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파티 (반양장) 펭귄클래식 79
캐서린 맨스필드 지음, 한은경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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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생각을 하면 슬픈가? 돌아보면, 돌아보면. 그 세월을 되돌아본다. 세월이 눈에 보이지 않고 오래되었지만 어느 여인네가 하듯이 그 세월을 돌아본다. 그 생각을 하면 슬픈가? 아니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이번에 내가 읽은 작품은 "캐서린 맨스필드"의 단편집 <가든파티>이다. 뉴질랜드 태생의 그녀는 어린시절 영국으로 건너가서 그곳에서 작가가 되었고, 동시대의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 "D.H.로렌스"와 교류를 하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였을까? 이 책의 첫번째 단편인 <만으로>를 읽으면서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가, 두번째 단편인 <가든파티>를 읽으면서 <델러웨이 부인>이 떠올랐다. 그리고 "맨스필드"가 러시아의 단편 황제 "체호프"와 교류 하지는 않았겠지만 짧은 글속에 남겨진 여운이 남는 결말은 "체호프"를 떠오르게 했다. 그녀가 아류작가라는 말이 아니라, 그만큼 작품이 좋았다는 거다. 찾아보니까 체호프가 오빠였다.


총 15편의 중단편이 실려있는 <가든 파티>를 관통하는 단어는 '우울' 과 '죽음'이었다.

가족이지만 서로의 속마음은 알지 못한 채 다른것을 생각하면서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우리의 삶과 별반 다를바 없는 이야기인 <만에서>,

아버지의 죽음 후에도 남아있는 아버지의 그늘 속에서 살아가야하는 두 자매 이야기인 <죽은 대령의 딸들>,

남편을 잃고 다자녀를 홀로 힘겹게 키웠지만 남는건 비루한 인생인데다, 사랑하는 손자마저 잃어버렸지만 어디든 울 곳이 없는 외로운 인생 이야기인 <마 파커의 일생>,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를 타지에 남겨둔 채 할머니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는, "멘스필드"의 자전적인 느낌이 드는 <항해>,

사랑하는 사람의 글 때문에 지옥과 천당을 경험하는 <노래 수업>까지,

대부분의 작품에서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우울과 죽음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아, 혼자 숨어 원하는 만큼 머물 곳, 아무도 방해하지 않고 아무도 걱정해 주지 않는 곳은 없을까? 이 세상에서 맘껏 울 수 있는 곳은 결국 없는 것일까? ]  P.185



하지만 이 책에서 단연 좋았던 두 작품을 꼽으라고 하면 표제작인 <가든 파티>와 <낯선 사람> 이었다.


1. <가든 파티>

열심히 가든 파티를 준비하고 있던 당신의 집은 아침부터 정신이 없다. 파티를 준비하던 중 집 근처에 사는 한 남자가 사고로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남자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 많은 가족을 먹여살리고 있었는데, 부자인 당신과는 다르게 찢어지게 가난한데다 당신과는 일면식도 없다. 당신이라면 파티를 취소할 것인가? 아니면 상관없이 파티를 열 것인가?

주인공인 딸 "로라"는 가족들에게, 우리가 파티를 하면 악단과 손님들이 와서 초상집에 소리기 들릴 것이기 때문에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가족들은 파티의 취소는 말이 안된다면서 "로라"를 설득한다. 결국 파티는 열리고, 성공적으로 끝나지만 "로라"는 왠지 안타까운 마음을 버리지 못한다.

어머니의 제안에 따라 "로라"는 파티 음식을 직접 가져다 주기로 하고, 초상집을 방문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자기와 다른게 가난하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사고로 숨진 남자를 보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인생의 덧없음을 깨닫는다. 왜 어떤 인생은 그렇게 화려하면서, 어떤 인생은 그렇게 비참한걸까?

["인생이, 인생이......"   그녀가 더듬었다. 하지만 인생이 어떤 것인지 설명할 수 없었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로리는 무슨 뜻인지 이해했다.

