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갑자기 일이 생겨서 중간에 읽기를 중단했는데 재미있다.누군가에게 편지나 이메일을 쓰고 싶어진다.










마음에 든다. 마음에 든다. 마음에 든다…… 마음에 드는 거, 그게 그렇게 중요합니까?

예, 아주아주 중요해요, 도덕군자님, 적어도 저에게는요. 저는
1) 제가 남의 마음에 드는 걸 좋아하고,
2) 누가 제 마음에 드는 걸 좋아해요.

당신이
3) 당신 자신을 마음에 들어하는 것, 이것만으로는 안됩니까? - P61

그러니까 제 생각을 자주 하신다는 말씀이죠? 다행이네요. 저역시 당신 생각을 자주 해요, 레오. 어쩌면 우린 정말로 만나서는 안 될지도 모르겠어요. 좋은 꿈 꾸세요! - P63

안녕, 레오. 늦은 시각에 귀찮게 해서 미안한데요, 혹시 지금 컴퓨터 앞에 계세요? 레드와인 한잔 할까요? 물론 각자 마시는 거지만, 사실 전 벌써 세 잔째예요. - P63

이곳은 우리 둘만을 위한 공간으로 남겨둡시다. 우리 두 사람 가운데 하나가 죽거나 서로에 대한 관심을 잃게 되는 날(제가 먼저 그럴 일은 없으리라 봅니다만)까지 이렇게 관계를 유지하기로 해요. 아름다운 봄날, 한껏 즐기세요. - P66

예, 좋습니다! 하지만 세시 정각에 들어갔다 다섯시 정각에 나오지는 말기로 해요. 그리고 계속 누구를 찾는 티가 나게 두리번거리지도 말고요. 아무튼 자기가 드러나도록 눈에 띄는 행동은 하지 말자고요. 저를 발견했다고 흥분해서 저에게 다가와 ‘당신이 레오 라이케죠. 맞죠?‘ 하고 묻지도 말고요. 서로를 못알아볼 수도 있으니, 서로에게 알아보지 못할 기회‘도 줘야 합니다. 아셨죠? - P76

저는 저의 에미 로트너를 현실에서 뒤쫓게나 아쉬워하는 것보다 머릿속(내지는 컴퓨터 모니터 속)에서 그려보는 게 더 좋습니다. - P100

1) 나를 직접 만나고 싶어요? - 물론이죠. 당신을 직접 만나고 싶어요. 간접보다는 직접이 낫지 않나요?
2) 왜죠? - 그건 우리가 만나보고 난 다음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3) 그 결과가 어떻게 될까요? — 될 대로 되겠죠. 될 대로 되지 않을 거라면 될 대로 되지 않을 테고요. 그러니까 어차피 되어야할 대로 되게 되어 있어요.
4) 당신 남편이 그걸 알면요? -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알아야 알 수 있겠죠. - P112

저는 누구에게 동정 받는 걸 견디지 못합니다. 차라리 제가 누구를 동정하는 게 낫죠(나 자신을 동정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건 저 혼자만의 일이니까요). - P127

에미, 저는 제 안의 ‘제2의 목소리‘를, 에미를 잃는 게 두렵습니다. 그 목소리를 간직하고 싶습니다. 그 목소리를 조심스럽게 대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미 저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당신의 레오 - P134

우웩! 오늘은 당신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

저도 제가 마음에 들지 않아요.

이럴 땐 다시 당신이 마음에 드는군요!

고마워요. - P139

그런데 레오, 당신을 대할 때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꾸밈없이 드러내는 게 조금도 망설여지지 않아요. 당신에게 이건 기대해도 된다. 이건 안 된다, 그런 걸 깊이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거리낌 없이 저돌적으로 글을 쓰는 거죠. 저는 그게 너무 좋아요! 사실 이건 다 당신 덕이에요, 레오. 그래서 당신은 포기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어요. 당신은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줘요.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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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01 0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책 속편도 있습니다!

