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졸라의 목로주점 읽기 끝. 그들의 행동이 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이기에 더 비극적인 것 같다. 그들의 비극은 자신들의 탓일까? 사회의 탓일까?




그녀를 응시하던 구제는 떨리는 입술로 불쑥 말했다. "어제 당신은 날 아프게 했어요. 오! 그래요. 많이 아프게요." 그러자 얼굴이 새하얗게 변한 제르베즈는 두 손을 한데 모았다. 대장장이는 말을 이었다. "그래요, 나도 언젠가는 그렇게 될 줄 알았어요. 하지만 당신은 내게 미리 얘기해줬어야 해요. 내가 허황된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두사람의 관계를 솔직하게." - P39

두 사람은 서로 꼭 잡은 손을 놓지 않은 채, 애정이 가득한 눈으로 멀리 높게 솟은 공장 굴뚝숲 사이로 보이는 희끄무레한 몽마르트르 언덕을 응시했다. 새하얀 석고처럼 보이는 황량한 교외의 음침한 선술집들 주위로 우거진 수풀이 그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차라리 둘이 이루어졌더라면, 둘이 도망쳤더라면 다른 미래가 펼쳐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 P40

"할 말이 있어요. 오래전부터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당신은 지금 행복하지 않아요. 어머님도 그러셨어요, 당신이 사는 게 위태로워 보인다고." - P41

당신은 그동안 내게 여러 차례 힘이 되어주었고요. 우리가 각자 분수를 지키면서 정직하게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충분히 보상받을 거라고 믿어요. - P42

제르베즈는 몸을 떨면서 점차 통제력을 잃어갔다. 랑티에가 그녀를 자기 방으로 밀어 넣는 동안, 작은방에 난 사각의 유리창 뒤로 나나의 얼굴이 보였다. 막 잠에서 깨어난 아이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슈미즈 바람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그리고 잠이 가득한 해말간 얼굴로 토사물 속에서 잠든 아비를 바라보았다. 아이는 얼굴을 유리창에 바짝 붙인 채 꼼짝하지 않고, 속옷 바람인 어미가 맞은편 다른 남자의 방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서 있었다. 아이의 표정은 매우 진지했고, 사악한 기가 가득한 커다란 눈은 관능적인 호기심으로 반짝거렸다.

(전 남편과 현 남편이 같이 산다는게 정상적인 일인가?) - P69

오직 그 누구도 골치 아픈 일을 겪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모두에게 좋은 게 좋은 게 아니겠는가? 남편과 연인이 다 같이 만족하고, 집안이 평소처럼 돌아간다면 그걸로 된 게 아닌가. 모두가 기름이 도는 얼굴로 삶에 만족하며 물 흐르듯 살아가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웃고 떠들 수 있다면 그 이상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점점 현실에 안주해 가는 제르비즈의 모습이 많이 안타깝다.) - P75

사방이 똥물로 가득 차 주위의 집들에까지 독소를 뿜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그랬다, 그랬던 것이다. 지독한 가난 때문에 서로가 한데 뒤엉켜 살아가는 이 파리 한구석에서는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서 지독한 악취가 풍겨 나왔다! 그러한 남녀를 맷돌에 간다면 아마도 생드니 들판에 있는 체리나무들에 비료로 주고도 남을 터였다. - P77

제르베즈는 우물가에 서 있는 꿈을 꾸었다. 쿠포는 그녀를 주먹으로 쳐서 우물 안으로 밀어 떨어뜨린 반면, 랑티에는 그녀가 빨리 뛰어내리도록 허리를 간질였다. 그랬다! 그 꿈은 그녀의 삶과 똑 닮아 있었다. 아! 그녀는 아주 된통 걸린 셈이었다. 앞으로 쪽박을 차게 된다고 해도 놀랄 게 없었다. 그러니까 동네 사람들이 그녀를 두고 손가락질 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었다. 제르베즈의 불행은 그녀 탓이 아니었다.

(불행하면서도 웃긴건 왜일까? 남자들의 성격이 딱 맞았다.) - P95

그렇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일단 죽
으면 짐스럽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심지어 더 많이 사랑할수록 더 빨리 치워버리고 싶어지는 법이다.

(결국 문제는 가난이었다. 가난.) - P119

"우린 아직 좋은 친구죠, 그렇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그럼요, 물론이죠, 우린 언제나 좋은 친구죠... 다만, 분명히 말하지만, 이젠 모든 게 끝났습니다."

(이때라도 다시 해봤더라면...참 아쉽다...마음은 그렇게 쉽게 바뀌는게 아닌데) - P128

제르베즈를 무엇보다 우울하게 만든 것은, 자신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바로 그 시각에 온 동네가 아름다워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진창 속에 빠져 있을 때는 머리 위를 환하게 비추는 햇살이 달갑지 않은 법이다.

