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웃옷 주머니에 온 더 로드나 론섬 트래블러를 꽂고 다니며 틈 날 때마다 책장을 넘겼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으면 그곳에 연필로 표시를 하고 반가운 경문이라도 본 듯 외웠다. - P10

항상 느끼는 일이지만 당신은 뭔가를 설명하는 데는 선수야. - P50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 지 알 수 없을 때 흔히 그렇게 하듯 나는 엉뚱하게 예상한 것을 말한다. "나는 아니겠지?"

(웃기다 ㅎㅎ) - P51

깊이 배려해준다...그게 가장 중요하죠. 마음을 안정시키고 여러가지 상황에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이는 것.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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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다시읽기 6번째 작품. 스푸트니크의 연인 읽기 시작하고 바로 읽기 끝. 너무 좋다. 서로 닿을 수 없는 스푸트니크 위성과 같은 사랑 이야기. 밑줄 그은 부분은 다시 봐도 좋다.






"사람은 그 인생에서 한 번쯤은 황야로 들어가 건강하면서도 어느 정도는 지루하기까지 한 고독과 절망을 경험해야 한다. 자신이 오직 자기 자신의 육체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뒤에 스스로의 진실한, 숨겨져 있는 힘을 깨달아야 한다." - P11

도서관을 찾아가거나 간다의 헌 책방 거리에 가면 하루종일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나는 나 자신을 제외하고 그렇게 깊고 폭넓게 열렬히 소설을 읽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고, 그것은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완전 요즘 내 이야기 같다. 알라딘 중고서점 가면 하루 끝ㅎㅎ 주변에 소설 읽는 사람도 없고...) - P26

내가 끌려 가는 곳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본적이 없는 특별한 세계일지도 모른다. 그곳에 숨어 있는 것들이 나에게 깊고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지니고 있는 모든 것들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뒤로 물러설 수 없다. 설사 나라는 인간이 그곳에서 불에 타 사라져버린다고 해도.

(이런 문장과 감성이 좋아서 하루카는 좋인할 수밖에 없다.) - P44

내가 온전한 나 자신이었을 때 당신을 만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 P80

어떤 사람에 대해서든 일정한 거리를 두고 그 거리가 줄어들지 않도록 하면서 상대방의 태도를 지켜보게 되었다. 사람들이 입에 담는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다. 내가 세상에 대한 유보없는 정열을 발견하는 것은 책이나 음악에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고 당면한 결과인지도 모르지만 나는 뭐랄까 고독한 인간이 되었다.

(하루키에 영향을 받은건지, 원래 그랬던건지 모르겠지만 저런 성항이 있다. 책과 음악도 그런거 같고 ㅋ) - P94

스미레 앞에 있으면 가끔씩 예리한 칼로 몸이 도려내어지는 듯한 절실한 고통을 느낀다. 그러나 설사 어떤 고통이 느껴진다고 해도 스미레와 힘께 있는 시간은 내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귀중한 시간이었다. 그녀는 내가 속해있는 세계의 둘레를 넓혀주어 심호흡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한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여자는 스미레뿐이었다.

(예전에 밑줄그어놓은 문장인데 지금도 좋다.) - P101

스미레는 나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허전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 옆에는 뮤가 있다.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다. 나에게는...나밖에 없다. 언제나 그렇듯이.

(책의 흐름속에서 너무 공감이 된다...) - P129

당신은 스푸트니크라는 말이 러시아어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나요? 그건 영어로 traveling companion이라는 의미에요. 여행의 동반자

(왠지 너무 슬픈 단어다.)

- P166

고양이는 그대로 사라져 버렸어요. 마치 연기처럼..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고양이는 가지에 매달려서 울지도 못할 정도로 겁에 질려 있는 거라고 생각했죠.

(스미레도 그렇게 다른 세계로 갔을 것이다. 이 내용은 작년에 나온 하루키의 단편 ‘고양이를 버리다‘에 나온 것과 비슷하다 ㅎㅎ 경험에 바탕한 소재였다니..) - P178

하지만 어쩔 수 없죠. 마음에 드는 것들은 모두 언젠가 끝이 나게 마련이니까. - P185

우리는 멋진 여행을 함께하고 있지만 결국 각자의 궤도를 그리는 고독한 금속덩어리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요. 두개의 위성이 그리는 궤되가 우연히 겹칠 때 우리는 이렇게 얼굴을 마주볼수 있고 어쩌면 마음을 풀어 합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건 잠깐의 일이고 다음 순간에는 다시 절대적인 고독 속에 있게 되는 거에요. 언젠가 완전히 타버려 제로가 될 때 까지 말이에요.

