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계를 지나면 당신의 승차권은 유효하지 않다
로맹 가리 지음, 이선희 옮김 / 마음산책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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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 가면 말이다. 출구 옆에 이런 표지판이 걸려 있지. 이 경계를 지나면 당신의 승차권은 유효하지 않다."


내 삶의 경계는 어디쯤일까?


나는 후회가 많은 편이 아니다. 왠만하면 현재에 만족하며 욕심이 별로 없다. 그럼에도 가끔 과거를 돌이켜보면 후회가 남는 몇몇 순간이 떠오른다.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왜 그때 그런 말을 했었을까? 누구에게나 후회가 남는 상황과 사람이 있을 것이다.


59살의 늙은 "자크", 그는 자존심이 강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매력적인 인물이었고, 그에게는 22살의 "로라" 라는 젊은 애인이 있다. 그러나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와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자신의 성적 능력 저하와 경제적 능력 악화에 대해 큰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로라, 당신이 없다면, 내가 거기 없었다는 것 조차 알지 못했을 것이오. 출생에 대해서는 참 바보 같은 말들도 많지! 태어나 세상에 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아. 산다는 것, 그것은 숨 쉬는 것도, 고통받는 것도, 심지어 행복한 것도 아니야. 산다는 것은 둘이서만 발견할 수 있는 비밀 같은 것이지. 행복은 팀을 이뤄 하는 작업이야. 나는 매 순간을 떠나보내고, 이 느린 행보의 카라반은 행복의 소금을 져나르지. 당신이 내게로 오기 때문이야.]  P.61



언제 닥칠지 모르는 이별의 위험을 예감하면서 그는 그녀에게 자신의 걱정을 털어놓지 못한다. 그녀가 그에게 느끼는 감정이 사랑이 아닌 동정심이 될까봐 불안해한다. 자존심이 너무나 강했었던 그는 추한 모습을 보이느니 차라리 자살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자살 시도를 눈치챈 "로라"는 그의 앞에 나타나 그의 자살을 막고 그를 경계에서 구해낸다. 그녀는 "자크"의 육체적인 매력과 경제력에 반한게 아니었다.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위의 두가지는 "자크"가 걱정하는 만큼 중요한게 아니었다. "자크"는 경계의 끝에서 그녀의 진심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자크"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사랑과 동정의 경계에서 유효한 승차권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사랑할 때는 말이죠. 모든 걸 다 넘어서 당신과 함께 계속 행복해지고 싶어요. 그런데 누가 당신에게 행복을 운운하나요? 난 당신에게 오로지 사랑에 대해서 얘기하는 거예요. 자크, 당신 이미지 때문에, 당신이 스스로에게 품는 생각 때문에 나를 떠나지는 말아줘요. 그건 너무 추잡해요. 나에게 이 편지 이야긴 하지 말아주세요. 그런 모든 것들, 나에게 얘기하지 마세요. 그저 우리 둘 사이의 모든 것은 저 너머에 있기만을 희망합니다."]  P.180



나의 승차권이 유효하지 않게 되는 경계를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인생에 대한 후회가 절반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주인공 "자크"는 다행히 그 경계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쓴 "로맹 가리"는 그 경계를 못찾았다. 그래서 그런지 이 작품은 대단히 슬프게 읽혔다. 현실도 그가 그린 소설과 같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이전에 읽은 "로맹 가리"의 작품인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와 <자기앞의 생>에 비하면  덜 감정적이고 덜 감동적이지만,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어서인지 오히려 더 공감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로맹 가리" 특유의 유머감각은 생동감 있는 문장으로 묘사되어 있다. "로맹 가리"는 정말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Ps. 이 작품은 "필립 로스"의 죽어가는 짐승의 순한맛 버전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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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10-26 13: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도입부 문장이 정말 멋진데요! 삶의 경계를 찾다가 맞이하는 절망의 감정이 궁금해지는 흥미로운 소설 같은데 맞는지 모르겠네요!ㅎ

새파랑 2021-10-26 13:09   좋아요 5 | URL
중년남성이 느끼는 절망감이 너무 잘 표현되어 있더라구요~! 막시무스님의 이야기가 맞습니다 ㅋ 약간 프랑스식 문화가 깔려있긴 합니다^^

막시무스 2021-10-26 13:20   좋아요 5 | URL
오! 장바구니 담았어요!ㅎ 항상 좋은 책 소개 감사드려요! 즐건 오후시간 되십시요!ㅎ

새파랑 2021-10-26 13:49   좋아요 4 | URL
저도 좋다는 책이랑 작가를 소개받고 읽는 입장이지만 ^^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2021-10-26 13: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로맹 가리의 이 작품은 처음 봐요.
소개 고맙습니다 ^^

새파랑 2021-10-26 13:10   좋아요 5 | URL
로맹가리 작품 저도 이제 세번째 읽는건데 이 책도 좋더라구요. 제가 다른 작품도 소개해보겠습니다 ^^

청아 2021-10-26 13:3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초반에 읽다가 저도 필립 로스가 떠올랐는데ㅋㅋㅋㅋ마지막 글 읽고 빵터졌습니다. 리뷰도 느낌이 좋은걸요?! (⑅´•⌔•`)👍

