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마을에 사는 남자가 잡종개를 만나 친구가 되었는데 어느 날 그 개가 남자를 물자 사람들이 미친 개에 물린 남자가 죽을 거라고 법석을 떨지만 남자는 상처가 낫고 정작 개가 죽었다] 269페이지


<인생의 베일>은 내가 읽은 서머싯 몸의 세번째 작품이다. 그전에 읽은 작품은 <달과 6펜스>, <인간의 굴레에서> ,  이전에 읽은 작품들 모두 쉽게 잘 읽힌 작품이었는데, 이 책도 가독성과 재미 측면에서 보면 정말 좋다.

이 작품의 주요 소재는 ‘불륜‘과 ‘콜레라‘로, 시작부터 ‘불륜‘과 이를 남편이 목격함에 따른 갈등이 전개되면서 독자의 흥미를 유발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키티˝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사랑에 대해서는 무지한 여성이었으며, 어려서부터 그녀의 어머니를 통해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속물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열심히 신랑감을 물색했지만 모녀가 바라는 신랑감을 찾지 못하고 허송세월 시간을 보내는데,

결국에는 그들이 원하는 조건을 가진 사람은 아니지만 ˝키티˝에게 반한 생물학자인  ˝월터˝와 결혼한다. 그런데 ˝키티˝는 결혼 후에도 그에게서 사랑의 감정과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시작부터 일방적인 사랑.

결혼 후 부부는 ˝월터˝의 직장이 있는 영국의 식민지 ‘홍콩‘으로 떠나게 되고, ˝키티˝는 그곳에서 40대 유뷰남인 총독부 차관보 ˝찰스를 만나게 되는데, 둘은 불륜관계가 된다. ˝키티˝는 ˝월터˝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사랑의 감정을 ˝찰스˝에게 느끼게 된다. 하지만 ˝찰스˝에게 있어서 ˝키티˝는 단지 즐기기 위해 만나는 사람일 뿐이었다.

˝월터˝는 그들의 불륜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극심한 충격에 빠지게 되며, ˝키티˝ 역시 ˝찰스˝의 사랑이 거짓임을 알게 된다. 그러나 부부는 이혼을 하지는 않고, 대신 ˝월터˝의 협박과도 같은 제안에 의해 부부는 콜레라가 창궐한 중국의 오지 마을로 함께 들어가가게 된다.

너무 괴로워서 본인도 죽고, 부인도 죽이고 싶은 심정으로 들어가려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직업적인 호기심 때문에 들어가려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어떻게든 부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들어가려는 것이었을까?

너무나 사랑하는 부인의 불륜을 알게되어 정신적을 고통을 겪지만 이를 겉으로 표출하지 않고 삭히는 남편 ˝월터˝, 사랑이라고 믿었던 사람에게서 배신당한 상처를 안고서 콜레라라는 공포가 지배하는 곳에서 살아가야 하는 부인 ˝키티˝, 그들은 서로에게 이방인이었다.

[출입이 통제된 도시 건너편 죽은 선교사의 집에서 그들은 세상과 한없이 동떨어진 것만 같았다. 세 명의 외로운 인간들, 그들은 서로에게 이방인이었다.] 134페이지


부부는 오지의 마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한다. 생물학자인  ˝월터˝는 그 지역의 콜레라를 없애는데 헌신하면서 아픈 기억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하고, ˝키티˝는 그 지역의 성당에서 수녀들과 함께 고아들을 돌보면서 그동안의 이기적인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또하나의 극적인 변수가 발생하게 되고(스포 때문에 내용 생략), 결국 남편인 ˝월터˝는 다시 한번 배신의 고통을 느끼게 된다. 결국 한번 어긋나고 깨져버린 사랑은 회복되지 못하고, 그들은 그렇게 이별한다.

(은유적으로 표현하자면) 사랑의 아픔을 극복하지 못하고 괴로워한 ˝월터˝는 오지의 마을에 남게 되고, 사랑의 아픔을 용서로서 치유한 ˝키티˝는 오지의 마을을 떠난다.

남편의 비극과 콜레라라는 죽음의 공포를 통해 결국 사랑과 인생의 의미를 깨달은  ˝키티˝는, 이후 한 순간의 육체적 욕망에 무너지기도 하지만, 이를 잘 극복하고 고향인 영국으로 돌아가게 되고, 앞으로의 새로운 삶에서 또다른 희망을 바라보며 이야기는 끝난다.

