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돔과 고모라 1> 읽기 끝. 이야기가 39금이 된거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망자는 우리 마음속에만 존재하므로, 망자에게 가한 상처가 집요하게 기억 속에서 되살아나 때 그 상처가 쉬지 않고 아프게 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 아픔이 아무리 가혹한 것이라 할 지라도, 나는 온 힘을 다해 거기에 매달렸다. 그 아픔은 할머니에 대해 내가 가진 추억의 결과이며, 할머니에 대한 추억이 분명히 내 마음속에 현존하는 증거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할머니를 진정으로 고통에 의해서만 기억한다고 느꼈으며, 그리하여 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고정시켜 놓은 그 못들이 더 단단하게 내 마음에 박히기를 희망했다.

(할머니에 대한 기억, 매일 떠올리진 않더라도 사라진 것은 아니다.) - P284

이런 고독한 산책 중에 느끼는 기쁨이 내 안에 있는 할머니의 추억을 약화시키지나 않을까 두려웠던 나는 할머니가 느꼈던 그 커다란 정신적인 괴로움을 생각하면서 추억을 되살리려고 노력했다. - P323

하지만 내 마음이 아마도 그 괴로움에 비해 지나치게 작았는지, 나는 그렇게나 큰 고통을 견딜 힘이 없었고, 나의 주의력은 고통 전체가 다시 형성되려는 순간 나에게서 빠져나갔으며...

(그래도 아픈 기억은 서서히 빠져나간다.) - P323

알베르틴이 내게 불어넣을 그 지속적이고 고통스러운 의혹, 게다가 그 의혹이 띠게 될 특별한 성격, 특히 고모라적인 성격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말한다면, 내가 거짓을 말하는 것일까. - P331

알베르틴이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어떤 계획된 일을 나 때문에 포기하고, 그래서 누군가가 나처럼 불행해 지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날 위해 버린 그 미지의 인간은 괴로워하고 그 때문에 더욱 그녀를 사랑하게 될 것이며, 계속 괴로워하지 않으려고 스스로 그녀에게 다시 돌아갔으리라.

(괴로워 하지 않으려고 다시 되돌아간다.) - P353

어느 날 나는 알레르틴과 앙드레 둘 다 엘스티르의 집에 초대받은 사실을 알았다. 두 사람이 돌아오는 길에 기숙사 여학생들처럼 나쁜 취향의 소녀들을 흉내 내며 즐거워하고, 또 그렇게 하면서 내 가슴을 조이는 숫쳐녀의 은밀한 쾌락을 맛보리라는 생각이 들어 나는 예고도 없이 그 두사람을 바해하고 알베르틴이 기대하는 쾌락을 박탈하기 위해, 불시에 엘스티르의 집에 도착했다.

(앙드레가 여자였다니....난 남자로 생각했다...) - P357

그러나 질투란 우리 주장의 신빙성보다는 그 주장을 말하는 강력한 어조에 의해 더 쉽게 제거되는 그런 병적인 의혹의 범주에 속하므로, 내 마음을 가장 진정시켜 준것은 바로 그 말이었다. 게다가 우리로 하여금 불신하게 하는 동시에 믿게 하고, 사랑하는 여인으 다른 어느 여인보다 빨리 의심하는 동시에 그녀가 부인하는 말을 더 쉽게 믿도록 하는 것이 바로 사랑의 속성이다.

(질투와 의심은 신빙성보다 상대의 말에 더 영향을 받는다. 물론, 사랑이 남아있을때 까지만 그렇겠지.) - P408

비록 그 우정이 훗날 실현되지 않는다 해도 처음 받은 이런 편지들로부터 우리는 차마 떨어지지 못한다. 보다 가까이에서 향기를 들이마시려 할 때를 제외하고는 바라보기를 멈추지 않는, 아직도 싱싱한 아름다운 꽃과도 같은 그 편지들을 우리는 언제나 곁에 두고 싶어한다.

