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짐승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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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짐승은 누구였을까?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이야기되는 노교수와 여제자의 관계와 같이 권력에 의해 생성되는 사랑이야기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권력이 개입되는 관계는 결코 순수하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까? 노교수 ˝데이비드˝가 젊고 매력적인 학생인 ˝콘수엘라˝에게 느끼는 감정이 욕정 이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마친가지로 ˝콘수엘라˝가 느끼는 감정 역시 사랑보다는 동경 이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제목도 죽어가는 인간이 아닌, 짐승이라고 한게 아니었을까?

하지만 본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노교수 ˝데이비드˝는 정말 자신의 본능에 충실한 사람이라 할 수 있겠다.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본능에 충실한 모습과 나이를 먹음에도 위축됨이 없는 저 자신감에 감탄했고, 젊음에 대한 질투까지 하는 그의 열정은 본받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 아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왜 가지지 못하는 걸까? 원하는 것을 얻고 있는 순간에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있어. 그 안에는 평화가 없고 있을 수도 없어, 우리 나이와 피할 수 없는 가슴 저미는 느낌 때문에, 우리 나이 때문에, 나는 쾌락을 누리지만 갈망은 결코 사라지지 않아, 전에는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나? 없었어. 그전에 예순두 살이었던 적이 없었으니까.]  P.54


오늘을 두번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 책은 독자에게 나이는 단지 숫자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어차피 우리는 모두 인생의 정적을 피할 수 없다고, 그래서 다 똑같다고...

[노년이란 걸 이런 식으로 생각해봐. 생명이 위기에 처하는 것이 그냥 일상적인 상황이 되어버리는 거라고 말이야. 곧 마주치게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걸 피할 도리가 없어. 영원히 자신을 둘러싸게 될 정적을 그것만 빼면 모두 똑같아. 그것만 빼면 살아 있는 한 불멸이야. ]  P.51


인간의 육체가 지닌 한계는 명백하다. 결국 인간은 죽을 수 밖에 없고, 젊음도 아름다움도 갑자기 한순간에 소멸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어떤 인간은 마지막 순간까지 뜨거움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 책은 식지 않는 한 인간의 갈망을 그린 작품이다.

Ps. 1.  이 책에서 언급되는 그림을 찾아봤는데, 음 개인적으로는 충격적이었다.

Ps. 2. 야하고 자극적인 문장이 상당히 많아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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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10-04 18: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개천절 대체휴일이었습니다. 좋은 휴일 보내셨나요.
새파랑님, 저녁 맛있게 드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새파랑 2021-10-04 19:10   좋아요 4 | URL
오늘은 너무 늦게 일어나서 하루가 끝나있네요 😅 간만에 쉬니까 좋네요~!!

바람돌이 2021-10-04 18: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가 쉬는 사이에 알라딘에 필립 로스가 대세가 되었나요? ^^
이 책에 대한 리뷰가 많이 올라오네요.

새파랑 2021-10-04 19:11   좋아요 4 | URL
읽다보니 비슷한 시기에 읽은거 같아요. 앞에 셀럽분들이 리뷰를 너무 잘 써주셔서 저는 금방 썼어요 ㅋ 읽었으니 리뷰는 써야겠고 😆

scott 2021-10-04 18: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리 모두 다잉 애니멀,

그러나 새파랑님의 리뷰는 연휴에도 계속!
낼도 !

서울은 비가 내립니다
연휴 끝
저녁시간 평온하게 ~*

새파랑 2021-10-04 19:12   좋아요 3 | URL
다른 책을 읽기 위해서 리뷰를 썼어요. 이번 연휴는 야외활동 위주로 해서 책을 별로 못읽었어요 ㅜㅜ

그레이스 2021-10-04 18: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광화문, 정동길 걷고 밥먹고 차마시고 이제 들어와 북플 보고 있습니다.
새파랑님도 읽으셨군요 ^^

새파랑 2021-10-04 19:12   좋아요 4 | URL
와우 광화문 정동길 부럽네요~!! 2019년에 가보고 못가봤어요 ㅜㅜ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stella.K 2021-10-04 18: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옹, ps.2 제 전공인데 언제 읽나.........?ㅋㅋㅋㅋ

새파랑 2021-10-04 19:13   좋아요 4 | URL
엄청 쌥니다^^ 이런 글을 많이 안읽어봐서 충격이었어요 😅

청아 2021-10-04 19: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토닥토닥ㅋㅋㅋㅋ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어떤 스타일을 참 안좋아하는구나 새롭게 알게되는듯 합니다. 저도 싫어하는 특정 스타일이 있는데 비밀입니다ㅎㅎ😂🤦‍♀️

