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도 정말 좋다. 책을 읽고 느낀점과 해설과 약간 괴리가 있긴 하지만..


노인은 노인대로 가끔 세상에서 가장 참을 수 없는 사람이 되곤 했다. 우선 그는 끔찍하리만큼 궁금한게 많았다. 두번째로 말도 안되는 공허한 애기를 쉴새 없이 늘어놓고 질문을 퍼부으면서 아들이 공부하는 것을 방해하였다.

(왜 웃기면서 공감이 가는지 ㅎㅎ) - P53

그 얄미운 책은 원래 책장에 아주 빽빽하걱 꽂혀 있던 터라, 내가 그것을 빼냈을 때 다른 책들이 이미 그 자릴 메우고 저희들끼리 붙어 버려서 이제는 옛날 동료를 위한 자리 같은 것은 남아 있지도 않았다.

(완전 재미있는 표현. 역시 대단하다.) - P57

추억은 기쁜 것이든 슬픈 것이든 항상 괴로운 것이다. 그 괴로움은 또 달착지근한 것이다. 마치 타는 듯한 하루가 지나고 밤이 되면 이슬이 폭염에 바싹 마른 꽃에 신선함을 주어 소생시키듯이, 추억은 괴롭고 아프고 지치고 슬픈 내 가슴에 새로운 힘을 주어 소생시키는 것이다.

(추억은 괴로운 것이지만 나에게 힘을 준다.) - P64

당신이 저를 사랑하신다는 거, 저 잘 알고 있어요. 굳게 믿어요. 그러니 선물로 그것을 상기시키는 일 따위는 정말 불필요한 일입니다. 당신이 선물을 주실 때마다 제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아세요.

(선물로 애정을 표현하는 건 아주 잠시만, 그 때 받았을 때에만 의미가 있을 뿐이다.) - P85

제가 당신에게 뭐 좋은 일을 해드린게 있어요! 영혼으로 당신과 하나가 되어 당신을 깊이,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밖에는 없잖습니까!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사랑뿐, 다른 좋은 일을 해드릴 수도 없고 당신의 은혜에 보답을 해 드릴 수 없잖아요. - P106

당신이 우리에게 필요 없는 사람이라니오? 도와주는 게 없다니오? 어떻게 도와주는 게 없습니까? 그렇지 않아요, 소중한 사람...지금 이렇게 당신에 대해 생각만 해도 즐거워 지는걸요.

(좋아하면 그 사람이 아무것도 주지 않아도, 생각만 해도 즐거워진다.) - P107

가난한 사람들은 까다로운 법이죠. 선천적으로 그래요. 이미 옛날부터 느끼고 있던 일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보통 사람과 다른 눈으로 세상을 쳐다보고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을 곁눈질로 쳐다봅니다. 주변을 항상 잔뜩 주눅이 든 눈으로 살피면서 주위 사람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신경을 씁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마음도 가난해 진다. 위축된다.) - P129

옛 추억에 흠뻑 젖어 저는 어린아이처럼 울음을 떠뜨리고 말았습니다. 모든 게 너무도 생생합니다. 손에 잡힐 듯 생생합니다. 지나간 날들은 눈앞에서 선명한데 현재의 삶은 흐리멍덩하고 어둠속에 가려져 있습니다.

(과거가 선명할 수록 현재는 괴롭다.) - P166

소설이 어린 처녀들을 망치고 있다고, 책이 그들의 도덕성을 해치고 있다고, 그랫니 자기는 어떤 책이든 쳐다도 안본다고 말했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반어법? ㅎㅎ) - P202

우리가 함께한 시간은 이것으로 끝입니다. 즐거웠던 추억 중에서 새 생활로 가져가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야 당신에 대한 회상이 더 값질 테니까요. 그렇게 해야 당신이 저의 가슴속에서 더 소중하게 남으실 테니까요. 당신은 이 세상 단 하나뿐인 저의 친구입니다. 여기서 절 사랑해준 사람은 오직 당신 한사람 뿐이었습니다. 딩신이 얼마나 절 사랑하셨는지 저는 다 알고 있습니다. 저의 미소 하나로, 제가 쓴 한 줄의 편지로 당신은 행복을 느끼셨지요.