(처음받는 편지는 언제나 즐겁다.) - P418

모든 죄지은 여인의 악덕을 부정하면서도, 나는 사피즘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뻔하기도 했다. 알베르틴은 이런저런 여자의 악덕을 쉽사리 믿지 않는 내 의견에 동의했다. - P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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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6-25 18: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그쵸! 직접적이고 분명한 묘사는 없지만 뭔가 39금적인!!ㅋㅋㅋㅋ😅 앙드레 ‘꽃핀소녀들의 그늘‘에서 바닷가 소녀들 중 한명이요!ㅋㅋㅋ

새파랑 2021-06-25 18:58   좋아요 1 | URL
아 ˝앙드레˝가 거기서 나왔군요. 저는 남자인줄알았어요 ㅎㅎ 이게 읽는텀이 길어서 가물가물 합니다😂
 

오늘 독서 시작~! 흥미진진하다














피로할까 봐 걱정하면 금방 피로해지는 법이므로, 피로에서 회복되기 위해서는 피로를 잊어버리는 갓만으로도 충분하다.

(걱정하면 더 걱정된다. 잊어버리는게 답이다.) - P192

내가 그들이 한 형제라고 말하자, 샤를뤼스씨의 얼굴은 그렇게 훌륭하고 뛰어난 걸작을 만든 집안에 대한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아 혼란이 온다 ㅎㅎ) - P167

아! 우리 주변 사람이 아닌게 분명하군요.

정 반대입니다.

정말입니까? 우리 중에도 드레퓌스 지지파가 있단 말입니까? 궁금하게 하시는 군요. 내가 만일 그 보기 드문 사람과 아는 사이라면 그 사람과 더불어 내 심증을 털어놓고 싶군요.

아시는 분입니다.

이름이 뭡니까?

게르망트 대공 부인이십니다.

(서로를 배려해서 말하지 않은 진심) - P204

매우 정직하다는 점 외에 자기가 말할 때 남이 말을 끊지 못하도록 귀머거리가 되는 집요함, 만일 남이 말을 끊으면 스무번이나 같은 말을 되풀이하여, 드디어는 그들의 말에 일종의 바흐의 둔주곡과도 같은 결코 흔들리지 않은 견고함을 띠게 하는 것, 바로 이것이 인구가 채 500명도 안 되며 밤나무와 버드나무와 감자밭과 무밭이 에워싼 그 작은 고장 주민을 특징짓는 성격이었다.

(프랑수아즈의 성격을 나타내는 문장이 너무 웃기다.) - P231

올 꺼에요? 나는 무심한 어조로 물었다.

아뇨, 당신이 나를 꼭 필요로 하지 않는 이상 - P237

알레르틴에 관해 나는 끝내 아무것도 알지 못할 것이며, 진실의 세부적 요소와 거짓 사실의 수많은 얽힘속에서 결코 빠져나오지 못하리라고 느꼈다. - P241

내 빵을 먹자.
그래 좋아.
네 빵을 먹자.
이젠 배고프지 않아. - P247

스완 부인을 좋아하는 것은, 마치 차 모임에 가지 않고 음악회에 가는 것처럼, 지적인 사람임을 표명하는 것과 다름없었으니 말이다. - P265

우리가 선택한 기쁨은 그것의 도래가 확실시되는 경우, 기다리는 동안 여기저기서 상대편의 마음에 들려는 노력이 나태해지고 사랑하기 힘든 무력감에 빠지면서 결국은 우리로부터 멀어지고 만다.

(확실해지면 기쁨이 줄어든다는데, 이건 좀 슬프다) - P276

나는 그 순간 기억 속에서, 도착했던 첫날 저녁의 피로로 몸을 기울이던 할머니의 얼굴을, 그토록 다정하고 걱정과 실망이 담겼던 얼굴을 보았다. 그리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라서 자책하는 그런 이름뿐인 할머니가 아니라, 나의 진정한 할머니, 할머니가 쓰려지셨던 샹젤리제 이후 처음으로 완전한 비의지적 추억 속에서 그 살아 있는 실재를 되찾은 할머니였다.

