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생각보다 부진한 한달이었던것 같다. 책은 많이 구매했는데 읽는 속도가 구매속도를 못따라갔다. 그래도 결산을 해보자면 5월에는 15권을 읽긴 했지만 뭔가 억지로 15권을 맞춘것 같은 약간 찜찜한 기분이 든다. (두꺼운 책을 피했다...미안하다 에밀 졸라, 카프카...)


5월에는 쉬는 날도 많았는데 왜 이렇게 적게 읽었는지 분석을 해보니,

1. 리뷰를 쓰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책을 읽고 리뷰를 바로 써야하는데 몇일 지나서 쓰다보니 기억이 잘 안나서 많이 헤맨 한달이었다. 리뷰를 쓰기가 힘든 작품도 꽤 있었다...)

2. 너무 질질 끌면서 읽은 책이 두권이나 있었다.
(소리와 분노, 포트노이의 불평....)

3. 사실 1,2는 핑계일 뿐 술먹고 놀러다닌다고 적게 읽었고 못썼을 뿐이다. 반성한다.



그래도 꼽아보자면,

5월에 읽은 좋은 책은 엔도 슈사쿠의 <깊은 강>, <바다와 독약>이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로맹 가리의 <솔로몬왕의 고뇌>와 나쓰메 소세키의 <명암>, 애증하는 윌리엄 포크너의 <곰>도 100점짜리였지만,

엔도 슈사쿠의 두 작품은 101점을 주고싶다. <바다와 독약>은 리뷰를 쓰려고 몇일을 고민하다가 도저히 못쓰겠어서 100자평으로만 남겼는데 너무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깊은 강>은 그의 작품 <침묵>을 좋아한다면 분명 만족할만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가장 안좋은 작품은? 바로 <포트노이의 불평> 이었다. 내가 필립로스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 작품은 좀 많이 그랬다...이제 내가 안읽은 필립 로스 작품은 다 안유명한 작품들 뿐인데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5월에도 독보적 미션은 모두 클리어 했고, 스탬프는 401개를 모았다~!  이제 그만 모으고 이걸로 책을 사야겠다...


6월에는 좀 더 열심히 읽고 리뷰도 좀 잘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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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6-01 16: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덕분에 엔도 슈사쿠 작품 찜할 수 있었습니다. 날씨도 좋은데 술도 마시고 놀기도 하고 책도 읽고 그러면서 지내는 거죠. 인생 뭐 있겠습니까. 언제나처럼 성실함이 보이는 매일의 기록들 돋보입니다^^ 스탬프 교환 저도 이제 200개쯤 되는 것 같은데 슬슬 교환 시도 함 해봐야겠네요ㅋㅋ 6월에도 즐독하세요^^*

새파랑 2022-06-01 16:59   좋아요 3 | URL
엔도 슈사쿠 정말 좋습니다~! 기회되면 꼭 읽어보세요 ^^ 저 일력도 몰아서 썼다는 😅

바람돌이 2022-06-01 16: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와와!!!! 짝짝짝~~~
이걸 가지고 얼마 못읽었다고 하면 저는....ㅠ.ㅠ
저는 4월과 5월은 어디 갔다버리고 싶은.... 엔도 슈사쿠의 책은 저도 보관함으로 날라야겟네요. ^^

새파랑 2022-06-01 17:01   좋아요 3 | URL
이번에 읽은 책들중 얇은책들이 많아요 ㅋ 6월은 함께 즐겁게 읽어보기로 하시죠 ^^

scott 2022-06-01 16: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찐 고구마 높이가!
우뚝!

오늘 31일 필사 문장만 인증 하시면

새파랑님은 2022년 독보적이게 걷고 읽으신
알라딘 서재방
황금 🎇

새파랑 2022-06-01 17:02   좋아요 4 | URL
31일은 넣으면 사진이 많아져서 뺐어요 😅 5월 독서가 왠지 찐고구마 먹는 느낌이었요 ㅋ

mini74 2022-06-01 17: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미안하다 에밀졸라 카프카. 에서 빵 터졌어요. 인간적인 새파랑님 ㅎㅎ스탬프 401개라니 !! 새파랑님 6월책 사시면 구경시켜 주세요 ~~

새파랑 2022-06-01 17:49   좋아요 4 | URL
에밀졸라는 너무 두껍고, 카프카는 너무 어려워서 읽는데 오래걸리더라구요 😅 6월에는 책 조금 구매하는게 목표입니다~!! 오늘 우주점 갔는데 살게 없더라구요 ㅋ

건수하 2022-06-01 17: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술먹고 놀러다니셨는데도 15권!!
독보적도 꽉 채우셨네요.

