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사람들 1 열린책들 세계문학 129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윤우섭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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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러시아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은 너무나 선량하며 남들이 뭐라 하든 한번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면(종종 아무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혼까지 빼주고 가끔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집착한다.]  P.35


우리는 누구나 하나쯤은 상처를 가지고 있다. 도선생님의 <상처받은 사람들 1>에는 이렇게 상처받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등장하여, 어떻게 우리가 상처를 받는지, 상처 때문에 어떻게 행동가게 되는지를 공감가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상처받은 사람들>은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나는 아직 1권 밖에 있지 않았지만 현재까지는 너무 좋게 읽었다. 별 9개 짜리 작품의 느낌이 난다. 어디서 본 적 이 있는데, 이 작품이 도선생님의 첫 장편 작품이라고 한다.

주인공인 "바냐"는 직업이 작가이고, 가난한 청년으로 도선생님의 자아가 투영된 인물로서 이 작품의 1인칭 화자 이다. 또다른 핵심인물은 "바냐"가 사랑하고 있는 여인인 "나따샤"로, 그녀는 "바냐"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걸 알고 있고,그녀 역시 그를 좋아하지만 사랑하지는 않는다.

그녀가 사랑하는 인물은 "알료샤"로, 그는 "나따샤"의 부보님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발꼬프스끼" 공작의 아들이며, 그녀는 "알료샤"와의 사랑 때문에 그녀의 부모님을 저버리고 집을 나와서 "알료샤"와의 결혼을 꿈꾼다. 하지만 우유부단한 "알료샤"는 그녀를 좋아하는 것 같으면서도 다른 여인과의 관계를 끊지 못하고 있고, 공작인 아버지에게 계속 흔들린다. "알료샤"의 아버지인 "발꼬프스끼" 공작은 자신의 영지 관리인이의 딸이자 자신의 눈에 차지 않은 가난한 여인 "나따샤"와의 결혼을 반대한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도 그는 나에게 오직 고통만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예견했어요. 하지만 지금 그로 인해 받는 고통조차 행복이라고 한다면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요? 내가 정말 기쁨을 찾아 그에게 가는 걸까요? 정말로 내가, 그에게서 무엇을 견뎌야 할지 예견하지 못하는 걸까요?]  P.76


이렇게 봐도 뻔히 불행이 예견되는 "나따샤"와 " 알료샤"의 관계지만, "나따샤"는 "알료샤"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주인공인 "바냐"는 "나따샤"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그녀 곁에 있고 싶어서, 그녀를 도와주고 싶어서 둘의 관계가 잘 이뤄지도록 힘을 쓰고, 가출한 "나따샤"와 그녀의 부모님 사이에서 연락을 주고 받는 역할 까지 한다.
("바냐"에게는 "나따샤"의 부모님이 후견인 비슷한 것임)

여기까지 쓰고 보니 요즘 말로 하면 "바냐"는 완전 퍼주는 바보같은 남자이고, "나따샤"는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를 이용하는 나쁜 여자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바냐"는 그녀에 대한 감정 때문에 그녀를 져버릴 수 없고, "나따샤"에게는 "바냐"만이 유일하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으로 그려지기 때문에 답답하지만 두 인물의 태도와 감정에 공감이 간다. 다만 "알료샤"는 철이 없고, 정이 가지 않으며 답답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삼각관계와 "나따샤"와 "알료샤" 두 집안의 갈등 이야기 속에서, 신비한 소녀인 "옐레나"와 "바냐"의 친구인 정보원 "마슬로보예프"가 작품 후반부에 본젹적으로 등장하는데, 2권에서는 이러한 이야기 소재들이 어떻게 풀어질지 완전 기대가 된다. 1권 까지는 폭풍전야의 느낌?

아직 1권밖에 읽지를 않아서 리뷰는 여기까지 남기고, 2권 까지 읽고 나서 종합 리뷰를 남겨야 겠다. 일단 1권만 읽었을떄는 재미 측면에서는 도선생님 작품 중에 최고라 할  수 있겠다. 제목부터 도선생님의 데뷔작인 <가난한 사람들>이 떠오르는데,  <가난한 사람들>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이 작품도 좋아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어제 다 읽었지만, 리뷰는 오늘에서야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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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8-01 21:0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1등!✋

새파랑 2021-08-01 21:34   좋아요 4 | URL
저의 8월 첫글 1등이네요~!! 스마트폰을 바꿔서 적응이 아직 안되네요 ㅜㅜ

scott 2021-08-02 01:12   좋아요 3 | URL
요기 남주가
실제 도끼 선생과 아주 흡사한
다 퍼주고도 욕 먹는 남자로

첫번째 결혼에서 처가에 다 퍼주고
그후로 죽을때까지
형과 형수에 다 퍼주고,.,,,

자신의 모습과 가장 똑같다고 합니다 !!
그럼, 2권을 향해 ~~@@@@

새파랑 2021-08-02 07:10   좋아요 2 | URL
ㅋ 그런 히스토리가 있었다니. 왠지 그래서 책을 읽는데 슬펐나 봅니다. 의외로 순정파인 도선생님 이군요 😆

반유행열반인 2021-08-01 21: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2등!!! 도스토예프스키는 지하생활자만 읽어 봤는데 저랑은 안 맞는지 잘 모르겠어요 ㅋㅋㅋ이게 제일 재미있다 하시니 기회되면 도전해보겠습니다 ㅎㅎㅎ

새파랑 2021-08-01 21:26   좋아요 5 | URL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재미 측면에서 좀 떨어지는거 같아요. <죄와 벌>이랑 <가난한 사람들>이 재미측면에서는 최고인거 같아요~!! 두 책을 추천 드립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1-08-01 21:32   좋아요 5 | URL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ㅎ죄와 벌이 있으니 그걸 먼저 봐도 되겠네요 ㅎㅎㅎ

페넬로페 2021-08-01 21:4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별 9개짜리니 기대가 엄청 됩니다.
첫문장이 어디 러시아만 그렇겠습니까?
한국 사람들도 그런 사람들이 수두룩합니다^^

새파랑 2021-08-01 22:01   좋아요 5 | URL
저도 저 문장보고 어? 나도 그런데? 이런 생각을 했어요 ㅎㅎ 정말 이야기가 재미있고 잘 읽히더라구요. 제가 곧 2권을 읽고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붕붕툐툐 2021-08-02 00: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우~ 새파랑님, 재미 면에서 최고라 하시니 흥미가 마구마구 돋습니당!!^^

새파랑 2021-08-02 06:09   좋아요 3 | URL
이 책 2권 읽고 있는데 아주 흥미롭네요 ~!!

바람돌이 2021-08-02 00: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의 도선생님 작품 리뷰덕분에 저도 점점 도선생님 팬이 되어가는 기분입니다. ^^

새파랑 2021-08-02 06:10   좋아요 3 | URL
바람돌이 님도 꼭 도선생님윽 팬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그레이스 2021-08-02 07: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도스토예프스키 전작읽기 충동을 마구 일으키는 새파랑님의 독주!
다음편도 기대합니다.