(그녀의 어머니는 ˝키티가 영국에 도착하기 전에 죽게 되는데, 이는 ˝키티˝의 불행했던 과거와의 종결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사실 이 책의 주인공은 ˝키티˝이며,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쓰여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월터˝가 느꼈을 배신감과 아픔에 더 공감을 했다. 그에게 죄가 있다면 그녀를 너무 사랑했다는 것과 그녀가 그를 좋아하기에는 그의 매력이 너무 부족했다는 것 밖에 없었다. 더 좋아할수록 더 비참하게 되어있는 일방적인 사랑의 비극적인 결말.

일방적 사랑이 비극으로 끝났을 때,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잘못일까? 사랑받는 사람의 잘못일까? 일방적 사랑에 따른 고통은 사랑하는 사람이 더 크게 느낄까? 사랑받는 사람이 더 크게 느낄까?

사랑과 인생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오색의 베일, 그것은 인생이었다.

Ps. 그리고 다 읽고 나서 전에 읽었던 <다다를 수 없는 나라>와 <연인>이라는 작품이 떠올랐다. 동양의 나라에서 살아가는 이방인이라는 소재가 비슷해서 인가 보다. 이 책들도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Ps.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검정치마의 <가다린 만큼, 더>가사가 ˝월터˝의 심정인 것처럼 느껴졌다.

https://youtu.be/uG2se-8-BzE

왜 그리 내게 차가운가요, 사랑이 그렇게 쉽게 변하는 거였나요.
내가 뭔가 잘못했나요, 그랬다면 미안합니다.
그대는 내가 불쌍한가요, 어떻게라도 그대 곁에 남아있고 싶은 게.
내 맘이라면 알아줄래요. 그렇다면 대답해줘요.
사실 난 지금 기다린 만큼 더 기다릴 수 있지만, 왠지 난 지금 이순간이 우리의 마지막일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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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08-07 07: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2관왕 당연하십니다. 축하드립니다 🎉

새파랑 2021-08-07 08:47   좋아요 2 | URL
당연이라니 완전 과찬 이십니다 ^^ 언제나 응원 감사합니다😊

하나의책장 2021-08-14 02: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또 또 축하드려요><

새파랑 2021-08-14 07:40   좋아요 2 | URL
하나님 감사합니다 😅

thkang1001 2021-08-14 1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새파랑 2021-08-14 11:50   좋아요 0 | URL
thkang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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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싯 몸의 인생의 베일은 이 책을 통해 사랑의 상처와 극복을 보여주고 있다. 간만에 쉽게읽은 책~!!




"당신이 날 실망시킬 걸, 그는 알고 있었어." - P117

그는 그녀를 너무나도 절실하게 사랑했다.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고 난 지금, 그가 보여 줬던 수많은 애정 표현이 그에게 새록새록 다가왔다. 프랑스식 표현대로 말하자면 그의 하루 날씨가 좋고 나쁨은 전적으로 그녀의 손에 달려 있었던 것이다. 그가 더 이상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불가능 했다. 잔인한 대우를 받았다고 사랑을 멈출 수 있을까?

(잔인한 사람, 잔인한 사랑) - P125

출입이 통제된 도시 건너편 죽은 선교사의 집에서 그들은 세상과 한없이 동떨어진 것만 같았다. 세 명의 외로운 인간들, 그들은 서로에게 이방인이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이방인이다.) - P134

우리 영국인들은 고향 땅에 대한 강한 애착심이 없어서 세계 어느 곳에서나 고향처럼 지낼 수 있지만 제 생각에, 프랑스인들은 거의 육체적인 끈이라고 해도 좋을 애착심을 고국에 갖고 있습니다. 고향을 떠나서는 절대 편안할 수 없죠. 이 여성들이 그런 희생을 감수했다고 생각한다면 언제나 가슴 뭉클합니다. 제가 만약 가톨릭 신자였다면 저에게도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겠지만요.

(고향을 등지고 살아야 하는 선교사의 삶이란..여기서 깨알같이 등장하는 영국과 프랑스의 차이.) - P158

"왜 스스로를 경멸하죠?"

"당신을 사랑했으나까."

(안타까운 월터의 마음...) - P181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랑받는 것보다 사랑하는 거에요.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에게는 고마움조차 모를 수도 있어요. 상대방은 나를 사랑하는데 나는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지루함만 느낄 테니까요."