(그렇게 떠나더라도 기억할수만 있다면 바랄게 없겠다만. 남겨진 그의 심정은 어떨까? 생각이 든다.)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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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emy 2021-04-18 15: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Fyodor Dostoevsky 작품은 종이책으로 3권, ˝Crime and Punishment,˝
˝The Brothers Karamazov˝, 그리고 ˝Notes from Underground˝ 까지 읽고

몇 년전부터는 제가 가지고 있는 종이책과 비교해 보았을 때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좋아진 Public Domain,
https://www.gutenberg.org/ 에서
Fyodor Dostoevsky 의 거의 전 작품을 찾을 수 있어서
˝The Idiot‘, ˝The Possessed (The Devils)˝와
새파랑님이 읽고계신 ˝Poor Folk˝ 를 읽었습니다.

요즘은 9개의 단편이 들어있는 ˝Short Stories˝ 를 가끔씩 읽으러 가보는데
이렇게 알라딘에서는 Dostoevsky 책, 이야기 하시는 분이 많아서 좋습니다.


새파랑 2021-04-18 16: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ㅋ 저랑 읽은게 거의 비슷하시네요. 저도 카라마죠프, 죄와벌, 지하로부터 수기, 백치, 악령, 분신 읽고 지금 읽는 가난한 사람들이 7번째 책인데 ^^ 올해 도스토예프스키를 다 읽어보겠다는 목표입니다 ㅎㅎ 도스토예프스키 너무 좋아요~! 거의 정신 해부학 수준 ㅎㅎ 알라딘에서 도스토예프스키는 사랑이라는^^
 

가난한 사람들 읽기 시작~!


그녀는 쉴 새 없이 우리를 비난했고 진신의 은혜에 대해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우리 모녀가 가난한 친척이고 의지할 데 없는 과부와 고아라고 소개하며, 자기가 자비심과 기독교의 사랑에 입각하여 거두어 주었노라고 말하고 다녔다.

(현대에도 이런 사람이 많은데..겉으로는 자비로운척,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은...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다.) - P46

방에서 그는 몇 날 며칠이고 책만 읽으며 지냈다. 그에겐 책이 많았다. 주로 비씨고 희귀한 책들로만, 그는 다른 데서도 누굴 가르치면서 돈을 벌었는데, 돈만 생겼다 하면 바로 책을 사러 나갔다.

(이런 비슷한 사람들이 이곳에 많은 것 같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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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04-18 01: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저 어제 일하면서 북플 잠깐 들어왔을 때 대위의 딸 읽으신다고? 읽으셨다고? 본 것 같은데,, 그 사이 가난한 사람들 읽으시나요??? 어느 분 말대로 새파랑님은 리딩 머쉬인???^^;;;

새파랑 2021-04-18 08:07   좋아요 1 | URL
아 ㅋ 리딩머신 까지는 아니에요. 여기에 많이 읽으시는 분들 엄청 많으셔서요. 라로님도 일하시고 공부하시면서 많이 읽으시는데~! 그리고 제가 읽고 있는 책이 그렇게 두껍지가 않습니다^^
 

‘대위의 딸‘은 푸쉬킨이 남긴 유일한 장편소설이자 그가 죽기 1년 전에 발표된 책으로, ‘눈보라(벨킨이야기)‘ 이후 내가 읽은 푸쉬킨의 두번째 책이다.