새파랑 2021-08-02 07:12   좋아요 3 | URL
8월에는 다 읽어보려고 합니다 ^^ 도선생님 너무너무 좋아요 ㅜㅜ

mini74 2021-08-02 14: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도선생님의 자아가 투영된 주인공이라니 ~~ 첫 소설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자전적인 글로 시작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 저도 사부작 도선생님께 발을 담그고 싶네요 ~~

새파랑 2021-08-02 15:43   좋아요 1 | URL
그렇다면 도선생님 <가난한 사람들> 강추 입니다~!!

희선 2021-08-03 0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한테 마음이 가는... 두 사람이 마음이 딱 맞지 않는다니...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한테 주기만 해도 기쁘기는 하겠지만, 가끔은 자신을 돌아봐주기를 바라기도 하겠습니다 뒤에 다른 사람이 나왔다니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펼쳐질지... 제목이 ‘상처받은 사람들’이니 다 좋아지지 않을지도 모르겠군요


희선

새파랑 2021-08-03 08:02   좋아요 1 | URL
어제 시간이 없어서 다 못읽었는데 아직까지는 해피엔딩? 느낌이 나네요. 도선생님 헤피엔딩 별로 없는데 ^^
 

[앞을 보면 이미 아무것도 남지 않았고, 뒤를 보아도 마찬가지다. 거기에는 손해, 소름이 끼칠 만큼 끔찍한 손해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왜 인간은 이런 상실과 손해 없이는 살지 못하는 걸까?]  p.140


러시아 작가 하면 떠오르는 이름은 누구인가요? 하고 물어보면 여러 작가의 이름이 언급될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푸쉬킨˝, ˝투르게네프˝ 등... 하지만 러시아 단편 작가 하면 떠오르는 이름은 누구냐고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체호프˝라고 말할 것이 확실하다.

˝체호프˝의 단편을 읽고 나면 많은 감정들이 교차한다. 그는 사랑, 부, 인생, 죽음에 관한 감정을 짧은 단편을 통해 간결하게 전달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강한 여운이 남는다.

<사랑에 관하여>는 ˝체호프˝의 단편집으로 내가 읽은 그의 네번째 책이다.

내가 읽은 책은

1. 체호프 단편선(민음사)
2. 지루한 이야기(창비)
3. 벚꽃동산(열린책들)
4. 사랑에 관하여(팽귄클래식)

이렇게 네권이며, <사랑에 관하여>에는 총 9개의 단편이 들어 있는데,  <검은 수사(지루한 이야기에 있음)>,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지루한 이야기에 있음>, <로실드의 바이올린(분명히 전에 읽었던 작품인데, 어디에 실려있는지 모르겠다)>은 두번째 읽은 작품들이었다. 두번 읽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좋았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있는 모든 단편들이 다 너무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단편을 하나만 꼽자면 표제작인 <사랑에 관하여> 였다.

주인공인 ˝파엘˝은 우연히 ˝안나˝의 집에 방문하게 되고 첫눈에 그녀에게 반하게 되며 그녀 역시 그에게 호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기혼자이며 한 아이의 엄마다. 그럼에도 ˝파엘˝은 그의 감정을 멈추지 못하고 계속되는 고뇌에 빠지고, ˝안나˝ 역시 자기 감정에 몸을 맡길지, 현실을 생각해야 할지 갈등을 한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왜 그녀가 나 아닌 그 사람을 만났는지, 도대체 왜 그런 일이 일어나야 했는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우리 삶에 이런 끔찍한 실수가 일어났는지 이해하려 발버둥쳤습니다.]  p.198


하지만 그런 두사람의 감정 역시 세월의 흐름에 무뎌지게 되고, 이별의 시간이 다가온다. 그녀는 다른 지역으로 떠나게 된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파엘˝은 사랑에 관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사랑할 때, 그리고 사랑을 생각할 때는 일상적인 의미에서의 행복이나 불행, 선행이나 악행보다 더 고상한 것, 더 중요한 것에서 출발해야 하며, 아니면 차라리 아무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그때 알았습니다. ]  p.202


또한 죽음의 마지막 순간을 다룬 <구세프> 라는 단편 역시 대단히 좋다. 병든 사람이 신체적 변화의 생각의 변화를 겪으면서 어떻게 쇠약해져 가는지에 대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고, 특히 삶의 마지막 순간에 하늘을 바라보는 장면에 대한 표현은 감탄스럽기만 하다.

[이 시간, 저 위에서는 해 지는 곳에 구름이 모여든다. 어떤 구름은 개선문처럼, 어떤 구름은 사자처럼, 또 다른 구름은 가위처럼 보인다...구름 사이로 거대한 녹색 빛이 비치더니 하늘 한 가운데까지 번진다. 잠시 후 그 빛과 나란히 보랏빛, 금빛, 장밋및 줄기가 내리비친다...하늘은 부드러운 라일락 빛을 띠고 있다. 이 위대하고 매혹적인 하늘을 바라보며 대양은 처음에는 얼굴을 찌푸린다. 하지만 곧 그 자신도 인간의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부드럽고 열정적이며 기쁨에 넘치는 빛깔을 띠어간다.]  p.73


˝체호프˝는 도대체 인생의 어떤 경험을 했길래,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길래 이렇게 멋진 글을 쓸 수 있을까? 당분간 자기 전에 체호프 단편 한편씩을 다시 읽어야겠다.


ps. <사랑에 관하여>라는 단편을 읽고 떠오른 노래 (공통점은 기차와 이별 ㅋ)

브로콜리너마저, <비겁한 사람>
https://youtu.be/dbHwihUeBys

이미 다 포기하고 있으면서도
마냥 기다릴 것처럼 굴고 있구나
모든 말을 삼킨 채 돌아서는 사람을
잔인하다 말하던 비겁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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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28 23: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등 .🖐

새파랑 2021-07-28 23:21   좋아요 5 | URL
오늘이 가기전에 리뷰를 남기려고 급하게 썼어요 🙄 이제 읽을 새책 고민중입니다 ㅋ

scott 2021-07-29 01:05   좋아요 5 | URL
1. 체호프 단편선(민음사)
2. 지루한 이야기(창비)
3. 벚꽃동산(열린책들)
4. 사랑에 관하여(팽귄클래식)
새파랑님이 이 정도 읽으셨다면 한국어판 체호프 단편의 주요 작품들은 거의 다 읽으셨네요.
체호프 작품은 가을에 읽어야 제맛! ㅎㅎㅎ

새파랑님 프루스트옹이 기다리고 계쉼
º·(´ฅωฅ`)‧º·˚

새파랑 2021-07-29 06:39   좋아요 5 | URL
앗 프루스트 ㅋ 일단 도선생님 책이 더 많이 남아서 읽고 있는데, 프루스트는 도선생님 읽고나서 읽어야 겠어요 🙄
체호프의 초기 작품을 찾아 읽어봐야 겠어요~!

