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책읽기 가장 큰 목적은 즐거움이다. (즐거움에는 행복과 슬픔, 불행의 감정을 모두 포함한다. 내 기준)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소설과 같은 문학쪽을 더 선호한다. 특히  작가가 구성한 세계의 이야기에 공감이 갈 때면 즐거움은 배가 된다.

˝티끌같은 나˝도 읽고 나서 정말 뿌듯했다. 빅토레아 토카레바의 작품은 처음 읽어봤다. 북플에서 워낙 평이 좋고, 이웃님이 추천해줘서 읽었는데 참 좋았다. 우선 대단히 재미있고 잘 읽힌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 중간중간에 재미있는 문장도 많고, (밑줄긋기 문장이 너무 많았다...) 특히 캐릭터의 특성이 잘 살아 있는데, 주인공들이 모두 독창적이고 너무 개성이 강해서 인상적이다. 이정도까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북플에 이 작품의 좋은 리뷰가 워낙 많지만 내가 읽은 기록을 남겨두기 위해 써본다면...

이 책은 3개의 중장편과 2개의 단편 등 총 5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4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에는 어떤 해설도 없다. 표지도 정말 멋지다. 양장이었으면 좋았을거란 생각도 했다.(좀 더 비싸더라도)

5개의 작품에는 개성이 강한 주인공들의 인생 이야기가 그려진다. 현실적으로 당시 소련에서 여성이 그렇게 살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 이 책에서는 정말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간다. 그 결과가 어떻든 간에 내가 주체가 되어 인생을 설계해 간다. 결국 내가 책임지는 거니까...

3개의 중편인 ‘티끌같은 나‘, ‘이유‘, ‘첫번째 시도‘는 개별 이야기지만, 개인적으로는 사랑과 인생 이라는 동일한 아이템을 가지고 작품별로 다양한 인물상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티끌같은 나‘의 안젤라는 사랑과 인생의 균형을 가지고 자신의 꿈을 위해 주관을 가지고 인생을 개척해 나간다. 킬리만자로의 눈을 보기 위해...(헤밍웨이? ㅋ)

「안젤라는 잠시 생각한 뒤 안나가 자살을 선택한 것은 무료함 때문이라고 단정 지었다. 그녀는 킬리만자로의 눈 같은 목적도 없이 브론스키만 의지했던 것이다. 브론스키는 그런 그녀를 부담스러워 하고 그녀도 그런 자신이 싫었지만 다른 출구를 찾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바다는 흔들리지 않는다. 바다는 달에 의해서만 동요될 뿐이니까...」


‘이유‘의 마리나는 사랑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힘들게 살지만 누구에게도 주눅들지 않고, 너무나도 뚜렷해서 주위에서 적응하기 힘든 자기만의 주관을 유지하면서, 그리고 과거를 외면하지 않으면서 살아간다.

「루스탐은 이상하게도 반응이 없었다. 마리나는 그가 울고 있을 거라 짐작했다. 그녀에게 그런 부탁을 하는 자신이 창피해서 울고 있으리라. 그리고 자신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은 게 고마워서 울고 있으리라.  그녀는 과거를 외면하지 않았다.」

「삶은 그들을 찌그러뜨리는가 하면 포옹도 하고 버스에서 만난 집사들처럼 소중한것을 훔쳐 달아났다. 하지만 그들은 살아 있고 아픈데도 없으며 몸 안에는 마트료시카처럼 옛모습이 숨겨져 있다.」


‘첫번째 시도‘의 마라는 인생(성공)을 위해 사랑을 이용하여 성공하지만 주변을 불행에 빠뜨리며 결국 본인도 불행한 끝을 맞이한다. 하지만 슬프지 않고 담담하다. 쿨하게.

「마리는 죽고 나서 무덤을 남겨 두고 싶지 않았다. 아무도 무덤을 찾지 않을 거라 생각하여 유언을 남겼다.  ˝당신들이 나를 보러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중요한 사실은 어디까지나 ‘내 결정이지 당신들의 결정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나는 계속해서 내 삶을 살아가지만, 늘 뒤를 돌아봐서 마치 목을 뒤로 꺾은 채 앞을 향해 걷는 기분이 든다.」


세 작품 모두 주인공이 뭔가 행복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슬프지는 않는 결말을 그린다. 타인이 아닌 본인의 선택에 의한 결말이었기 때문일꺼라 생각해 본다.