(불행한 사람만 점점 더 불행해지는 사회) - P240

그랬다, 빈곤한 노동자 들끼리 아래위로 겹겹이 살아가는 초라한 공동주택에서의 삶은 불행하게 끝날 수밖에 없다. 이곳에서는 모두가 콜레라와 같은 가난에 전염되고 마는 것이다. - P309

"제발 날 좀 데려가주세요. 더는 못 하겠어요. 이대로 가버리고 싶다고요. 날 원망하면 안 돼요. 그땐 잘 몰라서 그랬어요! 아직 준비가 안 됐을 때는 잘 모르잖아요. 그래요! 영감님 말이 맞아요, 언젠가는 죽는 걸 다행으로 여길 때가 있을 거라는 말요! 그러니까 날 좀 데려가주세요, 데려가달라고요. 그럼 그 은혜 죽어서도 잊지 않을게요!" - P310

"누구나 언젠가는 그곳으로 가게 마련이야. 서두를 필요가 없단 말이지. 그곳엔 언제든지 갈 수 있으니까. 그러니 좀 늦게 간다고 조급해할 필욘 없다고. 나야 모두를 기쁘게 해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지. 나를 원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지만, 어디보자, 그러니까 이 고객은… 오, 처음엔 싫다고 진저리를 치다가 나중엔 빨리 데려가달라고 사정했던 바로 그 아낙이구먼, 그래서 내가 좀 더 기다리라고 했지... 어쨌거나 결국 이렇게 됐군, 자기가 바라던 대로 됐어! 그러니까 기분 좋게 가자고!" - P339

"이보게 내 말 들리지..… 날세, 비비라게테, 여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선사하는 남자…… 잘 가게, 거기선 여기서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 거야. 이제 편히 잠들라고, 어여쁜 부인!"

(그곳에서는 좀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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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차 구매한 책 페이퍼를 쓴지 얼마나 됐다고 또 10월 1차 구매한 책이 생겼다. 이렇게 책을 사다 보니 안 읽은 책은 쌓여만 가고...그래서 해결방법은 그만큼 책을 많이 읽는 수 밖에 없다. 북플에서  재미있다고 말하는 책은 왜 사고싶은 걸까?

이번에는 총 15권을 구매했다. 이중 새책은 7권, 중고책은 8권이다. 뭔가 알뜰한 책 구매를 한 기분이 든다.

구매한 책을 간단히 소개해 본다면,

1.2. 적과 흑 : 스탕달
스콧님이 추천해주신 책. 유명한 책인데 아직 읽어보지 않았었다. <벨아미> 느낌이라고 하던데 기대가 된다.

3.4. 로드짐 : 조셉 콘래드
조셉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이 자꾸 생각나서 구매했다. <비밀요원>을 먼저 읽은 후에 읽어야 겠다.

5.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  테네시 윌리암스
양철지붕 고양이, 유리동물원 보다 재미있다고 해서 구매했다. 희곡을 요즘 안읽어서 이젠 읽어야 겠다.

6. 템페스트 :  윌리엄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는 4대 비극만 읽어보고 다른건 안읽어봤는데, 유부만두님 추천으로 주문했다. 그런데 두권이 왔다. 잘못주문 했다. 이런. 어쩔수 없이 한권은 반품 신청해야 겠다.

7. 미국의 목가1 :  필립 로스
이제부터는 필립 로스 전작 완독이 목표다. 필립 로스의 핵심이라는 책. 표지부터 강렬함이 느껴진다.

8. 곰스크로 가는 기차 :  프리츠 오르트만
어떤 분의 페이퍼를 읽고 구매를 했는데 기억이 안난다. 왠지 인상깊은 리뷰였던 것 같은데. 기차, 여행을 다루는 책은 대부분 재미있더라.

9. 마리안의 변덕 : 알프레드 드 뮈세
폴스타프님의 재미있는 리뷰와 착한(?) 가격에 의해 구매했다. 희곡읽기는 계속 하고 싶다.

10. 순응주의자 : 알베르토 모라비아
최근 북플에서 많이 읽고 있는 책이어서 구매. 게다가 <경멸>의 모라비아니까 완전 기대가 된다.

11. 은밀한 결정 : 오가와 요코
스콧님 페이퍼를 보고 구매했다. 게다가 저한테 맞겠다고 하시니 기대가 된다. 다른 분들 평도 찾아봤는데 좋았었다. 예전에는 일본작가 책을 많이 읽었는데 요새는 뜸했다. 이번을 계기로 일본문학도 다시 읽어야 겠다.