붕붕툐툐 2021-07-28 23:3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2등!!
우와~ 이제 새파랑님을 러시아 작가 전문가로 모셔야겠네요~
도스토예프스키에 이어 체호프까지!!👍👍

새파랑 2021-07-28 23:35   좋아요 5 | URL
제가 좋아하는 술도 보드카라는 😊 체호프는 최근에 몰아(?) 읽었어요 ㅋ

han22598 2021-07-28 23:3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저도 체호프 단편 너무 좋아해요. 진짜 무슨 경험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길래...저토록 아름다운 단편을 쓸 수 있을까요? 벚꽃동산은 아직 읽지 않았는데, 아껴봐야할 것 같아요. ㅎㅎ

새파랑 2021-07-28 23:42   좋아요 4 | URL
벚꽃동산은 희곡집인데 그작품도 완전 좋아요~! 꼭 아껴서 읽으세요 😊 전 다른 작품을 찾아봐야 할거 같아요ㅋ

페넬로페 2021-07-29 00: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진정 새파랑님은 러파랑, 또는 도파랑을 넘어 많은 책을 척척 읽어내시니 다파랑이라고도 부를 수 있겠습니다(이것은 유머 ㅎㅎ)
빨리 체호프의 소설 읽어야겠어요^^

scott 2021-07-29 00:57   좋아요 5 | URL
ㅋㅋㅋ 페넬로페님 재치!!👍👍👍

새파랑님은
희파랑도! 주 1회 희곡 리뷰가 올라 올것 같은 예감이
사!알짝 .◔ᴗ◔

새파랑 2021-07-29 06:42   좋아요 5 | URL
체호프 단편 너무 좋아요~!!
다파랑 좋네요. 책을 더 많이 읽어야 겠어요 😊
이번주 희곡은 일요일에 읽었는데..또 읽어야 할려나요 🤔

라로 2021-07-29 00: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매일 한 두 페이지 읽으니 <사랑에 관하여>는 언제 읽게 될까요??😅 저는 아직 다 읽지 못했지만 새파랑님 글 읽으며 더 빨리 읽고 싶은 충동이 층만하지만 참습니다. ㅎㅎㅎ

새파랑 2021-07-29 06:44   좋아요 4 | URL
라로님은 요새 바쁘신거 같아요ㅜㅜ 근데 하루에 20페이지씩만 읽으면 체호프 단편 하나씩 읽을 수 있어요~!!

미미 2021-07-29 09:1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체호프에 폭 빠지셨네요!ㅋㅋㅋ보드카도 좋아하신다니 결국 러시아도 가게 되실것 같아요.😉 저도 꼭 읽어볼래요.👍🍉

새파랑 2021-07-29 09:30   좋아요 6 | URL
<지루한 이야기> 단편집 보다는 <사랑에 관하여> 이 책을 먼저 으시면 중복되는게 없을거 같아요~!! 저 러시아는 가봤어요 😊 또 가보고 싶어요 ㅋ

미미 2021-07-29 09:50   좋아요 4 | URL
오오! 러시아를 가보셨다니 너무×100부럽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1-07-29 10: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체호프 단편들 강렬한 단편들이 많았던 거 같아요. 저도 더 읽어보고 싶네요^^

새파랑 2021-07-29 10:32   좋아요 4 | URL
강렬한 단편이라는게 딱 맞는거 같아요~!! 다른 책들 모두 강추 드려요 👍

mini74 2021-07-29 18: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젠 체호프 파기 인가요. 제가 한때 냉장고음식 다 먹으려고 냉장고파기 파먹기 ㅎㅎ는 해봤는데 ㅎㅎㅎ

새파랑 2021-07-29 18:08   좋아요 3 | URL
냉장고 파기 ㅋ 원래 한번 시작하면 계속 해야 합니다. 끝날때까지 😊

초딩 2021-07-30 0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체호프
참 담백한 것 같아요.
투르게네프와 함께 참 좋아합니다. :-)

새파랑 2021-07-30 04:56   좋아요 0 | URL
담백한게 딱 맞는거 같아요. 글에 불필요한 문장이 전혀 없이 깔끔한 느낌이 들어요~!!

희선 2021-07-30 0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체호프 단편은 아직도 만나보지 못했네요 러시아 작가는 거의 다... 이름만 조금 아는군요 톨스토이는 단편 한번 본 것 같습니다 투르게네프도 단편 봤을지도... 투르게네프도 러시아 사람이었군요 독일 사람 이름 같기도 한데... 체호프는 지금 봐도 옛날 느낌이 들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전은 거의 그렇군요


희선

새파랑 2021-07-30 04:57   좋아요 1 | URL
안읽어보셨다면 체호프 단편선 추천드려요. 희선님이 좋아하실거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전혀 올드한 느낌이 안나요 ^^

페크pek0501 2021-07-30 1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번 민음사 것과 4번 펭귄클래식을 읽었어요.
4번은 오디오북으로도 있어서 반복해 들었죠. 특히 로실드의 바이올린, 산딸기를 많이 들었어요.
참 좋아요.

새파랑 2021-07-30 12:12   좋아요 1 | URL
저도 로실드의 바이올린하고 산딸기 너무너무 좋더라구요~!! <벚꽃동산>만 읽으시면 될꺼 같아요. 완전 좋은희곡~!!
 
프랑스어의 실종 을유세계문학전집 95
아시아 제바르 지음, 장진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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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써야 할 필요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가고, 더 이상 그를 잊을 수 없을 때 그가 당신의 글을 읽도록 하기 위해 당신은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이다.]  p.162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벽이 있고, 벽의 높이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한 이해는 달라질 것이다. 만약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벽의 높이는 얼마쯤 될까?

그리고 내 안에 두가지 언어가 공존한다면 내 마음의 벽의 높이는 얼마쯤 될까? 나는 누구일까?


<프랑스어의 실종>은 프랑스가 식민지배를 하던 시기의 알제리를 배경으로, 모국어인 아랍어와 식민지 언어인 프랑스어를  쓰는 남자 ˝베르칸˝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이다.


망명지인 ‘프랑스‘에서 20여년간 산 ˝베르칸˝은, 프랑스 여배우인 연인 ˝마리즈˝와 헤어지고 난 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고국 알제리로 돌아온다. 알제 근처 바닷가 마을에 정착한 그는 너무나 사랑했던 ˝마리즈˝에게 편지를 쓰지만 끝내 보내지 못한다.

[이 편지를 쓰는 이유는 물론 당신이 그립기 때문이지만, 또한 마음속에서 뜻밖의 불안이 감지되기 때문이기도 하오. 당신과의 말없는 대화가 끝난 후 그 불안이 감소되기를, 그저 나 자신을 다시 찾게 되기를 바랄 뿐이오.]  p.24


그들이 헤어진 이유는 언어 때문이었다. ˝베르칸˝은 어떻게든 그녀에게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으나, 그는 이러한 감정을 모국어로 밖에는 제대로 표현 할 수 없었고, 프랑스인인 그녀는 그의 언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그녀는 ˝베르칸˝을 사랑하지만 그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베르칸˝은 고향에서 글을 쓰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감정의 혼란 때문에 글을 쓸 수 없다. 그래서 그는 어린시절을 보낸 지역을 방문해서 기억을 회상한다. 그리고 같은 알제리인인 ˝나지아˝라는 여성을 알게 되고, 그녀와 지내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되며, 그녀를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프랑스인 연인 ˝마리즈˝에게 쓴 편지를 찢어 버린다.