(사랑에 대한 정답..대부분의 사랑은 일방통행 이다.) - P208

난 당신이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당신에 대해서 손톱만큼도 아는 것이 없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 P234

"도, 우리들 중 누구는 아편에서 그 길을 찾기도 하고 누구는 신에게서 찾고, 누구는 위스키에서, 누구는 사랑에서 그걸 찾죠. 모두 같은 길이면서도 아무 곳으로도 통하지 않아요." - P235

"죽은 건 개였다"

(어떤 마을에 사는 남자가 잡종개를 만나 친구가 되었는데 어느 날 그 개가 남자를 물자 사람들이 미친 개에 물린 남자가 죽을 거라고 법석을 떨지만 남자는 상처가 낫고 정작 개가 죽었다는 내용이다.) - P269

"내가 인간인 걸 모르나요? 불행하고 외로운 인간? 난 평안과 위로와 용기를 원해요. 오, 잠시라도 신에게서 눈을 돌려 내게 작은 연민의 감정을 느낄수 없나요? 모든 고통 받는 것들에 대해 품는 기독교적인 연민 말고, 단지 나를 위한 인간적인 연민은 없나요."

(수녀님들에게도 결국에는 위안을 받지 못하는 키티.) - P276

"그녀에게 충실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생각은 한번도 안해 봤나요?"

"눈에 보이지 않는 건 가슴도 슬퍼하지 않아."

"한심하군요."

(한심하고 비겁한 사람) -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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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절반 읽었는데, 이렇게 잘 읽히고 재미있는 책이 있다니 ㅎㅎ 오타도 하나 발견~!!

"하지만 머리는 어깨 위에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게 아니니까"

(이런 표현의 책을 네편 정도 본 것 같다.) - P23

그녀는 딸들을 좋은 곳에 시집 보냄으로써 자신이 걸어 온 실망스러운 행적에 대한 보답을 받아낼 셈이었다.

(자식에게 보상을 바라면 결국 비극이 올 텐데..) - P37

그녀는 사랑에 빠져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경이롭기만 했다. 그리고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자 그녀에게 사랑을 품고 있는 월터에게 갑자기 동정심이 일었다.

(보바리 부인이 생각나는건 왜일까..역시 초보가 무서운 것이다...) - P63

"내 인생은 이제 끝장났어요. 왜 나를 내버려 두지 않았죠? 내가 당신에게 무슨 나쁜 짓을 했나요?"

(원인을 항상 타인에게서 찾는다. 부족한 사람들은..)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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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7-19 0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생의 베일로 모음의 세계에 빠졌었어요 :-)
잘 읽히고 생각도 많이했었어요 :-)
오타 찾으신거 👍🏻👍🏻👍🏻

새파랑 2021-07-19 10:23   좋아요 1 | URL
유명한 책이었군요. 표지 때문에 안읽고 있었는데 ㅋ 진작 읽었어야 하는 책이군요😊

잠자냥 2021-07-19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정말 재밌죠??! ㅎㅎㅎ

새파랑 2021-07-19 10:19   좋아요 0 | URL
밤샐거같아어 책 덮었어요 😊

Falstaff 2021-07-19 10: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읽으면서 주기적으로 오타, 오식, 오자, 빠진 글자, 이런 거 안 나오면 실망하는데요, 역시 훌륭한 출판사라서 독자들한테 여간해 실망을 주지 않습니다. 규칙적인 오타, 아주 좋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7-19 10:20   좋아요 2 | URL
이런거 찾는 재미도 나름 있더라구요. 책을 읽으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하는 출판사의 의도? 🤔

scott 2021-07-19 16:51   좋아요 2 | URL
이번에 다자이 오사무 ‘만년‘에도 귀중한 오타를 발견 했죠

책 뒷면에 보면 발행인 이름 두명만 달랑

편집자들의 수정 없이
인쇄로로 가나봐여 ㅎㅎㅎ

새파랑 2021-07-19 17:34   좋아요 2 | URL
저 내일 <만연> 오는데 바로 읽을려고 대기중 ^^ 오타 있어도 번역만 잘되어 있으면 전 좋습니다 😊

독서괭 2021-07-19 1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그렇게 재밌나요?? 이런.. 참.. 큰일이네요 ㅎㅎㅎㅎ

scott 2021-07-19 16:52   좋아요 2 | URL
괭님 인생의 베일

모옴의 작품 중 가장 잼납니다

영화도 좋고 (ᐡ-ܫ•ᐡ)

독서괭 2021-07-19 17:19   좋아요 2 | URL
앗 제가 작가를 안 봤는데 서머셋모옴이군요 한때 <달과 6펜스>를 엄청 좋아했는데.. 그후 언젠가 그가 한 여성비하 발언 보고 실망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이 책은 읽어봐야겠습니다!