"정말 그렇지?"   로리가 말했다.]  P.114



2. <낯선 사람>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바로 <낯선 사람> 이었다. "제이니"는 유럽에 사는 맏딸을 방문하기 위해 떠났었고, 10개월만에 뉴질랜드로 돌아온다. 부인인 "제이니"를 맞이하기 위해 부둣가에서 남편인 "해먼드"는 배의 입항을 기다리지만, 배는 접안을 하지 않고 계속 떠있기만 한다. 왠지 불안함을 느끼는 "해먼드"는 오랫동안 부인을 못봐서인지 마치 그녀가 사라질것만 같은 마음이 든다.

유럽에서, 그리고 뉴질랜드로 오는 배 안에서, 그 10개월 동안 그녀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자신만 모르는, 그녀만이 아는 추억들로 인해 "해먼드"는 괴로워 하고, 결국 부인인 "제이니"를 낯선 사람에게 빼앗겼다는 절망감에 빠지게 된다. 이제 더이상 부부는 예전과 같은 마음으로 살 수 없다는 걸 암시하면서 작품은 끝난다.

<낯선 사람>을 읽고 나니, 자연스럽게 "제임스 조이스"의 <죽은 사람들>이 생각났다. 꼭 그렇게 자기만 알고 있는 추억을 상대방에게 말해야만 했을까? 한번 나온 말, 한번 느낀 실망은 어쩌면 돌이킬 수 없는데 말이다.


도서생님의 어마무시하고 장황한 작품을 읽다가 "맨스필드"의 함축적이고 감성적인 단편들을 읽으니 하루만에 뭔가 새로운 세계로 옮겨온 느낌이 든다. 짜장면과 스파게티의 관계라고나 할까? "맨스필드"의 섬세한 문장과 묘사가 인상적이었던 작품이었다. 문체가 선명하지 않다보니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불투명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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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22 18: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등 .🖐 ^ㅅ^

새파랑 2021-09-22 18:46   좋아요 3 | URL
서로 1등 😊 스콧님 페이퍼 보니 저는 너무 쉽게 쓴 페이퍼인듯 😅

2021-09-22 1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22 1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1-09-22 18: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장편읽다가 단편읽으면 뭔가 비수같은 느낌?
다르죠?!

새파랑 2021-09-22 19:13   좋아요 4 | URL
장편읽다가 단편읽으니 일단 진도가 팍팍 나갑니다 ^^

그레이스 2021-09-22 19:17   좋아요 4 | URL
오늘도 열독하시겠군요 ㅎㅎ
제가 댓글로 안달아서 항상 두번 일을 하네요 ㅋ

새파랑 2021-09-22 19:29   좋아요 4 | URL
음....열독을 해야겠죠? ^^

서니데이 2021-09-22 20: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인 오스틴의 책 중에서 <맨스필드 파크>가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 책 작가 이름이 제목 처럼 느껴졌어요.
새파랑님, 오늘은 추석연휴 마지막 날입니다. 휴일 잘 보내고 계신가요. 생각보다 금방 지나간 것 같았어요.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새파랑 2021-09-22 21:01   좋아요 4 | URL
맨스필드 파크 읽어야 되는데 제인오스탄 작품 중 그 작품만 안읽은거 같아요 ㅎㅎ 즐거운 하루 마무리 하세요 😄

청아 2021-09-22 20: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끼는 짜장면 다른 한끼는 스파게티! 좋은데요?ㅎㅎ😆
울프의 작품을 연상하게 한다니 꼭 읽어봐야겠어요😁🤭

새파랑 2021-09-22 21:02   좋아요 3 | URL
미미님이 좋아하실 만한 작품인거 같아요ㅋ 극과 극이었던 작품이었어요 😅

꼭 읽어보세요 ^^

레삭매냐 2021-09-22 20: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사두고 어디에
갔는지도 모르는 그런 책
이네요...

세상에는 참 읽을 책들이
차고 넘치는 것 같습니다.

