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 딕 1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83
허먼 멜빌 지음, 황유원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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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온기를 제대로 향유하려면 몸 어딘가가 반드시 추워야만 하는데, 이 세상 모든 특성은 오로지 대조를 통해서만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만일 누군가가 자신은 모든 면에서 편안하다고, 그것도 아주 오랜 세월 동안 그래왔다며 우쫄덴다면 그는 더이상 편안한 사람이라 할 수 없다.˝



그런 작품이 있다. 명작이라고 하지만 너무 유명해서 읽고 싶은 마음이 안생기는 작품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보물섬>, <레 미제라블>, <돈키호테>? 가 그런 예시일거 같은데, 나에게는 <모비 딕>도 그러했다. 뭐 고래사냥 하는 유명한 이야기라는 걸 알고 있었고, 왠지 어린시절에 요약본을 읽어본거 같아서 쉽게 손이 가지 않았었다.

[왜 늠름하고 건강한 영혼을 지닌 늠름하고 건강한 청년들 대다수는 언젠가 바다로 가게 되길 그토록 열망하는가? 처음 배를 타고 항해하면서 당신과 당신이 탄 배가 이제 육지에서 벗어났다 말을 난생 처음 들었을 때, 그토록 신비한 떨림을 느꼈던 것은 왜인가? 왜 고대 페르시아인들은 바다를 신성하게 여겼던가? 그리스인들은 왜 바다의 신을 따로 두고 그를 제우스의 형제로 삼았을까? 이 모든 일에는 분명 의미가 있을 것이다. ] 1권 P.40



하지만 우연히 이 책을 선물받았고(내가 골랐지만...), 받았으니 읽어야 하기에 읽게 되었다. 읽고 나서 정말 감탄했다. 이런 엄청난 스케일의 책을 쓰려면 도대체 어떤 경험을 해야하고 얼마나 많은 조사를 해야 하는 걸까?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포경선의 역사에 대한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겠다. 이야기 중간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몇몇 장들은 각주를 세밀하게 풀어쓴 것처럼 보이는데, 이러한 글쓰기 방식 때문에 소설이라기 보다는 논문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긴 항해를 한 번 끝냈다 해도 뒤에는 두번째 항해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며, 두번째 항해를 끝냈다 해도 뒤에는 세번째 항해가, 그뒤에도 또다른 항해가 영원히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 세상에서의 우리의 노고란 그처럼 모두 끝이 없고 견더내기 힘든 것들이다.] 1권 P.135



하지만 이야기의 기본 바탕이 성경이다 보니,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그렇고, 많은 상징들이 등장하며, 일반인에게는 낯선 해양 용어들과 장비들 때문에 한번 읽고서는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고 가독성이 좋아서 술술 읽혔다. 번역이 정말 잘되었다는게 느껴졌다.




‘나를 이슈미얼로 불러달라.‘ 이 유명한 첫번째 문장 때문에 ˝이슈미얼˝이 주인공인것 같은데, 그건 이니고 진짜 주인공은 ˝에이헤브˝ 선장이다. 이 작품은 과거 항해에서 ˝모비 딕˝이라는 흰색의 대형 향유고래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에이헤브˝ 선장이 복수를 위해 ‘피쿼드호‘를 이끌고 망망대해를 항해하면서 ‘향유고래‘ 들을 추격하고 사냥하는 이야기인데, 그의 최종목적은 자신의 다리를 뺏어간 ˝모비 딕˝ 이다. 초반에 멋있게 등장한 ˝이슈미얼˝은 이 작품의 화자 역할을 할 뿐이다.
(˝이슈미얼˝이 작품 초반에는 식인종 출신인 ˝퀴퀘그˝와 브로멘스를 코믹하게 보여주긴 하지만...)