새파랑 2021-10-26 13:48   좋아요 4 | URL
미미님도 벌써 읽으셨군요. 역시 독서 기계~!! 그래도 필립로스 읽었다고 그 책 생각이 나다니 ㅋ 미미님과 독서 중복이에요 ^^

청아 2021-10-26 14:07   좋아요 4 | URL
아 그게 아니라 새파랑님 리뷰 초반 말한 거예요ㅋㅋㅋㅋ아직 안읽었어요!but 곧 따라잡겠습니다. 부릉부릉 흐흐😆

새파랑 2021-10-26 14:13   좋아요 4 | URL
미미님 저번에 구매하셔서 읽으신줄 알았어요 ^^ 미미님 보관함에 읽는거 따라서 보관함에 집어넣으면 되니 좋네요 😁

오늘도 맑음 2021-10-26 21: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필립 로스˝의 죽어가는 짐승의 순한맛 버전이라는 말에 빵터졌네요ㅎㅎㅎ 어느새 우리 친근한 사이가 되어버린ㅋㅋㅋ 새파랑님(미미님,오거서님,붕붕툐툐님도요.ㅎㅎㅎ)왜그런지 로맹가리랑 잘 어우러져 보이는 느낌은 무엇일까요? 언제나 밝고 씩씩해 보이셔서 미미님과 함께 제가 두분을 참 좋아라 합니다. 멋진 글 감사해요~!!!

새파랑 2021-10-26 16:12   좋아요 5 | URL
아 순한맛에 빵 터지셨다니 보람이 있네요 ^^ 미미님이 로맹 가리 찐팬이고 전 이제 따라가고 있는중입니다~!! 줄거리 요약 보다는 느낀점이 많아서 느낀점 위주로 썼어요 ㅋ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scott 2021-10-26 16: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로스옹 ❣로맹 가리 ❣에밀 졸라 새파랑님 2021년 하반기 완독 도전 탑👌 옹 ^^

*새파랑님 도전 탑! 📚 옹 수정~◌⑅⃝*॰ॱ✍


2021년 10월 🖐째주~ 2022년 상반기 1-2월??ㅎㅎㅎ


┊┊┊╭━━━━━━━━━╮
┊┊┊┃로스옹 ❣로맹 가리옹 ❣에밀 졸라옹❣소세키 옹
하루키 옹 💖
┊┊┊╰◯━━━━━━━━╯
┊┊┊◯┊┊┊┊┊┊┊┊┊┊
┊╭ⓄⓄ╮┊┊┊┊┊┊┊┊┊

새파랑 2021-10-26 16:12   좋아요 5 | URL
스콧님 22년 전반기로 바꿔주세요 😅 소세키 까지 읽을겁니다~!!

새파랑 2021-10-26 16:40   좋아요 4 | URL
오늘부터 시작입니다 그럼 ^^

독서괭 2021-10-26 16: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 순한맛과 매운맛 ㅋㅋㅋㅋㅋ 둘을 같이 비교해서 읽어보면 재밌겠어요. 로맹가리 이 작품은 처음 들어봅니다. 재밌겠어요^^

새파랑 2021-10-26 16:41   좋아요 4 | URL
이 작품은 일단 제목이 너무 멋진거 같아요. 유효하지 않은 승차권이라니😆 독서괭님과 잘 맞으셨으면 좋겠네요~!!

라로 2021-10-26 17: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한때 로맹가리작품 전작주의자였는데,,, 이렇게 처음 보는 책을 접하면 마이 부끄럽습니다요,,, 그래서 사람은 말을 많이 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저^^;; 그나저나 새파랑님 정말 무서운 분이세요!! 어찌 이리 책을 많이 읽으십미꽈??@@

새파랑 2021-10-26 17:19   좋아요 4 | URL
로맹가리 작품 검색하면서 라로님 글 많이 봤어요 ^^ 저는 그동안 읽은 책이 별로 없어서요 😅

페넬로페 2021-10-26 17: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로맹 가리작가는 제목을 정말 잘 짓는것 같아요.
넘 멋져요.
경계라는 말이 어쩌면 참 무서운 단어 같아요~~
영미작가들의 문장 속에 항상 유머가 있는것 같아 그것이 좋더라고요^^

새파랑 2021-10-26 17:44   좋아요 5 | URL
저는 이책 제목보고 중고매장에서 골랐어요.로맹가리는 글을 정말 잘쓰는거 같아요^^

mini74 2021-10-26 21: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진라면도 순한 맛 좋아합니다 ㅎㅎ 라면취향을 고백하며 ㅎㅎ 승차권의 유효기간이라 ㅠㅠ 멋진 말인데 뭔가 서글프기도 합니다 ㅎㅎ

새파랑 2021-10-26 22:05   좋아요 3 | URL
라면은 일단 다 맛있는거죠 ^^
승차권이랑 선택이랑 왠지 호환이 되는 느낌이었어요. 이 작품은 노년의 남성이 가지는 고민이 너무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어서 좀 서글프긴 합니다ㅜㅜ

붕붕툐툐 2021-10-26 23: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순한맛 매운맛~ㅎㅎㅎㅎ 순한맛부터 맛봐야할텐데요~ 로맹 가리가 이런 제목의 책도 썼나요? 제목이 옛날 갬성~ㅎㅎㅎㅎ

새파랑 2021-10-27 07:33   좋아요 2 | URL
툐툐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옛날감성 같이 느껴지네요 😆 매운맛 먼저 보고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더라구요~!