새파랑 2021-09-22 21:07   좋아요 2 | URL
집 어딘가에는 있겠죠? 읽고 싶은 책은 많고 시간은 없고 ㅡㅡ

mini74 2021-09-22 2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짜장면과 스파게티 ㅎㅎ 새파랑님은 어느 쪽 더 좋아하시는지요 저는 둘 다 ~ 라서인지 이 책도 새파랑님 소개글도 좋아요 ㅎㅎㅎ

새파랑 2021-09-22 22:40   좋아요 2 | URL
저도 둘다 여서 도선생님 작품도 좋고 맨스필드 작품도 좋네요 😄

서니데이 2021-09-23 20: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연휴가 끝나고 오늘은 첫 날이었는데, 월요일 같은 목요일이었습니다.
새파랑님,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 편안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새파랑 2021-09-23 21:53   좋아요 0 | URL
오늘은 정신없는 하루였네요 ㅎㅎ 그래도 곧 주말이라 희망일 가지고 ㅋ 하루 마무리 잘하세요 ^^

희선 2021-09-24 0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 식구는 사고로 죽으려는 사람 따위 마음도 쓰지 않는데 로라는 마음 쓰는군요 많은 걸 도울 수 없다 해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괜찮지 않을지... 제이니는 정말 달라졌나요 남편 해먼드가 의심한 건지... 둘 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새파랑 님 오늘만 지나면 주말이에요 이번주 주말 빨리 오는군요


희선

새파랑 2021-09-24 07:42   좋아요 1 | URL
인생이 그런거 같아요 ㅜㅜ
주말에는 운동을 많이 해서 책을 많이 못읽으니 걱정이네요 😅
희선님 빨리 온 주말 잘 보내세요 ^^
 

캐서린 맨스필드의 <가든파티>에 실린 단편들은 좀 우울하다 ^^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었다. 대단히 중요한 것, 미래에 대한 것과 또….

"아마 언니 생각에는....."

콘스탄티아가 말을 시작했으나 조세핀이 그녀의 말을 끊으며 중얼댔다.

"만약에 지금………."

두 사람은 말을 멈추고 상대가 말하기를 기다렸다.

"콘스탄티아, 계속해 봐."

조세핀이 말했다.

"아니야. 언니 먼저 해."

콘스탄티아가 말했다.

"아니야. 하려던 말을 마저 해봐. 네가 먼저 시작했잖아."

조세핀이었다.

"난…… 난 언니가 먼저 말하면 좋겠는데."

콘스탄티아가 말했다.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 P148

"언니, 정말이야."

"콘스탄티아!"

"아, 언니!"

잠깐의 침묵, 그리고 콘스탄티아가 애매하게 말했다.
"언니,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말할 수 없어. 그러니까 하려던 말을 … 잊어버렸어." "

조세핀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태양이 있었던 자리를 가린 커다란 구름을 응시했다. 그리고 짧게 대답했다.

"나도 그래."

(가끔 머릿속에 맴도는 말이 안나오는 경우가 있다.) - P149

이 모든 상황을 헤아려봐도 그는 넘치는 사랑때문에 도저히 희망을 버릴 수 없었다. 음, 희망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녀를 돌봐 주고,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는 것을 자신의 업으로 삼고, 완벽하지 못한 것은 곁에 오지도 못하게 하고 싶다는 이 기묘하고 소심한 기대가 겨우 사랑이란 말인가?

(사랑이란 무엇일까?) - P154

"당신만큼 내가 좋아한 사람은 없었어요. 어느 누구와 있어도 그렇게 행복하지 않았죠. 그래도 책에서나 사람들이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런 의미는 아니었다고 확신해요. 이해하겠어요? 아, 내 기분이 얼마나 괴로운지 당신이 알아주면 좋겠어요.우리는 마치… 마치 비둘기 씨와 비둘기 부인 같아요." 그것으로 됐다. 그것은 레지널드에게 최종 선언이었고 너무나 가혹한 진실에 그는 거의 참을 수 없었다.