12월 첫날 서울 새벽은 돌풍!이 불어여 ㅋㅋㅋ

새파랑님 계신곳도
바람이~~~~~~~~~~@@@@

새파랑 2021-12-01 07:04   좋아요 0 | URL
아ㅋ 속편도 있군요~!! 찾아봐야겠어요~ 읽고싶은 책 범위가 늘어나서 걱정입니자 😅

다락방 2021-12-01 0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속편은 독자들이 하도 써달라고 해서 다니엘 글라타우어가 쓴건데요, 저는 속편도 사랑하긴 하지만 이 책은 이 책 한권의 이야기가 가장 완벽하지 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새파랑 님 밑줄긋기 하실 때(좋은 문장들 가져오실 때) 제일 마지막 페이지는 가져오시면 안돼요. 아셨죠? 그건 스포..... 너무나 어마어마한 스포....... 흑흑 (벌써 마지막 페이지 때문에 가슴이 시린 1인)

새파랑 2021-12-01 08:31   좋아요 0 | URL
저 이제 절반 읽었는데 다락방님이 그렇게 이야기 하시니까 완전 궁금하네요 ~ 완전 새드엔딩인가 보네요 ㅜㅜ 오늘은 칼퇴해야 겠습니다 ㅋ

다락방 2021-12-01 08:43   좋아요 1 | URL
아이고, 이런. 제가 너무 설레발쳤네요.
새드엔딩이 아니라 완벽한 엔딩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후훗.

새파랑 2021-12-01 08:56   좋아요 0 | URL
이런 설레발(?) 너무 좋네요. 다락방님의 이 책에 대한 애정이 확 느껴집니다 ^^

잠자냥 2021-12-01 09:59   좋아요 1 | URL
다부장님 설레발 왜 그랬어.....ㅠㅠ

다락방 2021-12-01 10:04   좋아요 1 | URL
제가 너무 흥분을 해버리는 바람에 설레발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바보, 바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새파랑 2021-12-01 10:28   좋아요 0 | URL
ㅋㅋ 저는 다부장님이 천재라고 확신합니다~!!
 
단 한 번의 여행 - 우리의 여행을 눈부신 방향으로 이끌 별자리 같은 안내서
최갑수 지음 / 보다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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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갑수님의 에세이는 언제나 좋다. 이 책은 작가님만의 숨은 국내 여행지를 멋진 사진과 감성적인 글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무작정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여행이 가고 싶을때 이 책을 펼쳐서 나오는 곳으로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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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30 17: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표지가 ○△□ ㅋㅋ 여행 에세이!이로 집콕 여행을 ^ㅅ^

새파랑 2021-11-30 17:47   좋아요 3 | URL
그게 오징어 게임인거죠? 이 책이 더 먼저 나왔을텐데 놀라운 선견지명이? 😆

청아 2021-11-30 18: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표지부터 설레는데요?! 목차도 막 가방싸고싶은 곳들ㅋㅋㅋ요즘 같은 시기에 딱입니다😄

새파랑 2021-11-30 20:44   좋아요 3 | URL
이런 책으로 대리만족을 했습니다. 웃으면서 책을 읽었어요 ^^

mini74 2021-11-30 18: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 표지가 예뻐요. ~ 여행에세이라니~~책으로라도 여행하고 싶은 요즘입니다 *^^*

새파랑 2021-11-30 20:44   좋아요 3 | URL
미니님은 왠지 이 책 좋아하실거 같아요~!!

서니데이 2021-11-30 22: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작가님의 이름이 들어본 것 같아서 검색해보니,
2012년에 나온 <당신에게, 여행>이라는 책을 본 것 같아요.
벌써 10여년 가까이 되네요. 얼마 전에 본 것 같은데.
이 책도 여행서이고, 표지가 좋은 것 같아요.
잘읽었습니다. 새파랑님, 좋은 밤 되세요.^^

새파랑 2021-11-30 23:25   좋아요 2 | URL
이 분 책 꾸준히 나오고 있어요. 전 이번이 세권째인데 너무 좋더라구요 ^^

희선 2021-12-01 0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으로 어딘가에 가는 것도 좋지요 지금은 그게 더 나을 듯합니다 다시 마음대로 다닐 날이 오겠지요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은데... 그래도 좋아지리라고 믿고 싶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1-12-01 07:02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요즘 또 심각하던데 ㅜㅜ좋아지는 날이 빨리왔으면 좋겠어요^^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0
헤르만 헤세 지음, 황승환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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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인생책으로 간직할 만한 작품을 만났다.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은 화가인 "클링조어"의 마지막 뜨거운 영혼을 그린 작품이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클링조어", 그는 마흔 두살이 되던 해에 자신은 곧 죽을거라는 것을,  자신이 가진 열개의 목숨 중 이제는 하나의 목숨만이 남았음을 깨닫게 된다.

