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멸 알베르토 모라비아 Alberto Moravia 시리즈 1
알베르토 모라비아 지음, 정란기 옮김 / 본북스 / 2019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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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의 원인을 나에게서 먼저 찾아야지, 타인에게서 먼저 찾다보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특히 연인 사이의 문제일 경우에는 더욱 더 그렇지 않을까?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경멸>을 읽고 난 후 느낀 생각이다.

이 책은 주인공인 ˝리카르도˝를 중심으로 쓰여진 1인칭 시점의 소설이다. 그러다 보니 주인공 위주의 행동과 생각, 관찰이 묘사되고 그래서 더욱 그의 관점에서 상황을 보게 되고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완전 금방금방 읽히는 책. 하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가 않았다.

˝리카르도˝는 극작가를 꿈꾸지만, 경제적 이유로 시나리오 작가로 일을 하고 있으며, 그의 아내인 ˝에밀리아˝를 위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무리한 대출을 받아 집을 사게 되고, 더욱 궁핍해져서 시나리오 작가일을 계속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러면서 영화 제작자인 ˝바티스타˝가 등장한 후 둘 사이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생긴다. ˝바티스타는 ˝에밀리아˝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그녀에게 추근되지만, 나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자신을 도와달라는 ˝에밀리아˝의 신호를 무시하게 된다.

이후 나는 ˝에밀리아˝의 사랑이 식었다는 것을 느끼고, 그녀를 의심하며 왜 사랑이 식었는지 그녀를 추긍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으며 그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결국 감정이 폭발하게 되고 ˝에밀리아˝는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 한다.

[난 당신을 경멸해. 이게 당신에 대한 내 마음이야. 이게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된 이유야. 난 당신을 경멸해. 당신 몸이 닿을 때마다 언제나 몸서리쳤어. 진실을 말했어, 난 당신을 경멸해. 난 당신이 싫어!] 146페이지

이런 말을 듣고 나면 그 관계는 더이상 이전과 같은 관계로 절대 돌아갈 수 없다. 설령 어느정도 수준으로 회복한다 해도 앙금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이처럼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에서 나와 그녀, ˝바티스타˝, ˝레인골드˝는 ‘카프리 별장‘으로 같이 떠나게 되고, 결국 그곳에서 나는 ˝에밀리아˝의 어깨에 키스를 하는 ˝바티스타˝를 목격하게 되며, 이후 크나큰 관계의 전환과 상실을 경험하게 된다.
(이후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생략)

둘의 사이는 분명 개선의 여지가 있었다. 최초 갈등의 시작이 결혼 2년차 부부의 권태일 수 도 있지만, 그들은 결코 소통하지 않았다.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했더라면 아마 <경멸>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둘 사이에는 벽이 생겼으며, 이는 ˝난 당신을 경멸해˝라는 돌이킬 수 없는 말로 표현되는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누구의 잘못일까? 확실한건 주인공인 ˝리카르도˝는 너무 보이는 것에만 신경을 쓰고, 보이지 않는 내면의 감정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율리시스‘ 시나리오에 대한 그의 생각을 통해서도 드러나는데, 제작자인 ˝바티스타˝는 율리시스가 보여줄 수 있는 오락적인 즐거움을 이야기 하고, ˝레인골드˝는 율리시스의 내면에 숨겨진 의미를 해석하려 한다. 반면 ˝리카르도˝는 있는 보여지는 그대로의 ˝율리시스˝만을 고집하려 하며, 그 누구의 의견도 이해하거나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래서 ˝에밀리아˝의 마음은 ˝레인골드˝가 생각하는 ‘페넬로페‘  에서 ˝바티스타˝가 생각하는 ‘페넬로페‘ 로 점점 바뀌게 된다.
(남편에 대한 경멸에서 바티스타의 쾌락으로 탈출)

또한 ˝리카르도˝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는 이유를 아내인 ˝에밀리아˝ 때문이라 생각하고, 그녀가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낼 때마다 이를 전혀 식하지 못하며, 자신의 경제권을 쥐고 있는 제작자인 ˝바티스타˝에게는 비굴한 모습을 보여주는 등 자기 위주로만 생각하고 행동하고 그녀의 믿음을 잃게된다. 다만 나만 그런 사실을 모른다. 어차피 설명해줬어도 몰랐을 거지만...

하지만 이러한 점들이 ˝에밀리아˝가 나를 경멸하게 된 주된 이유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가 나를 ‘경멸‘하는 이유는 나를 ‘경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멸‘의 감정이 드는 그 자체가 ‘경멸‘의 이유였으며, 그래서 ˝리카르도˝가 아무리 그녀에게  ‘경멸‘의 이유를 물어봐도 ˝에밀리아˝에게서 그 이유를 들을 수 없었던 것이다.

만약 내가 ‘경멸‘의 이유를 그녀에게서 찾으려고 하지 않고, 나에게서 원인을 찾으려고 했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적어도 그런 비극은 없었을 텐데란 아쉬움이 남는다. 너무 충격적인 결말.