(좋아한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것의 차이는 언제나 미스테리다.)

- P161

아, 혼자 숨어 원하는 만큼 머물 곳, 아무도 방해하지 않고 아무도 걱정해 주지 않는 곳은 없을까? 이 세상에서 맘껏 울 수 있는 곳은 결국 없는 것일까?

(내가 쉴수 있는 곳이란?)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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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108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상룡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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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내가 이런 것을 쓰는 것이 별로 바람직한 일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말로 표현되지 못하고 가슴속에 남아 있는 것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에 읽어보겠다고 선택한 책은 나의 도선생님 마지막 완독 작품인 <미성년> 이었다. 본문만 981페이진 이 작품은 상권, 하권으로 나뉘어 있는데 연휴 마지막 날 전날에서야 상권을 다 읽었다. 연휴 내내 책만 하루종일 읽은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4일이나 걸렸다.

이제 책의 절반밖에 안읽어서 결론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상‘권을 읽었으니 리뷰를 써보면, 이 책은 제목처럼 ‘미성년‘인˝아르까지˝(나)를 중심으로 쓰여진 1인칭 소설이다. 1인칭 소설이다 보니 화자의 생각과 행동은 극히 주관적이며, 화자가 바라보는 타인 역시 왠지 왜곡되어 있음이 글의 곳곳에서 느껴지는데, 이는 아직까지 성인이 아닌, 그래서 미성숙하고 열정만 앞서며 판단능력이 서툴고 자신만의 편견에 쉽게 빠지는 ‘미성년‘의 특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 아무것도 얻지 못해도 좋다. 내가 세운 계획이 틀려도 좋다.  모든 것이 허사가 되고 설사 실패로 돌아간다 해도 마찬가지다. 어쨌든 나는 내가 가야 할 길을 갈 뿐이다. 내 자신의 길을 가고자 하는 이유는 단지 내가 그렇게 하고 싶기 때문이다.]  P.154

이 얼마나 패기로운 생각인가.



생물학적 아버지인 ˝베르실로프˝를 아버지라고 부를 수 없었던 주인공 ‘나‘는 태어나자마자 홀로 이곳 저곳을 옮겨 다니면서 자라게 되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채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다소 독특한 자신만의 세계관을 형성해 간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몇번 스쳐만난 아버지에게 왠지 모를 동경과 이에 상반된 분노를 느낀다.

[가슴 속에서 내가 그를 증오했는지 혹은 사랑했는지 한마디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그의 존재는 항상 내 삶의 모든 계획과 나의 온 미래를 에워사고 있었다. 그에 관한 상상은 아주 자연스럽게 내 가슴속에 자리하게 되었으며, 해를 거듭함에 따라 내 마음속어서 더욱더 그 비중이 커갔다.]  P.34


시간이 흘러 가족과 함께 하게 된 ‘나‘는 아버지에 대한 안좋은 소문과 잘못된 소문을 듣게 되고, 아버지를 파렴치한으로 오해하여 아버지를 함부로 대하면서도, 자신의 아버지를 모욕하는 사람들에게 분노를 떠뜨린다. 한마디로 ‘나‘는 아버지 ˝베르실로프˝에게 애증을 느낀다.


이러한 아버지와 아들의 애증관계를 중심으로 소소하지만 의미심장한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아버지에 대한 오해가 풀리는듯 하다가 다시 오해가 생기는듯 이야기가 나오며, 작품의 후반을 위한 이야기의 골격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미성년-상> 은 끝난다.