이 책은 ‘뿌가쵸프의 반란‘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책의 곳곳에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비판을 간접적으로 묘사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은 주인공인 청년 장교 ˝그리노프˝ 가 그의 하인 ˝사벨리치˝와 함께 부임지인 ‘벨로고르스끄‘ 요새로 가는 도중 눈보라를 만나 길을 잃게 되는데, 이때 어느 농부를 만나서 길을 찾게 된다. (그 농부는 훗날 ‘뿌가쵸프‘로 밝혀진다.)  ˝그리노프˝는 그 농부에게  감사의 뜻으로 토끼털 외투를 선물하고 해어진다. (이게 훗날 주인공의 생명을 지키게 되는 계기가 된다.)

부임지에 도착한 ˝그리노프˝는 요새의 사령관인 대위 ˝이반˝과 그의 부인 ˝바실리사˝ 그리고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게 되는 대위의 딸 ˝마샤˝와 함께 지내게 된다.

또한 그곳에서 동료이자 ˝마샤˝를 흠모하고 있는 ˝쉬바브린˝과도 지내게 되는데, 그 둘은 ˝마샤˝를 두고 결투를 하게 된다. (푸쉬킨의 미래 죽음을 예견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주인공인 ˝그리노프˝는 부상을 당하게 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둘의 사랑은 깊어진다.

이후 ‘벨로고로스끄‘는 ˝뿌가쵸프˝의 반란군에 의해 점령당하고, 대위와 대위의 부인은 처형당한다. 하지만 ˝그리노프˝는 과거에 눈보라를 만났을때 ˝뿌가쵸프˝에게  배푼 자비 때문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의 연적인 ˝쉬바브린˝은 반란군과 내통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후 벨로고르스끄의 사령관이 되고 ˝그리노프˝는 사랑하는 ˝마샤˝를 남겨두고 떠나야 했다. 그리고 이후 그의 명예 회복을 위한,  그녀를 찾기 위한 그의 모험이 펼쳐진다~!!

(이러다가 줄거리를 다 쓸거 같아서 여기까지만..궁금증이 생기신다면 직접 읽어보는걸 추천합니다. 재미있어요^^)

이 책을 읽고나서 ˝알고보면 나쁜 사람은 없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절대적인 악인이 아닌 이상에야, 그들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고, 어떠한 배경이 있기 때문에 어떤 사건을 표면적으로만 보고 판단하는건 성급한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구성은 왠지 전형적인 동화 형식을 닮았다. 주인공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랑하는 여자를 구출하여 행복하게 살게 되는 이야기. 하지만 다른 측면은 ‘권선징악‘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도 그랬었고, 다 읽고 난 후 해설을 보고 더 확신이 드는게 과연 반란군을 ‘악‘으로만 볼 수 있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작품을 단순히 재미있는 소설로만 볼 수 없다.

‘대위의 딸‘은 해피엔딩으로 끝나며, 이야기의 흐름은 반란과 처형이라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가볍고 유머러스하며 유쾌하다. 그래서인지 이야기는 더욱 풍자적으로 느껴진다.

어제 다 읽었지만 줄거리 요약이 힘들어서 이제야 리뷰를 쓰게 되었다. 이번 주말은 러시아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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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emy 2021-04-17 15: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글 읽고나니 저 역시 ˝이제라도˝ Pushkin 한 번 읽어보려고
이 책 찾아보니까 역시1836년 작품이라 Public Domain 에 있네요.

제가 만들고 있는, 읽으면 좋을 ˝Free Full Text Available Book Lists˝ 에
이 책도 포함시켜 봅니다.
˝The Daughter of the Commandant˝ (also known as ˝The Captain‘s Daughter˝)
https://www.gutenberg.org/files/13511/13511-h/13511-h.htm

‘책 읽고 있어요‘, 하자마자 금방 다 읽고 바로 글 올리시는 새파랑님도
책 읽고 글 쓰는데 최적화된 알라딘 비밀병기 중의 하나?


새파랑 2021-04-17 15:32   좋아요 3 | URL
미국? 에는 저런게 있나보군요? 한번 들어가봐야겠네요ㅎㅎ 동시에 여러권의 책읽기가 잘안되가지구요 ^^ 책은 금방 읽는데 글은 잘 못씁니다 ㅜㅜ 이 책 재미있어요~!