새파랑 2021-10-04 19:29   좋아요 5 | URL
미미님이 싫어하는 스타일이 뭔지 무척 궁금해지네요 ^^
미미님이 이 책 리뷰를 너무 멋지게 쓰셔서 저는 그냥 묻어가기 😅

mini74 2021-10-04 20: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교수는 뭘 먹어서 저리도 기운이 나나 잠시 고민했던 ㅎㅎㅎㅎ 공감합니다 ~~

새파랑 2021-10-04 21:40   좋아요 3 | URL
약간 무서울정도 였어요 ㅎㅎ 짐승같은 교수 😅

막시무스 2021-10-04 21: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포기하지 않는, 포기하지 못하는 뜨거운 감정! 이런 감정 너무 좋은데요!ㅎ 식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낼부터 즐건 한주되시구요!ㅎ

새파랑 2021-10-04 21:45   좋아요 4 | URL
막시무스님의 독서 열정도 계속되기를 바라겠습니다 ^^ 낼부터 한주 시작이네요 😄

붕붕툐툐 2021-10-04 2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저도 막시무스님 의견에 동의 한 표! 저는 좋아할 듯도 한데~ 궁금해서 얼른 읽어보고 싶지만 1000쪽의 제2의 성과700쪽의 일리아드가 제 발목을... 아이쿠야~ㅎㅎ
새파랑님, 내일 출근 잘 하셔요!!^^

새파랑 2021-10-05 00:17   좋아요 1 | URL
툐툐님 요즘 읽는 책들이 어마무시 하네요~!! 내일 즐거운 등교를 기원합니다 😄

페넬로페 2021-10-05 00: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별로 좋아하지 않을듯 해요.
근데 저는 소설 ‘은교‘는 생각보다 괜찮게 읽었거든요. 노년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것 같아요^^

새파랑 2021-10-05 00:17   좋아요 3 | URL
페넬로페님이 좋아하시긴 힘들거 같은 느낌이 드는 작품입니다 ^^ 은교의 빨간맛 버젼 😅
 

9월 북플 독보적 히스토리 결과 입니다.
책도 읽고 리뷰도 써야 하는데 환경이 안되서 일단 9월 북플 히스토리 정리를 먼저 해본다.

9월달에도 30일 독보적 미션을 100% 성공했다. 2021년에 시작한 독보적 미션은 지금까지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성공했다. 다만 책을 읽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걷기가 줄어드는 것 같다. 뭐든지 균형이 중요하니까 10월에는 책과 운동 비중을 5대5로 맞춰봐야 겠다.


9월달에는 17권을 읽었고,

좋았던 책 Top3는 로맹가리의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레오폴드의 <모피를 입은 비너스>, 조셉콘레드의 <암흑의 핵심> 이었고,

Worst는 <대머리 여가수> 였다. 이건 내가 이해를 못한 작품이었다.


이와 별도로 열린책들 35주년 세트를 5권을 읽었다. 열린책들 35주년 20권 중 지금까지 11권 읽었고, 이제 9권 남았다. 읽고 있는 책인 이유경 작가님의 <독서공감, 사람을 읽다>는 점심시간에 주로 읽어서 아직 완독을 못했다. (아껴 읽는 책~!!)



9월에는 명절이 있어서 책을 그렇게 많이 못읽었다는 기분이 든다. 그럼에도 도선생님 전 작품을 완독했다는 것과(종합페이퍼는 언제쓰지?), 필립 로스와 조셉 콘래드를 처음 읽었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 이 두 작가의 책은 앞으로 계속 읽어봐야 겠다.



10월에는 그동안 사놓고 방치해둔 책을 읽는걸 목표로 해야겠다. 프루스트 완독도 2권 남았는데 꼭 해야겠다.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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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10-03 08:3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번달에도 많은 책들을 클리어하셨군요! 독보적100%달성 쉽지 않은데 멋집니다👍 추석 연휴로 저도 후유증이 있었더라구요! 독서달력 일주일이 텅텅빈ㅎㅎ😳

새파랑 2021-10-03 09:54   좋아요 5 | URL
이번달 이렇게 정리해서 보니까 얼마 안읽은 느낌이 들어요 😅 미미님 독보적 랭킹 6위~!!