[하지만 당신은 다만 저를 흔들어 놓았을 뿐입니다. 그리고 제 내면에 간직한 깨끗한 샘을 흐려 놓았을 뿐이에요! 그렇습니다. 저는 처량한 미성년자입니다. 제 자신도 무엇이 악이고 무엇이 선인지 전혀 분간하지 못하고 있어요. 만일 그때 당신이 제가 앞으로 취해야 할 방향에 대해 말해 주셨더라면, 저도 그 말을 따라 올바른 길로 접어들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당신은 그때 저를 당혹스럽게만 하셨어요.]  P.467



<미성년ㅡ상>을 읽은 느낌은 상당히 어려운 작품이라는 것이었다. 일단 등장인물이 많고, 인물 이름의 약칭/애칭이 많이 섞여있으며, 게다가 이름까지 비슷하다 보니 햇갈려서 앞부분으로 다시 가서 확인하고 이해하는 추가 시간이 필요했다. 게다가 연휴여서 책만을 집중해서 오래 읽을수 없다보니 책을 다시 폈을 때에는 앞장을 조금 읽어봐야 했다.


그럼에도 책의 이야기 자체는 재미있고, 뭔가 떡밥을 쉴새없이 던져서 심심할 틈이 없었다. 특히 이 책의 주인공이 ‘미성년‘, 즉 성숙하지 않다보니 왠지 철없고 패기만 넘치던 젊은 시절(?)의 내가 떠올라서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아서 좋았다.

<미성년-하>도 곧 읽어야 겠다. 이번주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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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1-09-22 06: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이지수가 후덜덜하네요~ 새파랑님께서 쓰신 줄거리를 보면 주인공이 정말 제목처럼 미성숙해보여요 주변에 의지할만한 어른이 없는 것 같은데 제 추측이 맞을지 모르겠네요ㅎㅎㅎ

새파랑님의 미성년- 하 권 리뷰도 기다리겠습니다^^*

새파랑 2021-09-22 06:40   좋아요 5 | URL
이 책은 페이지도 많은데 자간이 좀 빽빽해요 😅
도선생님 작품은 후반부에 막 몰아치기 때문에 아직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곧 하권 읽고 종합해서 리뷰를 남겨보겠습니다 😄

독서괭 2021-09-22 07: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연휴를 보람차게 보내고 계시네요. 완독이 코앞이군요! 새파랑님 감상에 의하면 제목과 내용이 무척 일치하는 느낌인 것 같습니다. 혼란, 열정, 자기중심..

새파랑 2021-09-22 08:21   좋아요 4 | URL
아직 책을 절반만 읽었는데 완독까지는 아주 먼것 같아요 😅 아직까지는 제목과 내용 일치입니다 ^^

청아 2021-09-22 11: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영화 <미성년>이 떠올라요. 거기서 진짜 미성년은 부모였거든요. 바쁘셨을텐데 짬내서 상권 읽어내신 새파랑님👍
저도 오늘은 책을 좀 읽어야겠어요😊 기계 녹슬기전에ㅋ😳🤭

새파랑 2021-09-22 11:31   좋아요 3 | URL
영화도 있군요~!! 이 책에서도 아버지가 왠지 미성년(?) 같은 느낌이 납니다 ㅎㅎ
미미님 오늘부터 다시 기계가 되시는군요 ㅋ 기대가 됩니다 😄

stella.K 2021-09-22 14: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 동병상련이로군요. 소설은 정말 그런 것 같아요.
내가 지금 제대로 읽은 건가 자꾸 의심하게 되고
사람 이름 헷갈리고 기억 안 나고. 그래서 전 소설이 멀어지고
에세이와 드라마를 좋아하게 되는가 봅니다.ㅠ
나이들수록 소설을 많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것도 가급적 어렵거나 두꺼운 책으로.
뇌 운동도 되고. 치매 예방도 될 것 같아요.^^.

새파랑 2021-09-22 15:36   좋아요 4 | URL
소설을 많이 보면 그래도 뇌 운동에 도움이 되는군요 ^^ 러시아는 특히 이름이 어려운거 같아요~!!