˝에밀리아˝도 분명 잘못이 있다. 좀 더 터놓고 이야기 했더라면 좋았을거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 책이 ˝리카르도˝의 1인칭 시점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관점 위주로 써보았다.

[˝동굴 안은 어둡지만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면 곧 보일거야˝] 319페이지

결국 ˝리카르도˝는 그녀를 떠나보내고 난 후에야 세상에 눈을 떴다...

순식간에 읽었지만 여운이 길게 남은 작품이다. 특히 ‘율리시스‘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이와 연계해서 풀어가는 이야기는 정말 놀라웠다. 이 책을 읽고나니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딧세이>, 그리고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또 읽을 책이 늘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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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6-02 12: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도 역시 🌟 5개!!
장 뤽 고다르의 동명영화도 볼만해요ㅋㅋㅋㅋ저 <일리아드>는 봤는데 <오딧세이>도 그렇고 아무래도 천병희님 책으로 제대로 읽어봐야 할듯해요!*^^*

새파랑 2021-06-02 13:08   좋아요 4 | URL
저는 이 책 읽으면서 <초조한 마음>이 떠올랐어요. 전 🌟8개로 평가합니다. ˝리카르도˝가 좀 답답해도 치밀한 심리묘사가 너무 좋았어요^^

미미 2021-06-02 13:12   좋아요 3 | URL
별도 의견도 공감합니다! 저도 모라비아의 심리묘사에 놀라 도서관에서 빌렸던 책 반납하고 바로 구입했었지요ㅋㅋㅋㅋ👍

공쟝쟝 2021-06-02 15:08   좋아요 4 | URL
여기에 고다르 영화를 보는 시네필이 있을 줄이야…. ㅋㅋㅋ (전 시네필 아님..)ㅋㅋ

미미 2021-06-02 15:20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시네필이고 싶긴해요^^* 레삭매냐님 리뷰보고 찾아본 영화예요.ㅋㅋ

공쟝쟝 2021-06-02 15:40   좋아요 4 | URL
전 시네필들의 영화리뷰를 글로 읽는 사람..ㅋㅋㅋ (영화는 안봄..)// 참참 파랑님.. 리뷰 잘읽었어용! 책도 영화도 모두 보고 싶어졌어요! 뭔가 땡기는 소설이야!

새파랑 2021-06-02 16:43   좋아요 3 | URL
미미님 이젠 영화까지~! / 공쟝쟝님 책 읽으시다가 화나셔서 책 던지실 수도 있으니 릴렉스 하게 읽으셔야되요 ㅎㅎ

페넬로페 2021-06-02 13: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정말 이 책으로 독서토론을 하고 싶다니까요~~새파랑님의 리뷰를 읽으니 다시 이런 생각이 듭니다
리카르도는 정말 바티스타가 자신의 아내에 대해 흑심을 품는 것을 전혀 몰랐을까?~~
뭐 이런거요 ㅎㅎ
영화에서는 이 작품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한 번 보고 싶어요~~

scott 2021-06-02 15:34   좋아요 4 | URL
페넬로페님 영화 강추 합니다!!
장뤽 고다르 시선으로 편집한 경멸!
이해가 두배!v。◕‿◕。v

새파랑 2021-06-02 16:51   좋아요 4 | URL
전 몰랐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ㅋ 그런것에 신경쓰지 않는다면 그럴수도 있다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민한 사람도 있고 무딘 사람도 있어서 ㅎㅎ그런데 만약 저라면 알았을거 같아요^^

bookholic 2021-06-02 13: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읽고픈 책들은 쌓여만 가는군요~~^^

새파랑 2021-06-02 16:51   좋아요 3 | URL
이 책은 정말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어요 ㅎㅎ 글을 너무 잘 읽히게 잘 쓴거 같아요 ^^

하나의책장 2021-06-02 16:0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연인 사이던, 어떤 관계에서든지 다툼이 있을 때, 격해지다 보면 상대방 잘못만 계속해 물고 늘어지면 (대화의) 끝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헤어짐의) 끝이 다가오죠. 이 책도 꼭 읽어봐야겠어요^^

새파랑 2021-06-02 16:54   좋아요 4 | URL
하나의책장님 표현 너무 좋네요. 끝이 보이지 않지만 끝이 다가온다는~!!
전 이책 아주 재미있게 읽어서 강추 합니다^^

coolcat329 2021-06-02 20: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리카르도의 심리묘사가 참 좋았어요. 모라비아가 부인이랑 사이 안좋을때 쓴거라죠? 그 영향도 있었을까요? ㅎㅎ

새파랑 2021-06-02 21:19   좋아요 2 | URL
해설 보니까 그렇게 써있더라구요. 그래서 이렇게 심리묘사가 사실적인 느낌이 들었어요. 정말 현실같은 ㅎㅎ

mini74 2021-06-02 21: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다들 밥은 먹고 읽으시는겁니까 ! ㅎㅎ 읽고 싶은 책들에 압사할 것 같지만 은근히 좋은 책들 주섬주섬 담으며 히죽히죽 웃는 전 혹시 변태아닐까요 ㅎㅎㅎ 이 책도 찜 ㅠㅠ