페넬로페 2021-10-03 08: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책을 열심히, 성실히 읽으시는 것도 대단한데 독보적 미션을 하루도 빠짐없이 하셨다는게 더 대단하네요.
도선생님 완독과 계속해서 새로운 작가의 책도 도전하시고^^
그저 항상 감탄입니다👍👍🤩🤩

새파랑 2021-10-03 09:57   좋아요 5 | URL
페넬로페님의 응원 덕분입니다 ^^ 올해는 매일매일 미션 완독을 목표로 해야할거 같아요 ㅋ

mini74 2021-10-03 09:1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 걷기 좋은 계절이에요 ㅎㅎ 새파랑님도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

새파랑 2021-10-03 09:58   좋아요 5 | URL
걷기도 좋고 책 읽기도 좋고 술먹기도 좋고 운동하기도 좋고 😄 미니님도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막시무스 2021-10-03 11: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 리스트가 어마무시하네요!ㅎ 걷고, 읽고, 쓰는 새파랑님을 10월에도 응원할께요!ㅎ 도끼형님 종합리뷰도 기대합니다! 즐건 연휴되시구요!ㅎ

새파랑 2021-10-03 11:34   좋아요 4 | URL
연휴가 많으면 자꾸 밖으로 나가서 책을 못읽는거 같더라구요 ㅎㅎ 오늘 날씨 완전 좋네요 ^^ 막시무스님 내일도 쉬는 날이니 오늘은 밤늦게까지 즐겁게 보내세요 😆

반유행열반인 2021-10-03 11: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8000보 넘게 걸은 저 어떤 하루가 궁금해지네요 ㅎㅎ바쁘셨을지 연휴 직전 금요일이라 즐거우셨을지 ㅎㅎ늘 부지런히 읽고 기록 남겨주시는 모습 존경합니다 ㅎㅎㅎ

새파랑 2021-10-03 11:37   좋아요 4 | URL
저날 할게 없어서 계속 음악들으면서 걸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카드 결제내역 보니 생각이 난다는 ^^
열반인님 덕분에 접한 필립로스 감사합니다. 10월은 필립로스로 😄

페크pek0501 2021-10-03 11: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십니다. 축하드려요. 이건 축하드려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님의 노력과 성실성과 재능에 대해서... 독서를 많이 하려면 잘 읽을 줄 아는 재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월 17권을 읽으시다니... 제가 세운 신기록은 예전 월 10권이었는데 말이죠. 지금은 월 서너 권을 읽는 걸 목표로 하고 있을 뿐이에요. 점점 권 수가 줄어드네요...^*^

새파랑 2021-10-03 12:24   좋아요 2 | URL
재능까지는 없지만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요즘 특히 책 읽는게 재미있어서 많이 읽는거 같아요 ^^

coolcat329 2021-10-03 11: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은 물론 걷기도 최고입니다. 저는 한 달에 기껏해야 5-6권인데 참 ㅠㅠ
레오폴드는 처음 듣는 작가인데 관심리스트에 추가합니다.

새파랑 2021-10-03 12:26   좋아요 1 | URL
<모피를 입은 비너스> 별 3개 줬는데, 읽고나서 계속 생각나는(?) 작품이더라구요. 내용은 좀 쎄지만 😅

붕붕툐툐 2021-10-03 11: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새파랑님~ 어떻게 100%라는게 가능하죠? 인간 맞으신가요? 자꾸 이러시니 AI설이 나도는 겁니다~ㅎㅎㅎ
진짜 그만큼 너무 멋지시단 얘기!! 존경스럽습니다!!

새파랑 2021-10-03 12:31   좋아요 3 | URL
AI는 다른분들이 많은데 😅 책읽을 시간에 걷기하고, 까먹지 않고 북플 로그인하면 어렵지 않습니다 ^^ 요가와 명상이 더 어려워요 😊

독서괭 2021-10-03 13: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종합페이퍼는 오늘 쓰시는 겁니다!!
2021 독보적 100% 성공하셨다니 정말 놀라워요. 꾸준, 성실의 대명사시네요!!

새파랑 2021-10-03 14:23   좋아요 1 | URL
오늘은 좀 힘들거 같아요 😅 독보적 미션 스탬프 열개(10 일)에 적립금 500원 입니다. 한번 해보세요 ^^

독서괭 2021-10-03 15:00   좋아요 2 | URL
저도 하고는 있죠 ㅋㅋ 하지만 50% 정도예요~

러블리땡 2021-10-03 13: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독보적 미션 성공 축하드려요 대단하시네요 전 게으름뱅이라 감탄하고 갑니다 ㅎㅎㅎ 10월도 응원할께요!!!🙂😀