👍👍

새파랑 2022-06-01 17:50   좋아요 3 | URL
요즘은 술 먹고 나서 책을 못읽겠더라구요 ㅜㅜ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ㅋ 독보적은 그래도 안까먹고 잘 하고 있습니다 ^^

Yeagene 2022-06-01 17: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새파랑님 술마시고 놀러다녔는데도 15권이라니 전 정말 반성해야겠어요 ㅎㅎ

새파랑 2022-06-01 19:16   좋아요 2 | URL
예진님은 그림을 잘그리시잖아요 ^^ 전 남은 취미가 책밖에 없다는 😅 6월은 집콕할려고 합니다 ㅋ

청아 2022-06-01 18: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공감공감입니다ㅎㅎ 너무 좋아도 리뷰가 안써지기도 하는거같아요. 저도 아직 리뷰못쓴책이 있는데 다른 책과 연결하려고 하다가 그 두번째 책이 안읽혀서...😭 그리고 새파랑님 이정도면 모범적인 독서생활이라고 생각합니다👍

새파랑 2022-06-01 19:17   좋아요 2 | URL
미미님에 비하면 모범이라 할수 없죠 ^^ 리뷰도 계속 쓰다보니까 잘 안써지더라구요 ㅋ 글 잘쓰는 분들 정말 부럽습니다 ~!!

singri 2022-06-01 19: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역~~~윽시 믿고보는 새파랑님 결산입니다.

새파랑 2022-06-01 19:18   좋아요 2 | URL
믿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앞으로도 잘은 못해도 열심히는 하겠습니다~!!!

페넬로페 2022-06-01 2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5월엔 행사도 많고 날씨도 좋아 무조건 놀러 다녀야하는 달이예요.
그래도 15권이나 읽으시고 독보적도 클리어 하셨다니 역시나 새파랑님이십니다^^
저도 5월에 처음으로 클리어했어요**

새파랑 2022-06-02 05:31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6월에도 함께 클리어 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모나리자 2022-06-01 22: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빈틈없이 아름답습니다~6월도 독보적인 존재 응원합니다~새파랑님.^^

새파랑 2022-06-02 05:33   좋아요 2 | URL
빈틈 많습니다 ㅋ 모나리자님도 6월 즐거운 독서를 응원하겠습니다~!!!

희선 2022-06-02 01: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월이 빠르게 갔습니다 오월초에는 날씨 좋은 날도 있었는데... 책 열다섯권이나 보시다니 많이 보셨네요 새파랑 님 유월에도 책 즐겁게 보시기 바랍니다


희선

새파랑 2022-06-02 05:34   좋아요 1 | URL
5월은 놀다가 그냥 끝난거 같아 좀 아쉽습니다ㅜㅜ 희선님 즐거운 6월 시작하세요~!!

han22598 2022-06-02 03: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5권에 한숨이시라니..음하하하.
저는 5월에 달랑 3권 읽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2-06-02 05:36   좋아요 1 | URL
han님 5월에 읽으신 책들이 다 좋아보이더라구요~!! 6월에는 6권 이상 읽으시길 바라겠습니다 ^^

레삭매냐 2022-06-02 1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술 먹고 신나게
놀러 다니고 싶습니다.

책읽기 좋지 않은 시절
이지 않나 어쩌 싶습
니다.

새파랑 2022-06-02 11:28   좋아요 2 | URL
아 이번달도 날씨가 좋아서 또 나름 걱정입니다 ㅋ
레삭매냐님 따라 이번주에는 의왕 롯데에 가봐야 겠습니다~!!

독서괭 2022-06-02 13: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열다섯 권 읽고 반성하지 마시라니깐요? ㅎㅎ

새파랑 2022-06-02 14:11   좋아요 1 | URL
앗 ㅋㅋㅋ 반성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ㅋ

그레이스 2022-06-02 22: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도 새파랑님 매달 올리시는 이 페이퍼 보면서 반성의 시간을 갖습니다 ^^;;

새파랑 2022-06-03 06:06   좋아요 2 | URL
어제도 책을 못 읽었어요ㅜㅜ 그레이스님 답글 보고 저도 반성합니다~!!
그레이스님도 올려주세요 ^^
 

일기 형식의 작품. 생각보다 흥미롭다~!!