(그렇게 사랑했던 할머니의 기억을 다시 마주하는 순간)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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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6-24 21: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밑줄 그으실 ‘자‘ 놓고 감요
○⌒゙○
( ・(ェ)・ )
─∪─∪───📏📐

새파랑 2021-06-24 21:12   좋아요 2 | URL
스콧님 감사합니다 ^^ 자를 쓰지는 않지만 이건 써야겠군요 ~!

미미 2021-06-24 21: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또 다시 속 커버가 파란색이네요ㅋㅋㅋ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함 코끼리가 생각난다는 말이 떠올라요😆

새파랑 2021-06-24 22:04   좋아요 2 | URL
앗 ㅋ 저 생각도 못했는데 파랑색이었네요. 어쩐지 커버가 너무 멋있는데라는 느낌이 왔었는데 😀
오늘 다 못읽을거 같아요 ㅜㅜ

미미 2021-06-24 22:2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저는 주말이나 월요일에 3권 들어가려구요.
새파랑님 10권 읽으실때쯤 11권 나옴 딱일듯🤭

새파랑 2021-06-24 22:33   좋아요 2 | URL
너무 빠르신거 아닌가요?? ㅜㅜ 제발 월요일에 시작해 주세요. 저도 담주 월요일에 8권 시작하게요^^ 책은 도착에 있음~!
아 11권이 곧 나오나 보네요~ 그전에 빨리 읽어야죠~!!

미미 2021-06-24 22:40   좋아요 2 | URL
네!!ㅋㅋㅋㅋ올해 11권 내년에 12,13권 완간이래요😊

초딩 2021-06-25 11: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완 부인을 좋아하는 것은, 마치 차 모임에 가지 않고 음악회에 가는 것처럼, 지적인 사람임을 표명하는 것과 다름없었으니 말이다.- P265

그래서 스완 부인을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낮은 레벨을 찾고 한 차원 높은 곳으로
약간의 참음과 노력으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좋음이라는 뜻이죠?
좋네요 ^^

새파랑 2021-06-25 11:23   좋아요 3 | URL
그런 비슷한 의미에요^^ 스완 부인의 살롱은 단순 사교 모임이 아닌 문학살롱 비슷한 것이어서 그쪽을 좋아한다면 좀 지적으로 보이는 그런것을 표현한 문장입니다. 스완부인 집은 북플같은곳? ㅎㅎ
 

오늘도 늦은 독서 시작 ㅜㅜ 아쉽다.
다소 충격(?)적인 내용으로 시작하네 ㅎㅎ





샤를뤼스 씨는 쥐피앵을 바라볼 때마다 자신의 눈길에 어떤 말을 담으려고 애쓰는 것 같았고, 그 때문에 그 눈길은 평소에 그가 알거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것과 지극히 다른 빛을 띠었다. - P22

저주를 받은 이 종족은 모든 피조물에게서 가장 큰 삶의 기쁨인 그들의 욕망이, 벌을 받아 마땅한 수치스럽고 고백할 수 없는 것임을 알기에 평생을 거짓말과 거짓 맹세 속에서 살아야 한다.

(밝힐수 없는 정체성) - P39

발베크에서 본능적인 것만을 쫓을 때에는 해파리가 역겨웠다. 그러나 미슐레처럼 박물학과 미학적 관점에서 해파리 보는 법을 알고 나자, 내 눈에는 해파리가 흡사 아름다운 하늘색 꽃줄처럼 보였다.

(아는만큼 보인다.) - P59

비록 사랑도 어느 한계 안에 머물러야 한다는 게 내 견해지만 그래도 사랑은 사랑이니까. - P150

샤를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의 부탁을 거절해야 한다면 매우 슬플테니, 나는 그에게서 뭔가를 부탁받을 기회를 피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답니다.

