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 - 개정판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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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3089 이 책을 읽고 나서 내 인생이 왜 이렇게 꼬였는지 알 수 있었다. 그냥 삶 자체가 모순이니까, 이유를 찾는건 의미가 없다, 무수한 갈림길에서 선택만 있을뿐 정답은 없다. 20대에 읽었다면 그저 그랬을텐데, 40대에 읽으니까 확실히 좋다. 에세이 같은 느낌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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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12-31 22: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고 나서 내 인생이 왜 이렇게 꼬였는지 알 수 있었다. 그냥 삶 자체가 모순이니까, --> 끄덕끄덕했습니다 저도 제가 어릴 때는 어른이 되어 제가 ‘이렇게‘(?!) 살고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ㅋㅋ 그냥 이런 제 인생을 그 자체로 존중하려고요 ㅎㅎ 내일부터 새해 복 많으시기 바랍니다~~

새파랑 2024-01-01 10:51   좋아요 1 | URL
벌써 새해가 밝았습니다. 몆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서곡님 2024년에도 복 많이 받으시고 즐독 하세요~!!

페넬로페 2024-01-01 1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든 이유가 삶의 모순 때문이었군요.
이 책은 오래 전에 나왔는데 요즘 다시 읽히는 책인 것 같아요.
새파랑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 독서도 화이팅 입니다^^

새파랑 2024-01-01 10:53   좋아요 3 | URL
요새 베스트셀러에도 들어있더라구요~! 저는 친구가 추천해서 읽어봤는데 좋더라구요~!!

페넬로페님 2024년 복 많이 받으세요 ^^

청아 2024-01-01 1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멋진 100자 평입니다. 검색하니 도서관에 있길래 찜해두었어요. 여러권 있는데 모두 대출중이네요. 인기!!

올해도 새파랑님의 소설 사랑 기대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새파랑 2024-01-01 23:24   좋아요 1 | URL
올해는 작년보다는 많이 읽어보겠습니다 ㅋ 요즘 독서량이 너무 떨어져서 슬픕니다 ㅜㅜ

미미님 취향 이실거 같아요 ^^

하나의책장 2024-01-01 1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난 한 해 수고많으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파랑 2024-01-01 23:25   좋아요 1 | URL
하나님 감사합니다~! 2024년에는 400권! 전 100권을 목표로 ㅎㅎ

레삭매냐 2024-01-02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읽은 책인데...

지금 다시 읽으면 어떨지 초큼
궁금하네요.

햅삐 뉴 이얼~ 새파랑님!

새파랑 2024-01-04 10:56   좋아요 1 | URL
레삭매냐님 감사합니다~!! 전 이제 읽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았습니다. 쿨한 ‘안진진‘ 매력있었습니다 ㅋ

자목련 2024-01-02 1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은 책인데,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새파랑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파랑 2024-01-04 10:56   좋아요 0 | URL
다시 읽으시면 좋으실거 같아요 ^^ 자목련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희선 2024-01-04 0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삶은 모순이겠습니다 이 책 읽었지만 잘 생각나지 않네요 예전에는 모르고 그냥 읽은 듯합니다 양귀자 소설 조금 보기도 했는데, 지금 보면 좀 알지...

새파랑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4-01-04 10:57   좋아요 1 | URL
요즘 전 모순에 빠진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희선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coolcat329 2024-01-12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이 책 읽으려고 먼 옛날 구해놨는데 아직도..읽어야하는데...
 
어느 작가의 오후 - 피츠제럴드 후기 작품집 (무라카미 하루키 해설 및 후기 수록)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무라카미 하루키 엮음, 서창렬 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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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3088 하루키+스콧피츠제럴드 조합이니 재미는 보장한다. 화려한 상류층을 배경으로, 쿨한 관계의 시작과 끝, 그리고 여운을 남기는 결말까지 익숙한 피츠제럴드 스타일의 단편집이다. 하루키는 피츠제럴드의 어떤 부분을 대단하게 평가한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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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1 0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1-01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좋다. 사는것 자체가 모순이다. 처음부터 다 모순이다.