12. 울분 : 필립 로스
필립 로스 한권씩 사모으는 중이다.

13. 그로칼랭 : 로맹 가리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때문에 로맹 가리에게도 관심이 생겼다. 에밀 졸라, 로맹 가리 읽을게 많다.

14. 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
원래 국내 에세이를 좋아했는데, 스콧님 리뷰보고 너무 문장이 좋아서 구매했다. 제일 기대되는 책이다.

15. 가면의 생 :  로맹 가리
로맹 가리 한권씩 사모으는 중이다.

기타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소개 책 (사은품)
문학동네에서 발행된 세계문학전집을 소개한 책자로 나중에 문학동네 책 살때 참고하면 좋을것 같아서 선택했다.

책탑 찍을 시간이 없어서 박스에 넣어서 찍어 봤다. 당분간 이 상태로 있을 예정이다. 10월에도 열독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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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0-13 17: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앗 가지런하고 넘 멋지잖아요. 새파랑님 완전 깔끔하세요 ~~ 로맹가리 *^^* 도 깨기 하시는 거예요? ㅎㅎ 항상 응원합니다 새파랑님 *^^*

새파랑 2021-10-13 17:41   좋아요 5 | URL
저거 그냥 박스에 넣어둔건데 😅 한권씩 빼서 보려고 저렇게 둔거에요 ㅎㅎ 전혀 깔끔하지 않습니다 ㅋ

scott 2021-10-13 17:3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10월 둘쨰주 책 탑!

딱 👆권 빼고 완독 !ㅎㅎ

10월 정말 정말 좋은 책들만 냐옹이 박스에 담겨 있네요



보부아르의 벽돌책은 어데로 ~^0^

새파랑 2021-10-13 17:42   좋아요 5 | URL
보부아르는 잘못 클릭 ^^ 역시 1권 빼고 다 읽으셨군요. 대단👍 그 한권은 <마리안의 언덕> 일까요? ㅎㅎ

stella.K 2021-10-13 18:50   좋아요 4 | URL
스콧님 그러다 공공의 적이 되시겠습니다.
보통은 한 두권만 읽고 나머지는 못 읽었다고 해야 할 텐데...
참고로 저는 <울분> 하나 읽었슴다.ㅠ

-언덕이 아니라 변덕인데요?^^

새파랑 2021-10-13 19:01   좋아요 4 | URL
앗 변덕 ㅋ 맞습니다 변덕~!!
스텔라님 저는 한권도 안읽었어요 ^^

stella.K 2021-10-13 19:39   좋아요 3 | URL
당연하잖아요!ㅋㅋ 즐독하시길.♡

2021-10-13 1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13 1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21-10-13 17:3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요케 얌전히요. ^^ 전 뒤죽박죽 눕히고 엎어두고 기대어 두고 그럽니다. 반성을 ㅠ

새파랑 2021-10-13 17:45   좋아요 5 | URL
얌전해 보이신다니 감사합니다. 저것도 생각없이 찍은건데 ㅋ 사진도 잘 짝는 분들이 잘 찍더라구요. 저도 막 쌓아놓고 살아요 😆

청아 2021-10-13 17:4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호 겹치는 책이 더러 있어서 반갑네요ㅎㅎ저 오늘 <제2의 성>에서 스탕달에 대해 읽고 <적과흑>비롯 그의 모든 책 바로 구매하려다 꾹 참고 장바구니에 담았어요!ㅋ 아주 훌륭한 작가인듯합니다.신간도 예약ㅋㅋ

새파랑 2021-10-13 20:41   좋아요 6 | URL
대부분 보관함에 있는걸 구매한거여서 미미님과 많이 겹칠거 같아요 ㅎㅎ 게다가 <템페스트>는 두권~!!
<적과 흑>은 우주점에 가서 상태 좋길래 구매했어요 ^^

막시무스 2021-10-13 18:18   좋아요 7 | URL
참지 마세요!ㅎㅎ...저도 <제2의 성>에서 스탕달 부분읽고 <적과 흑>을 보험차원에서 구매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울분이 겹치네요! 새파랑님은 정리도 잘하시고 깔끔하신 것 같아요...책이 줄서있는게 거의 국군의 날 열병식 수준이네요!ㅎ 즐독 하십시요!

새파랑 2021-10-13 19:01   좋아요 5 | URL
국군의 날 열병식 ㅋㅋ <제2의 성>은 못읽더라도 스탕달은 빨리 읽어보겠습니다~!! 막시무스님의 <울분> 리뷰 찾아봐야 겠네요~!