(피하는게 그 사람을 싫어해서만은 이유는 아니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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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6-24 12: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샤를뤼스와 쥐피앵 ㅋㅋㅋ샤를뤼스의 모든게 재밌고 좋아요!

새파랑 2021-06-24 12:18   좋아요 2 | URL
갑자기 7권으로 와서 뭔가 분위기가 바뀐거 같아요 🤔
근데 더 재미있어요 ㅎㅎ

Jeremy 2021-06-24 13: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1편인 ˝Swan‘s Way˝ 를 Public Domain 에서 읽다가
너무 진도가 안 나가는 바람에 거금(?) 을 주고
˝Penguin Classics Deluxe Edition˝ 으로 나온 걸 일부러 종이책으로 사서

의심의 눈으로 비교하며 읽었는데 몇 장의 주석 달아주고
이런 책 더 읽어라, 외에는 별 다를 것 없이 그저 몇 몇 문장의 단어만 다르게
영어로 번역해 놓아서 완전 속은 느낌.

그래서 ˝Within a Budding Grove˝ 아니면
˝In the Shadow of Young Girls in Flower˝ 이라는 제목으로 불리는 2편은
그냥 공짜인 eBook 으로 읽고 있는데
3편부터 7편까지는 아직 영어 Copyright 이 끝나지 않았는지
찾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도 제가 Proust 읽는 거북이 속도를 생각해보니
그냥 다른 책 읽으며 Free eBook 기다리는 시간이나
제가 종이책이나 Kindle Version 으로 사서 읽지않고 쟁여놓을 시간이나
거의 비슷할 것 같아 Marcel Proust 는 2편 이후,
그냥 무한정 제껴둡니다.

이 책 1편부터 시작하신지 정말 별로 안 된것 같은데
희곡작품에 Fyodor Dostoevsky 전집에 날마다의 책 리뷰에 더하여
Proust 의 4번째 책에 도달하신, 새파랑님 정말 대단! 엄지 척!!!!

새파랑 2021-06-24 13:28   좋아요 3 | URL
저는 e북은 잘 안읽히더라구요 ㅜㅜ 그래서 종이책 위주로 읽습니다 ^^
아날로그 스타일인거 같아요😑
올해들어 갑자기 책읽는게 재미있어져서 그래요 ㅎ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Jeremy의 칭찬 너무 좋네요 ^^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47
에드워드 올비 지음, 강유나 옮김 / 민음사 / 2010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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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관심이 생긴 희곡~  금방 읽을 수 있어서 1주일에 한편 정도는 읽어야지 생각 중이다. 주말에 영풍문고 가서 책구경 하다가 <누가 버지니아울프를 두려워하라>를 구매했다. 당분간 책 안사려고 했는데...

희곡 마니아 잠자냥님 리뷰에도 이 책이 있었고, 제목에 "버지니아 울프"가 제목에 들어가 있길래 왠지 끌렸다. 사실 표지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버지니아 울프"라는 이름만 믿고...결론은 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 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다.

이 작품은 미국의 대학교수와 그 부인이 살고 있는 집을 배경으로, 새벽시간에 일어난 에피소드를 그린, 술에 취해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 네명의 등장인물이 등장한다.

1. 마사 : 덩치 크고 사나운 여인. 52세이지만 다소 젊어 보인다. 풍만하나 지나친 편은 아니다.

2. 조지 : 마사의 남편. 46세로 말랐으며 머리가 세는 중이라고 한다.

3. 허니 : 26세이며, 자그마한 몸매에 금발이고 평범한 얼굴이라고 한다.

4. 닉 : 30세로 허니의 남편. 금발에 몸매가 좋고 잘생겼다.

(여기에 추가해서 실존하지는 않지만, "마사"와 "조지"의 아들이 종종 언급된다.)

대학 총장의 딸인 "마사"와 역사학과 교수인 "조지"  두 부부는 많이 취한 상태로 집에 들어와서는 서로 날선 비방과 함께 치열하게 말싸움을 한다. 그 이유는 서로에 대한 불만이 있기 때문인데, "마사"는 남편의 무능력을 탓하고, "조지"는 장인과 아내의 강압을 못견뎌 한다.