청아 2021-04-17 16: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소나기가 와요! 새파랑님 리뷰보니 푸쉬킨의 소설 읽고 싶은데 그러기엔 제가 읽는 중인 책들이 너무 많네요.😳(생각하면 호흡이 가빠짐요ㅠ) 주말도 즐거운 독서시간 갖으세요.ㅎㅎ

새파랑 2021-04-17 16:53   좋아요 1 | URL
황사라는데 소나기가 오는곳도 있나보네요~! 미미님은 읽으시는 책이 많아도 너무 많으신것 같더라는^^ 책탑 보면 기쁘다가도, 저걸 언제 읽어 하는 압박도 생기더라는 ㅎㅎ

청아 2021-04-17 16:59   좋아요 2 | URL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에도 나오는데 제게는 책이 일종의 도피처라서 그런것 같아요. 건강한 도피처ㅋㅋㅋㅋ

새파랑 2021-04-17 17:27   좋아요 1 | URL
저도 책이 도피처 인거 같아요 ㅎㅎ 건강한 도피처에 완전 공감합니다^^

페넬로페 2021-04-17 16: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워낙 알려진 작품인데 전 아직!
세상에 왜이리 읽어야 할 작품이 많은지요^^
푸시킨도 읽어야하는데 ㅎㅎ
새파랑님, 정말 책 빨리 읽으시네요~~
대단하신것 같아요^^

새파랑 2021-04-17 16:59   좋아요 2 | URL
저도 이책을 북플에서 보고 알았어요^^ 그 전에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이 시만 들어봤었더라는 ㅎㅎ 푸시킨은 저의 경우에는 유명해서 유명하신 분이었습니다 ㅋ

scott 2021-04-17 16: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고보면 나쁜 사람은 없다.]
이문장 한줄에 대위의 딸에 모든게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새파랑님 웬지 주말은 오네긴으로 마무리 하실듯 ^ㅎ^


새파랑 2021-04-17 17:06   좋아요 2 | URL
아 문장 한줄 잘 고른건가요? ^^ 오네긴은 장바구니에만 담고 아직 못샀어요 ㅜㅜ 도스토예프스키 읽으려고 꺼냈습니다 ㅎㅎ

바람돌이 2021-04-18 0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오래전에 읽은 책이라 기억도 안나네요. 재미없었다는 기억만..... 아 저는 이걸 고등학교 때 읽었어요. ㅎㅎ 다시 보면 다른 느낌이 들겠죠?

새파랑 2021-04-18 08:10   좋아요 1 | URL
아마 다시 읽으시면 괜찮을수도 있습니다~! 다른 러시아 책에 비해 순한맛이긴 합니다 ^^

희선 2021-04-18 01: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놓인 처지에 따라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절대 악 절대 선은 없다는 말도 있잖아요 사람한테는 나쁜 부분도 있고 좋은 부분도 있겠지요 어디에 있든 잘 생각하면 좋을 텐데 그렇게 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1-04-18 08:14   좋아요 1 | URL
사람을 대할때 편견없이 하려고 노력하는데 언제나 쉬운건 아닌더라구요ㅜㅜ 그리고 절대적인건 없다는데 언제나 공감 합니다^^

coolcat329 2021-04-18 08: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인 사벨리치 너무 좋지않나요? 하인 중에서 단연 최고에요 👍 😍 귀엽고 웃기고~~따지고 보면 그리뇨프 목숨까지 구해줬어요~~

새파랑 2021-04-18 09:29   좋아요 1 | URL
완전 생명의 은인인 하인이죠 ㅎㅎ 책 보다가 ˝사벨리치˝와 대위 부인 ˝바실리사˝ 때문에 너무 웃겼어요 ^^
 

푸쉬킨의 글은 잘 읽히고 마음을 끄는게 있는것 같다.