그렇다. 어쩌면 자식이 줄줄이 셋이나 딸린 홀아비로 남겨져 세상 풍파를 잘 헤쳐왔다는 것에 뿌듯해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느끼는 감정은 뿌듯함이 아니라 그저 피곤함이다. 뿌듯함은 이삼십대에나 느끼는 감정이다. - P13

다른 길이 없었기에 나는 그렇게 삶을 헤쳐왔다. 하지만 행복을 느끼기에는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언제나 지나치게 강압적이었다. - P13

"지금 당신 문제가 뭔지 알아? 당신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거야." - P15

그녀에 대한 것이라면 속속들이 알고 있지만, 더는 이런 식으로 한다리 건너 그녀를 기억하고 싶지 않다. 지금 거울 속의 내 얼굴을 보듯 솜털까지 생생한 그녀와 직접 마주하고 싶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그녀의 초록빛 눈은 기억나지만 나를 지그시 바라보던 그녀의 눈길은 느낄 수 없다. - P18

만약 정말 어디엔가 그녀가 있다면,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요컨대, 기억이 중요하긴 한가? "그리워하면서도 뭘 그리워하는지 모르는 제가 가끔은 한심해요." - P20

내 쪽으로 다가오더니 남들처럼 악수를 청하지도 않고 태연하게 나와 자기 자신에 대한 얘기, 그리고 그의 가족과 심지어 우리 어머니에 대한 얘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 자연스러운 행동은 진심 어린 위로를 표하는 그만의 방식이었다. 나는 그것을 돌아가신 어머니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친 내게 표할 수 있는 최고의 경의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 일은 단지 사소한 일화에 불과하다는 걸 잘 안다. 하지만 슬픔으로 인해 극도로 민감해진 순간에는 그런 사소한 일도 특별하게 느껴지는 법이다. - P50

기쁠 때도먹고, 괴로울 때도 먹고, 놀랐을 때도 먹고, 낙담했을 때도 먹고, 우리의 감성은 근본적으로 먹는 것과 관련이 있다. 우리가 천성적으로 민주주의자인 이유는 옛적부터 ‘모든 인간은 먹어야 한다‘라는 관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신자들은 회개기도는 대충대충 하지만 일용할 양식을 달라는 기도는 눈물을 글썽이며 무릎을 꿇고 한다. 확신컨대 그들이 바라는 것은 상징으로서의 ‘빵‘이 아니라 저울에 달아 파는 독일 빵 한덩이다. - P63

한동안 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류 더미 앞에 앉아 있었다. 가슴이 일렁였던 것 같다. 호흡이 가빠졌다.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흔히 울고 있는 여자나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의 여자를 봤을 때 드는 긴장감이 아니었다. 나의 불안감은 나의 것, 오직 나만의 것이었다. 나의 마음을 온통 흔들어놓는 불안, 그 순간 한줄기 빛이 뇌리를 스쳤다. 그래, 난 메마르지 않았어! - P67

20년 전 이사벨이 죽었을 때, 내 모든 감정은 작동을 멈추었다. 처음에는 고통, 다음에는 무관심, 그뒤에는 자유가 잇따랐고 결국에는 권태만이 남았다. 길고, 황량하고, 한결같은 권태. 아, 이런 단계를 거치는 동안에도 성생활은 유지해왔지. - P68

"내 인생의 가장 커다란 위기들 중 하나가 당신 때문이란 걸 알고 있나요?" 여전히 웃으며 그녀가 물었다. "재정적인 위기인가요?" 내가 대답했다. "아니, 감정적인 위기." - P83

"내 나이나 아베야네다양의 나이를 생각하면 내가 입을 다물어야 마땅하겠지만, 당신을 향한 내 마음을 꼭 표현하고 싶었어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을게요 만약 당신이 지금이나 내일 아니면 언제든 그만하라고 하면 이 얘기는 없었던 걸로 하고 다시 좋은 동료로 지내면 돼요. 회사 업무나 직장에서의 불편함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마요.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잘 압니다. 그러니 걱정 마요." - P84

