받으면서 떠나야 했던 "루드비크"의 마음은 어땠을까? 조국과 고향으로 부터 버림받은 그에게 남은 것은 회한 뿐이었다.

[아마도 그날 밤 내가 너를 보았다는 걸 너는 까맣게 몰랐으리라. 너는 그 음악이 기억날까? 네가 잊은 것이나 내가 놓친 것이 있을까? 당연히 내 기억력에도 한계는 있다. 자인하지 않는 사이 공란에 색을 칠할 수도, 극적으로 꾸며내거나 수정할 수도 있으리라. 감정에 한해서는 사진처럼 정확한 기억력이란 없는 듯싶으니. 그래도 현재로서는, 좋든싫든 이것이 나의 진실이다.]  P.156



퀴어소설을 즐겨 읽지는 않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퀴어소설 이라는 장르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표현하기에는 최적의 장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을 하는 자신들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인정받기 힘든 그들의 사랑은 대부분 실패로 끝나지만, 그래서 더 극적인 느낌이 든다. 공감이 된다.


사회주의라는 억압된 체제 속에서,  그 속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했던 "루드비크"에게 새로운 사랑이 오기를 바래본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렇게 쉽게 헤어지지 않길 바래본다.


Ps. <동반자, 김동률>
https://youtu.be/iuLggP9j5cY

내 살아가는 모습이 혹 안쓰러워도
힘없이 쥔 가냘픈 끈 놓아주오
가슴에 물들었던 그 멍들은 푸른 젊음이었소
이제 남은 또 다른 삶은 내겐 덤이라오

긴 세월 지나 그대의 흔적 잃어도
이 세상 그 어느 곳에서 살아만 준 대도
그것만으로도 난 바랄 게 없지만
행여라도 그대의 마지막 날에
미처 나의 이름을 잊지 못했다면
나즈막히 불러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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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02 16: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등 !!@^^@
˝우리는 겁도 없이 자유롭게, 찬란한 어둠에 파묻힌 채 헤엄쳤다.˝
이문장은 11월의 문장으로 찜!👆 ^^

새파랑 2021-11-02 17:38   좋아요 3 | URL
앗 이 문장은 책 뒷편에도 쓰여 있는 문장이에요 😅 표절한거 같아 약간 찔리네요 ㅋ

잠자냥 2021-11-02 15: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새파랑 님이 이 책에 별 다섯 주시니 왠지 기쁩니다. ㅎㅎㅎㅎ

새파랑 2021-11-02 17:40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덕분에 읽은 작품이에요. 다음은 수영장 시리즈 읽어야 할까요? ㅋ 이 책 너무 좋았어요 ㅜㅜ

잠자냥 2021-11-02 20:52   좋아요 1 | URL
아니요, 수영장은….. 하하하 ^^;;;;

청아 2021-11-02 16: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시대상황과 맞물려 더 짙은 어둠이었겠네요!! 발췌문들이 다 좋아요. 정체성을 숨기고 결혼해 사는 경우가 적지않다고 어디선가 들었어요. 노래도 내용과 딱이고 이 가을에도 딱입니당~^^*♡

새파랑 2021-11-02 17:41   좋아요 2 | URL
미미님 취향에 딱 맞을 거 같아요. 강추 드립니다 ^^ 노래는 더 좋습니다~!!

페넬로페 2021-11-02 17: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사랑의 감정과 정체성은 내 의지로 되지는 않은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자유로우면 좋겠지만 현실의 제약을 받으니~~내용이 절절할것 같아요.
이 노래 가사가 좋네요
게다가 김동률이 부르니 더 좋아요^^

새파랑 2021-11-02 18:43   좋아요 2 | URL
사랑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과 출세를 위해 정체성도 바꾸는 사람이 대비가 되어서 더 슬펐어요 ㅜㅜ 이 노래 완전 최애곡입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1-11-02 17: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전자책 사놨는데 언제 다 읽죠...😱

새파랑 2021-11-02 18:44   좋아요 3 | URL
열반인님이시면 하루면 읽으실 수 있습니다~!!