다른 단편인 ‘남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죠‘와 ‘어느 한가한 저녁‘ 역시 좋았다. 남을 의식하면서 있어보이려고 하는 삶의 무의미함과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이 짧은 단편이지만 인상깊게 그려진다.

책 안에 해설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작가 소개라도 좀 해주지 ㅎㅎ 직접 찾아봐야 겠다. 좋은 책을 읽고나면 정말 기분이 좋다. 그래서 서점에 가야겠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1-03-14 23: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책 좋죠. 그녀들의 선택이 마음에 드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들의 선택하에 삶을 살아가는 것이 그 시절 러시아에서 쉽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그래서 뭔가 응원하게 만드는 힘 같은게 느껴졌었어요. ^^ 완독 축하드려요. ^^

mini74 2021-03-15 09: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본인의 선택이라 슬프지 않은 결말 ~ 공감합니다 *^^*

2021-03-20 1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1-04-09 15: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의 빠른 독서 이력에~
이달의 당선작으로!!
축하 합니다. ^ㅎ^

새파랑 2021-04-09 16: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당첨이 되었나요? ㅋ 이거 추천받아 읽은 책인데 ㅎㅎ 감사합니다^^

청아 2021-04-09 18:25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 저도 축하드려요!!🍾 담당자는 아니지만 충분히 예상된 당연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함께 많이 읽고 써요.ㅋㅋㅋ 이 속도, 이 느낌이면 머지않아 몇 개씩도 당첨 되실것 같아요!
 

남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죠?
어느 한가한 저녁 두편의 단편까지 읽었다.
이 두편도 좋다. 능동적인 주인공들의 행동과 중간 중간의 좋은 문장들.

어느날 아침 해가 중천에 미처 다다르지 못하고 바다는 깊은 숨을 쉬지 않으며 악성 바이러스는 본연의 임무를 상실한 채 물고기들과 놀고 있을 때, 바로 그 순간 바닷가에 페미나가 등장했다. 여자가 아니라 페미나 였다. 평범한 소련 여자 중에 그렇게 아름다운 등을 가진 이가 없기 때문이었다. 작곡가는 초조했다. 보통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개들이 이런식으로 흥분하곤 했다.

(아름다운 등은 어떤 걸까? 이분에서 하루키, 그리고 하루키 소설의 키키(?)의 귀가 생각났다. ㅎㅎ ) - P400

해가 지기 시작했고, 대지와 바다, 슬픔, 새, 사람 그리고 그날 하루와 작별인사를 했다. 하늘 곳곳이 분홍색과 산딸기색으로 어지러이 물들었다. 어찌나 아름답고 충만한지 누군가와 이별을 앞둔 것 같았다.

(풍경이 눈앞에 그려진다.) - P411

그녀는 화해도 설명도 듣지 않기로 했다. 그의 이름을 마음속 영정사진 액자에 넣어 국화를 올려놓고 더 이상 쳐다보지도 않았다.

(이런 표현 정말 좋다.) - P420

그 순간 리타는 문득 깨달았다. 그녀가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때처럼 그를 향한 사랑이 깊숙이 스며들었다. 다른 것과 몰래 바꿔치기하고 싶지도 않고, 심지어 사랑하는 척하고 싶지도 않았다.

(갑자기 바꾸는 마음의 배경에는 과거의 기억이 있는거겠지.) - P426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아 2021-03-14 16: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괄호안에 느낌 적는거 좋네요!
저도 뭐라 덧붙이고 싶을때 있었는데 어쩌지.. 하다 그냥 패스ㅋㅋ

새파랑 2021-03-14 17:40   좋아요 1 | URL
그냥 밑줄긋는것 보다는 이게 재미있더라구요~자기만족 ㅎㅎ
 

(밑줄긎기 수정) ˝티끌 같은 나˝ 표제작인 ‘티끌같은 나‘ 읽기 끝. 이후 ‘이유‘, 첫번째 시도‘ 읽기 끝.
(이제 초 단편 2개 남음~) 리뷰는 초 단편까지 다 읽고 써봐야 겠다.

간단감상평 : 세 단편 모두 주인공이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간다. 다만 사랑과 성공 어느것에 더 중점을 두느냐의 차이뿐. 러시아는 보드카가 정말 문제다.

1. 티끌같은 나
배신은 배신을 낳는다. 다만 배신한 후, 배신 당한 후 주체적인 삶은 개인에게 달려있다. 나만 흔들리지 않으면 된다. 그게 안젤라와 니콜라이의 차이였다.