희선 2021-10-27 00: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필립 로스 순한맛이군요 필립 로스도 로맹 가리도 잘 모르는군요 그나마 로맹 가리는 조금 안다고 해야 할지... 이 소설 속 사람은 괜찮아지기는 했지만, 로맹 가리는 그러지 못했군요 본래 그렇기는 해요 자신이 쓴 글로 자신도 구원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기도 하고 그러지 못하기도 하는 듯합니다


희선

새파랑 2021-10-27 07:38   좋아요 3 | URL
로맹가리의 비극을 생각하면서 읽으니까 왠지 더 슬퍼지더라구요. 이 책의 주인공도 자살을 고민하는데 왠지 로맹가리 자신이 투영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ㅜㅜ

모나리자 2021-10-27 16: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맨 위의 인용 문장 따끔한 일침같이 들리네요. 오늘 하루도 지나가면 다시는 유효한 날이 아니지요.ㅎ
필립로스도 현대문학의 거장이라고 하는데.. 정작 만나지 못했네요.ㅜㅜ
왜 그렇게 세상엔 작가가 많은 건지.ㅋㅋ
작가별 전작 읽기 응원할게요~새파랑님~^^!

새파랑 2021-10-27 17:03   좋아요 3 | URL
로맹가리는 언어의 마술사인듯 해요 ㅋ 필립로스도 좋아요 ^^ 응원에 힘입어 해보겠습니다~!!

서니데이 2021-10-27 19: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로맹가리 이 책은 처음보는 것 같네요.
새파랑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새파랑 2021-10-27 19:35   좋아요 2 | URL
저도 처음 봤어요 ^^ 재미있었어요 ㅋ 서너데이님도 좋은 시간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1-10-29 07: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맹 가리의 이 책은 읽었는지
어쨌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새파랑 2021-10-29 07:53   좋아요 0 | URL
아마 읽으시지 않으셨을까요? 레삭매냐님 독서량이라면 읽으셨을듯요 ^^
 

내 삶의 경계는 어디쯤일까?


온 세상을 소유한 듯이 미소 짓는 모습을 보고 나는 열등감, 패배감 같은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나를 이겨서가 아니라 내가 이 미국인보다 못하다‘는 것, 그가 ‘너무 대단해 보인다는 것, 그에 다다를 수 없다는 것‘ 때문이었다. - P8

"사랑해요."
온갖 문제에 대한 답이 하나 있다는 것, 그것도 유일한 답이 있다는 것을 환기해주는 말이었다. 로라에게는 ‘행복한 섬‘ 같은 면이 있었다. - P30

나는 그녀의 얼굴 쪽으로 몸을 굽히고 이마에 내 입술을 스친다. 나는 이 문장을 현재형으로 쓴다. 기억이 되살아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 P40

로라, 당신이 없다면, 내가 거기 없었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을 것이오. 출생에 대해서는 참 바보 같은 말들도 많지! 태어나 세상에 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아. 산다는 것, 그것은 숨 쉬는 것도, 고통받는 것도, 심지어 행복한 것도 아니야. 산다는 것은 둘이서만 발견할 수 있는 비밀 같은 것이지. 행복은 팀을 이뤄 하는 작업이야. 나는 매 순간을 떠나보내고, 이 느린 행보의 카라반은 행복의 소금을 져나르지. 당신이 내게로 오기 때문이야. - P61

"너한테 훈계할 거리가 없다. 너는 나보다 더 똑똑하잖니. 그리고 교양도 훨씬 많고. 넌 모든 책을 섭렵했지. 좋다. 그러니까 네가 어떤 상태인지, 네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잘 알겠지. 그런데 아주 똑똑하고 아주 교양 있는 사람들 가운데 자살을 하는 이들도 있단다." - P92

"사랑할 때는 말이죠. 모든 걸 다 넘어서 당신과 함께 계속 행복해지고 싶어요. 그런데 누가 당신에게 행복을 운운하나요? 난 당신에게 오로지 사랑에 대해서 얘기하는 거예요. 자크, 당신 이미지 때문에, 당신이 스스로에게 품는 생각 때문에 나를 떠나지는 말아줘요. 그건 너무 추잡해요. 나에게 이 편지 이야긴 하지 말아주세요. 그런 모든 것들, 나에게 얘기하지 마세요. 그저 우리 둘 사이의 모든 것은 저 너머에 있기만을 희망합니다." - P180

그리티에서 내게 한 고백 따위는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 모양이다. 이런 걸 보고 "숨 쉬듯이 거짓말을 한다"라고 하지. 하지만 둘리는 숨 쉬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다. 살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 그의 눈만이 공포에 찬 진실을 소리쳐 부르짖을 뿐이다. - P185

"지하철역에 가면 말이다. 출구 옆에 이런 표지판이 걸려 있지. 이 경계를 지나면 당신의 승차권은 유효하지 않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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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26 1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책 로맹 가리에 숨겨져 있는 책 중에 한권!!

밑줄 긋다가 끝까지 그어 버리게 만드능 ^ㅅ^

새파랑 2021-10-26 12:33   좋아요 1 | URL
프랑스 작가의 매력에서 빠져 나올 수 없네요 😄 로맹 가리도 완독을 목표로~!!
 