새파랑 2021-10-03 14:25   좋아요 3 | URL
러블리땡님 그렇게 책을 많이 읽으시고 리뷰 쓰시는데 게으름이 있을 수 없죠 ^^ 감사합니다.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서니데이 2021-10-03 16: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책 많이 읽으셨네요. 하루에 시간이 그렇게 여유있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데, 시간 진짜 잘 쓰셨나봐요. 부럽습니다. 즐거운 휴일 오후 보내세요.^^

새파랑 2021-10-03 17:23   좋아요 3 | URL
그러게요. 점점 책 읽을 시간이 없어지는거 같아요. 특히 리뷰쓰는데 생각(?) 보다 시간이 걸리더라구요 😅 즐거운 오후시간 보내세요 ^^

바람돌이 2021-10-03 16: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달에 17권을 적다고 하시다니요. 게다가 걷기도 매일 성공하시고, 저같이 이번달 폭망한 사람은 어쩌라고요. ㅎㅎ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정말 좋죠? ㅎㅎ
모피를 입은 비너스와 암흑의 핵심은 저도 보관함으로 쓩~~~ 특히나 모피를 입은 비너스는 처음 듣는 작가인데 책 소개도 보니 제 취향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듯하지만 그래도 새파랑님이 제일 좋다고 하셧으니 말이죠. ^^

새파랑 2021-10-03 17:26   좋아요 3 | URL
모피를 입은 비너스는 소재가 그래서 처음에는 그랬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주인공의 안쓰러움이 생각나는 신기한 작품이었어요 ^^ 새들 페루 죽다는 와 했어요. 그림같은 글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거 같아요~!!

stella.K 2021-10-03 19: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밑줄긋기가 269개라닛! 대단합니다.
전 이상하게 밑줄긋기가 안 되요. 습관이 문제겠죠?
이오네스코는 정말...! 동감입니다.^^

새파랑 2021-10-04 00:00   좋아요 2 | URL
밑줄은 더 많이 긋는데 이게 옮기는게 생각보다 오래걸려서 몇개만 옮긴거에요 ^^ 좋아하는 책은 밑줄이 막 그어져 있어요 ㅎㅎ 이오네스코는 저만 어려운게 아니군요 😅

그레이스 2021-10-03 19: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매달 새파랑님 독보적 히스토리 펼쳐보며 반성하는 1인!

새파랑 2021-10-04 00:01   좋아요 2 | URL
리뷰 쓰는것 보다는 북플 독보적 히스토리 쓰는게 쉬워서 매달 하고 있어요 😅

scott 2021-10-04 21:36   좋아요 2 | URL
제심정이 그레이스님 심정 과 같습니다

이만큼 읽고 걷고 리뷰를 쓰시는 새파랑님
존경 ^.~

새파랑 2021-10-04 21:39   좋아요 1 | URL
헛 스콧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는데 😅 이번달도 최대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

초딩 2021-10-03 22: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의 기록을 보고만 있는데도
제 마음과 머리속이 풍성해지네요 ^^
멋지세요 ^^ 그리고 고생하셨습니다~

새파랑 2021-10-04 00:02   좋아요 2 | URL
전 초딩님의 북로그 보며 다양한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에 빠집니다 😄 감사합니다 ^^

scott 2021-10-04 00: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렇게 다달이 기록을 하고 목표를 채우시고 독보적 랭킹에 안착 하시는 새파랑님

읽은 책의 숫자를 세어 본 적이 없는 저!🖐

반성 중 ㅠ.ㅠ

2021-10-04 0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1-10-04 02: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걷기뿐 아니라 책도 많이 보셨네요 책을 보려면 건강해야 하니 걸으면 저절로 건강해지겠습니다 그러고 책을 보면 즐겁겠네요 새파랑 님 이달에도 즐겁게 걷고 책도 즐겁게 만나세요


희선

새파랑 2021-10-04 08:19   좋아요 4 | URL
가끔 걸으면서 책을 볼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희선님도 10월 즐거운 독서, 시 생활 하시길 바랍니다~!!
 

필립 로스의 두번째 읽은 책... 불꽃같은 삶, 불꽃같은 책 이라는 느낌이 든다.




생물학이 사람들에게 저지른 위대한 장난은 다른 사람에 관해 뭔가 알기 전에 친밀해지기부터 한다는 거야. 첫 순간에 모든 걸 이해하는 거지. 처음에는 서로의 거죽에 이끌리지만 동시에 직관적으로 전체를 다 파악해, 서로 끌리는 건 등가일 필요가 없어. 이 아이는 이것에 끌리고 상대는 다른 것에 끌려도 돼. 거죽이고, 호기심이지만, 그러다가, 쾅, 전체가 되는 거야.