"이미 다 알고 있었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래서 오늘 커피마시러 온걸요." - P84

"물론 내가 행복해지거나 혹은 최대한 행복에 가까워지길 원하는 건 당연하지만 결국에는 당신도 행복해지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그런데 그게 참 어렵네요. 당신은 날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지만, 반대로 난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게 거의 없잖아요." - P88

언젠가 아베야네다도 그런 식으로 나를 잊게 될까? 참 아이러니하다. 잊기 위해서는 우선 기억을 해야 한다는 것, 적어도 ‘기억하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은. - P97

우리의 경우 미래에 명암이 서로 교차하는 건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그녀가 완벽해질수록 나의 장점은 사라져간다. 또 그녀의 결점이 줄어들수록 내게는 결점만 남을 것이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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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6-01 0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오늘부터 6월입니다.
즐거운 휴일 보내시고, 6월에도 좋은 일들 가득한 시간 되세요.^^
좋은밤되세요.^^

새파랑 2022-06-01 15:29   좋아요 1 | URL
오늘은 날씨가 좋네요 ^^ 6월 첫날 시작도 즐겁게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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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31 1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31 1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31 1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31 1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테레즈 데케루 펭귄클래식 106
프랑수아 모리아크 지음, 조은경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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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077

˝진정한 내가 된다고요? 진정한 자신이 되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스스로 만드는 거예요.˝


첫 시작이 잘못되면 계속 잘못될 수 밖에 없다. 다시 몇걸음 뒤로 돌아가더라도 잘못은 반복될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은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겠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까?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테레즈 데케루>는 잘못된 결혼으로 모든걸 잃어버린 ˝테레즈˝라는 여성이 처음으로 돌아가기 위해 저지르는 사건 내용과 왜 그녀가 그런 사건을 저지를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심리적 갈등을 그리고 있다.




<테레즈 데케루>는 지방법원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한 약사로부터 고소를 당한 ˝테레즈˝, 그녀는 남편이 먹고 있던 약의 처방전을 위조하여 남편을 독살하려는 협의로 피소되었다.(다행히 남편은 죽지 않고 입원해있다.) 하지만 당시 상류층이었던 ˝테레즈˝의 아버지와 남편 ˝베르나르˝는 집안의 명예를 훼손시키지 않기 위해, 소송을 기각시키기 위해 손을 쓴다. 도대체 어떤 이유 때문에 그녀는 남편을 죽이려고 했던걸까?

[‘나는 내 죄가 뭔지 몰라, 사람들이 내게 씌우려던 범죄는 내가 원치 않았던 거야. 내가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어. 내 안에서, 그리고 내 밖에서 맹렬히 치밀던 이 힘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난 전혀 몰랐었어. 그 힘이 나아가면서 파괴한 것을 보며 스스로도 공포를 느꼈었어‘] P.39



사실 ˝테레즈˝와 ˝베르나르˝와의 결혼은 집안끼리의 결합을 위해 필요한 것이기도 했지만, ˝테레즈˝ 자신이 원한 결혼이기도 했다. 재산이 늘어나는 것도 풍족하게 사는 것도 그녀의 바램이었고, 결혼을 통한 신분 유지 역시 그녀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게 그녀의 성장배경에 의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길이라면?

[테레즈, 많은 사람들이 너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것 이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너를 염탐하고, 네가 가는 길목에서 너를 붙잡고, 너의 가면을 벗기던 나는 네가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 P.23



그녀는 그와 결혼을 하고 나서 깨닫는다. 이 결혼은 잘못되었다고. 그녀는 그를 사랑하지 않았고, 그와 맞지 않다는걸 신혼여행을 가지마자 알게 된다. 결혼과 동시에 찾아온 권태. 그녀는 그의 손길, 그의 숨결마져 거부한다. 하지만 참아야 하기 때문에 그냥 그렇게 모든 감정을 숨기고 살아간다. 그런데 얼미동안이나 아무렇지도 않게 살 수 있을까?