(너무 좋은 문장이다. 공감이 간다.) - P197

어디에도 도달할 수 없다고 해서 그 마음을 간단히 내버릴수는 없었다. 그것과 바꿔야 할 것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설사 실현될 가능성이 적다고 해도 적어도 내게는 꿈을 꿀 권리가 있었다.

(너무 공감되는 문장...이래서 하루키 소설은 좋다.) - P299

어째서 모두 이렇게까지 고독해져야만 하는 것일까. 어째서 그렇게 고독해질 필요가 있는 것인가.

그리고 영원히 헤어져버리는 것이다. 주고받는 말도 없이, 만나자는 약속도없이. - P303

그 친구가 없어져버리면 내게는 이제 아무 친구도 없단다. 단 한사람도 없어. - P325

우리는 이렇게 각자 지금도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치명적으로 자신을 잃어버렸다고 해도, 아무리 중요한 것을 빼앗겼다 해도. 우리는 묵묵히 삶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나는 매우 우울한 기분이 되었다.

(우울한 기분이란...) - 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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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16 23: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주변에 소설 읽는 사람도 없고,,,] 아닙니다 새파랑님 알라딘 서재에는 책친구들로 가득 가득 ^ㅎ^

새파랑 2021-03-16 23:36   좋아요 2 | URL
알라딘 서재에는 너무 많죠 ^^ 좋은 책을 너무 많이 알려쥐서 문제지만 ㅎㅎ
 

(사랑에는 휴가가 없다. 독서에도 휴가가 없다.)

녹색광선 3번째 읽은 작품.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2번째 읽은 작품이다. 원래 주말에 읽으려고 했는데, 역시 계획은 계획일 뿐이었다.

이 책을 산지는 한달은 된거 같은데 왠지 선택을 못받았다. 제목 때문이었을까?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이라는 뜻을 이해못해서 였는지 모른다. 작은 말들이 뭔지 몰랐었다.

이 책은 자크와 사라 부부, 루디와 지나 부부, 독신인 다이아나와 장이라는 한 남자가 여름 피서지에서 보낸 일들이 3인칭 시점에서 그려진다. 중심은 사라.

책의 큰 흐름은 사라와 자크 부부의 갈등, 지뢰폭발사고에 따른 휴가지의 슬픔, 장이라는 남자의 등장에 따른 사라ㅡ자크ㅡ장의 미묘한 삼각관계 3가지 이야기이다.

이러한 이야기 속에서 모든 사랑은 절대적이지 않지만, 그러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 각자는 각자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한다. 연인과의 사랑 뿐만이 아닌 모든 종류의 사랑에 대해.

사라와 자크는 너무 쿨하게 상대방의 권태를 인정하지만(서로 너무 무덤덤하다..) 결국은 서로를 이해하고 타키니아로 같이 여행을 가기로 한다.

루디와 지나 역시 항상 싸우지만(서로 개성이 너무 강하다. 어떻게 같이 살까 싶을 정도로 ㅎㅎ) 서로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서로의 단점을 인정하면서 같이 나아간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루디는 ‘사랑엔 휴가가 없다‘고 말한다. 사랑은 권태를 포함한 모든 것까지 온전히 감당하는 것이라는.

이 책을 읽고 나니 영화를 보고 있다는 느낌과, 특히 무덥지만 한적한 바닷가로 휴가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장인물들이 계속 수영만 한다. 술과 생선만 먹는다. 늦게 일어난다. 피서지의 즐거움과 설램을 느끼게 하는 책. 그 속에서 사랑을 바라보는 다양한 태도와 의미를 알게 해주는 책.

마르그리트의 간결한 문체와 덤덤한 묘사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잘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즐거운 월요일의 시작이다. (읽는다고 퇴근이 늦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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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3-16 2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황사가 많은 화요일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 편안한 밤 되세요.^^

새파랑 2021-03-16 22:16   좋아요 1 | URL
황사가 온지도 모르게 하루가 끝났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프랑스적인 느낌이 듬뿍 배어있는 📚
피서지에 온 기분이었다. 결말도 마음에 든다.
사랑에는 휴가가 없다. 독서도 휴가가 없다.


하지만 가끔은 그냥 저기압인 채로 있고 싶을 때도 있는 법이야.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고서.