새파랑 2021-07-19 17:36   좋아요 2 | URL
모옴 이군요? ^^ 저도 모옴 선생님 달과 6펜스랑 인간의 굴레에서 이렇게 두편 읽었는데 둘다 잘 읽히고 좋더라구요. 역시 내공있는 작가님인듯 😎

서니데이 2021-07-19 20: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여기도 오타가. 모르고 읽긴하지만, 책 한 권 안에는 없는 책보다 있는 책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네요.
새파랑님, 오늘도 더운 하루입니다. 시원하게 보내세요. ^^

새파랑 2021-07-19 21:07   좋아요 2 | URL
네 오늘도 덥네요 ㅜㅜ 하루 마무리 잘 하세요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8 - 소돔과 고모라 2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9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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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창조적 정신의 결핍으로 고통속에서도 멀리 보지 못한다. 가장 끔찍한 현실이 고통과 동시에 멋진 발견의 기쁨을 주는 것도, 그 현실이 우리가 의심하지 않으면서도 오래전부터 반추해 온 것들에 하나의 새롭고도 선명한 형태를 주는 데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에 대한 의심은 나를 불안하게 하고 질투를 유발한다. 하지만 이러한 의심이 확신이 되면 나를 미치게 하지 않을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3부 이야기인 잃시찾 7,8권은 <소돔과 고모라>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3부 이야기는 주로 게르망트(귀족)의 만찬과, 베르뒤랭(부르주아)의 만찬에 대한 이야기가 비교를 이루면서, 귀족의 몰락과 부르주아의 부상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샤를뤼스와 쥐피행/모렐과의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도 계속 나오는데, 묘사되는 외모와는 다르게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보여주는 "샤를뤼스"의 행동은 공감이 되기 보다는 어딘지 안쓰러운 느낌을 준다. (남자의) 사랑을 갈구하고 질투하는 그의 모습은 일반적인 보통사람의  사랑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3부에서 가장 인상깊은 이야기는 당연 "마르셀"과 "알베르틴"의 밀고 당기는 사랑과 "알베르틴"의 성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 였다.

이 책의 제목인 "소돔"이 남성 동성애를 의미한다면, "고모라"는 여성 동성애를 의미한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소돔"(이 책에서는 샤를뤼스)이 정신적으로는 여성적인 특성을 가짐에 따라 남성을 좋아하는 것이라면, "고모라"(이 책에서는 알베르틴)는 여성이 여성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래서 엄밀한 의미에서는 소돔은 성도착자를 의미하며, 고모라가 동성애자를 의미한다.

우리의 주인공 "마르셀"은 "알베르틴"을 좋아하지만 결혼까지 생각할 정도로 사랑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녀와의 밀회를 즐길 뿐이다. ("마르셀"은 정말 많은 여성을 좋아하는, 완전한 이성애자이다.) 또한 3부의 초반에 우연히 목격한 "알베르틴"의 고모라적인 특성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알베르틴"은 이에 대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런데 "알베르틴"은 "마르셀"과의 육체적 관계에 거부감을 가지지 않고, 오히려 "마르셀"의 주위에 있는 남자들에게 관심을 보인다. 이를 통해 "마르셀"은 자연스럽게 "알베르틴"의 고모라적인 특성에 대해 의심을 하지 않게 된다. "마르셀"은 "알베르틴"이 남자를 좋아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녀가 양성애자라고는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한다.

[내게는 하나의 취향이 다른 취향을 배제할 수 밖에 없다고 믿는 사람들의 순진함이 있었다.] 41페이지


대신 "마르셀은"은 그의 주변인물들에 대한 "알베르틴"의 관심에 점점 엄청난 질투를 하게 되고 괴로워 하면서, 팽팽한 긴장이 감도는 관계를 유지해 나간다.

[나의 질투로 말하자면, 내가 알베르틴과 영원히 결별할 때라야 거기서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음에도 이런 질투심이 오히려 가능한 한 그녀 곁에서 떨어져 있지 않도록 부추겼다.] 275페이지


"알베르틴"이 다른 남자들에게 보여주는 태도에 대한 "마르셀"의 질투는 극에 달하게 되고, 그녀가 옆에 있어도 의심을 하고 없어도 의심을 하는 상태에 까지 이르게 된다. 예초부터 "마르셀"은 "알베르틴"과 결혼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괴로움을 없애기 위해 그는 그녀와 해어질 결심을 하게 되고, 이별을 통보하기 위해 그녀를 만나러 간다.

하지만 그녀와 대화를 하는 도중 "마르셀"은 자신이 예전에(1부에 나옴) 목격했던 고모라적인 특성을 가진 여성들과 "알베르틴"이 오랫동안 친한 사이라는 것을 듣게 되고, "마르셀"은 "알베르틴"이 고모라라는 데 대해 확신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고뇌에 빠지게 된다.