[˝말도 못 하는 멍청한 짐승에게 복수라뇨!˝ 스타벅이 소리쳤다. 녀석은 맹목적인 본능에 따라 선장님을 공격했을 뿐입니다! 미친 짓이에요! 멍청한 짐승 때문에 격분하는 건 말이죠, 에이헤브. 선장님, 제게는 신성모독으로 보입니다.] 1권 P.310



˝에이헤브˝ 선장의 직속 부하로 세 항해사 ˝스타벅˝, ˝스터브˝, ˝플래스크˝ 가 나오는데, 이들은 ‘피쿼드호‘의 포경 보트 세 척을 지휘하는데, 여기에 나오는 1등 항해사 ˝스타벅˝이 바로 그 스타벅스 커피의 유례라고 한다. ‘피쿼드호‘는 아주 큰 대형 어선으로 모선이라 한다면, 포경 보트 세척은 모선에 실려있는 작은 배로, 실제로 ‘향유고래‘를 사냥하는 임무를 수행하는데 자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권리‘와 ‘세계의 자유‘가 ‘놓친 고래‘가 아니면 또 뭐란 말인가? 모든 인간의 정신과 의견이 ‘놓친 고래‘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그들이 지닌 종교적 신념의 원칙이 ‘놓친 고래‘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남의 말을 훔쳐 허세를 부리는 웅변가에게 사상가들의 사상이 ‘놓친 고래‘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이 거대한 지구 자체가 ‘놓친 고래‘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그리고 독자여, 당신 또한 ‘놓친 고래‘이자 ‘잡힌 고래‘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2권 P.207



˝스타벅˝을 포함한 대부분은 ‘향유고래‘를 잡아서 돈을 벌어서 안전하게 고향으로 돌아가는게 목적인 일반적인 선원인데 비해, 선장인 ˝에이헤브˝는 돈보다는 복수가 우선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많은 선원들은 결국 리더인 선장의 복수심에 따를 수 밖에 없었고, 결국 ‘피쿼드호‘에 탄 선원 모두는 ˝모비 딕˝과의 일전을 치뤄야할 운명에 처하게 된다.

[˝흰 고래를 잡겠디는 너희의 맹세는 나의 맹세만큼이나 단단히 묶여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 에이해브는 심장, 영혼, 육신, 허파 그리고 목슴 까지 그 맹세에 묶여 있다. 너희는 이 심장이 어떤 곡조에 맞춰 뛰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다들 여기를 봐라. 내가 마지막 두려움까지 모두 꺼 줄 테니!˝ 그러더니 그는 거센 입김 한 번으로 불꽃을 꺼버렸다.] 2권 P.396



‘피쿼드호‘와 ‘모비딕‘의 싸움은 마치 자연에 대한 인간의 도전, 아니면 신에 대한 인간의 도전을 비유한 것으로 느꼈는데, 과연 인간이 자연과 신을 넘어서는게 가능하기는 할까?

[˝영감 당신은 녀석을 절대로, 절대로 잡을 수 없을 겁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이 짓을 그만두세요. 이건 악마의 광기보다 더 지독한 짓입니다. 이틀 동안이나 추격했고, 보트가 두 차례나 산산조각났으며, 당신의 그 다리는 또 한번 당신 몸에서 떨어져나간데다, 당신의 사악한 그림자는 영원히 종적을 감췄습니다. 선한 천사들이 떼지어 몰려들어 당신에게 경고하고 있어요. 뭘 더 원하나요? 이 흉악한 고래가 우리를 최후의 한 사람까지 몽땅 힘쓸어버릴 때까지 녀석을 추격해야 하나요? 우리가 녀석에게 이끌려 저 바다 밑바닥까지 내려가야 하나요? 우리가 녀석에게 이끌려 지옥에라도 들어가야 하나요? 아아, 이 이상 녀석을 쫓는 일은 불경스러운 신성모독입니다!˝] 2권 P.489





내가 예전에 배를 타본적이 있어서 그런지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사실 배라는 것도 하나의 축소된 사회라고 할 수 있는데, 배라는 좁은 공간에서 답답함에도 불구하고 육지의 불빛도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를 가로지르면서 단 한번의 정박도 없이 거친 파도와 싸워가며 목적을 위해 항해하는 이야기가 전혀 낯설지 않았고 친근하면서도 두려웠다.