"그래, 이렇게 살아서는 안 돼! 내 인생에 나의 온 생애를 다 걸어야 해. 꼭 그래야만 해!" - P9

솔직히 말해서 내가 요즘 들어 가장 많이 우울해하는 것은 내 인생에 양감(量感)이 없다는 것이다. 내 삶의 부피는 너무 얇다. 겨자씨 한 알 심을 만한 깊이도 없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 - P15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한다. - P21

그랬다.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내가 내 삶에 대해 졸렬했다는 것, 나는 이제 인정한다. 지금부터라도 나는 내 생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되어가는 대로 놓아두지 않고 적절한 순간, 내 삶의 방향키를 과감하게 돌릴 것이다. 인생은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를 걸고라도 탐구하면서 살아야 하는 무엇이다. 그것이 인생이다. - P22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인간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말을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표현으로 길게 하는 사람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아주 특별한 말이었다. 그런 말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은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으면 그만이었다. - P51

하지 않아도 될 말들을 부득불 해가면서 살아갈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아껴서 좋은 것은 돈만이 아니었다. 어쩌면 돈보다 더 아껴야 할 것은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말들이었다. - P75

사람들은 작은 상처는 오래 간직하고 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버린다. 상처는 꼭 받아야 할 빚이라고 생각하고 은혜는 꼭 돌려주지 않아도 될 빚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장부 책 계산을 그렇게 한다. - P127

나는 몹시 궁금했다. 그가 나영규이든 김장우이든 아니면 전혀다른 사람이든 간에, 이 사람과 결혼하고야 말겠어, 라는 결심은 언제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지금 결혼하여 살고 있는 다른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결심을 하게 된 것일까. - P164

인생이란 때때로 우리로 하여금 기꺼이 악을 선택하게 만들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 모순과 손잡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주리는 정말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 고 있는 것일까. - P173

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 것은 타인의 불행뿐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억울하다는 생각만 줄일 수 있다면 불행의 극복은 의외로 쉽다. - P188

사랑이라는 몽상 속에는 현실을 버리고 달아나고 싶은 아련한 유혹이 담겨있다. 끝까지 달려가고 싶은 무엇, 부딪쳐 깨지더라서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무엇, 그렇게 죽어버려도 좋다고 생각하는 장렬한 무엇. 그 무엇으로 나를 데려가려고 하는 힘이 사랑이라면, 선운사 도솔암 가는 길에서 나는 처음으로 사랑의 손을 잡았다. - P195

나는 그날 아침 마침내 알게 되었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아주 많이 사랑했다는 것을. 어머니를 사랑했으므로 나와 진모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 또한 절대적이었을 것임을. 우리 모두를 한없이 사랑했으므로, 그러므로 내 아버지는 세 겹의 쇠창살문에 갇힌 것이었다. 아버지가 탈출을 꿈꾸며 길고 긴 투쟁을 벌인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 P206

사랑은 그 혹은 그녀에게 보다 나은 ‘나‘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망의 발현으로 시작된다. ‘있는 그대로의 나‘보다 이랬으면 좋았을 나‘로 스스로를 향상시키는 노력과 함께 사랑은 시작된다. 솔직함보다 더 사랑에 위험한 극약은 없다. 죽는 날까지 사랑이 지속된 다면 죽는날까지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절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지 못하며 살게 될 것이다. 사랑은 나를 미화시키고 나를 왜곡시킨다. 사랑은 거짓말의 유혹을 극대화시키는 감정이다. - P218

사랑이라고 여겨지지 않는 자에게는 스스럼없이 누추한 현실을 보일 수 있다.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사랑 앞에서는 그 일이 쉽지 않다. 그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이름의 자존심이었다. - P219

한 번 더 강조하는 말이지만 이모부는 심심한 사람일지는 몰라도 절대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돌출을 못견뎌하고 파격을 혐오 한다고 해서 비난받아야 한다는 근거가 어디 있는가. 어쩌면 나는 이모의 넘쳐나는 낭만에의 동경을 은근히 비난하는 쪽을 더 쉽게 선택하는 부류의 인간일지도 모르겠다. 이모부 같은 사람을 비난 하는 것보다는 이모의 낭만성을 나무라는 것이 내게는 훨씬 쉽다. 그러나 내 어머니보다 이모를 더 사랑하는 이유도 바로 그 낭만성 에 있음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사랑을 시작했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미워하게 된다는, 인간이란 존재의 한없는 모순… - P232