템페스트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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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희곡읽기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인 <템페스트> 다. 표지에서부터 느껴지는 흐린 분위기와는 다르게 작품 자체는 희망찬 결말로 마무리 되었다. 그의 다른 비극과는 다르게 말이다. 마치 문학계를 떠나는 "셰익스피어" 자신의 앞날을 스스로 기원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푸로스퍼로"는 밀라노의 대공이었다. 그러나 그는 마술 연구에 빠져 자신의 직책을 소홀히 하였고, 동생 "엔토니오"의 꾀임에 빠져서 딸 "미랜더"와 함께 바다에 버려져 외딴 섬에 도착하게 된다. 자기만의 왕국을 건국하여 살아가는 "푸로스퍼로"는 자신을 버린 나폴리의 왕 "알론조와 그의 동생 "안토니오"에게 복수를 꿈꾼다.


"푸로스퍼로"는 마술을 통해 무인도에 갇혀 있던 공기의 정령 "에어리얼"을 자신의 부하로 만들고, "에어리얼"을 통해 튀니스에서 열린 딸의 결혼식에 참가한 후 복귀하는 나폴리의 왕 "알론조"와 그의 동생 "엔토니오"  일행이 탄 배를 침몰시킨다. 그리고 그들을 자신이 있는 곳과 다른 무인도에 보내게 된다. 단 한명, "알론조"의 아들 "퍼디넌드"를 제외하고 말이다.


"푸로스퍼로"는 자신의 딸 "미랜더"와 나폴리 왕자 "퍼디넌드"를 결혼시키기 위해 나름 계략을 세우게 되고, 둘의 사이를 가까워지게 한다. 그렇게 그의 복수가 이루어지고 그녀는 왕비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으나, 마지막 순간에 그는 자신을 비극에 빠뜨린 나폴리의 왕과 자신의 동생 모두를 용서하게 된다. 그리고 그가 마음대로 부리던 정령도 자유롭게 풀어주게 된다.


복수의 마지막 순간에, 그것도 자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모두 없애버릴 수 있었는데도 모든 걸 내려놓고 용서하는 "푸로스퍼로"의 모습은 마치 작가로서 마지막 작품을 쓰고 모든걸 내려놓는 "셰익스피어" 본인의 모습을 그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이전 작품들에서 주로 그렸던 복수는 결국 마지막 작품에서는 용서로 바뀐 것이다.


작가 "셰익스피어"의 피날레를 장식하기에는 더없이 적절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는 <템페스트>, 이 작품을 통해 그는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고 희망을 그렸다는 점에서 의마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비극적 요소가 약하다 보니 '4대 비극'에 비해 재미 측면에서는 다소 떨어지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대사들을 읽다보니 그 의미가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전하, 저는 전하와 일행을 저의 누추한 오두막으로 초대하겠습니다. 거기에서 오늘 밤을 편히 쉬시게 될 것입니다. 저는 오늘 밤의 일부를 틀림없이 시간을 급히 흐르게 만들 그러한 이야기를 해드리는 데 쓰겠습니다. 즉 제 인생 이야기하며, 이 섬에 온 이래 제가 겪은 사건들을 상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내일 아침에는 여러분을 배로, 그리고 나폴리로 모시겠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이 사랑스러운 아들딸의 결혼식이 엄숙히 거행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그다음에 저는 밀라노로 물러가서 내 무덤 생각이나 종종 하겠습니다.]  P.124



혹시 이 작품을 읽게 된다면 <템페스트>가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 Swan Song 이라는 점을 염두해 두고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가가 마지막으로 그린 인생의 참모습은 '용서'와 '화해'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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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10-25 16: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
저도 그 지점에 ...!

새파랑 2021-10-25 17:52   좋아요 5 | URL
용서와 화해의 지점에 있다는 건가요? ^^

그레이스 2021-10-25 19:23   좋아요 4 | URL

바빠서 빨리 쓰느라^^
용서하는 방법에 있어 현명하단 생각을 했습니다.
무작정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도록 분명히 한 후에 용서하는 것 인상적이었습니다.^^

scott 2021-10-25 17: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인생의 참모습은 ‘용서‘와 ‘화해‘
멋집니다!!

새파랑님 이제 셰익스피어 희곡 전 작품 도전을!!

새파랑 2021-10-25 17:52   좋아요 4 | URL
셰익스피어 지금까지 다섯작품 읽었는데 안읽은 작품을 찾아봐야 겠습니다 ^^

청아 2021-10-25 17: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새파랑님 <템페스트> 읽으셨군요!! 저도 셰익스피어 전작읽기 할거예요ㅎㅎ(저는 천천히. 여성주의,식민지배 관점에서)🤭

새파랑 2021-10-25 17:59   좋아요 4 | URL
저도 그럼 미미님을 따라해야 겠군요~!! 방금 미미님 따라서 에밀졸라의 작품을 왕창 주문했어요 😅

청아 2021-10-25 18:00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영광입니다~😆

페넬로페 2021-10-25 18: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똑같이 느꼈어요.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는 것의 아름다움을요~~
요즘 대통령 후보들에게 이 책 권하고 싶어요^^

새파랑 2021-10-25 18:46   좋아요 5 | URL
정상에 있으면서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았을거 같은데 셰익스피어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페넬로페님 리뷰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

Falstaff 2021-10-25 19: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근데요, 솔직히 얘기해서 용서와 화해보다는 한 방에 깔끔하게 정리하는 복수가 훨씬 개운하지 않으셔요?