새파랑 2021-06-02 22:47   좋아요 2 | URL
저는 밥은 먹는데 다른분들은 밥을 먹으면서 책을 읽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네요ㅎㅎ 저도 이웃님 추천책 보관함에 담으면서 기쁘면서도 슬픕니다^^

붕붕툐툐 2021-06-02 22: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첨부터 이 책이 그닥 끌리지 않았는데-표지 제목-리뷰를 지금 한 3~4개쯤 읽고 있는데 아무래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ㅋㅋㅋㅋㅋ
새파랑님 정말 대단하셔요~👍👍👍

새파랑 2021-06-02 22:48   좋아요 3 | URL
이 책 툐툐님 분명히 좋아하실거라 생각합니다^^

희선 2021-06-03 02: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두 사람 사이에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사람이 잘못해서 그렇다 하기보다 자신이 뭘 잘못했나 생각해 보는 게 더 좋을 것 같기는 하지만, 그게 아닐 때도 있기는 하네요 서로가 자신만 생각하지 않고 말을 하면 좀 나을지... 섭섭한 것 같은 건 말하기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해요 친구도 그런 건 다르지 않으니... 아니 부부는 또 다를까요


희선

새파랑 2021-06-03 06:32   좋아요 3 | URL
희선님 말이 맞습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가 항상 쉽지는 않은거 같아요. 말하는건 더욱 더 ㅜㅜ 그래도 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6-03 02: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쩌죠, 저는 경멸이 왜 경애의 마음으로 읽힐까요??^^;;

새파랑 2021-06-03 06:33   좋아요 2 | URL
경애의 마음 안읽어봤는데 읽어봐야 할까요? ㅎㅎ

scott 2021-07-07 16: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이달의 당선 !추카!추카!

해피 수요일 ^ㅅ^

새파랑 2021-07-07 16:20   좋아요 3 | URL
스콧님의 열정에 감탄합니다 😄👍

서니데이 2021-07-07 16: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새파랑 2021-07-07 17:19   좋아요 3 | URL
ㅋ 전 또 당선될지 몰랐네요.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물감 2021-07-07 16: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최고의 버닝맨, 새파랑님 ㅎㅎ
축하드립니다 ~!

새파랑 2021-07-07 17:20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ㅋ 저는 리뷰를 많이 써서 당선된거 같아요. 노력상? 😄

미미 2021-07-07 18: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새파랑님 저 PC들어와서 지금 확인했어요!!
당선 넘넘 축하드립니다!! 게다가 이 작품이라니 더 멋지심요!!^^*엄지척5개ㅋㅋㅋㅋ

새파랑 2021-07-07 18:57   좋아요 2 | URL
감명깊게 읽은 책이어서 더 즐겁네요. 완전 제 스타일 책 ^^ 미미님 덕분에 좋은 책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

행복한책읽기 2021-07-07 18: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축축축!!!하해요 새파랑님. 님은 증말 리뷰 독보적!!^^

새파랑 2021-07-07 19:00   좋아요 3 | URL
책읽기님 감사합니다~!! 독보적으로 잘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초딩 2021-07-07 20: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앙 새파랑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

새파랑 2021-07-07 20:58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읽어야 겠어요 😄

페넬로페 2021-07-08 00: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과 비슷한 시기에 ‘경멸‘을 읽어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네요.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새파랑 2021-07-08 07:52   좋아요 0 | URL
페넬로페님 리뷰보고 읽기 순서를 당겨서 읽었었는데~! 감사합니다 😊

하나의책장 2021-07-08 0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글 읽어보고선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했었는데, 역시나! 이달의 당선작에 선정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새파랑 2021-07-08 07:53   좋아요 0 | URL
아 그렇게 생각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 이 책 많이 생각하게 해주고 좋았어요. 강추드립니다👍

bookholic 2021-07-08 04: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이 책, 저도 꼭 읽을겁니다~~

새파랑 2021-07-08 07:54   좋아요 0 | URL
너무 많은 책을 읽으시는 북홀릭님~! 이 책도 곧 만나시겠군요~! 감사합니다 😊

모나리자 2021-07-08 1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새파랑님~^^

새파랑 2021-07-08 10:50   좋아요 1 | URL
^^ 감사합니다~!! 열독 하겠습니다~!!
 

<경멸> 이 책은 너무 흥미로워서,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자마자 바로 다 읽어 버렸다. 남여 사이의 ‘벽‘이 느껴진 작품. 왜 나는 그렇게 밖에 행동할 수 없었는지, 안타까우면서도 이해가 되었다.