그러나 나는 그런 김장우의 얼굴에서 문득 아버지의 얼굴을 읽었다. 너무 특별한 사랑은 위험한 법이었다. 너무 특별한 사랑을 감당할 수 없어서 그만 다른 길로 달아나버린 내 아버지처럼. 김장우에게도 알지 못하는 생의 다른 길이 운명적으로 예비되어 있 을지 몰랐다. 지금은 아무도 알지못하지만, 알아도 어떻게 할 수 없겠지만, 사랑조차도 넘쳐버리면 차라리 모자란 것보다 못한 일인 것을. - P277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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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3-12-26 09: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양귀자의 모순이네요!! 이거 군생활하면서 하얀색 하드커버로 읽었던 게 엇그제 같은데..ㅎㅎ
판을 몇 번 갈았는지 몰루겠을 정도로 표지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 판본이 가장 세련됐네요. 이제 하두 오래되어서 내용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지만..
당시 짚에서 엄청 집중해서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만큼은 생생합니다.
우리나라 소설가 중 양귀자만큼 재밌게 글을 쓰는 작가도 드물긴 합니다~~

새파랑 2023-12-26 11:15   좋아요 2 | URL
역시 yamoo님은 군대서 읽으셨군요! 전 좋다고 해서 읽었는데 역시 좋았습니다~!! 진짜 재미있게 글을 잘 쓰시는거 같아요 ^^

페크pek0501 2023-12-26 15: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가 예전에 읽은 책 모순을 여기서 만나네요. 제가 읽을 당시 양귀자 님이 인기 작가였어요.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 도 읽었답니다. 제목이 생각 안 나 검색해서 알았어요. 하하~~

새파랑 2023-12-30 10:54   좋아요 1 | URL
예전에 읽으셨군요~! 전 친구가 좋다고 해서 읽어봤는데 너무 좋더라구요~!!!

2023-12-29 16: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30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얄라알라 2023-12-30 17: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우 예전에 읽고 그 제대로 된 맛을 못느꼈던 소설인데 이제 다시 읽으면 저도 새파랑님처럼 [모순] ˝좋다˝라고 다시 리뷰 쓰게 될지 ^^


그런 책이 한두권이 아닐 것 같아서 문제지만요! 시간이 흘러 다시 읽으면 재발견하는 책들, 요즘 고전을 다시 읽는데 놀라고 있어요. [빨강머리 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데미안] [프랑켄 슈타인]....초딩 중딩 때 읽었던 책들을 어른 되어 읽으니 놀라워요^^

새파랑 2023-12-31 11:14   좋아요 0 | URL
역시 책도 자신에게 맞는 시기가 있는거 같아요 ㅋ 고전도 한번 보다는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읽어야 더 와닿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괜히 고전, 명작이 아닌것 같습니다~!!!

희선 2023-12-31 0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 2023년 마지막 날이에요 한해 마지막 날이라니... 마지막 날은 보내겠지만, 새해가 와도 그렇게 좋지는 않을 듯합니다 그래도 새해니 기분은 새롭게...

새파랑 님 2023년 마지막 날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3-12-31 11:16   좋아요 0 | URL
매년 새해가 오면 반성하고 내년을 기약해보는데...

이것도 매년 반복인거 같습니다. 후회하고 다짐하고, 후회하고 다짐하고 ㅋㅋㅋ

희선님도 마지막날 마무리 잘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서니데이 2023-12-31 17: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양귀자 작가의 모순은 아마 오래전 출간된 책인데 최근에 다시 출간된 책도 읽는 분이 많으신 모양이네요. 이전에 나온 책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재출간 되지 않으면 다시 만나기 어려운데 새로 출간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새파랑님, 따뜻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파랑 2024-01-01 10:56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모순> 최근작처럼 세련된 느낌이 들더라구요~!!
서니데이님 2024년에도 즐겁고 행복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역시 피츠제럴드란 생각이 들었다.