새파랑 2021-10-25 19:56   좋아요 3 | URL
저는 좀 기가 약해서요 😅 소설속에서는 통쾌하게 복수하는 걸 좋아하긴 합니다 ^^

청아 2021-10-25 20:01   좋아요 3 | URL
저는 이 작품에 관해 전혀 모르고 읽어서 푸로스퍼로의 확실한 복수와 늦은 약속이행에 반발한 에어리얼의 푸로스퍼로를 향한 뒷통수와 캘리밴?의 한방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ㅋㅋㅋㅋ

Falstaff 2021-10-25 20:08   좋아요 4 | URL
<템페스트>가 셰익스피어 가운데서도 가장 많이 인용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일 겁니다.
이어서 오, 가엾은 요릭! <햄릿>, 좀 드물게 코 밑에 수염 난 마녀 세 자매 나오는 <맥베스> 정도로 순서가. ㅎㅎㅎ 셰익스피어에 전혀 조예가 없는 아마추어의 견해였습니다.
쉬운 얘기로 필독서, 아닌가 싶다, 하는 말씀입지요.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10-25 20:07   좋아요 4 | URL
저도 그럴꺼 같은 싸한 느낌을 받았는데 어느덧 에필로그더라구요😆

그레이스 2021-10-26 08:33   좋아요 2 | URL
저는 이 책에 복수가 없는것이 아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을 죽이고 괴로움에 죽음을 택하거나 정신이상이 되는것은 복수가 아니지요.
과거의 잘못이 양심을 괴롭히고, 뉘우칠 기회를 주고, 바로 잡을 기회를 주고 용서 하는것이 복수라는 생각입니다^^
다른 작품들보다 깔끔!^^

새파랑 2021-10-26 06:57   좋아요 1 | URL
맞는거 같아요~! 복수하고 죄책감에 빠져셔 괴로워하는 것보다는 바로 잡는게 더 좋겠죠 ^^

mini74 2021-10-25 21: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복수와 죽음이 난무하는 작품을 쓰던 노년의 작가가 말년엔 용서와 화해를 말한다니 왠지 더 감동적인데요 *^^*

새파랑 2021-10-25 21:38   좋아요 2 | URL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번으로 출판한 이유가 있는것 같아요 ^^역시 사람은 평화롭게 살아야 하나 봅니다😅

붕붕툐툐 2021-10-25 2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가의 마지막이 화해와 용서였다니 왠지 삶이 아름다워지는 듯한 느낌이네요!! 새파랑님의 희곡읽기는 계속 됩니다!!🐱

새파랑 2021-10-25 22:15   좋아요 2 | URL
이제 희곡 작품이 몇개 안남아서 새로운 책을 발굴해야 할거 같아요. 원조 희곡 마니아 툐툐님의 추천이 필요합니다 ^^

붕붕툐툐 2021-10-25 22:52   좋아요 2 | URL
한국작가 희곡도 함 읽어보시면 어떨지 추천드립니다~ 저는 이강백 작가 좋아하는데 ‘마르고 닳도록‘, ‘파수꾼‘, ‘느낌, 극락같은‘ 좋아해용^^

새파랑 2021-10-26 06:58   좋아요 2 | URL
희곡마니아 툐툐님 따라 읽어보겠습니다 ^^

희선 2021-10-27 00: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이 셰익스피어가 마지막으로 쓴 거군요 화해와 용서라... 마지막이어서 그렇게 쓸 수 있었을까 싶네요 죽을 때는 그럴 수 있다면 좋을지...


희선

새파랑 2021-10-27 07:45   좋아요 2 | URL
너무나 마지막이 느껴지는 마지막 작품이었어요. 약간 내려놓는 기분? 그래도 화해와 용서는 좋은거 같아요. 언제나 쉽지는 않지만 ^^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희곡 작품이라고 하는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읽으니까 뭔가 의미심장함이 느껴진다.


무슨 흉측한 농간 때문에 저희가 이곳으로 떠나왔나요? 아니면 떠나온 것이 축복받은 것이었나요?

내 딸아, 둘 다, 둘 다였다. 거기서 우리가 몰려난 것은 네 말대로 흉측한 농간 때문이었지만 이곳에 올 수 있었던 것은 축복받은 일이었다. - P16

저들은 서로에게 매혹되어 있다. 이 속도가 빠른 일을 느리게 진행되도록 해야겠다. 너무 쉽게 얻어, 얻은 물건의 값어치를 덜 평가하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 P37

쏟아지는 졸음을 뿌리치지 마십시오. 잠은 슬픔을 지닌 자에겐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법입니다.
잠은 위안자이옵니다. - P52

진실하게 보이게. 사랑의 고삐를 너무 풀지 말고, 아무리 강한 맹세라 하더라도 정열의 불길에 비하면 지푸라기에 불과하다네. 보다 더 조심하게. 그러지 않으면 자네의 맹세는 끝장날 거야.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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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내가 읽은 책은 ˝오노레 드 발자크˝의  <미지의 걸작>이라는 책으로, ‘녹색광선‘이라는 신생 출판사에서 나온 첫번째 책이다. 이 출판사를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숨겨져 있는 유명한 단편들을 표지가 아주 멋진 양장본으로 출판하는 곳으로 이제 6편을 출판했는데, 이 작품을 포함하여 내가 그동안 읽은 책은 5편이다. 나름 우수 고객이었다.