(첫 끌리는 순간이 모든걸 결정한다.) - P27

죽어가는 것과 죽음은 구별해야 해. 아무런 중단 없이 계속 죽어가기만 하는 게 아니야. 건강하고 몸이 좋다고 느끼면 보이지 않게 죽어가고 있는 거야. 확실한 종말이 반드시 대담하게 선언되는 건 아니야. 아니, 너는 이해 못해. 늙지 않았을 때 노인에 관해 이해하는 유일한 것은 그 사람들한테 그들의 시간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다는 것뿐이야. 그러나 그것만 이해한다면 그 사람들을 그들의 시간 속에 얼어붙게 만들게 되고, 그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거나 마찬가지야 - P50

노년이란 걸 이런 식으로 생각해봐. 생명이 위기에 처하는 것이 그냥 일상적인 상황이 되어버리는 거라고 말이야. 곧 마주치게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걸 피할 도리가 없어. 영원히 자신을 둘러싸게 될 정적을 그것만 빼면 모두 똑같아. 그것만 빼면 살아 있는 한 불멸이야. - P51

이 아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왜 가지지 못하는 걸까? 원하는 것을 얻고 있는 순간에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있어. 그 안에는 평화가 없고 있을 수도 없어, 우리 나이와 피할 수 없는 가슴 저미는 느낌 때문에, 우리 나이 때문에, 나는 쾌락을 누리지만 갈망은 결코 사라지지 않아, 전에는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나? 없었어. 그전에 예순두 살이었던 적이 없었으니까.

(우리가 경험한 지금은 딱 한번뿐이다.) - P54

"오만한 지식인 비평가 선생님, 모든 사람에게 무슨 생각을 할지 가르치고 모든 사람을 바로잡는, 모든 것에 관한 위대한 권위자 선생님! 메 다 아스코!" 아이는 그렇게 편지를 끝맺었어. 콘수엘라는 전에는 나와 있을 때 한 번도, 애정을 담아서도, 스페인어를 쓴 적이 없었어. 메 다 아스코, 평범한 관용어지. "토 나와요."

(그렇게 뜨겁던 사이가 한번에 끝난다는건 참...) - P119

"애착은 파멸을 초래하는 적이에요. 조지프 콘래드가 그랬어요."

(이렇게 조지프 콘래드를 또 하루만에 만나네 ㅎㅎ)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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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10-02 1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
애착이나 집착이 강할 때 큰 불행도 겪게 되지요. 애초에 마음을 비우면 불행도 없겠지요.
그런데 마음 비우기가 쉬워야 말이지요.
인간은 마음속에 뭔가를 채우지 않으면 살지 못할 존재인 듯합니다.

새파랑 2021-10-02 17:54   좋아요 0 | URL
이 책 보니까 쎈 문장도 많지만 좋은 문장도 많더라구요. 더 찾아 읽어보고싶은 작가였습니다 😆

서니데이 2021-10-02 2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그래도 많이 보던 표지.
새파랑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1-10-02 21:28   좋아요 1 | URL
이 책 리뷰 써야 하는데 미루고 있는중이에요 ^^ 서니데이님 즐거운 저녁 보내세요~!!
 
암흑의 핵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
조셉 콘라드 지음, 이상옥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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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처해 있던 암흑은 도저히 침투할 수 없는 암흑이었어. 내가 그를 바라볼 때면 마치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절벽의 밑바닥에 누워 있는 사람을 내려다보는 기분이었으니까"


20세기 영국 소설을 개척한 "조셉 콘래드"의 문명과 야만, 인간 본성의 그늘과 제국주의의 위선을 파헤친 대작이자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원작 소설인 <암흑의 핵심>을 9월 마지막 날에 읽었다.


암흑의 핵심은 콩고강의 상류였을까? 사람의 마음이었을까? 조셉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을 읽다보면 두가지가 그려진다. 하나는 아프리카 오지의 강을 거슬러서 암흑을 찾아가는 배, 다른 하나는 암흑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나의 모습이다.


어려서부터 아프리카 탐험을 꿈구는 주인공 "말로"는 친척의 도움으로 당시 벨기에령이었던 아프리카 콩고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선장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아프리카로 탐험을 떠난 사람중 살아 돌아온 사람은 별로 없었다.