[생루나 여느 젊은이를 통해 유발된 이런 종류의 질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 경우 나는 기껏해야 연적을 두려워하며 이기려고 하기만 하면 되었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의 연적은 나와 비슷하지 않으며 또 무기도 달랐고, 나는 동일 지대에서 싸우거나 알베르틴에게 동일한 쾌락을 줄 수 없었으며, 또 그 쾌락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상상할 수 없었다.] 475페이지


객관적으로 봤을때는 그냥 헤어지면 되는건데, "마르셀"은 그렇게 해어지지 못하고, 결국 "알베르틴"을 완전히 소유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며, 그녀와  결혼하겠다고 선언을 한다. 그리고 3부의 이야기는 끝이 난다.

4부의 제목이 <갇힌 여인>인데 앞으로의 이야기가 완전 궁금해 진다.


3부인 <소돔과 고모라 2>의 경우 게르망트(귀족)가와  베르뒤랭(부르주아)가의 비교, 샤를뤼스를 중심으로 한 동성애(소돔) 이야기, 그리고  코타르 언어의 어원에 대한 이야기가 반복되면서 나오는데, 나는 도대체 이러한 것들이 의미하는 바를 책을 읽으면서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책을 다 읽은  후 해설을 보고 아하! 하며 깨달았다. 역전과 전환이 프루스트 소설을 매력적으로 하는 주요 장치였던 것이다. 해설에 쓰인 말을 옮겨보면,

[역전과 전환이 프루스트의 소설을 사로잡는 주된 움직임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준다. 그리하여 그것은

1. 성 : 남성미의 대표 주자인 샤를뤼스가 실제로는 여성

2. 정체성 : 사창가의 포주가 실은 러시아의 공주이자 대부호

3. 언어 :  타자의 말에 따라 수없이 변하는 코타르의 언어

의 흔들림으로 나타나며, 이 흔들림이 작품에 혁신적이고 전복적인 어조를 띠게 하는 것이다.] 530페이지


라고 한다. 뭔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에 대해 답지를 보고 깜짝 놀란 기분을 느꼈다.

<소돔과 고모라> 안에는 정말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지만, 내가 쓴 리뷰에서는 모든 이야기를 정리하진 못하고 제일 흥미있었던 "마르셀"과 "알베르틴"의 사랑 이야기만 정리했다. 실제로는 더 많은 이야기들이 미칠듯이 자세하게 쓰여져 있으니, 직접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마르셀"에게 독약이면서도 동시에 해독제일 수 밖에 없는 그녀 "알베르틴". "마르셀"은 질투에 눈이 먼 사랑의 아픔을 극복하고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알베르틴"과의 관계는 어떻게 변할까? 이런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곧 9권을 읽어야 겠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뒤로 갈수록 오히려 이야기가 흥미로워 지는 것 같다. 거꾸로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ps. "알베르틴"에 대한 "마르셀"의 감정을 대변해주는 노래로 리뷰 끝.

농담 - 김동률
https://youtu.be/Y1_IErAHpxs

나를 휘저었죠 나는 흔들렸죠
헛된 상상들은 자꾸
넘쳐만 갔었죠 하지만
누굴 탓할까요 내가 바보였죠
그냥 흘러가는 말에
휩쓸려 버렸죠 그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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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7-18 19:2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왜 소돔과 고모라를 그렇게 나눴는지 직접 읽어봐야 알겠죠? 성경에는 남색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게다가 성폭력으로...

새파랑님 혹시 노래도 잘 하실듯!
김동률 노래에 잘 어울리는 목소리 갖고 계신거 아닐까요?

새파랑 2021-07-18 17:27   좋아요 7 | URL
제가 성경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성경에는 소돔과 고모라가 따로 분리되지 않고 타락한 도시로 명시되어 있다는데, 이 책에서는 그렇게 나누고 있더라구요. 일반적인 의미도 그렇다고 하는거 같아요 ㅎㅎ

김동률님 목소리랑 15퍼센트만 비슷했으면 좋겠네요 😑

모나리자 2021-07-18 17:1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제 거의 끝나가시네요.ㅎ 대단하세요.^^
오늘도 엄청 덥네요. 건강 잘 챙기시고요.^^

새파랑 2021-07-18 17:29   좋아요 6 | URL
그래서 이번주말에는 책만 보고 있네요 ㅜㅜ 운동하고 싶은데 ㅋ 이제 두권 남았는데 이번주 한권 다음주 한권 읽으면 될거 같아요 😊 모나리자님도 완전 건강 잘 챙기세요~!!