[이제 조그마한 새들이 여전히 아가리를 떡 벌리고 있는 소용돌이 위를 시끄럽게 울며 닐아다녔고, 시무룩한 힌 파도는 소용돌이의 가파른 측면을 때렸다. 그러고는 모든 것이 무너져내렸고, 거대한 수의같은 바다는 오천 년 전에 넘실거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그 자리에서 넘실대고 있었다.] 2권 P.513




<모비 딕>은 이야기도 재미있고 감동적인 문장도 많이 수록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내용 자체가 많은걸 상징하고, 많은걸 담고 있다보니 한번 읽고 완벽히 이해했다고 하긴 힘들거 같다. 한 40% 정도 이해했으려나? 이 작품은 꼭 재독을 해야겠다. (나에게 이런 작품이 한둘이 아니지만...) 그리고 일러스트가 들어있는 다른 판본도 찾아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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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4-21 15: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너무 많은 것이 담겨 있어 저도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에이헤브 선장에 대한 선입견이 깨지기도 했고요.
스타벅의 생각과 이미지가 좋았어요.
이 세상을 떠받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스타벅같은 사람이 아닐까요!

새파랑 2024-04-21 21:45   좋아요 1 | URL
왜 많은 사람들이 인생책으로 꼽는지 공감했습니다~!! 저도 인생책으로 ㅋㅋ 너무 방대해서 한번 읽기에는 안될거 같은 느낌입니다~!!
북플을 떠받히는 페넬로페님~!!

청아 2024-04-21 19: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무슨 테스트에서 스타벅 나왔던거 기억납니다.ㅋㅋㅋ 새파랑님 이 글 당선되실 것 같아요!! 리뷰보니 저도 얼른 이 책도 읽고싶어요. 흐어엉...ㅋ

새파랑 2024-04-21 21:47   좋아요 2 | URL
역시 인간적이고 이성적인 미미님~!! 미미님도 이책 구매 하셨을텐데요? ㅋ 언제 여유 되실때 꼭 읽으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자목련 2024-04-23 14: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가정신의<모비딕>을 읽고 있어요^^

새파랑 2024-04-23 19:35   좋아요 0 | URL
역시 자목련님은 저랑 취향이 비슷하신거 같아요~!!!

페크pek0501 2024-04-28 1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레 미제라블을 읽으면서(3권 읽고 차례임) 소설이 아니고 무슨 논문 같다고 느꼈죠. 설명이 장황해서요. 이런 글을 어떻게 쓸 수 있나, 감탄하며 읽게 되어요. 대작에 깃든 작가의 정성과 노고가 저절로 느껴집니다.^^

새파랑 2024-04-28 13:49   좋아요 1 | URL
레 미제라블도 비슷하군요. 전 아직 엄두를 못내겠습니다. 대작이 괜히 대작이 아니더라구요~!!!
 
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멜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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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4032 큰 기대를 하고 읽어서인지 많이 아쉬웠다. 이런 스타일의 국내 단편문학은 나랑 잘 안맞는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성해나 작가의 <혼모노>가 가장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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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2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84
허먼 멜빌 지음, 황유원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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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4031 대작이라고 칭송받는 이유가 역시 있었다. 백색 향유고래인 '모비딕'의 크기만큼 웅장하고 광대한 태평양 만큼 깊이있는 작품. '모비딕'은 선일까? 악일까? 인간과 모비딕'과의 결투를 그린 결말 부분의 추격은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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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책탑 소개

책탑 페이퍼는 정말 오랜만에 쓴다. 그동안 책을 사긴 샀는데 조금씩만 사서 책탑을 찍을 일이 없었는데, 이번에 오랜만에 대량의 책을 구매해서 사진을 한번 찍어봤다. 간략히 소개해 보자면,


1. 짝 없는 여자와 도시 : 비비언 고닉
24년 문학동네 북클럽에 가입하면서 선택한 책. 사실 북클럽에 가입해도 그렇게 활동한 적이 없어서 가입을 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 가격 대비 책도 많이 주고 해서 가입을 했다.