초딩 2021-09-22 16: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선생님의 책은
어떻게 저렇게 철저히 이입하지라고 생각하다가
모든것을 다 경험했나 이런 생각도 들고
어떤 창조주, 마리오네뜨를 하는 신 이런 느낌마저 드는군요 :-)

새파랑 2021-09-22 17:00   좋아요 2 | URL
저도 그렇게 느껴지더라구요. 어떻게 저렇게 집요하게 묘사하지 하면서 좀 무서운? ㅎㅎ 그래서 읽다보면 깜놀합니다 😄

scott 2021-09-22 21: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미성년] 하권 남겨두고
도끼 선생이 새파랑님과 완독의 작별 하기 싫은가 봅니다
ʚ(>ᴥ<)ɞ

새파랑 2021-09-22 21:57   좋아요 2 | URL
그래도 떠나보낼때는 떠나 보네야 하겠죠? ^^

mini74 2021-09-22 2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연휴를 알차게 보내고 계시는군요. 저는 ㅠㅠ 다양한 전들과 기름냄새에 취했다가 깨어보니 배만 볼록 ㅎㅎㅎ 이제 미성년 하권만 남은건가요. 도선생 완독하시는 날 다 같이 건배하기로 했지요 ㅎㅎㅎ 내일은 맥주를 사 놔야겠군요 ㅎㅎ

새파랑 2021-09-22 22:37   좋아요 1 | URL
이책 생각보다 오래 걸리더라구요ㅡㅡ 내일은 아니고 토요일쯤? 😅

막시무스 2021-09-23 14: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도끼쌤 전작 마치시면 열린출판에서 뭔가 기념품이라도 보내줬으면 좋겠네요! 끝까지 화이팅입니다!ㅎ

새파랑 2021-09-23 15:23   좋아요 1 | URL
제가 다 열린책들로 가지고 있는건 아니어서 😅 아무래도 열린책들이 가장 많지만 ㅋ 낼까지 읽겠습니다~!!

그레이스 2021-09-23 14: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 마치시면 전작 리스트 올려주시죠?!

새파랑 2021-09-23 15:23   좋아요 1 | URL
제가 책탑 쌓아서 인증하겠습니다 ㅋ 책을 모아봐야 겠네요 ㅋ

페넬로페 2021-09-23 2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마지막 작품에 도달하셨네요~~
도작가님이 서술한 미성년의 세계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지금 저 자신도 어떤면에서는 미성년의 세계에 그대로 머물러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새파랑 2021-09-23 21:52   좋아요 1 | URL
이제 집에와서 하권 열독 하려고 준비중입니다 👀 근데 책이 어렵네요 🤣

희선 2021-09-24 0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들은 아버지를 보고 자란다는 말도 있던데, 그 아버지한테 원망이 많아 보이네요 그러면서 아버지와 친해지고 싶어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버지라 했지만, 아르까지를 사랑하고 보듬어주는 어른이 없군요 실제 모두가 그런 사람이 있는 건 아니기는 하지만... 다음 이야기에서는 어떻게 될지, 조금 자랄지... 이렇게 여러 가지 생각하고 방황하니 조금은 자라겠지요 제목처럼 미성년으로 남을지...


희선

새파랑 2021-09-24 07:57   좋아요 1 | URL
책을 다 읽은 결과 아버지와 아들 모두 미성년이었던걸로 확인되었습니다 ^^
 

드디어 미성년 상권을 읽었다. 완전 난관에 난관인데, 궁금증을 남기고 끝나버렸네 ㅜㅜ


"무슨 일이 생겼나요?"

"아주 불쾌하고 성가신 일이 생겼어요! 당신이 이야기한 옆 방의 그 젊은 여자가 자기 방에서 목믈 맸어요" - P302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던 데에는 사모바르의 역할이 컸다. 일반적으로 사모바르란 바로 이러한 재난과 불행한 일이 일어났을 때, 특히 전혀 예상치 못한 기묘한 일이 발생했을 때 더욱더 사람들에게 필요해지는 러시아 인의 필수 살림 도구이다.

(역시 러시아는 사모바르와 보드카~!!)