[그래, 그 누구라도 이 불꽃처럼 타오르는 생을 오랫동안 지켜 낼 수 없을 것이다. 그 또한, 열 개의 목숨을 가진 클링조어 또한 버텨 낼 수 없을 것이다. 그 누구라도 오랫동안 밤낮 가리지 않고 자신의 모든 불을, 자신의 모든 화산을 불태울 수는 없으며, 그 누구라도 밤낮으로 계속해서 불꽃 속에서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P.11


그럼에도 그는 인생의 즐거움을, 화가로서 작품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는다. 쉽게 사랑에 빠지고, 어디에도 머무르지 못하면서, 떠나간 사람들을 그리워 하며 살아가는 외로운 삶. 그는 마지막 예술의 혼을 불태워서 그린 '자화상'을 완성한다. 그리고 그의 여름은 끝난다. 

"도대체 우리가 운명을 바꿀 수 있소? 의지의 자유란 것이 존재하기나 하나요? 만일 그렇다면 점성술사 당신이 내 별을 다른 쪽으로 돌려놓을 수 있겠소?"

"돌려놓지는 못하지요, 나는 다만 별을 해석할 뿐이오. 돌려놓는 일은 당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오. 의지의 자유는 있습니다. 그걸 마술이라고 하지요."  P.67


"이건 선물이 아니오, 진짜 아니오" 그는 다짐하듯이 말했다. "당신이 나를 잊지 말고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것일 뿐이요."  P.80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을 읽으면서 여러편의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클링조어"의 감정에 깊이 공감했는데, 그의 인생관, 내적고민 그리고 외로움까지 "헤세"가 쓴 한 문장 한 문장 모두 큰 울림을 주었다. 특히 그의 영혼의 단짝인 "루이스"와 "두보"에게 쓴, 그러나 보낼 수 없었던 편지와 시는 정말 감동이었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릴 거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내가 읽은 "헤르만 헤세" 작품 중에서 이 작품이 가장 좋았고, 올해 읽은 작품 중에서도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갈 작품이었다. 이런 보석 같은 작품을 선택한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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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29 23: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썩은 잎 완독후 헤세옹 여름 !
민음사는 새파랑님에게 전집 협찬하롸! ^^

새파랑 2021-11-29 23:51   좋아요 4 | URL
세계 곳곳을 옮겨 다니며 읽는중이에요 ㅋ 방금 히로시마 내사랑을 골랐는데 좀 읽다가 제 취향이 아닌거 같아 포기했어요 😅

서니데이 2021-11-29 23: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헤르만 헤세 책 중에서 이 책은 처음 보는 것처럼 제목이 낯선데요.
그래도 가장 좋았다고 하시니 참고해두겠습니다.
새파랑님, 좋은 밤 되세요.^^

새파랑 2021-11-30 00:15   좋아요 5 | URL
오늘은 이책 저책 기웃기웃 하고 있어요 ㅋ 이 책 좋습니다~!! 벌써 화요일 안녕히 주무세요 ^^

mini74 2021-11-29 23: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해세가 힘들었던 삶, 우울증 등을 그림을 그리며 위로받았다고 해요. 저도 이 책에 북마크 무지 많아요 *^^*