2. 샤이닝 : 욘포세
24년 문학동네 북클럽에 가입하면서 선택한 또다른 책.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이니 한번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른 책들보다는 이 책의 평가가 좋은거 같아서 선택했다.


3. 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24년 문학동네 북클럽에 가입하면서 받은 지정도서 첫번째 책. 만약 평상시였다면 이 책을 구매하지는 않았을 것인데 (개인적으로 여러 작가의 단편을 엮은 책을 안좋아함) 북클럽 사은품이어서 일단 받았고, 먼저 읽었다. 등단 10년 이내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매년 수상작을 선정한다고 하는데, 나는 다 처음 읽는 작가님들의 작품었다. 방금 이책을 다 읽었는데, 엄청 좋다고 생각되는 작품은 없었다. 다만 몇몇 특이한 느낌의 작품들도 있었다.


4. 7번 국도
5. 스무살
6.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7.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8. 밤은 노래한다
9. 세계의 끝 여자친구 : 김연수

사실 책탑 사진을 찍게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거다. 김연수 작가님의 단편을 읽고 나서 충동적으로 다른 작품 6권을 구매했다. 다시보니 제목들이 모두 내 취향이다. 


10. 순수의 시대 : 이디스 워튼
민음사 버젼으로 이미 <순수의 시대>를 읽긴 했지만, 왠지 이 책의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다시 구매했다. 재독해봐야 겠다. 그래도 이디스 워튼의 최고의 작품은 <순수의 시대>라 생각한다.


11. 허먼 멜빌 단편집
모비 딕을 다 읽고 나서 자연스럽게 그의 다른 작품이 읽고 싶어졌다. 그래서 구매했다. 야금야금 현대문학 세계문학단편선 시리즈를 모으고 있다.


12. 잠든 사이 친구가 왔어 : 2024 자선 시집
24년 문학동네 북클럽에 가입하면서 받은 지정도서 두번째 책. 개인적으로 시를 선호하지는 않지만, 이번 기회에 한번 읽어봐야 겠다. 30명의 시인이 뽑은 자신의 작품 두편씩, 총 60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나는 시를 즐길 정도로 감성적이지는 않은것 같다...)



자 이젠 다시 책을 읽어야 겠다. 아직 내일이 오기 전까지는 두시간이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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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4-04-17 2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김연수 작가님에게 빠지셨군요~! 문동 북클럽 가입하셨네요!

새파랑 2024-04-18 06:07   좋아요 0 | URL
문동 북클럽은 처음 가입해봤는데 괜찮은거 같습니다~!!

올해는 김연수 작가님 작품을 많이 읽어봐야 겠습니다~!!

잠자냥 2024-04-17 22: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사 후 새 책상 마련 술파랑~!!

새파랑 2024-04-18 06:08   좋아요 2 | URL
식탁인데.... ㅋㅋ 요새 술을 줄이고 있습니다... 이러다가는 병날거 같아서 ~~!!

페넬로페 2024-04-18 0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술파랑에서 다시 책파랑으로 돌아오신
새파랑님, 책탑 좋고 멋져요^^

새파랑 2024-04-18 06:09   좋아요 1 | URL
이젠 술은 그만..오늘까지만 마시고... ㅋ 일단 책을 사야 읽을수 있을거 같아서요. 책탑에서 한권씩 빼서 읽고 있습니다~!!

moonnight 2024-04-18 0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아름답습니다^^

새파랑 2024-04-18 06:10   좋아요 1 | URL
책은 옆으로 놓는것 보다 쌓아 놓는게 더 아름답더라구요~!!