남자분들은 참 이상해요. 일주일만 지나도 필경 잊어버리게 될 말 한마디 때문에 칼부림을 하고 목숨뿐 아니라 양심도 희생시키고, 게다가... 사람들의 행복까지도 기꺼이 희생시키려 들다니요.

(자존심? 사랑? 때문일까? ㅎㅎㅈ단순한 열정이란.) - P57

"저보다 나은 사람 만나거든 절 잊어주시고
저보다 못한 사람 만나거든 절 기억해 주세요"

(사랑이라는 러시아 민요.) - P61

그대의 만남은 달콤했었네
오, 아름다운 이여,
하나 헤어짐은 가슴 아파라
내 영혼 찢기듯이 가슴 아파라

(이별...) - P114

"여보게 까마귀, 자네는 이 세상에 태어나 3백년이나 사는데 나는 어째서 30년 밖에 못사는가"

"그건요, 당신은 산 짐승의 피를 마시고 저는 죽은 짐승의 고기를 먹기 때문이랍니다"

"여보게 까마귀, 안되겠어, 3백년 동안 썪은 고기를 먹느니 한번이라도 산짐승의 피를 쭉 들이키는 게 낫겠어. 나중일은 내가 알 바 아니지"

(짧게 끝나더라도 의미있는 행동을 선택해야 한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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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4-16 2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기분좋은 금요일과 즐거운 주말 되세요.^^

새파랑 2021-04-16 23:59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행복한책읽기 2021-04-16 2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푸쉬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 이런 시로만 아는 저자.^^;;;

새파랑 2021-04-16 23:59   좋아요 0 | URL
저도 그걸로만 알았었다는 ^^
 

도리스 레싱의 ‘다섯째 아이‘를 읽었다. 이 책은 얼마전 알라딘 우주점에 방문해서 구매한 책인데, 책을 급하게 고를때에는 역시 고전, 그중에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 손이 가더라는.

도리스 레싱의 책은 처음 접해봤는데, 읽고나서 머리가 정말 쭈삣해지더라는 느낌이 들었다. 레싱이 ‘다섯째 아이‘를 쓴 배경으로, 첫째는 빙하시대의 유전자가 우리에게도 내려온다는 한 인류학자의 글이었고, 둘째는 한 어머니가 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정상적인 세 아이를 낳은 뒤 태어난 네번째 딸 때문에 다른 아이들을 망쳤다고 하소연하는 것을 읽은 일이라고 하던데, 이러한 배경이 책에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이야기는 많은 아이를 낳고, 대저택에 살며, 항상 많은 친구들로 북적거리는 ‘전통적 의미에서 행복한 가정‘을 꿈꾸는 ˝해리엇˝과 ˝데이비드˝가 결혼을 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첫째 부터 넷째자녀 까지는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다섯째 아이 ˝벤˝이 태어나면서 정상적인 가정이 붕괴되게 된다. (비정상적으로 힘이 쎄고, 아이같지 않으며, 다소 동물적인 유전자를 가진 이아라고 할까?)

특이하고 위협적인 ˝벤˝을 가족들과 친척들은 모두 싫어하며 그를 멀리한다. 심지어 엄마인 ˝해리엇˝ 역시 내심 사고로 그 아이가 죽기를 바라기도 한다. (이게 이상한게 아니고, 책에서는 그만큼 위협적인 아이로 그려진다.)

결국 ˝벤˝을 버려진 아이들이 모여있는 특수시설에 보내게 되지만, 몇일 후 ˝해리엇˝은 ˝데이비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죄책감 또는 모성애로 인해 ˝벤˝을 다시 데려오게 되고, 이후 그들 가족은 ˝벤˝이 주는 공포로 인해 서로 멀어지고, 자녀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더 이상 친척들은 방문하지 않게 되며, 결국 그들이 꿈꿨던 가정은 파괴되며 이야기는 끝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어떠한 상황에서도, 다수의 행복을 위해 소수가 희생하는것이 부적당한 것이라 할수 있을까? 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과연 나라면 어떻게 했을 것인가?