붕붕툐툐 2021-11-02 17: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안 읽어봐서 모르겠지만, 비극적 사랑에 적합한 소재라는 말에 끄덕여지면서 안타깝네요~ 좀 더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가 되면 좋겠는데요~ 김동률 노래는 언제 들어도 좋지만, 가을엔 더 찰떡!!

새파랑 2021-11-02 19:04   좋아요 2 | URL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은 언제나 슬픈거 같아요 😂
김동률은 가을에도 좋고 겨울에도 좋고 봄에도 좋고 여름에도 좋은거 같아요~!!

scott 2021-11-02 21:41   좋아요 1 | URL
가을엔 더 찰떡 🧈 동감 합니다 ^ㅎ^

mini74 2021-11-02 17: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성별이란게 사랑에 중요할까싶다가도 다수가 아닌 사랑이 이렇게 힘든 상황들을 보면ㅠㅠ 동반자 가사가 절절하네요 ㅠ

새파랑 2021-11-02 19:06   좋아요 3 | URL
하필 이 책을 읽는데 이 노래가 흘러나왔어요 ㅜㅜ
당시 시대배경에서는 특히 더 힘들었을거 같아요~!!

희선 2021-11-03 0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대 때문에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두 사람이 조금 다른 듯도 하네요 달라도 좋아하고 그게 이어질 수도 있겠지만, 바라는 게 다르면 힘들지도 모르죠 사랑이냐 출세냐 이런 건 동성이 아니어도 생각하겠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1-11-03 11:29   좋아요 0 | URL
이성이어도 똑같긴한데 동성이다보니 더 비극적으로 다가오더라구요 ㅎㅎ
 

제목 그대로 어둠속에서 헤엄을 칠 수 밖에 없던 사람의 이야기. 그의 사랑은 그곳에서는, 그사람에게서는 이룰 수 없었다.

이제야 나는 그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다. 어떤 사람들은, 어떤 사건들은, 골머리가 빠지게 만든다. 그들은 단두대와 같이 인생을 두 동강이 내어버려서 사와 생, 전과 후로 나눈다. - P12

우리가 브로츠와프에 도착해 부모님들의 마중을 받았을 때 나는 이전과는 다른타락한 인간으로 귀가하는 듯한, 이전의 나 자신으로는 결코 되돌아갈 수 없을 듯한 느낌이 들었다. - P25

네게도 그런 사람이, 어렸을 때 덧없이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을까? 너도 내가 맛본 수치심 같은 걸 느껴본 적이 있었을까? 나는 항상 너도 그래봤겠지, 아무리 그래도 그간 행세하던 대로 평생을 무심하게 살아왔을 리는 없겠지 짐작했더랬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고통받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기 시작한다. 아닌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고통받는 것은 아니라고, 여하간 같은 것 때문은 아니라고. 그리고 어떻게 보면그렇기에 너와 나, 우리가 가능했던 것이리라. - P29

"가끔 어디 다른 곳에 있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 해본 적 없어?" - P83

하지만 어머니는 체념하다 죽은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스스로도 납득하지 못했던 일들만 하던 사이에 이미 수년 전부터 속으로는 죽어 있었을 테고 그러다가 종국에는 몸마저 백기를 들게 된 것이리라. - P170

"모름지기 가진 것을 꽉 붙들고 있어야 해." 부인은 나에게 라기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중얼거리면서 힘줄이 불거진 양손으로찻잔을 꼭 움켜쥐었다. "가장 소중히 여기는 걸 언제 잃어버릴지 모르는 일이니까." - P189

우리는 무슨 가망이라도 보이면 마냥 줄을 서대고, 여하간 뭐라도 받으려고 줄을 서대는데 어쩌면 아무것도 없는데도 줄을 서고 있는지도 모르지." 이렇게 말하던 부인이 슬프고도 다정한 특유의 웃음을 웃었다. "그래도 이것도 다 지나갈 거란다, 얘야, 가장 긴 줄이라 해도 종국에는 끝이 나기 마련이니까."
- P251

그렇긴 해도 이제는 우리도 각자의 거짓말들로 무한정 속여 나갈 수만은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늦든 빠르든 그 거짓말들의 시꺼먼 속을 직면해야만 할 때는 찾아오니까. 우리는 그 직면의 시기를 고를 수는 있으나, 직면의 여부를 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직면의 시기를 늦추면 늦출수록 고통스럽고 불안해지기만 할 뿐이다. - P283