(나도 가끔 그럴때가 있다. 같이 있어도 조용히 있고 싶은 ㅎㅎ) - P114

그녀는 그의 욕망의 대상이 된 게 황홀했다. 사실 그녀는 남자들의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을 언제나 황홀해 했다. 사라는 그렇게 순진하고 단순했다.

(이건 순진하고 단순한게 아닌거 같은데...) - P160

"아! 지나도 좀 너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랬다면 넌 자크보다 더 못견뎠을 걸"

"물론 못 견디긴 했을거야. 하지만 고통도 행복처럼 가끔 종류를 바꿔 줘야 한다고. 안 그러면 우린 늙고 멍청해져"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나는 자크나 루디 처럼 쿨하게 생각하긴 힘들거 같다. 애들은 너무 쿨하다 ㅋ) - P213

"세상의 어떤 사랑도 사랑을 대신할 순 없어, 그건 어쩔 도리가 없는거야"

"정말 어쩔 도리가 없을까? 정말 아무것도?"

"아무것도. 가서 자"

(부부간의 권태를 짧은 문장으로 표현한다. 쿨하게 ㅋ) - P237

새로운 욕망과 새로운 세상을 한꺼번에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P243

"내 생각에 문제는 우리가 모든 걸 너무 늦게 시작한다는 거야. 우리는 저녁을 너무 늦게 먹고, 공도 너무 늦게 쳐. 그러니 아침에 늦게 일어나게 되고 수영도 늦게 가고 그야말로 악순환이지"

"그럴지도. 하지만 살면서 우리가 너무 늦게 하지 않는 게 있기는 해? 제시간에 일어나는 건 또 무슨 의미가 있고?"

(맞는 말이다. 늦게 하지 않는 건 없었다. 단 한번도) - P288

어쩌면 오래된 사랑이 우리를 그렇게 악의적으로 만드는 건지도 몰라. 위대한 사랑의 황금 감옥 말이야. 사랑보다 우리를 더 옥죄는 감옥은 없지. 그렇게 오랜 세월 갇혀 있다 보면 세상에서 가장 선량한 사람까지 악의적인 사람이 돼 버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것 또한 사랑의 과정실 것이다.) - P295

사랑엔 휴가가 없어. 그런 건 존재하지 않아. 사랑은 권태를 포함한 모든 것까지 온전히 감당하는 거야, 그러니까 사랑엔 휴가가 없어.

(와, 멋진 문장이다.) - P306

그게 사랑이야, 삶이 아름다움과 구질구질함과 권태를 끌어안듯, 사랑도 거기서 벗어날 수 없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말인것 같다.) -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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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광선 3번째, 마르그리트 뒤라스 책 읽기 시작. 책값이 비쌌었네 ㅎ표지가 좋으니 어쩔 수 없다. 프랑스 작가 작품도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사랑뿐만 아니라 욕망 또한 그토록 변치 않고 오래간다면, 그 역시 절망이 될 수도 있으리라. 누가 알겠는가?

(오래간다는건 그래서 힘든건가 보다.) - P39

"내가 예전엔 산에 가는 걸 좋아했다 치자. 그런데 이제 더이상 좋아하지 않는다면? 살면서 똑같은 것만 영원히 좋아해야 하는 법이라도 있어? 단지 예전에 좋아했다는 이유로?"

(바뀌는건 어쩔수 없다. 난 잘 안바뀌는 성향이지만.) - P46

"어떤 의미로는 차라리 이러고 있는 게 저 사람 마음이 편할 거요. 꿈쩍도 하고 싶지 않은 거지. 서명을 하면 그땐 정말 떠나야 할 테고, 그러고 싶지 않으니까"

(떠나기 전의 마지막 의식을 치룬다는 건 슬픈일이다.) - P64

그녀는 이제 자신이 늙어 가기 시작했다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이 시기는 다른 곳, 지크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보내고 싶었으며, 정말이지 누가 됐든 이제 더는 자신의 까다로운 성미로 인해 괴로워하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간절했다. - P81

"난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혼자서 알아맞히려고 이리저리 머리 굴리는 게 싫어, 상대방이 날 도와주지 않으니까..."

"왜 상대방이 슬픈지, 아니면 또 어떤 기분인지 기를 쓰고 알려고 하는 건데?"

"내가 당신 기분이 어떤지 더이상 관심 없게 되면, 그땐 내가 더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거야."

(긍금증이 없어진 관계는 더이상의 애정이 없는 것이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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