[나는 우리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던 그 거대한 세계의 표면에 깔린 정적이 호소를 하려고 하는 건지 아니면 위협을 하려고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네. 우리가 무슨 자격으로 그 세계로 들어오게 되었단 말인가? 우리가 그 말없는 세계를 지배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 세계가 우리를 지배하게 될 것인가? ]  P.60


우여곡절 끝에 아프리카에 도착한 "말로"는 자신이 선장으로 근무할 배가 고장나 있음을 발견하고 어렵게 수리를 한다. 그리고 그는 하류에 있는 주재원 사람들과 함께 콩고 강의 상류 교역소에 있는 "커츠"라는 사람을 데리고 오기 위해 콩고강을 거슬러 암흑으로 들어가게 된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은 타고 있던 기선뿐이었는데, 기선은 마치 용해 직전에 있는 것처럼 그 윤곽이 흐릿했고 그 주위에는 두 피트 폭의 안개 낀 강물만이 보일 뿐이었어. 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는 것만 가지고 따진다면 이 세상의 나머지 부분은 아무데도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구. 아무데도 없었어. 없어졌거나 사라져버린 것이었지. 작은 속삭임이나 그림자 하나 남기지 않고 깨끗이 청소되어 버렸던 거야.]  P.91


"커츠"는 당시 아프리카 교역소에서 가장 많은 상아를 수집하던 사람으로, 그는 그가 속한 회사에서 가장 유능하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는 어떻게 그 많은 상아를 수집하였을까? 그는 원주민을 학대하여 많은 상아를 수집할 수 있었고, 잔혹한 행위를 통해 그곳에서 왕처럼 살고 있었다.

"커츠"가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그는 식민지 수탈에 몰두하면서 정신적인 타락을 겪게 되고, 결국 그의 마음은 암흑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열병에 걸렸음에도 그는 자신이 만든 왕국에 남고싶어 해서 자신을 찾아온 주재원 사람들을 위협하기까지 하며, 떠나기를 거부한다. 결국 "말로" 일행은 "커츠"를 데리고 다시 강의 하류로 배를 타고 이동하지만 이미 심한 열병에 걸린 "커츠"는 배에서 죽게 된다.

[그 상앗빛 얼굴에서 나는 음침한 오만, 무자비한 권세, 겁먹은 공포, 그리고 치열하고 기약 없는 절망의 표정이 감도는 것을 보았거든. 완벽한 앎이 이루어지는 그 지고한 순간에 그는 욕망, 유혹 및 굴종으로 점철된 그의 일생을 세세하게 되살아보고 있는 것이었을까? 그는 어떤 이미지, 어떤 비전을 향해 속삭이듯 외치고 있었어. 겨우 숨결에 불과했을 정도의 낮은 목소리로 두번 외치고 있었어. "무서워라! 무서워라!" ]  P.157


짧은 순간이었지만 "커츠"와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말로"는 깨달음을 얻게 되고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어떻게 보면 줄거리는 단순하다. "말로"가 아프리카로 건너가 콩고강의 상류에 있던 "커츠"를 만나서 그를 데려고 나오지만, "커츠"는 열병에 의해 배에서 죽게 되고, "말로"는 "커츠"와의 만남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게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알로"의  인간본성에 대한 성찰이 독백으로 계속 이어지고, 이야기 속에 당시 식민지 개척에 대한 비판이 숨어있으며, 아프리카 오지인 콩고강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만나는 정글의 풍경이 흐릿하게 묘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문장 한문장에 집중하고 고민하면서 읽어야만 내용을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마치 내가 콩고강의 암흑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200페이지가 넘지 않는 얇은 책이지만 상당히 난해하여 읽는데 오래 걸렸고, 리뷰를 쓰기 위해 책을 한번 더 읽어야 했다.  적어도 세번은 읽어야 어느정도 작가가 보여주고자 했던 것을 이해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런데 살아 돌아오기 힘든걸 알고 있음에도 그렇게 아프리카로 떠났던 당시 사람들의 마음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모험이었을지, 부의 축적이라는 욕망이었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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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1-11-10 0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어제 받은 책인데 리뷰가 나와있어 반갑네요. 당선 축하드려요.
일단 책을 읽고 다시 와서 리뷰를 읽겠습니다 ^^

새파랑 2021-11-10 10:36   좋아요 0 | URL
와우 어제 받으셨군요~!! 암흑의 세계에 재미 있게 빠지시길 바랍니다 ^^ 전 아주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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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읽는 동안 내 자신이 암흑에 빠진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다. 상류를 거슬러 올라가는 선장의 기분이란.








그는 우리 일행 중에서 아직도 바다를 를 쫓아다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우리가 그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그가 전형적인 선원이 되지 못한다는 것 정도였다. 그는 선원이었지만 동시에 방랑자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선원들은, 이런 말을 써도 좋을지 모르겠으나, 주거처가 일정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들은 집에 머물러 있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하고 있다. 그들의 집은 늘 그들과 함께 있으며 그것은 바로 그들의 배이다.