아마도 그날 밤 내가 너를 보았다는 걸 너는 까맣게 몰랐으리라. 너는 그 음악이 기억날까? 그녀의 귀고리가 기억날까? 네가 잊은 것이나 내가 놓친 것이 있을까? 당연히 내 기억력에도 한계는 있다. 자인하지 않는 사이 공란에 색을 칠할 수도, 극적으로 꾸며내거나 수정할 수도 있으리라. 감정에 한해서는 사진처럼 정확한 기억력이란 없는 듯싶으니. 그래도 현재로서는, 좋든싫든 이것이 나의 진실이다. - P156

그동안 쭉 나는 그녀를 사랑했냐고 네게 물어봐야지 하는 마음이 있었다. 딱 그 질문 하나만큼은 물어보지 못해서 후회가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야 질문의 답이 어느 쪽이었든 아무런 상관이 없었음을 나는 깨닫는다.

왜냐하면 남들이 언제나 우리가 받고 싶어 하는 것을 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던 네 말은, 본인이 바라는 방식으로 사랑해달라고 남한테 요구할 수는 없는 것이라던 네 말은 옳았으므로, 그 누구도 그렇게 해주지 않았다고 해서 비난받을 수는 없는 것이다. -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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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02 0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두툼한 장편으로 새파랑님 11월 독서 스타트!🏁

새파랑 2021-11-02 00:23   좋아요 2 | URL
일단 완독하고 자기 입니다 😅

다락방 2021-11-02 07:41   좋아요 3 | URL
새파랑 님 잠은 주무시는 겁니까?

새파랑 2021-11-02 07:59   좋아요 2 | URL
저도 잡니다~!! 하루 5~6시간이요 ㅎㅎ
어제는 음주를 하긴 했지만 완독하겠다는 의지로 집에와서 초집중해서 읽었습니다 😁

2021-11-02 2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02 2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매월 1일에 정리해보는 지난달 독서 기록이다.

10월달에는 25권을 읽었고, 독보적 미션은 31일 완료했다. (‘어둠속에서 헤엄치기‘는 아직 읽고 있는 책이다.)

스탬프는 30일치만 얻었는데, 이는 <열린책들 35주년세트>를 너무 오래 읽어서 하루가 스탬프 누적이 안되었다. 저번달에 읽었던 열린책들 작품은 <인간실격> 이었다. 열린책들 세트 12번째로 읽은 작품인데, 8권이 남았지만 대부분이 읽은 책들이어서 손이 잘 안갔다.

이번달에는 ˝필립 로스˝작품을 많이 읽었고 (3권), 완독하고 싶은 작가인 ˝소세키˝, ˝로맹가리˝, ˝에밀 졸라˝를 각각 두권씩 읽었다. 역시 나는 공평하다.

그리고 유명한 고전작품인 ˝적과 흑˝, ˝백년의 고독˝, ˝로드 짐˝을 읽었는데, 세 작품 모두 역시나 좋았다. 읽는게 쉽지만은 않았지만.

이번달에는 특이하게도 에세이를 세편이나 읽었다. <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는 아껴읽는 중이고, 북플 사진에는 없지만 명저인 <독서공감, 사람을 읽다>는 다 읽고 이제 리뷰를 쓰려고 준비중이다.

그래도 꾸역구역 읽어서 어쨋든 20권은 넘게 읽었다. 2021년 현재까지 195권을 읽었는데, 목표인 200권은 채울 수 있을것 같다.

11월에는 그동안 못읽은 <열린책들 35주년 세트> 남은 작품들과, 읽겠다고 하고 아직도 못읽은 <잃시찾 9권,10권>을 꼭 읽어야 겠다. <율리시스>는 12월달에 읽어야지. 그리고 희곡은 10달에 2권밖에 못읽었는데, 이번달부터 희곡 읽기는 월 2권으로 목표를 변경해야 겠다.

이번달에는 읽었던 책들이 대부분 좋았지만 Top3를 꼽아보자면,

1. 백년의 고독
2. 자기앞의 생
3. 산시로

이었다.