하지만 이런 불편한 관계의 내면에는 두 부부 각자의 아픔이 숨겨져 있는데, 결핍이 있는 두 사람은 술에 취하면서 서로를 배려하기 보다는 적대감을 드러낸다.

이러한 부부의 집에 신입 생물학과 교수인 "닉"과 "허니" 부부가 새벽 두시에 방문을 하게된다. 이유는 "마사"의 아버지인 대학총장이 잘해주라고 해서이다. 이미 저녁 만찬에서 만취된 상태의 네사람은 다시 그들의 집에서 술을 거하게 마시게 되는데, 점점 서로에 대한 비방의 강도를 높여가고 부부만이 알고 있는 비밀을 타인에게 누설하면서 두 부부의 갈등은 극에 달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갈등도 술이 좀 깨서 인지, 지쳐서 인지 마지막에 가서는 누그러들게 되고, 그들은 다시 화해를 하면서 새벽을 맞이하게 된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 하랴는 말을 하면서...

그렇게 서로를 헐뜯고 비난하면서도, 마지막에는 화를 누그러뜨리고 그렇게 같이 살아가는건 애정이 있기 때문일까? 사랑의 반대말은 증오가 아닌 무관심이란 말이 떠올랐다. 그래서 "마사", "조지" 부부의 관계는 계속될거란 생각이 들었다.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비방과 욕설이 오가고, 모두 만취해 있어서 정상적인 부부와 손님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혼돈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한 대사(문장)는 언어유희와 같은 미국식 유머가 담겨 있어서 완벽한 이해를 하기에는 제한이 있었지만 나름 재미있었고, 이러한 특성 때문에 희곡 특유의 생생함이 잘 느껴진다.

다만 어떤 인상적인 대사가 없던게 다소 아쉬웠는데, 희곡 자체가 소설과는 다르게 대사 위주다 보니 어쩔 수 없는겠지밀...대신 그만큼 작품에 집중할 수 있었다. 밑줄 긋다가 연필 놓고 책에 푹 빠져 읽었다.

해설을 보니 이 작품이 '미국의 꿈이라는 허상에 대한 지독한 비판이면서도, 인간관계 속의 소통을 끈질기게 희망하는 드라마'라고 쓰여 있는데, 솔직히 난 그렇게 까지는 못느꼈다. 아직은 희곡에 대한 이해의 수준이 부족한가 보다. 이런 비슷한 작품을 좀 더 읽어보면 알 수 있겠지.

이 책을 다 읽고 아직 읽지 못한 "버지니아 울프"의 <델러웨이 부인> 책을 꺼내서 조금 읽었다. 난 버지니아 울프가 두렵지 않다~!!

이번주 희곡 1편 읽기 끝이다. 다음주는 어떤 희곡을 읽을지 행복한 고민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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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6-23 20: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울프 여사가 두렵지 않습니다 다만 새파랑님의 초고속 독서 속도가 무셥습니돵(๑→ܫ←)

새파랑 2021-06-23 20:33   좋아요 5 | URL
전 독서기계가 아닙니다 스콧님 ㅎㅎ 어제 다 읽었는데 이제 리뷰 썼어요 ㅜㅜ 이제 다른 책 읽어야겠어요 ^^

Falstaff 2021-06-23 20:3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흠흠.... 주제넘은 추천인지 모르지만,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를 가장 먼저 읽으셔야지요. ㅎㅎㅎㅎ 저한테는 소위 무인도 갈 때 가져갈 책입니다.