[그대를 향해 펼쳐지는 내 글은 내 피부, 내 근육, 내 목소리가 된다. 그대가 내 창문 아래서 파도 소리를 들었듯이, 그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나의 프랑스어는 변화하고 있다. 그대는 그 파도소리를 기억하는가?]  p.155


그는 ˝나지아˝와의 만남과 이별을 계기로 자신을 위해, 그리고 ‘프랑스‘에 식민지배를 당한 조국 ‘알제리‘를 위해 식민지배의 악랄함과 폐혜를 보여주는 글을 쓴다. 글의 제목은 <청소년>. 내용은 알제리의 독립전쟁 전후의 청소년기에 그가 겪은 경험담이다. 프랑스 국기 대신 알제리 국기를 그렸던 사건, 극단주의자에 의한 외삼촌의 죽음, 수용소에서의 고문과 비참한 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내 짝은 이미 국기를 그리고 있었네. 파란색, 흰색, 빨간색의 국기를. 그 아이를 따라서 그리던 나는 그에게서 색연필을 빌렸어. 그 아이와 나는 마음이 잘통했거든. 하지만 나는 즉시 이렇게 생각했다네. 난 파란색은 필요 없어! 그들 국기는 파란색이지만, 우리 국기는 초록색이니까.]  p.45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베르칸˝이  <청소년>이란 글을  쓰고 난 후 실종된다. 그를 찾기 위해 프랑스 연인인 ˝마리즈˝는 알제리로 오게 되고, 그의 마지막 연인인 ˝나지아˝가 그에게 보낸 편지는 ˝베르칸˝에게 전달되지 못한다. ˝베르칸˝은 어디로 간 걸까? 납치된 걸까? 떠난 걸까?


책의 구성 자체가 독특하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용적으로는 연결이 되어 있으나 동일한 사건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베르타˝의 이야기, ˝베르타와 나지아˝의 만남, ˝베르타˝가 쓴 작품 <청소년>, ˝마리아˝ 이야기, ˝나지아˝ 이야기 등  챕터별로 이야기가 구분되어 있으며 시점도 다르다.

그럼에도 책의 일관성, ˝프랑스어의 실종과 모국어로의 복귀, 이후 정체성의 회복˝이라는 하나의 흐름이 아주 멋지게 그려져 있다. 익숙하지 않은 ‘알제리‘라는 나라의 배경과 아랍어의 등장에 따라 초반에는 다소 적응이 어려웠으나, 책을 읽어 나갈수록 완벽한 구성과 아름다운 문장에 감탄했다.
(폴스타프님이 이 책을 추천한 이유가 있었다.)

언어에는 그 나라의, 그 민족의, 그 사람의 정체성이 반영되어 있다. 이 책의 작가인 ˝아시아 제바르˝는 이러한 언어를 소재로 식민지배에 대한 잔혹함을 비판하고 미래의 통합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같은 언어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100% 이해할 수 없고, 이에 따라 가끔 오해와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해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상대방과의 벽 높이를 낮추기 위해서 말이다. 그래야 같이 갈 수 있으니까.



ps. 이 책을 읽고나서 윤상의 <벽> 이라는 노래가 생각났다. 한국어-프랑스어로 서로 주고 받는 가사가 정말 좋고, 이 책의 내용과 완전 딱 맞는 노래다.  

https://youtu.be/DLIHuEEPT3o

ELQUES RIMES POUR VOUS DIRE
JE VIUS AIME SANS DILEMNE
미안해 모르겠어 무슨 말을 하는지
DES MOTS TENDRES A ENTENDRE
DES MOTS DOUX JUSTE POUR VOUS
몇번을 되물어도 마찬가진걸

어쩌면 우린 이토록 비슷한게 하나 없을까
꽤 많은 시간이 흘러 왔는데
조금씩 닮아가는건 너무 커다란 기대인지
난 어느덧 지쳐가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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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27 21:0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등.🖐

새파랑 2021-07-27 21:16   좋아요 5 | URL
🎉 오늘은 저도 1등을 목표로 😊

scott 2021-07-28 01:13   좋아요 2 | URL
우와 ! 이 작품 영화 같습니다
알제리 식민지 시절에 그곳에 살았던 알베르 카뮈가 남긴 글들에는 알제리에 살아가는 가난한 프랑스 백인의 모습을 그렸는데
이작품은 식민지 언어를 써야 하는 이의 정체성 사랑 고통이 담겨 있네요

이제 새파랑님 러시아 작품 뿐 만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 문학 작품에서도 애정이 느껴집니다 ^ㅅ^

새파랑 2021-07-28 06:48   좋아요 2 | URL
그러고 보니 이방인과 정 반대의 느낌이 나네요. 거기서는 아랍인에게 괴롭힘(?) 당하던데 🤔 다 상대적인 걸까요? ㅋ

파이버 2021-07-27 21:1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2등!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제대로 된 사랑을 전할 수 있을지 잠깐 생각해보았는데 역시 어렵겠네요... 더해서 왠만하면 연인에게 듣는 사랑고백도 (나의)모국어로 듣고 싶다면 너무 이기적인걸까요… 언어와 정체성은 정말 뗄레야 뗄 수 없나봅니다

새파랑 2021-07-27 21:22   좋아요 6 | URL
파이버님 감사합니다🌷🌷 이 책은 초반에는 언어를 소제로 한 사랑을 다루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언어를 통한 정체성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너무 좋았어요.완전 감탄!! 알제리의 독립전쟁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읽었으면 더 좋았을거란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사랑 고백은 모국어든 아니든 다 좋지 않을까요? 😊

파이버 2021-07-27 21:27   좋아요 6 | URL
사라진 ‘베르칸‘이 어떻게 되었는지 새파랑님께서 너무 궁금하게 끊으셨어요ㅎㅎ
기왕이면 주인공이 사랑도 정체성도 모두 찾는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네요
(,,•﹏•,,)

새파랑 2021-07-27 21:36   좋아요 6 | URL
궁금함이 생기셨다니 왠지 뿌듯하네요 😊 그런데 스포 방지를 위해 결론은...비밀로...

그런데 해피엔딩은 아닌것 같아요 😓

scott 2021-07-28 01:14   좋아요 3 | URL
사라진 베르칸 운명은
8월 장바구니 털고 나서 알게 될 것 같은

일단 땡튜 주머니 속에 주섬~@주섬~@

새파랑 2021-07-28 06:51   좋아요 3 | URL
음.. 제가 결말 부분을 뭔가 있을것 처럼 썼나봐요. 사실 큰 반전은 없습니다 😐 그런데 정말 좋아요. 추천 드려요 ~!!

미미 2021-07-27 21: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오 새파랑님 벌써 클리어 하셨군요!👍ㅋㅋㅋ저는 아직 초반. 학교가서 아버지에게 호되게 뺨맞은 부분 읽었어요~😳아랍쪽은 너무 몰라서 더 매력적이기도 하네요.실눈뜨고 봤어요ㅋㅋ저도 윤상 벽 좋아함요~오늘 노래 올릴것 있었는데 글을 못썼기에 내일 기약을~ 😎

새파랑 2021-07-27 21:42   좋아요 5 | URL
이 책 등장인물이랑 분위기에 적응하니까 완전 푹 빠져서 읽었어요. 그래서 밑줄도 별로 못그었어요 😑
전 이책 너무 좋았어요. 실눈뜨고 읽기 잘하셨습니다. 저도 윤상 완전 좋아요 😄

Falstaff 2021-07-27 21:5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제바르의 <사랑, 판타지아>도 절창입니다만, 아쉽게 품절입니다. 혹시 헌책 발견하시면 무조건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아, 대단했어요! @.@