11월에도 부지런히 독서를 이어 나가겠습니다.이 글이 플친님들 독서 욕구를 자극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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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01 13: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등.🖐 ^^

새파랑 2021-11-01 14:06   좋아요 5 | URL
이번달에는 책을 많이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scott 2021-11-01 15:01   좋아요 4 | URL
새파랑님 담달
서재 달인 2022년
매달 예약!
 〃∩ ∧_∧
 ⊂⌒( ・ω・)
  \_ っ🥇c

새파랑 2021-11-01 17:34   좋아요 4 | URL
서재의 달인이 되기에는 서재가 완전 정리가 안되어 있는데요 😅

오거서 2021-11-01 15:57   좋아요 4 | URL
서재가 꽉 차고 넘쳐서 년말까지 도저히 완전 정리하기 힘들다는 말씀이시죠? ㅋㅋㅋ

새파랑 2021-11-01 17:35   좋아요 3 | URL
제 북플 서재가 완전 엉성합니다 ㅎㅎ 어플로만 하다보니 엉망이에요 ㅜㅜ
그런데 실제 서재는 더 엉망이라는 😅

잠자냥 2021-11-01 13: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독서공감, 사람을 읽다> 리뷰 기대합니다! ㅋㅋㅋ

새파랑 2021-11-01 14:08   좋아요 4 | URL
이 책 빨리 리뷰를 쓰고 <잘 지내나요>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ㅋ

페넬로페 2021-11-01 14:0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공평한 새파랑님!
그러나 독서능력과 열정은 전혀 공평하지 않네요~~
매번 감탄합니다.
11월에도 계획도서 거뜬히 이루시리라 믿습니다.👍👍👏👏😍💐

새파랑 2021-11-01 14:09   좋아요 6 | URL
제가 예상외로 공평합니다 ㅋ 나름 균형잡힌 독서~!! 올해는 끝날때까지 부지런히 읽어보겠습니다 ^^

막시무스 2021-11-01 14:0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한달 읽으신 양이 거의 제가 1년 가량 읽은 양이랑 비슷하시네요!ㅎ 남은 시간도 열씨미 하셔서 200권 독파 하시길 기원합니다.

새파랑 2021-11-01 14:11   좋아요 6 | URL
그것 아니실거 같은데 ㅋ 제가 좀 두꺼원 책은 피해서 그렇습니다 ^^ 200권은 꼭 완독하도록 하겠습니다~!!

오거서 2021-11-01 16:00   좋아요 5 | URL
꼭 제가 하고싶은 말을 막시무스님이 하셨어요.

다락방 2021-11-01 14: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거 자꾸 까먹어서 다음날 ‘아차, 어제도 안했네‘ 하거든요. 10월 지금 확인해보니 스탬프 21개 받았네요. 그런데 매일 체크하시다니 진짜 대단하세요. 어떻게 하루도 안까먹고 하시는지...

새파랑 2021-11-01 14:29   좋아요 3 | URL
제가 좀 쓸데없이 꼼꼼(?) 합니다. 술먹어도 걸음 수 미달되면 다시 나갑니다 ㅎㅎ 하루 지나고 까지는 스탬프 발급 되는거 같더라구요~ 스탬브 예전에 한번 환급해서 지금은 189개 모았네요 ^^

라로 2021-11-01 15: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대단하신 새파랑님!! 그나저나 3권 뽑으신 책 중에 두 권은 저도 아주 좋아하는 책이에요. 산시로,,,아직 안 읽었는데 레일라님도 좋아하시고 새파랑님도 손에 꼽으시니 저 책도 꼭 읽고 싶어요,, 음 반드시!!^^;;;

새파랑 2021-11-01 15:47   좋아요 3 | URL
라로님도 백년의 고독하고 자기앞으 생을 좋아하시는군요~~! 전 산시로 같은 내용이 딱 좋더라구요. 제 스타일 ^^ 꼭 읽어보세요~!!