독서괭 2021-07-18 17: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호오 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에 이런 퀴어 요소가 나오다니.. 신기합니다. 꾸준히 읽어나가시는 것 대단해요. 그런데 “미칠듯이 자세”하다는 얘길 들으니 안 읽고 싶어지는 마음은 뭘까요 ㅎㅎㅎㅎ

새파랑 2021-07-18 19:09   좋아요 4 | URL
혹시 안읽으셨다면 강추합니다. 완전 신세계를 경험하실 수 있어요 😏

페넬로페 2021-07-18 18:3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그저 단순하게 사는듯한 저의 생활도 누군가가 관찰해서 세밀하게 묘사한다면 저렇게 많은 얘기들이 나올까 궁금해집니다. 소돔과 고모라의 구분이 흥미로워요. 이제 정말 끝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잃.사.찾을 다 읽고 난 후의 새파랑님의 최종적인 감상과 느낌을 기다립니다^^

새파랑 2021-07-18 19:11   좋아요 5 | URL
최종적인 감상은 힘들지 않을까요 😐
잃시찾 읽다보면 버지니아 울프 생각이 납니다~!!

미미 2021-07-18 18:3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호 벌써 8권을 클리어하셨군요! 저는 아직 절반정도ㅋㅋ얼마간 쉬었다가 다시 읽는데도 역시 재밌고 좋은 문장들이 곳곳에서 빛나네요. 김동률 농담은 안들어본거 같은데 가사가 마르셀의 심정 그대로인거같아 신기해요😊

새파랑 2021-07-18 19:14   좋아요 6 | URL
주말 끼니까 이틀 걸리더라구요~!! 전 다음주에 9권 읽을려고 계획중입니다 ^^ 김동률의 농담은 카니발 앨범에 있던 노래인데 다시 부른거에요. 더 좋아졌어요. 고급스러워짐. 완전 좋아요 😊

라로 2021-07-18 20:5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도대체 몇 권까지 있는지 몰라요!!^^;;;
대단하십니다. 저는 과연 그 책을 들게 되기나 할지....

새파랑 2021-07-18 21:08   좋아요 5 | URL
13권 일까요? ㅡㅡ 저도 사실 잘 모릅니다 하하 가지고 있는 건 10권 까지인데 더 있다고 합니다. 전 민음사 껀데 이건 아직 번역이 다 안됐다고 하고 다른 출판사에는 완결이 나왔는지는 몰라요 😊 라로님 이라면 일단 읽기 시작하면 그냥 완독하실거 같아요👍👍

scott 2021-07-18 20: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이제 잃-시-찾 읽다가 이해가 안가는 부분 나오면
새파랑님 에게 물어볼겁니다 ㅎㅎㅎ

북플에서 농!담!
쿤데라 옹의 농담인줄

뜨거운 열탕 주말 날씨
새파랑님은 마르셀옹과 함께~(๑˙╰╯˙๑)

새파랑 2021-07-18 21:10   좋아요 5 | URL
역시 북플은 쿤데라가 대세군요~!! 스콧님이 잃시찾 이해안가는건 아마 없으실 테지만 혹시 있으시다면 프루스트 마니아 1위인 미미님께 물어보시는게 더 좋을 것 같아요 😄

레삭매냐 2021-07-18 22: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엔딩이 가까워져 오는가
봅니다. 빠이팅입니다.

새파랑 2021-07-19 00:00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 ^^ 아껴읽어야 하나 빨리 읽어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

붕붕툐툐 2021-07-18 23:3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히야~ 새파랑님 정말 감탄사밖에 안나옵니다~ 8권 완독 축하드리며 저는 3권까지만이라도 읽는게 목표인데.. 하...(먼산)

새파랑 2021-07-19 00:01   좋아요 5 | URL
툐툐님에게는 방학이 있으니 가능하십니다~!! 화이팅 😊

mini74 2021-07-19 13: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글 읽음 읽고 싶어지고ㅠㅠ 갈대같은 마음. 쌓이는 책들 ㅎㅎㅎ 새파랑님 완독 향해가시는 모습에 왜 제가 막 뿌듯하고 뭉클한거죠 ㅎㅎㅎㅎ 파이팅!!