2. 이유
마리나의 사랑과 인생이 나에게는 가장 공감되었다.

3. 천번째 시도
출세욕의 극단 마라, 결국 끝은 파멸이다


니콜라이는 문득 ‘존재한다‘와 ‘존재하지 않는다‘를 구별하는 경계가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지 깨달았고, ‘해야 한다‘와 ‘하면 안된다‘라는 관습에 얽매일 필요가 있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 P88

사람의 본능도 동물과 다르지 않다. 잘나가는 친구들은 내가 너보다 행복하다는 우월감에 젖곤 했다. 한편 패배주의자들은 자신 같은 사람이 한명 더 생긴 걸 반기는 눈치였다. ‘내가 힘드니 너도 힘들면 좋겠어. 네가 나보다 나은 게 뭔데?‘ 이런 식이었다.

(난 정말 저러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 P137

그는 ‘존재하기‘와 ‘소유하기‘에 대해 알려주었다. ‘존재하면서‘ 아무것도 소유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존재해야‘ 한다. 반면 모든 것을 가졌지만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여기서 존재는 사랑을, 소유는 물질을 말하는 거겠지? 반대인가 ㅋ) - P155

거대한 절벽의 가슴속에서
황금빛 먹구름이 하룻밤을 청했다네
먹구름은 화창한 날 이른 아침
신나게 떠났다네
하지만 늙은 절벽의 주름에
축축한 흔적이 남았고
절벽은 홀로 서서 깊은 생각에 잠겨
텅 빈 사막에서 조용히 흐느낀다네

(이 시 정말 좋다. 레르몬토프의 시?) - P163

"난 한번 준 선물은 도로 가져가지 않아"

"자기는 좋은 사람이에요..."

"좋은 사람은 사랑받지 못하더라고. 나쁜 사람을 사랑하지"

(나쁜사람을 사랑한다기 보다는 사랑이 변한 거겠지. 좋은 사람과 사랑은 별개일 뿐이다.) - P168

하지만 바다는 흔들리지 않는다. 바다는 달에 의해서만 동요될 뿐이니까...

(멋진 말이다. 바다를 표현하는 말은 언제나 좋다.) - P175

사랑에는 조건이 없으니까, 마음가는 대로 사랑하면 그만이니까. - P179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안 좋은 냄새가 난다고들 한다. 반면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에게 좋은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그 냄새로 알 수 있다는 말이다.

(향기가 나는 사람이겠지.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되자 ㅎ) - P188

꼭 함께 살아야 사랑하는 건가? 감정없는 잠자리를 갖고 서로 늘 짜증을 내며 보드카로 귀결되는 끊임없는 부부싸움이 사랑이란 말인가?

사람들은 흔한 말로 릴랙스하기 위해 술을 마신다고도 하지만 결국 보드카의 도움으로 슬픔을 치료하고 그로 인해 다시 쇠퇴한다.

(러시아에게 있어서 보드카는 생필품 ㅋ 보드카 하이볼로 먹으면 맛있는데..) - P201

그들은 더이상 미래를 함께 할 수 없지만 둘의 과거가 세포 하나하나에새겨져 있었다. 진정한 사랑은 뇌리 속에 영원히 남는 법이니까. 지병처럼 말이다. - P230

마리나는 화장실을 확인하려고 들어갔다가 변기 물탱크에서 보드카병을 발견했다. 그제야 류트카가 화장실만 갔다 하면 기분이 좋아져서 나오는 이유를 알것같았다.

(러시아인에게 알콜중독과 보드카란...) - P243

인간의 정신은 노화하는 법이 없다. 정신만은 영원히 아가씨이며 청년이다. 영원히 소년이나 소녀로 남는 사람도 더러 있다.

(영원한 청년이고 싶다. 정신만이라도 ~) - P296

루스탐은 이상하게도 반응이 없었다. 마리나는 그가 울고 있을 거라 짐작했다. 그녀에게 그런 부탁을 하는 자신이 창피해서 울고 있으리라. 그리고 자신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은 게 고마워서 울고 있으리라. 그녀는 과거를 외면하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이 부분이 이 단편에서 가장 좋았다.) - P314

삶은 그들을 찌그러뜨리는가 하면 포옹도 하고 버스에서 만난 집사들처럼 소중한것을 훔쳐 달아났다. 하지만 그들은 살아 있고 아픈데도 없으며 몸 안에는 마트료시카처럼 옛모습이 숨겨져 있다.