이제 그녀는 내가 알던 여인의 겉모습만 갖춘 아지랑이에 에워싸여 있어, 나로서는 도저히 가까이 할 수 없는 향수를 느끼게 하는 꿈속의 여인에 지나지 않았다. 그녀는 굉장히 먼 곳에 있는 사람 같기도 했다. 에밀리아는 마치 내게서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 누워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감각이 미칠 수 없는, 현실이 아닌 다른세계에 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미래를 암시하는 문장이었구나...) - P49

에밀리아가 나를 사랑한다는 확신이 있을 때는 그 믿음을 바탕으로 용기를 갖고 내게 주어진 일에 매진할 수 있었다. 이제 그녀가 나를 사랑한다는 신념이 없어졋기에 내가 가진 용기와 신뢰감은 사라졌고,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시간과 재능을 낭비하는 노예와 같은 노동과 다름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이 결국 파국의 원인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 P57

남자들은 모두 자기를 사랑하고 칭찬해주는 여자를 찾아냄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잘못 판단하고 있다며 자위하는 것이 아닐까?

(맞습니다. 맞는거 같아요.) - P72

당황스러운 일이 생기면 처음에는 의심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냉정하게 생각을 거듭할수록 괴롭고 화가 나며 결국에는 후회하게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언제나 후회가 남는다.) - P98

왜냐하면 이 영화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율리시스와 페넬로페의 심리적인 관계를 다루는 영화가 될 테니까요. 난 아내를 사랑했으나 아내에게 사랑 받지 못한 남자 애기를 영화로 만들려는 거니까.

(영화같은 현실, 현실같은 영화) - P118

난 당신을 경멸해. 이게 당신에 대한 내 마음이야. 이게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된 이유야. 난 당신을 경멸해. 당신 몸이 닿을 때마다 언제나 몸서리쳤어. 진실을 말했어, 난 당신을 경멸해. 난 당신이 싫어!

(경멸에는 이유가 없다. 경멸 자체가 이유이다.) - P146

페넬로페는 율리시스의 적극적인 태도를 원했기 때문에 남편에게 화가 났어요. 페넬로페는 남편 말을 따르는 동시에 경멸하기 시작했죠. 그러다 그녀는 남편을 사랑하지 않게 됐고, 율리시스에게 고백하고 말았어요. 율리시스는 자신의 무심함 때문에 사랑이 식었다는 걸 알았지만 때는 이미 늦었죠. 다시 회복하려 했지만 실패했어요.

(끝난건 끝난거다. 되돌리수 없다. 대부분은) - P242

"당신은 제임스 조이스가 쓴 율리시스를 읽어본 적이 있나요? 조이스가 누군지는 아세요?"

(읽어봐야 겠다. 꼭. 완전 재미있을 것 같다. 왜 그동안 안읽은 거니...) - P265

나는 오디세이 대본에 등장하는 율리시스를 세가지 유형으로 나누었다. 바티스타가 그리는 율리시스, 내가 그리는 율리시스, 레인골드가 그리는 율리시스. 나는 내가 그린 율리시스야 말로 원작자인 호메로스가 의도한 것이며, 옳은 모습이라 생각했다.

세 사람이 생각한 율리시스의 모습은 왜 각각 다를까? - P299

"동굴 안은 어둡지만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면 곧 보일거야"

(이 문장이 너무 기억에 남는다...) - P311

이해할 수 없겠지만, 카프리로 떠난 건 그곳 어딘가에 에밀리아가 있지 않을까, 어딘가에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헛된 희망 떄문이었다.

(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나) -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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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6-02 11: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찌질 대마왕 남자주인공때문에 열폭했습니다. ㅎㅎ

새파랑 2021-06-02 12:37   좋아요 1 | URL
저도 비슷하게 생각해요 ㅋ 전 책의 진행을 위한 설정으로 이해했어요^^
 

4월에 이어서 5월에도 읽은 책을 정리해 보았다.

5월에 완독한 책은 4월보다 4권 줄어든 19권이다. 이중 리뷰는 18권에 대해 썼다. 깜빡 잊고 <도레스 레싱>의 ‘19호실에서‘를 안썼다.ㅜㅜ
(사진에는 20권인데, 경멸은 읽는 중이다~!!)

이번달에는 장편들과 잘 안읽히는 책? 들을 많이 읽어서 인지 완독 권수가 줄었다. 그리고 주말에는 운동하고, 평일에는 만보걷기에 집중하다 보니 책 읽을 시간이 약간? 줄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리고 독보적 미션은 31일 모두 달성, 매일매일 1만보 걷기를 하였다~!! 비가 오는 날이 많아서 위기였으나 그래도 비 맞으면서 걸었다. 일단 걷고 나서 책읽기로 하고^^

6월 독서 목표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와 ‘도선생님‘ 작품 집중해서 읽기와 매일 만보 걷기이다.

6월에도 계속 읽고, 걷고, 기록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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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06-01 14: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5월에 많이 읽으셨네요
걷기도 많이 하셨구요^^
수고 많으셨어요
6월도 뿜뿜^^

새파랑 2021-06-01 15:13   좋아요 5 | URL
더워서 걷기 힘들거 같아요. 오늘도 완전 더워요 ㅜㅜ 그래도 6월도 열심히^&

오후즈음 2021-06-01 14: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부럽네요. 멋지십니다! 6월도 홧팅!