새파랑 2021-11-30 00:17   좋아요 4 | URL
제가 좀 우울한걸 좋아하는지 이 책 완전 좋네요~!! 중고책으로 산게 아쉬워요 ㅜㅜ

scott 2021-11-30 00:58   좋아요 2 | URL
중고는 밑줄용 새책은 12월 장바구니로 ~@@@@

새파랑 2021-11-30 06:50   좋아요 2 | URL
12월은 정말 구매를 줄여야 겠어요 ㅋ 깜빡했는데 집에 와보니 민음사 패밀리데이로 책산게 또 왔더라구요 😅

scott 2021-11-30 09:18   좋아요 2 | URL
민음 패밀리 데이 구매하신거 공개 해주삼333^^

새파랑 2021-11-30 09:30   좋아요 2 | URL
배송비 맞춘다고 다섯권만 샀어요 ^^ 파르마수도원, 압살롬, 족장의 가을, 태평양제방 ㅋ 사진은 12월 책 구매에 묶어서 ^^

청아 2021-11-30 00: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그림 같은 글이라니!!! 게다가 새파랑님 다섯손가락 안에 든다 하셨으니 꼭 읽어봐야겠어요😉

새파랑 2021-11-30 00:18   좋아요 4 | URL
완전 좋아요 ㅋ 읽고나서 깜짝 놀랐어요. 너무 좋아서 ^^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페넬로페 2021-11-30 00: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 딱 올라온 순간, ‘달인‘이라는 말이 생각났어요. 새파랑님은 집중력이 정말 대단하신것 같아요~~
새파랑님의 인생책이니 당연히 찜합니다^^

새파랑 2021-11-30 06:54   좋아요 3 | URL
달인은 절대 아니고 이 책이 너무 좋아서 계속 읽었어요 ㅋ 특별한 스토리가 없어도 좋더라구요 ^^

희선 2021-11-30 01: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헤르만 헤세 소설에서 자주 못 들어본 제목 같네요 한번 정도 봤을지도 모를 텐데... 인생 책이라니 그런 책을 만나서 기쁘시겠습니다 클링조어는 목숨이 열 개라니... 사람은 살면서 죽음 같은 일을 겪기도 한다는 그런 걸지... 가끔 예전의 나는 죽었다고도 하니...


희선

새파랑 2021-11-30 06:57   좋아요 4 | URL
다른 작품에 비해 그렇게 유명한것 같지는 않더라구요. 표지도 고흐의 작품인데 내용도 왠지 고흐의 인생도 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파피필름 2021-11-30 08: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이책.. 헤세 작품 중에 읽지 않았는데 좋다고 하시니 목록에 추가해야겠습니다 ^^

새파랑 2021-11-30 08:41   좋아요 2 | URL
찾아보니까 평이 갈리긴 하던데 저는 완전 좋았습니다 ^^ 스파피필름님도 맘에 드셨으면 좋겠네요~!!

그레이스 2021-11-30 09: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생책!!!!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새파랑 2021-11-30 09:15   좋아요 2 | URL
읽어보시고 맘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독서괭 2021-11-30 11: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생책이라니..!! 이렇게 극찬하시니 마구 궁금하네요. 꼭 읽어보겠습니다~

새파랑 2021-11-30 11:27   좋아요 2 | URL
꼭 읽어보세요 ㅋ 전 너무 좋았답니다~!!

프레이야 2021-11-30 16: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헤세의 문장만큼이나 수채화를 좋아해요.
이 작품은 처음이라 냉큼 찜해 가요. 그림을 그리며 위안 얻고 치유했던 헤세처럼 작품도 그럴 거 같아요. 좋은 책 소개 고맙습니다 ^^
중고도서 완전 좋지요.
바람직한 독서생활 새파랑님 ^^

새파랑 2021-11-30 17:15   좋아요 1 | URL
그림을 좋아하신다면 이 책도 좋아하실거 같아요 ㅋ 보니까 저는 새책 66퍼센트, 중고책 34퍼센트 구매하는거 같아요. 경제적인 독서생활~!!