- P303

저 스스로는 지금까지 그래도 아직은 동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지지 않았고, 이 시대의 젊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자부해 왔습니다. 그런데 우리같이 늙은 사람들은 제대로 성숙한 판단을 할 겨를도 없이 그만 늙어버리는가 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바로 어제까지 자신이 그렇게 사고했다는 이유 만으로, 이미 오래 전에 시대적 흐름에서 뒤쳐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자신이 젊은 세대와 호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그시대나 지금이나 세대간의 소통은 불가능한 일이다.) - P319

만일 우리가 언젠가 서로를 비난하게 될 때, 서로에게 불만을 품게 되었을 때, 서로를 증오하거나 미워하게 될 때? 아니면 이 모든 것에 대해서 잊어버리게 될 때라도, 오늘 지금 이 순간의 느낌만은 영원히 잊지 말자는 게 제 조건이에요.  우리가 서로 손을 마주 잡고 밝게 웃으며 행복해 했던 오늘을 언제나 마음쇠에 간직하자고 약속해요.

(행복했던 순간을 잘 기억하자.) - P345

침묵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야. 그러면 아무런 위험도 없고, 또 아름답기도 하다는 것을 기억해 둬라. 침묵은 항상 아름다운 거야. 그리고 입을 다물고 있는 사람은 말하고 있는 사람보다 언제나 더 아름다운 거야

(차리리 침묵이 나을때도 있더라...) - P375

그래, 그렇다. 이 행복감 때문에 나는 주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도 전혀 모르고 그저 내 자신 속으로만 한없이 침잠하여 들어갔던 것이다. - P433

하지만 당신은 다만 저를 흔들어 놓았을 뿐입니다. 그리고 제 내면에 간직한 깨끗한 샘을 흐려 놓았을 뿐이에요! 그렇습니다. 저는 처량한 미성년자입니다. 제 자신도 무엇이 악이고 무엇이 선인지 전혀 분간하지 못하고 있어요. 만일 그때 당신이 제가 앞으로 취해야 할 방향에 대해 말해 주셨더라면, 저도 그 말을 따라 올바른 길로 접어들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당신은 그때 저를 당혹스럽게만 하셨어요.

(나는 단지 미성년자에 자의식만 강할 뿐이다...) - P467

이런 이야기를 당신에게 하고 나니, 왠지 제 마음속의 진실이 모두 다 더럽혀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미안합니다. 그렇지만 역시 여성 문제에 대해서는, 다시 말하지만, 여성 문제에 대해서는 제삼자에게 말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비밀을 털어놓을 만한 사람일지라도, 당사자의 심정을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아마 천사라도 이것만은 이해 못할 겁니다. 만일 상대방 여성을 존중한다면, 그 누구에게도 그런 말을 꺼내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자신을 존중한다면, 그 어떤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아야지요! 그걸 보면 저는 지금 제 자신을 존중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겁니다.

(남여 문제는 자신만이 간직해야 한다. 입밖으로 내면 그걸로 의미는 사라진다.) - P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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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1-09-21 19: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난독인가 봅니다.^^;;

새파랑 2021-09-21 20:03   좋아요 2 | URL
저에겐 엄청난 난독~!! 이었어요. 하권도 난항이 예상됩니다 ^^

2021-09-21 2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21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1-09-21 21: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오늘은 추석입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고 계신가요.
보름달처럼 좋은 소원 이루시고,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새파랑 2021-09-22 06:25   좋아요 0 | URL
추석내내 먹기만 하는거 같아요 😅 그래도 즐겁네요~!!

희선 2021-09-22 0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인데 쉽지 않은가 봅니다 궁금증이 있으니 다음 하권을 보시겠군요 명절 연휴 하루 남았습니다 새파랑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1-09-22 06:26   좋아요 1 | URL
책을 집중해서 못읽어서 오래 읽는거 같아요 ㅎㅎ 희선님도 즐거운 마지막 연휴 보내세요~!
 