새파랑 2021-07-27 22:00   좋아요 5 | URL
아 우주점 중고 있나 검색해보니 없네요 ㅜㅜ 과연 발견할 수 있을것인지 🤔

페넬로페 2021-07-27 22:26   좋아요 5 | URL
‘사랑, 판타지아‘가 마침 도서관에 있네요. 찜 해놓겠습니다^^

새파랑 2021-07-27 22:50   좋아요 3 | URL
페넬로페님이 저 대신 읽어 주고 알려주세요 ^^

붕붕툐툐 2021-07-27 22: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야~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군요~ 벌써 클리어라니, 새파랑님의 읽는 속도는 정말 👍👍

새파랑 2021-07-27 22:53   좋아요 4 | URL
저 그렇게 빠르지 않습니다 ㅡㅡ 잃시찾 읽으면 1권 읽는데 3일 걸리는듯 🤔

붕붕툐툐 2021-07-28 00:32   좋아요 4 | URL
일시찾이 1권 당 3일이요? 와~ 제 1/10이시네요? 전 30일은 족히 걸릴 듯! 딱 맞네~ 제 10배 속도 딱 맞으신 듯!👍👍

scott 2021-07-28 01:15   좋아요 4 | URL
툐툐님 우리 페이지 한장 넘길때 새파랑님은 한 묶음(10페이지) ㅎㅎ

새파랑 2021-07-28 06:46   좋아요 3 | URL
30일이라니 🤔 전 한 책만 파서 그런겁니다 ㅋ저는 어려운 책을 잘 못읽어요 😔 스콧님은 저보다 8배는 빨리 읽으신거 다 압니다 😏

페넬로페 2021-07-27 22: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라는게 어찌 의사전달의 수단만 되겠습니까!
그 언어에 나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봐야 하겠지요. 분위기도 좋고 왠지 애절할것만 같은 이야기인것 같아 흥미로워요^^

새파랑 2021-07-27 22:55   좋아요 4 | URL
페넬로페님께서 좋아하실만한 책인거 같아요. 특히 이국적인 분위기가 묘하게 좋더라구요. 언에에 대한 페넬로페님의 생각에 완전 공감합니다 😊

그레이스 2021-07-27 22: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런 노래가 있었네요
앨범은 클리셰?
알제리, 식민지배, 수용소, 고문, 프랑스어의 실종...
어떤 이야기일지 생각해 봅니다.
책상위에 놓여있는 책만 쳐다보고.^^

새파랑 2021-07-27 22:57   좋아요 3 | URL
이 노래 클리셰에도 있는데 원래 Renacimiento 앨범에 있던 노래 입니다 ^^ 클리셰 앨범은 완전 좋아요 ㅋ 이 책은 더 좋은 거 같아요 👍

그레이스 2021-07-27 23:05   좋아요 4 | URL
레나시미엔또.
르네상스.^^

새파랑 2021-07-27 23:16   좋아요 4 | URL
아 ㅋ 이게 르네상스의 프랑스 단어인가 보네요 🙄 전 그냥 노래만 들었어요 😆

희선 2021-07-28 01: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알제리는 아랍어를 쓰는군요 카뮈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본래 알제리 사람인데 프랑스로 가고 프랑스말로 글을 쓰지 않았는지... 그런 사람은 많을 것 같네요 디아스포라... 일제강점기 때 조선도 생각나요

같은 말을 써도 서로 이해하지 못하기도 하네요 말이 달라서 헤어진 거 정말일지... 그것보다 다른 것 때문은 아닐지 싶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말을 쓴다는 건 작은 거였을지도, 다시 생각하니 그렇게 작은 건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새파랑 2021-07-28 06:43   좋아요 4 | URL
이 책에도 카뮈에 대한 언급이 잠깐 나오더라구요. 사람에게 있어서 언어란 중요한 의미인거 같아요. 다른 언어는 아무래도 공감에 제한이 있겠죠? 주인공이 프랑스연인과 헤어진것도 언어 때문만은 아니긴 할겁니다. 구체적으로 나와있지는 않아서 저도 분위기로 추정한거예요. 희선님 완전 예리하심 👍

mini74 2021-07-28 14: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언어가 안 통해서 정신병동에 수감되는 이야기가 생각나요. 실제로 우리나라에도 그런 일이 일어났었기고 하고요. 벽높이를 낮추는 노력 !! 먼저 남편하고 해야할 듯합니다 ㅎㅎㅎ 내용이 너무 흥미로워요 *^^*

새파랑 2021-07-28 14:11   좋아요 2 | URL
남녀사이나 가족에게도 어느 정도 벽은 있겠죠? ㅋ 다가가려는 노력이 중요한거 같아요 😊
 
세일즈맨의 죽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8
아서 밀러 지음, 강유나 옮김 / 민음사 / 2009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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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훌륭한 분이라고는 하지 않겠다. 윌리 로먼은 엄청나게 돈을 번 적도 없어. 신문에 이름이 실린 적도 없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인품을 가진 것도 아니야. 그렇지만 그이는 한 인간이야.] p.64


젊었을 때 좋았던 적이 있었지. 하지만 뼈빠지게 일하고 보니 이제 남는 건 없고, 청춘을 바친 회사는 이제 나몰라라 하며,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잘되고, 나와 내 가족은 왠지 패배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제 나는 어떻게 해햐 할까?


"윌리"는 세일즈맨으로,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물건을 판다. 젊었을 때는 좋았었다. 경기가 호황이었던 시절, 넉넉하게 돈을 벌었고 가족들은 화목했으며 아들들은 훌륭한 사람이 될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급작스럽게 다 꼬였다. 일반적인 우리의 인생처럼 말이다.

"윌리"는 하루에 100킬로미터를 운전하고 돌아다녀도 물건 하나 제대로 팔지 못하고, 제대로 된 월급도 없이 커미션으로만 먹고 살아야 하며, 납부해야 할 보험금과 할부금은 산적해 있으며, 반면 자식들은 자기 앞가림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 하고 있다. 특히 친구의 아들은 변호사로 잘 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옛날 잘나가던 아들의 모습만 기억하고 친구에게 허풍을 떤다. 그러면서 아이러니 하게도 친구에게 돈을 빌린다.

[우습지 않아? 고속도로 여행, 기차 여행, 수많은 약속, 오랜 세월, 그런 것들 다 거쳐서 결국엔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더 가치있는 인생이 되었으니 말이야.] p.117


아직도 "라떼는 말이야" 이러고 있는 "윌리", 결국 운전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육체는 허약해 지고, 자신이 만들어 낸 과거와 이야기하게 될 정도로 정신 역시 쇠약해 진다. 그럼에도 "윌리"는 자식의 성공에 대한 희망과 자신에 대한 직장에서의 처우 개선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다. 과연 그와 그의 가족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 작품은 정말 잘 읽히고 재미있다. 특히 "윌리"가 정신적으로 분열이 되는 순간이 오면 "윌리"가 만나고 있는 현재의 인물들과의 대화와 "윌리"가 회상하는 과거의 인물들과의 대화가 병렬적으로 진행되는데, 처음에는 조금 햇갈리기도 하지만 이해를 하고 나니 감탄스럽게 진행된다.

무대를 상상해 보자면 "윌리"가 가운데 위치하고 있고, 왼쪽은 '과거'와의 대화가, 오른쪽은 '현재'와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모습?
(내가 편하게 상상한 방식이다...정확한 무대 모습은 아님...)