새파랑 2021-06-01 15:13   좋아요 5 | URL
오후즈음님도 독보적 미션 해보세요. 나름 동기부여가 됩니다^^

미미 2021-06-01 14:2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5월에도 걷기, 읽기 다 열심히 하셨네요! 덕분에 (새파랑님에 못 미치지만)저도 평소보다 더 읽고 걸었어요.ㅋㅋ감사해요!!
6월도 잘부탁 드립니당ㅋㅋㅋ
맨 아래는 두께별로 책이 쌓인 그림인가요?🤔

새파랑 2021-06-01 15:16   좋아요 5 | URL
미미님 5월랭킹 4위 시던데~완전 대단 존경이에요^^ 밑에 사진은 두께별이 아닌 읽은 날짜별로 정리해주는 어플이에요. ˝북적북적˝ 이라고 ㅎㅎ 전 21년도부터 그 어플에 기록중입니다~!!

그레이스 2021-06-01 14: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31일 미션 성공!
존경합니다~!

새파랑 2021-06-01 15:17   좋아요 4 | URL
책보다 걷는데 더 관심을 가졌어요 ㅎㅎ 이번달에는 책에 집중을~!!

잠자냥 2021-06-01 15: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매일 책 읽기보다 매일 만보 이상이 더 놀랍습니다. 그리고 모든 책에 리뷰를 남기다니! 대단하세요.

새파랑 2021-06-01 16:22   좋아요 5 | URL
전 잠자냥님의 책 추천이 더 놀랍습니다 ^^
리뷰를 써야된다고 생각하다보니 책을 읽고 리뷰 써야 새책을 읽게 되더라구요 ㅎㅎ

하이드 2021-06-01 16: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게 이렇게 나오는 거였어요? 와 - 찾아보니, 굉장히 깔끔하게 나오네요. 저도 6월에는 활용해보겠습니다! 5월 랭킹 873위가 열심히 따라가 보겠어요.

새파랑 2021-06-01 16:27   좋아요 4 | URL
저 랭킹순위는 밑줄긋기랑 걷기만 점수에 들어가고 책 읽고 리뷰 쓰는거랑 별개 더라구요.

하이드님은 워낙 책을 많이 보시고 걸으시니까 기대가 되네요 ^^ 6월의 하이드님을 응윈하겠습니다~!!

mini74 2021-06-01 17: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와!!! 걸으면서 읽으시는건가요 ㅎㅎ대단하십니다*^^*

새파랑 2021-06-01 17:44   좋아요 4 | URL
정말 걸으면서 책 읽고 싶어요~ 6월에는 오디오북을 들어봐야 겠어요^^

coolcat329 2021-06-01 18: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5월도 보람찬 한 달이었네요~~대단하세요~

새파랑 2021-06-01 18:34   좋아요 4 | URL
근데 5월에 산 책중 80퍼센트는 못읽은거 같아요 ㅜㅜ

bookholic 2021-06-01 18: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233등^^ 황새 쫓을 생각은 접겠습니다 ㅎㅎ
밑에 책 두께로 표시하는 어플 좋아보입니다..
저도 북적북적 함 깔아봅니다~~
6월엔 1등하시길~~^^

새파랑 2021-06-01 19:02   좋아요 4 | URL
전 그냥 책 20권 읽는거랑 만보걷기를 목표로 ^^ 저 어플 괜찮아요. 두께로 보여주니까 신기하더라구요~!!

demianee 2021-06-01 19: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꾸준함이 정말 대단하세요 👍🏼👍🏼

새파랑 2021-06-01 20:26   좋아요 3 | URL
ㅋ 제가 단순해서 그냥 일단 합니다 ^^

붕붕툐툐 2021-06-01 20: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4월보다 줄어서 19권! 캬하! 정말 대단하십니다! 새파랑님은 북플계에서 상 줘야함~ 꾸준히 읽고, 걷고, 쓰시니 대단하시다는 말밖엔!!

새파랑 2021-06-01 20:39   좋아요 3 | URL
북플에는 워낙 독서기계? 가 많이 계셔서 저는 그냥저냥 이죠^^ 툐툐님도 한달에 20권정도 읽으시는거 같던데~~ 읽다만책 빼고 ㅎㅎ

행복한책읽기 2021-06-01 20: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워요. 마지막 저 탑이 특히 와.^^

새파랑 2021-06-01 22:15   좋아요 3 | URL
실제로 한번 쌓아보고 싶어져요. 저 어플 시각 이미지가 좋은거 같아요 ^^

레삭매냐 2021-06-01 21: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가히 독보적이라고 할 만한
독서 이력이었습니다.