프레이야 2021-11-30 17:40   좋아요 2 | URL
저도 작년엔 중고도서 구매율이 더 높더군요 ^^

새파랑 2021-11-30 17:48   좋아요 2 | URL
새책같은 중고책을 찾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프레이야 2021-11-30 18:26   좋아요 2 | URL
그렇기도 하구 전 사실 중고책 같은 중고책 스릉해요^^

히아신스 2021-12-05 05: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중고책이라고 해도 흠이 없죠.
오히려 나눔같이 좋은 느낌이 되더라고요.
가격저렴 부담없고 속 내용은 똑 같이 알차고 전 선호합니다.
시를 좋아해 정호승 시집 두권 구입했습니다
 

인생작품을 읽었다. 역시 헤세는 최고다.




그래, 그 누구라도 이 불꽃처럼 타오르는 생을 오랫동안 지켜 낼 수 없을 것이다. 그 또한, 열 개의 목숨을 가진 클링조어 또한 버텨 낼 수 없을 것이다. 그 누구라도 오랫동안 밤낮 가리지 않고 자신의 모든 불을, 자신의 모든 화산을 불태울 수는 없으며, 그 누구라도 밤낮으로 계속해서 불꽃 속에서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 P11

나를 밤에, 고통에 내맡기지 말아 주오,
그대 가장 사랑스러운 이여, 그대 나의 월안이여
오, 그대 나의 인광, 나의 촛불,
그대 나의 태양, 그대 나의 빛이여 - P13

시간은 왜 존재하는 것일까? 왜 항상 바보 같은 연속만 있고, 들끓어 오르는, 충족된 ‘동시‘는 없는 것일까? 왜 그는 홀아비처럼, 노인처럼, 이제 다시 홀로 침대에 누워 있는가? 짧은 생애 전체를 통하여 우리는 즐길 수 있고 창작할 수 있지만, 언제나 노래를 연속으로 부를 수 있을 뿐, 결코 수백가지의 음성과 악기들이 동시에 울리는 완전한 교향곡처럼 소리 낼 수는 없었다. - P16

그 시절 클링조어는 그러한 소년이었다. 세상에 불가능한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세상에 어려운 일이라고는 없었던 시절, 모두가 클링조어를 사랑하던 시절, 클링조어가 모두에게 명령을 하던 시절, 모든 것이 클링조어에게 귀속되었던, 믿기지 않는 시절에 말이다. - P16

클링조어는 다른 방식으로 행동했다. 그는 침묵할 수 없었다. 그는 자기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그는 몇몇만 알고 있을 뿐인 자기 삶의 은밀한 고통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렸다. - P25

인생은 전광석화처럼 지나가고 그 광휘도 볼 수 있을 만큼 오래 남지는 않는구나. 천지는 움직이지 않고 영원히 서 있을진대, 변화하는 시간은 너무도 빨리 인간의 얼굴을 스쳐 가는구나. 오, 가득 찬 잔을 앞에 두고 앉아 마시지 않는 그대여, 오, 말해 보게, 자넨 도대체 누굴 기다리고 있는 건가. - P30

아침엔 그대의 머리가 검은 비단결처럼 빛났건만, 저녁엔 벌써 눈이 머리를 덮었구나, 산 몸뚱이가 죽어 가는 고통을 느끼지 않으려는 자는, 잔을 들어 달에게 술친구 하자고 청해 보오. - P31

하지만 내가 느꼈던 어떠한 사랑에 대해서도, 그리고 내가 그녀들을 위하여 행했던 지혜와 어리석음에 대해서도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오. 당신이 나와 닮은 점이 많아서 당신을 사랑하는지도 모르겠소. 또한 내가 다른 여인들을 사랑하는 것은 아마도 그녀들이 나와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소. - P56

"도대체 우리가 운명을 바꿀 수 있소? 의지의 자유란 것이 존재하기나 하나요? 만일 그렇다면 점성술사 당신이 내 별을 다른 쪽으로 돌려놓을 수 있겠소?"