<세일즈맨의 죽음>은 나이 들어 병들고 지친 가장의 고뇌와 자본주의의 어두운 이면에 대한 이야기를 희곡이라는 장르를 통해 풀어내고 있다. 이 작품은 연극으로도 상당히 유명하다고 한다. 이 작품은 희극적인 면보다는 비극적인 면이 강한 작품으로 읽다보면 주인공인 "윌리"가 안쓰러워 진다. 과거의 좋았던 기억만을 가진 채 살아가면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답답한 면이 없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해 안타까운 감정이 드는 것은 우리의 현실과 가깝게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정글을 헤치고 나오려면 위대한 사람이라야 하는 법이지. 정글은 어둡지만 다이아몬드가 가득하지. 다이아몬드를 꺼내 오려면 정글 속으로 들어가야만 하지.] p.163

인생은 정글이다. 정글을 헤치고 나오면 영광이 있겠지만, 대다수는 정글속에서 그대로 살아간다. 다이아몬드는 모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그래도 슬퍼할 필요는 없다. 그게 인생이니까.


ps. 일주일의 시작은 일요일. 주 1회 희곡 1편 읽기는 이렇게 첫날에 완료함. 왠지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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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7-25 21: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영화로 먼저 봤던 기억이 ㅎㅎ 좀 옛날 영화죠. 새파랑님 별 다섯개는 숙제죠. ㅎㅎ 뿌듯해하셔도 됩니다 새파랑님! 대단대단!!!

새파랑 2021-07-25 21:33   좋아요 5 | URL
영화도 있군요. 책으로봐도 너무 재미있더라구요 ^^ 숙제 까지라고 하시기에는 😐

붕붕툐툐 2021-07-25 21:3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 제가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연극으로도 5번 이상 봤을 듯!ㅎㅎ
저 무대장치 넘 매력적~ 보이지 않는 벽을 깼다고 하더라구요~(최초인진 모르겠으나~ㅎ)
첫날 클리어 하신 희곡읽기 멋지십니다~👍

새파랑 2021-07-25 21:37   좋아요 5 | URL
희곡 연극 천재 툐툐님이 좋아하는 작품이군요. 5번 이상 보셨다니 더 대단👍👍

붕붕툐툐 2021-07-25 21:39   좋아요 5 | URL
흐흐흐~ 제가 다닌 대학에 연영과가 있었거든요~ 1~4학년 작품 발표회, 대학원 작품 발표회 다 쫓아다니고, 연극 동아리 연극도 쫓아다니고, 국립극장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닥치는 대로 다 보고 그러면서 5번 봤어욤~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7-25 21:52   좋아요 4 | URL
툐툐님이 혹시 연극하신거 아닌가요? 그런 필이 있으신거 같아요 😊

scott 2021-07-26 00:56   좋아요 3 | URL
툐툐님 무대에 서본적 있으시다에 한표!! ✋✋✋✋✋

미미 2021-07-25 21: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우! 하루 3건의 페이퍼라니 새파랑님 주말 서점도 다녀오시고 독서의 세계에 푹 빠져 보내셨군요~👍👍이 작품 ‘언젠가‘읽어야지 했었는데 역시나 꼭 봐야겠네요. 툐툐님 댓글보니 연극도 궁금,미니님 댓글보니 영화도 궁금. 다 보렴 건강히 장수해야할듯 합니다. 헉헉ㅋㅋㅋ

붕붕툐툐 2021-07-25 21:48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미미님~ 건강히 장수하셔야 해요~ 그래야 우리 연극도 같이 보러 다니고 수다도 떨고 그러죵~🙆

미미 2021-07-25 21:51   좋아요 5 | URL
툐툐님 팔짱끼고 연극계를 평정할래요!!n차 관람 좋아함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7-25 21:53   좋아요 5 | URL
장수해야 합니다 ㅋ 다 책이 얇아서 금방 읽히더라구요. 오늘은 책 관련된 것만 했네요. 이놈의 코로나 때문에 😑

그레이스 2021-07-25 23:00   좋아요 5 | URL
원서 옆에다 놓고 시작도 못하고 있는 책요^^
책 읽을 시력과 체력이 장수와 함께 필요하죠.
죽을 때까지도 비판적 사고력을 갖고 있으면 좋겠어요.^^

페넬로페 2021-07-25 23:08   좋아요 5 | URL
시력, 급격히 떨어지고,
체력 격하게 약해지는 1인으로서 그저 새파랑님의 열정에 감탄합니다♡♡♡♡♡

새파랑 2021-07-25 23:13   좋아요 3 | URL
와 원서로도 까지 같이 읽으시는 군요. 완전 대단👍
페넬로페님 오늘은 코로나가 만든 열정 이에요 😄

그레이스 2021-07-25 23:14   좋아요 4 | URL
새파랑님 말씀대로 얇아서..^^;;;

새파랑 2021-07-25 23:15   좋아요 4 | URL
앗 그럼 저도 한번 시도해보고 싶네요 🤔

scott 2021-07-26 00:58   좋아요 4 | URL
이 포스팅 분명 ‘세일즈 맨의 죽음‘ 애 관해 인생은 정글이다 라고 정의를 내리셨는데

장수 서재 마을로 급 변경 ㅎㅎ

시력 부터 보호 하셔야
독서의 열정이 화왈활!! (⺣◡⺣)♡*

새파랑 2021-07-26 06:48   좋아요 4 | URL
장수서재 ㅋ 독서도 체력인거 같아요. 특히 👀 이 중요한거 같아요. 플친님 모두 건강하세요 😄

페넬로페 2021-07-25 22:5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의 얘기인데 결국은 우리들의 인생인것도 같아요. ‘인생은 정글이다‘. 이 한마디가 모든걸 압축해줍니다. 한번씩 ‘라떼는 말이야‘를 좀 들어주기도 해야겠어요~~그들을 응원하면서요^^

새파랑 2021-07-25 23:14   좋아요 5 | URL
인생은 정글이지만 그래도 함께 한다면 나름 재미있는것 같아요 😊

붕붕툐툐 2021-07-25 23:16   좋아요 5 | URL
페넬로페님, 너무 좋은 말씀이십니다~

scott 2021-07-26 00:59   좋아요 5 | URL
페넬로페님 말씀에 동감 합니다

이세상 우리 모두의 아버지의 삶,,,

scott 2021-07-26 01:0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세일즈 맨의 죽음 매년 뉴욕 브로드웨이에 올려져도 관중들이 몰리는 이유는
현재의 이야기 이기 때문에,,,,

새파랑님 이제 일요일은 희곡 작품 완독???

첫 희곡으로 아서 밀러!!
멋진 선택 👍

새파랑 2021-07-26 06:49   좋아요 4 | URL
ㅋ 멋진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완전 잘 읽었습니다. 저도 기회된다면 이책 꼭 보고 싶네요 😊

bookholic 2021-07-26 07: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슬퍼서, 읽을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리스트에 추가해 두어야겠어요~

새파랑 2021-07-26 08:06   좋아요 5 | URL
희극적인 비극 느낌이 들어요. 완성도 높은 희곡이란 느낌이 퐉 듭니다 😊

페크pek0501 2021-07-26 08: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매일 30쪽씩 읽어서 한 달이면 9백 쪽. 그러니까 한 달에 세 권 읽기가 목표예요.
오늘 읽지 못하면 내일 60쪽을 읽는 식이에요. 쉽죠잉??????
주 1회 읽기는 어려워요.