막시무스 2021-10-13 19:03   좋아요 5 | URL
저 울분 사두고만 있어요!ㅎ

새파랑 2021-10-13 19:07   좋아요 4 | URL
아 구매만하고 아직 안읽은 페이퍼에 있네요 ㅋ

다락방 2021-10-13 18: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당분간 박스에서 안꺼낼 예정이시라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10-13 19:01   좋아요 5 | URL
아 ㅋ 저렇게 박스에서 한권씩 꺼내보면 마치 새 택배를 받은 기분이 들지 않을까 해서요 😅
저런게 몇개 더 있어요 ^^

유부만두 2021-10-13 18: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최고에요!!!!

새파랑 2021-10-13 19:06   좋아요 3 | URL
유부만두님 덕분에 템페스트를 두권 구매했어요 ^^ 너무 읽고 싶었나봐요 ㅎㅎ

유부만두 2021-10-13 19:08   좋아요 4 | URL
재밌어요!!! 의외로 재미있어요!!!

새파랑 2021-10-13 19:17   좋아요 4 | URL
아 이따 어떤책을 먼저 읽어야 할지 고민이네요 🤔

유부만두 2021-10-13 20:37   좋아요 2 | URL
적과 흙?!!! 일부러 장난 치신 거죠? ㅋㅋㅋ

새파랑 2021-10-13 20:40   좋아요 2 | URL
앗 ㅋ 와 어떻게 저런 노골적인 오타를 쓰다니 ㅡㅡ 제가 좀 그래요 😅

스파피필름 2021-10-13 19: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딱 2권 읽었습니다~~~흑흑~~이러다 모든 고전문학 다 읽으시는거 아닌가요? ^^ 화이팅입니다~~!!

새파랑 2021-10-13 19:44   좋아요 4 | URL
당연히 저는 한권도 안읽었습니다 ^^ 요새 고전이 재미있더라구요. 감사합니다~!!

Falstaff 2021-10-13 19: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크.... 마리안의 변덕, 낚시 성공! ㅋㅋㅋㅋㅋ 나중에 읽고나서 욕하기 없습니닷!

새파랑 2021-10-13 19:45   좋아요 4 | URL
믿고 읽는 폴스타프님 책인데 설마요 ^^ 잘 읽어보겠습니다~!!

페넬로페 2021-10-13 19: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scott님과 반대로 ‘템페스트‘ 딱 한 권 읽었습니다.
그래도 좋아요~~
앞으로 읽어야 할 책이 무궁무진하니까요
음 하하하✌✌

새파랑님, 최고!

새파랑 2021-10-13 20:08   좋아요 5 | URL
앞으로 읽을 책이 많이 남아서 너무 좋아요 😆 페넬로페님도 동질감을 느낀다니 최고입니다 👍👍

bookholic 2021-10-13 20: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반품 말고 주변분께 선물 ㅋ

새파랑 2021-10-13 20:09   좋아요 5 | URL
저도 생각을 해봤는데 (가격도 저렴합니다 ^^) 도저히 줄만한 사람이 없네요 ㅜㅜ 그래서 좀 슬펐습니다 😅

서니데이 2021-10-13 21: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많이 사셨네요. 근데 그만큼 빨리 읽으시니 새로 사도 될 것 같아요. 저는 요즘 책읽는 속도가 느려져서 전보다 덜 사려고 노력합니다. 근데 잘 안되고 있기해요.^^ 새파랑님 잘 읽었습니다. 좋은밤되세요.^^

새파랑 2021-10-13 21:21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ㅋ 이젠 정말 조금 사려고 합니다 ^^ 좋은 밤 되세요~!!

서니데이 2021-10-13 21:27   좋아요 3 | URL
그래도 책이 많이 있어야 많이 읽어요. 자기 속도에 맞으면 되고요. 바쁜 시간 속에 책읽는 새파랑님의 시간관리가 부럽습니다. 좋은밤되세요.^^

새파랑 2021-10-13 23:37   좋아요 1 | URL
제가 영상을 거의 안보고 시간나면 책만 읽다보니 그런거 같아요 ㅋ 시간관리는 좀 안되는데 😅

붕붕툐툐 2021-10-13 22: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히야~ 새파랑님의 리스트는 언제나 친숙해서 참 좋고 더 멋져보여요~ 비슷한 친구분들의 서재에서 좋은 작품을 줍줍해서 그렇겠죵?? 새파랑님의 폭풍같은 독서를 응원합니다!!😄

새파랑 2021-10-13 23:35   좋아요 0 | URL
저는 그저 좋다고 하는 책만 주어 담고 있습니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독서 ^^

Yeagene 2021-10-13 22: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적과 흑이랑 그로칼랭만 읽어보았네요 ㅎㅎ언제나 느끼지만 독서량이 엄청나세요.응원합니다!♡