솔직히 ˝발자크˝라는 작가의 이름은 들어는 봤지만, 그의 작품은 단 한편도 읽은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한번 읽어보자고 생각해서 읽게 되었다. 수록된 작품은 <영생의 묘약>, <미지의 걸작> 두편이었다.



1. <인생의 묘약>

바람둥이로 널리 알려진 ˝돈 후안˝을 통해 영생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엄청난 재산의 상속자이자 유희를 즐기는 그는 어느 겨율밤에도 연회를 배풀고 있엇다.  겉으로는 아버지에 대한 효심을 보이면서도 속으로는 아버지의 장수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돈 후안˝은 아버지가 곧 돌아가실 것 같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아버지에로 간다.


육십살에 얻은 아들을 너무나 믿고 사랑했던 아버지 ˝바르톨로메오˝는 죽기 직전에 자신이 예전에 구했던 ‘영생수‘를 아들에게 건네게 되고, 자신이 숨을 거두자 마자 ‘영생수‘로 자신의 몸을 닦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하면 자신은 다시 태어날 거라고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아들은 진심을 들어내고 아버지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물이 아주 조금밖에 없는데요.˝


그리고 아버지는 죽는다. 그리고 ˝돈 후안˝은 약간의 갈등을 하지만, ˝영생수˝를 아버지에게 쓰지 않고, 나중에 자신이 쓰기 위해 다시 숨겨두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온갖 부귀영화를 누린 ˝돈 후안˝에게 죽음의 시간이 다가오게 된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가 그렇게 했던 것처럼, 그의 아들 ˝펠리페˝에게 ˝영생수˝를 주면서 똑같은 부탁을 한다. 다른점이 있다면 아버지와는 다르게 좀더 간절하고 치밀하게 부탁을 한다.


˝돈 후안˝은 죽고, 아들 ˝펠리페˝는 아버지의 뜻어 따라 ‘영생수‘를 그의 몸에 바르기 시작한다. 먼저 얼굴을 닦고, 오른팔을 닦는 순간 갑자기 아버지의 팔이 살아나서 ˝펠리페˝의 목을 조르게 되고, 놀란 ˝펠리페˝는 ‘영생수‘가 들어있는 병을 떨어뜨리게 되고, 소리를 치며 기절하게 된다.


이 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찾아오게 되고, 사람들은 얼굴과 오른팔이 살아 움직이는 ˝돈 후안˝의 부활을 보게 된다. 사람들은 이를 기적이라고 여기고, 수도원장은 신성한 예식을 거행하도록 지시한다. 영생을 원했지만, 완벽하게 부활하지 못한 그는 축복의 말들로 예식이 거행되는 동안 수도원장을 향해 저주의 말들을 퍼붓는다.


˝성인이 악마로 변했네˝ 수도원장이 말하자 마자 ˝돈 후안˝의 머리가 떨어져 나와 수도원장의 머리를 물어 뜯는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바보 같은 놈. 자, 말해보시지, 신이 있다고?˝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에는 끝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죽음 후의 세상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된다. 그러면서 더욱 유한한 우리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하지만 만약 나 혼자만 영생을 얻을 수 있다면 어떠한 인생을 살아가게 될까? 타락했던 인간이 영생을 얻는다고 해서 갑자기 성인으로 바뀌게 될까? 어쩌면 영생은 영원한 고통의 다른 말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영생에 대한 욕망의 허무함을 잘 나타낸 작품이었다.




2. <미지의 걸작>

이 책의 표제작인 미지의 걸작은 아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걸작을 완성하고자 하는 화가 ˝프렌호포˝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미 대가로서 명성이 자자하였고, 미술 이론에 대해 해박했던 ˝프렌 호퍼˝를 우연히 만난 젊은 예술 지망생 ˝푸생˝은 그로부터 예술에 대해 다음같은 말을 듣게 된다.


˝예술의 임무는 자연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는 것이네. 자네는 비루한 모방자가 아니라 시인이야!˝


하지만 완전무결한 여인을 그린 자신의 작품 ‘미지의 걸작‘을 완성하기 위해 평생을 노력했지만 ˝프렌호퍼˝는 자신의 걸작을 마무리 할 수는 없었다. 그 이유는 아직까지  현실에서 ‘완전무결한 여자‘를 만나지 못해서 자신의 그림이 제대로 현실을 표현했는지 알지 못했기 떄문이었다.


젊은 예술 지망생 ˝푸생˝은 자신의 연인이자 자신만의 미술 모델인 ˝질레트˝가 바로 ˝프렌호프˝가 찾던 ‘완전무결한 여인‘임을 알게 되고,  그녀에게 ˝프렌호퍼˝의 모델로 포즈를 취하기를 희망하게 된다. 하지만 ˝푸생˝이 바라는 건 또 하나가 있었다. 바로 자신의 여인 ˝질레트˝를 모델로 내세움과 동시에, ˝프렌호포˝의 ‘미지의 걸작‘을 보여달라고 하기 위해서였다.