관계를 끊고자 하는 사람들 목록에는 지난 2년을 그들과 함께 보낸 사람의 4분의3이 포함되었다. 그렇게 한 것은 속물적인 태도 때문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그들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이러다가 인간관계가 영원히 끊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약간의 두려움이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 P43

"너무 많은 사람들이 우리 인생에 끼어들었어." 넬슨이 말했다. "우리가 그들에게 저항할 수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어. 끼어든 사람이 아무도 없던 첫해에 우린 정말 행복했었잖아." 니콜도 동의했다. "우리가 계속 단둘이 있을 수 있었다면ㅡ진실로 단둘이 있을 수 있었다면 우린 뭔가 우리 자신을 위한 삶을 살 수 있었을 거야. 이젠 그렇게 해보자. 그럴 거지, 넬슨?" - P55

"그녀는 멋진 여자였어. 최고의 여자였지. 그녀에겐 인간성이 라는 게 있었어." 그는 자신이 이 모든 것을 초래했으며, 거기에는 어떤 보상의 법칙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뼈에 사무치게 깨 달았다. 그는 또, 이렇게 혼자 떠남으로써 자신이 다시 그녀만큼이나 좋은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마침내 모든 것이 균형을 찾고 동등해진 것이다. - P108

마일스는 손을 대는 모든 것에 뭔가 마법을 걸었어. 조언은 생각했다. 심지어 저 근본 없는 여자에게도 생명을 불어넣어서 일종의 걸작으로 만들었잖아.
그러고 나서 생각했다.
‘그는 이 끔찍한 황야에 큰 구멍을 남겼다. 이미 헤아릴 수 없이 큰 구멍을!‘
그런 다음 어떤 씁쓸한 기분으로 생각했다. ‘아, 그래, 난 돌아올 거야. 돌아오고말고!‘ - P152

문득 자신이 얼마나 인생을 사랑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을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아직 외출할 상태가 아닌데 너무 일찍 외출을 강행한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 P208

"그것은 우리가 싸울 수 있는 어떤 것과도 차원이 달라요. 아무리 열심히 싸워도 이길 수 없는 것이에요. 그 사람은 제 손목을 심하게 비틀어서 접질리게 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렇다해도 저에겐 크게 문제되지 않을 거예요. 진짜 문제는 어떻게 해도 그런 사람을 도울 수 없다는 것이고, 저로서는 그 사실이 몹 시 괴롭고 낙담스러워요.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다는 거 말이에요"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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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12-25 0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이 책은 스콧 피츠제럴드보다 하루키가 더 생각나기도 하네요 읽지는 않았지만... 새파랑 님 성탄절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3-12-26 08:17   좋아요 1 | URL
희선님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나요? ㅋ 이제 올해가 얼마 안남았습니다. 마무리 잘하세요~!!

페크pek0501 2023-12-26 15: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같은 책이 있어 헷갈렸어요. ㅋㅋ 이건 재밌나 봅니다.

새파랑 2023-12-30 10:59   좋아요 0 | URL
피터 한트케의 작품명이랑 똑같더라구요 ㅋ 재미있게 읽었는데 시간이 좀 지나서 내용이 잘 기억이 안납니다.... ㅜㅜ
 
지극히 낮으신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창실 옮김 / 1984Books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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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3087

"잉크로 쓰인 모든 길을 웃음으로 해방시킨 지슬렌 마리옹에게"


<지극히 낮으신>을 읽고나면 저연스럽게 '아시시의 프란체스코'를 검색할 수 밖에 없다. 1181년 이탈리아의 아시시에서 태어난 그는 "역사적으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며 그의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서 프란치스코처럼 헌신했던 사람은 일찍이 없었다."는 평가를 받는 성인이다.(라고 한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여자를 기다린다고 하자. 그녀는 올 것이다. 그렇게 말했으니까. 약속했으니까. 이 길을 따라 올 것이다. 우리는 지평선에 눈을 고정하고 그 풍경을 바라본다. (그녀는 무얼 하고 있는 걸까? 이미 여기 와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풍경 속에는 다양한 규모의 대상들(숲, 집, 도로)이 있다. 마침내 그녀가 나타나는 순간 그것들이 풍경 속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뒤죽박죽이 되어 버린다. 길 끝에 보이는 가느다란 실루엣이 대번 숲과 집들과 도로보다 더 커다랗게 보인다. 측량기사의 눈에는 먼 곳의 한 작은 점에 불과한 것이 사랑하는 사람의 눈에는 온 우주보다 더 큰 무엇이 된다. 우리는 바라는 것을 보기 마련이다. 우리의 희망에 상응하여 보기 마련이다. ] P.44