새파랑 2021-10-13 23:39   좋아요 0 | URL
세권이나 읽으셨군요~!! 독서량 보다는 구매량이 많은거 같아요 ㅎㅎ 응원 감사합니다. 요즘 책 읽는거에 너무 빠져 있어서 😆

독서괭 2021-10-13 2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 필립로스 전작 완독 가시나요?? 로맹가리도?? <자기앞의생>은 읽으셨죠? 전 로맹가리 이거랑 <마법사들>만 읽고 페루~는 예전에 집에 있었는데 못 읽은채로 어데갔나… ㅠ

새파랑 2021-10-13 23:41   좋아요 2 | URL
<자기앞의 생>은 아직...저쪽 책상에 있는데 😅 지금부터 읽겠습니다 ^^ 이번주는 프랑스 여행으로~!!

희선 2021-10-14 03: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이 1차라니, 다음에 또 사실 거군요 바로 못 봐도 앞으로 볼 책이 있어서 좋으시겠습니다 책을 많이 보려면 봐야 하는데... 저는 요새 잘 못 보는군요 지난달에도 별로 못 봤네요


희선

새파랑 2021-10-14 08:27   좋아요 2 | URL
2차는 조금만 살겁니다 ^^
희선님 그래도 9월에 책 많이 읽으셨던 기억이 나는데 그게 별로 못본거군요 ^^

페크pek0501 2021-10-16 12: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박스에 있는 게 꼭 책꽂이에 꽂혀 있는 것 같아요. 공간만 넓다면 그렇게 쭉 놔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예전엔 배달된 책은 그날에 하나하나 다 훓어 봐서 내용을 알았놨는데 요즘은 아끼는 마음으로 훓어보는 건 조금만 하고 새 책인 대로 놔 둡니다. 새 책이다, 하고 싶은 거죠. ㅋㅋ

새파랑 2021-10-16 12:44   좋아요 0 | URL
하나씩 빼보는 재미가 있는것 같아요 ^^ 근데 저는 절반은 중고책인듯 합니다 😅
 

오늘 다 읽고 잘 수 있을까?








"어제 당신은 날 아프게 했어요.. 오! 그래요.. 많이 아프게요." 그러자 얼굴이 새하얗게 변한 제르베즈는 두 손을 한데 모았다. 대장장이는 말을 이었다. "그래요, 나도 언젠가는 그렇게 될 줄 알았어요. 하지만 당신은
내게 미리 얘기해줬어야 해요. 내가 허황된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두사람의 관계를 솔직하게" - P39

"이제 날 충분히 잘 알지 않나요, 구제 씨, 내가 거짓말을 할 사람이 그럴 일은 결코 없을 거고요. 아시겠어요? 절대로!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난 인간말짜 중의 말짜가 되는 거예요. 더 이상 당신처럼 훌륭한 남자와 우정을 나눌 자격도 없을 테고요." - P40

"할 말이 있어요. 오래전부터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당신은 지금 행복하지 않아요. 어머님도 그러셨어요, 당신이 사는 게 위태로워 보인다고." - P41

"나도 당신을 좋아해요.. 당신을 아주 많이 좋아해서 당신이 어리석은 짓을 하는 걸 그냥 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요. 그건 어리석은 짓이 분명하니까요. 그러니까 그냥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우린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의 감정을 잘 알잖아요. 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요. 당신은 그동안 내게 여러 차례 힘이 되어주었고요. 우리가 각자 분수를 지키면서 정직하게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충분히 보상받을 거라고 믿어요."

(꼭 보상이 있었으면 좋겠다.) - P42

제르베즈는 몸을 떨면서 점차 통제력을 잃어갔다. 랑티에가 그녀를 자기 방으로 밀어 넣는 동안, 작은방에 난 사각의 유리창 뒤로 나나의 얼굴이 보였다. 막 잠에서 깨어난 아이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슈미즈 바람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그리고 잠이 가득한 해말간 얼굴로 토사물 속에서 잠든 아비를 바라보았다. 아이는 얼굴을 유리창에 바짝 붙인 채 꼼짝하지 않고, 속옷 바람인 어미가 맞은편 다른 남자의 방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서있었다. 아이의 표정은 매우 진지했고, 사악한 기가 가득한 커다란 눈은 관능적인 호기심으로 반짝거렸다.