새파랑 2021-06-23 20:40   좋아요 6 | URL
희곡 마니아 3위신데요 ㅎㅎ 아 그책이 무인도 책이군요~!!진작 알려주시지ㅜㅜ
그책 민음북클럽 에디션으로 가지고 있는데 담주에 바로 읽어야 겠네요^^

잠자냥 2021-06-23 22:28   좋아요 2 | URL
어떤 의미에서 무인도에 가져가실 책인지 궁금합니다.

scott 2021-06-24 00:14   좋아요 3 | URL
퐐스타프님 추천에 동감 합니다. ㅎㅎ
저도 누군가 책 한권만 꼽으라고 하면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의 출발점인 오이디푸스
아버지의 죄 때문에 일어난 인과응보의 족쇄, 벗어날 수 없는 운명과 과거. 그 앞에서 왕비는 죽음을 선택하고 스스로 눈을 찌르고 장님이 된 채로 테베를 떠나는 오이디푸스 그의 선택들은 차라리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지도 모르지만 그 고통을 선택했다는 것 결국 벗어날 수 없는 과거를 껴안으면서 운명이 채워준 족쇄에서 자유로워지는 오이디푸스

인생에서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일어나고 감당하기에 버거운 사건들과 마주쳤을 때, 어떤 것과 만나더라도 뒤로 도망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는 것. 그것이 내 운명을 맞이하는, 그리고 그 운명을 사랑하는 방법을 ‘오이디푸스‘를 통해서 배웠습니다
이책 대학 입학때 받았고 졸업 선물로도 받았습니다. (๑ ‘ ◡ ‘ )

새파랑 2021-06-24 00:26   좋아요 2 | URL
스콧님의 엄청난 평가를 보니 다음책은 무조건 이걸루~!!!
그리고 무인도 갈때 가져갈 책은 한권이 아닌 열다섯권 고를수 있기로 해야합니다~!

coolcat329 2021-06-24 10:27   좋아요 2 | URL
이런 질문은 참 수준떨어지지만...
오이디푸스 읽기 어렵나요?

scott 2021-06-24 10:53   좋아요 3 | URL
쿨켓님 첨 읽으 실때 역자들의 영상 강의들이 유툽에 있습니다
강대진 교수의 강의가 이비에스에 올라 왔었던걸로 기억되고
이비에스 오디오북 드라마로도 올라 왔었는데
참고 하시면 읽으실때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Falstaff 2021-06-24 10:54   좋아요 4 | URL
윽. 아니 우짜 답글이 이리 많이... ㅋㅋㅋ
잠자냥/ 무려 2천5백년 전의 비극이, 그것도 표음문자로 전해져 왔음에도, 현대인의 마음에 절절하게 와 닿을 수 있어서입지요.
scott/ 동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ㅎㅎㅎ 좋은 선물을 받으셨군요. 전 입학 기념으로 정여사 친구분한테 몽블랑 만년필을 받았습지요. 비록 대학생활은 몽블랑의 호연지기 대신 몸부림으로 일관 했지만 말입니다.
새파랑/ 무인도 책은 딱 한 권이라야 제격입니다. 하늘에 해가 하나밖에 읎잖아요.
329/ 하나도 어렵지 않습니다. 걍 읽으시면 됩니다.

잠자냥 2021-06-24 11:01   좋아요 2 | URL
쿨캣님 <오이디푸스> 어렵지 않아요. 그리스 비극 재미난 것 많습니다.

폴스타프님 뭔가 더 다른 이유가 있을 줄 알았어요. ㅠ_ㅠ .... 무인도에 가져가려면 더 재미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_-?

Falstaff 2021-06-24 11:15   좋아요 3 | URL
근데요, 책 말고 음반도 한 번 생각해봤거든요. 어제 이 페이퍼 보고난 다음에요.
거 참 이상하던걸요.
음반 역시 재미나거나 거창하거나 평소 자주 들었던 것이 아니었답니다.
모차르트 현악오중주 K516, 브람스 현악육중주 1번이 격렬하게 경합하다가 결국엔 브람스 클라리넷 오중주를 선택하게 되더군요. ㅋㅋㅋㅋ

coolcat329 2021-06-24 12:38   좋아요 1 | URL
오 님들~알겠습니다. 유툽 참고~어렵지 않다. 걍 읽으면 된다!