[베르나르, 황량한 시선의 이 남자는 그림의 번호가 베데커 여행안내서와 다르다고 걱정하고, 최단시간에 봐야 할 것은 전부 봤다는 데 만족하는 그런 남자였다. 그가 이렇게 쉽게 속아 넘어가는 사람이었다니! ] P.61



권태에 빠진 ˝테레즈˝에게 어떤 계기가 찾아온다. ˝베르나르˝의 여동생이자 ˝테레즈˝의 친구인 ˝안˝에게 ˝장˝ 이라는 애인이 생기는데, ˝베르나르˝의 집안은 가난하고 병악한 ˝장˝을 결코 반기질 않는다. 시어머니는 ˝테레즈˝에게 ˝안˝을 설득해서 ˝장˝과 헤어지게 도와라고 한다. 그녀 역시 큰 생각 없이 이를 받아들이고, 친구의 이별을 위해 ˝장˝과 만난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장˝을 만난 ˝테레즈˝는 그의 영향을 받아 자유로운 삶을 꿈꾸게 되고, 남편인 ˝베르나르˝에게서 느껴보지 못한 마음의 안정을 얻게 된다.

[그런데 왜 저희가 한곳에 머물러야 한다는 말입니까? 매 순간은 즐거워야 합니다. 이전의 즐거움과는 다른 즐거움을 경험해야 하는 거지요.] P.99



처음부터 ˝안˝과의 결혼에 관심이 없던 ˝장˝은 모두의 바램대로 그곳을 떠난다. 하지만 그가 떠남과 동시에 ˝테레즈˝의 마음은 공허감으로 가득 찬다. 더이상 그를 만날 수 없게된 ˝테레즈˝는 점점 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다.

[내가 장 아제베도를 자주 보았던가? 그는 10월 말에 아르즐루즈를 떠났지. 아마 우리는 대여섯 번 산책을 같이 했을 거야. 안에게 전할 편지를 같이 썼던 산책만 따로 생각나는구나. 그 순진한 청년은 안에게 위안이 될 문구들만 생각해 냈어. 그에게 아무 말 안했지만 난 그 문구들이 아주 끔찍했는데. 하지만 우리의 마지막 산책들은 전부 뒤섞여 하나의 기억같이 느껴져.] P.105



이후 그녀는 출산을 한다. 하지만 그녀는 딸에게 애정을 느끼지 못하고, 그녀보다는 자식에 더 관심을 보이는 가족들에게 서운함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딸이 자신을 닮지 않기를 바라기 까지 한다. 무엇때문에 그녀는 이렇게 삶의 의욕을 잃고 권태에 빠진걸까? 남편에 대한 적개심은 커져만 간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조금씩 조금씩 남편이 먹는 약의 처방량을 늘리게 된다. 그리고 남편은 결국 쓰러지고, 그녀는 피소된다. 아무리 싫더라도 꼭 그렇게까지 했어야 할까? 아니 도대체 무엇이 그녀를 범죄자로 만들었던 걸까?

[오로지 베르나르만이 끔찍한 현실, 그 자체였다. 그의 육중한 몸집, 콧소리, 단호한 어조와 그 만족스러운 태도, 이 세계에서 벗어나야 했다. 그런데 어떻게? 어디로 가야 하나? 첫 더위가 그녀를 짓눌렀다. 그녀가 죄를 범하려는 찰나에는 그 어떤 경고도 없었다.] P.121



그녀의 죄는 기각되었지만 그녀는 더이상 이전과 같이 지낼수는 없었다. 집안의 체면을 중요시하는 ˝테레즈˝의 아버지와 ˝베르나르˝는 과다 처방을 단순한 실수로 덮었고, 모두에게 쉬쉬한다. 그리고 겉으로는 행복한 가정을 연기하고 그들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듯이 살아간다. 음식에 독을 탈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테레즈˝의 식당 출입은 금지되고, 감금되다시피 하게 된다. 그런데 누구도 ˝테레즈˝의 마음의 병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다. 과연 ˝테레즈˝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고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내가 원했던 것이라고요? 뭐, 내가 원하지 않았던 것을 말하는 게 더 편하겠네요. 나는 어떤 인물인 듯 연극하고, 행동하고, 상투적인 말을 하고, 매 순간 진정한 ‘테레즈‘ 를 부정하고 싶지 않았어요. 아니에요, 베르나르, 보세요. 나는 솔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요. 내가 당신에게 하는 이야기는 왜 다 거짓처럼 들리는 걸까요?˝] P.184



약물을 과다투여한 그녀의 행위는 분명 잘못된게 맞다. 처벌받아야 함이 당연하다. 하지만 그녀가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복기해 볼 필요는 있다. 그녀의 권태와 고독은 어디서부터 온건지 말이다. 자신이 선택했기에 자신이 책임져야한다고 말하기에는 그녀의 선택지가 너무 제한적이지는 않았던 걸까? 누구의 부인이 아닌, 누구의 엄마가 아닌 ˝테레즈˝ 본인으로 살고 싶었던 그녀의 미래에는 새로운 삶이 있기를 바래본다.