보뱅은 이 작품에서, 성경의 한 구절과 그의 삶을 바탕으로 하느님과 믿음과 사랑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성경의 한 구절은 바로 이것이다.

'아이는 천사와 함께 떠났고, 개가 그 뒤를 따라갔다.'

당신은 이 문장에서 무엇이 보입니까? 처음 읽을때는 그냥 그런 문장이었지만, 다시 읽었을때는 확실히 '개'가 눈에 들어온다. '개' 라고? 보뱅 처럼 나도 아이와 천사를 따라가는 '개'가 그려졌다. 때로는 앞으로 나가기도 하고, 때로는 옆에서 나란히 걷기도 하고, 뒤에서서 앞서가는 아이와 천사를 보며 멍멍 짓는 '개'의 모습. 아무 댓가없이 누군가를 좋아하고 따라가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어쩌면 인간의 가장 원시적인자 순수한 마음이 아닐까?

[이 문장은 아시시의 프란체스코에게 딱 들어맞는다. 우린 그에 대해 별로 아는 게 없지만, 그것이 오히려 다행이다. 누군가에 대해 안다고 하는 것이 그 사람을 알 수 없게 만들어 버리니까.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안다고 믿으며 그 사람에 대해 말함으로써 그의 참 모습을 놓치기 일쑤니까. ] P.12



'보뱅'이 그린 '프란체스코'의 모습은 마냥 성스롭지는 않다, 일반적인 남자의 모습이다, 단지 남들보다 더 자신에 대한 그리고 신에 대한 믿음이 크고 남들보다 더 순수하고 연민을 느낄 뿐이다. 왜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잃어가는 걸까?

[그렇긴 해도 그에겐 할 말이 조금 더 남아 있다. 그가 말한다. 너를 사랑한다고. 너를 그렇게 조금 사랑해서 미안하다고 너를 제대로 사랑하지 못해서, 사랑할 줄 몰라서 미안하다고, 빛에 다가갈수록 어둠으로 가득한 자신의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사랑을 할수록 자신이 사랑할 자격이 없는 사람임을 알게 된다. 사랑에선 진전도, 언젠가 도달할 수 있는 완벽의 지점도 없기 때문이다. 어른스럽고 성숙하며 이성적인 사랑이란 있을 수 없다. 사랑 앞에선 어른이 없으며 누구나 아이가 된다. 완전한 신뢰와 무사태평을 특징으로 하는 아이의 마음, 영혼의 방치가 있을 뿐. 나이는 합산을 하고, 경험은 축적을 하며, 이성은 무언가를 구축한다. 그러나 어린아이의 마음은 아무 계산도 하지 않고, 축적 하지도 구축하지도 않는다. ] P.139



이제 어느정도 살았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삶은 힘들다. 그리고 아직도 모르겠다. 삶의 의미가 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책도 이렇게 계속 읽어야 하는건지...(눈이 나빠지면 어떻해 해야하지?) <지극히 낮으신>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에 대한 답을 독자에게 준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고, 사랑하라고, 실천하라고.