새파랑 2021-07-26 08:59   좋아요 4 | URL
전 한달에 20권 읽는게 목표여서 눈에 불을 켜고 읽고 있어요 🔥 👀 🔥 그동안 읽은 책이 별로 없어서 ㅡㅡ

Falstaff 2021-07-26 09: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윌리의 무식한 처자식들 때문에 열불이 났습니다.
당연히, 급하게 신경정신과 전문의를 찾아 입원해야 할 정도의 증세가 있는 아버지를 방치하는 정도를 넘어.... 아이고, 말을 말아야지.

새파랑 2021-07-26 09:43   좋아요 4 | URL
폴스타프님의 열불이 글에서 확 느껴지네요. 일부러 극적인 효과 때문에 그렇게 쓰지 않았을까요? 🤔

coolcat329 2021-07-26 12: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읽고 참 화도 나도 불쌍하고 ...저는 이 희곡 인상적인게 한 무대에 현실과 환상이 동시에 연출된 점이에요. 희곡인데 멋지다~~이런 생각을했어요

새파랑 2021-07-26 15:00   좋아요 2 | URL
이미 읽으셨군요~!! 아하 현실과 환상으로 나누면 되겠네요. 전 이 용어가 생각이 안나서 ㅋ 동시에 연출되어도 햇갈리지 않고 좋더라구요 😊

han22598 2021-07-26 13: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희극은 한번도 읽어보지 않고 연극만 보곤 했었는데. 새파랑님의 희극 리뷰를 보니. 먼가 잼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올해 희극 한번 시도해봐야겠네요 ㅎㅎ

새파랑 2021-07-26 15:01   좋아요 3 | URL
혹시 읽으신다면 미약하나마 제가 재미있게 본거 추천해 드리게습니다. 아직 완전 초짜이지만 🙄

coolcat329 2021-07-26 18:37   좋아요 3 | URL
전혀 초짜아니세요 ㅎㅎ

희선 2021-07-27 0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일즈맨의 죽음은 잘 알려진 작품이네요 저는 제목만 알기는 하지만 어디선가 말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듯합니다 지금 사람과도 아주 다르지 않겠습니다 살면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는데, 좋은 것만 기억하고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하면 괴로울 듯합니다 꼬인 걸 풀면 좋겠지만 그것도 쉽지 않겠지요


희선

새파랑 2021-07-27 07:51   좋아요 3 | URL
저는 처음 알았어요 ㅎㅎ 그때나 지금이나 월급쟁이의 일생은 힘든거 같아요 ㅜㅜ 한번 꼬인건 대부분 안풀리더라구요 🤔

모나리자 2021-07-27 17: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고교시절에 읽은 것 같은데 정말 가물가물하네요.ㅎ
영업맨의 현실은 톱에 있는 사람 말고는 지금도 힘들겠지요.
인용문장 보니 성공하려면 좁은문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새파랑 2021-07-27 17:53   좋아요 2 | URL
고생만 하고 남는건 별로없고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것 같아요ㅜㅜ역시 행복한게 제일 중요한거 같아요 😊

고양이라디오 2021-07-28 12: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디너님들의 댓글을 보니 좋은 책이 분명하군요!!! 장바구니에 찜해놓겠습니다ㅎ

새파랑 2021-07-28 12:07   좋아요 1 | URL
희곡으로서 이 책 정말 좋더라구요. 강추 합니다 😊
 
열쇠 창비세계문학 16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이한정 옮김 / 창비 / 201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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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란 오늘 하루 자신이 경험하고 생각하고 느낀 자신의 마음을 글로 옮겨 쓴 당신만의 작품이다. 하지만 가장 큰 특징은 나만이 읽는다는 것이며, 그래서 일기는 진실하게 쓰일 수 밖에 없다. 나만이 읽는데 거짓으로 쓸 필요가 없으니까.

하지만 만약 내 일기를 누가 본다는걸 안다면, 또는 누가 봐주기를 원한다면 일기에 쓰이는 게 모두 진실일 수 있을까?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열쇠>는 누군가에게 읽혀지길 원하는 일기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일기에 쓰이는 소재는 성욕, 불륜 등 성생활의 투쟁에 관한 내용이다.

이 책은 6개월 동안 남편과 아내의 일기가 교차로 쓰여지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따라서 이 책은 일기를 쓴 사람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므로, 일기를 쓴 사람이 바라본 타인의 생각과 행동은 주관적(추측) 일 수 밖에 없다. 또한 일기 자체를 상대방이 본다는 가정하에 썼기 때문에 자신이 쓴 내용 또한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등장인물은 남편, 아내(이꾸꼬), 딸(토시꼬), 키무라(딸의 남자친구) 등 네명이다.

등장인물을 소개해 보자면,

<남편> / 일기 쓰는 사람

56세. 전직 대학교수 사료, 아내에 대한 관음증이 있으며, 고혈압 환자다. 1월1일을 기점으로 그의 성생활과 아내와의 관계에 대한 내용을 일기에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일기를 아내가 훔쳐본다고 생각한다. 고령의 나이 때문에 성생활에 신체적인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성욕은 오히려 점점 왕성해 진다. 반면 아내가 자신의 성행위에 만족하지 못함을 알고 있고 아내에게 미안함을 가지면서도 다소 소극적인 아내에게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다.

어느날 딸의 남자친구인 ˝키무라˝가 등장하고, 아내의 행동에서 아내가 ˝키무라˝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 그는 의도적으로 아내와 ˝키무라˝가 가까워지게 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질투심을 극대화 하고, 이것이 아내와의 성관계에서 극적인 영향을 주기를 희망한다. 그러면서도 아내와 ˝키무라˝가 어느 선까지 갔는지 몰라 초조해 한다.


<아내(이꾸꼬)> / 일기 쓰는 사람

45세. 딸보다도 매력적인 여성으로, 술을 마시면 필름이 끈기고, 이러한 일이 자주 발생한다. 가끔씩 각혈도 한다. 남편과의 성생활에 만족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고지식한 부모님 밑에서 교육맡은 그녀는 이를 결코 드러내지 않고, 마음속에만 담아 둔다.

그러던 어느날 딸이 남지친구인 ˝키무라˝를 만나게 되고, 그와 자주 만날수록 그에게 빠져들게 되고, 집 밖에서 그와 단둘이서의 밀회를 즐기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이 사실을 남편이 당연히 안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키무라˝와의 만남이 남편과의 성관계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남편은˝ 그녀와 ˝키무라˝의 밀회를 바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남편과의 성관계, ˝키무라˝와의 밀회를 일기에 쓰고 있었다. 그런데 남편은 아내의 일기를 정말 읽었을까? 그리고 아내가 쓴 일기의 내용은 사실일까?


<딸(토시꼬)> / 일기 안씀, 모호한 제3자

자신의 남자친구와 엄마의 관계를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를 방관하고 오히려 남자친구와 엄마가 만나는 상황을 일부러 연출해 주고 오히려 밀회 장소를 추천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아빠에게도 엄마에게도 숨기지 않는다. 왜 그럴까? 딸에게도 뭔가 삐둘어진 성욕이 있는 걸까? 그러고 보니 아빠에게도 엄마에게도 결코 다정하게 대하지 않고, 오히려 화가 난 것처럼 보인다.