페넬로페 2021-06-23 21:1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호기롭게 외치는 <버지니아 울프>가 두렵지 않다~~와우, 새파랑님, 짱^^
그니까요, 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와 전혀 상관이 없더라고요 ㅎㅎ
이 희곡이 가족간의 어떤 단절을 얘기하니 일종의 소통을 희망할수도 있겠어요^^

새파랑 2021-06-23 22:12   좋아요 3 | URL
그냥 제목 한번 따라해본거에요 ^^ 의식의 흐름은 어렵습니다~!! 그래도 버지니아 울프 책은 항상 읽어보고 싶고 좋은 기분이 듭니다 😊 역시 버지니아 울프 마니아이신 페넬로페님은 이 책을 읽으셨군요~!!

붕붕툐툐 2021-06-23 21:2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버지니아 울프와 관련 없다는 스포를 당했으니, 빨리 읽어야지!ㅎㅎㅎ(이거슨 3대 거짓말 중 하나!ㅎㅎ 책 읽는 속도는 더디기만 합니다..ㅠㅠㅋㅋㅋ)

새파랑 2021-06-23 22:15   좋아요 2 | URL
툐툐님 삘 받으시면 엄청 빨리 읽으시던데요👍 저게 스포까지는 아니더라구요. Woolf 와 wolf의 차이라고 합니다~!

bookholic 2021-06-23 21: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버지니아 울프가 두렵습니다...^^
쭉 두려워할 겁니다

새파랑 2021-06-23 22:17   좋아요 3 | URL
어려운 책 많이 읽으시는 북홀릭님이 설마 두려워 할리가요 😌 북홀릭님이 읽으시는 책보면 전 놀랍습니다 ㅜㅜ

미미 2021-06-23 21:3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 어쩐지 분위기가 영화 <대학살의 신>느낌이 나는군요!!
<오이디푸스>저도 쓱싹ㅋㅋㅋ저도 울프언니는 두렵지 않고 스콧님처럼 새파랑님의 독서속도가 두렵,부럽어요!😊🤭

새파랑 2021-06-23 22:19   좋아요 2 | URL
저 위에 있는 독서기계는 미미님을 말하는 건데 😄
오늘도 보관함 늘리시는 미미님이군요~!

mini74 2021-06-23 22:1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고민 *^^* 새파랑님의 즐거운 독서생활을 항상 응원합니다 ㅎㅎ 실제론 버지니아 울프가 아니라 늑대였다고 하네요. 디즈니의 아기돼지삼형제에 나오는 노래에서 제목을 따오려고 했는데, 디즈니의 지독한 저작권? 과 반대로 버지니아 울프로 바꿨다는 걸 어디서 본 거 같아요. ㅎㅎ 저도 읽어보고 싶어요 ~~ 아 로저 프라이가 그린 그림인데 친절해보이진 않지요

새파랑 2021-06-23 22:22   좋아요 5 | URL
맞습니다. 그거 비슷하게 해설에도 쓰여있더라구요. 역시 다 알고 있는 사실을 저만 몰랐다는 ㅎㅎ
와 그림천재 미니님 대단하네요~!! 저 표지 그림이 그런 작품인지 생각도 못했네요ㅡㅡ

mini74 2021-06-23 22:25   좋아요 4 | URL
책은 못 읽어보고 어디서 주워들은. 책소개글만 본 걸요. 새파랑님 글 읽고 저도 보고싶어서 보관함에 담았어요 *^^* 새파랑님 리뷰 항상 배울 것도 많도 넘 좋아요 *^^*

새파랑 2021-06-23 22:29   좋아요 4 | URL
미니님 감사합니다 ^^ 배울게 있다니 기쁘면서도 열심히 쓴거 같지 않아서 좀 찔리는 군요 ㅎㅎ

희선 2021-06-24 02: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버지니아 울프와 상관없지만 버지니아 울프를 말하다니 무슨 뜻이 있을까요 술에 취해서 안 좋은 말을 하는군요 평소에는 못해서 그러는 건지, 그래도 마지막에 가서는 화해하는군요 조금은 희망이 있다고 여겨야 할지... 어쩌면 앞으로도 비슷한 일을 되풀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주 관심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여겨야 할지도...