[당신들은 자신들의 사막 같은 영혼 속에서 완벽을 찾습니다. 그러나 저는 당신들에게 완벽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저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고 합니다. 둘은 결코 같지 않으며,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P.147

[사랑은 충만한 상태라기보다 우선 결핍이니까요. 사랑은 결핍의 충만함입니다. 맞아요, 이해하기 힘든 일이죠. 하지만 이해 불가능한 일도 그 실천은 참으로 단순합니다.] P.148



보뱅의 글은 언제나 따뜻하다. 그래서 좋다. 그의 작품을 읽는 순간은 잠시 뿐이지만 그 순간만이라도 순수해질 수 있어서 좋다. 마음의 정화가 필요한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사랑을 하는 그는 공을 들고 벽 앞에 선 아이 같다. 그는 자신의 말을 던진다. 빛을 발하는 말의 공 '너를 사랑해'는 혼자서 둘둘 감긴다. 그는 그 공을 벽에 대고 던지지만, 남은 세월 내내 벽은 그에게서 날마다 멀어져 간다. 되돌아오기를 기대하며 수천 개의 공을 던지지만 돌아오는 공은 하나도 없다. 그래도 그는 멈추지 않는다. 언제나 미소 띤 얼굴이며, 믿음을 잃지 않는다. 그에게는 놀이 자체가 보상이다. 사랑하는 것 자체가 보상이다.]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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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3-12-18 12:1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니 새파랑님 독서왕초보라고 소개글을 쓰셨네요?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ㅋㅋㅋㅋ

눈이 나빠지면 오디오북을 들어야겠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종이책이 좋으니
그날이 최대한 늦게 오기를...이 책 저도 찜!

새파랑 2023-12-18 13:13   좋아요 3 | URL
독서왕초보 소개글이 아직도 있나요? ㅋ 그런데 초보는 맞습니다 ㅎㅎ

보뱅 완전 좋습니다 ㅜㅜ 미미님은 보뱅 취향이실거 같습니다~!!!

은하수 2023-12-18 18:52   좋아요 4 | URL
저도 오늘에서야 봤네요!
독서 왕초보시라니...
미미님 저와 같은 걸 보신~~~ 저도 눈이 나빠지면...
그 부분이 딱 들어왔지 뭐예요
전 눈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았으면 싶네요 ㅎㅎ

그레이스 2023-12-19 13:40   좋아요 3 | URL
알라디너들만 알고 있지 보뱅 모르는 분들 많아요
더구나 아시시 프란체스코 재판을 보셨 는데 왕초보라뇨;;;

청아 2023-12-19 13:46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소개글 바꾸셔야겠어요ㅋㅋㅋㅋ

새파랑 2023-12-19 15:30   좋아요 1 | URL
앗 ㅋ 지금 바로 바꾸겠습니다 ㅋㅋ 요즘 연말이라 정신이 없네요 ㅜㅜ

얄라알라 2023-12-30 17:40   좋아요 2 | URL
맞아요 그레이스님,
저도 책 모임 가서 혼자 흥분해서 ‘보뱅보뱅‘했던 기억이^^;;; 알라딘에서는 많이 핫한데 말입니다. 하긴 저도 알라딘에서 보뱅을 알았고, 출판사도 알게 되었고 여기가 시발점이네요

새파랑 2024-01-01 11:03   좋아요 1 | URL
보뱅 저도 북플에서 알았습니다 ^^ 역시 알라딘 👍

서곡 2023-12-23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크리스마스 연휴 즐겁게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새파랑 2023-12-23 14:40   좋아요 1 | URL
서곡님 감사합니다~!! 서곡님도 즐거운 크리스마스 연말 연시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독서괭 2023-12-26 17: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말연시에 어울리는 따뜻한 글이네요^^ 새파랑님 연말연시 야근 덜하시길 빕니다..!

새파랑 2023-12-27 11:09   좋아요 2 | URL
연말이 없어서 너무 슬픕니다 ㅜㅜ ㅋ 독서괭님은 즐거운 연말 연시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2023-12-26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27 1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얄라알라 2023-12-30 17: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보뱅 lover이신 새파랑님의 평에 동의합니다. ˝보뱅의 글은 언제나 따뜻하다. 그래서 좋다. 그의 작품을 읽는 순간은 잠시 뿐이지만 그 순간만이라도 순수해질 수 있어서 좋다. 마음의 정화가 필요한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가벼운 마음]에서처럼 뭔가 가볍고 몽골몽골한 느낌.

새파랑 2024-01-01 11:05   좋아요 1 | URL
저 아직 <가벼운 마음>은 안읽고 아껴두고 있습니다~! 엄청 좋나보네요~!!

알라님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