저는 만화만 봤네요 ㅋㅋ

새파랑 2021-06-01 22:17   좋아요 3 | URL
레삭매냐님은 이미 많은 책을 읽으셔서 숨겨진 책을 찾아 읽으시지만, 저는 좋다는 책만 따라 읽는 무임승차라서 ^^

han22598 2021-06-01 23: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어찌하면 이렇게 흠이 없는 삶을 살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고는 싶지만 할 수 없다는 간극을 좁히지 못하는데..ㅠㅠ 새파랑님의 성실한 열정에 큰 박수 보냅니다 ^^

새파랑 2021-06-01 23:58   좋아요 3 | URL
앗..저 흠이 많은데 ㅡㅡ 그래도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2월까지 계속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초딩 2021-06-01 23: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이거 정말 대단합니다!!!!!!
독.
보.
적.
입니다.
등대로 반갑네요~
ㅎㅎㅎ 그리고 저 쌓기 앱 저도 좀 쓰긴했는데 ㅎㅎㅎ 방가 방가~

새파랑 2021-06-02 00:01   좋아요 5 | URL
ㅋ 월별 북플 히스토리 보면 재미있어서 하게 되더라구요 ㅎㅎ 스템프 바꿔서 책값에 보태는 것도 좋고^^

scott 2021-06-02 00:5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와! 새파랑님의 걸음 횟수가
알라디너들 중에 11위!
엄청난 속도로 읽고 쓰고 독보적으로 걷고 계시는 새파랑님

┊┊┊╭━━━━━━━━━╮
┊┊┊┃북플의 AI
┊┊┊╰◯━━━━━━━━╯
┊┊┊◯┊┊┊┊┊┊┊┊┊┊
┊╭ⓄⓄ╮┊┊┊┊┊┊┊┊┊

새파랑 2021-06-02 08:44   좋아요 3 | URL
ㅋ 이모티콘? 너무 귀엽네요. 살아있는 AI 스콧님의 칭찬은 영광! 입니다^^

희선 2021-06-03 0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많이 걷고 책도 많이 보셨군요 저는 오월에는 기분이 안 좋아서... 유월에는 괜찮으면 좋을 텐데... 새파랑 님 유월에도 즐겁게 걷고 책도 즐겁게 만나세요


희선

새파랑 2021-06-03 06:37   좋아요 1 | URL
5월에 기분이 안좋으셨다니 안타깝네요 ㅜㅜ 6월에는 기분 좋은 일이 많으시길 바랍니다~!

고양이라디오 2021-06-03 1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보적이네요! 멋집니다bb

새파랑 2021-06-03 10:40   좋아요 0 | URL
ㅋ 감사합니다^^ 5월에는 회식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잘 못한거 같아요 ㅜㅜ 6월은 좀 열심히!
 

Nouvelle Vague(New Wave)
좋아하는 가수인데 여기서 이 단어를 보니까 완전 반갑다. In a manner of speaking~!!





"난 당신을 경멸해" 라는 세 마디 말은, 예전에 그녀가 사랑을 고백했을 때 했던 "나는 당신을 미칠 듯이 사랑해요" 라는 말과는 하늘과 땅 차이지만..그녀가 내게 던진 세 마디 말은 세 개의 바늘처럼 시간이 갈수록 가슴 깊이 파고들어 고통을 더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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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6-01 0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모라비아옹 ‘경멸‘
밑줄 치실 요기에
샤프 놓고 가여


.     ∧ ∧
    (´・ω・ ∩🖊
   o.   ,ノ.
    O_ .ノ
        (ノ
      i||
     ━━

새파랑 2021-06-01 06:37   좋아요 2 | URL
연필로 바꿨는데 다시 샤프로 바꿔야 겠습니다 ^^

레삭매냐 2021-06-01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헌책방에 나왔을 적에 샀어야
했는데 결국 못사고 도서관에
서 빌려다 읽었네요.

새파랑 2021-06-01 22:13   좋아요 0 | URL
와 이책 방금 다 읽었는데 너무 충격적이네요 ㅡㅡ 중고책은 역시 살수 있을때 사야 되나봐요. 망설이면 다른 사람이 사감 ㅎㅎ
 

‘마르셀 프루스트‘ 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에 드디어 ‘입문‘ 했다. 과연 소문대로 왜 읽기 어려운지, 왜 읽다가 포기하는지 이유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일단 문장 자체가 길고, 한가지 것에 대해 집요할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하며, 감정의 밑바닥 까지 표현히다 보니 문장에 집중하지 않으면 길을 잃기 쉽겠다고 느꼈다. 만약 ‘프루스트‘가 외향적인 사람이라면 엄청난 수다쟁이가 아니었을까란 상상까지 해보았다.

하지만 이러한 고비를 넘기고 나니 어느정도 페이지가 넘어갔다. 내 경우에는 이 책을 읽을 때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이 음악도 듣지 않고 간식도 먹지 않아야 한다는 제한사항이 생겼다. 잠깐 정신을 집중 안하면 앞페이지로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간혹 5~6페이지 앞으로 넘어가야 할 때도 있다.아니 그보다 더한 경우도...)

<스완네 집 쪽으로 1, 2>는 1부 ‘콩브레‘,  2부 ‘스완의 사랑‘, 3부 ‘고장의 이름‘ 등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콩브레‘는 ˝마르셀˝이 어린시절 파리 인근 시골인 ‘콩브레‘의 할아버지집과 레오니 할머니 집에서 지내면서 만난 사람들과 경험한 이야기들이 그려져 있다. 저번에도 언급한 ‘마들렌과 홍차‘이야기가 들어있는 챕터이다.