(그들의 집은 배였다.) - P11

그녀는 내게 불길하고 숙명적인 존재로 보이더라구. 그후 멀리 아프리카에 가서도 나는 흔히 이 두 여인을 생각해 보았어. 그들은 마치 시신을 덮게 될 천을 짜고 있기라도 하듯이 검정 털실로 뜨개질을 하면서 암흑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지키고 있었는데, 그중의 한 여인이 내방객들을 끊임없이 그 미지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었고 나머지 한 여인은 무관심한 늙은눈으로 명랑하고 바보스러운 얼굴들을 곰곰이 살피고 있는 모습이었어. 안녕! 검정 털실로 뜨개질을 하고 있는 늙은이여.그녀가 바라본 사람들 중에서 그녀를 다시 보게 된 사람은 많지 않았다네. 그 수는 반에도 훨씬 미치지 못했을 테니까.

(살아돌아온 사람이 있었을까?) - P25

과학의 발전을 위해서 나는 늘 아프리카로 떠나는 사람들에게 두상(頭狀)의 측정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한답니다.

그가 말하더군. "그들이 귀국할 때도 그런 청을 하는가?"  라고 내가 물었지. "오, 다시는 그들을 보지 못한답니다." 그가 대답하더군. "더욱이 변화가 있다면 두상에서가 아니라 체내에서 일어나는 법이지오." - P28

나는 우리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던 그 거대한 세계의 표면에 깔린 정적이 호소를 하려고 하는 건지 아니면 위협을 하려고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네. 우리가 무슨 자격으로 그 세계로 들어오게 되었단 말인가? 우리가 그 말없는 세계를 지배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 세계가 우리를 지배하게 될 것인가? - P60

자네들도 아다시피 나라고 하는 사람은 거짓말을 증오하고, 혐오하고 또 용납할 수 없는 사람이 아닌가. 그 이유는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도 더 정직하기 때문이 아니고 그저 거짓말이 내게는 무섭기 때문이야. 거짓말 속에는 죽음의 색깔이 감돌고 또 인간 필멸의 냄새도 풍기는 게 아닌가. 바로 거짓말의 이런 속성이야말로 내가 이 세상에서 증오하고 혐오하는 바이며 내가 잊어버리고 싶은 바이기도 하다네. 그리고 그런 속성은 마치 무언가 썩은 것을 한 입 물었을 때처럼 나를 비참하게 하고 또 구역질나게 한다네

(거짓말은 무섭다. 냄새가 난다.)
- P61

나는 그 바보 같은 젊은이가 유럽에 있는 나의 영향력 있는 후원인들에 대해서 자기가 상상한 것을 제멋대로 믿고 있도록 내버려둠으로써 그만 거짓말을 한 것이나 다름없었던 셈일세

(진실을 말하지 않는것도 거짓말이다.) - P61

세상에 그 어떤 꿈 이야기도 꿈속에서 느낀 것을 그대로 옮길 수가 없기 때문이야. 발버둥질치는 반항의 떨림 속에 혼재(混在)하는 그 부조리함, 놀라움 및 당혹감이라든가, 믿을 수 없는 것들의 세계에 갇혀버린 듯한 느낌이 바로 꿈의 본질이겠지만 이런 것을 어떻게 이야기 속에 옮길 수 있겠는가

(꿈을 그대로 옮길수만 있다면 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 - P62

옮길 수 없고말고, 그걸 옮기기는 불가능해, 우리의 일생에서 그 어떤 특정한 시기의 삶에 대한 지각을 옮길 수는 없다구. 그 삶의 진실, 그 의미 그리고 그 오묘하고 꿰뚫는 본질을 구성하는 것 말이네. 그걸 전달하기는 불가능해, 우리는 꿈을 꾸듯이 살고 있으며, 그것도 혼자서… - P62

살다보면 우리에게 짬이 전혀 없다고 여겨지는 순간에도 이따금 과거가 회고되듯이 그렇게 과거가 우리에게 생각나는 순간들이 있는 법일세. 과거는 불안하고 소란하기만 한 꿈의 형태로 찾아왔으며, 식물과 물과 정적으로 구성된 기이한 세계의 그 압도적인 실체 사이에서 경이롭게 기억되었지, 이 생명체의 정적(靜寂)은 평화로움과는 조금도 닮지 않고 있었네. 오히려 그것은 어떤 헤아리기 어려운 의도를 감싸고 있는 달랠수 없는 세력이 지닌 정적이었어