[‘내가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은 돌로 만들어진 도시가 아니야. 강연도, 박물관도 아니야. 내가 소중하게 생각했던 그것은 도시 속에서 동요하고 어떤 폭풍우보다도 더 강한 열정이 만들어내는 살아 있는 숲이야. 어둠 속에서 아르즐루즈의 소나무 숲이 내는 신음 소리 역시 인간적이기에 감동적이었던 거야.‘] P.190




Ps.

사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얼마전에 인상깊게 읽었던 엔도 슈사쿠의 <깊은 강>에 이 책이 계속 등장했고, 엔도 슈사쿠가 이 책을 아주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좋길래 엔도 슈사쿠가 극찬을 했지?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생각해보니까 나는 어떤 책을 읽고 나면 그 책에서 언급된 다른 책을 읽어보고 싶어진다. 최근에 <밑줄 긋는 남자>를 읽고나서 에밀 아자르의 <솔로몬왕의 고뇌>를 읽었었고, <콜미바이유어네임>을 읽고나서 스탕달의 <아르망스>를 너무 읽고 싶었지만 절판되어서 도저히 구할 수 없었다.(중고책 엄청 비쌈...)


책을 읽고 나니 왜 엔도 슈사쿠가 이 작품을 좋아했는지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다. 작품의 배경과 성별은 다르지만 ˝테레즈˝의 공허함과 엔도 슈사쿠의 작품에 담겨있는 그 쓸쓸함이 닮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구원을 받아들이는 주인공의 감정 역시 왠지 닮아보였다. 어찌되었든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다는게 쉽지는 않지만 자신밖에는 할 수 없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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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5-31 17: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녀도 치사량의 권태에 중독된건가요.~ 요즘 소설이 읽고싶었는데 새파랑님이 딱 !!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 *^^*

새파랑 2022-05-31 17:37   좋아요 3 | URL
엔도 슈사쿠의 팬인 미니님은 꼭 읽으셔야 합니다 ^^ 권태 치사랑 맞습니다 ㅋ 이 책 영화로도 있더라구요~!!

거리의화가 2022-05-31 17: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엔도 슈사쿠가 언급한 책이군요ㅎㅎ 새파랑님 덕분에 엔도 슈사쿠 침묵 보관함에 일단 담아두긴 했는데 이 작품도 따라 읽고 싶어질수 있겠습니다^^

새파랑 2022-05-31 18:09   좋아요 3 | URL
요 책은 <깊은 강>에서 메인 테마로 다뤄지더라구요 ㅋ 노벨상 수상작이라고 합니다~!!
침묵 완전 좋아요. 거리의 화가님 취향일듯 합니다 ^^

coolcat329 2022-05-31 18: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깊은 강 읽을 때 이 책 자주 나와서 읽고 싶었어요. 집에 있는 거 같은데 잊고 있었네요. 별5는 늘 설레입니당~^^

새파랑 2022-05-31 18:49   좋아요 3 | URL
해설을 보면서 이런 의미였나? 하면서 감탄하게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전 그냥 스토리만 따라 읽었는데 😅 쿨캣님 서재는 보물창고 일거 같아요 ^^

청아 2022-05-31 19: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이 소설 궁금하네요!! 저도 읽은 책에 나온 소설은 죄다 끌리더라구요.
어떤 책에선가 발견하고 바로 스탕달의<아르망스> 중고를 구해놓은 저는 왠지 새파랑님께 미안하고 뿌듯합니다ㅎㅎ

새파랑 2022-05-31 19:25   좋아요 2 | URL
<깊은 강> 읽으신 다음에 읽어보시면 좋을거 같아요~!! <깊은 강>도 미미님 취향이시길거 같아요. 이 책은 <보바리 부인> 읽는 느낌도 들더라구요~!!
역시 알라딘 거물 미미님입니다~!!