둘은 옥신각신한 끝에 ˝질레트˝가 ˝프렌호퍼˝의 모델이 되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질레트˝는 더이상 ˝푸생˝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그녀 역시 덜 사랑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아! 사랑은 신비로운 것이네, 마음속 깊은 곳에서만 생명을 얻지. 누구든 친구에게조차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바로 여기 있어!‘라고 말한다면, 그 순간 모든 것을 잃게 되지]  P.117



자신이 그린 여인의 그림인 ‘미지의 걸작‘과 사랑에 빠져서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프렌호퍼˝는 ˝질레트˝를 본 순간 그녀의 아름다움에 놀라게 되고, ˝푸생˝의 제안을 맏아들이게 된다.(그녀가 모델이 되고, 대신 ‘미지의 걸작‘을 보여달라는 것)


결국 ˝질레트˝는 ˝프렌호포˝ 앞에서 포즈를 취하게 되고, ˝프렌호퍼˝는 자신이 그린 여인의 초상화인 ‘미지의 걸작‘이 완벽하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푸생˝을 안으로 불러들여 그의 걸작인 ‘미지의 걸작‘을 보여주게 된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작품이길래 ˝프렌호퍼˝는 이를 결코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을까? 과연 ˝푸생˝은  자신의 연인을 모델로 보여주면서 까지 보고싶었던 ‘미지의 걸작‘을 본 가치를 얻을 수 있었을까??


˝프렌호퍼˝의 ‘미지의 걸작‘을 본 순간  ˝푸생˝은 깨닫게 된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그가 그린건 그림이 아니라 신념이었다.




사실 <미지의 걸작>을 읽으면서 나는 엄청나게 아름다운 그림이  마지막에 등장할 거라 기대했었으나, 그것은 그림이 아니라 한편의 시였다. 과연 예술은 무엇일까? 현실과 예술의 차이는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현실을 단지 그대로 옮기는게 예술이라면 예술보다 현실이 더 값어치 있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발자크˝가 쓴 두 편의 단편은 모두 독자에게 환상적인 느낌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영생의 덧없음과 예술의 난해함을 잘 표현한 작품들. 읽다보면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읽히지만 읽고 나서는 많은 여운을 남겼다. 특히 마지막 작품이자 표제작인 <미지의 걸작>은 단어 그대로 ‘미지의 걸작‘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것인지에 대한 의문까지 남겨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예술보다는 현실에 가치를 더 두는게 의미가 있는 거라고 이해하였다.미술에 대한 이해가 있었더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Ps. 내가 읽은 녹색광선 책의 추천 순위는 다음과 같다.

1. 감정의 혼란 : 츠바이크 / 100점
2. 눈보라 : 푸쉬킨 / 99 점
3.행복의 나락 : 피츠제럴드 / 98점
3.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 : 드라스 / 98점
3. 미지의 걸작 : 발자크 / 98점

결론은 다 좋았다는 거다. 앞으로도 녹색광선에서 출판하는 책은 다 읽어봐야 겠다. <빛 속으로>도 꼭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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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10-25 09:1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발자크의 단편집이군요.
표지가 안면이 있는데 ‘감정의 혼란‘, 책의 출판사네요.죽음과 예술에 대한 내용인 것 같은데 작가들의 글쓰기 소재의 창의력이 대단한 것 같아요^^

새파랑 2021-10-25 09:37   좋아요 5 | URL
발자크책은 처음 읽어봤어요 ㅋ 책이 얇아서 가볍게 읽을 수 있어요 ^^ 그런데 내용은 좀 심오한? 😅

청아 2021-10-25 09: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녹색광선 책들 나란히 두니 더 예뻐보여요ㅎㅎㅎ전 두 권 읽었는데 점수가 이러니 나머지도 필수네요👍신념을 그리다니...🤔

새파랑 2021-10-25 09:38   좋아요 5 | URL
저 책 다 모아서 책꽂이에 두면 멋질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녹색광선에서 나온 작품들은 다 괜찮더라구요. 믿고 읽기 좋은 ^^

행복한책읽기 2021-10-25 11:0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인생의 묘약이 더 잼나요. 발랄한 끔찍함, 유쾌한 기괴함이에요. 머리가 떨어져나와 신부의 머릴 물어뜯는다뇨. 으아. 좀비다~~~완전 잼나요. ㅋㅋ 미지의 걸작은 김동인의 화룡점정 생각나요. 그 소설 제목은 기억 안나요.^^;;

새파랑 2021-10-25 11:22   좋아요 4 | URL
두 작품 다 흥미로웠어요 ㅋ 좀비 맞는거 같아요 ^^ 전 이렇게 새로운 작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mini74 2021-10-25 13: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젠 작가깨기에서 숨은 작품 찾기까지 하시는건가요 ㅎㅎ미지의 걸작 넘 재미있을거 같아요 ㅎㅎ 책들이 진짜 모여 있으니 더 예쁜거 같아요 ~~

새파랑 2021-10-25 14:29   좋아요 4 | URL
미지의 걸작 읽으면서 미니님 생각이 났어요 ㅋ 왠지 좋아하실거 같아요~! 꼭 읽어보세요 😆

라로 2021-10-25 13:5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발자크 평전만 읽어봤는데, 그 책 읽고 발자크 책 찾아서 읽어야지 했는데,,여전히;;; 세상엔 읽고 싶은 책이 왜 이렇게 많은 거에요???ㅠㅠ 미지의 걸작 담습니다.^^

새파랑 2021-10-25 14:30   좋아요 4 | URL
읽고싶은 책은 너무 많고 시간은 없고 😅 그래서 시간낭비를 하지 않기 위해 좋다는 책만 찾아 읽고 있어요 ㅎㅎ

그레이스 2021-10-25 16: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지의 걸작 읽었어요
푸생에 대해 조사할때...!

