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 내가 책을 살때 참고하는 기준은 알라딘의 평점이었다. (좋아하는 작가작품 제외. 평점이 낮으면 아무래도...)

올해부터는 북플을 알고나서(북플의 존재를 전혀 몰랐다ㅜㅜ) 북플님들의 독서기록을 보고 마음에 와닿거나, 강추!하시는 책을 장바구니에 담는 걸로 바꿨다.

올랜도 역시 북플님들이 강추하시고, 표지가 예뻐서 구매해 두었다가 3.1절을 기념해서 읽었다. 사전 지식 없이 읽다보니 다소 이해가 안되었다가, 4장 이후 300년이 넘는 이야기였다는 것을 인지하고 나니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다.(그래도 난해함..)

역사적 배경에 따른 올랜도의 (성별의 전환을 경험한)자아들과 이러한 자아들의 총합이 현재의 내 자아이며, 여기에 양성성을 경험한 올랜도의 성장 이야기로 이해했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남성성과 여성성의 차이는 시대상의 반영일 뿐, 분리된 게 아닌 유동적이라는 작가의 생각에 공감하며, 성별(남성성,여성성) 고정관념에 대한 사회인식과 인간의 복잡한 내면 변화를 잘 그린 작품이라 생각한다. 완벽한 이해를 위해 곧 다시한번 읽어봐야겠다.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만 읽었는데, 다른 작품도 읽어 봐야겠다.
(나도 자고 일어나보니 다른 자아로 변해있는 경험을 한번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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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2-28 22: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투가 아름답지만 난해하죠ㅋㅋ 저도 재독의 필요를 느낀 책이예요. 남자로 살아보라면 저는 혼자서 여기저기 여행다녀볼래요ㅋ

scott 2021-02-28 2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화 사알짝 추천합니다 ^.^

레삭매냐 2021-03-01 1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버지니아 울프의 책을 읽겠다고 하면서
말로만이지 정작 완독한 책은 하나도
없네요 에휴...
 

"당신이 남자가 아니라고 확신해요?" 그는 걱정스럽다는 듯 이렇게 묻곤 했고, 그녀는 되풀이해서 말하곤 했다.

"당신이 여자가 아닌 게 정말인가요?" 그러면 그들은 이러니저러니 말할 것 없이 그것을 시험해 보아야 했다. 서로 상대의 신속한 공감에 몹시 놀랐기 때문이다. - P265

그리고 여자가 남자처럼 관대하고 솔직하게 터놓고 말할 수 있다는 것과 남자가 여자처럼 불가사의하고 신비스러울 수 있다는 것은 두사람에게 뜻밖의 사실이었으므로, 그들은 당장 그 문제를 입증해야 했다. - P265

만일 마음속에 76개의 서로 다른 시간대가 동시에 재깍거리고 있다면, 인간의 영혼에는 이 시간대나 다른 시간대에 머물렀던 사람들이 수없이 존재하지 않을까? - P317

어서 오라, 어서 오라! 나는 이 특정한 자아가 싫증 나서 죽을 지경이니까. 나는 다른 자아를 원해. -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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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까지 읽었다.(오늘 다 읽을려 했는데 ㅜㅜ)
많은 은유와 풍자가 나오지만, 그 시대의 배경지식이 없는 나같은 경우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그래도 장면 장면의 세밀한 묘사와,
성의 변화에 따른 인식과 행동의 변화는 인상깊었다.
19세기 시작은 어떻게 될지 ~~

그런데 황녀에게 포도주를 주려고 쟁반을 들고 다시 돌아왔을 때, 보라! 황녀바 아니라 검은 옷차림의 키 큰 신사가 서 있었다. 난로망에 옷들이 걸려 있었다. 올랜도는 어떤 남자와 단둘이 있는 것이었다. - P185

양성간의 차이란 다행히도 매우 심원한 것이다. 의상은 그 아래 깊이 숨어있는 것의 상징에 불과하다. 올랜도로 하여금 여자의 옷과 여자의 성을 선택하도록 영향을 미친 것은 그녀의 내면에서 일어난 변화였다. - P195

그녀가 종종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행동하게 되었던 것은 이처럼 그녀의 내면에 남자와 여자가 뒤섞여 있고, 한 성이 우세하다가 다음 순간엔 다른 성이 강력해지기 때문이었다. - P195

환상이 현실과 부딪칠 때 산산이 부서진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므로, 환상이 만연한 곳에서는 진정한 행복이나 진정한 재기, 진정한 심오함이 용인되지 않는다. - P206

당신이 나를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나, 내가 당신을 숭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나 똑같이 공허한 일이야. 진실의 빛은 그림자도 없이 우리를 강타하고, 또 우리 둘 다에게 지독하게 맞지 않으니까. - P213

사납게 요동치는 어마어마한 구름이 런던을 덮어 버렸다.
사방이 깜깜했다.
사방이 의혹이었다.
사방이 혼란이었다.
18 세기가 끝나고 19세기가 시작된 것이다.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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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읽어야지 했다가 불의의 일격?으로 어제는 책을 못읽어서 너무 아쉬웠었는데 오늘부터 부지런히 읽어야겠다.(읽고싶은 책이너무 많다..)