<키무라> / 일기 안씀, 모호한 제3자

딸의 남자친구이지만 오히려 그녀의 엄마에게 성욕을 보이는 인물. 남편에게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소개해주고 남편의 삐뚤어진 욕망(부인의 나체사진 촬영)을 부추기며, 이후 ˝키무라˝는 남편이 필름사진으로 찍은 부인의 나체사진을 남편의 부탁으로 인화하기도 한다.

이후 방학을 맞이한 ˝키무라˝는 매일 오후 자신의 여자친구인 ˝토시꼬˝가 아닌 그녀의 엄마인 ˝아내(이꼬꾸)˝를 만나 밀회를 즐기고 점점 그녀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켜주면서 ˝이꼬꾸˝의 감정을 혼란에 빠뜨리게 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꼬꾸˝는 ‘정조(?)‘를 지킨다고 한다. 과연 이건 사실일까?

(쓰고 보니 무슨 막장 드라마 같다)


이런 각 인물들 간의 특징 속에서 부부간의 성관계는 점점 쾌락에 빠지게 되고, 이와 동시에 ˝키무라˝에 대한 ˝아내(이꼬꾸)˝의 감정도 극에 달하게 된다. 이 미친 관계의 끝이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하시면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훔쳐보는 스릴과 반전이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 자신이 아닌 타인에 대해 어디까지 진실일 수 있는지, 속마음을 터놓는 것은 가족에게도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알 수 있었다. 매운맛이라고 해서 읽었는데 생각보다 맵지는 않고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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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7-25 13:1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완전 막장느낌인데요? ‘남편만‘막장이어도 재밌을것 같은데 ‘아내도‘,‘딸‘도ㅋㅋㅋㅋ
살짜쿵 찜합니다!🤭

새파랑 2021-07-25 13:20   좋아요 5 | URL
막장이어서 찜인 건가요? 🤔 근데 왠지 이 작품은 미미님 스타일일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듭니다. 다니자키 준이치로 라는 작가는 이름만 들어보고 책은 처음 읽어봤는데...음 굉장히 쇼킹하네요. 무라카미 류 작품을 읽었을 때랑 비슷한 느낌? 암튼 재미있게 읽힙니다 😊

미미 2021-07-25 14:50   좋아요 5 | URL
어쩐지 이름이 귀에 익어 찾아보니 ‘만‘을 쓴 작가네요?!!!! 일부를 팟캐스트에서 들었는데 이 분 작품들 죄다 읽어보고 싶었죠ㅋㅋ꼭 이 책 읽어야겠어요~👍

새파랑 2021-07-25 15:48   좋아요 4 | URL
전 그럼 이분 다른작품은 미미님 리뷰 보고 읽어야 겠어요 😉

scott 2021-07-25 17:20   좋아요 4 | URL
준이치로 [문신]이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만화경 속에 비친 인간 내면의 욕망을 그로테스크 하게 묘사한 작가!



미미 2021-07-25 17:35   좋아요 3 | URL
아아 그로테스크한것 좋아해요! 소문만 듣던<문신>인데 그렇다면 꼭 읽을래요!😆

새파랑 2021-07-25 17:44   좋아요 3 | URL
스콧님은 모르는게 없음. 그로테스크 하다는게 딱 맞는거 같아요. 저도 <문신>담아야겠어요 😄

scott 2021-07-25 13: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2등 .🖐 찜

새파랑 2021-07-25 13:23   좋아요 5 | URL
🎉🎉 역시 스콧님 😄

scott 2021-07-25 17:21   좋아요 4 | URL
준이치로가 자신의 전처와 처제들의 일기를 훔쳐 보는게 취미여서
이런 글이 탄생 했다고 ㅎㅎ

새파랑님 1일 1리뷰 진정 북플계

AI🐻‍❄️

새파랑 2021-07-25 17:42   좋아요 3 | URL
역시 경험(?) 바탕의 책이었군요? AI는 딱 한분입니다 😎

페넬로페 2021-07-25 13: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일기로 똑같은 상황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엿볼수 있어 재미있을것 같아요. 일기라는게 자기만을 위한것인데 또한 은근히 남이 좀 봐주기도 원할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새파랑 2021-07-25 13:35   좋아요 5 | URL
아 일기를 다른사람이 봐주기를 은근히 바라기도 하는군요. 전 일기 써본적이 너무 오래되서 😔 이 책이 딱 서로 다른 생각에 대해 서로 엿보기 경쟁을 하는 느낌이 들어요 😊

Falstaff 2021-07-25 14: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하여튼 일제 작가, 이상한 사람들 많습니다. 명기에 관한 고찰?
아이고 세상에나 망측스러워라. ㅋㅋ

새파랑 2021-07-25 15:52   좋아요 5 | URL
앗 다니자키 준이치로 왠지 폴스타프님 취항일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네요 🤔
(그런데 강한 부정은 긍정의 의미? 🙄)

잠자냥 2021-07-25 21:39   좋아요 2 | URL
새파랑 님 폴스타프 님은 일본 작가 웬만해서는 안 좋아하심 ㅋㅋㅋㅋ

새파랑 2021-07-25 21:55   좋아요 1 | URL
아하 ㅋ 폴스타프님이 인정하는 일본작가를 찾아봐야 겠군요 🤔

붕붕툐툐 2021-07-25 16: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간만에 가벼운(?) 소설 읽으신 거 같아요. 훔쳐보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는 거 같아요~ 막장이야 늘 재미지죠~후훗~~

새파랑 2021-07-25 16:48   좋아요 5 | URL
툐툐님 보관함에 이 작품이 들어갈거 같은 확신이 드네요. 간만에 얇은 책 읽어서 읽기는 금방 읽었어요. 책의 내용에 관한 그림(?)도 많아서 더 재미있습니다 😏

그레이스 2021-07-25 18: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체실비치에서와 비교해서 매운맛이라고 ...^^
소개하는 내용을 들었어요 ㅋ

새파랑 2021-07-25 18:40   좋아요 5 | URL
아 ㅋ 그렇긴 한것 같아요. 전 개인적으론 체실비치가 더 좋은거 같아요~!!

mini74 2021-07-25 20: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댓글도 원글도 다 재미있네요. 작가가 일기 훔쳐보는게 취미라니 !! ㅎㅎ저 어릴 적 언니들이 제 일기 훔쳐보고 저녁 먹을때 막 놀렸던 기억이 ㅠㅠ 다행히 제 일기는 막장은 아니고 오글거림? ㅎㅎ 새로운 작가를 또 알고 갑니다 ~~

새파랑 2021-07-25 20:35   좋아요 4 | URL
이 작품에서 일기 훔쳐보기는 생명과 직결되는 훔쳐보기란 느낌이 들어요. 장난이 아님. ㄷㄷ 책을 읽다 보면 국가별로 특성이 다르다른게 확 느껴집니다 ^^

희선 2021-07-27 0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별난 사람들이네요 남편도 아내도 거기에 딸까지... 딸 남자친구도 다르지 않네요 새파랑 님이 말씀하신대로 막장드라마 같은... 다른 사람이 읽기를 바라고 쓰는 일기는 다르게 쓰기도 하겠네요 여기에서 남편이나 아내는 서로의 일기를 봤을지...


희선

새파랑 2021-07-27 08:04   좋아요 1 | URL
완전 특이한 설정이더라구요. 일기쓰는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