새파랑 2021-10-25 17:56   좋아요 4 | URL
전 푸생이라는 화가는 이번에 처음 들어봤어요 😅 미술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함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붕붕툐툐 2021-10-25 22: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진짜 다들 고득점이네요~ 이 출판사 책이 예뻐서 좋은데 선정 작품도 훌륭하다 하시니 더더욱 애정이 가네요~ 6권 중 5권을 읽어서도 물론이겠지만 이런 적극적 홍보에 녹색광선 측에서 가만 있지 않고 신권을 보내주면 참 좋겠네요~ 독서기계 새파랑님이 리뷰도 멋들어지게 써주실텐데~😄😄

새파랑 2021-10-26 07:39   좋아요 5 | URL
ㅋ 북플에만 글을 쓰는데 홍보가 될까 의문입니다 😅 독서기계는 미미님이십니다 ^^

2021-11-05 16: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05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1-11-05 16: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새파랑님을 위한 상이 하나 더 있어야하는 것 아닌가요?
독보적 달인상

mini74 2021-11-05 16:44   좋아요 5 | URL
오 맞아요 ! 그레이스님. ㅎㅎ 새파랑님은 3관왕 하셔야 되는데 ㅎㅎ

scott 2021-11-05 16:45   좋아요 5 | URL
담달 흑호랑이 2022 서재매니아 vip 로 ^.^

새파랑 2021-11-05 17:10   좋아요 5 | URL
이야 오늘 결과가 나왔군요~!! 이 작품이 되다니 깜놀이네요. 감사합니다 ^^

청아 2021-11-05 18: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축하드려요!! 숨은 보석같은 책을 발굴해 빛내주시는 새파랑님~^^*♥

새파랑 2021-11-05 18:36   좋아요 5 | URL
저는 그냥 미미님 책만 따라 읽었을 뿐인데요 ㅋ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 2021-11-05 18:1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새파랑 2021-11-05 18:36   좋아요 6 | URL
서니데이님 또 한번 감사드립니다 ^^

페넬로페 2021-11-05 18:2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2관왕 축하드려요**
녹색광선의 책에 더 관심가져 보렵니다^^

새파랑 2021-11-05 18:36   좋아요 6 | URL
왠지 선별된 작품을 내놓는 출판사라는 생각이 들어요. 감사합니다 ^^

붕붕툐툐 2021-11-05 23: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우! 새파랑님 넘넘 축하드려요! 출판사에서 아직 연락 없어요??ㅎㅎ

scott 2021-11-06 00:32   좋아요 3 | URL
새파랑님에게 세문집 협찬하롸 !

새파랑 2021-11-06 09:07   좋아요 3 | URL
저보다는 아무튼 산 2편 출판을 위해 툐툐님에게 먼저 연락이 가지 않을까요? ^^ 감사합니다~!!

저보다는 스콧님께 협찬이 필수~!!

행복한책읽기 2021-11-06 00:2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ㅋ 역시 바지런히 읽고 쓰는 자를 반드시 당선된다 를 늘 증명해 보이는 또한명의 AI^^ 축하해요. 2관왕 달성 쭈욱~~~^^

새파랑 2021-11-06 09:08   좋아요 4 | URL
노력상인거 같아요 ㅋ 감사합니다. 이번달도 바지런히 해볼께요 ^^

thkang1001 2021-11-06 02:3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을 많이 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1-11-06 09:09   좋아요 5 | URL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좀 더 글을 잘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bookholic 2021-11-06 07:4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 이달의 당선작 2관왕 2배 축하드려요~~~^^
녹색광선의 책의 다음 책표지는 무엇일까 궁금합니다~~~

새파랑 2021-11-06 09:10   좋아요 5 | URL
다음 표지는 빨강색? ㅋ 감사합니다~!! 빛속으로도 마져 읽어봐야 겠어요 ^^

희선 2021-11-07 00: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발자크 소설도 많은 사람이 보는 듯한데, 저는 하나도 못 봤네요 발자크가 커피를 아주아주 많이 마셨다고 하더군요

새파랑 님 축하합니다


희선

새파랑 2021-11-07 08:47   좋아요 2 | URL
저도 커피를 많이 마시는데 ^^ 희선님 감사합니다~!!

초딩 2021-11-07 1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2관왕 넘넘 축하드려요 ^^
최고의 인기 북플러~~!!!!

새파랑 2021-11-07 16:2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ㅋ 제가 인기 북플러라뇨 😅 아직 어리버리한데 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21-12-08 1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08 1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09 1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09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09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4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4 1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