입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글로 적힌 이야기만큼 세련되거나 멋지게 윤색되지 않기 마련이다 - P29

하지만 그 언어를 배우지 않았더라면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그 목소리에 대답하지 않았더라면, 그 눈빛을 좇지 않았더라면... - P41

"만물은 죽음으로 끝나지"
올랜도는 얼음 위에 톡바로 앉아 말하곤 했다. 그러나 어쨋든 영국인의 피가 한 방울도 흐르지 않고, 해가 더 천천히 지고 새벽은 그리 급작스럽게 밝아 오지 않고 문장을 어떻게 끝맺는 것이 최선일지 몰라 종결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한 러시아에서 태어난 사샤는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러시아에 대한 표현이 멋있다.)
- P48

그는 언어를 아무리 샅샅이 뒤져 보아도 적절한 표현을 찾을 수 없었다. 다른 풍경과 다른 언어가 필요했다. 사샤를 묘사하기에는 영어가 너무나 거침없고 너무나 노골적이며 너무나 입에 발린 언어였다. - P48

재빨리 말에서 뛰어내린 그는 미친 듯이 화가 나서 물살을 헤치고 나아갈 듯이 뛰어들었다. 무릎까지 물에 잠긴 그는 그 믿을 수 없는 여자에게 그녀의 성이 늘 받아 온갖 모욕적인 욕설을 퍼부었다.

빙빙소용돌이치는 물결이 그의 말을 심키더니 부서진 항아리와 지푸라기른 그의 발치에 내던졌다. - P67

"인간들과의 관계는 끝났으니까" 그가 말했다.

그리하여 서른살 가량의 나이에 이 젊은 귀족은 인생이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했고, 그경험들이 모두 무가치하다는 것을 깨달았딘. 사랑과 야망, 여자들과 시인들, 모두 다 똑같이 공허했다. 문학은 우스꽝스러운 짓거리였다. - P100

산더미처럼 거대한 환상에서 벗어났고, 그 결과 자신은 한 오라기의 환상도 없이 벌거벗은 처지라고 느끼면서 그는 개들을 불러 파크를 성큼성큼 가로질렀다. - P101

그는 기지개를 켜면서 일어섰다. 완전히 벌거벗은 몸으로 우리 앞에 똑바로 섰닺 트럼펫이 "진실 진실 진실"이라고 외치는 동안 우리는 어쩔 도리 없이 고백해야 한다. 그가 여자라는 사실을.

(이 부분에서 이해가 안되어 이전 페이지를 다시봤다. 그래도 확실히 이해는 안됨 ㅋ) - P143

인간의 가슴에서 가장 강력한 열정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믿는 대로 믿게 만들려는 욕망이다.

자신이 더없이 고귀하게 여기는 것을 다른 사람이 저급하게 평가한다는 자각만큼 그의 행복을 뿌리째 뽑아 버리고 그의 마음을 분노로 채우는 것도 없다.

(오늘의 최애공감 문장이다.)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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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역사
니콜 크라우스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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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미있고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다. 단숨에 읽고, 다 읽은 지금도 다시 읽고 싶어지는 작품.

이야기는 세가지 시점(후반부는 두가지 시점)으로 진행되다가 마지막에는 합쳐지고, 초반부와 후반부의 소재와 복선들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처음에 읽을때는 세가지의 개별 이야기가 아닌 액자형 소설(이야기 속의 이야기 구성?)로 생각하고 읽어서 다소 혼란스러웠으나(챕터별 시점이 표시되어 있지 않고, 내 이해력도 떨어지고ㅜㅜ), 이해를 하고 읽으니 자연스러운 전개에 감탄했다.

사랑의 역사에서 말하는 사랑은 단순히 남녀간의 사랑만을 말하고 있지 않다.

과거의 연인을 평생 그리워하고, 그 연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을 멀리서 지켜보며, 아들이 죽은 후 아들도 아버지를 사랑했다는 흔적을 마주하게 된 노인의 사랑(레스 거스키),

친구와의 약속 때문에 괴로워하는 남자와, 이 남자를 지키기 위한 아내의 사랑(리트비노프 부부),

사랑하는 남편, 아빠를 잃은 후,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각자 노력하는 가족의 사랑(엘마 가족),

유대인 학살이라는 역사적 배경 아래 이러한 사랑들이 모여서 ˝사랑의 역사˝를 이루었다.
(그리고 15세 소녀 엘마는 사랑의 역사를 계속 써내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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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2-25 1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새로 나와서 사서 읽다
말았네요...

이왕에 사서 읽기 시작한 책이니
다시 읽어야겠네요.

새파랑 2021-02-25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재미있게 읽어서 니콜 크라우스 작품 다른것도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ㅋ 이책은 하루에 단숨에 읽으면 좋을거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