새파랑 2021-07-19 13:13   좋아요 2 | URL
미니님 알리디너 📺 보바리 대 채털리 부인 잘 봤어요^^ 읽시찾도 한번 해주시면 좋을거 같은데😎

mini74 2021-07-19 13:14   좋아요 3 | URL
저 너무 놀래서 딸꾹질할 뻔 ㅎㅎㅎ. 새파랑님이 하셔야지요 ㅎㅎ저 2권까지 읽고 3권은 장바구니에 담기다 못해 푹 잠겨 있습니다 ㅎㅎㅎ

새파랑 2021-07-19 13:20   좋아요 3 | URL
전 아직 그정도의 내공이..... 미니님 하신다면 제가 빌려드릴수도 있습니다 😊

mini74 2021-07-19 13:22   좋아요 3 | URL
아니요 새파랑님. ㅎㅎㅎㅎ 정중히 거절합니다 ㅎㅎㅎ무서워요 제가 ㅠㅠ 안 읽어도 사긴 할 것 같아요. ㅎㅎㅎ

미미 2021-07-19 14:15   좋아요 3 | URL
지금 봤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아ㅠㅠㅋㅋ

scott 2021-07-19 16:54   좋아요 3 | URL
만화 권해드립니다

그림이 아주 훌륭해서
시대 분위기 인물들의 성격 파악까지 한눈에!

새파랑 2021-07-19 17:52   좋아요 3 | URL
저 10권 까지 완독하고 읽어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읽으면 더 좋을거 같아요 😊

희선 2021-07-20 00: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 글을 보고 노랫말을 보니 정말 마르셀 마음을 나타내는 듯하네요 헤어지려고 하면서 알베르틴이 고모라라는 것 때문에 고뇌하다니... 마르셀 재미있기도 하네요 마르셀은 힘들 텐데 그런 거 보고 재미있다고 했네요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군요


희선

새파랑 2021-07-20 08:40   좋아요 1 | URL
책에서도 보면 계속 감정이 변하는게 잘 그려져 있어요. 좀 안쓰러워요 😢
 

잃시찾 8권 읽기 끝~!! 이번 책도 어려웠지만 해설을 보니 조금 이해가 되었다. 질투도 많고 사랑하는 여인도 많고 예민한 ˝마르셀˝은 정말 순탄하게 살아가기 힘들거 같다.. 그래도 매력적인 남자는 맞음~!

291페이지 오타 발견 : 알베르틴를 → 알베르틴을


샤를뤼스 씨는 어떤 허구적인 일이 일시적으로나마 그에게 관능적 쾌락을 초래할 경우, 그 허구에 동의하고 잠시 후 쾌락이 소진되면 자신의 동의를 전적으로 취소한는 습관이 있었다.

(선택적 쾌락?? 이런 성향은 의외로 많은 것 같다.) - P278

어쩌면 나는 알베르틴을 사랑하는 건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 사랑을 그녀가 알아차리도록 내버려 둘 용기는 없었다. 설령 그 사랑이 내 마음속에 존재한다 해도, 경험에 의해 검증되지 않는 한 그것은 가치 없는 진리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사랑이란 내게 실현될 수 없으며 삶의 영역 밖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였다. 나의 질투로 말하자면, 내가 알베르틴과 영원히 결별할 때라야 거기서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음에도 이런 질투심이 오히려 가능한 한 그녀 곁에서 떨어져 있지 않도록 부추겼다. 나는 그녀  옆에서도 질투를 느낄 수 있었지만, 그 질투를 내 마음속에 다시 깨어나게 하는 상황이 재개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질투에 의한 사랑을 왜 하는 건지 공감은 가지 않지만 이해는 된다.) - P291

"잠시 후에, 그리고 오늘 저녁에 함께 산책하러 갈까요?" 그녀는 "그럼요, 기꺼이 가죠."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나의 긴 불안은 그녀의 장밋빛 얼굴에서 갑자기 감미로운 평온함으로 바뀌었고, 내게 지속적으로 폭풍우가 분 다음의 행복감과 안도감을 느끼게 해 주는 그 모습은 보다 소중한 것이 되었다. "얼마나 상냥하며,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가!"

(엄청난 생각과 엄청난 감정기복을 보여주는 마르셀) - P300

모렐의 처신에 익숙해지면서 모렐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이 얼마나 미미하며, 또 천박하지만 습관적인 것이 되어 버린 모렐의 친구 관계가 너무도 많은 장소와 시간을 차지해서, 그로부터 쫓겨난 자손심 센 대귀족이 애걸복걸하는데 아무 보람 없이 단 한시간도 주지 않는 모렐의 삶 속으로 자신이 결코 끼어들 수 없음을 깨달은 샤를뤼스 씨는, 음악가가 외 않을 거라고 굳게 확신했고, 또 이렇게 너무 멀리 나가서 그와의 사이가 영원히 틀어질까 봐 겁이 났던 차에 그의 모습을 보자 소리를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승리자임을 깨달은 그는 화해 조건을 제시하고, 가능한 한 거기서 자신에게 유리한 점을 꺼내려고 했다.