이 챕터에는 특별한 사건은 없지만 등장인물들의 간략한 성격, 콩브레의 묘사, 그리고 이후에 주요인물로 등장하는 ˝스완˝과 그의 딸 ˝질베르트˝, 그의 아내인 ˝오데트˝에 대한 잠깐의 만남이 그려져 있다.

특히 ‘콩브레‘의 주요 산책길인 ‘메제글리즈라비뇌즈(스완네 집 쪽)‘과 ‘게르망트 쪽‘이 나오는데, 각자의 길을 따라 걸으면서 ˝마르셀˝이 경험하고 듣고 알게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 길에 있는 풍경과 집을 떠올리면서 이와 인물들의 이야기와 풍경 묘사가 마구 튀어 나와 머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책의 앞부분에 지도라도 한장 그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2부인 ‘스완의 사랑‘은 시점이 갑자기 바뀌어서 ˝스완˝과 ˝오데뜨˝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진다. <스완네 집 쪽으로>에서 가장 재미있고 흥미로운 챕터이다. 화류계의 여인인 ˝오데트˝가 어떻게 ˝스완˝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미치도록 자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스완˝이 처음부터 ˝오데트˝에게 빠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가 먼저 그에게 접근하였고, 그 역시 가볍게 생각하였지만, 어느순간 그가 좋아하는 ‘보티첼리‘ 그림속 여인과 닮았다는 이유로 그녀에게 빠지게 되면서, 그는 격정적인 사랑에 휘말리게 된다. 누가봐도 악녀이고 계산적인 그녀이지만, 그는 헤어나오지 못하고, 그녀의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하나 때문에 천국과 지옥을 번갈아 경험하게 된다.

사랑을 했을 때 느끼는 초조함, 의심, 말못할 아픔, 감정의 변화 등이 너무 잘 표헌되어 있어서, ˝스완˝이 느끼는 사랑의 열병을 간접체험할 수 있다.

[그렇게도 많은 밤, 그가 그 길에 들어서면 멀리서도 그를 알아보고는 기쁘게 해 주던 불빛으로 ˝그녀가 바로 저기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하고 알려 줬는데, 지금은 ˝그녀가 기다리던 남자와 같이 있어요˝라고 말하며 그를 고문했다.] 154페이지

그와 그녀의 사랑의 결말 부분이 생락되어 있어서 어떻게 결혼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되어 있지 않다. 이 챕터에서는 ˝스완˝이 ˝오데트˝를 포기한것 처럼 써있어서 이후 결혼까지 하게 된 이야기가 궁금하다.

3부인 ‘고장의 이름‘은 다시 주인공인 ˝마르셀˝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가 ˝스완˝의 딸인 ˝질베르트˝에 대해 느끼는 사랑의 감정과 그녀와 함께한 장소인 ‘샹젤리제‘의 이야기들이 그려진다. ˝마르셀˝의 사랑 이야기는 2부의 ˝스완˝의 사랑 이야기와 겹쳐 보이는 부분이 많다. 더 많이 사랑할수록 더 많이 초조해하고, 기다리고, 공상하는 모습은 어린소년의 짝사랑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데, 왜 ˝질베르트˝는 나만큼 좋아하지 않는지에 대해 안타까워 하는 ˝마르셀˝의 마음이 잘 느껴진다.

또한 ˝질베르트˝를 좋아하는 만큼, ˝스완˝에 대한 주인공의 감정도 커짐을 보여주는데, ˝스완˝의 세계에 합류하고자 하는 주인공의 열망을 알수 있으며, 향후 이야기가 이러한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그리고 챕터 제목처럼 ‘이름‘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멋진 문장들이 나오는데, 이는 추억과 더불어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나타내주는 것 같다.

[우리가 알았던 장소들은 단지 우리가 편의상 배치한 공간의 세계에만 속하지 않는다. 그 장소들은 당시 우리 삶을 이루었던 여러 인상들 가운데 가느다란 한 편린에 지나지 않았다. 어떤 이미지에 대한 추억은 어느 한 순간에 대한 그리움일 뿐이다. 아, 이 집도 길도 거리도 세월처럼 덧없다.]  407페이지

뭔가 책을 다 안읽고 리뷰를 쓰는 기분이 든다. 그 이유는 아직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안 읽은 책이 8권 이상 남아 있고, 이 책의 결론도 모르며, 특히 내가 읽은 2권의 내용들을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뭔가 정리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10권을 읽을 즈음에 기억나지 않을 거 같아서, 이렇게 리뷰를 써보면서 책의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스토리는 정말 간략하지만 세부 내용은 절대 간략하지 않고 방대하기 때문에, 혹시 제 리뷰가 오해를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꼭 직접 읽어보시면 좋겠다. 특히 2부 <스완의 사랑> 은 정말 좋다.

곧  3, 4권을 읽고 내용을 다시 정리해야 겠다. 아래 사진은 새로 산 박스 세트~!! 너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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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5-31 20:3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알았던 장소들은 단지 우리가 편의상 배치한 공간의 세계에만 속하지 않는다. 그 장소들은 당시 우리 삶을 이루었던 여러 인상들 가운데 가느다란 한 편린에 지나지 않았다. 어떤 이미지에 대한 추억은 어느 한 순간에 대한 그리움일 뿐이다. 아, 이 집도 길도 거리도 세월처럼 덧없다.]