(이해가 안되는 제르베즈의 행동) - P69

게으른 천성이 점차 그녀를 잠식하면서, 행복해지고 싶다는 욕망이 그녀로 하여금 혼란 속에서도 가능한 모든 행복을 이끌어내도록 했다. 제르베즈는 자신과 모두에게 너그러운 모습을 보였다. 오직 그 누구도 골치 아픈 일을 겪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모두에게 좋은 게 좋은 게 아니겠는가? 남편과 연인이 다 같이 만족하고, 집안이 평소처럼 돌아간다면 그걸로 된 게 아닌가. - P75

사방이 똥물로 가득 차 주위의 집들에까지 독소를 뿜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그랬다, 그랬던 것이다. 지독한 가난 때문에 서로가 한데 뒤엉켜 살아가는 이 파리 한구석에서는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서 지독한 악취가 풍겨 나왔다! 그러한 남녀를 맷돌에 간다면 아마도 생드니 들판에 있는 체리나무들에 비료로 주고도 남을 터였다.

(그곳은 원래부터 도덕도 없었다. 원래부터 벗어날 수 없었던 곳) - P77

제르베즈는 이제 자신의 처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인생을 살다보면 부닥치는 수많은 상황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그 속에서 소박한 행복을 찾고자 애썼다. 그녀가 더 이상 쿠포나 랑티에를 미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렇게 사는 게 지극히 자연스럽고 마음 편하다는 것을 입증해주었다.

(프랑스식 사랑?) - P95

"그럼 그 돈은 다 누가 댈 건데?" 로리외 부인이 날 선 어조로 쏘아 붙였다. "우리는 절대 못 해, 지난주에 손실을 봐서. 그쪽도 물론 안될 거고, 빈털터리 신센 거 다 아는데… 오! 그렇게 사람들 앞에서 있는 척하고 싶어서 안달이더니 참 꼴좋게 됐지 뭐야!" - P110

"그러시겠죠. 하지만 누구나 자신만의 괴로움이 있는 거니까요." 집주인은 노동자로 살았던 과거의 흔적이 남아 있는 커다란 손가락들을 넓게 펴 보이며 말했다. "유감스럽지만 더는 기다릴 수 없소. 모레 아침까지 밀린 집세를 내지 않으면 당신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소." - P114

그렇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일단 죽으면 짐스럽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심지어 더 많이 사랑할수록 더 빨리 치워버리고 싶어지는 법이다. - P119

"우린 아직 좋은 친구죠, 그렇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그럼요, 물론이죠, 우린 언제나 좋은 친구죠. 다만, 분명히 말하지만, 이젠 모든 게 끝났습니다."

(이젠 구제와의 애틋한 관계도 끝났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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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10-13 0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 읽으셧나요? ^^

새파랑 2021-10-13 06:39   좋아요 1 | URL
아 그냥 잤어요 ㅜㅜ 100쪽이 남았네요 ㅎㅎ

scott 2021-10-13 0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벽독서? 모닝 리뷰? ^^

새파랑 2021-10-13 06:40   좋아요 2 | URL
오늘 저녁에 다 읽을거 같아요 ^^ 저녁 리뷰? ㅋ

페크pek0501 2021-10-13 16: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다 못 읽어도 우리에겐 내일이 있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저는 조금만 읽고 내일로 미루길 잘해요. ^^

새파랑 2021-10-13 17:35   좋아요 0 | URL
아 내일 읽을 책이 쌓여있어서 빨리 읽고 싶어서요 ㅎㅎ 그래도 집중해서 읽어야 겠조? ^^
 
목로주점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3
에밀 졸라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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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프랑스 하층민의 삶에 대한 이야기로, 너무 재미있어서 금방 읽은 책. 빨래터에서 싸움, 세탁방에서의 대화, 쿠포의 구애, 구제의 짝사랑, 제르베즈의 생일파티 까지 쉬어갈 틈이 없었다. 도대체 거위고기는 얼마나 맛있길래? 라는 생각이 들었다. 2권의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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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10-12 13:2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ㅋㅋㅋㅋ어마어마하게 먹는 분위기죠? 생일파티는 읽으면서 덩달아 포만감이 들었어요😆

새파랑 2021-10-12 13:41   좋아요 7 | URL
어제 이책 읽다가 밤샐뻔 했어요 ㅎㅎ 완전 재미있어요 ^^ 읽다가 배고파짐

mini74 2021-10-12 13: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가장 낮은 곳에서 하층민과 함께 했던 로트렉그림이 표지랑 어울리는 거 같아요. 그림 제목도 세탁부고, 실제 인물은 가수였던 카르망 고댕 일명 로자 이지만요. ㅎㅎ제르베즈 삶도 기구하고 억울한데 나나도 ㅠㅠ새파랑님 대단 ! 금방 다 읽으실듯*^^*

새파랑 2021-10-12 14:17   좋아요 4 | URL
미니님은 안억울하게 보이시는데요? ^^ 오늘 다 읽을겁니다 😆 완전 재미있어요~!!

mini74 2021-10-12 14:21   좋아요 4 | URL
아 ㅎㅎ 제르베즈 딸 나나도 기구해서요 제가 글을 애매하게 써서 죄송해요 ㅠㅠㅠ 저는 안 억울합니다 행복합니다 새파랑님 ㅎㅎ

새파랑 2021-10-12 14:37   좋아요 4 | URL
아 나나 ㅋ 저 나의 오타인줄 알았어요 😅 역시 행복한 미니님~!!

