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주말이 끝나지는 않았지만..주말에 읽은 책. 원래 계획은 행복의 나락, 스푸트니크의 연인들, 악령ㅡ하 3권 읽으려고 했지만(언제나 계획은 거창하다 ㅎ) 책을 회사에 놔두고 와서 실패.
결국 스콧피츠제럴드의 ˝행복의 나락˝과 예전에 사놓고 모셔놓기만 한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을 읽었다.
특별한 의도없이 고른 작품인데, 두 소설 모두 사랑과 상실이라는 내용을 닮고 있다. 내 취향이 그런 내용을 좋아하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행복의 나락˝이 서구적인 배경에 남성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면, ˝연인˝은 동양적인 배경에 여성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두 책 모두 좋았지만, ˝행복의 나락˝이 내 취향과 감성에는 맞았다.
˝연인˝의 경우 문장이 아름답다.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이국적인 풍경이 잘 그려진다. 다만 과거와 현재의 시점 이동, 소녀와 소녀 엄마의 이야기 혼재, 그,그녀라는 3인칭 호칭이 자주 나와서 좀 햇갈렸다. 그리고 여자 주인공의 감정변화와 행동을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웠다. (노멀피플은 완전 공감했는데...내가 남자라서 그런지, 이해력이 짧은건지 ㅜㅜ). 오히려 중국인의 감정과 사랑에 많이 공감했고, 책의 마지막에 써있는 그의 말이 진심으로 와닿았다.
˝그는 그녀를 생각하며 슬퍼했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했다. 그는 잠깐 뜸을 들인 후 이렇게 말했다. 그의 사랑은 예전과 똑같다고. 그는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으며, 결코 이 사랑을 멈출 수 없을 거라고. 죽는순간까지 그녀만을 사랑할 거라고.˝ (연인 마지막 문장)
영화도 있다는데 보고싶고, 책도 다시읽어봐야겠다.
˝행복의 나락˝은 피츠제럴드의 단편집으로, 총 5작품이 실려있다. 이중 비행기 환승 세시간 전과 겨울 꿈은 예전에 읽었던 작품이었는데, 또 읽어도 역시 좋았다. 행복의 나락이라는 단편이 포함되어 있지만 여기에 실린 단편 모두가 행복의 나락을 보여주는 일관된 모음집이다. 모든 작품에서 피츠제럴드 특유의 (돈많은 남자의?) 우울함과 상실이 잘 그려져 있고, 이런 분위기를 정말 좋아한다 ㅎㅎ 피츠제럴드 작품이래봤자 위대한 개츠비와 단편 몇번 읽어본게 전부인데, 다른 작품도 찾아봐야겠다. 행복의나락 5작품 모두 좋지만 그중 ˝행복의 나락˝과 ˝겨울 꿈˝ 이 특히 좋았다.
˝오래전에, 내 안에 무언가 있었어. 그런데 이제 그것들은 사라졌지. 영원히 사라져 버렸어, 이젠 가 버렸어. 울 수가 없어. 아무렇지도 않아. 더 이상 그건 돌아오지 않아.˝(겨울 꿈 마지만 문장)
아직 주말이 안끝났으니 한권 더 읽어 봐야겠다 ㅋ 책 리뷰해주신 플친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