"돌려놓지는 못하지요, 나는 다만 별을 해석할 뿐이오. 돌려놓는 일은 당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오. 의지의 자유는 있습니다. 그걸 마술이라고 하지요." - P67

"이건 선물이 아니오, 진짜 아니오" 그는 다짐하듯이 말했다. "당신이 나를 잊지 말고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것일 뿐이요." - P80

정신적으로 쫓기던 시기의 막바지에 이른 그는 사용하지 않는 빈 부엌에 완성된 그림을 가져다 놓고 자물쇠를 채웠다. 그는 이 그림을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그는 베로날을 먹고 하루 밤낮 동안 꼬박 잠에 빠졌다. 그런 다음에야 그는 세수를 하고, 면도도 하고, 새 속옷가지와 옷을 걸치고 시내로 가서 지나에게 선물할 과일과 담배를 샀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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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썩은 잎에 익숙해지면, 이 모든 부귀영화는 물거품이 될 것이오.˝


<썩은 잎>은 <백년의 고독>의 작가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이하 마르케스)˝가 스물세살에 쓴 데뷔작으로, 이후 출판되는 작품들, 특히 <백년의 고독>의 모티브가 되는 작품이라고 한다.


당장 글을 읽으면 ‘마콘도‘, ‘바나나 회사‘,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 등 <백년의 고독>을 읽어봤다면 낯이 익은 단어들이 등장하고, 특유의 신비한 분위기는 이때부터 작품속에 살아있었다.


이 책은 200쪽 정도 분량의 중편이고, 이야기가 진행되는 실제 시간은 단 30분이다. 하지만 계속적으로 바뀌는 화자와, 화자들이 회상하는 기억들이 혼재되어 있어 그냥 읽다보면 미궁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후반부로 갈수록 이해가 조금씩 되다가, 해설을 읽으면 아하! 하고 무릎을 치게 된다.


이 책을 쉽게 읽기 위한 팁을 드리자면 장별로 화자가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화자는 외할아버지(이하 대령), 어머니(이하 이사벨), 아이(손자) 이며, 외할아버지는 모든 걸 알고 이야기를 하는 반면 어머니와 아이는 자신들이 관찰하고 경험한 사실만을 묘사한다.


그리고 삼대 계층은 각자의 가치관을 기준으로 자신들의 생각을 이야기 하는데, 외할아버지는 체념을, 어머니는 두려움을, 아이는 얽매이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야기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해 보자면,


19세기말 외할사버지 일가는 전쟁을 피해 ‘마콘도‘라는 가상의 지역으로 이주를 하게 되고, 그곳에서 대령은 딸 ˝이사벨˝을 출산한다. 그러나 출산직후 외할머니는 사망하고 대령은 곧바로 외할머니 ˝아델리아다˝와 재혼한다. ˝이사벨˝이 아직 어린 시절에 대령의 집으로 이름은 알 수 없으나 의사의 직업을 가진 ‘의사‘라는 자가 그들의 집에서 살게 되고 그는 ‘마콘도‘에서 의사로서 진료를 하게 된다.


몇년 후 미국의 ‘바나나 회사‘가 ‘마콘도‘로 들어오게 되고, 이를 통해 무분별하고 부패한 외부세력이 ‘마콘도‘를 차지하게 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썩은 잎‘이 바로 이를 지칭하는걸로 추정된다. 이후 ‘의사‘는 ‘바나나 회사‘가 고용한 의사들에게 환자를 빼앗기게 되고, 이후 그는 외부와 단절한 채 골방에서 폐쇄적으로 지낸다.

[내전이 끝난 후 마콘도로 온 우리는 양질의 비옥한 토양임을 알았다. 그때 우리는 썩은 잎이 언젠가 그곳에 오리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 충격이 어느 정도일지는 헤아리지 못했다. 그래서 썩은 잎이 쇄도하는 것을 느꼈을 때 우리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일은 문 뒤로 나이프와 포크를 갖추어 식탁을 차리고 차분하게 앉아서 갓 도착한 사람들과 만나게 되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P.11



20년 후 의사는 목을 매달아 자살하고, 유일하게 친분이 있었던 대령과 딸, 그리고 손자(아이)는 그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의사의 집으로 가게 된다. 그런데 그의 시신을 묘지로 옮겨야 하나 몇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마콘도‘의 사제는 그가 자살했기 때문에 매장은 안된다고 하고, 읍장은 과거 그의 행적 때문에 시신을 옮기는 것을 거부한다. 과연 대령의 가족과 마을 사람들, 그리고 ‘의사‘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마콘도‘ 마을에는 과거에 어떤 아픔을 겪었던 걸까?