(이 문장도 정말 인상적이다. 마트료시카처럼 사람의 마음도 꼭꼭 숨겨져 있다.) - P317

사람이 사람에 대해 생각한다는데. 자지도 않고. 그것도 달려와서. 걱정을 하고. 그러니까 사샤는 적어도 이 세상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것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고작 한명이긴 하지만. 그에게 전혀 쓸모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그래도 고마운건 고마운 거니까.

(고마운걸 고마워하는 사람이 일반적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 - P339

나는 계속해서 내 삶을 살아가지만, 늘 뒤를 돌아봐서 마치 목을 뒤로 꺾은 채 앞을 향해 걷는 기분이 든다.

(김동률의 ‘귀향‘ 가사와 비슷한 느낌이 들어 놀라웠다.) - P395


댓글(4)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1-03-13 09: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러시아는 보드카가 문제다.˝에서 빵터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3-13 09:56   좋아요 2 | URL
지금 그다음 단편 ˝이유˝ 읽고있는데 여기서도 보드카가 문제로 나와요 ㅎㅎ 보드카 맛있는데...

바람돌이 2021-03-14 0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밑줄긋기를 이렇게 하는 방법도 있었는데 왜 저는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을까요? ㅎㅎ
그래도 보드카가 없다면 러시아문학에서 러시아다움이 사라지는거라고 생각합니다. ^^

새파랑 2021-03-14 08:24   좋아요 1 | URL
전 독보적 미션하려고 오늘의 책 읽기에 밑줄 넣어요 (추가가되서 좋더라구요 ㅋ) 러시아는 보드카죠^^ 이책 너무 밑줄 그을게 많더라는. 재미있어서 ㅎㅎ 독보적 미션 정말 좋은거 같아요
 

녹색광선의 2번째 읽은 책은 알렉산드로 푸쉬킨의 눈보라 이다. 원래 제목은 ˝벨킨 이야기˝라고 하나 이 책에 수록된 ˝눈보라˝를 표제작으로 해서 출판되었다. 나처럼 푸쉬킨을 처음 접한 사람에게는 ˝눈보라˝라는 제목이 더 좋을수도 있겠다. 파랑색 표지도 눈보라와 어울리고.

푸쉬킨의 작품은 처음 읽는다. 그래도 러시아의 대문호인데, 처음이라는게 나의 짧은 독서를 말해주는 것 같다 ㅜㅜ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만 찾아읽는 바보같은 나...) 이번 기회로 그의 소설도 찾아봐야 겠다. (예브게니 오네긴은 장바구니에 들어있다 ㅎ)

책은 총 6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에서 눈보라와 역참지기가 특히 좋았다.

눈보라는 세 남녀의 엇갈린, 하지만 극적인 만남을 그린 작품인데, 결말 부분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눈보라로 덮인 숲의 묘사와 이곳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결국은 사랑도 놓쳐버린 블라디미르의 묘사가 좋았다. 그의 안타까움을 말과 행동에서 잘 느낄 수 있었다.

역참치기는 하층 계급으로 살아가는 아버지가 그의 전부인 딸을 귀족 장교에게 빼앗기는 이야기이다. 딸이 불행해질 거라 생각한 아버지는 딸을 데려오려 하지만, 행복하게 사는,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는 딸을 알게되고 혼자서 역참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혼자서 쓸쓸하게 떠난다. 읽고 나서 그의 심정과 딸의 심정이 어땠을까 생각해봤다. 그리고 신분에 따른 차이가 행복을 가르는 기준이 되는게 맞는건지, 부모를 버린 자식이 행복하게 사는게 맞는 건지도.

녹색광선 1번째 읽은 책인 피츠제럴드의 ‘행복의 나락‘이 매운맛(우울한) 이라면, 푸쉬킨의 ‘눈보라‘는 순한맛 이라 할 수 있겠다. (눈보라에 있는 모든 단편이 그런건 아니지만 전체적인 느낌이 그렇다는 거다)

요새 어두운 책을 많이 읽었는데, 이런 순한맛의 책이어서 좋았다.

녹새광선 시리즈 수집하고 싶은 생각이 계속 든다 ㅋ 이런 양장본 좋다.

