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닝
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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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4035 어렵다고 소문나서 읽기 망설여졌던 욘 포세의 작품을 드디어 읽었다. 책을 읽는 내내 눈 덮인 숲속의 밤 아래에 홀로 버려진 느낌을 받았다. 영화같은, 그림같은 소설이라고나 할까? 힘들때 읽으면 딱 좋은 책. 앞으로 두고두고 읽어야 겠다. 평생 소장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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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5-12 14: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느낌 좋으셨군요
북유럽의 정서가 이런 것일까요!

새파랑 2024-05-13 21:24   좋아요 2 | URL
전 좋았습니다~!! 북유럽 사람들이 좀 우울한 느낌이 있는거 같아요 ㅋ

바람돌이 2024-05-13 15: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작가 책 <아침 그리고 저녁> 하나 읽었는데 그냥 나쁘지 않은 정도였어요. 샤이닝도 사두긴 했는데 안읽지 싶었는데 말이죠. 새파랑님의 이런 극찬은 잘 없는데 기대됩니다. ^^

새파랑 2024-05-13 21:25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 오랜만입니다~! 저 왠만하면 극찬하는데 ㅋㅋ

이책 얇아서 두번도 금방 읽습니다~!!

청아 2024-05-16 00: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눈 덮인 숲속의 밤 아래 홀로 버려진 느낌‘이라니요!! 새파랑님 이제 출판사 홍보팀 들어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이책도 담아갑니다.

새파랑 2024-05-18 15:45   좋아요 2 | URL
그런데 미미님도 이 책 읽으시면 그런 느낌을 받을 겁니다. 책 내용이 그래요 ㅋㅋㅋ

그레이스 2024-05-28 11: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게도 오래 여운이 남는 책이었습니다^^~♡

새파랑 2024-05-28 16:27   좋아요 1 | URL
다시읽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안바쁠때 다시 읽어야 겠습니다 ^^
 
짝 없는 여자와 도시 비비언 고닉 선집 2
비비언 고닉 지음, 박경선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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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4034 제목 그대로 뉴욕에 사는 '짝 없는 여자와도시'에 대한 이야기. 너무 재미있어서 순식간에 읽었다.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도 멋있었고, 게이 친구가 있는것도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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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견디는 기쁨 -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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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4033 헤세의 소설을 읽을때는 잘 몰랐는데, 에세이를 읽으니 헤세가 정말 착하고 감성적이라는게 느껴졌다. 세상을 바라보는 헤세의 따뜻한 시선에 위안을 받았다. 다만, 난 헤세의 에세이 보다는 소설이 더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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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연습과 폴링 인 폴이 가장 좋았다.

이곳에 온 지 몇 달 만에 깨닫게 된 사실은 떠나기로 예정되어 있는 사람들은 상대에게 모든 것을 드러낼 필요가 없다는 점이었다. 떠날 사람들은 보여줄 수 있는 만큼, 아니 보여줘도 되는 만큼, 아니 보여주고 싶은 만큼만을 드러낸 채로 제한된 삶을 살았다.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었다. - P15

그러나 때때로 우리는 타인과 조우하고, 그 사람을 다 안다고 착각하며, 그 착각이 주는 달콤함과 씁쓸함 사이를 길 잃은 사람처럼 헤매면서 그렇게 살 아가는 것이 아니던가. - P37

나는 폴이 사라져버리기 전에 그의 이름을 다급히 불렸다. 이렇게 헤어지고 나면 이제 두번 다시 나는 이런 감정으로 그를 바리볼 수 없을 것이다. 한 번도 그럴듯하게 명명된 적이 없는 초라한 내 사랑. 이제 와 고백을 하고 말고 할 것도 없지만, 나는 그에게 제대로 된 작별인사만큼은 건네고 싶었다. 삼 십대의 사랑은 그렇게 쉽게 시작되는 것이 아니니까. - P65

그러나 그들이 내 뱉는 문장들은 어쩌면 그렇게 상투적이었을까. 한두 문장으로 요약한 타인의 삶이 얼마나 진부해질 수 있는가를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그와 나 사이에 있었던 무수한 시간들이, 기억들이, 몸짓들이, 지극히 통속적인 한 문장으로 완결되었다. 나는 소음 속에서 입을 굳게 닫았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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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아서 할말을 잃었다..#