독서괭 2021-10-12 14: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마구 달려가시는 새파랑님~~ 아휴 그렇게 재밌어요??😖

새파랑 2021-10-12 14:38   좋아요 6 | URL
완전 재미있는것 같아요. 에밀 졸라 책 계속 검색 하고 있습니다 😆 제가 2권을 읽고 알려드리겠습니다~!!

다락방 2021-10-12 15:0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완전 재밌죠 진짜?! 목로주점 진짜 너무 재미있어서 저도 다 읽고 남동생 읽으라고 줬었는데 남동생도 재미나게 읽고 자기 친구들에게 니네가 졸라를 아냐? 하고 다녔답니다.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10-12 15:28   좋아요 5 | URL
읽다가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ㅎㅎ 저도 앞으로 친구들한테 너 졸라 아냐고 물어봐야 겠습니다 😆

파이버 2021-10-12 15:5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얼마나 재밌길래 다들 좋아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에밀 졸라는 이름값을 하시는군요ㅎㅎ

새파랑 2021-10-12 17:58   좋아요 6 | URL
1권까지는 완전 재미있었어요 ㅋ 프랑스 서민층 삶의 체험이에요. 2권에서는 전 남편과 현재 남편과 같이 사는 막장(?) 이야기도 펼쳐지는거 같아요 😅

scott 2021-10-13 01:10   좋아요 3 | URL
인물 묘사에 생동감이 넘칩니다 번역도 훌륭^^

페넬로페 2021-10-12 16: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소세키 작가책 마감하고 읽고 싶어요.
그 전에는 에밀 졸라 근처에 가지도 않으렵니다^^

새파랑 2021-10-12 17:59   좋아요 4 | URL
페넬로페님 소세키 완독을 먼저 응원합니다~!!

서니데이 2021-10-12 18: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문학동네도 그렇고 민음사도 세계문학 전집 표지 그림이 좋은 것 같아요.
새파랑님, 저녁 맛있게 드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새파랑 2021-10-12 19:38   좋아요 4 | URL
오늘은 갑자기 약속이 생겨서 독서에 제한(?)이 생기겠네요 ㅜㅜ 즐거운 저녁 보내세요 ^^

붕붕툐툐 2021-10-12 23:2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2권 리뷰도 기대기대!!😊

새파랑 2021-10-12 23:35   좋아요 4 | URL
툐툐님이 기대하신다면 집중해서 리뷰를 써야겠군요 😆

scott 2021-10-13 01: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졸라 목로 주점 묘사가 압권이죠 ^^

새파랑 2021-10-13 06:42   좋아요 3 | URL
나나의 가출? 까지 읽고 잤어요 ㅋ 불행이 계속되는 하층민의 삶이 안타까워요 ㅜㅜ

희선 2021-10-13 03: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에밀 졸라 이름만 알고 책은 한권도 못 봤네요 1권 빠르게 보셨군요 이런저런 사람을 볼 수 있겠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1-10-13 06:43   좋아요 3 | URL
1권만 빠르게 읽었어요 😅 그러면서 어제 또 책이 왔다는 ㅎㅎ
 

너무 재미있어서 한번에 다 읽었다. 2권이 기대된다. 에밀 졸라 책도 다 읽어봐야 겠다.








"아! 그쪽은 아직도 그런 게 재밌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직 결혼생활을 해보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요. 아뇨, 쿠포 씨, 난 할일이 많은 몸이에요. 시시덕거리면서 시간 때우는 짓 같은 건 아무짝에도 소용없다고요, 아시겠어요! 난 집에 나만 기다리는 아이가 둘이나 있어요. 아이 둘이 얼마나 큰 입인지 아세요! 그런데 남자랑 신선놀음이나 하면서 어떻게 아이들을 먹여 살리겠어요? 그리고 분명히 말하지만, 난 이번 일로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고 생각해요. 이제 남자라면 아주 지긋지긋하다고요. 이젠 그 누구하고도 사랑 같은 건 하고 싶지 않단 말이에요."
- P62

그녀의 유일한 잘못이라면, 마음이 여려서 모든 사람들을 좋아하고, 후에 자신에게 온갖 고통을 안겨준 사람들에게 애정을 쏟아부었다는 사실이었다. - P67