오늘 알라딘 우주점에서 구매한 책~!! 버지니아 울프에 체호프가 섞여있는 느낌이 들었다


<만에서>

그때 거대한 파도가 조너선을 들어 올렸다가 그 옆을 지나 경쾌한 소리를 내며 해변에 부딪쳤다. 정말 아름다웠다!  또 다른 파도가 찾아왔다. 이것이 살아가는 방법이다. 부주의하고 무모하게 자신을 소비하며 산다. 그는 두 발로 서서 허우적거리며 주름지고 단단한 모래를 발로 누르며 해변으로 돌아갔다. 인생을 편하게 받아들이고  인생의 조류에 맞서 항거하는 대신 몸을 맡긴다. 그것이 필요한 것이다. 긴장감이야말로 잘못된 것이다.  산다는 것, 산다는 것이란! 정말로 신선하고 맑은 이 완벽한 아침은 햇빛에 물든 자신의 아름다움을 비웃으며 "그러면 뭐가 어때서?"  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 P39

그 생각을 하면 슬픈가? 돌아보면, 돌아보면. 그 세월을 되돌아본다. 케지어가 보았듯이. 세월이 눈에 보이지 않고 오래되었지만 어느 여인네가 하듯이 그 세월을 돌아본다. 그 생각을 하면 슬픈가? 아니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인생이란 그런것이다...) - P62

밤이면 왜 기분이 달라질까? 사람들 모두 잠들었을 때 혼자 깨어 있다는 것이 왜 그렇게 흥분되는 것일까?  늦었다, 아주 늦었다! 그런데도 매순간 깨어 있음을 느끼게 되고 숨을 쉴 때마다 새롭고 놀라운 세계, 환한 낮보다 긴장감 넘치고 흥분된 세계로 깨어가는 것 같다. 더욱이 자신도 공모자라는 이 기묘한 기분은 무엇이란 말인가?

(모두 잠들었을 때 깨어있는 기분은 정말 좋다.) - P83

<가든파티>

"가든파티를 그만둔다고?  로라, 그런 엉뚱한 소리 하지마. 물론 그렇게 못해. 아무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 않을 거야. 그렇게 허황된 생각은 그만둬."

"대문 밖에서 한 남자가 죽은 마당에 가든 파티를 열 수는 없어." - P102

그 불쌍한 여인에게 악단이 연주하는 소리가 어떻게 들릴지 상상해 봐 - P104

"인생이, 인생이......"

그녀가 더듬었다. 하지만 인생이 어떤 것인지 설명할 수 없었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로리는 무슨 뜻인지 이해했다.

"정말 그렇지?"

로리가 말했다.

(인생이란, 인생이란)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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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21 0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멘스필드 단편 정말 좋아 합니다

인물에 대한 묘사는 정말 탁월!
뉴질랜드의 체홉 입니다 ^ㅅ^

새파랑 2021-09-21 00:47   좋아요 1 | URL
이 책 스콧님 리뷰보고 다른출판사 책을 골랐는데 좋아요~!!

파이버 2021-09-21 2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버지니아 울프에 체호프라니 대단하네요~! 인용에서 괄호 안은 () 새파랑님의 첨언이신가요? 저도 야밤의 기묘함과 적막이 참 좋아요😄

새파랑 2021-09-22 06:29   좋아요 1 | URL
첨언 맞습니다~!! ㅎㅎ 좋은 문장 옮기다가 제 생각도 한번씩 적으면 좋더라구요 😄

저도 혼자 꺼어있근 밤과 새벽을 너무 좋아해요~!

희선 2021-09-22 0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산 날 바로 보시다니... 울프와 체호프를 느껴서 새파랑 님은 좋아하실 것 같네요


희선

새파랑 2021-09-22 06:30   좋아요 0 | URL
다 보진 못하고 딱 위에 두편만 읽었어요. 이작 읽고 있는 책이 있어서 ㅎㅎ 오늘 읽어야 겠어요 ^^

울프랑 체호프는 완전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줄 아시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