그 한 달은 유이치리는 남자를 탐구하는 기간이었다. 페루에서 태어난 유이치는 십대 초반에 가족과 함께 샌디에이고로 이민을 왔다고 했다.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 육 개월 뒤에 시애틀로 이주했 다고 말했는데. 그는 내가 가족들과 함꼐 이민 온 것이겠거니 생각했다. 남미인 특유의 단순함이 몸에 벤 유이치는 나의 과거 같은 것을 시시콜콜 캐묻지 않았다. 그에게는 현재의 삶, 지금 살아가는 삶이 가장 중요했다. 나는 그런 것들이 꽤 부러웠다. 내게는 과거의 삶이 여전히 중요했으니까. - P22

이 사진은 내 이름이 우연하게 지어진 게 아니라는 걸 말해줍니다. 그래서 ‘제대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 세계가 우리 생각보다는 좀더 괜찮은 곳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사진(1988년 경)‘이라는 제목으로 책에 수록한 것이죠. - P59

신혜숙의 충고대로 나는 열녀각이나 매생이국 같은 것들, 동백꽃이나 김밥집의 화장품 같은 것들이나 추억으로 간직한 고 진남을 떠나 다시는 들아오지 말았어야만 했다. 처음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라탔을 때처럼 모든 과거를 망각 속으로 밀어넣은 채. 그리나 이젠 돌이킬 수가 없게 됐다. - P97

저는 소문 같은 건 하나도 안 무서워요. 사람들은 자기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 들여다본다고 생각하지만, 그럴 때조차도 자기 마음 하나 제대로 모르는 바보들이니까요. 저는 자기 마음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들은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 그 무지한 마음이 무서울 뿐이죠. - P168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 하는 건 나의 일이었다. 너와 헤어진 뒤로 나는 단 하루도 너를 잊은 적이 없었다. 2005년을 기점으로 너는 나보다 더 나이가 많아 졌지. 그럼에도 네가 영원히 내 딸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내 안에서 나보다 나이가 많은 네가 나왔다니, 그게 얼마나 대단한 경험인지 네게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있는 입술이 내게는 없네. 네 눈을 빤히 쳐다보고 싶지만, 너를 바라볼 눈동자가 내게는 없네. 너를 안고 싶으나, 두 팔이 없네. 두 팔이 없으니 포옹도 없고, 입술이 없으니 키스도 없고, 눈동자가 없으니 빛도 없네. 포옹도, 키스도, 빛도 없으니, 슬퍼라, 여긴 사랑이 없는 곳이네. - P201

너는 망각이 아니었다면 우리에게는 행복도, 명랑함도, 희망도, 자부심도, 현재도 있을 수 없다던 니체의 말을 떠올린다. 밤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인간은 잊을 수 있어서. - P202

실제로도 이제 우리 나이는 돌아가실 무렵 미옥의 아버지보다 더 많아졌다. 그런데 왜 인생은 이다지도 짧게 느껴지는 것일까? 그건 모두에게 인생은 한번 뿐이기 때문이겠지. 처음부터 제대로 산다번 인생은 한번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단번에 제대로 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단 한 번뿐인 인생에서 우리가 저지르는 실수는, 그게 제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돌이킬 수 없다는 점에서는 모두 결정적이다. 한번뿐인 인생에서 우리는 그런 결정적인 실수를 수없이 저지른다는 걸 이제는 잘 알겠다. 그러니 한 번의 삶은 너무나 부족하다. 세번 쯤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번의 삶은 살아보지 않은 삶이나 마찬가지다. - P251

너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사람과 사람 사이를 건너갈 수 있니? 너한테는 날개가 있니? 그렇게요. 저는 말문이 턱 막혔어요. 그런 제게 지은이가 나한테는 날개가 있어, 바로 이 아이야, 라고 말하며 자기 배를 만졌어요.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른 채, 무지하다고 해야 할까 순진하다고 해야 할까. - P244

모든 일이 끝난 뒤에야 우리는 그일이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 알 수 있다. 모든 균열은 봉괴보다 앞선다. 하지만 붕괴가 일어나야만 우리는 균열의 시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마지막 붕괴가 일어난 뒤에야 최초의 균열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최초의 균열은 어디에 있었을까? - 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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