(모렐과 샤를뤼스의 사랑싸움...나는 이런게 익숙하지 않다...) - P381

이렇듯 우리는 이론적으로는 항상 서로 솔직하게 설명하고 오해를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삶에서는 그런 오해들이 얼마나 뒤섞이는지, 그 오해를 불식시키려면 그런 일이 가능한 드문 경우에, 친구가 우리의 잘못이라고 여기는 가상의 잘못보다 친구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는 뭔가를 폭로하거나, 혹은 오해를 받는 일보다 우리에게 더 고통스럽게 보이는 비밀을 폭로해야 한다.

( 오해를 피할 수 없지만, 그것을 해결한 것도 많은 고통이 따른다.) - P442

"당신을 몇주 전에 만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당신을 사랑했을 텐데. 그러나 지금은 내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가 있네요. 하지만 상관없어요. 우린 자주 만나게 될 테니까요. 다른 사랑 때문에 내 마음이 슬프니, 당신이 내 마음을 달랠 수 있게 좀 도와주세요"

(앙드레에 대한 마르셀가 하고 싶었던 이 말은 결국 못하겠지?) - P463

우리는 흔히 창조적 정신의 결핍으로 고통속에서도 멀리 보지 못한다. 가장 끔찍한 현실이 고통과 동시에 멋진 발견의 기쁨을 주는 것도, 그 현실이 우리가 의심하지 않으면서도 오래전부터 반추해 온 것들에 하나의 새롭고도 선명한 형태를 주는 데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8권에서 가장 좋은 문장이다.) - P468

그녀는 바로 - 그녀만이 내게 줄 수 있는 -  나를 타오르게 하는 독약에 맞선 유일한 해독제를, 게다가 독약과 같은 종류의 약을 주었는데, 즉 하나는 달콤하고, 다른 하나는 쓴 것으로 둘 다 똑같이 알베르틴으로부터 온 것 이었다.  바로 그 순간 나의 병인 알베르틴은 내게 고통을 유발하기를 포기했고, 그러자 이번에는 나의 약인 알베르틴이 나를 회복기에 접어든 환자처럼 온순하게 만들었다.

(독약과 해독제 모두 동일한 사람인 알베르틴에게서 온다는 아이러니. 사랑은 다 그런 것 같다.)
- P473

생루나 여느 젊은이를 통해 유발된 이런 종류의 질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 경우 나는 기껏해야 연적을 두려워하며 이기려고 하기만 하면 되었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의 연적은 나와 비슷하지 않으며 또 무기도 달랐고, 나는 동일 지대에서 싸우거나 알베르틴에게 동일한 쾌락을 줄 수 없었으며, 또 그 쾌락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상상할 수 없었다.

(이런 아이러니 라니...) - P475

성도착자인 샤를뤼스(남성의 몸 안에 여성의 영혼을 갖고 있는)가 진짜 남성을 찾는 것이라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동성애자는 고모라에게만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해설에 있는 말..소돔과 고모라의 차이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를 했다....) - P510

역전과 전환이 프루스트의 소설을 사로잡는 주된 움직임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준다. 그리하여 그것은

1. 성 : 남성미의 대표 주자인 샤를뤼스가 실제로는 여성

2. 정체성 : 사창가의 포주가 실은 러시아의 공주이자 대부호

3. 언어 : 타자의 말에 따라 수없이 변하는 코타르의 언어

의 흔들림으로 나타나며, 이 흔들림이 작품에 혁신적이고 전복적인 어조를 띠게 하는 것이다.

(해설을 읽고 무릎을 딱 쳤다. 와 이런 점 때문에 그렇게 대조적인 문장들이 계속 나왔구나..) - P530

게다가 남성 동성애자인 샤를뤼스에 대한 고찰이 외관과 깊이라는 유희 위에 축조되어 비교적 객관적 서술체로 드러난다면, 알베르틴에 대한 묘사는 질투에 사로잡힌 남자, 욕망하는 주체의 시선에 의한 지극히 혼란스러운 담론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주목을 끈다. - P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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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7-18 1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은 꼭 해 봐야 하는 것 같아요. 인간의 감정을 아주 다양하게 아주 확실하게 알게 되거든요. ^^

새파랑 2021-07-18 13:5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 저는 사랑에 관한 문장이랑 책이 좋더라구요 😊

서니데이 2021-07-18 14: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오타가 있네요. 조사나 맞춤법이 틀린 것들 있으면 잘 보일 때도 있는데, 그냥 빨리 읽으면 문맥상 내용이 맞으면 잘 모르고 지나갈 때도 많은 것같아요. 새파랑님, 눈이 좋으십니다.^^

새파랑 2021-07-18 14:13   좋아요 1 | URL
밑줄긋기 옮기다 발견한거여서 ㅋ 저도 그냥 빨리 읽어요 ^^ 눈은 정말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