공쟝쟝 2024-04-18 09: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연수 읽기에 동참하겠습니다! 🙌🏻집에 많은데 ㅋㅋㅋ 딱 한권 읽기 ㅋㅋㅋㅋ 뭐 읽를지는 저도 모릅니다!!!

새파랑 2024-04-18 10:23   좋아요 1 | URL
저는 딱 두권 ㅋㅋ
전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을 들고 출근했습니다~!!

자목련 2024-04-18 1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높은 책탑, 그리고 김연수의 소설!
제가 왜 뿌듯할까요? ㅎ
김연수의 산문도 좋습니다.
즐겁게 읽으시길 바라요~~

새파랑 2024-04-19 04:57   좋아요 0 | URL
산문도 좋군요~!! 소설 읽고 나서 만나보겠습니다~!! 근데 아직 새 책탑 시작을 못했다는....

독서괭 2024-04-18 1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연수탑이네요!! ㅋㅋ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세계의 끝 여자친구> 둘중 한권인지 두권인지 읽었는데 좋았던 기억입니다.. 뭔지도 제대로 기억 못 하면서 ㅋㅋㅋ

새파랑 2024-04-19 04:59   좋아요 1 | URL
제가 한번 기억나게 해보겠습니다~!! 오늘부터는 책읽는걸로 ㅋㅋ

blanca 2024-04-18 14: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김연수 작가의 팬이 된 게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이죠. 이로부터 그의 전작주의가 시작됩니다. ㅋㅋ <젊작상>은 저도...이것도 옛날이 충격적으로 좋은 작품이 많았다고 생각한 건 제가 늙었다는 증거일까요. 자, 다 읽으시고 김연수 작가의 <청춘의 문장들>도 읽어주세요.

새파랑 2024-04-19 05:01   좋아요 0 | URL
아 <네가 누구든> 이 작품이 좋군요~!! <청춘의 문장들>도 읽어보겠습니다~!!

전 이번에 처음으로 <젊작상> 읽었는데 신선했지만 제 스타일은 아니더라구요~~

거리의화가 2024-04-19 1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연수 작가님 책 시리즈 참 좋네요. 저는 몇 권 읽지도 않았는데 모두 좋았어요. 새파랑님의 읽기를 응원합니다*^^*

새파랑 2024-04-20 08:51   좋아요 1 | URL
모두 좋으셨군요~!! 저도 화가님을 따라서 잘 읽어보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요~!!!

책친놈 2024-04-19 15: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클럽 가입하셨군요 ㅎㅎㅎ 문동이랑 민음사 고민하다가 저는 민음사로 했어요 요즘 고전에 빠져서 ㅎㅎㅎ 책탑 멋져요bb 쌓여있는걸 보니 든든하네요 ㅎㅎㅎ 즐겁게 읽으시길 바라요 !

새파랑 2024-04-20 08:52   좋아요 1 | URL
전 마음산책, 문학동네, 민음사 세개 다 가입했습니다 ㅋㅋ 뭔가 그냥 생각없이 다 가입한거 같아요 ㅎㅎ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4-04-19 17: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무살 새파랑님~~^^

새파랑 2024-04-20 08:53   좋아요 1 | URL
거기에다가 x2를 좀 더 해야할거 같습니다 ㅜㅜ

청아 2024-04-20 15: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연수 작가의 책들이 많이 보이네요! 김작가님 책 표지가 다 느낌이 있습니다^^
<순수의 시대>도 늘 읽고 싶던 책이에요. 표지가 마음에 들어 읽은 책을 또 사고
재독하는 새파랑님 너무 멋집니다. 새파랑님 비비언 고닉 어떠실지 궁금합니다.