그리고 ˝벤˝과 같은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불가능 한 것인가? ˝벤˝과 유사한 다운증후군 친척인 ˝에이미˝의 대조적인 사랑받는 삶과, 동물적인 ˝벤˝과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동네 형인 ˝존˝과 ˝데릭˝을 보면, 어쩌면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벤˝을 버리지 못한 ˝해리엇˝의 선택도, 가정의 행복을 택한 ˝데이비드˝의 선택도 모두 일리가 있었고 납득이 갔다. 그래서 읽으면서 더 혼란이 왔다. 누구를 비난할 수 있겠는가.

오래간만에 읽은 어려운 책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책이다. 근데 이야기가 재미있고 잘 읽힌다는...도리스 레싱 책 다른것도 도전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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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04-16 09: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리뷰 읽어보니 이 책에서 많은걸 생각하게 할 것 같아요. 도리스 레싱이 노벨 문학상 받은 작가 맞죠?
아직 한번도 이 분의 책을 읽지 않았는데 흥미로워요^^

새파랑 2021-04-16 10:37   좋아요 4 | URL
노벨상을 탔다고 써있더라는~! 전 이 책 읽고 좀 섬뜩했습니다. 책에서 안좋은 일이 일어날것만 같은 기분ㅜㅜ

청아 2021-04-16 10: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리뷰읽고 찜하려니 찜이 되어 있네요.ㅋㅋ 불행을 마주 할 때 사람들은 본캐를 내보이는 것 같아요. 어쩐지 <인간실격>느낌도 나네요.🤔

새파랑 2021-04-16 10:42   좋아요 3 | URL
역시 미미님은 책에 대한 자비가 없으시다는 ㅎㅎ (다 장바구니로 ㅋ) 우울한 분위기만 좀 비슷합니다. 정말 안좋은 상황에서의 인간의 심리를 생각하게 합니다^^

coolcat329 2021-04-16 10: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은 읽고난 후 한 일주일 동안은 계속 생각이 나더라구요. 후속작 Ben, in the wotld 인가? 있다는데 국내번역은 안된거같아요. 근데 읽고 싶지는 않아서 찾아보진 않았네요.

청아 2021-04-16 11:09   좋아요 3 | URL
말씀하신 후속작 출판사 제공 책소개를 번역기 돌려보니 극적인 마지막 장면이 소름끼친다고 나와요!(더 궁금ㅠ) 영어는 벗어날래야 벗어날 수가 없네요.

새파랑 2021-04-16 11:18   좋아요 2 | URL
저는 해설보니까 후속작이 있다고 해서 읽어볼까 했는데 영문이라니 ㅜㅜ 전 포기 ㅎㅎ(영문소설은 살면서 5권정도만 읽어본거 같다는...)

청아 2021-04-16 11:22   좋아요 3 | URL
저도요ㅋㅋ그나마 다행인건 178페이지라는 거네요.ㅠㅠ미국에 재고 3권 떠서 주문함요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4-16 11:23   좋아요 3 | URL
와 미국까지~! 대단하네요^^ 미미님의 리뷰를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scott 2021-04-16 11:40   좋아요 3 | URL
쿨켓님 말씀처럼
이책은 호불호가 갈리는것 같아요
전 친구에게 선물로 줬다가 ㅎㅎ
황금 노트북은 좋았는데

scott 2021-04-16 11:46   좋아요 2 | URL
Ben, in the world
킨들에 있는데 미미님 구매 리뷰 읽고 난후
클릭 해볼꺼임 ^ㅎ^

새파랑 2021-04-16 11:58   좋아요 3 | URL
스콧님 선물 줬다가 혼나신건가요? ㅎㅎ 횡금노트북 검색해봐야겠습니다 ^^

얄라알라 2023-01-13 00:35   좋아요 0 | URL
아...쿨캣님도 그러셨군요.
저는 지금 ~ing입니다. 지금도 <투명한 힘> 몇 페이지 읽다가, 다시 서가에서 <다섯째 아이> 뽑아왔어요...