[˝어쨌든 일어날 일이라면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건 마치 연감이 예고하는 것과 같습니다.˝]  P.149



˝마르케스˝의 ‘마술적 사실주의‘의 시초인 <썩은 잎>은 남미 문학을 읽으려는 분들이 먼저 선택하기에 적절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도 재미있고 완독에 부담이 가지도 않는다. 그리고 <백년의 고독>을 이미 읽었거나, 혹은 앞으로 읽으시려는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이제는 남미문학이다. 마르케스 작품은 지금까지 두편 읽었는데 모두 애정이 간다. 그의 작품 전작 도전~!!


Ps. 검색해보니 저번에 읽은 <백년의 고독> 리뷰를 안썼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언젠가 다시 읽으려고 생각했는데, 재독을 하고 리뷰를 남겨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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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29 18: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등.🖐 ^^

새파랑 2021-11-29 18:24   좋아요 4 | URL
마르케스 너무 좋아요^^

독서괭 2021-11-29 18: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옷 백년의고독의 모티프라구요?? 백년의고독 엄청 재밌었다는 기억밖에 안 나지만 ㅋㅋ 이거 시간 지나면 리뷰 쓰기 힘드실 것 같은데 지금 뚝딱 쓰시죠~^^

새파랑 2021-11-29 18:45   좋아요 3 | URL
이번달 아직 읽기 목표권수를 못채워서 오늘은 책을 먼저 읽어야 할거 같아요 ㅋ 백년의 고독 좋으셨다면 이책도 좋아하실거 같아요 ^^

mini74 2021-11-29 18: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제는 남미문학이다! 란 새파랑님 문장이 왠지 출사표처럼 느껴지는 ㅎㅎㅎ 새파랑님 책으로 전세계일주 멋집니다. *^^*

새파랑 2021-11-29 18:45   좋아요 4 | URL
언젠가는 아프리카로 ㅋ

청아 2021-11-29 18: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한 번 반하면 전작돌입하시는 새파랑님!! 진정한 독서홀릭을 보여주셔서 늘 자극이 됩니다😄

새파랑 2021-11-29 19:02   좋아요 3 | URL
사실 말만 전작한다고 하지 실제 실행되는건 별로 없어요 😅 진정한 독서홀릭은 미미님이죠~!!

그레이스 2021-11-29 19:21   좋아요 5 | URL
두분 다!
@@

페넬로페 2021-11-29 19: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마르케스의 처음 작품이군요~~
백년의 고독 재독하려고 하는데 이 책부터 먼저 읽는 것이 도움이 되겠어요^^
진정한 독서홀릭, 새파랑님^^

새파랑 2021-11-29 20:45   좋아요 3 | URL
이 책 읽으시면 장별로 화자가 누군지 꼭 찾아보고 읽으세요 ^^ 페넬로페님이라면 금방 읽으실거라 생각합니다~!!

희선 2021-11-30 0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르케스 소설에서는 《백년의 고독》이 가장 잘 알려졌는데, 이 소설이 모티프가 됐군요 이제 남미 소설을 많이 보실지도 모르겠군요


희선

새파랑 2021-11-30 07:10   좋아요 1 | URL
마르케스의 안읽은 다른 작품을 일단 두편 섭외했습니다 ㅋ 제가 소설 편식이지만 국가는 안가립니다 ^^

오늘도 맑음 2021-11-30 16: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백년의 고독을 읽다가 읽는 내내 제가 고독해져 중도 하차했더랬지요......
그래도 썩은 잎은 재밌게 보았으나, 그 당시 제가 남긴 100자평을 보니, 작가에대한 칭찬이란 칭찬은 다 늘어놓고선, 나랑 맞지 않는 작가라는 말은 빼놓질 않았네요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11-30 17:18   좋아요 3 | URL
읽다가 고독해 지셨다는게 뭔지 알거 같아요~! 썩은 잎도 읽으셨군요. 백년의 고독 읽고 나서 읽어서인지 잘 익히고 재미있더라구요 ^^ 저도 맞지 않는 작가 많아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