새파랑 2024-04-20 18:07   좋아요 1 | URL
표지가 영화 포스터 같더라구요~!! <순수의 시대> 재미있습니다. 제목이 좀 별로인데 내용은 아주 좋습니다 ~!! 비비언 고닉은 아직 제대로 시작을 못해서... 주말에 읽으려고 합니다~!!
 

자연에 대항하는 인간, 신에 맞서려는 인간.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느낌을 책을 덮는 순간까지 느꼈다.








‘인간의 권리‘와 ‘세계의 자유‘가 ‘놓친 고래‘가 아니면 또 뭐란 말인가? 모든 인간의 정신과 의견이 ‘놓친 고래‘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그들이 지닌 종교적 신념의 원칙이 ‘놓친 고래‘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남의 말을 훔쳐 허세를 부리는 웅변가에게 사상가들의 사상이 ‘놓친 고래‘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이 거대한 지구 자체가 ‘놓친 고래‘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그리고 독자여, 당신 또한 ‘놓친 고래‘이자 ‘잡힌 고래‘ 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 P207

암컷 학교와 수컷 학교 사이의 또다른 차이점이 성별의 차이를 더욱 명확히 보여준다. 여러분이 40통짜리 황소 한마리를 공격하기라도 하면- 불쌍하기도 하지! ㅡ녀석의 동료들은 몽땅 녀석을 두고 달아나 버린다. 하지만 하렘 학교의 학생 하나를 공격하면, 그 학생의 친구들이 온갖 우려를 표하며 그녀 주위를 헤엄쳐 다니고, 때로는 그녀 가까이서 너무 오랫동안 머무는 바람에 자신들까지 희생물이 되어버리곤 한다. - P199

I. ‘잡힌 고래‘는 그것을 잡은 자의 소유다.
II. ‘놓친 고래‘는 먼저 잡는 자가 임자다. - P203

하지만 그럼에도 녀석을 쫓을 것이오. 그냥 내버려두는 게 상책인 녀석, 그 저주받은 녀석이 때로는 마음을 가장 강하게 사로잡는 매력을 뻗어내기도 한단 말이지. 녀석은 온몸이 자석이오! 녀석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소? 어느 쪽으로 갔소?‘ - P282

"흰 고래를 잡겠디는 너희의 맹세는 나의 맹세만큼이나 단단히 묶여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 에이해브는 심장, 영혼, 육신, 허파 그리고 목슴 까지 그 맹세에 묶여 있다. 너희는 이 심장이 어떤 곡조에 맞춰 뛰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다들 여기를 봐라. 내가 마지막 두려움까지 모두 꺼 줄 테니!" 그러더니 그는 거센 입김 한 번으로 불꽃을 꺼버렸다. - P396

난 영감에게 순풍을 보고하러 온 거야. 그런데 무엇을 위한 순풍이지? 죽음과 파멸을 위한 순풍. 그렇다면 그것은 모비딕을 위한 순풍이로군. 그 저주받은 고래에게만 순조로운 바람이야. - P405

이리하여 흰 고래가 혜엄치고 노는 바로 그 어장에서 흰 고래를 찾기 위해 돛대에 오른 피쿼드호의 선원이 처음으로 심해에 삼켜지고 말았다. 하지만 당시에 그 사건의 의미를 곱썹어본 이들은 극히 소수였을 것이다. 사실 선원들 중에 이 사건을 불길한 징조로 여기고 비통해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이 사건을 앞으로 닥쳐올 재앙의 전조가 아니라, 이미 에견된 재앙의 실험으로 여졌기 때문이다. 선원들은 간밤에 들었던 날카로운 비명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제야 알겠다며 떠들어 댔다. 하지만 맨섬 출신의 노인은 그게 아니라는 듯 다시 한번 고개를 가로저었다. - P423