(이건 이번 주말에 읽기를 목표로 한책)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나리자 2021-03-12 22: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언젠가 <눈보라> 읽어야지 생각하고 있네요. 주말에 저렇개 많이 읽으시다니요! ㅎ
즐거운 주말 되세요. 새파랑님.^^

새파랑 2021-03-12 22:20   좋아요 3 | URL
계획은 계획일 뿐입니다 ㅎㅎ즐거운 주말되세요^^

청아 2021-03-12 22: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푸쉬킨은 이 책이 처음이었어요.ㅋ 책이 예쁘기도 해서 샀는데 ‘눈보라‘ 참 놀라웠어요!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묘사. 이후로 <예브게니 오네긴>을 오디오북으로 초반만 들었는데(성우들이 녹음한 무료 어플)아주아주 기대되더라구요.^^
밀린책이 많은데 생각나 마저읽고싶네요.ㅠㅠ

새파랑 2021-03-12 22:23   좋아요 3 | URL
예브게니 오네긴은 바로 읽어봐야겠네요^^ 밀린책은 골라보는 재미가 있는거 같아요ㅋ

붕붕툐툐 2021-03-13 00: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파랑님 완전 책 많이 읽으시네요~ 멋쪄멋쪄!!👍👍👍

새파랑 2021-03-13 00:19   좋아요 0 | URL
재미있다고 하는 책만 찾아읽는 수동적인 독자 입니다 ㅋ

scott 2021-03-13 0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책 눈보라는 새파랑님을 위해 출간된 양장본인것 같아요

새파랑 2021-03-13 00:20   좋아요 1 | URL
좋아하는 파랑색에 양장이어서 마음에 듭니다 ^^

잠자냥 2021-03-13 10: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 요즘 재미난 책 많이 읽으시는 것 같은데, 시간 나시면 이 책 꼭 한번 읽어보세요. 후안 마르세, <떼레사와 함께한 마지막 오후들>(창비). 정말 추천합니다.

새파랑 2021-03-13 10:39   좋아요 2 | URL
이런 추천 정말 좋은거같아요 ㅎㅎ 바로 장바구니로^^

coolcat329 2021-03-14 13:23   좋아요 2 | URL
아 저 떼레사 사놨는데 올해 꼭 읽어야 겠어요.

coolcat329 2021-03-14 1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역참지기>가 가장 좋았습니다. 순한맛! 너무 적절한 표현이네요~~

새파랑 2021-03-14 13:46   좋아요 0 | URL
비슷한걸 좋아하신다니 왠지 뿌듯하네요^^

새파랑 2021-03-14 13:54   좋아요 0 | URL
저는 떼레사 담주에 구매해서 읽을려고 생각중입니다~(생각만..)
 

안젤라의 캐릭터가 매력있다.

마르트노프카는 고령화가 진행되어 하나둘 죽어 가는데 바다는 항상 똑같은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하늘의 달빛만이 바다를 동요시킬 뿐이었다. 젊은이들은 높은 지대에 펼쳐진 바닷가에 모여들었고, 바다는 늘 똑같은데 사람들은 매번 바뀌었다.

(바다를 표헌하는 문장은 늘 좋다.) - P29

뭔가를 더 빨리 얻고 싶다면 방법은 아주 간단해. 사람들이 들어 오라고 문을 여는 순간 너는 창문으로 들어가렴.

(정확한 표현이다. 이해됨 ㅋ) - P30

그녀 앞에는 킬리만자로의 눈처럼 빛나는 목표가 있었다. 그녀는 언젠가 킬리만자로의 눈이라는 멋진 표현을 들은 적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헤밍웨이 밑줄긋기) - P42

안젤라는 잠시 생각한 뒤 안나가 자살을 선택한 것은 무료함 때문이라고 단정 지었다. 그녀는 킬리만자로의 눈 같은 목적도 없이 브론스키만 의지했던 것이다. 브론스키는 그런 그녀를 부담스러워 하고 그녀도 그런 자신이 싫었지만 다른 출구를 찾지 못했던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안나 카레니나 ㅋ) - P44

이를 테면 도스토예프스키는 마음속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서 어떤 감정을 찾아 밖으로 끄집어낸다. 그러고는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다. 병적인 상상력을 말이다.

(와 내가 생각했던, 말로 표현못한 도스토예프스키 설명. 공감) - P45

인간은 어린 시절, 유년 시절, 인생의 황금기를 지나서 쇠퇴기로 향하도록 프로그래밍되었어요. 그 후에는 자신이 차지한 공간을 비워 주는 거죠.

(아직은 나는 인생의 황금기라 생각한다. 생각하고 싶다 ㅎㅎ) - P8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