(암흑으로 들어간다.) - P77

책임 지고 늘 물위에 떠 있게 해야 할 배가 장애물에 부딪혀 밑바닥이 상한다면 그건 선원에게는 용서받기 어려운 죄가 된다네. 아무도 모르겠지만, 그 소리를 한번 들은 사람은 영영 그걸 잊을 수 없을걸세, 그 쿵 하고 부딪히는 소리 말이네. 그건 마치 심장을 후려치는 소리처럼 들리지. 여러 해가 지나서도 그 소리는 생각나고, 꿈에도 나타나고, 그래서 밤에 자다가도 일어나서 다시 그 소리를 생각하면 온몸이 뜨거워졌다 식었다 한다네. - P79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은 타고 있던 기선뿐이었는데, 기선은 마치 용해 직전에 있는 것처럼 그 윤곽이 흐릿했고 그 주위에는 두 피트 폭의 안개 낀 강물만이 보일 뿐이었어. 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는 것만 가지고 따진다면 이 세상의 나머지 부분은 아무데도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구. 아무데도 없었어. 없어졌거나 사라져버린 것이었지. 작은 속삭임이나 그림자 하나 남기지 않고 깨끗이 청소되어 버렸던 거야.

(안개속에 있으면 마치 사라진것과 같은 기분이 든다.) - P91

"저 녀석들을 붙잡으세요." 그 녀석은 핏발이 선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예리한 이빨을 번뜩이면서 말하더군. "붙잡으세요. 붙잡아서 우리에
게 주세요." "너희들에게?" 내가 물었지. "그들을 어떻게 하려구 그래?" "먹으려구요!" 그는 퉁명스럽게 대답하고 나서 난간에 팔꿈치를 기댄 채 깊은 생각에 잠긴 위엄 있는 태도로 안개속을 바라보고 있었어.


(식인종 ㅋㅋㅋㅋ) - P92

그가 처해 있던 암흑은 도저히 침투할 수 없는 암흑이었어. 내가 그를 바라볼 때면 마치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절벽의 밑바닥에 누워 있는 사람을 내려다보는 기분이었으니까. - P156

그 상앗빛 얼굴에서 나는 음침한 오만, 무자비한 권세, 겁먹은 공포, 그리고 치열하고 기약 없는 절망의 표정이 감도는 것을 보았거든. 완벽한 앎이 이루어지는 그 지고한 순간에 그는 욕망, 유혹 및 굴종으로 점철된 그의 일생을 세세하게 되살아보고 있는 것이었을까? 그는 어떤 이미지, 어떤 비전을 향해 속삭이듯 외치고 있었어. 겨우 숨결에 불과했을 정도의 낮은 목소리로 두번 외치고 있었어

무서워라! 무서워라! - P157

나는 마음속으로 절망 비슷한 것을 느끼며 말했지만, 실은 그녀가 가슴속에 품고 있던 믿음 앞에
서, 그리고 어둠 속에서 비현세적인 이글거림으로 빛을 내고 있다는 그 큰 구원의 환상 앞에서, 내가 머리를 숙이고 있었을 뿐이야. 그 기세등등한 암흑으로부터 그녀를 지켜내기는 불가능했을 것이고 내 자신을 지키는 일조차도 불가능했었을 거야
- P171

그분이 남긴 마지막 말씀을 말해 주십시오. 제가 의지하며,살아갈 말씀 말입니다. 그녀는 고집스럽게 말하더군. "제가 그분을 사랑했다는 것을 알고 계시잖습니까. 저는 그분을 사랑했습니다. 그분을 사랑했지요!"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천천히 말했어. "그분의 마지막 한마디는 당신의 이름이었습니다." 가벼운 한숨 소리가 들리더군.

(거짓말이더라도 상대가 행복할 수 있다면...)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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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9-30 2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잘 모르는데 어쩐지 아는 것 같은 기분.... 찾아보니, 이 책이 지옥의 묵시록의 원작이었네요.
새파랑님, 다 읽고 좋다고 하시면 읽어봐야겠어요.
오늘은 9월 마지막 날입니다. 좋은 한 달 보내셨나요.
내일부터는 10월입니다. 좋은 일들 가득한 한 달 되세요.
좋은 밤 되세요.^^

새파랑 2021-09-30 21:29   좋아요 2 | URL
이제 9월이 얼마안남았네요 ㅜㅜ 이 책 재미있어요 ^^ 저는 지옥의 묵시록 안봤는데 보고 싶어지네요. 서니데이님 좋은 9월 30일 마무리 잘하셍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