이 늙은 에이해브는 지난 사십년 동안을 왜 그리도 바보ㅡ바보ㅡ늙은 바보처럼 살아온 것일까! 왜 고래를 잡겠다고 이처럼 분투하는 것일까? 왜 노를 긋고 작살과 창을 던지느라 팔을 지치게 하고 저리게 하는 것일까? 그래서 에이해브가 지금 더 부자가 되거나 형편이 나아지기라도 했단 말인가? 보게. 오오, 스타벅! 이렇게 지굿지긋한 짐을 짊어진 내게서 가련한 다리 하나마저 슬적 강탈해가야만 했다니, 이건 해도 너무한 게 아닌가? - P458

"오오, 선장님! 나의 선장님! 고귀한 영혼이시여! 역시나 위엄 있고 지혜로운 마음을 가지신 분이시여! 왜 우리가 그 가증스러운 고래를 쫓아야 하는 겁니까! 저와 함께 갑시다! 이 끔찍한 바다에서 함께 달아 납시다! 집으로 가자고요! 저 스타벽에게도 처자식이 있습니다-형제 같고 자매 같고 어릴 적에 같이 놀던 친구 같은 처자식 말이에요. 선장님이 늙어서 얻은 사랑스럽고 그리운 처자식도 그와 마찬가지일 테죠. 갑시다! 함께 가자고요! 지금 당장 침로를 수정할 수 있게 허락해주세요! 오, 나의 선장님, 우리가 다시 그리운 낸터킷을 향해 달려가는 길은 얼마나 유쾌하고 즐거울까요! 선장님, 제 생각에는 낸터킷에서도 이처럼 온화하고 푸른 날들을 맞이할 수 있을 겁니다." - P459

"영감 당신은 녀석을 절대로, 절대로 잡을 수 없을 겁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이 짓을 그만두세요. 이건 악마의 광기보다 더 지독한 짓입니다. 이틀 동안이나 추격했고, 보트가 두 차례나 산산조각났으며, 당신의 그 다리는 또 한번 당신 몸에서 떨어져나간데다, 당신의 사악한 그림자는 영원히 종적을 감췄습니다. 선한 천사들이 떼지어 몰려들어 당신에게 경고하고 있어요. 뭘 더 원하나요? 이 흉악한 고래가 우리를 최후의 한 사람까지 몽땅 힘쓸어버릴 때까지 녀석을 추격해야 하나요? 우리가 녀석에게 이끌려 저 바다 밑바닥까지 내려가야 하나요? 우리가 녀석에게 이끌려 지옥에라도 들어가야 하나요? 아아, 이 이상 녀석을 쫓는 일은 불경스러운 신성모독입니다!" - P489

"농락당했구나, 바보처럼 농락당했어." 길고 가는 한숨을 들이마시며 그가 말했다." 그래, 파르시여! 자네와 다시 만나게 되였구나. 그래, 자네가 나보다 앞서나갔군. 그렇다면 이것이 이것이 바로 자네가 약속했던 그 관이란 말인가. 하지만 자네가 했던 약속의 마지막 한 글자까지 지켜줘야겠네. 두번째 관은 어디에 있지? 항해시들은 모두 모선으로 돌아가라! 너희 보트는 이제 무용지물이니까. 제시간에 보트를 수리할 수 있거든 내게로 돌아오고, 그럴 수 없거든 죽는 건 이 에이해브 하나로 족하 다ㅡ다들 앉아! 내가 서 있는 이 보트에서 뛰어내리려 하는 자가 나온다면 내가 작살 맛을 보여주겠다. 너희는 남이 아니라 내 팔과 다리다. 그러니 내게 복종하라. 고래는 어디 있지? 다시 아래로 잠수했나?" - P506

이제 조그마한 새들이 여전히 아가리를 떡 벌리고 있는 소용돌이 위를 시끄럽게 울며 닐아다녔고, 시무룩한 힌 파도는 소용돌이의 가파른 측면을 때렸다. 그러고는 모든 것이 무너져내렸고, 거대한 수의같은 바다는 오천 년 전에 넘실거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그 자리에서 넘실대고 있었다. - P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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