희선

새파랑 2021-06-24 07:00   좋아요 2 | URL
싸우더라도 무관심보다는 좋은거겠죠? 버지니아 울프와 아기돼지 삼형제의 늑대의 언어유희 같아요~! 실제 연극으로 보면 실감날듯 합니다^^

coolcat329 2021-06-24 10: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원서를 옆에 놓고 읽으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네요. 술취해서 서로 욕하고 조롱 비방하는 미국 부부를 느끼려면요.

새파랑 2021-06-24 10:38   좋아요 3 | URL
원서까지 읽으면 좋긴할거 같아요. 근데 저는 짧은 영어실력이 문제라서 ㅎㅎ
 

새 책 읽기에는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좋아하는 시(노래) 밑줄긋기.

<행복해진다는 것>

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다른 아무것도 없다네.
그저 행복하라는 한 가지 의무뿐.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왔지.
그런데도
그 온갖 도덕
온갖 계명을 갖고서도
사람들은 그자디 행복하지 못하다네.
그것은 사람들 스스로 행복을 만들지 않는 까닭.
인간은 선을 행하는 한
누구나 행복에 이르지.
스스로 행복하고
마음속에서 조화를 찾는 한.
그러니까 사랑을 하는 한......
사랑은 유일한 가르침
세상이 우리에게 물려준 단 하나의 교훈이지.
예수도
부처도
공자도 그렇게 가르쳤다네.
모든 인간에게 세상에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그의 가장 깊은 곳
그의 영혼
그의 사랑하는 능력이라네.
보리죽을 떠먹든 맛있는 빵을 먹든
누더기를 걸치든 보석을 휘감든
사랑하는 능력이 살아 있는 한
세상은 순수한 영혼의 화음을 울렸고
언제나 좋은 세상
옳은 세상이었다네.

‘헤르만 헤세‘ - P12

<바람만이 알고 있지>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한 사람의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바다 위를 날아야
흰 갈매기는 사막에서 잠들 수 있을까.
얼마나 더 많이 머리 위를 날아야
포탄은 지상에서 사라질 수 있을까.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지.
바람만이 알고 있지.

얼마나 고개를 쳐들어야
사람은 하늘을 볼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귀를 가져야
타인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어야
너무 많이 죽었음을 깨닫게 될까.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지.
바람만이 알고 있지.

얼마나 오래 그 자리에 서 있어야
산은 바다가 될까.
얼마나 더 오래 살아야
사람들은 자유로워질까.
얼마나 고개를 돌리고 있어야
안 보이는 척할 수 있을까.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지.
바람만이 알고 있지.

‘밥 딜런‘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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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6-23 00: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역쉬! 밥 딜런의 가사는
노벨상 받을 만 하네요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한 사람의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바다 위를 날아야
흰 갈매기는 사막에서 잠들 수 있을까.
얼마나 더 많이 머리 위를 날아야
포탄은 지상에서 사라질 수 있을까.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지.
바람만이 알고 있지.]

새책 시작전 새파랑님에게 시집은
애피타이저! (*^ω^*)


새파랑 2021-06-23 00:20   좋아요 2 | URL
저 시집은 별로 없어요 ㅎㅎ 근데 밥딜런 시(가사)는 너무 좋더라구요 ^^ 다음책 뭐 읽을지 고민중입니다 🤔

미미 2021-06-23 11: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상적인 시들이 꽤 되는 시집이죵!!ㅋㅋ 밥딜런은 진정한 시인👍

새파랑 2021-06-23 12:07   좋아요 1 | URL
시 올리는건 미미님 따라하는 중 😆 가끔 펼처보니 좋더라구요~! 간만에 밥딜런 노래듣고 출근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