그렇게 그들 사이에는 깊은 유대감이 형성되어갔다. 제르베즈는 그와 함께 있을 때는 조금도 지루한 줄을 몰랐다. 그는 그녀에게는 아직도 새롭기만 한, 파리 교외의 온갖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들려주며 그녀를 즐겁게 해주었다. 그러면서 그는 그녀의 치맛자락에 몸이 닿을 때마다 점점 더 커져가는 그녀를 향한 욕망으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는 이제 몸이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라 있었다! 그것은 그를 점점 더 힘들게 했다. 겉으로는 여전히 웃고 있었지만, 배 속에 마치 돌덩이가 짓누르고 있는 것처럼 답답했고 숨 쉬기가힘들었다. - P83

"자자, 이제 그만들 하시죠! 정치 문제 따위로 그렇게 열을 올리다니 아직 순진하시군요! 정치는 웃기는 농담 같은 거라고요! 그런게 대체 우리한테 무슨 의미가 있죠? 하루에 5프랑씩 벌어서 지금처럼 먹고 자게만 해준다면, 누가 왕이나 황제가 되든지 아무 상관없지 않나요? 어쨌거나 정치라는 건 웃기는 짓거리일 뿐이란 말입니다!"
- P144

"아빠! 아빠!" 나나는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아빠! 여길 좀 봐요!"
딸을 좀 더 잘 보려고 몸을 숙이던 쿠포는 그만 발이 미끄러지고 말았다. 그러자 갑자기, 어처구니없이, 마치 다리가 뒤엉켜버린 고양이 처럼 균형을 잃고 경사진 지붕에서 구르기 시작했다. 그의 주위에는 붙잡을 게 아무것도 없었다.
"맙소사!" 그의 입에서 숨죽인 비명이 새어 나왔다. 그리고 추락이었다. 그의 몸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두 번을 회전한 다음, 높은 곳에서 내던져진 빨랫감처럼 둔탁한 소리와 함께 도로 한복판으로 내동댕이쳐졌다. - P191

제르베즈는 그렇게까지 끔찍한 가정을 하고 싶진 않았지만, 사실상 로리외 부부는 쿠포가 사고를 당한 것을 차라리 다행으로 생각하는 눈치였다. 그 때문에 제르베즈가 구트도르가에서 세탁소를 열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 P194

이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정말 신이 있다면 어떻게 내게 이런 일이 생기느냔 말이지. 난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어, 죽는 한이 있어도 - P197

제르베즈는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에게서 마치 성처녀처럼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에 무한한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어떤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그녀는 즉시 구제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에게 커다란 위안을 안겨주었다. 그들은 단둘만이 있을 때도 서로 조금도 불편해하지 않았다.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지는 않으면서 미소를 띤 채 얼굴을 마주 보며 한동안 머물러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그것은 추잡한 것들과는 거리가 먼 현명한 사랑이었다. 혼란을 초래하지 않고 행복할 수 있으려면 이러한 마음의 평온함을 유지할 줄 알아야 했다.

(저런 사람이 있다는 건 행복한 거겠지?) - P246

제르베즈는 마지막 말을 우물거리면서 얼굴을 살짝 붉혔다. 자신이 구제의 셔츠를 직접 다림질하면서 행복해한다는 사실을 들킬까봐 염려된 때문이었다. 그녀는 물론 더러운 생각 같은 것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 P280

물론 제르베즈는 자신이 아주 강인한 여자라고 믿었다. 그리고 정숙한 여자로 살고 싶었다. 정숙함이 행복의 반을 차지하는 것이다. 제르베즈는 이 일과 관련해서는 쿠포를 떠올릴 필요조차 없었다. 남편에 대해 마음으로 조금도 거리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생각으로조차. 하지만 대장장이 구제생각할 때는 마음이 심란해지고 아프기까지 했다. - P302

그런 두려움이 제르베즈를 사로잡을 때마다 구제의 대장간이 유일한 도피처가 되어주었다. 그곳에서는 구제의 든든한 보호아래 다시금 평안함을 느끼면서 미소를 되찾을 수 있었다. - P303

그러자 제르베즈는 온몸을 훑고 지나가는 얼음장 같은 전율과 함께 이 세상 남자들과 자신의 남편, 구제 그리고 랑티에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자신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으리라는 절망감을 느끼며 비탄에 빠져들었다. - P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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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10-13 16: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 읽어 볼 작가가 생긴 것, 축하드립니다. 그런 책을 만나는 것도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새파랑 2021-10-13 17:34   좋아요 0 | URL
세상에는 읽을 책도 많고 아직 안읽은 책은 여전히 많아서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