오후즈음 2021-11-01 15: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파랑님의 성실함에 저는 늘 반성하게 됩니다. 이번달은 저도 새파랑님을 좀 닮고 싶어요

새파랑 2021-11-01 15:48   좋아요 5 | URL
이번달에 오후즈음님의 즐거운 독서생활을 응원합니다~!! 저는 그냥 책 읽는게 요즘 즐거움이어서 그런거 같아요 ^^

오후즈음 2021-11-01 15:50   좋아요 5 | URL
책도있지만 열심히 걷기도 꾸준하시고 대박!

새파랑 2021-11-01 17:35   좋아요 3 | URL
원래 제 목표가 만보 걷기 였는데 요즘에는 책읽기로 바꼈어요 😅

하나의책장 2021-11-01 17: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라는 말이 절로 나와요😍

새파랑 2021-11-01 17:36   좋아요 2 | URL
ㅋ 감사합니다. 하나님은 더 많이 읽으시는것 같던데~! 11월에도 같이 열독 하시죠 ^^

붕붕툐툐 2021-11-01 19: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의 ‘역시 나는 공평하다‘에 빵터졌어요!ㅎㅎㅎㅎ
독서욕구 완전 자극 된다고 하실 줄 알았죠? 사실 새파랑님은 넘사벽이라 자극 하나도 안되고 그냥 우와~ 하고 감탄하다가 침흘리고 갑니다~ 새파랑님 서재에 물기 조심하세요~ 제 침일 수도..ㅋㅋㅋㅋㅋㅋㅋ

오거서 2021-11-01 19:40   좋아요 3 | URL
새파랑님은 넘사벽! 증인으로 불르시면 달려 갑니다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11-01 21:15   좋아요 2 | URL
어쩐지 책이 좀 이상하던데 😅 툐툐님을 빵 떠지게 했으니 오늘 성공이네요~!!

새파랑 2021-11-01 21:15   좋아요 3 | URL
넘사벽 까지는 아니지만 ^^ 오거서님 과도한 칭찬 감사합니다 ~!!

바람돌이 2021-11-01 19: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번 달 5권 읽은 저는 반성하고 갑니다. ㅠㅠ 새파랑님 글 보고 독서의욕 충전해요.

새파랑 2021-11-01 21:16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님 독서의욕 충전 되셨다니 완전 뿌듯하네요 ^^ 11월에도 즐독 하세요~!!

그레이스 2021-11-01 21: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새파랑 2021-11-02 00:05   좋아요 1 | URL
ㅋ 감사합니다 ^^ 11월도 열독하세요~!!

행복한책읽기 2021-11-02 0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95권!!! 흥! 독서욕구 자극 아니고 좌절입니다요. 글치만 반성하지 않을거구요. 따라하지도 않을거예요. scott님이랑 새파랑님은 내게 AI걸랑요.^^ <역시 나는 공평하다>에서 빵 터졌어요. 앞으로 공평주의자 새파랑님으로 불러드리겠음^^

새파랑 2021-11-02 00:07   좋아요 1 | URL
AI는 스콧님만 가능한거 같아요. 저는 단지 공평주의자로만 ^^ 책읽기님에게 조금도 자극이 안되었다니 안타깝네요 😅 11월 즐거운 시작 하세요 ^^

희선 2021-11-02 0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벌써 195권이라니... 저는 지난해도 그렇고 2021년도 별로 못 봤네요 어쩌다가 그렇게 됐는지... 이달에 이백권 넘겠습니다 새파랑 님 십일월에도 책 즐겁게 만나세요


희선

새파랑 2021-11-02 05:50   좋아요 2 | URL
이달에 꼭 200권을 찍어보겠습니다~!!

모나리자 2021-11-02 1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세요~ 한달에 25권이라니요.ㅎ
서재 달인 예약, 틀림없는 사실이네요.
10월의 독서 흔적들이 너무나 아름답네요.^^ 하루도 빼먹지 않은 ‘독보적인 존재‘입니다!!
이번 달도 화이팅입니다. 새파랑님.^^

새파랑 2021-11-02 14:53   좋아요 2 | URL
이번달에도 빼먹지 않고 독보적 미션을 하고 책도 20권 읽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

mini74 2021-11-02 18: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바지런한 새파랑님!!! 참 잘했어요 스티커 없나요.ㅎㅎ👍

새파랑 2021-11-02 18:41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번달은 좀 힘들거 같아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