뭔가 불편하고 기분이 안 좋아져요^^:;;;
Ben, in the world?인가 그 책은 Ben이 이용당하고 고생하는 내용이라는 데 더 우울해지려나요..

Falstaff 2021-04-16 12: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면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마음 속으로 내내, 그러나 헛되이 바랐던 건,
제발 해피 엔드로 끝났으면 좋겠다는 거였습니다.
정말 우라질 책이예요. ㅜㅜ

새파랑 2021-04-16 13:02   좋아요 3 | URL
아 ㅋ 우라질 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책 맞는거 같아요 ㅎㅎ 읽고나서 이건 리뷰를 어떻게 써야 하는 고민도 들더라는^^

coolcat329 2021-04-16 13:08   좋아요 5 | URL
ㅋㅋ 우라질! 진짜 딱이에요 🤣🤣

얄라알라 2021-04-16 14: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우! 줄거리 어디서 들어본거 같다 싶었는데, 엊그제 읽은 [환장할 우리 가족]에서 소개받고, 다시 새파랑 님께 소개받는 셈이네요^^

새파랑 2021-04-16 15:29   좋아요 1 | URL
아 그 책에 나오나보네요. 이런 우연이^^ 이 책도 ‘환장할 가족‘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책입니다 ㅋ

Jeremy 2021-04-16 16: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Doris Lessing 책은 3권, ˝The Grass is Singing˝. ˝The Fifth Child‘,
그리고 630 페이지를 가뿐히 넘는 ˝The Golden Notebook˝ 을 읽었는데
Doris Lessing 책은 읽고나서 글 쓰기가 정말 너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복잡하고 미묘하면서 쟁점이 되는 문제들을
계속 머리 속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는 괴로운 이야기들을
찾아서 읽게 하는 걸까?˝ 고민하면서요.



새파랑 2021-04-16 17: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다 원서로 읽으시는구요~!! 저도 ‘다섯째 아이‘ 이야기는 정말 독특하고 미묘하더라구요. 싱숭생숭. 그런데 계속 읽고싶은 생각이 드는~!
The grass is singing 찾아서 읽어봐야겠습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4-16 23: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도리스 레싱은 언제고 읽을 작가로 등록돼 있는데. 흠. 저는 이 책부터 보아야겠습니다. 정상/비정상. 원문에도 이렇게 적혀 있는 거겠죠. 사실은 비장애/ 장애 인데 사회적으로 장애를 비정상으로 보는 시각이 많으니까, 저자가 의도를 담아 저렇게 썼겠죠. 책에서 아이가 위협적인 아이로 그려져 있다고 쓰셨는데, 아이 자체가 정말로 위협적인 것인지, 그 아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그 아이를 위협적으로 느껴서 위협적으로 그려져 있는지 궁금하네요. 영화 <케빈에 대하여>가 생각납니다. 언능 검색을 해봐야겠어요.^^

새파랑 2021-04-16 23:55   좋아요 2 | URL
책에서는 다섯째 아이가 정말 위협적이긴 합니다. (주체할 수 없는 힘, 동물적인 태도. .) 저도 약간 무섭더라는 ㅎㅎ 스포가 될 수 있을까봐 더이상 설명은 생략합니다 ^^

얄라알라 2023-01-13 00:37   좋아요 0 | URL
행복한 책읽기님처럼, 영화 <케빈...> 생각하시며 이 책 읽었다는 분들이 계시니 이번엔 그 영화를 다시 한 번 더 봐야겠다 싶어지네요....Jeremy님 말씀이 딱인 것 같아요...
‘계속 머리 속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