그레이스 2022-05-31 19: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이제 페이스 찾고 계시는군요.
모리아크!

저도 새파랑님처럼 그렇게 사놓은 책이 몇개의 탑을 이루죠^^;;

새파랑 2022-05-31 19:36   좋아요 3 | URL
요즘 시간이 안나서 책을 많이 못읽었어요 ㅋ 그래도 항상 책은 많이 가지고 다닙니다 😅 책은 사고 사도 계속 사고싶은게 있는거 같아요 ^^

잠자냥 2022-05-31 22: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속편인 <밤의 종말>도 있습니다. 내친김에 그것도… ㅎㅎ 그나저나 <아르망스>가 그렇게 비싸게 거래되고 있나요? 전 새 책 사서 읽고 냉큼 중고로 팔았는데… 왠지 갖고 있을 걸 그랬나 싶어지네요. ㅋㅋㅋ

새파랑 2022-06-01 08:34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의 명절 기념 페이퍼에서 이 책을 봤던거 같아요 ㅋ <밤의 종말>도 찾아봐야 겠습니다~!
<아르망스>는 저처럼 찾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중고가가 비싸더라구요~ 역시 책은 함부로 팔면 안되나봐요 😅

파이버 2022-05-31 23: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테레즈는 너무 어리고 아무것도 모를 때 결혼했나 봅니다. 나이만 어린 것이 아니라 경험이 부족할 때 결혼해서 사춘기가 늦게 온 느낌도 드네요.... 그녀에게 찾아온 구원이라는게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새파랑님의 끊임없는 독서는 이유가 있었군요!

새파랑 2022-06-01 08:37   좋아요 2 | URL
약간 열린 결말로 끝났어요~!! 늦은 사춘기가 딱 맞는 설명 같아요. 테레즈는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는데 헛똑똑이였습니다 ㅋ
제 독서는 끊임이 많아요. 가끔 쉬는날도 있습니다 😅

페넬로페 2022-06-01 01: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첫 단추가 잘못 끼어져 계속해서 어긋나는 삶이 계속되네요. 그래서 뭔가 억지와 과잉도 개입되고 또 뒤틀리고 ㅠㅠ
꼬리를 무는 독서를 저도 선호하지만 읽을 책이 많아 그것도 쉽지 않네요.
역시 새파랑님은 대단하십니다^^

새파랑 2022-06-01 08:40   좋아요 2 | URL
사실 꼬리를 무는 독서를 하고 싶은데 그렇게 많이는 못한거 같아요. 순간순간 즉흥적으로만 책 구매 하는거 같아요 ㅎㅎ

첫단추를 잘못끼우면 답이 없는거 같아요~!!
 
감정의 혼란 - 지성 세계를 향한 열망, 제어되지 않는 사랑의 감정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서정일 옮김 / 녹색광선 / 2019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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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감정의 혼란>이 츠바이크의 최고의 작품이다. 그리고 녹색광선 출판사에서 나온 작품 중 가장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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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5-31 08: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표지 색감 끝내줍니다

새파랑 2022-05-31 09:55   좋아요 3 | URL
감정의 혼란을 주는 색감입니다 ^^

han22598 2022-05-31 15: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츠바이크.
츠츠...읽어야 하는데 ㅋㅋ
왜케 읽어야 하는 건 계속 쌓여가나요 ㅎㅎㅎ

새파랑 2022-05-31 16:57   좋아요 2 | URL
감성적이신 han님은 이 책 완전 좋아하실거 같아요~!! 나름 반전이 있습니다 ㅋ

바람돌이 2022-05-31 17: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동의 동의!!! 감정의 혼란 너무 좋아요. ^^

새파랑 2022-05-31 17:06   좋아요 2 | URL
ㅋ 저도 너무너무 좋아요 ^^

mini74 2022-05-31 17: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색과 너무나 어울리는 이야기 ㅎㅎ 새파랑님 예전 리뷰도 좋고 지금의 짧은 감상 깊은 인상 !!! 도 좋아요 ~~

새파랑 2022-05-31 18:07   좋아요 2 | URL
22주 미션하려고 간단하게 남겼어요 ㅋ 예전 리뷰 너무 허접하게 썼어서 못찾아보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