새파랑님이 밑줄 그으신 이문단이 마르셀 옹의 ‘잃시찾‘ 전권을 관통하는 주제 입니다.
이렇게 빠른 시간안에 1-2권을 읽으시면서 새파랑님은 [주변에 아무것도 없이 음악도 듣지 않고 간식도 먹지 않아야 한다는 제한사항]라는 규칙 까지 정해 두시고 열독 하신건 진정 마르셀옹이 집필할때 아무도 못들어오게 방해 받지 않기 위해 모든 문과 창을 코르크로 밀봉 해놓고 집필하듯 새파랑님은 진정 숨만 쉬시면 책에 푹 빠지셨네요.

3-4권 읽으시기전에 새파랑님께
🍺맥주+🍗치킨을~

새파랑 2021-05-31 20:41   좋아요 5 | URL
저 문장이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정말 그런 의미가 있었다니~! 이 책은 잠깐 집중안하고 읽으면 ‘뭐지?‘하는 느낌을 받아서요. 어디 산속 휴양림 같은데 혼자 머물면서 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ㅎㅎ 아직 오늘 걷기를 못해서 치맥은 나중에^^

페넬로페 2021-05-31 22:00   좋아요 4 | URL
정말 이 문장 좋아요♡♡

그레이스 2021-05-31 20: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올제 클래식스로 10권 전집이 있는데 민음사 표지가 예뻐서 ...^^
구입할까 생각중이예요
잘 읽히는지가 관건이죠?!

새파랑 2021-05-31 20:44   좋아요 5 | URL
저는 민음사를 좋아해서 ㅎㅎ 근데 박스로 있으니까 멋있어 보여요. 읽는 것과는 별개로 ^^ 표지가 예쁘다고 잘 읽히는것 같지는 않네요 ㅎㅎ

페넬로페 2021-05-31 22:11   좋아요 5 | URL
그레이스님~~
‘민음사판 책 구입한다‘에
한 표입니다^^

미미 2021-05-31 21: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모아 놓으니 넘나 화사해요!! 저는 거꾸로 7권까지 사 두었는데 1권이 있지만 세트로 사야겠네요ㅋㅋ원래 스포당하지 않으려고 줄거린 스킵했는데 프루스트는 오히려 사전 정보를 알아둠 좋을것 같네요.마들렌의 세계에 입문 축하드립니다!ㅋㅋㅋ*ଘ(੭*ˊᵕˋ)੭*(프루스트는 맥주마심 더 잘 이해되는것도 같아요ㅋ)-스콧님 통찰👍

새파랑 2021-05-31 21:03   좋아요 5 | URL
카메라가 안좋고 책상이 어지러워어 사진이 별로에요 ㅎㅎ 역시 시각효과가 있나봐요. 책만 봐도 프루스트에 대한 애정이 늘어나요 ^^

붕붕툐툐 2021-05-31 21: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표지 넘 사랑스러워요~(제가 읽는 건 다른 버전이라) 모아만 둬도 뿌듯하실 거 같은데, 읽기까지 하시니~ 진짜 배부르실 듯 합니다! 능력자 새파랑님!!

새파랑 2021-05-31 21:56   좋아요 5 | URL
근데 이제 서론 읽은 기분이에요 ㅎㅎ 일단 관상용으로 ^^

페넬로페 2021-05-31 22: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프루스트 시작하고 싶네요~~
그래도 조금만 미루고
새파랑님 리뷰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묵묵히 읽으시는 모습이 너무 멋지십니다^^
유야호👍👍👍
저는 차와 달콤한 것들을준비했어요♡♡
맛있게 드시며 책 읽으시기를~~
🥞🍰🍨🍬☕🍫🍮

2021-05-31 2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oolcat329 2021-06-01 07: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풍경묘사...나오면 전 긴장하는데 ㅠ. 2부 스완의 사랑에서 ‘미치도록 자세하게‘ 묘사가 어느정도 일지 궁금합니다.
2권 완독 축하드립니다. 간식도 자제하고 읽어야하는책~~
근데 책 너무너무 이뿌네요

새파랑 2021-06-01 07:57   좋아요 5 | URL
풍경을 따라가면 가끔 머리속이 새하얗게 됩니다 ㅎㅎ 이건 책이 예뻐서 소장해도 좋을거 같아요^^

레삭매냐 2021-06-01 21: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엄두도 못낼 위업을
이루어가고 계시네요...

새파랑 2021-06-01 22:10   좋아요 2 | URL
위업까지는 아니지만 ㅋ 그냥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지 읽을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ㅎㅎ

희선 2021-06-03 02: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을 듯하네요 저기에서 한권씩 빼서 보시니 10권까지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아직 다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지만...


희선

새파랑 2021-06-03 06:36   좋아요 2 | URL
아직 다 안나왔다고 하더라구요. 보는것만으로도 너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